지난 1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독특한 공약으로 ‘허본좌 신드롬’을 일으킨 허경영(61)씨가 실제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 비밀 보좌관을 지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증인으로 나선 사람은 용태영(79·대한법조원로회 공동대표) 변호사.
그는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3년 ‘석가탄신일 공휴권 확인청구소송’에서 승소한 것을 비롯해 2005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관련된 친자확인 소송을 승리로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법조계의 전설’로 불릴 만큼 대표적 원로 법조인인 용 변호사가 이번에는 “허경영의 억울함을 밝히겠다”며 나선 것이다. 용 변호사는 최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 재임시절 허씨와의 일화를 상세히 진술했다.
그의 증언에 앞서 모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백성학 경인방송 이사회 의장의 인터뷰 내용도 적잖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백 의장은 “2001년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 만찬장에서 허씨를 만났다”며 당시 받은 허씨의 명함과 초대장 원본을 공개한 것. 백 의장이 공개한 초대장은 허씨가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두가 사실이라면 ‘박 전 대통령 비밀보좌관 역임’은 물론 ‘부시 대통령 만찬장 참석’ 모두를 거짓으로 못 박은 검찰의 수사결과에 적잖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용 변호사는 지난 1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허씨의 항소심 속행공판에 변호인 측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비밀보좌관으로 일하던 허씨와 만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용 변호사에 따르면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1977년 4월 중순.
당시 허씨는 “박 대통령 심부름으로 왔다”며 용 변호사의 자택으로 찾아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돌아갔다.
용 변호사는 “77년 4월 보름께 토요일로 기억한다. ‘청와대인데 좀 만날 수 있겠느냐’는 전화가 왔고, ‘3시에 모시러 가겠다’고 하더라. 시간이 되자 서른 살 전후로 보이는 젊은이가 찾아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