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축도 개요
방축도는 전라북도 군산시 고군산군도에 딸린 섬으로, 면적 2.167km2, 해안선 길이 6.5km, 인구는 70가구 150명(2014년)이다.
군산에서 남서쪽으로 34km 떨어진 해상에 있다. 즉 선유도의 서북쪽에 위치한 섬이다.
고군산열도(선유도, 무녀도, 대장도, 소장도,신시도, 야미도)의 방파제와 같은 구실을 하는 섬이라고 해서 방축도라는 지명이 붙었다.
고군산(古群山)은 ‘옛날 군산’을 의미한다. 현재의 군산은 하나의 도시이지만 원래는 지금의 군산 앞바다에 떠있는 섬들을 아우르는 지명이었다고 한다.
바다 위에 점점이 솟아있는 섬들이 마치 산봉우리의 무리처럼 보여 ‘군산(群山)’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렇다면 ‘고군산군도’라는 뜻은 얼마나 긴 역사와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지 모른다. 사람들이 처음으로 들어와 살게 된 것은 남북국시대이다.
해상왕 장보고 대사가 나당무역권을 장악하고 청해진을 설치할 무렵, 당나라 상인들이 풍선을 타고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이곳에 상륙해 살게 되었던 것이다.
군산항에서 선표를 끊고서 ‘장자도, 말도 방향’이라고 적힌 팻말을 따라간다. 아침 9시와 오후 2시, 하루에 두 번 장자훼리가 방축도를 오간다.
이 배는 가장 먼저 장자도를 대고, 관리도, 방축도, 명도, 말도 순으로 정박한다. 탁 트인 군산 앞바다에서 1시간 반 정도 배를 타고 여행하는 것은 그렇게 지루하지가 않다.
가거도나 울릉도, 백령도는 파도도 높고 멀기도 하고 섬 하나 없는 망망대해가 이어지지만, 여기는 다르다.
여객선을 타고 한참 가면 지금은 새만금으로 연결된 야미도가 가장 먼저 나온다. 다음은 신시도이다.
서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무인도인 횡경도, 그리고 방축도, 명도, 말도 순으로 자리잡았다. 서해에서 밀려오는 바람과 파도를 온 몸으로 막아내고 서 있다.
나란히 서 있는 이 4개 섬 앞으로 관리도가 있고, 그 안쪽으로는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가 서로 연도가 되어 한 몸을 이루고 있다. 이들 섬 안쪽에는 호수와 같은 바다가 있다.
그 잔잔한 바다에서 배들이 고기를 잡으러 오간다. 말 그대로 고군산군도 섬들은 ‘섬 속의 섬’답게 평온하게 떠 있다.
이곳의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은 제각각 병풍 두르듯 자리해 있다. 여객선 출항 시간은 물때에 따라 매일 달라지므로 반드시 사전에 시간을 확인해봐야 한다.
그물을 손질하는 주민들
<<방축도 둘러보기>>
방축도 선착장 안으로 들어서면 말도와 명도의 두 섬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포구로 들어서는 입구는 좁다. 오른쪽에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어항 개발 사업으로 인함이다.
방축도 선착장에는 유난히 방파제가 높다. 세찬 바람과 높은 파도를 피해 정박한 배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함일 것이다. 방축도라는 이름처럼 방어적 축대가 높나 싶다.
방축도 사람들은 이 포구를 방축구미장불이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쌩끄미장불, 모래미장불, 뒷장불이란 지명이 있다.
‘장불’이란 뜻은 물이 빠지는 썰물 때 드러나는 너른 모래밭, 즉 ‘갯벌’을 뜻하는 전라도 방언이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앞장불, 뒷장불, 마루장불이라 부르기도 한다.
방축도 선착장
포구 끝에는 관광안내소를 겸하는 여객선 대기소가 있다. 그 옆으로 자전거 대여소가 있고 바로 옆에는 발전소가 있는데 발전소 담벼락이 아름답다.
녹색 패널로 이루어진 담벼락에는 액자들이 걸려 있다. 방축도 주변의 관광지 사진들이다.
발전소가 바로 선착장 근처에 있다. 이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는 방축도뿐만 아니라 이웃 섬 명도, 말도까지 공급된다.
16년 전에는 발전기를 통해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 제한적으로 전기를 공급했지만, 지금은 24시간 전기가 공급되어 냉장고 사용, 겨울철 보일러 난방까지 가능하다.
방축도 발전소를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마을로 가다보면 왼쪽 언덕바지에 하얀 건물의 파출소가 보인다.
마을은 매립한 듯 가운데가 농지이다. 그 주위로 집들이 들어서 있다. 길도 그 둘레로 이어지는 순환도로 형식이다. 집들도 오밀조밀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산만하게 분포되어 있다.
마을은 경사진 곳에 위치한 탓에 담장이 높은 편이다. 돌담 위 시멘트 담벼락 한 곳에 그림들을 그려놓아 깨끗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시멘트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 ‘마을문화창조센터’가 있다. 마을가꾸기사업 사무소이다. 그러나 문이 잠겨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면 교회가 있고 그 아래에 방축슈퍼가 있다. 교회 가는 길목에는 부활절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교회 앞에서 길이 갈리는데 오른쪽으로는 순환도로로 이어지는 길이고 왼쪽으로는 또 다른 마을로 이어진다.
오르막길을 더 가면 교회 앞에서 내리막길로 변한다. 이곳에도 마을이 있는데 교회가 경계선을 이루는 것 같다.
도로를 따라 조금 가면 오른쪽 구릉지에 건물 몇 채가 보이는데 바로 학교 분교다. 그러나 지금은 폐교가 되어 다른 공사도구 등이 방치되어 있다.
유리창이 성하지 않은 건물의 교실과 강당 등은 텅텅 비었고, 반공소년 이승복 동상과 책읽는 소녀상도 방치되어 있다. 학교 안에는 동백나무가 제법 있다.
<<생태보전 최우수 쌩끄미 마을>>
학교 앞 길 건너편 아래에는 동백숲 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이 길 주변은 온통 동백나무로 가로수 역할을 하고 있다. 방축도의 또 다른 이름은 ‘쌩끄미마을’이다.
이곳은 50여 기의 고인돌이 있고, 생태문화체험 및 서해안 지질학 연구의 대상이 되는 섬이다.
2009년도에 전라북도가 실시한 ‘참 살기 좋은 마을가꾸기사업’ 콘테스트에서 방축도 ‘쌩끄미마을’이 최우수마을로 선정됐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쌩끄미 달샘을 복원하고, 공터에는 동백나무숲 공원을 조성하여 성과를 얻은 것이다.
방축도는 물 부족으로 시달리는 섬들과는 달리 물이 풍부한 섬이다. 예로부터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좋은 달샘이 있었는데 상하수도가 들어오고 난 뒤부터 죽은 샘이 되었다.
예전에는 이 달샘을 중심으로 아낙네들이 모여 빨래도 하고, 식수로도 사용했다. 이런 달샘을 모두 옛날 형태로 복원했다.
달샘과 그 옆에 있는 신령한 돌보호막
그런 과정에 나온 세 개의 큰 바위에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달마중 항아리탑을 세워놓았다.
또 쌩끄미마을은 섬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마을의 설화를 벽화로 만드는 등 소득증대를 위한 관광자원 개발에 나선 것이 큰 호응을 받았다.
주민들은 마을의 유 · 무형의 유래와 전설을 활용하고, 소득증대를 위한 사업과 체험형 관광자원 개발, 돌담길 조성, 쉼터 조성, 문화공간 조성 사업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2010년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되어 친환경적 자재를 이용한 마을 쉼터 조성, 마을 꽃길 조성, 오폐수 · 폐기물 재활용시설 등을 운영해 친환경적인 마을 조성과 자연생태보존에 힘을 기울였다.
탐방로(6.5km) 조성 등의 노력이 인정돼 생태보전 우수마을로 2013년 다시 선정됐다.
‘고군산군도의 방파제 구실을 한다’해서 방축도(防築島)라지만, 그러면 ‘쌩끄미 마을’이란 어떤 뜻이 들어있을까 궁금하다.
방축도에는 세 개의 마을이 있는데 왼편의 마을을 모래끄미, 중간에 있는 마을을 쌩끄미, 오른편에 있는 마을은 방축끄미라고 부른다.
‘끄미’는 마을이란 뜻이고 ‘쌩끄미’는 ‘가운데 있는 마을’이란 뜻이라고 한다. 역사가 깊은 섬이라 그런지 몰라도 제주도 방언처럼 재미있는 지명이다.
고인돌과 조개더미
쌩끄미 달샘에서 해안 쪽으로 더 내려가면 쌩끄미 장불이 나온다. 이곳은 배를 세울 수 없는 마을로 배의 피항지는 방축구미장불이다. 고인돌 근처에 있는 모래미장불도 마찬가지이다.
마을의 중심은 방축구미이며 섬으로는 드물게 논도 조금 있는 마을이다. ‘방축도3길’을 따라 내려가니 밭 한쪽에 황토색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색상을 보면 문화재와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인돌에 관련한 안내 글이다. 실제로 방축도에는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고인돌과 조개더미가 발견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일이 있다.
이렇게 육지와 멀리 떨어진 외딴 섬마을에 남방식 고인돌과 조개무지까지 있다. 원래는 고인돌이 3기였으나 2기는 도굴꾼들에 의해 예전에 훼손됐다. 온전하게 보존된 것은 1기뿐이다.
남북국시대 장보고 대사가 활동하던 시절 이곳을 지나던 당나라 상인들이 풍랑을 만나 바다에서 표류하다 이 섬에 정착해서 살았다는 말이 있다.
고인돌을 보고 아래쪽 바닷가로 향해 내려가니 고목 아래에 안내판이 있다. ‘모래미장불’이라고 되어 있다. 더 내려가면 해안이다.
간이선착장이지만 배는 한 척도 없다. 이 부근에도 가옥이 몇 채 있는데 역시 가운데는 평지로 잡초만이 무성하다.
방축도는 농사지을 땅이 많지는 않지만, 물 사정이 좋고 토질이 비옥하기에 주업인 수산업 못지않게 농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모래와 자갈이 섞인 해안가 양 옆은 갯바위다. 오른쪽에 높이 솟은 것이 노적봉이다. 그 흔한 이름의 두 개의 기암이 있는데 독립문바위와 노적봉이 그것이다.
탐사선 등대호를 타고 왔을 때 이곳에 닻을 내리고 한참 동안 구경했다. 다리 형태의 ‘독립문바위’는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독립문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북문바위’라고도 불린다.
이곳 사람들은 ‘구멍바위’라고 하는데 바위 한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방축도의 명물로 홍도의 그것만큼은 못해도 작은 고깃배는 능히 드나들 수 있다. 이곳의 조류소통은 원활한 편인데 와류 등 다양한 형태의 조류가 나타난다.
바닷물이 빠질 때는 아랫부분의 바위가 드러나지만 밀물 때가 되면 구멍을 둘러싼 바위 모양이 마치 아치처럼 보인다.
이때 구멍 뒤쪽으로 배가 지나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여러 번 찍었다. 그 풍경은 마치 한폭의 그림 같았다.
독립문바위
노적봉은 바위산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지세가 험하다. 주변에 숱한 풍상을 고스란히 다 겪었을 것 같은 소나무가 자라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방축도 서쪽 끝에는 시루떡을 찌그러뜨린 모양의 ‘떡바위’가 있다.
과거 조산운동과 같은 큰 규모의 지각운동 중 횡압력으로 만들어진 바위로, 고서를 쌓아놓은 듯한 모습, 펼쳐놓은 두꺼운 책장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고서적을 쌓아놓은 모습처럼 보여서 ‘책바위’라고 하며, 일명 시루떡바위라고도 한다. 방축도는 어딜 가나 기암괴석의 절경이지만 책바위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시루떡바위는 격포의 채석강보다 암석의 층층이 더 촘촘하다. 바위는 층층이 사선처럼 기울어져 있어 채석강보다 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이 주변 바다는 파도가 거센 편이지만 바다낚시터로 유명해서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다. 사실 명도, 말도, 방축도 등은 선유도와는 달리 고군산군도 관광산업의 혜택을 거의 못 누리고 산다.
장자할아버지 바위나 거북바위, 시루떡바위, 남대문바위, 책바위, 쇠코바위 등의 절경이 모두 이 섬들에 속해 있다.
하지만 매정하게도 유람선은 선유도에만 정박했다 돌아간다. 즉 관광객의 시선은 아직 여기까지 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나와 반대 길로 해서 안으로 더 들어가면 마을 뒤쪽의 ‘뒷장불’로 이어진다. 가는 도중에 오렌지색 지붕을 한 뒷장불전망대를 만난다. 근처에는 나무벤치가 놓여 있다.
방축도에는 모래미장불과 방축꾸미장불이 있지만 넓거나 아담한 해변은 아니다. 그러나 ‘뒷장불’이라고 불리는 이 해변은 아주 아담하고 아늑한 해수욕장이다.
여름에는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와서 물놀이를 하면 딱 알맞은 곳이다. 뒷장불에 서면 명도와 말도 등 멀리 십이동파 섬과 새만금이 훤히 보이고 파란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마을 정자
명도와 방축도 사이에 무인도가 가까이 있다. 정자 옆길을 따라 산을 오르니 10여 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편리하게 산에 오를 수 있도록 숲과 나무를 정리해 길을 만들어 놓았다.
섬의 가장 높은 자리가 통신사의 기지국 차지다. ‘SK텔레콤 방축도 기지국’. 옛날 이 산의 정상은 나무와 바위들의 자리였다.
소나무와 동백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더덕, 고사리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여기서 내려와 교회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교회 앞에서 왔던 길을 버리고 방축슈퍼 앞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타고 걷는다. 말이 슈퍼이지, 가정집 안에 만든 조그마한 가게다.
도로를 따라 한 바퀴 돌면서 마을을 둘러보았다. 집집마다 낮은 담장에는 꽃과 파도를 그려 넣었다. 한적하고 고즈넉한 전형적인 옛날 어촌마을의 풍경이다.
꽃을 그려 놓은 벽
<<방축도를 떠나면서>>
이웃 섬 말도처럼 더 머무르고 싶지만 이제 다른 섬으로 떠나가야 한다. ‘방축구미장불’이라는 방파제로 나오니 영락없는 어촌풍경이다.
포구 계류장에는 조그마한 고깃배들이 물이 빠져나간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섬 주민들은 일 년 내내 땅과 바다에서 쉴 틈 없이 일에 열중한다.
연근해에서 멸치가 많이 잡히고 전복이나 해삼, 김 양식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방축도는 고군산군도의 북부에서 동서로 연이어 있는 섬들 중 가운데에 위치하며 경주 최씨, 밀양 박씨 등이 거주하고 있다.
섬 주변은 암석이 많고 수심이 얕아 조류가 거세고 파도가 강한 편이지만 바다낚시에는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철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특히 농어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방축도 지도
첫댓글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