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도서관에 인질로 잡혀와서 감금되어 있습니다. 대만 여행기 글 하나 포스팅했는데도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네요. 아침도 못 먹고 도서관 자리잡아야 한다고 해서 일요일임에도 일찍왔습니다. 도서관 자리 잡은 후 지하 식당으로가서 도시락으로 가져 온 김치볶음밥, 라면에 아침 먹이고 먹었네요. 오늘까지만 인질로 남으려고 합니다. 내일은 월요일입니다. ㅎㅎㅎ
오늘은 학부모에게 유용한 정보 제공 차원에서 주말 동안 관찰한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중고딩 유형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부모입장에서 애들이 도서관 간다고 하면 일단 한 수 접어 주고 들어가는데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하실거 같아서… 팩트 폭격일 수도 있습니다.
- 모범생형
진정으로 공부만 하는 형입니다. 머리가 떡져 있기도 하고 대체로 외모에는 관심없는 너드형입니다. 밖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도, 비가 와도 눈이와도 공부만 합니다. 부모들이 가장 바라는 유형이지만 도서관에서 가장 보기 힘든 희귀 유형입니다.
- 스마트폰은 내 사랑형
도서관 열람실에 공부를 하러 온건지 스마트폰을 보러 온건지 헷갈리게 만듭니다. 주로 인스타, 페이스북, 카톡 등 SNS를 주로 합니다. 오전내내 오후내내 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여학생들이 열람실 자리에서 스마프폰 사랑형이 많고 남학생은 우정 돈독형이 많습니다.
- 우정 돈독형
친구와 우정을 쌓기에는 도서관이 가장 좋아 유형입니다. 가방만 자리에 있고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 하고, 스마트폰으로 게임합니다. 게임 이외 친구들과 게임에 대한 열띤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게임으로 토론대회 나가면 우승은 따 놓은 당상입니다. 복도에서 떠들다 한소리 듣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보통 자기 자리로 들어가서 공부해야 하는데 이런 유형은 아예 도서관 건물 밖으로 나가서 친구사이 우정을 더욱 돈독히 쌓습니다.
- 수퍼맨처럼 수면실형
왼손을 베게로 하고 오늘손은 쭉 뻗으면서 날아갈 듯한 포즈로 계속 잠만 잡니다. 잠은 집에서 자는게 편할거 같지만 이런 유형은 도서관에서 자야 제대로 잔거라고 생각하는 것 처럼 숙면을 취합니다. 가끔씩 일어나 침을 닦기도 하고 놀란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 ADHD형
의자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문인거 같아 보이는 형입니다. 머리 만지기, 거울보기, 다리 떨기, 볼펜 돌리기, 주변 둘러보기 등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가끔 책도 보는데 오래 보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질형.
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끔 몇몇 보입니다. ㅋㅋ . 옆에 아들(딸)이 공부 제대로 하고 있나 항상 감시의 안테나를 세웁니다. 가끔은 주변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나 또는 어떤 교재로 시험공부하나 둘러보러 다니기도 합니다. 독서, 태블릿(아이패드 등)으로 카페를 비롯한 온라인 활동, 화장실 가다 자리 나기 기다리는 학생들 보면서 미안함을 느끼기도 하는 유형입니다.
아이들 도서관에 공부하러 간다고 해서 너무 믿지 마시고 감시하고 관찰하세요 ㅋㅋ. 모든일이 습관이 중요하듯이 공부도 어느 정도 습관이 들때까지는 부모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상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중고딩 유형이었습니다.
오늘도 열공하는 아들. 내일부터 아빠는 인질에서 해방됩니다. ㅋㅋ
첫댓글 열공 응원합니다^^
훌륭한 아버님, 재미있는 분석.
아드님 희귀형이네요 부러워요 여기 자리맡기 어려운가 봐요~~~한번 가보려 했는데 도서관가는것도 쉽지않네요
희귀형 네버 아닙니다. 왜냐면 외모가 잘 생겼기 때문입니다. ㅎㅎ. 내 눈에 캔디, 내 귀에 캔딘가, 고슴도치 아빠이기도 합니다.
좋은아빠세요~^^아들이 참 탐나네요. 보통 부모눈 피해서 도서관에서 노는데..아빠를 인질로 도서관에 함께 있다니...
유형읽는 것이 재미나네요.
울 아들은 어떤 유형일지 궁금해요~~^^
우리애들은 집에서 공부하네요 친구들이랑 도서관도 가봤는데 집중 안 된다고요
재미나요.ㅎㅎ 저희 애는 우정 돈독형이 아닐까 싶네요. 저는 ADHD형??ㅋ
요즘 도서관 책상은 그래도 깨끗하군요 우리땐 누구누구 사랑해~ 연락처 그런거 낙서 있었는데 ㅋㅋ
최고의 아빠세요~울신랑도 이럼 원하는거 다해줄텐데^^
집에서의 인질형도 있답니다. 게다가 사회 좀 알려달라구 ㅡ.ㅡ 공부에 때되면 식사에 간식에 ...ㅜㅜㅜ
저희아이는 수학빼고 영어든 뭐든 소리를 내며 암기하는 유형이라 앞으로도 도서관은 안갈듯해요. 가면 좋겠고마~^^;;
저도 어제 도서관다녀왔는데 중고딩 시험기간이하 많더라구요 제가 보기에도 스마트폰 하는 학생들이 80프로 이상으로 보였습니다. ㅎㅎㅎ
전 44개월 짜리에게 잡혀서(?) 놀이터 공원에서 인질놀이 중입니다. 지금은 맥에서 아이스크림 먹이며 쉬는 중인데, 복수하는 맘으로 아이스크림 두 입 뺏어먹었어요. 얼릉 커서 독립하라고 외치는데 중학생이 되도 부모가 꼭 필요한 존재군요~
우리 아들은 독서실갔는데 지금 이 글 읽는중에 '엄마, 델러와줘'문자와서 아빠 보냈네요.~ㅎ 재밌는글 잘 읽었습니다.^^
아들얼굴보고싶네요
뒷통수 보고도 반합니다 ㅋㅋ 뒷머리가 깔끔하니 너무 마음에 들어요. 댓글 쓰면서도 혼자 피식 웃고 있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