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전날 과음 후, 다음 날 무엇을 먹어야 해장이 될 것이며 빠른 시간에 체력을 회복해서 여행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여행 계획을 잡을때 애초에 간단하고 부담없는 아침식사를 위해 선택한 음식이 해물죽이였고, 이곳과 멀지 않는 성산포
근처의 '오조해녀의 집'과 더불어 전복죽은 물론이고, 여기는 특히 조개죽이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리스트에 올려 놓았던
식당입니다.
전복죽이 조금 더 비싸지요? 전복 가격과 바지락 조개 가격의 차이가 그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시흥해녀의집 바로 앞이 종달리 해변인데, 거기가 조개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 다른 곳에는 없는 조개죽도 있나봅니다.
전은 바로 부쳐서 나와 따끈따끈하구요... 해초로 만든 반찬 몇개(섬모무침, 톳된장냉국, 미역무침)와 김치류 작은게를 튀긴것이 반찬으로 나옵니다
전복죽입니다. 전복이 많이 들어가있지는 않네요. 예전에 가셨던 분들의 글을 보면 한 때는 전복이 푸짐했다가 요즘은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무튼 죽과 전복의 내장과 어우러져 녹색빛을 띄고, 전복 내장 특유의 비릿한 감칠맛에 담백함도 있는 죽입니다.
성게국수 이야기 때 말씀을 드렸지만, 해산물 비린 맛을 즐기지 않는 입장에서는 아래 소개되는 조개죽에 좀 더 감동(?)을 받았습니다. 물론 전복을 좋아하시는 분이야 이 죽에 대해 더 이상 말씀 드릴 필요는 없겠지요...
조개죽... 죽의 색만 보면 아무것도 넣지 않는 쌀죽 마냥 희멀건 조개죽입니다. 제가 이 죽을 먹으려고 숙소와 더 가까웠던 오조해녀의 집을 포기하고 일행을 꼬셔서 여기까지 왔는데, 첫 비쥬얼이 조금 뜨끔해 지더군요.
'아... 맛없으면 어떻하지?'라는 생각도 잠시...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구수한 참기름 향과 깔끔한 흰죽 그리고 하얀 바지락 살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사실 뜨거워서 맛있는지 없는지 처음엔 잘 모릅니다.
전복죽이나 조개죽이나 죽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죽보다 밥알이 조금 살아있는 편입니다. 여기서 약간의 호불호가 있겠으나, 죽의 맛에서는 큰 호불호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위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처음에는 죽이 너무 뜨거워서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느끼기 힘이 듭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죽이 미지근해 지면서 참기름의 고소한 맛이 더해가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뜨거울 때 먹은 죽으로 흘린 땀과, 자극없는 죽이 위장 속을 코팅하면서, 전날 과음해서 생긴 숙취는 식당 문을 벗어나는 순간 사라져 버립니다. 최소한 아침 식사로는 양에서도 위장의 부담면에서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양이 엄청많습니다. 두분이 가셨을 때는 죽 하나에 해산물 한접시... 이런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전날에 저처럼 과음을 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서의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에 죽이라는 음식이 프랜차이즈도 많아 언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죽인데 제주도에서까지 죽을 먹으로 갔을까요?
특히, 전복죽은 죽 전문점의 필수 메뉴이니 별 다를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또 그런데 말입니다!~"
이 집의 죽에는 우리가 몰랐던 매력이 있었습니다.
뜨거워서 무슨 맛인지도 잘 모르겠고, 양도 많고 배도 부르고 별로다 싶어서 쉬고 있다가 조금 식은 죽을 먹는 순간..
먹기 쉬워진건 당연하고, 계속 땡깁니다. 국물이 작살나는 짬뽕집에서 수저로 국물을 끝까지 퍼 먹는것 처럼 말이죠...
이 집 죽의 매력... 그 당기는 맛이 뭔지, 제주도에서 까지 와서 죽을 먹고 싶은지... "그것은 알고 싶습니다.!"
※ 별점 :
※ 위치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12-64 /☎ 064-782-9230 / 영업시간 07:00~21:00 연중무휴
※ 상세지도
제 포스팅은 '추천'과 '일반적인 소개'로 구분합니다. [개인 블로그의 경우는 3단계 - 맛있는 집/괜찮은 집/아쉬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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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음식은 추천 드리는 제주의 음식입니다^^
전복죽 색을 보니 게우를 다 넣지 않은거 같군요...^^
사진이 역광 촬영이 된지라, 실제색과 조금 차이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