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MA VECCHIO(1480-1528)
A Blonde Woman
Oil on wood, 77,5 x 64,1 cm
National Gallery, London
[유디트]Judith
Oil on canvas, 90 x 71 cm
Galleria degli Uffizi, Florence
Palma Vecchio.
[비너스와 큐피드] Venus and Cupid in a landscape,
1522 - 1524.
Fitzwilliam Museum PHAROS, Cambridge
팔마 베키오라는 작가의 이름은 '늙은 팔마'라는 뜻으로 이 화가가 사십대 후반에 사망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 이름은 본명이 아니라 팔마 조바네, 즉 '젊은 팔마'와 구별하기 위해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눈부신 시각적 아름다움과 그 내용이 암시하는 바 때문에 팔마 베키오의 위대한 작품들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림은 비너스와 큐피드 그리고 화샅에 얽힌 신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금발의 사랑의 여신과 그녀의 아이가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놀고 있는 단순한 그림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작품은 사랑의 책임에 관한 섬세한 고찰의 결과물이다. 작품에서는 비너스가 큐피드로부터 화살을 빼앗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에게 주고 있는 것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내 생각에는 그녀가 큐피드로부터 화살을 빼앗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화살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큐피드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잘못된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런 큐피드에게 비너스는 엄마로서 엄하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는 안 돼!'라고. 바로 그 점이 큐피드의 약점이다. 어린아이에 불과하지만 또한 신이기도 했던 큐피드는 자신의 능력을 함부로 쓰고 다녔던 것이다.
여기서 팔마는 인간에게 내재된 본질적인 욕구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에게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 즉 당신이 그를 대하는 것만큼 깊은 마음으로 당신을 대해 주는 사람, 당신에게 상호적인 충만함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사람과 빠지는 사랑 말이다. 그림 뒤편으로는 세상이 보인다.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세상 사람들은 햇빛이 비치는 이 숲 속의 빈터에서 인간 행복의 가장 깊은 근원이 생성되고 있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 비너스는 사랑의 신인 이 어린 큐피드에게 책임감을 가르치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큐피드는 계속 심술궂은 장난을 치고 다닐까?
비너스의 주위에 막 꽃들이 피어나려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성숙한 사랑은 꽃과 같이 결실을 맺는다. 그녀 뒤로는 아주 견고한 도시도 서 있다. 그녀가 지향하는 사랑은 견고하게 지속되는 사랑일 것이다. 그러나 큐피드 뒤에는 그런 구체적인 형상이 없다. 그의 사랑은 지속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두사람의 얼굴도 참 인상적이다. 비너스의 근심 어린 표정에는 진지한 어머니의 사랑이 보이고, 그 동안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알고 있는 어린 큐피드의 표정에는 조금 쑥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돈다. 진지한 주제를 정교한 가벼움으로 그려내는데 성공한 이 작품은 몇 안 되는 훌륭한 작품들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웬디수녀의 미술기행 중에서
[젊은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Young Woman
c. 1525, Oil on canvas, 95 x 80 cm
Museo Thyssen-Bornemisza, Madrid
[시빌레] A Sibylc. 1520, Oil on poplar panel, 74 x 55,1 cm
Royal Collection, Windsor
시빌레 [Sibyl]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무녀(巫女).
시빌(Sibyl) 또는 시빌라(Sibylla)라고도 한다. 원래는 트로이 부근 마르페소스에 살면서 아폴론한테서 예언 능력을 물려받은 한 여인의 이름이었으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무녀의 총칭으로 사용되었다. 나폴리 서쪽에 있는 쿠마이의 시빌레가 가장 유명한데, 그녀가 살던 동굴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쿠마이의 시빌레는 트로이전쟁이 끝난 뒤 이탈리아로 향하던 아이네아스가 저승으로 가는 모험을 할 때 안내하였다고 한다. 이승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네아스가 신전을 짓고 제물을 바치겠다고 하였으나, 자신이 인간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다. 아울러 만일 자신이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들였다면 죽지 않는 여신이 될 수도 있었노라고 아쉬워하였다. 한때 아폴론은 시빌레에게 구애하면서 무슨 소원이든 들어 주겠다고 하였는데, 시빌레는 손에 한 움큼의 모래를 쥐고 모래알의 수만큼 수명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수명이 계속되는 동안 젊음을 유지하게 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은 데다가 마음이 변하여 결국 아폴론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성난 아폴론은 그녀가 요구한 모래알만큼의 수명은 주었으나 나이가 드는 만큼 늙도록 내버려 두었다. 쿠마이의 시빌레가 아이네아스를 저승으로 안내할 때 이미 700년을 살았으며, 300년의 수명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늙어서 몸이 점점 줄어든 시빌레는 병 속에 넣어져 동굴의 천장에 매달려 있었고, 죽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한다.
시빌레는 또 고대 로마의 타르키니우스 왕정 때, 왕에게 예언집을 팔았다고 한다. 처음에 9권의 예언집을 가지고 와서 왕에게 비싼 값에 팔려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3권을 태워 버린 뒤 6권을 9권의 값에 사라고 하였다. 왕이 또 거절하자 3권을 더 태워 버린 뒤 남은 3권을 9권의 값으로 사라고 하였다. 이에 이상하게 여긴 왕이 사제들을 불러 상의하자, 사제들은 이미 불에 타 없어진 6권을 아쉬워하며 남은 3권이라도 어서 사라고 왕에게 권하였다. 9권의 값으로 3권을 산 왕이 책의 내용을 읽어 보자, 거기에는 로마의 운명에 관한 예언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 책들은 카피톨리노언덕의 유피테르(그리스신화의 제우스) 신전에 보관되어 특정한 관리에게만 열람이 허용되었으며, 국가에 중대사가 생겼을 때 책에 적힌 신탁(神託)을 해석하여 국민들에게 전달하였다고 한다.
[비너스] Venus
c. 1520, Oil on canvas, 113 x 186 cm
Gem?ldegalerie, Dresden
[젊은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Young Woman
Oil on panel, 38,8 x 28,5 cm
Museum of Fine Arts, Budapest
첫댓글 비너스가 큐피드에게 책임감을 가르치는데 실패했다에 한표!! 잘 보고 갑니다. 감사~`~
감탄에 감탄~~~!!! 감상 잘 하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