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희는 7월 초 KBS 2FM <강성연의 가요광장>을 진행했던 강성연의 후임으로 캐스팅됐다. 강성연이 영화 촬영 등을 이유로 DJ 자리를 내놓자 라디오국이 장서희를 적격자로 캐스팅한 것.
제작진은 8일부터 <장서희의 가요광장>이라는 타이틀로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 새로운 타이틀송을 제작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 최고위층의 결재만 떨어지면 만사 OK. 그런데 어그러졌다.
이유는 장서희가 월∼금 오후 8시30분에 방송되는 MBC 일일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 때문에 KBS 9시뉴스의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왜 하필 경쟁 방송사 프로그램의 주인공을 DJ로 내세웠느냐"며 장서희의 캐스팅을 반대한 것.
또 다른 DJ를 급하게 섭외해야 할 입장에 처한 제작진은 우선 KBS 여자 아나운서 중 한명을 캐스팅, 방송을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KBS와 MBC는 전통적으로 9시뉴스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직전에 방송되는 일일드라마의 시청률에도 민감하다. 최근 KBS는 9시뉴스 시청률이 떨어지자 장서희가 주인공으로 출연 중인 MBC 일일극 <인어아가씨>의 시청률 상승에 신경을 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서희는 "DJ를 하지 못하게 돼 서운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출연 중인 드라마의 인기가 좋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 크게 기분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