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연하 야구선수 조성민과 결혼하는
최진실
□글 · 이한경 기자 □사진제공 · 스포츠 서울
톱스타 최진실과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투수 조성민이 결혼을 한다.
두 사람의 결혼은 톱스타와
스타급 야구선수의 만남이라는 점
외에도 5살의 나이차와
현해탄을 뛰어넘은 사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올 11월에 있을 결혼식을 앞두고
한창 행복에 젖어있는
최진실이 수줍게 털어놓은
연애 전과정 풀 스토리.
“그와의 첫만남에서 가슴뛰는 청혼의 순간까지 모든 것을 고백합니다”
톱스타 최진실(32)이 결혼을 한다. 상대는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중인 투수 조성민(27)이다.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이 전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6월1일. 이틀 전까지 경남 산청에서 영화 <단적비연수>를 촬영하던 최진실이 전날 잠시 짬을 내 서울로 올라와 몇몇 기자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이 발단이 되었다.
영화 <단적비연수>의 홍보를 겸해 마련된 술자리에서는 조성민에 관한 이야기도 오갔다. 누군가로부터 “조성민과 연인 사이인데 이왕이면 결혼하지”라는 농담섞인 질문을 받은 최진실이 본래 직선적인 성격인데다 술기운까지 가세해 “그래요. 나 조성민 좋아해요”라고 소리를 쳤다. 하지만 동석했던 기자들은 최진실이 흥분한 상태인데다 술기운에 다소 과장한 것으로 생각해 ‘의남매에서 연인 사이’로 바뀐 정도로만 이해를 했다.
오히려 사건을 확대시킨 사람은 최진실이었다. 술자리를 끝낸 최진실은 자신이 조성민과 사전 협의도 없이 두 사람의 관계를 털어놓았다고 생각하고 새벽 2시경 일본에 있는 조성민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를 쳤다”고 고백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조성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말을 했고 그 길로 가깝게 지내는 스포츠 신문의 일본 특파원들을 불러 최진실과의 결혼계획을 털어놓았다. 그 날 밤, 서울과 도쿄를 잇는 핫라인이 연결되었고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이 대서특필되기 시작했다.
고교시절부터 최진실의 팬이었던 조성민이
만남의 자리 만들어
의남매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98년 12월이다. 그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조성민이 귀국하자 그를 게스트로 초대했던 KBS <행복채널>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다. 조성민이 <행복채널> 스태프와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최진실의 열렬한 팬이었으며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의사를 비쳤던 것.
<행복채널>로부터 연락을 받은 최진실은 당시 영화 <마요네즈>의 촬영으로 바빴지만 흔쾌히 수락했다. 일본 최고의 명문 구단 요미우리에 진출할 만큼 야구 실력도 뛰어나고 잘생긴 청년이 자신을 평소 좋아해 왔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첫만남이 이뤄진 곳은 압구정동에 있는 한 카페. 두 사람은 개그우먼 김미화가 동석했던 첫만남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고 곧 의남매를 맺는 사이로 발전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는 부끄러웠는지 조성민이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진실이 “나도 성민씨 팬이다. 고국에서 성원을 보내곤 했다”며 분위기를 돋우자 이내 ‘누나’라고 부르며 살갑게 대했다. 카페에서 꽤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은 최진실의 제안으로 술자리로 옮겨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후 간간이 전화로 소식을 전하던 두 사람은 조성민의 초대로 두번째 만남을 가졌다. “태백시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개안 수술 행사가 열리는데 함께 가자”고 전화를 한 것이다. 최진실은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동의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조성민이 자신의 누나 조성미씨의 결혼식에 최진실을 초대하면서 또 한 번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서로를 ‘누나’ ‘성민아’로 부르던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형성된 것은 지난해 초였다. 일본으로 건너간 뒤에도 전화를 걸어오던 조성민이 어느 날 전화로 “사랑한다”는 고백을 한 것이다. 처음에는 너무 당황해서 웃어넘겼지만 최진실 역시 조금씩 그에게로 마음이 기울고 있던 터라 그 말을 흘려들을 수는 없었다. 결국 최진실은 영화 <마요네즈>를 끝내고 괌으로 휴가를 가 그곳에 와있던 조성민을 만났고 한때 이것이 열애설로 번지기도 했다.
최진실은 두 사람이 언제 첫키스를 나누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성격상 기념일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다는 것. 그보다는 오히려 조성민이 훨씬 자상하고 꼼꼼해 두 사람이 만난 지 30일과 50일, 1백일이 되는 날에 장미꽃을 보내왔다고.
어쨌든 두 사람은 괌에서의 만남을 계기로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했다. 두 사람이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주로 전화 데이트를 했다. 전화 통화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했다고 한다. 서로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주 전화통화를 하다 보니 두 사람 모두 한 달에 휴대폰 통화료만 80만원 이상이 나왔다. 그러고도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은 편지로 대신했다. 지금까지 주고 받은 편지가 총 50여통. 어떤 날은 조성민으로부터 편지지 한 다발을 채운 편지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조성민의 생일날 일본으로 건너가 생일상 차려줘
만남은 한 달에 평균 한 두 번 꼴로 이뤄졌다. 최진실이 일본으로 건너가거나 조성민이 틈을 내 1박2일씩 한국을 찾았다. 일본에서는 데이트를 자유롭게 했으나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 주로 최진실의 집에서 데이트를 했다. 최진실은 원래 혼자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조성민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고소공포증을 참아가며 혼자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한다.
이쯤 되자 양가 부모들도 두 사람의 만남을 눈치챘다. 일단 조성민의 아버지 조주형씨는 한마디로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내조를 할 수 있는 아내가 필요한데 과연 최진실이 내조에만 전념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반면 처음부터 조성민에게 호감을 가졌던 최진실의 어머니 정옥숙씨는 두 사람의 만남을 지켜보는 쪽이었다. 정씨는 지난해 6월 최진실과 함께 일본을 방문, 하코네 온천에 놀러가기도 했다.
최진실은 조성민을 사랑한다는 확신이 서자 뒷바라지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보약 두 재를 지어서 보낸 데 이어 같이 있을 때는 맛있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기도 했다. 최진실의 요리 실력은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 감탄할 만큼 뛰어난 편. 조성민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진실이 만들어주는 음식이면 뭐든지 잘 먹는다고 한다. 좋아하는 음식은 찌개류. 최진실은 대개 어머니 정옥숙씨가 담가준 김치를 들고 가지만 가끔은 한국에서 산 배추를 가져가 직접 담그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4월5일 조성민의 생일상을 차려준 사람은 최진실이었다. <단적비연수>의 촬영이 없는 틈을 이용해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최진실은 조성민의 생일날 미역국과 잡채 등을 만들어줬다고 한다.
최진실이 조성민에게 정식으로 프로포즈를 받은 것은 올해 초. 조성민이 팔 부상과 목 통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 귀국, 일주일간 머물렀을 때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했다. 조성민이 먼저 “최진실을 평생 보호해주고 싶다”고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최진실이 “나도 역시 평생 아름답게 사랑하겠다”는 말을 했다.
서로를 향한 두 사람의 애정은 거의 맹목적이다. 최진실은 조성민을 ‘따뜻한 마음을 가진 듬직한 남자’라며 추켜세우고 조성민은 지난해 최진실이 출연한 MBC 드라마 <장미와 콩나물>을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비디오로 빌려봤으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대사까지 다 외울 정도라고 한다.
첫아이를 낳을 때까지는 내조에만 전념하고 싶어
두 사람은 사랑의 증표도 갖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두 사람의 영문 이니셜 ‘JS’와 ‘SM’이 새겨진 은목걸이를 맞춘 것. 두 사람이 일본 지역을 여행하면서 촬영한 사진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둘 다 이 목걸이를 걸고 있다.
최진실과 조성민이 당초 결혼을 발표하려던 시기는 재팬 시리즈가 끝나는 올 11월말. 두 사람은 결혼과 함께 도쿄로 건너가 신혼생활을 시작할 계획이다. 최진실이 연예 활동을 2, 3년 정도 중단하는 것은 이미 두 사람 사이에 합의된 사항. 최진실은 어차피 연기는 평생할 것이기에 2, 3년 정도 연기 활동을 중단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고 한다.
급작스럽게 결혼을 발표하고 두 사람에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이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결혼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최진실은 오히려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했다. 그리고 3일 뒤인 지난 6월4일 패션 화보 촬영을 위해 발리로 떠났고 돌아온 후에도 일절 매스컴에 모습을 비치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이 알려지고 조성민이 2군으로 내려간 것도 최진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꼭 자신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 것 같아서다. 두 사람은 요즘 전화기를 붙들고 산다고 한다. 5월에도 영화 <단적비연수> 촬영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두 사람은 6월 들어서도 만나지 못한 채 전화로 아쉬움을 대신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통화한 적도 있다고.
일부 언론에서는 최진실이 ‘과연 내조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지만 최진실은 이미 조성민의 아내로, 아이들의 어머니로 살아갈 꿈에 부풀어 있다. 신혼여행은 유럽으로 가고 싶다는 그는 결혼을 하면 아이부터 낳고 싶다고 한다.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연기자는 원미경과 전인화. 그 역시 두 사람처럼 일과 가정을 훌륭히 병행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최진실은 조성민이 귀국하는 7월 말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아직 이뤄지지 못한 양가 인사도 그 때 나눌 계획. 지금으로서는 그가 현재 출연중인 영화 <단적비연수>가 결혼 전 마지막으로 출연하는 작품이 될 전망이다. 뜻하지 않은 결혼 소식 보도로 영화 촬영 스케줄을 일부 취소했던 그는 7월말까지 <단적비연수>의 촬영에만 몰두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