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에 할아버지가 잘때 할머니가 절 불러 앉혀 놓고 장롱안에서 조그마한 상자를 꺼내 놓으셨어요.
그안엔 편지봉투들이랑, 잡다한 종이조각들이 많이 들어있었는데,
할머니가 그속을 뒤적이다가 무언가를 꺼내들고 말했어요...
"세아야.. 이거 꼬옥 가지고 있어"
"??? 열쇠네? 무슨 열쇠야?"
"보물상자 열쇠다"
"보물? 무슨 보물??"
"궁금하모 니가 난주 찾아봐..."
"진짜 보물이야?"
"그럼 보물도 짜가가 있냐? 못믿겠으면 버리뿌고.."
"싫어! 찾아볼거야"
내가 찾아볼거라고 하니까 할머니는 다시 상자를 덮어 장롱속에 집어 넣고 바로 뒤돌아 누우셨어요...
그리고 일어나지 않으셨어요....
다음날 아침이 되어두요....
동네에 다른 아저씨들이랑 아줌마들이 올때까지도,
우리 엄마 아빠가 달려올때까지도요.....
큰방에서 어른들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려왔어요.
전 엄마가 할아버지한테 가있으라고 했어요... 엄마도 많이 울면서요..
"......세아야."
"응..할아버지 왜?"
"할머니..... 갔냐?"
".......응."
물론 갔다는 말이 돌아가셨다는 걸 뜻한다는건 알고 있었어요...
"망할 할망구......"
할아버진 자꾸자꾸 ' 망할 할망구 , 망할 할망구 ' 만 중얼거리셨어요....
그리고 내가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려고 할때
"......어쨌든 약속은 지켰다.... 이젠 됐지?"
라고 하셨어요.....
그땐 그게 무슨말인지 잘 몰랐지만 말이에요....
조금후, 할아버지 방에서도 울음소리가 났어요....
"아버지까지 가시면 어떡합니까....아버지!!!!"
아빠 목소리였어요..
"......에휴... 할머니 가셔서 충격받으신 모양이구만."
"그래도 그렇지 같은날에 가버리냐 그래... 자식들 가슴에 피멍들게시리...."
동네 어른들도 한마디씩 거드셨어요...
저도 참지 못하고 울고 말았어요...
할머니가 나 울면 엄청 때려서 절대 안울려고 했는데..
"아빠...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같은데다 묻는거야?"
"....그래.할아버지께서 항상 그러셨거든. 난 죽으면 절대 여기 묻힐거라구. 할머니랑 함께니까 외롭진 않으시겠지.."
"......왜 여기야?"
"글쎄.... 그건 잘 모르겠지만, 할아버지가 좋아 하는 장손가 보지?"
".....웅...."
할아버지와 할머닌,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옛날 할머니집 뒷산에 나란히 누우셨어요....
분명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그걸 원하셨을거라고 아빠 엄마가 그렇게 하라고 했거든요....
그날 할아버지,할머닐 그렇게 보내고 돌아 오는 길에....
많이는 아니지만 쬐끔 비가 내렸어요.
엄마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천국에서 만나서 기뻐서 우는거래요....
# 당신에게....
나란 여자. 참으로 독하죠?
당신께 받은편지가 한상자 넘치고, 당신께 받은 사랑을 심장에 다 못담아 둘 지경인데,
나란여잔 당신께 편지한통, 사랑한단 말한마디 건네준적 없으니까요..
기억나세요?
당신이 제게준 반지 잃어버렸다고 했을때....
사실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찾았었는데,
새 반지가 받고 싶어서 끝까지 찾았다는말 안했다는거, 몰랐죠?
결국 새 반지를 사들고 와서 제게 웃음지을때까지도 전 몰랐어요.
당신이 그 잃어버린(?)반지를 찾으러 우리집 뒷산을 샅샅이, 하루종일 뒤졌다는걸요..
1달이나 지나서 그 이야길 듣고난 후, 전 왠지 전의 반지에 더 애착이 가더라구요.
훗...그것도 기억나요?
아마 기억못할거에요.
당신 절대로 나보다 먼저 죽지 않겠다는 약속한거요.
전 절대 외로울리 없을거라고 콧방귀꼈지만 말이에요..
나 혼자 두고는 절대 먼저 못간다고, 나 외로운거 못본다면서 약속한거요.
솔직히 그때....정말 기뻤어요.
항상 받는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가봐요.
말한마디 따뜻하게 못건네는 나무조각같은날 사랑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10년동안 변함없이 대해줘서, 10년동안 아낌없이 사랑해줘서.....
당신을 만나 정말 다행이에요...
이편지 역시 당신에겐 건네주지 못할것 같네요.
제 마음을 너무 쉽게 들키는것 같아서요.
이 편지는, 당신이 조금이라도 저에 대한 마음이 변해버렸을때 건네주도록 할게요.
그게 좋겠네요. 그렇게 할게요.
그럼 평생 이 편지가 당신께 건네지지 않길 바래야겠죠? 후후...
이 반지도 함께 넣어놓을게요.
10년이 넘도록 당신께 솔직히 털어놓지 못한 제 비밀과 함께 말이에요.
언제가 되더라도, 당신이 이 반지를 보았을때, 화내지 않길 바래요....
ㅠㅠㅠㅠㅠㅠㅠㅠ할머니ㅠㅠㅠ 안그래도 이번에 친가 다녀왔는데 할머니께서 내가 너 시집갈때까지 살아는 있겠느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가 태어날때 내가 쉰여섯이었는데 벌써 여든이 다 됐다고... 다 큰거 봤으니까 갈때 됐다고 하셔서ㅠㅠㅠㅠㅍㅍ
첫댓글 실화인가요? 소설?
after님이 쓰신 소설일거예요 ㅎㅎ
@네제가바로한화팬입니다 after...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할머니ㅠㅠㅠ
안그래도 이번에 친가 다녀왔는데 할머니께서 내가 너 시집갈때까지 살아는 있겠느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가 태어날때 내가 쉰여섯이었는데 벌써 여든이 다 됐다고... 다 큰거 봤으니까 갈때 됐다고 하셔서ㅠㅠㅠㅠㅍ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