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라도 지역의 음식
전라도는 우리 나라 최고의 곡창지대로 풍부한 곡식과 해산물, 산채로 다른 지방보다 월등하게 음식에 정성을 들이며 음식이 매우 호사스럽다. 특히 조선 왕조 전주 이씨의 본관이 되는 전주를 비롯하여 전라도의 여러 곳에서 부유한 토족들이 대를 이어 좋은 음식을 전수하고 있으므로 어느 지방도 따를 수 없는 풍류와 맛의 고장이라 하겠다. 쌀과 보리가 풍족하여 쌀, 보리밥을 주로 먹고 해물과 깊은 산의 귀한 산물들을 고루 잘 써서 음식을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전주 지방의 콩나물은 맛있기로 이름 나 있다. 전라도 지방의 상차림은 음식의 가짓수를 많게 하여 상위에 가득 차린 음식으로 외지 사람을 놀라게 한다. 전라도는 기후가 따뜻하여 음식의 간은 센 편이고 고춧가루도 많이 써서 매운 편이다. 그리고 이 곳에는 해산물을 이용한 젓갈의 종류가 많다.
전주 비빔밥
전라도 음식 가운데서 가장 널리 전국에 퍼진 음식이다. 이곳에서 나는 풍부한 산물을 골고루 넣은 비빔밥은 농가의 아낙네들이 들에 밥을 이고 나갈 때에 밥과 찬을 두루 담아 가는 것이 힘들어서 생각해낸 것으로 여겨진다. 곧 큰 옹배기 같은 그릇에 밥을 넣고 그 위에 찬을 고루 담은 다음 고추장을 얹어 논이나 밭으로 가져가서 밭둑에 앉아 먹었던 것을 비빔밥의 시초로 보고있다. 지금은 전주 비빔밥이 재료도 다양해지고 동그릇에 데우는 따위로 고급화되어서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전주비빔밥에는 철에 따라 여러 가지 나물을 얹고 청포묵과 육회도 넣는다. 밥을 지을 때 육수로 짓기도 하며 콩나물 맑은 탕을 빼놓지 않고 곁들인다.
홍어어시욱
홍어의 껍질을 벗겨 꾸덕꾸덕하게 말린 다음 짚을 사이에 넣고 쪄서 양념장에 찍어 먹거나, 아예 양념장을 듬뿍 발라서 찌기도 한다. 말린 홍어를 불려서 쓰기도 한다.
송정의 홍어찜
홍어는 항아리에서 꺼낸 뒤 깨끗하게 씻고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 부위별로 다듬어 요리를 하거나 저장한다. 양 날개 모양의 살이 두텁고 물렁뼈가 알맞게 섞인 부위가 가장 쓰임새가 많다. 생채로 다져 양념을 해 회로 먹거나 찜으로 한다. 머리 부위에서 등뼈와 꼬리까지는 알맞게 다듬어 탕으로도 낸다.
광주의 애저
조선시대 중엽에 시작된 애저요리는 진안의 명물이었다. 돼지를 통째로 고기가 푹 무르도록 삶은 다음 한데 놓고 뜯어서 양념장을 찍어 먹는다. 애저란 어미돼지로부터 태어나 젖으로만 먹고 크다가 아직 사료를 먹기 전까지의 새끼돼지를 말하는 것으로(생후 약 20일 전후) 진안지방의 애저탕은 옛부터 그 독특한 맛으로 이름이 알려졌는데 이 지방 특유의 조리법으로 타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각별한 맛을 창조해 내기에 이른 것이다.
콩나물국밥
콩나물국을 뚝배기에 담고 밥을 넣어 끓이되 새우젓으로 간을 한 전주의 명물이다. 콩나물밥은 아침 식사로도 좋을 뿐만 아니라 속이 확 풀어져 해장국으로도 대신할 만하다. 전주의 콩나물은 원래 임실산 서목태(쥐눈이콩) 등을 사용하여 길렀으며 뿌리는 외뿌리로 잔뿌리가 없이 키워 다 자라기 전에 뽑아(5-6cm) 사용하므로 질기지 않고 맛이 좋다. 특히 전주지방에서 콩나물이 유명하게 된 것은 콩나물 재배에 기후, 수질 등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콩나물국밥은 한마디로 콩나물국으로 된 우리 서민들이 즐겨 먹던 해장국이다.
두루치기
두루치기는 여러 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는 호화로운 음식이다. 콩나물은 머리를 따고 간, 천엽, 쇠고기는 채로 썬다. 또 무, 배추, 박고지, 버섯류를 고루 합하여 볶다가 국물을 붓고 끓인다. 여기에 밀가루를 풀어 약간 걸쭉하게 한 다음 잣, 은행, 실고추 따위를 고명으로 얹는다.
부각
가죽나무의 연한 잎을 모아 고추장으로 간을 한 찹쌀 풀을 발라서 말린다. 메추리 부각은 메추리의 날개와 발을 잘라내고 두 세 마리씩 꼬치에 끼워 풀을 발라 말린다. 절에서는 연한 동백 잎이나 국화잎을 풀칠하여 말린다. 김은 두 겹이나 여러 겹으로 찹쌀 풀을 발라 말리기를 여러 번, 이렇게 만든 여러 가지 부각은 잘 간수했다가 필요할 때 튀겨서 찬이나 안주로 긴요하게 쓴다.
고들빼기 김치
고들빼기 김치는 전라도 특히 전주의 음식이다. 약간 쌉쌀한 맛과 향기가 일품인데, 인삼을 씹을 때의 맛과 같아 인삼 김치라고도 한다. 쓴맛을 빼고 맑은 멸치 젓국으로 간하는데 젓국이 텁텁하면 고들빼기의 빛깔이 안 나고 맛 또한 떨어진다. 그리고 양념도 골고루 해야 한다. 파, 마늘, 고추 가루, 생강은 빠뜨릴 수 없는 양념이며 밤채와 잣, 당근과 배를 넣어도 좋다. 고들빼기 김치는 보통 음력 설 이후에 별미로 먹는데 겨울 김장때 따로 담가 놓으면 겨우내 가끔씩 입맛 돋구는 김치로 먹을 수 있다. 풋고추를 삭혀서 넣으면 더욱 향기롭다.
갓김치
갓김치는 전라도 지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밑반찬 중의 하나이다. 고추 가루를 많이 넣어 매콤하면서도 갓 특유의 속이 확 트이는 것 같은 쌉쌀한 맛과 향기가 식욕을 돋군다. 갓김치를 담글 때는 맛과 향기가 더 진한, 보라 빛이 도는 갓으로 준비하여 반드시 실파를 섞어 담근다. 담근 지 한 달이면 알맞게 익어 먹을 수 있으며 웃소금을 넉넉히 뿌려두면 봄이나 여름까지도 저장 할 수 있다
배추김치(전라도식)
김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반찬으로 그 종류와 맛 또한 매우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담그고 즐겨 먹는 것이 배추김치다. 전라도식 배추김치는 무채를 많이 넣지 않고 찹쌀 풀로 속을 버무려 걸쭉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배추김치보다 속을 많이 넣지 않고 고추 가루 대신 붉은 고추를 직접 사용하기 때문에 색깔이 곱고 맛이 진하다. 찹쌀 풀의 단맛 때문에 비교적 빨리 시어지므로 식구 수를 고려하여 적당한 양만 담가서 작은 항아리에 나누어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오래도록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낙탕(영암)
영암 갈낙탕은 갈비와 낙지의 맛을 조화시킨 음식으로 갈비의 '갈'자를 앞세워 갈낙탕이라 불린다. 삶고 푹 고아 기름을 뺀 갈비 한 토막을 큼직한 뚝배기에 안치고 육수를 부은 뒤 대파와 통마늘, 붉은 고추, 그리고 인삼과 대추, 밤, 은행 등 약재를 넣어 한소끔 끓인다. 이때, 세발낙지를 산 채로 넣고 끓여 낙지가 알맞게 익으면 먹는다. 그밖에 표고가 몇 송이 꼭 들어가고 간을 하는 양념 다대기에는 참기름을 듬뿍 넣어야 한다는데 이것은 낙지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맛을 돋우는 작용을 한다. 세발낙지는 월출산 도갑사의 봄 동백이 절정을 이루는 봄철에 가장 맛이 난다. 갈낙탕으로 몸을 보한 뒤 월출산을 오르거나 도갑사 계곡을 산책하면 봄의 맛길로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바다참장어회
민물장어나 바다뱀장어가 공통적으로 머리 모양이 뱀과 비슷하지만, 바다 참장어는 머리모양이 갈치나 꽁치머리에 가깝고 몸 빛깔도 붕장어처럼 갈색이나 검은 색이 아닌 희고 화사한 빛깔을 지니고 있다. 지느러미도 더 넓고 화려해 마치 관상어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잡는 방법도 주낙으로만 잡힌다. 살도 붕장어보다 단단하다. 힘이 좋고 생존력도 뛰어나다. 다만 몸 속에 실가시층이 있어 회를 뜰 때 전문적인 솜씨를 요한다. 회를 떠놓으면 맛은 붕장어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뛰어나다. 지방이 풍부해 먹는 맛이 한결 부드러우면서도 붕장어보다 더 담백하다. 회를 먹고 남은 머리와 가시로 매운탕을 끓여 주는데 된장과 고추장을 넣고 칼칼하게 끓여 놓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그러면서도 기름지기는 자연산 민물장어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한다.
꼬막
우리 나라에서 꼬막이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은 전남 고흥반도이다. 꼬막은 바지락이나 다른 조개와 달리 늘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꼬막은 본래 약간 덜 익혀야 제맛이 난다. 덜 익은 상태라면 까기가 쉽지 않지만, 까보면 살은 노랗고 옆에 붙은 날개는 짙은 갈색이 나면서 다소 상한 것 같다. 게다가 불그죽죽한 국물이 주르륵 흘러나오기도 한다. 벌교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요것을 홀짝 들이마시면서 말끔하게 먹어치워야 하는데, 외지 사람들은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다. 꼬막은 삶을수록 맛과 영양가가 줄어든다. 물을 팔팔 끓이다가 찬물을 한 바가지 붓고, 약간 식힌 다음 꼬막을 넣어 다시 끓어오를 무렵, 꼬막이 벌어지기 직전에 건져낸다. 익혀낸 꼬막을 반으로 가르고 양념을 얹어 무쳐 놓은 꼬막은 그대로 집어다 국물째 말끔하게 먹고 껍질만 내려놓아야 제대로 먹는 법이 된다. 벌교읍의 국일식당과 동백식당, 고흥의 고흥식당과 평화식당은 고흥반도에서 들러 볼 만한 한정식집들이다.
대통밥
대통밥이란 지리산 대나무 마디 밑에서 약 15cm 절단하여 이 속에 쌀과 죽염, 밤, 대추, 은행, 수수 등을 넣고 다시 녹차물과 차잎, 솔잎을 얹어 지어내는 것이다. 그야말로 속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의 선식이다.
돌솥밥
조선시대 법주사에서 궁중의 귀한 손님이 불공을 드리러 왔을 때 이들을 대접하기 위하여 사찰에서 구하기 쉬운 음식재료를 돌솥에 담아 바로 밥을 짓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이 돌솥밥은 옛부터 기운을 돋우는 영양식품으로 허약해진 식구들에게 건강 회복을 위하여 만들어 주던 음식이었다. 농촌에서는 돌솥은 몰라도 밤, 은행 등 재료 구입은 용이해 식탁에 자주 올리던 음식이었다.
아귀찜
해방 전후만 해도 아귀라는 생선은 흔해서 별 인기가 없었으나 이 고장에서 처음으로 음식 맛을 개발,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군산의 아귀찜은 명물이 되었다. 일명 '안강어'라고도 하는 아귀는 남해에서 주로 잡히는데 주둥이가 몸 전체의 반을 차지해 아귀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아귀 요리에 관한한 군산이 우리 나라에서 제일 가는 곳이라고들 한다. 아예 '군산아귀찜'으로 통할 정도로 유명하다.
대하탕
대하란 왕새우를 말하는 것으로 구한 말 서양 요리와 일본 요리가 전래되면서 조리, 판매되기 시작하였는데 왕새우를 넣고 끓인 대하탕은 새우 맛과 된장국맛을 함께 느낄 수 있어 탕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표고버섯덮밥
내장산 지역 고유의 음식인 표고버섯덮밥은 1920년대 일제하에 식량이 부족하여 산에 올라가 표고버섯을 삶아 밥과 버무려 먹은 데서부터 유래하여 현재까지 전해오는데 요즘에는 각종 양념을 넣고 미각을 최대한 살려 조리하고 있다. 표고버섯은 고혈압에 좋고 항암작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덕구이
조선시대에 화전민들이 산에서 더덕을 캐어 날로 먹거나 쪄서 먹다가 근래에 각종 양념을 첨가, 숯불에 올려놓아 구워 먹게까지 된 것이 더덕요리이다. 더덕구이 한정식은 건강식품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 더덕구이에서는 산더덕 특유의 향기와 감칠맛이 난다.
어죽
어죽이란 민물고기를 솥에 넣고 끓인 다음 살만 발라내고 육수에 쌀을 넣어 다시 끓인 음식으로 무주지방의 전통 향토음식으로 알려져 왔다. 삼복에 천렵으로 잡은 민물고기로 요리하면 그 맛이 일품일 뿐 아니라 위에 부담을 주지 않아 영양식으로서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풍천장어
풍천장어란 원래 강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장소에서 산란하여 맑은 물과 흰 모래 속에서 자란 장어를 말하는데 그 맛이 특이하여 옛 조상들이 즐겨 먹었고 요즘엔 고단백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선운사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한번 맛을 보는 별미가 됐다. 풍천장어 맛의 비결은 일반 민물장어와 별 차이가 없으나 양념 만들기와 굽는 방법에 밝힐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고 하니 이것이 바로 바다장어와 민물장어의 중간 맛을 내게 하는 풍천장어의 각별한 맛인 듯하다. 여기에 산딸기로 담가 만든 복분자술을 장어와 곁들이면 향토미각은 하나의 절정을 이룬다.
백합죽
백합죽이란 해변에서 잡은 조개류의 일종인 백합을 넣고 끓인 죽인데 먹기 시작한 연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옛날부터 식도락가와 숙취를 풀거나 스태미나에 좋다고 하는 음식이었고 요즘에는 간장질환, 담석증 환자에 특효가 있다고 하여 영양식으로 주로 찾고 있는 음식이 되었다.
추어탕
옛날부터 우리 나라에서는 늦가을 마을주민들이 논바닥이나 용수로에서 공동으로 미꾸라지를 잡아먹던 것이 가을 고기탕이라 하여 '추어탕'이라 하였는데 그 맛이 고소하고 얼큰하여 해장국류로 최고의 음식으로 쳤다.
가오리찜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가오리는 고기가 연해 옛부터 소화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즐겨 찾던 어류였으나 요즘에는 찜으로 조리해 먹고 있는데 매콤하고 톡 쏘는 듯 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홍어찜과 거의 비슷한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2) 전라도 지역의 유명 음식점
♣ 한식의 대표 음식 전주의 비빔밥과 콩나물해장국
전주의 대표적인 음식을 꼽으라면 대부분 비빔밥과 콩나물해장국(콩나물국)을 꼽거나, 한정식과 콩나물해장국을 꼽는다. 전주를 대표하는 2대 먹거리 가운데 하나라는데 이론이 없는 콩나물해장국은 전주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내력 있는 향토음식이다. 전주 시내에는 이름난 콩나물해장국집만도 10여 곳을 이르며, 대부분 문을 연지 10여 년이 되었으며 40∼50년을 이어온 집도 있다. 전주의 콩나물비빔밥과 콩나물해장국이 그토록 유명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전주 콩나물 덕이라고 한다. 이런 주장은 역시 콩나물해장국으로 이름난 경남 진주사람들도 똑같이 하며, 지역은 다르지만 좋은 콩나물이 있어 맛좋은 콩나물해장국이 생겨났다는 이야기다.
삼백집 (전주시 고사동) 전주코아백화점에서 전주객사 쪽으로 가다 우회전
'욕쟁이할머니집'으로 더 유명한 <삼백집>은 콩나물해장국집 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50년 전통)를 지닌 해장국집이다. 전 주인인 할머니가 살아있을 때는 어찌나 욕을 잘 하던지 술꾼들은 오히려 "어라! 처 묵으라"며 내뱉는 욕 한마디를 들어야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풀린다며 좋아했다. 이글거리는 연탄불에 해장국 뚝배기를 올려놓고 끓여내면서 술꾼들 것은 국물에 모주을 한 컵 붓고 누런 설탕을 푹 퍼 넣어 한번 더 끓여주었다. 이때 거품이 부글부글 솟아오르면 입으로 훅 불어내며 끓였다. 어쩌다 침이 튄다고 타박이라도 하면 "안적 침 튀어서 죽은 놈은 없응게"라며 퉁명스레 맞 받아쳐 좌중을 웃겼다. 생전의 박정희 대통령이 찾았을 때도 "꼭 박정희처럼 생겼네"라며 "달걀이나 하나 더 처묵거라"고 욕을 했다는 일화가 전해오기도 한다. 지금은 새주인이 대물림하여 영업하고 있으나 손님들도 여전히 할머니 때부터 대를 이어왔다고 한다. 새벽 5시부터 아침 9시까지가 가장 바쁜 시간대인데 이때는 틈이 웬만이 보이면 꾸벅 인사하고 비집고 들어앉는 게 최고다. 이때는 <삼백집>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에도 차들이 몰려드는데 <삼백집>을 물으면 차들이 들어가는 길로 따라가라고 일러준다. 요즈음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옛날처럼 모주를 넣고 끓여내지 못해 대신 모주를 따로 끓여 한잔에 1,000씩 받는다. 한 모금 마시고 나머지는 국물에 부으면 국물이 달착지근해지면서 옛 맛이 되살아난다. 전주 콩나물해장국은 이처럼 모주와 깍두기 국물 등을 넣어 걸쭉하고 얼큰하게 먹어야 제 맛이 난다.
한국관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종합운동장 사거리 기아자동차 옆
전라도 고유의 음식 맛을 재현하려고 노력하는 30년 전통을 대를 이어 영업하는 집으로 비빔밥은 순수한 한우 쇠고기에 조선 참깨를 직접 볶아 자낸 참기름, 표고버섯, 새우, 생굴, 시금치, 쑥갓, 숙주나물, 호박, 김, 참깨, 도라지, 고사리 들 푸짐한 재료를 사용한다. 밥은 윤기 흐르도록 하되 육회비빔밥은 육회, 밤, 대추, 잣 등 기본 비빔밥에 10가지 정도가 추가되며 전통의 비빔밥을 고수하고자 한다.
백번집 (전주시 완산구 다가동) 다가동 우체국과 다가동 파출소 중간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 한정식 전문집으로 육류와 생선, 각종 채소류와 산나물, 밭나물에 밑반찬 등 교자상이 휠 것 같은 진수성찬은 <전라회관(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전주도청 근처)>이나 조금도 다를 바가 없지만 특히, 홍어탕 맛은 이 집 특유의 백미다. 3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 집은 무엇보다 맛을 강조하며 '소박하고 청결하고 정직하고 부지런하자'는 구호 아래 영업하고 있다. 한정식이 주메뉴이며 홍어찜이 일품인데 흑산도홍어를 구입하여 양 날개는 찜으로 하고, 나머지는 탕으로 만든다. 이틀 정도 발효시켜서 날개 부분을 칼집내 채반에 담아 하루 정도 그늘진 곳에서 말린 후 찜을 한 다음 다시마, 멸치 등을 넣고 조림 간장에 파, 마늘 등 양념을 넣고 간장을 찜 위에 바른 후 접시에 담아 내는데 이 맛이 珍味(진미)다.
일번지식당 (전남 영광군 법성포) 법성면 버스터미널에서 바닷가쪽 200m
바닷바람에 3개월 이상 맛을 숙성시킨 마른 굴비를 찾아 온 사람들로 법성포는 특히 겨울에 붐빈다. 한 조각이면 밥 한 그릇이 그냥 비워져 '밥도둑'이라는 별칭도 갖는 굴비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법성포구를 마주하고 있는 <일번지 식당>이다. 굴비정식을 시키면 굴비를 통보리 속에 보존, 수분을 빼 전통방식으로 조리한 '자린 굴비' 한 마리가 통째로 나온다. 마른 굴비를 잘게 찢어 고추장에 무친 고추장굴비도 별미다. 조기 매운탕과 조기 젓갈도 깔끔한 맛으로 손님을 기다린다.
지리산대통밥 (구례군 마산면 황정리) 지리산 구례 화엄사 입구 - 대통밥
대통밥을 전문으로 하고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도 정갈하고 깔끔한 지리산 산나물이 주종이며, 이외에도 지리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만든 산채정식백반, 섬진강에서 직접 잡은 재첩이 있다. 식당은 황토 벽으로 발라 토속의 분위기를 내고 있으며, 식사 후 다도에 심취한 주인이 직접 내오는 은은한 차 향기를 즐길 수 있다.
또식당 (광주시 동구청 뒤편) - 애저찜
호남 특유의 별미인 애저찜의 명물집이다. 애저는 어릴수록 좋지만 애저에 인삼, 대추, 깻잎과 한약재인 포부자를 넣고 푹 쪄내는 이 집의 애저찜은 워낙 살이 연해 오래 씹을 것도 없이 그대로 넘어갈 듯한 부드러운 맛이다. 묵은 깻잎에 토하젓과 마늘을 쌈해 먹는 맛이 뭐라 말하기 어려운 별미이다. 흔히 돼지고기는 '여름에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 할 정도로 즐겨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애저찜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특히 여름철이 성수기인데 이는 아마 이 요리가 스테미너식인 이유일 것이다. 홀은 없고 객실만 10여 개를 갖고 있는 <또식당>은 여주인이 또순이처럼 억세다 해서 상호조차 또순이를 줄여 <또식당>이라 붙였다지만 괄괄하고 쾌활한 성격이 또순이란 예명을 얻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남도창의 명창이기도 하다는데 말만 잘하면 춘향가 한 가락쯤 뜯게 될지도 모른다. 애저 한 마리 15만원인데, 애저찜의 비수기를 위해 갈비찜도 내고 있으며, 특히 스태미너 음식으로 미자탕도 있다.
해태식당 (강진군 강진읍 남성리) 강진 버스터미널 부근
자고로 인심이 좋고 후하기로 '동에는 순천, 서에는 강진'이란 말이 있는 만큼 강진은 [맛의 고장]이다. 강진이 맛의 고장인 것을 맛으로 보여주는 집이 바로 <해태식당>으로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에 게재된 후 더욱 알려진 남도 한정식집이다. 한 상을 받고 대충 살펴보면, 저불산낙지, 조기구이, 피조개, 세꼬막, 갈비, 석화(생굴), 고사리, 어란젓, 토하젓, 새하젓, 느티나무버섯, 도미, 구감태, 민어참젓, 된장국, 김치, 죽순나물, 쇠고기육회에다 일품요리인 대하와 대합탕이 같이 나온다. 물론 이와 비슷한 한정식 식당은 전라도 도처에서 얼마든지 만날 볼 수 있지만 유독 이 집이 유명해진 것은 제 고장에서만 나는 특산물로 이만한 상을 차린다하니 과히 전라도음식의 진미와 진수를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강진에서는 아무리 술을 마셔도 이튿날 숙취가 없다는데 그것은 안주가 푸짐할 뿐만 아니라, 대합탕이 주독을 제거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화랑식당 (함평 장터) 함평 5일장은 매달 2일과 7일에 우시장이 같이 선다.
이미 40여 년 전부터 쇠전터 국밥집으로 불려온 <화랑식당>은 예나 지금이나 음식에 담은 정성이나 그릇이 그대로 이어져 온다. 겉으로는 소박해 보이는 음식이지만 회로 얹는 쇠고기는 그날 잡은 것이다. 기름기가 없는 엉덩이와 허벅지의 살코기만을 엄선하여 내놓는다. 밥은 조금씩 자주 안쳐 언제나 금방 솥에서 퍼낸 밥을 원칙으로 하고 콩나물도 잘 다듬어 큼직한 함지에 담아놓았다가 그때그때 손님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데쳐내 밥에 얹는다. 참기름도 장터에서 그날그날 짜온다고 하니 40여 년을 이렇게 한결같이 정성을 다한 음식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큼직하고 두툼한 놋그릇에 썩썩 비벼놓은 비빔밥은 양도 알맞고 간도 제대로 맞아 전혀 시골 장터음식 같지 않게 깔끔하다. 철분 흡수력이 좋고 중금속의 피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선지를 넣은 선짓국도 가능한 한 선지를 수저로 꾹꾹 찍어 국물과 함께 먹으면 막혔던 속도 시원하게 내려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새집추어탕 (남원시 천거동) www.saejip.co.kr MBC 옆 노변에 위치
성춘향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어려있는 남원에 2대에 걸쳐 40년째 추어탕 집을 운영하고 있는 소문난 집이다. 집안으로 들어서면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는 주인 서정심씨의 밝은 미소와 동네 잔칫집 같은 실내 분위기가 찾는 이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이 집은 추어숙회로 유명한데 추어숙회란 미꾸리를 익혀 회로 먹는 것이다. 장수산 곱들 냄비에 장작불을 때고 지리산 자락의 오염되지 않은 물에서 자란 미꾸리에 물을 자작하게 부어 익힌 다음 파, 고춧가루 등을 넣어 푹 끓인 후, 두부와 계란, 들깨 가루를 풀고 국물을 술술 뿌려 졸인 뒤 참기름, 깨소금, 당근, 파 등으로 양념해 찌듯이 무친 것인데, 이것을 양념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상추 또는 지리산에서 나는 향기로운 生(생) 취나물 잎에 싸먹기도 한다. 흙내도 비린내도 나지 않는 맛이 별미이다. 추어탕은 된장을 듬뿍 풀고 들깨를 갈아 부은 물에 미꾸리와 표고버섯을 갈아넣고 시래기, 토란대, 감자대를 넣어 오랜 시간 끓여서 맛을 내는데 구수한 맛이 그만이다. 점심때는 빈자리가 없도록 미어지는 이 집의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서 두부와 버섯을 함께 끓이는 걸쭉한 것이 아닌, 미꾸라지를 갈아서 내놓는 경상도식에 가까운 것인데 된장을 듬뿍 쳐서 끓이는 것이 특색이다.
반야식당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전북도청 근처) - 돌솥밥
돌솥밥으로 유명한 <반야식당>은 손님들이 직접 음식 조리과정을 볼 수 있도록 주방이 개방돼 있을 정도로 정갈한 조리과정을 자랑한다. 주문 식단체를 실시하고 있어 고객 입맛대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전주비빔밥, 갈비탕, 곰탕 등 여타 메뉴도 취급하고 있다. 전주지방에서는 보기 드물게 식당 전용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어 가족 단위 및 단체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
한일관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전주백화점 근처) - 콩나물국밥
콩나물국밥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한일관>은 30여 년의 전통에 전주시내에서도 큰 콩나물국밥집으로 구수한 향토맛을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집 가운데 하나이다.
한국집 (전주시 완산구 전동2가 신탁은행 근처) - 전주비빔밥
맛의 고장 전주에서 먹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음식 가운데 비빔밥은 너무나 유명해서 전주비빔밥이라는 고유명사를 갖게 되었을 정도다. 비빔밥이 처음 기록된 문헌은 조선 순조 때의 『동국세시기』로 궁중에서는 비빔 또는 골동반이라 불렀다고 한다. 전주비빔밥은 30여 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며 조리방법도 특이한데 미리 고슬고슬하게 지어 논 밥을 그릇에 담아 두었다가 먹을 때 여러 가지 나물들을 곁들인다. 농촌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미각을 돋우며 가공재료가 아닌 순수한 재래식 재료를 사용한 식품이며 주문 식단제 실시에도 적합한 음식이다. 요즘에는 옛날에 비해 많이 간소화되어 예전만 못하지만 <한국집>은 옛날 맛을 그대로 계승, 40년째 대를 이어오고 있는 비빔밥의 원조격인 업소이다. 전주에는 한국집 말고도 중앙회관, 가족회관, 명보회관, 성미당, 앞서 설명한 한국관 등이 유명하다.
압강옥 (군산시 영화동 군산시노동회관 옆) - 쟁반 고기
쇠고기와 해물, 그리고 양파, 당근, 양배추, 버섯 등으로 요리하는 쇠고기 쟁반은 원래 궁중요리였으며 일반 사대부집에 시집온 공주들을 통해 궁 밖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평양식 냉면과 안주감으로 좋은 녹두전도 내놓고 있는 <압강옥>은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주방일을 함께 하며 2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특히 고춧가루와 고추장 등을 전혀 넣지 않아 매운맛이 없으면서도 더할 수 없이 담백한 쟁반고기의 독특한 맛은 반드시 소의 배부분만 이용해야 제 맛이 난다고 하며 그 맛이 맛깔스럽고 시원해 군산시내뿐 아니라 인근 여러 지역의 미식가들이 자주 찾는다. 철저한 주문 식단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위생적이고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경산옥 (군산시 영화동 군산시청 후문쪽) - 아귀찜
20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이 음식점의 아귀찜은 멸치국물에 아귀와 고춧가루, 된장, 마늘, 양파, 미나리를 넣고 쪄내는데 우리의 토속적인 된장맛을 물씬 풍기게 하는 별미 중의 별미이다. 술 마신 후 속을 푸는 데는 아귀찜이 최고라고 한다. 이외에 복찜과 대하찜도 훌륭한 맛을 내고 있는데 단골 손님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자주 찾고 있다.
군산식당 (이리시 중앙동 동사무소 앞) - 대하탕
중앙동의 한복판인 동사무소 앞에 위치한 <군산식당>은 10년째 대하탕만 전문으로 하는 이리시의 유일한 식당이다. 따라서 10년 동안 그 맛이 유별나 단골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옥 건물의 1층을 개조하여 방 2개를 들여 사용하고 있으나 식사시간이면 늘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하는 등 자리가 좁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그러나 어떤 업소보다도 친절히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항상 가족적인 분위기로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것이 업주의 말이다.
고래등 (이리시 마동 이리경찰서에서 쌍방울 빌딩쪽 입구) - 갈비구이
이리시내에서 몇 안 되는 유명 갈비집 중의 하나로 우선 외형 및 시설면에서 다른 음식점을 능가하고 있다. 한옥을 개조, 2층 양옥으로 산뜻하게 단장하여 손님들에게 깔끔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앞마당에는 푸른 잔디와 연못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고래등>의 갈비맛은 순수 한우를 써서 고기가 연할 뿐 아니라 양념을 만들 때도 다른 집과는 다른 조금 특이한 비결이 있다. 즉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은 이 집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양념맛이라고 하는데 이는 몇 년째 주방 일을 관리하고 있는 이 집주인의 기술이라고 한다. 지방 갈비집으로서는 비교적 대형 업소이며 시설도 최신식이며, 또한 층별로 메뉴가 나뉘어져 있어 이용객의 편의를 돕고 있다.
정일식당 (정주시 내장동 내장사 집단시설지구) - 표고버섯덮밥
내장사 집단시설지구 30여 업소 중의 한 곳인 <정일식당>은 어느 집이나 내장산 일대에서 채취한 각종 산나물 음식을 내놓고 있는데 특히 이곳은 표고버섯덮밥으로 유명한 곳이다. 신선하고 담백한 맛과 함께 산지에서 직접 구입한 버섯 및 각종 나물맛은 어느 집도 따라갈 수 없는 고유의 조리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관광지치고는 값이 저렴해 이곳을 찾는 단체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며 산채정식, 산채비빔밥 등도 인기가 대단하다. 그리고 『내장산한일회관』도 표고버섯덮밥으로 유명한 곳이다.
내장식당 (정주시 수성동 정주지방법원서 5분 거리) - 더덕구이한정식
1975년경에 개업한 <내장식당>은 철저한 주문 식단제로 오로지 손님을 위한다는 영업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데 반찬 등 음식을 미리 만들어놓았다가 내놓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것도 그런 방침의 하나이다. 따라서 그 맛을 못 잊어 해를 바꿔 찾고 있는 단골 손님뿐 아니라 멀리 타지방에서까지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전통 한옥 1층에다 방으로만 이루어진 구조로 단체로 이용할 경우에는 필히 예약을 해야 한다. 시설의 개선 및 확장 등 시설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고 오로지 맛으로서 승부한다는 생각을 실천하고자 한다고 주인 밝힌다.
청학동회관 (광한루 후문서 500m 지점 도로변) - 산채비빔밥
남원 광한루 후문 쪽에 있는데 청기와로 된 전통 한옥에다 앞뜰에는 잔디밭과 함께 물레방아, 연못, 자그마한 푸른 숲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우선 전원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주는 곳이다. <청학동회관>의 주메뉴로는 산채비빔밥과 한정식 등을 들 수 있는데 산채비빔밥은 지리산에서 채취한 산나물들만 사용한 까닭으로 무공해 음식이라고 하여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다. 한정식의 경우 30여 가지의 각종 반찬류가 나온다. 육류, 생선, 나물, 김치 등으로 한 상이 꽉 차 그야말로 상다리가 부서질 정도로 푸짐하다. 주변 관공서 직원이나 관광객, 단체 손님들이 많이 찾으며 손님들이 몰려 자리가 부족하면 옆 건물인 별관으로 안내하고 있다.
화심두부집 (완주군 소양면 화심리) - 순두부찌개, 순두부백반
전주에서 진안쪽으로 3km쯤 가면 모래재 못미처 우측 도로변에 두부전문집인 화심두부집이라는 큰 간판이 걸린 식당이 나온다. 이 집이 바로 두부 공장과 함께 몇 대째 가업으로 식당을 해오고 있는 <화심두부집>이다. 원래 콩 자체가 품질이 좋아선지 맛이 고소하고 시판 두부처럼 입안에서 씹히는 듯 마는 듯 흐물흐물 흩어지는게 아니라 단단해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순두부찌개나 순두부백반으로 식사 외에 엉긴 순두부를 칼로 네모지게 한 다음 양념간장과 함께 김치에 싸서 먹는 맛은 그야말로 별미 중의 별미이다. 식사 시간이 되면 소문을 듣고 찾아온 외지인들로 늘 붐벼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였으나 현대식 건물로 증축한 후에는 예전과 같은 불편은 없어졌다.
진안관 (진안군 진안읍 군상리 진안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 애저탕, 애저찜
특히 이 곳 <진안관>은 선대 때부터 가업으로 내려온 유명 음식점으로 4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데 맛도 일품이지만 일반 건강 식품으로도 손꼽히고 있고 산후조리에도 좋다고 하여 찾는 여인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식당에서는 생후 20여 일 된 애저만을 별도로 구입, 마늘, 생강 등을 넣고 푹 삶은 다음 초장에 찍어 먹는데 육질이 매우 연한 것이 특색이다. 남은 고기는 여러 가지 양념을 넣어 매운탕으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전주식당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무주구천동 관광단지 입구) - 더덕구이정식
무주구천동 관광단지내에 있는 30여 개 업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며 널리 알려진 집이다. 이곳은 어느 집이나 덕유산에서 자란 무공해 산나물을 주재료로 채식류 식단을 내걸고 있는데 <전주식당>은 음식을 사람 숫자 기준이 아닌 상을 기준(2-3인분)으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집안에 들어오면 시설이 잘 정돈돼 깨끗하다는 인상뿐 아니라 자리 간격이 넓어 넉넉한 마음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다. 산채정식이나 더덕구이정식을 주문하면 취나물, 고사리, 표고버섯 등 나물류 외에 된장국, 생선, 모듬전 등 20여 가지의 밑반찬이 곁들여진다. 이 지역에서는 종업원들을 가장 많이 고용하고 있어 손님들을 친절히 모시고 있으며 인근지역 관공서, 회사 단체 손님이나 관광객들이 주로 찾고 있다.
선아식당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무주구촌동관광단지 입구) - 산채정식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인공으로 재배하는 채소나 나물보다 산에서 채취한 나물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산채에는 재배된 나물에 비해 진한 향기와 독특한 맛이 있는 데다가 농약 오염에 대한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선아식당>은 1983년부터 이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데 향토색 짙은 분위기를 하고 있어 마치 고향집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덕유산에서 자란 순수 무공해 산나물 외에 멀리 대전이나 거창 지역에까지 가서 구입한 재료로 산채정식을 내놓고 있는데 된장찌개, 생선, 도라지, 김치 등 밑반찬이 20여 가지나 될 정도로 비교적 푸짐한 편이다. 홀 외에 방이 따로 준비돼 있어 단체 손님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산채 고유의 향과 담백한 맛이 있어 관광철이 되면 미리 예약을 하지 않을 경우 기다려야 할 정도로 손님들이 붐빈다.
금강식당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무주시외버스터미널 앞) - 어죽
무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 위치한 <금강식당>은 바로 어죽의 제 맛을 내는 집으로 역사는 짧지만 그 맛에 있어서는 인근에선 소문난 곳이다. 얼큰하고 고소하며 담백한 어죽 맛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다소 협소한 식당이지만 한 집안 식구들이 운영하고 있어 가족적인 분위기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값싸고 부담 없는 집이다.
지리산휴게소 (남원군 아영면 아곡리 88고속도로변) - 산채백반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가 전하는 고도 남원은 지리산 산자락에 위치, 지리산 일대에 뛰어난 산수 경승지가 많은 데다가 실상사 등 거찰과 광한루 등 이름난 문화 유적도 많이 남아 있다. 또한 고장 특유의 향취가 서려 있는 특산물과 별미 음식들도 많다. 영호남을 연결하는 올림픽고속도로의 중간 지점인 전북 남원군 아영면 아곡리에는 <지리산휴게소>가 세워져 있다. 칠선계곡, 한신계곡 등 지리산의 대표적인 계곡과 등산로를 이용하는 관광, 등산객의 쉼터인 이곳은 남원의 소문난 맛명소의 하나이다. 특히 이 집에서 내놓는 산채백반은 산나물의 신선함과 정갈스런 맛이 유명하다. 주인 박씨는 맛의 비결은 재료의 선택과 조리법에 있다고 하는데 인근 지리산에서 채취한 산채를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향취가 진한 맛을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요즘에는 지리산 근방에서 직접 기른 돼지로 토종돼지 바비큐 요리도 내놓고 있는데 찾는 사람들이 많아 인기 메뉴가 되고 있다. 이 식당은 고속도로 휴게소이므로 뷔페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지리산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번쯤 들러 식사할 만한 곳이다.
남원집 (순창군 순창읍 순화리 구순창군 농협앞) - 한정식
고추장의 명산지인 순창군에서 한정식하면 바로 이곳 <남원집>을 연상할 만큼 널리 알려진 집이다. 주인 강씨는 현재 35년째 이 한정식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요즘도 새벽마다 장에 들러 그날그날의 찬거리를 손수 준비한다. 특이한 것은 주인의 오랜 경험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찬거리로 해서 한정식 재료가 수시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손님들의 취향에 맞춰 마치 한 식구들을 대하듯이 가족적인 분위기로 식단을 짜고 있는 것도 이 집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한정식에는 늘 마늘장아찌, 무장아찌, 감장아찌 등이 나오는데 이 집 장아찌는 동치미와 함께 3년 이상 묵은 것만 사용하고 있어 언제나 담백한 제 맛이 나고 뒷맛이 짭짤하면서도 은은하다. 또 모든 음식은 기름에 볶지 않고 손수 참기름을 사용해 조리하며 간을 맞출 때도 소금을 사용치 않고 직접 담근 재래식 간장만을 사용하고 있어 옛날 고향의 장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지역뿐 아니라 외지 손님들 중엔 그 맛을 못 잊어 이 집을 찾는 사람도 있다.
대일정 (정읍군 태인면 태성리 파출소 옆) - 게장백반
조선시대 때 이곳 낙양천(현 동진강)에는 민물참게가 많이 잡혀 해마다 가을이 되면 임금께 진상을 했을 정도였다. 게장은 이 고장의 별미음식이다. 흰 속살의 감칠맛에 짭짤 매콤한 맛이 일품인데 참게장은 <대일정>이 이 지역의 원조라고 한다. 이는 주인이자 주방장인 한순이 할머니의 오랜 경험에서 터득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재료나 조리방법은 다른 집들과 비슷할지 몰라도 음식 만드는 정성만은 다른 집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공을 들인다고 한다. 은행 건물을 현대식 건물로 개보수하여 식당으로 운영해 오고 있고 식당 전용 주차장도 확보하고 있으며 내부도 항상 말끔히 정리정돈 되어있어 쾌적한 인상을 주고 있다.
산장식당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선운사 관리사무소 입구) - 풍천장어구이
선운사 입구에는 <산장식당> 같은 장어집이 여럿 있는데 규모나 시설면에서 거의 비슷하며 맛, 가격 등도 같아 어느 집에 들러도 풍천장어의 원 맛을 볼 수 있다.
계화회관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부안우체국 옆) - 백합죽 부안터미널을 지나 부안우체국 옆에 위치한 <계화식당>은 인근에 품질 좋기로 이름난 계화도 쌀로 빚은 백합죽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집이다. 값이 저렴하여 부담 없이 먹어볼 만하여 술 손님들을 위해 생백합, 백합구이, 백합탕 등 안주류도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 안주는 특히 애주가들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가 되었다.
무등산추어탕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지하상가 입구) - 추어탕 <무등산추어탕>은 추어탕의 원조격인 식당으로 35년째 영업을 해오고 있는데 '무등산 추어탕'하면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다 알고 있을 정도로 광주지역에서는 뿌리를 굳힌 전문식당이 됐다. 2층 양옥으로 외형은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실내는 더할 수 없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된장은 물론, 각종 세세한 양념류라도 손수 집에서 직접 만든 것만 사용하며 미꾸라지도 양식업자에게서 납품받는 것이 아니라 이리 지역의 인근 강에서 직접 잡은 것들만 사용해 어느 집의 추어탕보다도 신선한 맛을 내고 있다.
금메달식당 (전남 목포시 목포상고 앞) - 홍어찜 <금메달식당>은 홍어찜에 관한 한 그 맛에 있어서 전국 어느 음식점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방장이자 주인인 박점숙 씨의 말대로 이 고장에서는 꽤 알려진 식당이다. 화학조미료를 일절 쓰지 않고 홍어 중에서도 제일로 친다는 흑산도산으로만 잡아 찜을 만드는데 이 집 찜 맛의 비결은 바로 된장을 충분히 말려 발효시키는 것인데 다른 집에서는 맛볼 수 없는 톡 쏘면서도 매콤한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이 비교적 비싼데도 인근 지역의 식도락가들이 주로 찾고 있으며 비수기인 여름철에는 민물메기탕을 내놓고 있다.
여수식당 (전남 여수시 광주은행, 삼성생명 뒷골목) - 가오리찜 현대식 2층 건물로 비교적 대형업소인 <여수식당>은 선대부터 가오리찜을 전문으로 한 음식점이었는데 처음에는 작은 간이음식점형태로 출발했으나 점차 식당을 증축해 나가 현재에는 500석 규모를 갖춘 여수지방의 전통향토음식점으로 성장했다. 이외에 바다한정식이라는 이 지방특유의 메뉴를 선뵈고 있는데 12∼13가지의 각종 해물이 밑반찬으로 나오는 그야말로 해물로만 상을 차린 전문 음식이다. 언제 들러도 깔끔하고 정갈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인근 손님뿐 아니라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한번은 맛을 보고 가는 곳이다.
노래미식당 (전남 여수시 중앙동 진남관에서 50m 거리) - 노래미탕 여수 연안지역에서 주로 잡히고 있는 노래미는 뼈가 단단하며 우러난 국물 맛이 담백하기 그지없어 해장국 재료로는 안성맞춤이다. 특히 보리노래미(보리가 익을 무렵 잡은 것)의 맛을 제일로 치고 있는데 바로 <노래미식당>이 그맛을 간직하고 있는 여수지방의 유일한 노래미탕 전문업소이다. 정성 들여 만든 재래식 간장과 된장으로 맛을 한층 더 돋우며 갖은 양념을 버무린 다지기 맛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이다. 탕과 함께 민어, 광어, 숭어, 해삼, 멍게 등 15가지 정도의 각종 어종의 회를 담은 모듬회는 손님들이 즐겨 찾는 메뉴이다. 진남관을 들러본 관광객들이 한번쯤은 이 집에 들러 맛을 보고 갈 정도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며 현대식 3층 건물로 내부시설 또한 쾌적하다.
하얀집식당 (전남 나주시 과원동 광주은행 옆) - 나주곰탕 해방 후 주인의 모친이 나주 5일장에서 서민들을 위한 국밥 형식으로 만들어 영업해 오다 그 독특한 나주곰탕 맛이 점차 인기를 얻어 알려지면서 오늘날 <하얀집식당>은 전통향토음식으로 지정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맛의 비결이라면 여느 집과 다를 바가 없겠지만 고기를 삶기 전에 반드시 기름덩어리를 제거한다는데 그래야만 곰탕의 담백한 수육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한다. 또한 끓인 곰탕에 밥을 직접 넣어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어 한결 얼큰하면서도 담백하다. 반찬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김치, 깍두기 두 가지이다. 점심 시간에는 외지에서 온 손님들로 자리가 없어 늘 미안한 생각을 갖는다고 주인은 말하고 있으나 시설면보다는 변함없는 맛의 유지에 중점을 두겠다고 한다. 곰탕과 함께 술안주용 수육도 제공하고 있다.
지리산산채식당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 입구) - 산채식당 지리산국립공원 화엄사 입구에 위치한 <지리산산채식당>은 산채정식을 주메뉴로 하는 전통향토음식점이다. 지리산에서 나는 각종 나물들만 골라 조리한 이곳의 산채정식은 무공해 식품으로서 고혈압 및 당뇨병에 효험이 있는 음식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제는 지리산 관광객들이 꼭 한 두번은 찾는 음식이 될 정도로 유명해 졌다. 목조 건물로 규모는 크지 않으나 언제 와도 내 집 같은 편안한 느낌이 들며 나물을 비롯 된장국, 참조기, 도토리묵, 김치류 등 30여가지의 푸짐한 밑반찬도 이 집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이다. 지방 음식점치고는 드물게 40여대를 주차시킬 수 있는 대형 주차장도 확보하고 있어 오너드라이버들도 자주 찾고 있다.
백운가든 (전남 광양군 광양읍 광양경찰서 옆) - 쇠고기참숯불구이 백운산 깊은 골짜기에서 생산되는 참나무숯을 이용해 한우고기를 구워먹던 참숯불구이는 오늘날 이 지방의 대표적인 전통향토음식으로 발전되어 왔다. 참숯과 구리석쇠 등으로 적당히 조절하여 구우며 고기가 연하면서도 맛이 독특할 뿐 아니라 고기를 씹는다는 맛이 거의 없을 정도로 부드럽다. 특히 <백운가든>은 읍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며 2층 현대식 건물로 쾌적한 내부구조와 함께 시설면에서 타 업소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 옛날 동화로를 설치, 고풍스런 분위기에다 위로 연기를 배출시키는 배기구조가 설치돼 있어 연기 걱정은 전혀 없다. 인근 관공서 직원과 제철소직원들의 주요 회식 장소뿐 아니라 외지에서 숯불구이 맛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자주 붐빈다.
백양사정읍식당 (전남 장성군 북하면 약수리 백양사 입구) - 버섯덮밥 10여 년 전부터 이곳 백양사 입구 관광단지내에 개업한 <백양사정읍식당>은 백암산 산속에서 자생하는 표고버섯을 채취해 전문 표고버섯덮밥을 만들게 된 것이 지금은 문화병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에게 자연식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멀리 진안지방에서 자란 표고버섯 및 각종 산채나물을 재료로 하여 20여 가지의 밑반찬이 곁들여진 산채정식도 내놓고 있는데 천연 무공해 식품으로 나물 자체의 향취뿐 아니라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이 놀라울 정도다. 또한 버섯 맛이 쫄깃쫄깃하며 다른 집에서 느낄 수 없는 특유의 버섯 향을 풍기고 있어 더욱 인기가 있는데 관광단지 입구 음식점 가운데 시설면에서 단연 뛰어나며 종업원들의 서비스도 친절한 편이다.
제일식당 (전남 완도군 완도읍 군내리 제일호텔 2층) - 전복죽 쌀 생산이 적고 어업이 발달한 남해안 도서지방에서는 쌀을 아끼기 위해 전복죽을 즐겨 먹었는데 고혈압 및 야맹증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읍내 제일호텔 2층에 자리한 <제일식당>은 전복죽 및 횟집으로 완도지방의 대표적인 해산물 전문업소이다. 5∼6가지의 밑반찬과 함께 나오는 전복죽은 완도 토종 전복만을 골라 조리하므로 언제 먹어도 싱싱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식욕을 돋우는 데는 최고의 음식이다. 또한 완도 앞바다에서 잡아올려 조리한 횟감은 계절의 미각을 한껏 살려준다. 한편 회는 이것저것 약간씩 섞어 차린 모듬회 형식이 아니라 특정 생선을 주문하면 그 생선만으로 내놓는 회가 이 집의 특징이다. 관광호텔에 딸린 식당으로 환경이 쾌적하고 실내장식이 우수하며 가격은 일반 대중식당 수준 정도로 하고 있어 별 부담이 가지 않는다.
백경횟집 (전남 무안군 해제면 송석리 도리포 해변) - 황가오리찜 전남지방의 최남단인 도리포에 남해안 다도해상을 바라보고 자리잡고 있는 전문 횟집인 <백경횟집>은 일찍이 황가오리찜으로 이름난 곳이다. 인근 칠산 앞바다에서 7월 초부터 잡히는 황가오리를 삼복철이 되면 가마솥에 넣어 쪄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먹는 것이 이제는 이 지방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이 되었다. 언제 먹어도 항상 신선한 맛과 가오리 특유의 톡 쏘는 맛을 간직하고 있는데 이는 산 가오리를 즉석에서 요리할 뿐 아니라 수입 가오리를 절대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수기에는 농어, 활어, 광어 등의 각종 회를 내놓고 있는데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손수 만든 양념들만 사용하고 있어 맛이 담백하고 개운하다.
용별장 (전남 무안군 삼향면 왕산리 중등포저수지 옆) - 오리탕 보신식품으로 알려진 오리탕 전문의 <용별장>은 이 지방의 원조격인 식당이다. 아름다운 중등포 저수지를 옆에 끼고 우거진 숲 속에서 먹는 오리탕 맛은 그야말로 별미 중의 별미이다. 구기자, 밤, 대추 외에 몸에 좋다는 각종 약재를 함께 넣어 먹는 맛은 부드럽기 그지없으며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아 호남지방의 별미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성인병에 좋고 특히 고혈압 환자에 좋아 단골 손님들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인근 목포지방에서 뿐 아니라 광주 내륙지방에서 오리탕 맛을 보러 오는 손님들로 꽤 붐빈다. 그 외 오골계, 통닭, 오리구이 등도 내놓고 있다.
대복식당 (전남 순천시 영동 호남 사거리) - 해물전골 호남 사거리에서 중앙시장 방면도로를 따라 50미터 정도 내려가면 유명한 해물전골집이 나온다. 80여 평의 전통한옥을 개조하여 식당으로 꾸민 이 <대복식당>은 아직까지도 순한국식을 고집하는 유일한 해물전골 전문집인데 국물에다 꽃게, 대합, 낙지, 갑오징어, 소라, 왕새우 등 20여 가지의 각종 해물을 섞어 끓여 주는 해물전골 맛은 구수하면서도 감칠맛이 나 시원하기 그지없다. 특히 이 집에서는 한두 가지 재료로 육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1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어패류로 만들고 있어 훨씬 맛이 진하며 화학조미료는 절대 사용치 않는 것은 물론, 신선하고도 질 좋은 재료들만 사용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의 해물탕 요리 솜씨를 전수받아 온 노병희 씨의 부인 조희자 씨는 여기에다 몇가지의 비법을 첨가하여 해물전골 요리를 내놓고 있는데 맛을 내는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그날그날 구입한 양질의 재료라고 귀띔하고 있다.
목리장어센터 (전남 강진군 강진읍 목리교 밑) - 장어구이 강진평야의 젖줄인 탐진강은 예부터 장어가 많이 서식하던 곳으로 알려져왔는데 이곳 목리교 부근에는 일제시대 때 장어통조림공장이 있었을 정도로 장어가 많이 잡혔다. 이 지역에서 수십년째 장어 한 가지만으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바로 <목리장어센터>인데 탐진강에서 잡히는 자연산 장어만을 사용하여 강진장어의 옛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메뉴는 크게 장어양념구이와 장어소금구이, 장어회 등으로 나뉘는데 양념구이는 여느 지방 조리 방법과 다르지 않지만 소금구이와 장어회는 다른 지방에선 볼 수 없는 별미 음식이다. 즉 장어를 소금으로만 간하여 먹는 소금구이는 단백할 뿐 아니라 느끼한 맛이 없어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또 초장에 찍어먹는 장어회도 약주와 곁들이면 그 맛이 그만이다. 식사하기 전에 서비스로 미리 나오는 장어죽도 이 집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인데 속을 부드럽게 해줄 뿐 아니라 건강식으로도 일품이다. 구옥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시설면에서는 그다지 내세울 것이 없으나 어쨌든 강진지역을 대표할 만한 값싸고 맛있는 전문 장어집이다.
천일식당 (전남 해남군 해남읍 중앙극장 앞) - 한정식 반도의 맨 끝에 위치한 해남지방은 예로부터 남도의 멋과 맛을 대표하는 고장으로서 빼어난 경치와 함께 수많은 명승지 그리고 사람들의 훈훈한 인심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곳 사람들이 해남의 맛하면 바로 <천일식당>을 제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데 유서 깊은 곳으로 맛이 각별해 전국적으로 소문난 음식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정식으로서는 거의 모든 찬이 망라돼 30여 가지나 나오는데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이다. 특히 내륙지방에선 보기 드물게 돔배젓, 게젓, 토하젓 등 다양한 젓갈류가 나오며 떡갈비도 별미 중의 별미로 인기가 대단하다. 갈비뼈에 붙어 있는 살을 칼질을 한 다음 갖은 양념을 해 재어 두었다가 구워 먹는 떡갈비의 맛은 연하고 부드러워 입 안에서 저절로 녹을 정도이다. 또한 철따라 미각을 더하는 산나물과 생선구이, 신선하면서도 새큼한 맛을 내는 김치, 깍두기도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이한 맛이다. 아무튼 한정식에 관한 한 이 집 음식 맛을 따라갈 집이 거의 없을 정도로 남도에서는 제일로 치는 한정식 전문 집이다.
석곡식당 (전남 곡성군 석곡면 석곡리) - 돼지 불고기 곡성의 석곡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석곡리 장터가 섰던 곳으로 장날이면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들과 손님들로 활기를 띤 곳이었다. 지금은 시원한 포장도로가 뚫려 예전만큼 사람들로 크게 붐비지는 않고 있지만 옛날부터 소문난 돼지불고기 잘하는 집이 하나 있었다. 공용터미널 조금 못 미친 도로 왼편에 있는 <석곡식당>이란 옥호가 붙은 집이 바로 그 곳이다. 석곡의 돼지고기가 맛있는 이유는 겨와 뜨물 등을 먹여 재래식으로 사육한 암퇘지만을 골라 쓰고 있기 때문인데 맛이 확실히 연하고 쫄깃쫄깃해 손님들로 늘 붐빈다. 또한 백반정식만 시켜도 돼지고기가 딸려나오는데 상추에 쌈장을 발라먹는 맛은 가히 일품이라 아니할 수 없다. 면 소재지에 위치한 조그만한 음식점이나 석곡 하면 바로 <석곡식당>을 떠올릴 만큼 이제는 유명한 식당이 되었다. 전형적인 시골 식당에 걸맞게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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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상도 지역의 음식과 유명 음식점 |
(1) 경상도 지역의 음식
경상도는 동쪽과 남쪽으로 좋은 어장인 동해와 남해를 끼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경상도를 흐르는 낙동강의 풍부한 수량으로 주위에 기름진 농토가 만들어져 농산물도 넉넉하다. 이곳에서 고기라고 하면 바닷고기를 가리킨다. 음식의 맛은 대체로 입안이 얼얼하도록 맵고 간은 세게 하는 편이다. 음식은 멋을 내거나 사치스럽지 않으며 싱싱한 바닷고기에 소금간을 싱겁게 해서 국을 끓이는 음식이 많다. 곡물 음식으로는 국수를 즐기는데 밀가루에 날 콩가루를 섞어서 손으로 반죽한 다음 홍두깨나 밀대로 얇게 밀어서 만드는 칼국수를 으뜸으로 친다. 장국의 국물은 멸치나 조개를 많이 쓰고, 더운 여름에 뜨거운 국수를 즐긴다. 충청도 사람들이 많이 먹는 범벅이나 풀 떼 죽은 별로 즐기지 않는다.
밥을 짓는 그릇은 곱돌솥이 으뜸이고, 오지탕관은 그 다음이요, 무쇠솥은 셋째이며, 통노구는 하등이다. 쌀은 이천 옥자강이나 통진 밀다리가 제일 좋고, 요사이는 돌과 뉘와 벼와 싸래기를 모두 골라낸 석발미(石拔米)가 좋다. 좋은 쌀은 몸이 마르고 빛이 유리 같고 모양이 잘고 걀죽걀죽하다. 밥을 지을 때는 끓는 물이 넘쳐나지 않게 하고 불은 천천히 때고 물을 적게 붓는다. 솥뚜껑은 꼭 맞게 하여 김이 새지 않게 한다. 한편, 대가족제도하에서 한 솥에 가족 각각의 입맛에 맞는 밥을 동시에 하는 법도 생겨났다. 즉, 쌀을 안칠 때 한편은 높고, 다른 한편은 얕게 하여 높은 쪽은 물의 부족으로 된밥이 되고, 낮은 쪽은 상대적으로 물이 많아 진밥이 되는 원리로 조리하는 '두 층 밥하기'가 일반화되어 있었다. |
안동식혜
안동은 유교문화의 본 터로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보수적이어서 이 지방의 음식에는 옛날의 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하다. 안동식혜는 보통 식혜와는 달리 찹쌀을 쪄서 엿기름물에 삭힐 때에 고춧가루를 헝겊에 싸서 넣어 붉게 물들이고, 무를 채 썰거나 납작하게 썰어 넣는다. 정월에 차게 해서 먹으면 좋다.
건진국수
안동 건진국수는 밀가루에 콩가루를 섞어서 반죽한 다음 홍두깨로 얇게 밀어 가늘게 채 썬다. 끓는 물에 삶아 건져서 따로 준비해 식힌 멸치장국에 말아서 쇠고기 볶은 것과 지단으로 웃기를 얹는다.
안동의 헛제사밥(헛제삿밥)
안동은 유교문화의 본 터인 양반고장인 까닭에 제사음식이 발달하였다. 제사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 액땜하고 복이 있다고 믿어 제삿밥처럼 꾸민 가짜 제사음식인 헛제사밥을 만들어 먹었다. 이 음식은 향냄새를 배게 하여 마치 제사상 위에서 내려온 듯이 만든 음식이다. 제사가 끝날 무렵인 자정 넘어 밥집에서 팔다 보니 밤늦게 까지 놀던 한량들이 즐겼다.
진주 비빔밥
오색 나물과 고명을 화려하게 얹어 화반(花飯)이라고도 부른다. 진주 비빔밥은 계절에 따라 많이 나오는 채소를 써서 모두 숙채로 마련하는데 무칠 때에 뽀얀 국물이 나오도록 손으로 잘 주물러서 무쳐야 맛이 난다. 비빔밥은 제사를 지내고 난 뒤에 자손들이 음복을 할 때, 차린 제물들을 한데 모아 비벼서 나눈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또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에는 진주 냉면이 유명하였는데 메밀로 만든 국수에 밤과 배를 채로 썰어 얹고 갓 지져낸 두부를 얹었다고 한다.
마산 미더덕찜과 아귀찜(아구찜)
미더덕은 흔히 멍게로 불리는 우렁쉥이와 비슷한 맛이 나는데 찜이나 찌개를 해서 먹는다. 미더덕찜은 미더덕을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끓여 찹쌀가루를 풀어 되직하게 한 매운 찜인데, 방아잎을 넣으면 더 향기롭다.
아귀는 입이 크고 살결이 매끄러우며 비늘이 없는 생선이다. 본래는 사료용으로 쓰던 생선이었으나 아귀찜으로 유명해져 지금은 비싸고 귀하다. 아귀를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토막을 낸 다음 콩나물과 미나리를 넣고 고춧가루를 많이 넣어 맵게 간을 한다. 찜으로 만들면 뼈가 연해져서 감촉이 특별하다.
동래의 파전
동래는 근처의 기장 파와 언양 미나리를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조개, 굴, 홍합, 새우 같은 싱싱한 해물들이 풍부하여 이것을 써서 푸짐한 파전을 부쳐먹는다. 파전은 먼저 파를 철판에 수북히 놓고 위에 해물을 듬뿍 얹은 다음 재료들이 서로 엉겨 붙을 수 있을 만큼 찹쌀가루나 멥쌀가루를 풀어서 국자로 고루 뿌려 준다. 여러 가지 재료가 많이 들어가 두툼하므로 충분히 익혀서 뒤집어야 하며 거의 익을 무렵에 계란을 풀어 지진다.
추어탕
경상도식 추어탕은 해감을 뺀 미꾸라지를 다시 깨끗한 물에 씻어 무쇠솥에 넣고 푹 삶아 나무주걱으로 으깬 다음 뼈를 체로 밭아 흘러내린 순수한 고기국물만으로 다시 국을 끓인다. 이때 배추속, 부추, 숙주나물, 파, 토란줄기, 고비나물, 애호박, 고사리 등을 적당히 넣고 끓인 다음 다시 풋고추와 마늘 다진 것, 막장과 간장으로 간을 한다. 추어탕을 먹을 대는 취향에 따라 풋고추 등 다시 양념을 넣는데 무엇보다 산초가루가 들어가야 제 맛이다.
구포국수
구포국수의 전통과 유래에는 여러 가지 구전되는 설이 있으며 낙동강을 인접하는 포구의 영향과 일제시대 양질의 밀이 구포포구를 통해 수입되면서 제분공장이 생겨나고 인근 대저, 대동 등의 정미소에서 제분하여 구포포구를 통해 이동되었다. 구포시장과 포구에 일하는 노동자의 점심끼니를 때우는 장터국밥과 함께 성행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일제시대는 군납을 했다는 제조업자도 있어 역사가 매우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설에 의하면 다른 지역에서 똑같은 재료로 국수를 만들어도 구포구수 맛을 낼 수 없었다 하는데 그 이유는 구포지형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으로 자연적인 햇빛과 염분을 포함한 낙동강바람, 지형적인 습기에 의해 건조된 면은 쫄깃쫄깃하여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또한 1950∼60년대 구포시장 일대는 인근 공장에서 생산한 국수를 말리기 위해 국수를 장대에 꽂아 길게 늘어 말리는 모습 또한 실로 장관이었다고 전해지나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추억 속의 한 장면이 되었다.
재첩국
낙동강 하류와 섬진강에서 많이 잡히는 재첩으로 끓인 맑은 국으로 숙취 후 해장으로 유명하다.
따로국밥(대구탕)
대구지방의 매운 육개장을 대구탕 또는 따로국밥이라고 하는데 생선 대구탕과는 다른 음식이다. 쇠고기의 양지머리나 사태를 푹 고아서 여기에 토란대, 고사리, 배추를 넣고 맵고 진하게 맛을 낸 후 밥과 함께 제공된다.
부추김치
부추는 경상도 지방에서 많이 나는데 솔, 정구지라고도 불린다. 멸치젓으로 절여서 맵게 버무리면 매우 칼칼하고 개운한 맛이 나 즉시 해 먹는 여름철 반찬으로 별미다. 부추는 영양가가 높고 독특한 향이 있어 매우 인기 있는 채소다. 부추의 냄새는 유황 화합물 때문이며 마늘과 비슷한 강장 효과가 있다. 부추는 잎이 연해서 다른 김치처럼 마구 버무리면 풋내가 나므로 조심스럽게 버무려야 한다. 또 소금에 절이면 수분이 빠져 질겨 지므로 젓국만으로 국물 없이 담그는 것이 특징이며, 자꾸 뒤적일 것이 아니라 빨리 담가야 한다. 부추 김치는 빨리 시어지고 시어지면 맛이 없으므로 조금씩 담아 먹는다. .
파김치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실파를 소금으로 절이지 않고 맑은 젓국으로 담근 김치로, 짙은 향기와 매운 맛이 식욕을 돋구어 주는 김치이다. 파김치는 전라도 지방의 김치인데 다른 지방보다 맛이 뛰어난 멸치젓으로 짭짤하게 간을 맞추어 신맛을 예방한다. 또 초겨울과 늦겨울의 김치를 구별하여 담그는 것이 특징이다.
깻잎 김치
깻잎은 고소하면서도 독특하고 진한 향기가 나서 반찬으로 많이 이용된다. 또 간장, 된장, 멸치젓 등에 박아 장아찌를 만들어도 훌륭한 밑반찬이 된다. 이러한 깻잎으로 김치를 담그면 풍미 있는 별미 김치가 되고, 손님상에 내어놓아도 매우 환영받는다. 소금물에 하루정도 담가 삭힌 깻잎에 양념 소를 놓고 돌돌 말아서 담근 김치로 누릇누릇하게 익은 후에 꺼내 놓으면 먹음직스럽고 맛도 일품이다.
통영비빔밥
다른 비빔밥과 만드는 법이 같으나 국을 끓일 때 쌀뜨물에 미역과 파래로 끓인 국을 곁들인다. 파래는 칼슘, 인, 철분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며, 비타민 C도 많다. 신진대사 기능을 높이는 요오드가 풍부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무밥·대구탕
무밥은 무를 굵게 채 썰어 밥솥이나 냄비 밑에 깔고 밥을 지어 양념 간장을 넣어 비벼 먹는다. 대구탕은 대구와 생굴을 끓일 때 국에 배추, 고추, 파 등을 넣어 비린내가 없도록 끓인 국이다. 대구는 꽁치나 청어보다 지방함량이 훨씬 적어 맛이 담백한 것이 특색인데, 대구탕은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온 몸을 훈훈하게 해주며 해장국으로 먹어도 시원하고 주독이 잘 풀리는 음식이다.
굴떡국
떡국을 끓일 때 쇠고기 대신에 멸치 국물을 내어 굴을 넣고 끓인 떡국이다. 멸치는 뼈 째 먹을 수 있는 생선으로 단백질과 칼슘 등 무기질이 풍부해서 임산부나 발육기의 어린이에게 권장되는 식품이다. 멸치국물에 굴을 넣어 끓인 굴떡국은 굴의 싱싱한 냄새가
애호박죽
조개가 흔한 경상도 해안 지방에서 바지락조개와 애호박을 넣어 죽을 쑨 것이다.
안동칼국수
안동지방은 제물국수로 유명하다. 밀가루에 날콩가루를 섞어 반죽하여 만든 국수를 닭고기 국물에 삶아 그릇에 국물과 함께 담고 고명을 얹은 제물국이다. 콩은 비타민 B군이 많고 단백질의 질이 우수한 식품으로 아이소플라본 등의 생리효과로 특히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골곰짠지
가을에 말려 놓은 무말랭이를 배추잎, 고추잎을 넣고 고춧가루, 찹쌀풀 양념, 젓갈로 버무린 짠맛이 있는 장아찌겸 김치이다. 배춧잎은 비타민 C와 칼슘이 풍부하며 섬유소도 풍부하여 변비에 효과가 좋다.
쑥굴레
쑥은 귀자쑥을 넣어야 부드럽고 쫄깃하다. 떡을 먹을 때 꿀에 생강즙을 넣어서 먹는 것이 특색이다. 찹쌀가루에 삶아낸 쑥을 다져 섞어, 밤톨만한 크기로 빚어 녹두 고물을 무친다. 쑥에는 무기질과 비타민의 함량이 많은 것이 특색이다. 특히 비타민 A가 많다. 약 80g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양을 공급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비타민C가 많아 감기 예방과 치료에 좋은 역할을 한다.
대추징조
대추를 부드럽게 쪄서 설탕과 조청에 끓여 볶은 참깨를 뿌린 경상도 지방의 후식이다. 참깨는 리놀렌산, 비타민E가 많고 피부의 건조를 막아 주며 습진이나 옻과 같은 피부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준다.
(2) 경상도 지역의 유명 음식점
1) 부산광역시 유명 음식정
할매집 (부산 중구 남포2동) 미화당백화점 앞 골목 안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으로 40년 전통의 2대째 대물림하면서 회국수 하나만으로 성공한 국수전문집이다. 부산에 오는 관광객이라면 이 집을 한 번 정도는 찾는다고 할 정도로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점이다. 쫄깃한 국수에 재래식 비빔 고추장과 가오리 회를 넣고 버무려서 멸칫국과 함께 먹는 것이 별미이다. 할매집의 명물은 비빔국수이지만 멸치국물에 조갯살을 넣어 말아 주는 물국수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동래할매파전 (부산 동래구 복산동) 동래구청 뒷 골목
조선시대 동래부사가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동래파전의 그 맛을 그대로 간직한 채 4대째 이어오고 있는 집으로 부산 민속음식점 1호로 지정 받은 곳이다. 동래지역에서 70년째 현재 이 곳에서는 40년을 넘게 동래파전 맛을 지키고 있다. 우선 '동래할매파전'의 재료인 '파'는 부산 근교에서 직접 무공해로 재배, 속대만 사용하고 있는 연한 맛이 나며 달마다 맛과 향이 다르다는게 특징이다. 여기에 싱싱한 대합, 새우, 굴, 홍합 등을 찹쌀 가루와 멸치 다신 물에 섞어 죽 같은 걸죽한 반죽으로 개어 채용유(제주도 유채꽃기름)로 부쳐낸다. '동래할매파전'은 파전을 찍어먹는 양념에 간장이 아닌 초장을 내놓는 것이 이채로운데 푸짐하게 들어간 해물의 맛을 더욱 살리려는 뜻인 듯 하다. 또한 자리에 앉으며 물 대신 나오는 식혜 한 그릇과 식사를 마친 뒤 숭늉을 내오는 것도 70년 전통을 살려준다. 오랜 내력을 말해주는 각종 보도기사들이 스크랩되어 있는 식당 입구와 각방에는 전통가구들이 예쁘게 구석구석을 장식하고 있다. 은은히 울러 퍼지는 가야금 연주소리가 옛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동래할매파전의 주인은 '할매'가 아닌 젊은 '주부'다. 이 집의 맛은 며느리들에 의해 이어오고 있는데 현재의 주인공은 제4대 며느리 김정희씨이며 소문난 시어머니로부터 그 독특한 맛을 전수 받아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3년 전부터 이 집의 주방장이 되었다.
물레방아집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성동) 금정산성 동문을 지나 금성동 염소구이마을 입구에 위치한 <물레방아집>은 염소고기로 유명한 집이다. 원래는 산장집이었으나 시설보수 확장과 함께 마당에 물레방아, 연못, 정자 등을 갖추면서 분위기에 걸맞게 물레방아집으로 개명하였다. 지역주민이 생계유지를 위해 방목해 기르던 염소를 동래를 찾는 관광객에게 조리, 판매하면서 염소구이가 시작되었는데 연하고 약간 누린 맛이 염소불고기의 특징이며 건강식품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마당에서 석쇠에다 숯불로 굽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전혀 연기를 마시지 않아도 돼 우선 쾌적하며 번거롭지 않아 좋다. 또 다른 집보다 양념을 듬뿍 넣어 고기를 재므로 항상 신선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해운대암소갈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1동 하야트호텔 앞) 암소갈비만 사용하고 있어 고기가 연하고 맛이 좋아 해운대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전문 갈비집이다. <해운대암소갈비>집은 깨끗한 2층 현대식 건물로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전망 또한 좋다.
은행나무집 (부산광역시 북구 금곡동 금곡 장어마을 내) 구포에서 야산 방면으로 난 국도를 따라 달리다보면 금곡 부근 도로변에 '장어마을'이라는 비석이 서 있다. 이곳에 20여 개의 장어구이 전문업소들이 있는데 이중 한 곳이 바로 <은행나무집>이다. 영양가가 높은 식품으로 잘 알려진 장어는 이곳에서는 주로 낙동강하구에서 공급받고 있는데 고소하고 담백한 맛은 타 지역 장어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2대에 걸쳐 가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은행나무 집은 이곳 장어구이마을이 들어설 때부터 영업을 해오고 있어 가장 오래된 곳으로 그만큼 단골손님도 많이 확보하고 있으며 성심 성의껏 음식을 조리한다는 것이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주인은 말하고 있다.
18번 완당집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 제일극장 맞은편> '완당'은 중국음식 가운데 '훈당'이란 음식을 우리 식성에 맞게 개량한 음식으로 언뜻 보기에는 만두국과 비슷한 모양을 지니고 있으나 만두맛과 우동맛, 라면맛 등이 합쳐져 독특한 맛을 내고 있다. 만두가 쇠고기나 돼지고기로 꽉 찬 속을을 먹는 맛이라면 완당은 만두보다 두껍지 않으며 속 내용물이 훨씬 다양하다. 따라서 얇은 파와 여러 가지가 조금씩 들어가는 만두 속, 시원한 국물맛이 합쳐져야 제맛을 낼 수 있다. 대중의 기호에 잘 맞는 음식으로 남녀노소 가리자 않고 즐겨 찾는 이 식당은 완당전문점 중 가장 오래된 곳으로 2대째 이어 오고 있다.
2) 대구광역시 유명 음식점
대덕식당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 9동 548-2, 안지랑이 계곡 입구)
대구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이른 아침 산책로, 조깅코스로 애용되고 있는 앞산공원 안지랑이계곡 입구에는 해장국집들이 성업중이다. 그 중에서 <대덕식당>이 독특한 맛으로 유명한데 해장국 집들이라 이른 아침에 더 붐빈다. 20여년 동안 같은 장소에서 해장국으로 새벽에 앞산공원을 찾는 산책객이나 아침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집이다. 그렇게 깔끔하다고는 할 수 없는 식당분위기이나 쇠뼈를 고아서 만든 국물에 선지, 배추, 우거지, 파, 토란 등을 넣어 조리한 해장국물은 구수하고 시원해 아침 시장기를 만족시키기에는 다시없는 맛이다. 앞산공원을 끼고 있어 직장인들의 모임이나 각종 연회도 가능하다
현풍할매집 (대구 달성군 현풍면 하동) 현풍휴게소에서 현풍 쪽으로 진입
최근 원조시비로 더욱 유명해진 곰탕 골목이 있는 곳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각지에 분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집의 곰탕 맛은 한마디로 말할 수 없이 구수하면서도 푸짐하면서 국물이 진국이며 고기의 양이 많기로 유명하다. 밑반찬으로 내놓는 가죽나물무침, 무장아찌 등도 맛깔스럽다. 먹고 나서 소화가 잘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속이 매우 편해진다는 말까지 있다.
상주식당 (대구 중구 동성로2가) 대구백화점 후문 앞
추어탕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집이 아마 대구의 <상주식당>과 남원의 <새집추어탕>일 만큼 이 집은 추어탕전문집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집이다. 50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상주식당>은 12월말부터 3월까지는 아예 문을 닫고 휴업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는 '순수한 자연산 논 미꾸라지와 노지재래종인 조선배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정성이 우리 나라 최고의 명점(名店)을 탄생시킨 배경이 아닌가 한다. 아직까지 손수 메주를 쑬 뿐 아니라 추어탕 끓이는 일, 김치 담그는 일 까지도 주인이 직접 한다니 그 정성이 맛깔스러운 추어탕을 만드는 비결인 듯하다. 성수기인 가을철의 추어탕 맛은 국물이 진하면서도 더 없이 담백하여 한국의 명점다운 맛을 연출한다. 경상도지방의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푹 고아 채에 걸러서 뼈를 가려낸 다음 배추시래기와 숙주, 고비 같은 채소를 넣어 된장과 고추장으로 간을 맞춘다. 산초가루를 넣으면 독특한 향과 매운 맛이 추어탕을 더 맛나게 한다.
대하림복전문집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2동 봉명초등학교 옆)
남산교회에서 남문시장쪽으로 가다보면 봉명초등학교 정문 못 미친 지점에 아담한 단층 건물의 <대하림복전문집>이란 상호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복어요리 전문집으로 수년째 이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복어탕에 관한 한 대구지방에서 가장 잘 만드는 집 가운데 한 곳이라고 소문나 있다. 물 좋은 복어만을 재료로 하며 인공조미료를 거의 사용치 않는다. 또한 된장, 간장, 참기름 등 세세한 조미료는 물론 콩나물, 미나리 등 각종 채소도 직접 집에서 기른 것 중심으로 사용하고 있어 우리 입맛에 맞아 먹어본 사람이면 비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시원하고 얼큰한 복어탕 외에 한 사발씩 나오는 배추김치와 깍두기 맛도 각별하여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가족적인 분위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할 수 있으며 점심때면 인근 관공서 직원이나 회사원들이 전날의 숙취를 풀기 위해 많이 찾고 있다.
푸른동산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대공원 옆)
대구시내 중구, 수성구, 서구일대에는 최신식 시설을 갖춘 대형 갈비집들이 여럿 있다. 그 중 수성구 어린이대공원 옆에 있는 <푸른 동산> 갈비집은 규모가 대구시내에서 제일 크며 내부 시설도 좋아 전국의 어느 유명 갈비집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곳이다. 넓은 정원과 우거진 숲, 정자 옆의 물레방아와 인공 연못 등은 도심 속의 휴식처로서 손색이 없는 전원적인 분위기이다. 주로 한우만을 사용하고 있고 참기름, 참깨도 직접 집에서 조리한 것만을 사용한다. 종업원들도 세련된 매너에 친절하며 모든 반찬류는 사기그릇에 정성껏 담아 보기에 깔끔하며 위생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청주버섯식당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뒤)
70년대말 청주에서 처음 버섯요리 전문집으로 영업해 오다 지난 80년 이 곳 대구로 옮겨와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청주식당>이 있다. 충북 영동에서 직접 구입한 버섯만을 사용하고 있어 변함없는 이 집 특유의 버섯요리 맛에 단골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버섯을 찌개, 볶음, 덮밥, 비빔밥, 회 등 다섯 가지로 만들어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는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자주 찾아 고객층이 다양하다. 담백하고 시원한 버섯국물맛 외에 물김치, 샐러드 산나물 등 5-6가지의 반찬을 찬그릇에 담아 내오는 밑반찬은 보기에 정갈할 뿐만 아니라 정성이 가득하고 위생적이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주인이 매일 새벽시장에 나가 반찬거리를 챙기며 주방일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어서인지 옛날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너구리집 (대구광역시 중구 향촌동 74-5)
육회란 소 뒷다리 안쪽 부분인 처지개살을 사각형으로 토막내 하룻밤 정도 잰 다음 양념장에 찍어 먹는 것인데 부드럽고 연한 맛에 예부터 소화기능이 약화된 노인들의 영양식으로 애용되어 온 음식이다. 특히 재래식간장과 마늘, 조미료, 참기름 등을 섞어 만든 양념장이 좋아야 육회가 제 맛을 낼 수 있는데 <너구리집>에선 30여년간 터득해 온 비법으로 양념장을 만들고 있어 지금껏 아무도 모방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생고기도 이 집의 빼놓을 수 없는 별미음식인데 육회와는 달리 바로잡은 소의 처지개살 부분을 생으로 썰어 양념장에 찍어 먹는 것으로 쫄깃쫄깃하여 고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데 특히 술안주감으로는 제격이다. 이외에 간천엽과 각종 내장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 품목이다. 애주가라면 한번쯤은 들러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집인데 푸짐한 고기와 안주에 넉넉한 인심을 느끼게 하는 음식점으로 알려져 있다.
3) 경상북도 유명 음식점
포항물회 (경북 포항시 상원동 중앙통 대로변)
물회는 수백년 동안 전수되어 온 이 고장 특유의 전통향토음식으로 싱싱한 생선에 갖은 양념과 야채, 고추장을 곁들여 얼큰한 맛을 내는 요리이다. 즉 가열조리하지 않은 생선의 영양가와 담백한 미각을 함께 맛 볼 수 있는 음식으로서 주로 한치, 광어, 우럭, 농어 등이 사용된다. 포항시내에는 오래전부터 물횟집이 여럿 있었는데 중앙통의 대로변에 위치한 <포항물회> 집은 40여 년간 그 전통을 이어온 물회의 원조격인 음식점이다. 생선을 얇게 썬 다음 양념과 함께 말아서 국수처럼 먹기도 하고 밥반찬이나 술안주로도 먹을 수 있도록 내놓고 있는데 특히 여름철에는 냉수를 말아먹으면 한결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물회 외에 홀떼기라는 생선을 밥, 엿기름, 마늘, 파 등을 넣고 만든 식해와 생선뼈를 푹 고아서 만든 국물도 함께 맛볼 수 있어 좋다.
부일식당 (경북 구미시 원평동 구미시 2번도로변)
구미시의 중심부는 크게 1번과 2번도로변으로 구분되는데 대구은행 원평지점 뒤 2번도로변에 위치한 <부일식당>은 최신식 시설을 완비, 구미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점 중의 하나이다. 교회 건물을 개조해 2층 양옥으로 꾸민 이 집은 지방에서는 보기 드물게 실내구조나 외형이 모두 그럴듯해 인근 구미공단의 단체 손님을 비롯, 외국 바이어들이 자주 찾는다. 얼마 전까지 이 집의 주메뉴는 버섯찌개로 그 소문난 맛에 전통 향토음식업소로 지정 받을 만큼 꽤나 이름을 날렸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버섯찌게 요리에서 탈피, 상호를 부일갈비라고도 부를 만큼 갈비 전문업소로 탈바꿈했다. 연하면서도 양념이 고루 배어 갈비의 제 맛을 잘 살리고 있으며 쾌적한 상태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지금은 갈비전문업소가 되었지만 손님들이 버섯찌개를 원하면 즉석에서 조리해 줄 정도로 버섯찌개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 음식점이다.
풍기삼계탕 (경북 영주시 하망3동 영주경찰서 부근)
풍기 삼계탕은 인삼의 고장인 이곳 풍기지역의 인삼 재배농가에서 구전으로 내려온 조리법과 서책에 의해 전수된 조리법을 종합하여 오늘날 그 독특한 맛으로 유명하게 되었는데 삼계탕은 특히 원기 회복, 신경 안정, 산후 조리 등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방의서에 기록되어 있다. 영주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풍기삼계탕>은 풍기 삼계탕의 원조격인 집이다. 영계에 수삼 한 뿌리와 찹쌀, 마늘, 생강, 대추, 파, 밤 등을 넣고 끓는 물에 푹 삶아서 나오는데 식욕이나 기력을 회복하는데는 이만한 음식이 없을 정도다. 가끔 영계의 물량이 달려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은 이 지역뿐 아니라 안동이나 점촌지역의 양계장에서 자란 영계를 받아쓰고 있어 싱싱한 삼계탕 맛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
성주식당 (경북 영천시 문재동 영천군청 옆)
닭개장은 우리 나라 서민들이 즐겨 먹는 별식으로 옛날부터 미가에서 귀한 손님을 맞을 때나 사위가 오면 집에서 키우던 씨암탉을 잡아 닭개장 또는 백숙으로 대접하던 풍속이 있었는데 이는 손님에게 정성을 다한다는 우리 나라 전통 미덕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이곳 영천시 문내동의 영천군청 옆 골목에 위치한 <성주식당>은 바로 이러한 정성과 미덕을 손님에게 배풀며 30여 년째 닭개장을 가업으로 전수해 온 식당으로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주방 일을 맡아 그 맛을 이어오고 있다. 닭을 3시간 이상 삶아 건져낸 다음 적당한 크기로 뜯어 놓고 닭 삶은 물에 뜬 기름을 걷어낸 뒤 고춧가루를 그 위에 뿌리고 닭고기와 밀가루, 토란, 고사리, 간장 등을 넣고 약 20분 간 더 끓인 다음 마늘과 조미료를 넣어 완성하는데 입에 붙는 달짝지근한 맛이 일품이며 간도 매운 듯하면서도 달아 독특한 맛을 내고 있다.
남장식당 (경북 상주시 남장동 남장사 부근)
상주시내 중심부에서 보은 방향의 국도를 따라 조금 달리다보면 신라 흥덕왕 때(830년) 창건했다는 남장사가 나온다. 이 사찰에서 1km 가량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보면 <남장식당>이란 큰 상호가 쉽게 눈에 들어오는데 바로 송어요리로 유명한 곳이다. 상주 시민의 휴식처인 이곳에 위치한 이 음식점은 지난 85년도에 송어 양식장을 설치하여 지금껏 송어요리만을 전문으로 영업을 해오고 잇는데 타지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비법으로 지역주민 및 외래 관광객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다. 산세 좋고 물 좋은 속리산 계곡을 눈앞에 두고 있어 휴일이면 서울 등 대도시에서 내려온 자가 운전자들로 꽤 붐비는데 예약을 해 두는 것이 편리하다. 송어는 원래 냉수성 어종으로 항시 흘러가는 깨끗한 물에 서식이 가능하므로 일반 담수어에서 우려하는 간디스토마 등 기생충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밭식당 (경북 점촌시 점촌동 점촌우체국 옆)
점촌시내 한복판인 역 광장에서 도보로 3분 정도 걸어가면 점촌우체국 옆에 <꽃밭식당>이 있으며 삼계탕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이다. 삼계탕은 건강식품으로서 몸이 허약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특히 인기가 높다. 조선시대 때 영남의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한양으로 올라가는 과거 길에 충청·영남 관문인 이곳 점촌 땅을 지나치다 날이 저물면 객주에 들러 하룻밤 쉬어 갈 때 오랜 여행의 피로를 삼계탕으로 풀었다고 한다. 그후 이곳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점촌지방의 삼계탕을 널리 보급시키지 못했지만 손에서 손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 것이 지금의 점촌 삼계탕이라고 한다. 즉 인삼의 약효가 닭에 고루 배어들어 닭 냄새가 없고 맛도 담백하다.
낚시터식당 (경북 영덕군 남정면 구계동 동해고속국도변)
포항에서 동해안고속화 도로를 따라 30여 km 쯤 달리다 보면 국도변에 생선회를 전문으로 하는 횟집들이 여럿 있다. 이 중 한 업소인 <낚시터식당>은 영덕군의 향토음식전문식당으로 동해안 해변가에 위치해 있어 자연 경관이 뛰어나며 국토공원화 사업으로 가로수들이 잘 조성돼 있고 또 인근 주차장도 매우 넓어 주차하기에 편리하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성수기에는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이 하루에도 수백 명씩 이곳을 찾아 생선회의 진수를 맛보고 가는데 뭐니뭐니해도 영덕회의 비결은 동해안 맑은 물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으로 회를 뜬다는 데 있다. 처리 방법은 우선 어류의 머리와 척추골 사이 연수부를 송곳 또는 갈고리를 이용하여 찌른 다음 피를 빼는 것이 제일 큰 비결이다. 회 요리의 으뜸은 광어회를 들 수 있는데 살아 있는 광어를 잡아 피를 뺀 다음 껍질을 벗겨 약 6mm로 썬 후 물기를 없애고 무를 알맞게 채 썰어 준비한 광어회를 올려놓고 초장 또는 겨자를 간장에 풀어 찍어 먹는다. 횟감으로는 광어, 도다리, 돔, 활치, 오징어, 방어, 가오리 등이 주로 쓰이며 어육이 단단한 어종은 물회로 내놓고 있다.
육림방식당 (경북 경주군 안강읍 하곡리 딱실저수지 부근)
경주군 안강읍 두류리에 위치한 딱실저수지는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에 잉어, 붕어, 메기 등 어자원이 풍부하여 인근 일대에 많은 민물고기 요리집들이 성업중에 있다. <육림방식당>은 바로 이곳에서 10년을 넘게 영업을 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으로 장소는 협소하지만 맛만을 최고로 알려져 연중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맑은 딱실저수지에서 자생하는 민물고기들은 양어장에서 기른 것보다 맛이 있고 바닷고기에 비해서도 담백하고 훨씬 더 쫄깃쫄깃해서 좋다. 또한 이곳서 자란 잉어는 예로부터 임산부나 산모에게는 더없이 귀중한 영약으로 일컬어져왔다.
향미식당 (경북 청도군 청도음 고수동 청도역 앞)
추어탕은 특정지방의 토속음식은 아니나 이곳 청도군을 끼고 흐르는 동창천과 청도천은 물이 맑고 깨끗하여 옛부터 민물고기가 많이 자생하였고 이러한 민물고기들은 추어탕, 매운탕, 조림 등으로 이 고장 주민들의 미각을 돋우워왔다. 지금도 이 지역 주민들은 가까운 냇가에서 고기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먹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추어탕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 친숙한 음식이 되고 있다. 청도역 바로 앞에 위치한 <향미식당>은 이러한 지리적인 이점을 충분히 활용, 일찍부터 추어탕 전문업소로 자리잡아온 음식점이다. 미꾸라지를 산 채로 소쿠리나 깊은 그릇에 넣어 소금을 뿌린 후 약 5분 정도 놓아두면 미구라지들끼리 서로 비비면서 거품을 내게 되는데 이 거품을 없애기 위해 여러 번 씻어주면 흙 냄새가 거의 빠진다. 또한 야채를 넣고 끓이다가 각종 조미료로 간을 맞춘 다음 반드시 약한 불에 오래 끓인 후 산에서 자생하는 산초열매 가루를 넣으면 훨씬 더 구수하면서도 얼큰함 맛이 난다. 추어탕 외엔 다른 음식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
요산요수식당 (경북 칠곡군 동명면 구덕동 송림사 입구)
대구·안동을 잇는 5번국도 중 칠곡군 동명면에서 팔공산 순환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송림사 입구에 이른다. 이 지역은 전부터 옻닭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 하나 둘 개업하기 시작, 약 10개소로 늘어났다. 이곳은 원래 백운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어 옛부터 옻나무가 많아 옻밭마을로 불리어 왔으며 이곳 주민들은 옻밭에 오골계를 놓아 먹여 성계가 되면 옻닭탕을 만들어 보양용으로 해먹었다. 송림사 입구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요산요수식당>은 이름 그대로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음식 또한 유명하여 금상첨화이다. 전통 한옥구조로 되어 있어 고향집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여름철에는 우거지 숲에서 평상을 깔고 식사를 할 수 있어 한결 운치가 있다. 산 오골계를 바로 잡아 즉석에서 구이를 하거나 탕을 만듦으로 보통 닭보다 훨씬 기름기가 없고 담백한 맛이 난다.
진남매운탕 (경북 문경군 마성면 신현리 진남교 부근)
점촌에서 문경을 거쳐 서울 방향으로 20여분 달리다보면 강변을 따라 깍아지를 듯이 송아 있는 기암괴석과 검푸른 물줄기는 이곳을 찾은 길손들로 하여금 탄성이 절로 나게 한다. 바로 여기가 그 유명한 경북8경중의 제1경인 진남교반이다. 예부터 이곳 강변에는 주점과 점포가 즐비하여 멋을 아는 한량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인데 특히 진남교반의 강가에서 잡은 메기매운탕 맛은 전구 제일로 쳤을 정도였다. 이곳에 위치한 민물고기 전문업소들은 관광객들의 증가에 따라 그 규모가 확대되고 서설도 위생적으로 개선되었는데 특히 시범업소로 지정된 <진남집>은 2대에 걸쳐 영업을 하고 있는 메기매운탕 전문 음식점이다. 일반 매운탕과 비슷하게 조리하고 있으나 메기매운탕은 반드시 느타리버섯을 넣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하며 공해가 없는 깨끗한 강물에서 자란 메기를 쓰기 때문에 특유의 향취와 맛을 지니고 있고 해물매운탕과는 다른 얼큰함과 구수함이 있어 좋다. 또한 메기는 잉어, 장어 등에 뒤지지 않은 만큼 단백질 등 영양분이 풍부한 어종으로 여름철 건강식품으로 제격이다.
서부냉면 (경북 영풍군 풍기읍 서부동 풍기역 부근)
냉면은 조리법과 종류가 다양하고 지방마다 맛이 독특하다. 물냉면, 열무김치냉면, 회냉면, 비빔냉면 등이 그것이다. 풍기에는 이북 출신주민들이 많은데 이들은 6·25사변으로 월남한 평안도민이 대부분으로 지금도 가끔 거리에서는 평안도사투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이유로 실향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고향의 토속음식을 팔기 시작하던 것이 바로 풍기 순메밀냉면인데 <서부냉면>의 업주 도 실향민으로 오랜 세월 순메밀냉면으로 고향의 전통 미각을 보급해 왔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일반 냉면과는 달리 소다나 첨가물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음식은 손님 수에 맞춰 그때그때 끓여 내오며 불은 꼭 장작불만을 사용한다. 또한 메밀도 최고급품만을 사용하며 이를 맷돌에 갈아 껍질을 벗긴 다음 다시 갈아 부드럽게 분말을 만든다.
수정식당 (경북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오전약수터 입구)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에 위치한 오전 약수터는 조선시대 성종 때 어떤 보부상이 발견하였다고 전해지는 약수터로 당시 성종이 관리들에게 팔도의 약수를 시험케 한바 이 약수가 가장 성분이 좋고 약효도 우수하여 전국 제일로 꼽았다는 기록이 있다. 바로 이 약수터 입구에는 오전약수를 길러 닭백숙을 전문으로 하는 <수정식당> 같은 음식점들이 몇 군데 있는데 이 고장의 전통향토음식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오전약수에 닭을 씻어 찹쌀, 대추, 잣, 마늘 등을 넣고 푹 고아서 조리한 약수닭백숙은 닭의 영양과 약수의 약효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며 특히 닭을 골 때 참나무 장작불을 때는 등 정성을 다한다.
울산식당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주변항 지방도로변)
광어 및 도다리로 회를 떠 내놓은 뒤 밥 대신 전복죽을 끓여 주는 <울산식당>은 뭐니뭐니해도 전복 죽 맛을 제일로 꼽고 있다. 고소하면서도 영양가가 듬뿍 들어 있어 요즘은 아예 전복죽만 따로 팔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또한 음식 인심이 후해 전복죽 하나만 시켜도 딸려 나오는 밑반찬들이 많아 무엇부터 맛을 봐야 할지 망설여지면 현대 감각에 맞게 최신식 위생시설을 갖추고 있고 식당내부도 매우 청결해 우선 보기가 좋다. 그런데 이 <울산식당>의 전복죽 맛도 일품이라면 일품이라 할 수 있지만 식당이 소재한 이곳 죽변리 마을은 눈앞에 동해안의 길고 긴 해안선이 펼쳐져 있고 뒷편에는 울창하고도 수려한 산림이 가득 에워싸고 있어 바다를 찾는 손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안동민속음식점 (안동시 성곡동) 안동시내에서 4km 지점 민속촌내
안동지방 특유의 음식인 헛제사밥의 별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방에 따라 각 문중별로 제사음식도 조금씩 다르지만 이 지방에서는 마늘과 고춧가루 등 자극성 있는 양념을 쓰지 않는 담백한 맛 그대로 이며, 특히 상어와 방어로 만드는 산적이 독특한데 약간 썩힌 듯한 것이 내륙 지방 특유의 풋풋한 맛이라 하겠다. 조리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각종 나물을 삶아 낸 후 일체 자극성 있는 양념을 피하고, 참기름, 깨소금과 재래식 간장 등으로만 맛을 내고, 어물이나 육류는 싸리로 만든 꼬치에 끼워 익혀서 산적을 만든다. 탕은 산적을 하고 남은 고기와 무를 넣어 재래식 간장으로 맛을 내어 끓여내는데 담백한 맛으로 맵고 짜지가 않아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다. 이 밖에도 이 집에선 안동 지방의 또 하나의 별미인 건진국수는 이 고장 사투리로 하면 건진국시다. 봄부터 가을까지 낙동강에서 잡히는 은어를 달인 국물에 국수를 말고, 애호박이며 양념을 얹은 시원한 국수는 안동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맛이다. 현재는 은어가 잘 잡히지 않아 쇠고기국물로 맛을 내 옛 맛을 즐길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약수식당 (청송군 청송읍 부곡동) 주왕산 국립공원단지 내
주왕산이 국립공원으로 개발되면서 가장 많이 개발된 곳이 달기약수인데, 설탕 맛을 제거한 사이다 맛이 나는 달기약수는 위장병, 빈혈, 만성부인병에 효력이 있다 하여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이 집의 달기약수에 끓이는 약수닭백숙은 전국에서도 유명한 향토음식이다. 닭백숙은 닭과 찹쌀과 마늘을 넣고 약수를 부어 참나무로 불을 때어 푹 고을뿐 이렇다 할 조리법도 없는데 약수물이 좋아서인지 고기가 매우 부드럽고 연하다.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 되어 어느덧 약수백숙이란 별명을 갖게 되었다.
♣ 경주의 명물 팔우정 해장국 동네 (경주시 황오동 팔우정 로타리 근처)
경주는 국제적인 문화관광도시여서 국내외 관광객으로 항상 붐빈다. 40∼50여 년전, 염매시장에서 새벽장을 보러 오는 장사꾼들을 위해 문을 열기 시작한 후 염매시장이 폐쇄되자 현재의 위치인 팔우정로타리에서 해장국을 만들어 팔게 되었는데 지금은 그 수가 30여 곳이 된다. 그 어느 곳이나 값싸고, 시원하고 담백한 해장국을 맛볼 수 있다. 팔우정 해장국은 국물을 콩나물로 우러내기 때문에 시원하며, 특히 메밀묵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요석궁 (경주시 교동) 반월성과 계림 근처 교동 최부잣집
1,000년에 이르는 신라 왕조의 영화를 더듬어 짐작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름 그대로 궁터 같은 한정식 전문집이지만 저녁에는 요정으로 바뀌어 영업하니 시간을 맞추어 예약하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 전통적인 양반집 가옥에서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잇는 것은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유명한 것은 '경주법주'로 널리 알려진 전통 '교동법주'를 만날 수 있다. 한국 전통 가옥에 따르는 조경미에 유서깊은 가구, 골동품적인 가치가 있는 식기 등 마치 박물관을 연상하게 하는 분위기에서 느끼는 한정식의 매력은 무엇일까?
4) 경상남도 유명 음식점
제일식당 (경남 진주시 대안동 중앙시장 내)
값싸고 별미로 소문난 집인 중앙시장내 <제일식당>은 옛부터 진주비빔밥으로 유명한 곳이다. 순수 자연산만을 재료로 한다는 진주비빔밥은 전라도의 전주비빔밥과 쌍벽을 이루는 경상도지방의 대표적인 비빔밥이다. 진주비빔밥은 1915년경에 처음 선보인 음식이었는데 당시 이 고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다고 하며 2-3개 식당에서 이 맛을 전수해 왔으나 현재에는 이곳 <제일식당>에서만 유일하게 그 맥을 잇고 있다. 따라서 <제일식당>의 비빔밥은 진주의 자랑거리가 됐고 진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 들러 비빔밥을 먹으며 진주 천리길의 여수를 달랜다.
진주집 (경남 진주시 판문동)
진양호 유원지 일대에는 20여년 전부터 통닭요리가 성행해 미식가들의 발길이 잦은 곳인데 판문동 삼거리서 우측 도로를 따라 100여 미터쯤 가면 오른쪽 길가에서 <진주집> 상호를 볼 수 있다. 양념을 듬뿍 넣고 푹 삶은 것이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귀띔하는 주인 윤옥련 씨는 전 축구 국가대표 조광래 씨의 모친이어서 더욱더 소문난 집이 되었다.
굴항집 (경남 삼천포시 대방동 대방진굴항 바닷가)
한려해상공원이 눈앞에 펼쳐지는 전망 좋은 대방진굴항 바닷가에 있는 <굴항집>은 생선횟집이 몰려 있는 이 일대에서도 제일 먼저 생긴 집으로 마당에는 400년 묵은 느티나무가 서 있으며 한여름에는 옥상에 자리를 마련, 달 뜬 밤바다를 바라보며 생선회의 진미를 즐길 수 있다. 싱싱한 활어와 함께 산채, 깻잎 등을 초장, 겨자즙 등에 쳐서 약주와 곁들이면 맛이 그만이고 영양식으로도 그만이다. 한려해상을 찾은 관광객들이 한번 이상을 꼭 들러 회 맛을 보고 가는 곳 중에 한곳이다.
왕경식당 (경남 울산시 남구 장생포동 한진조선 입구)
동해 남부의 장승포 해안은 옛날부터 고래잡이의 명산지로서 고래고기 전문집이 여럿 있었다. 이중 고래잡이가 신통치 않게 되면서부터 다른 집들은 문을 닫았으나 <왕경식당>만이 아직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희귀한 고기라 처음 맛을 보는 사람은 다소 느끼한 냄새에 친숙해지기 어려운 점이 있으나 참기름을 비롯, 갖은 양념에 버무리면 고래고기 특유의 맛에 반해 누구나 이 집을 다시 찾곤 한다. 고래고기는 각 부위별 맛이 달라 날(생회)로 먹거나 굽거나 삶아서 먹어야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고래육회는 일정시간 냉장고에 재뒀다 먹어야 맛이 난다.
충무김밥 (경남 충무시 항남동 항남동 해운센터 앞)
기능보유자인 어주이 할머니가 해방 후 충무·부산간 여객선에서 처음 판매했다는 충무김밥은 이제 너무나 유명해져 전국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집에서 만들어 먹는 김밥과는 달리 충무김밥은 밥 속에 아무 것도 넣지 않고 그 대신 김치, 깍두기 등과 꼴뚜기, 오징어를 데쳐 무친 찬을 따로 준비해 양념간장에 찍어 먹도록 하고 있다. 요즘은 어주이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누가 원조냐는 것을 가게마다 큰 사진을 걸치고서 서로 주장하고 있다.
새집식당 (경남 충무시 항남동 항남동 해운센터 뒤)
항남동 해운센터 뒷골목에 위치한 <새집식당>은 값싸고 푸짐한 해물 비빔밥으로 유명한 집이다. 먹기에 간편한 비빔밥이라는 점과 해산물을 주재료로 하여 영양가가 높고 사계절 어느 때나 맛볼 수 있어 찾는 사람이 많다. 소라, 전복, 굴, 피조개, 고막 등 남해안의 온갖 해물을 섞어 주는 비빔밥 외에 각종 해물에 된장을 푼 뚝배기 맛도 일품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오동동초가할매집 (경남 마산시 동성동 오동동 어시장 내)
60년대 중반 현 업주의 시어머니인 안소락선 씨가 처음 개발, 보급시켰다는 아구찜은 이제 마산의 명물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전통향토음식이다. 각종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독특한 맛을 내며 미용식으로도 그만인 경상도지방의 대표적인 음식이 되었다. 고부간 2대에 걸쳐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오동동초가할매집>은 아귀찜의 원조로서 매스컴에도 자주 소개되었다. 아귀 맛의 비결은 아귀를 얼마나 정성 들여 말리느냐에 있다고 말하는 주인은 이 집에선 아귀를 잡아다가 최소한 한겨울 3-4개월 동안 말린 다음 상에 올린다고 하며 토장은 오직 재래식만 사용해야 아귀찜의 제맛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새오륙도식당 (경남 김해시 불암동 선암다리 장어구이촌 내)
김해시내에서 부산방면 국도를 따라 달리다보면 선암다리 지나 우측에 30여 곳의 장어구이 전문식당들이 잇는데 이 중 한 집이 바로 <새오륙도식당>이다. 이 집은 주로 낙동강 하류에서 서식하는 자연산 민물장어를 구입해 재료로 사용해 왔으나 최근 자연산 장어의 부족으로 양식한 장어를 구입해서 쓰고 있다. 여느 집과 비슷하게 장어구이를 만들고 있지만 장어를 굽는 정성과 양념 배합이 맛을 결정하는 가장 큰 비결이라 이 집에서도 양념 배합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쓴다. 특히 양념조리 때 간장과 장어뼈, 묵을 적당히 혼합하여 100도 정도의 불에 24시간 끓여 전체 용량의 3분의 1 정도로 바싹 졸이는 것이 맛의 요체라고 주인은 말하고 있다.
고바우식당 (경남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해인사 입구)
가야산 국립공원의 해인사 입구 관광단지에 위치한 <고바우식당>은 더덕구이로 유명한 전통향토음식 지정식당으로 가야산과 해인사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주고객이다. 옛날 해인사에 머물던 승려들이 인삼 대용으로 더덕을 생식하였다는데 이곳 더덕은 양념을 쳐 석쇠에 구우면 더덕 특유의 향기가 진하다. 특히 이 집에서는 고추장과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구워 주므로 반찬으로서뿐 아니라 술안주로도 그만이며 더덕무침도 먹어볼 만하다.
해원장 (경남 사천군 용현면 선진리 선진성 아래)
사천만해역은 옛부터 이 일대 해안 모래밭에서 백합이 자연 생산되어 백합을 주원료로 한 음식이 일찍부터 발달해 왔다. 찹쌀에 백합을 넣고 대추, 인삼 등을 곁들여 끓이는 백합죽은 영양가가 높을 뿐 아니라 소화도 잘돼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특히 알맞은 음식이다. 임진왜란 때의 전적지인 선진성 입구에 위치한 <해원장>은 바로 이 고장의 자랑하는 백합죽 전문식당이다. 주로 인근 앞 바다에서 잡은 백합을 사용하고 있다. 맛이 깨끗하고 신선하며 쫄깃쫄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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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충청도 지역의 음식 |
농업이 성한 충청도에서는 쌀, 보리, 고구마 같은 곡식과 무, 배추 같은 채소 그리고 목화와 모시가 많이 생산된다. 서쪽 해안 지방은 해산물이 풍부하나 충청북도와 내륙에서는 좀처럼 신선한 생선을 구하기가 어려워 옛날에는 절인 자반 생선이나 말린 것을 먹었다. 삼국 시대 때에 백제에서는 쌀, 고구려에서는 조, 신라에서는 보리가 주곡이었을 것으로 추측될 만큼 이 지역은 오래 전부터 쌀이 많이 생산되고 그와 함께 보리밥도 즐겨 먹는다. 충청도 음식은 그 지방 사람들의 소박한 인심을 나타내듯이 꾸밈이 별로 없다. 충북 내륙의 산간 지방에는 산채와 버섯이 많이 나 그것으로 만든 음식이 유명하다. 풍부한 농산물로 죽, 국수, 수제비, 범벅 등과 떡도 많이 만든다. 서해안에 가까운 지역에서는 굴이나 조갯살 등으로 국물을 내어 날떡국이나 칼국수를 끓이기도 한다. 음식 맛을 낼 때는 된장을 많이 사용하며, 겨울에는 청국장을 만들어 구수한 찌개를 끓인다. 충청도 음식은 사치스럽지 않고 양념도 많이 쓰지 않는다. 경상도 음식처럼 매운맛도 없고, 전라도 음식처럼 감칠맛도 없으며, 서울 음식처럼 눈으로 보는 화려함은 없으나 담백하고 구수하며 소박하다. 주식 중 밥은 흰밥과 보리밥, 찰밥, 콩나물밥 등을 하고, 칼국수, 날떡국, 호박범벅 등을 자주 하는 편이다. 국은 토장국이 흔하고, 굴냉국, 넙치아욱국, 청포묵구 등도 끓인다. 된장찌개, 청국장찌개, 젓국찌개도 즐긴다. 찬물로는 장떡, 말린묵볶음, 호박고지적, 웅어회, 오이지, 상어찜, 애호박나물, 참죽나물, 어리굴젓, 각색부각, 호도장아찌 등이 있다. 병과류로는 떡은 물호박떡, 쇠머리떡, 꽃산병, 햇보리떡, 약편, 도토리떡 등이 있고, 과자류로는 무릇곰, 무엿, 각색정과 등이 있다. 음료에는 찹쌀미수와 복숭아화채가 있다.
청국장
흰콩을 불려 메주를 쑤듯이 무르게 삶아서, 나무 상자나 소쿠리에 담아 보를 씌우고 담요를 덮어 따뜻한 곳에 2, 3일 두면 끈끈한 진이 생긴다. 이 때 절구에 대강 찧어서 생강, 마늘, 소금,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려 놓고 쓴다. 겨울철에 두부나 김치를 넣고 청국장 찌개를 끓이면 구수한 냄새와 소박한 맛이 난다.
호박 꿀단지
시골에서는 호박을 늦가을까지 누렇게 익혀서 두는데 둥글넙적하게 생긴 것을 맷돌 호박 또는 청둥호박이라고 한다. 호박의 꼭지 부분을 동그랗게 도려내어 그 속에 꿀을 한 홉쯤 넣고 다시 막아 큰솥에 찐 다음 한 김 나가면 막은 것을 빼고, 속에 고인 물을 마신다. 이것은 특히 산모의 산후 부증을 빼주고 영양을 보충해 주므로 어느 집에서나 출산 전에 미리 호박을 준비한다. 찐 호박을 갈라서 수저로 떠먹거나 범벅을 만들기도 한다.
호박지찌개
늙은 호박의 속을 긁어내고 껍질을 벗겨 얇게 저민 다음 절인다. 무나 배추, 무청도 썰어서 절인 다음 보통 김치를 담그듯이 하여 익힌다. 이렇게 익은 호박지에 쌀뜨물을 부어 간을 하고 끓여 먹는다.
굴냉국
굴이 많이 나는 충남 서산지방에서 주로 해먹던 음식으로 생굴을 씻어서 파, 마늘, 간장으로 무친 다음 동치미 국물을 붓고 식초, 고춧가루로 간을 하는 냉국이다. 찰밥과 함께 먹으면 소화에도 좋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어리굴젓
굴은 우리 연안 어디서나 난다. 그러나 예로부터 서산굴을 더 쳐주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서산반도는 서해 바다 깊숙이 들어앉아 있으면서 개펄이 잘 발달돼 있다. 게다가 해안 개펄에 닿은 산들은 바위산들이어서 굴의 서식조건에 더욱 알맞다. 개펄에 돌을 실어다 뿌려 놓으면 이것이 굴밭이고 여기서 나는 굴이 곧 석화다. 알이 좀 굵은 것이 있고 자잘하면서도 까만색이 도는 것도 있는데 굵은 것보다는 까맣고 잔 것이 '강굴' 또는 '꺼먹굴'이라고 해 어리굴젓은 이것으로 담가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어리굴젓의 '고향'인 서산의 가로림만과 천수만은 지금도 좋은 굴이 나다. 가로림만 위쪽 벌천포 개펄에서 자연산 꺼먹굴을 따는 아주머니들은 하루에 3kg 정도를 딴다고 한다. 서산시장에 들어가면 이 굴을 살 수 있는데 이것을 사서 집에서 직접 담가 먹는 게 옛 맛에 가까이 가는 길이다.
열무짠지
충청도에서는 김치를 짠지라고도 하는데 겨울에는 배추짠지, 여름에는 열무짠지를 주로 담근다. 열무짠지는 열무를 절여서 풋고추와 다홍고추, 실파를 넣고 버무려 항아리에 담고, 소금으로 간을 한 밀가루 풀을 국물로 넉넉히 부어 익힌다. 두부를 만들 때에 생긴 순 물을 국물로 붓기도 하는데 풋내도 없고 감칠맛이 난다.
알타리 동치미
돌돌한 알타리무는 흔히 젓갈을 넣고 얼큰한 김치로 담그지만, 고춧가루를 전혀 넣지 않고 삼삼한 소금물에 담가먹는 충청도식 알타리 동치미의 맛도 시원하다. 동치미 국물은 소금물을 하루 전쯤 약간 짭짤하게 타놓은 것을 붓는 것이 담그기도 쉽고 맛도 싱싱하다. 소금물이 약간 짭짤해야 먹을 때쯤 간이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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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전광역시 유명 음식점 |
한밭식당 (대전 동구 중동) 대전역에서 도청 쪽으로 100m 거리
대전을 대표할 만한 설렁탕의 명문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집이다. 이 식당 주방에 가면 엄청나게 큰 가마솥 3개가 걸려 있는데, 이것이 이 집의 역사를 말해 주는 듯하다. 애물 끓이는 솥, 중간 솥, 마지막 솥이라 부르는 이 솥 3개를 합치면 소 한 마리가 들어갈 정도이다. 이처럼 큰 가마솥은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찾아보기가 어렵다. 설렁탕을 이 3개의 솥에 옮겨가며 세 차례에 걸쳐 5시간이상 끓여 내는데, 이렇게 끓이고 나면 마지막엔 진국만 남게 되는데 이것이 진미(珍味)이다. 푸짐한 양의 고기와 지라 등을 넣는 진국 설렁탕에 큼직큼직하고 맛이 좋은 깍두기와 깍두기국물을 풀어먹는 맛은 우리 서민들이 즐기는 구수한 맛이라 할 수 있다.
할머니묵집 (대전 유성구 봉산동) 구죽동사무소 뒤 톨게이트 2km 지점
옛날에 먹고살기 어려운 시절에 맛으로보다 굶지 않기 위해 메밀묵을 쑤어 먹기도 하고 남은 것은 팔아 생계수단으로 삼던 것이 이제 '할머니묵집'으로 발전하였다. 이 집을 중심으로 구죽동은 묵마을로 불리우고 있다. 도토리묵, 메밀묵, 보리밥과 두부, 순두부, 부침개 외에 안주감으로 닭탕과 백숙이 있다.
국일식당 (대전광역시 중구 선화동, 국일극장 위층)
대전 중심가 국일극장 위층에 위치한 돌솥밥 전문점인 <국일식당>은 도심지에 있어 쇼핑을 하고 나서 들러볼 수 있는 곳이다. 돌솥밥은 쌀과 잡곡을 불려서 야채를 넣고 거기에다 밤, 호두, 잣, 대추를 넣고 육수를 부어 밥을 짓는데, 야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쾌한 맛을 내며 또 맛이 담백하고 자극성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식용유로 누룽지를 만들어 주는데, 그 구수함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 밖에 대전에서는 두 번째로 오향 오리 요리를 개발하여 내놓고 있다.
한성토장국 (대전시 중구 선화동, 중촌동 사거리)
원래는 토장국 개발자라고 할 수 있는 황윤희 씨가 운영하던 한국 토장국집을 현 업주인 김경애 씨가 인수하면서 이름을 <한성토장국>으로 바꾸었다. 토장국이라 하면 소의 목뼈를 곤 국물에 시래기(우거지)를 넣고 재래식 된장을 풀어, 생강과 마늘로 양념한 국이다. 풍부한 영양가를 지닌 건강식품이면서도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우러나 해장국으로도 많이 애용되고 있다. 충청도 하면 으레 구수하고 소박한 맛으로 대표되는데, 이 집의 토장국이 바로 그런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 준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늘 각종 나물 등 풍부한 밑반찬으로 충청도의 훈훈한 인심을 느낄 수가 있다. | |
3. 충청북도 유명 음식점 |
서울뚝배기집 (충북 충주시 충주관광호텔 맞은편 골목)
최근 우리 음식문화는 큰 격동기를 겪고 있다. 홍수처럼 밀려들어오는 서양의 패스트푸드점에 우리 음식이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번듯한 길목마다 수억대를 투자해 들어서고 있는 외국식당들이 줄줄이 성업 중이다. 청소년들은 물론 이제는 30-40대 주부들도 즐겨 찾는다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도 서울에서 2시간 거리인 충청도 길을 멀다 하지 않고 우리 고유의 청국장을 찾아 삶들이 몰려드는 곳이 있다. 충주에 있는 <서울뚝배기집>이 바로 그곳이다. 청국장을 전문으로 내는데, 충청도 말로 담북장집이다. 알고 보면 별미로 칠 수도 없는 일상의 음식이건만 이곳 청국장집은 항상 붐빈다. 패스트푸드점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만큼이나 청국장집을 찾는 사람들도 그만큼 있는 것을 보면, 마치 서로 다른 차를 타고 나들이 길에 나선 사람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충청도 사람들은 예로부터 청국장을 즐겨 먹었다. 아무래도 내륙에 있는 중주, 제천, 괴산, 청원 등에 질이 좋은 콩이 많이 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충청지방에서는 겨울에서 봄까지 따뜻한 아랫목에서 담북장을 띄우는 모습을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충청도 사람들조차 담북장 맛을 보기가 그리 쉽지 않게 됐다. 오히려 청국장집이 별미집으로까지 불리게 되었다. 이런 탓인지 충청도에서 몇 안 되는 청국장집들은 아예 청국장 전문집이 됐고, 이제는 찾아오는 단골들 때문에 업종도 바꿀 수 없게 되었다. 서울뚝배기집도 그런 집 중의 하나이다. 청국장은 식품학적으로 충분한 영양을 갖춘 음식이다. 콩을 띄우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익한 영양소와 해독제 성분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얘기고, 특히 띄울 때 생기는 '무틴'이라는 끈적끈적한 물질은 위벽에 퍼지면서 자극성 물질로부터 위를 보호해 주는 탁월한 기능을 지녔다는 것이다. 그래서 충주의 <서울뚝배기집>은 청국장 맛을 즐기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새벽에 해장국으로 대신하려는 사람들까지 몰려든다. 이미 20년 가까운 경력의 서울뚝배기집 주인 지영옥 씨는 콩을 띄울 때 반드시 소쿠리에 띄운다. 그래야 물기가 덜하고 색깔도 곱게 난다는 것이다 콩은 10시간쯤 푹 삶아 뜸을 들인 뒤 24시간쯤 띄운다. 띄운 콩은 메주처럼 대충 찌면서 소금으로 간을 해 그릇에 담아 놓고 청국장을 끓일 때마다 알맞게 떠 넣어 국물에 푼다. 바글바글 끓는 채로 나오는 청국장은 두부가 몇 점 들어가고, 파와 마늘, 고추 등과 함께 익은 김치가 꼭 들어간다. 그래야만 개운한 맛이 더 있다고 한다.
경희식당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 법주사 입구 상가단지 뒷길
우리 나라 별미집 코너에 항상 등장한 유서 깊은 山菜(산채) 한정식집이다.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한정식집인 이 집의 주인 남경희 할머니는 [간추린 우리 나라 음식 만드는 법]이라는 저서도 있는 선각자로 궁중요리에도 일가견이 있다. 식탁을 대충 살펴봐도 밥과 국외에 따라나오는 찬이 박정과, 돌김무침, 표고전과, 성게젓, 소라채무침, 희금자깨죽 등 40여 가지의 반찬이 나오는데 어느 음식 하나를 입에 대도 정성이 깃든 각별한 맛이다. 속리산 토산의 버섯과 나물, 멀리 대전까지 구입해 온다는 채소 등 굳이 비싼 재료보다는 갓 나온 싱싱한 계절 식품을 취한다. 가히 교자상 다리가 휠 정도이니 속리산과 법주사를 여행하는 이들이 한번 들러가지 않는다면 恨(한)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 고유의 요리법을 기본으로 하되 다소 현대화하여 덜 맵고 덜 짜게 만든 음식이 우리 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들이나 부녀자들에게도 인기가 있어 가족 동반 여행에 꼭 추천하고 싶은 음식점이다.
별미식당 (충북 옥천군 옥천읍 금구리) 옥천읍 조흥은행(구 충북은행) 근처
전국에서도 깨끗하기로 유명한 금강 상류 1급수에서 자생하는 올갱이만 사용하여 끓여 내는 올갱이국밥은 순수 충청북도 옥천지역의 향토음식으로 수 백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음식이다. 1월부터 3월까지는 올갱이국에 시금치, 부추, 마늘, 된장, 파 등을 넣어 만들며, 4월 중순부터는 시금치 대신 아욱을 넣어 보다 맛깔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올갱이무침도 있는데, 올갱이는 표준말로 다슬기이며 비타민 A, B, C 및 특히 F가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박달재기사식당 (충북 제천군 봉양면 원박리 박달재 정상)
해발 560m인 박달재 정상에 위치한 토속음식점이다. 박달재를 넘어가면서 쉬어가는 휴게소로 10여 년 전부터 <박달재 솔밭식당>으로 잘 알려진 곳이나 90년 들어서 <박달재기사식당(제천군청 지정처)>으로 간판을 바꾸어 걸었다. '도토리 채묵'은 옛날 선비들이 간식으로 많이 먹었던 음식이며, 현재에도 인을 많이 함유, 비만증 및 성인병에 좋다하여 널리 보급되어 있는 음식이다.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라는 유행가로 널리 알려진 이곳은 조선중기 과거를 보러가던 박달도령에게 정성을 다해 도토리묵을 싸주던 금봉낭자의 애틋한 사랑을 담은 박달재 전설이 전해 오는 곳이기도 하다. 도토리 채묵은 묵을 국수같이 가늘게 빼서 양념을 한 육수에 버무려 먹는 간식으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나며, 산채나물 등과 함께 식사를 따로 내놓는 도토리묵 백반도 권할 만하다.
강변집 (충북 소태면 밑 목계마을)
해마다 11월 중순이 지나면 오르기 시작하는 매자는 몸집이 마치 다 자란 모래무지만 하고, 그러면서도 몸 색깔과 무늬는 모래무지보다 더 선명하고 깔끔하다. 얼핏 어름치와 혼돈하리 만큼 하얀 몸집에 까만 점으로 줄무늬를 이루고 있다. 살은 모래무지와 마찬가지로 희고 단단해 매운탕보다는 조림을 해놓으면 그 맛이 별미다. 조림을 가장 맛있게 한다는 <강변집>의 조리과정을 보면, 그 날 건져올린 매자를 잘 다듬어 놓았다가 냄비 밑에 무와 감자를 깔고 매자를 나란히 얹은 다음 양념장을 부어 국물이 잦아들도록 바짝 조린다. 향을 돋우기 위해 넣은 빨간 물새우도 눈맛과 향미를 더해 준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넣었다는 검정콩도 씹히는 맛이 별미스럽다. 한 마리씩 옮겨다 알맞게 끓여 먹으면 짭짤하면서 고소한 맛이 옛스러운 우리 고유의 맛이 분명하다.
보송식당 (충북 충주시 역전동, 새마을금고 옆)
충주시청에서 시내쪽에 있는 역전동 새마을금고 옆에 위치한 한식집인 <보송식당>이 있다. 주로 육류를 취급하고 있으나 식사 도중에 내놓는 된장찌개 대신 콩비지탕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콩비지탕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예로부터 충주, 중원지방은 산간분지로 콩의 생산이 풍부한 데다 영양가가 높아 콩 식품이 많이 개발되었다. 원래 요리솜씨가 뛰어난 업소 주인 유근무 씨가 이 콩비지탕을 직접 개발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가지고 87년도 충청북도 향토음식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콩비지탕은 콩을 하루쯤 불려서 간 다음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우거지를 넣고 끓여내는데, 점심시간이면 인근 주변의 샐러리맨들로 발디딜 틈도 없을 만큼 붐빈다.
장수추어탕집 (충북 충주시청이 들어서는 금릉동 광장 앞)
주인이 키워내는 우렁이는 흙 속에서 자라는 것보다 더 연하고 흙 냄새도 전혀 없는 청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남편과 함께 우렁이를 키우던 부인 박미자 씨가 집에서 끓여 먹던 우렁이 된장, 우렁이 쌈장 등을 식단으로 하여 우렁이 전문음식점을 내게 됐다. 예로부터 우렁이와 된장이 어우러지면 장맛은 극치를 이룬다. 그 중에도 계절감이 돋보이는 쌈장과 초무침, 전골은 특히 인기가 높다. 쌈밥은 진된장에 우렁이와 갖은 양념을 놓고 볶은 것이고, 장과 함께 봄 냄새가 짙은 달래와 돌미나리, 돌나물, 취나물 등 들나물과 호박잎, 신선초, 치커리, 양배추, 상추와 쑥갓 등 10여 가지 쌈감이 한 소쿠리 나온다. 봄나물을 곁들인 쌈의 대향연이다. 어머니가 만들어 놓은 우렁이 쌈장에 호박잎으로 쌈을 싸먹던 그 맛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는 것이 주인의 자랑이다. 주인인 조근호 씨는 군에 입대하기 전 60년대만 해도 논에 김을 매며 주섬주섬 우렁이를 주워 한쪽 모서리에 모아 놓으면 새참을 들고 나온 어머니가 한 바가지씩 거둬가곤 했다고 한다. 이렇게 논에서 잡은 우렁이들을 쌀뜨물에 담아 흙을 토해내게 한 다음 된장과 함께 끓여 놓으면 쌈장으로 그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군에서 제대하고 잠시 직장생활로 고향을 떠났다 돌아와 보니 그 많던 우렁이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어려서부터 우렁이와 친숙했던 그가 새로 우렁이 양식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그렇게 생소한 줄을 몰랐고,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로 여길 만큼 쉽게 접근해서 성공할 수 있었다. 요즘 그는 우렁이 양식을 해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과 만나느라 하루해를 다 보낼 정도로 바쁘다.
용탄가든휴게소 (충북 충주시 용탄동, 충주댐 진입로 변)
충주 시내에서 제천쪽으로 나선 뒤 다시 충주댐 진입로로 들어서서 새한미디어 공장을 지나 댐 못미처 1km지점에 위치한다. 30여 년째 2대에 걸쳐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집이다. 10여 년 전 탄금대에서 현재 위치로 이사했다. 이젠 충주에서는 <용탄가든 휴게소>를 물어보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맑고 시원한 강을 한눈에 내려다보면서 먹는 쏘가리회와 매운탕은 광어회보다 낫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맛의 비결은 매일 어부들에게 직매입해 그때그때 손님이 주문하는 대로 잡아서 정성을 다해 끓이는 데 있다. 또 충주호에서 잡은 생선은 오염이 안돼 맛이 특별하다고 한다. 특히 이 집에서 담그는 고추장과 간장 맛은 매운탕 맛을 좌우하는데, 양념류도 주인이 직접 시골장을 찾아다니면서 최상품만을 구입한다.
칠오삼식당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리, 무극 단위 농협지소 맞은편)
개업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았으나 주위에는 꽤 알려진 업소이다. <칠오삼식당>은 주로 용봉탕, 흑염소구이, 삼계탕 등 스태미너 식품을 취급하는 곳이어서 30, 40 대의 남성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용봉탕은 예로부터 물의 용과 하늘의 봉황에서 한 글자씩 따와 물과 하늘이 조화를 이룬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민담에 의하면 어느 양반집에서 하인이 대감이 먹다 남긴 용봉탕을 몰래 재탕하여 먹었는데, 그 후 하인은 정력이 넘쳐 하녀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용봉탕의 재료는 충주호에서 잡아 올린 20cm 이상의 잉어만을 사용하고 있는데, 요즘 생선이 줄고 값이 비싸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데다가 4인분 이상 주문을 해야만 먹을 수가 있다.
상주집 (충북 청주시 서문동, 서문동 오거리)
청주의 중심지, 서문시장 입구의 청주양조장 옆에 있는 전통음식점이 <상주집>이다. 20년을 넘게 올갱이국 하나만을 끓여오고 있는데 올갱이란 맑은 물의 돌 밑에 붙어사는 일종의 민물다슬기로 이 고장에서는 올갱이 또는 올뱅이라고 부른다. 올갱이국은 남한강 상류에서 잡아온 올갱이를 하루 정도 물속에 담가 찌꺼기를 빼낸다. 이를 15분 정도 삶으면 파르스름한 물이 우러나는데, 이 국물에 된장을 푸고 양념을 하여 부추를 듬뿍 넣어 끓여낸 것이다. 올갱이국은 올갱이는 제쳐놓고라도 부추 자체도 영양가가 많고 소화작용을 도와 해장국으로는 물론 속병을 앓는 사람들도 만이 찾고 있다.
배론농원 (충북 제천시 배론성지 옆)
<배론농원>은 햇밀로 만든 우리밀국수를 전문으로 내놓는다. 한 번 이 맛을 본 사람들이 주말나들이를 겸해 다시 찾아와 민박집에 머물며 밀국수를 만들어 먹고, 맑은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고 간다. 주말이면 10여 개의 방이 거의 다 찬다고 한다. 주인 이광원 씨 부부는 성지를 찾아오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민박과 음식점을 하면서 대를 물려오는 산밭에 밀농사를 짓는다. 이들이 밀농사를 짓게 된 사연도 그럴 듯하다. 밀농사는 단순한 농사로만 생각하면 전혀 채산성이 없지만 농사지은 밀을 직접 밀국수로 만들어 여름내 팔고 나면 그런대로 수입도 되고, 보람도 뿌듯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곳 우리밀 국수는 민박손님들과 주인이 구별 없이 둘러앉아 밀반죽을 하고 밀판에 밀어 함께 나눠먹는 맛이 각별하다. 우리밀 국수는 빛깔이 갈색이고 다소 거칠다. 그나마 이제는 밀을 빻아 주는 방앗간마저 없어, 원주까지 나가서 한 가마씩 빻아 오지만 완벽하게 껍질을 벗겨내기란 힘든 일이다. 이러니 눈처럼 하얀 밀가루와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맛은 옛날 맷돌에 갈아낸 우리 고유의 밀국수 맛과 흡사하다. 연초록 빛깔의 애호박과 풋감자를 썰어 넣고 푹 끓여 놓으면 처음에는 심심하고 별 맛을 못 느낀다. 그러나 두세 술 떠먹다 보면 밀 고유의 향이 입안에 배어나면서 은은하고 구수한 뒷맛에 말려들게 된다. 양념에서 맛이 나고 매끄러운 보통 국숫발에 비하면 우리밀 국수는 질감은 다소 거칠어도 국숫발 자체에서 우러나는 깊은 맛이 있다. 우리밀 국수를 먹고 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그 구수한 맛에 잠재한 향수라든가 고유한 밀국수 정서가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분명 우리밀 국수의 순수한 맛에는 마음에 와 닿는 무엇이 있다는 확신이 든다. 방을 미리 예약하고 가서, 하루나 이틀 묵으며 성지의 맑은 정원을 걸으면 심신이 맑아진다. 저녁을 먹고 농원 앞 냇가에 나가 토종 메기를 잡아다 메기매운탕을 끓여 놓으면 즐거운 밤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해가 지면 계곡에서 불어 내려오는 선선한 바람에 몸이 날아갈 듯 시원하고, 모기들이 맥을 못 출 정도로 선선해 피서지로도 그만이다.
연송집 (충북 청주시 산성동, 산성마을 입구)
청주 산성마을은 명암약수터에서 굽이굽이 돌아서 올라가는 산성로를 따라서 6km 정도 가면 전통 한옥 마을에 닿게 되는데, 전통 한옥 31호 가운데 20여 호가 도토리묵, 도토리빈대떡 등을 파는 민속 주막촌이다. <연송집>은 전통음식점으로 지정되어 타 업소보다 손님이 많은 편이며, 청원군 낭성, 가덕, 미원 등지에서 생산되는 도토리를 빻아 여기에 밀가루, 미나리, 풋고추, 당근 등을 혼합하여 부친 도토리빈대떡이 일품이다. 또한 이곳의 별미는 오골계와 토종닭백숙을 꼽을 수 있는데, 외지에서 청주를 찾는 사람들은 산성 동동주와 토종닭백숙을 맛보기 위해 누구나 한번씩 찾고 있다.
돌솥식당 (충북 충주시 중원군 상모면)
수도권 배후의 휴양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수안보온천장 일대의 제일장 입구와 하얀장 여관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돌솥식?gt;의 특징은 손님을 앉혀 놓고 주문하는 양에 따라 밥을 지어 내놓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식당에 들어와서 최소한 20여 분 정도를 기다려야 식사를 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특히 돌솥밥을 지으면서 물이 끓기 전에는 절대로 뚜껑을 닫지 않는데, 이는 돌솥이 열로 달기 시작하면 온도가 일정하게 되기 때문에 밥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물이 끓기 시작하면 숟가락으로 거품을 걷어내고 불꽃을 줄여 뚜껑을 닫고 뜸을 들인다. 이렇게 해서 지어진 밥은 각종 산나물, 김치, 된장찌개 등 15가지 밑반찬과 함께 정식으로 차려진다 그래서 '돌솥밥 정식'이라고도 불린다.
경북집 (충북 청주시 내덕2동, 연초제조창 후문)
청주시 내독동 연초제조창 후문에 위치한 전통 음식점이다. 3년 전까지 내덕동 6거리 조금 위쪽에서 영업을 했으나 장소가 협소해 늘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지자 이곳으로 이사, 2층을 지어 문을 열었다. <경북집>은 새뱅이 매운탕, 미꾸라지 조림, 피라미 조림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중 새뱅이 매운탕과 미꾸라지 조림이 제일 인기가 좋다. 새뱅이란 새우의 충청도 사투리로 둠벙새우라고도 한다. 둠벙새우는 젓갈용 보통새우보다 작고 거무스레한데 주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에서 자란다. 그래서 현풍, 경산, 회인, 괴산, 달천 등지에서 직접 조달한다. 또 진기미라고도 하는 보리새우는 대청댐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주둥이에 침이 달려 있어 손질을 해야 한다. 새우에 갖가지 양념을 하여 프라이팬에서 지글지글 볶아내면 빨갛게 익어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이렇게 완성된 새뱅이 매운탕은 얼큰할 뿐만 아니라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시원한 맛을 느끼게 한다.
삼일집 (충북 옥천군 동이면 조령리)
1970년 경부고속도로 준공과 함께 개장된 금강유원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그 규모 면에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가운데 제일로 친다. 이 금강유원지 뒤쪽 외딴 마을 조령리는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 경부고속도로상의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금강 상류의 깨끗한 물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로 끓여내는 매운탕 맛도 뛰어나지만, 그보다도 피라미를 조려낸 '도리뱅뱅이' 맛이 일품이어서 <삼일집>을 찾는 사람이 줄을 잇는다. 이 도리뱅뱅이가 처음 선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금강유원지가 생겨나면서부터인데, 이제는 새로운 명물이 되어 주변에 열두 집이 생겨나 향토음식점촌을 형성하고 있다. 금강유원지에서 잡히는 피라미를, 배를 타고 기름에 튀긴 다음 양념고추장을 발라 다시 튀기면 바삭바삭 씹히는 맛이 매콤하고 고소하며 담백하다. 그래서 배부르게 먹기보다는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에 간식이나 술안주로 많이 찾고 있다.
선광집 (충북 옥천군 청산면 지전리)
옥천에서 고속도로로 나가 영동인터체인지에서 보은쪽으로 가다가 청산대교를 건너 우회도로로 직진하면 다리 우측에 생선국수로 소문난 <선광집>이 있다. 청산면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보청천에서 잡아 올린 빠가사리, 메기, 실어, 눈치, 등 각종 민물고기를 넣고 끓인 것이 생선국수다. 이 생선국수는 옥천 이외의 타지방에선 맛볼 수 없는 별미로 이 집에서는 지난 62년부터 40여 년간 생선국수 하나만을 끓여 왔다. 얼큰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생선국수는 특히 과음한 다음날 해장으로 좋다고 한다. 또, 모래무지의 내장을 발라내고 바삭하게 튀긴 모래무지 튀김의 맛 또한 각별하다.
전원식당 (충북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
괴산에서 50년 넘게 드러내놓고 장맛을 자랑하는 토속식당으로 일년 내내 담북장을 맛볼 수 있다. <전원식당>에서 말하는 담북장은 콩을 띄워 그대로 먹는 청국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흰콩을 서너 시간 불려서 하루 정도 은근하게 삶아 뜨거운 곳에서 사나흘쯤 띄워 발효시킨다. 이것을 절구에 찧어 주먹만한 메주를 만들고 각종 야채 쇠고기 등을 넣어 뚝배기에 끓여서 각종 채소류, 육류, 어패류, 젓갈류 등의 열댓 가지 풍부한 밑반찬과 함께 내놓는 것이 바로 담북장 백반이다. 보글보글 끓는 담북장은 약간 새콤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나는데, 일반 가정집에서 먹는 것 같은 훈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아리랑토면 (충북 제천시 중앙로)
충북 북부의 중심도시 제천은 인근 100여 리 거리에 국내 최대의 시멘트 공장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상공업의 중심지이다. 제천시의 중심을 이루는 중앙로의 동쪽 동문시장에서 왼쪽으로 가다보면 화랑예식장이 보인다. 이곳 뒷골목 허름한 2층집에 <아리랑토면>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토면은 강원도 춘천지방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막국수의 일종이다. 이 식당에서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쫄깃쫄깃한 메밀국수를 넣어 내놓고 있다. 이 집의 특징은 매일매일 반죽을 해두었다가 손님이 올 적마다 사람 숫자대로 그때그때 국수를 빼서 삶아 낸다는 점이다. 따라서 맛이 담백하고 시원하면서도 새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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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충청남도 유명 음식점 |
송암식당 (충남 온양시 온천동, 온양 제일관광호텔 앞)
개업한 지 10년이 넘었으며 온양 및 외지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콩나물 비빔밥 전문점이다. <송암식당>은 주재료인 무공해 콩나물의 경우 직접 길러서 사용하며, 참기름도 직접 짜서 사용한다. 또 고추장은 순창에서 가져다 사용하고 있다. 쌀에 콩나물을 겹겹으로 두어서 지은 밥을 양념장으로 비벼 먹는 콩나물비빔밥은 서민적이면서도 영양가가 풍부하며, 콩나물 특유의 맛을 풍기고 있다. 이 식당의 특색은 사철 열무김치를 밑반찬으로 내놓고 있는 것과 양이 많다는 점이다. 근처 샐러리맨, 부인들의 계모임 등 단골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밤새 술을 한 해장 손님들을 위해 쇠고기 따로국밥을 팔고 있는데 이 또한 별미이다.
이학식당 (충남 공주시 중동, 공주 박물관 입구)
1945년부터 현 업주의 모친이며 기능 보유자인 고봉덕 씨가 <이학식당>을 시작하면서 5일장에 오는 많은 외지 상인들을 대상으로 값싸고 맛좋은 국밥을 놋그릇에 제공하여 오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국과 밥을 따로 제공하고 있는 따로국밥은 지금은 질그릇(뚝배기)에 제공하여 위생상 단점을 보완하였으며, 또 장시간 우려낸 국물을 사용하여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백제의 고도를 찾는 많은 관광객과 특히 재일 교포들이 많이 찾아 옛맛을 즐기고 있다. 한번 찾은 손님은 공주를 방문할 때마다 그 맛을 못잊어 다시 찾고 있다고 한다.
이학식당 (충남 청양읍 읍내리, 청양문화원 뒤)
충남 청양은 충남의 알프스라고 일컬어지는 도립공원 칠갑산이 위치하고 많은 종류의 산나물과 버섯이 자생하고 있는 곳이다. 표고버섯 전골은 칠갑산 참나무를 이용하여 재배된 표고버섯으로 만든 음식이다. 표고버섯 전골의 주재료인 버섯과 산나물은 무공해 천연 식품으로 비타민 A, C가 풍부하고 고유한 향기와 맛은 담백하고 감칠맛이 나 토속적인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이학식당>은 늘 깨끗하고 위생적인 모범업소로 '맛있게 들고 건강하세요'라는 표어 아래 '깨끗하고, 맛있게, 품위있게'를 실천하고 있다. 또 톡 쏘며 시원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동치미가 사시사철 상에 올라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따라 나오는 반찬으로는 더덕구이, 산나물, 연한김치, 동치미 등이 있다.
충남수족관 (충남 대천시 신흑동)
대천해수욕장 해변도로 초입에 위치한 양옥 3층으로 근처에서 제일 큰집이다. <충남수족관>에서는 서해안에서 다량 서식하는 꽃게를 항상 신선하게 공급받아 꽃게탕을 끓여내고 있다. 이 지역에서 봄에 나오는 꽃게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30여 년을 한 곳에서 영업을 하다보니 자연히 단골 손님을 많이 확보하게 되었으며, 특히 주방의 경우는 10여 년 동안 모두 함께 일하고 있어 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자랑한다.
삼기수족관 (충남 서산시 동문동, 서산 축협 앞)
서산시내 축협 앞 큰길가에 위치한 <삼기수족관>은 서산의 맛을 대표하는 맛깔스러운 집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집의 별미인 꽃게장은 서해안 지방의 전통음식으로 보릿고개 때 먹던 보리밥과 함께 일미로 알려져 있는데 낙지탕, 아귀탕, 꽃게탕, 우럭탕 등의 식사를 할 때 어리굴젓과 함께 밑반찬으로 내놓고 있다. 서산의 어리굴젓은 맛이 얼큰하여 한국인의 기호에 잘 맞고, 영양이 풍부하여 강장식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식당의 꽃게장은 어리굴젓 젓국물을 항아리에서 2년 동안 발효시킨 다음 끓여서 게를 넣어 사나흘쯤 후에 내놓는 것이라 더욱더 맛이 좋다.
빼뽀어죽집 (충남 홍성군 금마면 장성리, 홍양지 옆)
홍성군 금마면에는 일명 빼뽀지라고 하는 홍양저수지 낚시터 옆에서 2대에 걸쳐 영업을 해온 전통 향토음식점인 <빼뽀어죽집>이 있다. 홍양지에서 잡히는 각종 민물고기를 끓여 어죽을 만들어 내는데, 어죽이 영양가가 높고 맛이 좋다하여 낚시꾼뿐만 아니라 근처 홍성도립병원 환자들이 간식으로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항도횟집 (충남 보령군 웅천면 관당리, 무창포 해수욕장 앞)
서해 무창포해수욕장 진입로에 위치한 횟집이 <항도횟집>이다. 무창포 해수욕장 앞 바다에서 잡히는 갑오징어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으로 해수욕장 이용객 및 관광객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유명해졌다고 한다. 예로부터 어부들은 어로작업 중에 힘겨움과 외로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많이 마셨는데, 안주로서 오징어를 가늘게 채를 쳐서 고추장과 양념국물에 타서 마심으로 힘든 일을 잊고 지냈다 한다. 근래에 들어 생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별미로 오징어 회덮밥을 가까운 주민들끼리 나눠 먹게 되었는데 그 맛이 담백하여 이용객들이 자꾸 늘어 이제는 전통음식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강변가든 (충남 금산군 제원면 저곡리, 천래강변)
금산에서 영동으로 가는 금강상류 천래강변에 위치한 2층 파란 청기와집의 <강변가든>. 금산이 인삼의 명산지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이곳 천래강에서 잡은 메기, 쏘가리, 빠가사리 등을 사용하여 인삼을 넣고 어죽을 쑤어낸다. 인삼어죽은 고기를 푹 고아서 인삼 한 뿌리를 넣고 버섯, 감자, 미나리, 쑥갓, 시금치, 수제비 등을 넣어 얼큰하게 끓인다. 국물이 넉넉하여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평양냉면집 (충남 천안시 사직동, 천안 국민은행지점 뒤)
평양냉면의 진미는 한마디로 찡한 육수 맛에 있다. 질 좋은 메밀과 감자전분을 적당한 비율로 섞고 동치미국물이 들어가 그 맛이 시원하기 그지없는 평양냉면은 냉면이란 이름이 바로 이 음식에서 연유하지 않았나 할 정도다. 평안도 지방에서 현 업주의 조모가 평양냉면 기술을 습득하여 월남, 이곳에서 3대에 걸쳐 영업을 하고 있는 <평양냉면집>은 지금도 그 맛을 못 잊어 타지에서 찾아오는 단골 실향민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이 밖에 녹두빈대떡과 아바이순대를 내놓고 있는데 음식 하나 하나에도 갖은 정성을 다해 만들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맛에 신경을 쓰고 있는 집이다.
나루터식당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교리, 부여 유스호스텔 옆)
<나루터식당>은 우선 전망이 좋고 교통이 편리해 백제문화권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이곳을 꼭 한번 권하고 싶은 음식점이다. 백마강에서 잡은 장어로 만든 민물장어구이가 전문 메뉴인데 특이한 것은 이 집에선 다른 집과 달리 간장양념으로 양념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통 한국식 고추장으로 만든 고추양념장을 사용하고 있어 담백하면서도 느끼한 맛이 덜하다는 점이다. 다른 지방에선 경험 할 수 없는 특이한 장어 맛이다. 이 외에도 10여 가지 이상의 반찬이 나와 충청도 지방의 후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한정식과 도토리묵, 녹두빈대떡 등도 별미이다. 이 지역은 원래 문화재보호구역이라 건물을 증·개축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관계로 내부만을 현대식으로 개조해 식당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이용에 전혀 불편이 없으며 오히려 백제 고도의 은은한 향취를 느낄 수 있어 한결 좋아 보인다.
그때 그집 (충남 예산군 덕산면 사철리, 수덕사 입구)
수덕사 경내로 들어가기 전 입구 매표소 부근에는 산채정식 및 산채비빔, 더덕구이정식 등 산나물을 주재료로 하는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자리해 있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물 좋고 공기 맑은 무공해지역에서 자란 나물을 주로 쓰고 있기 때문에 입맛이 한결 낫다. 특히 <그때 그 집>이란 옥호를 갖고 있는 이 집은 시설 면이나 규모 면에서 이 일대서 단연 제일로 보기 드물게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는 현대식 식당이다. 이른 봄 햇나물이 나올 때 대량으로 구입한 산나물을 잘 저장해 두었다가 집에서 직접 담근 양념을 첨가하여 조리한 더덕구이 정식 등 산나물류는 훨씬 감칠맛이 날 뿐 아니라 담백한 맛으로 한결 손님들의 입맛을 돋운다.
대송회관 (충남 당진군 장고항)
회로 먹는 생선 가운데 가장 작고 맛이 독특한 것으로 뱅어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아산만이 열려 있는 충남 당진군 장고항은 음력 3월이면 서해바다의 진객인 뱅어가 제철이다. 뱅어는 처음 나타날 때는 워낙 작은 데다 비늘이 없고 몸집이 투명해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마치 실오라기 같다고 해 '실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유독 당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뱅어회는 '실치회'라고 해야 통한다. 횟감이 담긴 접시에는 오이와 쑥갓, 당근 배를 채친 것이 함께 나오고, 참기름과 초고추장이 따라나온다. 먹을 때마다 알맞은 양의 뱅어를 각자 접시에 옮겨놓고, 야채와 초고추장을 얹어 무쳐 먹는다. '실치 무침회'다. 특이하게도 비린내가 전혀 없고, 다소 쌉쌀한 맛이 감돌아 뒤끝이 깔금하다. 별로 씹힐 것이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데다 고소한 참기름과 새콤한 초장이 곁들여져 입 안에 녹아드는 느낌이 여느 횟감과 전혀 다르다. 뱅어는 원래 회로 먹는 고기가 아니었다. 이것을 횟감으로 내게 된 연유도 색다르다. 잡히는 시기가 보릿고개와 맞물려 배가 출출할 때마다 뱅어를 한 사발 떠놓고 고추장이나 된장에 비벼 먹으면 든든하기도 하고 뒷맛이 깔끔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때 기억을 더듬어 상품으로 내놓았다는 것이다. 그때는 배가 고파 먹었지만 지금은 맛으로 먹는다. 뱅어회에 한 번 맛을 들이면 외지에 나가 살다가도 날짜를 꼽아 꼭 찾아온다고 한다. 뱅어회에는 쑥갓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 배 채친 것이 섞이면 더욱 환상적인 맛을 낸다고 한다. 회와 함께 바지락조개로 만든 맑은 장국이 따라나오는데, 좀더 별미로 즐기려면 바지락국 대신 뱅어국을 별도로 주문하여 곁들여 먹으면 한결 제 맛이 난다. 이곳 어항에서는 평소에도 된장국에 뱅어 말린 것을 한줌 넣고 술국으로 끓여 먹는다.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집이 <대송회관>이다. 장고항은 국내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떠오른 석문방조제에 닿아있다. 차를 가져가면 일직선으로 뻗은 10km의 길을 달려 보는 통쾌함을 맛볼 수 있다.
면천송어집 (충남 면천농협 앞 골목)
이 지역에서 잡아온 미꾸라지들을 사 모았다가 옛 방식대로 추탕을 끓여내는데 일대 미식가들로부터 도내 제일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곳 추탕은 우선 미꾸라지가 이 지역에서 나는 자연산이고 주인의 성격 탓인지 미꾸라지를 아끼지 않고 넉넉히 넣어 걸쭉하고 고소한 맛이 과연 도내 제일이라 할 많다. 미꾸라지가 지척에서 나지 않고는 흉내낼 수 없는 맛이다. 논에서 잡아온 미꾸라지는 맑은 물이 흘러 넘치는 수조에 넣어 2-3일 씻어낸다. 매일 아침 그 날 점심에 쓸 만큼의 미꾸라지를 삶아 체에 걸러 걸쭉한 육수를 만들어 놓고 손님의 인원수대로 뚝배기에 덜어 탕을 끓여낸다. 국물에는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지 않고 부추와 깻잎, 대파와 들깨 같은 것이 약간 들어갈 뿐, 호박도 달고 걸쭉해 칼칼한 맛이 안 난다고 넣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마늘과 고추가 듬뿍 들어간 다대기는 만들어 바로 넣으면 톡 쏘는 기운이 있어 구수한 추탕의 진미를 해친다고 알맞게 익혀서 쓴다. 그러니 얼큰하면서도 맵지 않고 은은하고 감칠맛까지 있다. 이렇게 끓인 추탕은 예로부터 전통 있는 여름철 보양식이었고 충분한 영양가에 풍미를 가득 지니고 있기도 하다.
반도회관(모항 근처), 오성회관(모항근처), 천리포휴게소식당 (천리포항근처)
만리포해수욕장은 모항의 아나고회와 천리포어항의 갱개미회가 일품이다. 모항은 만리포해수욕장에서 바다를 향하여 왼쪽으로 이어지는 솔밭 너머에 있고, 천리포는 반대로 해수욕장의 오른편에 있다. 모항은 태안반도 내에서 해안단구가 가장 발달된 지역으로 해금강의 일부를 옮겨다 놓은 듯, 기암 절벽들이 파란 바다 위에 병풍처럼 둘러쳐 포구를 이루었는데 그 모습이 가히 절경이다. 해산물도 연안 어족이 사계절 없는 게 없다. 특히 모항 앞 바다는 서해안 아나고(바다장어)의 명산지이고 7-8울이 성수기다. 금방 잡아온 바다장어를 툭툭 토막쳐 놓고 아무런 양념 없이 굵은 소금만을 뿌리며 숯불에 구워먹는 '아나고통구이'는 이곳의 대표적인 별미다. 석쇠 위에서도 꿈틀거리는 싱싱한 장어를 노릇노릇하게 구워 놓으면 그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천리포항은 음력 5월부터 7월까지 가오리의 일종인 갱개미회가 제철이다. 산 갱개미를 즉석에서 회를 떠 발갛게 무쳐 놓으면 가오리 특유의 투명한 살과 오돌오돌한 물렁뼈가 매콤새콤한 양념맛과 함께 횟감으로는 독특한 경지다.
가야산장 (충남 가야산 기슭의 개심사 앞)
신평저수지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미꾸라지어죽을 쑤어 손님상에 낸다. 아마도 미꾸라지를 직접 잡아 어죽을 쑤어 전문으로 내는 집으로는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스럽고 고지식하게 끓여낸 토속적인 맛이 짙게 배어난다. 더욱이 이곳 미꾸라지는 농약이 금지된 목장의 초지로 둘러싸인 저수지에서 잡은 것이어서, 오염의 염려가 없다. 잡아온 뒤에도 샘물에 넣어 흙 냄새를 자연스럽게 씻어낸다. 어죽을 쑬 때는 미꾸라지를 푹 삶은 다음, 통째로 채에 갈아 걸쭉한 육수를 만들고, 그 국물에 찹쌀과 국수를 넣고, 다시 푹 끓여 죽을 쑨다. 이때 들깨나 참기름, 깻잎, 마늘과 생강 등 10여 가지의 양념으로 맛을 돋우고, 고추장과 된장을 푸어 간을 맞춘다. 끓을 때 밑에 눌어붙지 않도록 계속 저으며, 구수한 냄새가 배어날 때까지 뜸을 푹 들이는 정성이 따른다. 이렇게 끓여 낸 어죽은 보기만 해도 걸쭉하고 끈끈한 질감이 미꾸라지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다른 곳에서 볼 없는 질박한 진국이다.
죽(粥)의 기원
학자들은 발굴된 유물을 토대로 죽의 기원을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곡물을 채집하거나 재배해 끓여먹었는데, 그게 바로 주이었다고 한다. 인류가 음식물을 익혀먹기 시작하면서 처음 먹은 것이 죽이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밥보다 훨씬 앞선다. 뿐만 아니라 누구든 엄마의 젖을 떼고, 처음 먹는 음식 역시 묽은 죽이다. 이처럼 죽은 익혀 먹는 것의 기원이 된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사용한 토기의 흔적을 살펴보아도, 인류의 처음 먹거리는 밥보다는 죽이다. 죽 역시 조선시대에 들어 본격적인 모습을 갖췄고, 그 내용도 무척 다양해졌다. 조선시대에 죽이 얼마나 성했는가 하면, 단순한 흰죽에서 야채를 넣은 야채죽, 잡곡이나 열매를 넣은 별미죽, 고기를 갈아놓은 보양죽, 어패류를 넣은 어죽, 심지어는 약죽과 매화꽃잎을 넣은 매죽(梅粥)까지 있었다. 그 종류가 문헌에 기록된 것만으로도 1백 가지가 훨씬 넘었다고 한다. |
밤나무농원 (충남 논산군 부적면 외성리)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요리에는 밤주악, 밤편, 밤다식, 밤조림 등 밤을 재료로 한 요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식문화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밤은 인체에 필요한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좋은 약식이기도 하다. 밤 100g에 단백질은 3g을 차지하고 전분과 당질은 거의 50%에 가깝다. 비타민류도 골고루 들어 있는데 특히 비타민C는 28mg이나 들어 있어 일반 과일이나 다름없고, 삶거나 구워도 그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이 밖에 비타민B는 쌀의 4배에 가깝고, 기타 칼슘, 철 등도 골고루 들어 있다. 밤의 속껍질에 들어 있는 타닌은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특효약이다. 그래서 밤을 알맞게 장복하면 보양강장의 기능까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밤을 좀더 적극적으로 개발, 밤국수와 밤묵, 밤부침, 밤조림, 밤닭백숙 등을 전문으로 내고 있다. 3만여 평의 밤나무농원을 경영하는 주인 김순희 씨는 10년 가깝게 각종 밤요리를 직접 개발해 내기도 해 밤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에 올라 있다. 밤묵과 밤국수 만드는 법은, 우선 밤의 겉껍질을 벗긴 다음 물을 넉넉히 부어가며 곱게 갈아 보자기나 고운 체에 받쳐 앙금을 안친다. 앙금이 다 가라앉으면 윗물을 알맞게 덜어내고 끓이면서 묵을 쑤어 식힌다. 밤국수는 깐밤을 완전히 말린 다음 다시 제분기에 넣어 고운 가루를 내 밀가루를 약간 섞어 반죽해 국수틀에 넣어 뽑아낸다. 이렇게 만든 밤묵은 도토리묵보다 매끄러우면서 냄새가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고, 밤국수도 밤으로 만든 느낌이 전혀 없다. 멸치장국에 담백하게 말아내지만 일반 국수와는 달리 영양가가 높고, 약효까지 있다고 하니 몸에 좋은 별식임에 틀림 없다. 밤부침은 가정에서도 믹서기만 있으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밤의 겉껍질만 벗겨내고 묽기가 알맞게 물을 섞어가며 곱게 간 다음 야채와 들어갈 소를 버무려 넣고 번철에 지져내면 된다. 속껍질이 들어가 약간 떫은 듯하지만 쌀가루나 밀가루를 조금 섞어 얇게 부치면 떫은맛이 사라진다고 한다.
오뚜기횟집 (충남 서산의 천수만 간월도 어항)
새조개는 원래 개펄이 황토와 이어지는 남해안 고흥만이나 강진만이 주서식지로 알려져 있던 것이다. 새조개가 나는 곳은 여름 장마철에 뻘건 황토가 흘러 개펄을 덮어 주는 곳이라야 된다고 한다. 전에 없던 새조개가 나는 천수만은 간척사업을 하면서 10km가 넘는 방조제를 쌓을 때 부석면 일대의 붉은 흙산을 헐어다 바다를 메웠다. 이로써 새조개가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이듬해부터 새조개가 천수만에서 잡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천수만은 새로운 새조개 어장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간척사업이 굴을 밀어내고 대신 새조개를 선물한 셈이다. 천수만 새조개는 얼핏보면 서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모시조개처럼 생겼는데 그보다는 좀더 크고 껍질 속이 꽃분홍색이 난다. 이 조개를 가서 먹이 주머니를 갈라 펄흙을 털어내고 깨끗이 헹궈낸 뒤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낸다. 우선 회로 먹고 바글바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초장을 찍어 먹기도 한다. 새조개 데침회(샤브샤브)인 셈인데, 조개 중에도 유난히 단맛이 짙고 부드러운 조갯살과 달콤한 뒷맛이 그만이다. 다 먹고 난 뒤에 뽀얗게 우려난 국물에 라면이나 국수를 볶아 먹기도 하는데 그 맛 또한 일미다. 간월도 어항 <오뚜기 횟집>을 찾으면 이런 새조개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진국집 (충남 서산시청 군청관장에서 광장약국 방향으로)
충남 서산은 서해안 태안반도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다. 도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엎드리면 코 닿는 곳에 산다'는 옛말이 아직은 실감날 만큼 어디든 5-10분 거리로 걸어다니기에 알맞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이 점심때 집으로 가지 않고, '조선밥' 먹으러 가자면서 우르르 몰려가는 집이 있다. 얼마 전까지 군청 앞 광장이라 부르던 서산시청 앞 광장 골목 안의 <진국집>이 바로 그곳이다. 처음에는 40-50대의 공무원들이 주로 찾던 곳이지만, 지금은 젊은 직장인들과 주부들의 계모임에 이르기까지 널리 알려졌다. 이처럼 이름난 조선밥은 바로 서산의 고유 음식 '게꾹찌'백반이다. 정확한 이름은 '겟국찌개백반'이다. 서산반도 내에서도 당진과 해미쯤만 벗어나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다는 순수한 서산지방 토속음식이다. 게꾹지는 끓이는 방법이 좀 특이하다. 건더기를 아무거나 넣지 않고, 반드시 김장을 하고 뒷설거지한 것을 쓴다. 배추를 다듬으며 벗겨낸 겉껍데기 우거지이거나, 포기를 이루지 못하고 납작하게 퍼진 시래기 배추에 굵은 막소금을 훌훌 뿌려 못생긴 항아리에 가득 절여 놓았다가 대충 헹구어 쑥쑥 썰어 놓는다. 양념도 별로 하지 않고 굵은 고춧가루만 한 수저쯤 얹는다. 맛도 씁쓸하고 짠맛이 첫인상이다. 다만 절이는 과정에서 결이 삭고 마치 백김치나 동치미처럼 은은하게 익은 상태여서 막김치찌개 같은 인상도 있다. 그러나 겟국을 몇 차례 졸여 붓는 동안 가득 담근 꽃게에서 우러난 각종 아미노산 과 핵산이 듬뿍 들어 있어서인지, 뒷맛은 개운하고 입에 착 붙는다. 서산 <진국집>의 게꾹찌는 다소 개량된 것이다. 요즘은 배추 겉껍데기 우거지와 시래기 배추가 오히려 구하기 어려워, 아예 통배추를 통째로 절여 놓았다가 우거지처럼 헹구어 넣는다. 그래서 배추가 한결 부드럽고 보기에도 거친 맛이 덜하다. 옛날 같으면 부잣집 게꾹찌쯤 되는 격이라고 한다. 상 한가운데 게꾹찌 뚝배기와 된장 뚝배기, 달걀찜 뚝배기, 김치찌개 뚝배기 등 따뜻한 뚝배기만 3-4개 오르고, 직접 담근 어리굴젓과 파래무침, 생굴을 넣은 무채 무침, 생선구이 그리고 국 대신 구수한 숭늉이 따라 나온다. 서산의 고유음식들 중에서 유독 '게꾹찌 백반'만이 이처럼 인기를 누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게꾹찌의 상차림은 거의가 채소류와 짠 반찬이지만 먹고 나 뒤 속이 편안하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이다. 조선밥을 먹고 나면 반드시 쾌변과 숙변을 유도해 내는 확실한 효과가 있어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산이 지방도시이기는 하지만 식생활의 변화에서 오는 폐해를 가끔 이곳을 찾으며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 서산 토박이들의 자랑이다.
저곡식당 (충남 금산군 제원면 저곡리) 금산에서 영동 쪽 천래강 근처
어죽(魚粥)에 인삼 한 뿌리를 넣고 버섯, 감자, 미나리, 쑥갓, 시금치에 파와 마늘 그리고 수제비를 빚어 넣은 만든 것이 이 집의 대표적인 음식인 인삼어죽이다. 어죽의 주된 재료로 민물고기인 메기, 모래무지, 배가사리 등은 금강 중류의 맑은 천래강에서 잡은 것들이다. 이 집에서 양념으로 쓰고 있는 고춧가루와 고추장도 최상품의 재료로 직접 만들어 쓰고 있다. 이 집의 메뉴는 인삼어죽 외 피라미튀김, 쏘가리매운탕, 메기매운탕 등이 있다.
황산옥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환산동)
이 집에는 메기매운탕의 맛도 일품이지만, 이름도 생소한 황복매운탕과 우여회가 주된 메뉴다. 황복이란 금강에서 잡히는 민물복어로 빛깔이 누렇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금강에서 잡히는 복어는 바다에서 잡히는 복어와는 달리 독성이 없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더구나 황복어는 금강에서 사철 잡혀 아무 때나 먹을 수 잇는데 집에서 담근 고추장, 된장, 간장만으로 조리하기 때문에 특히 매운탕 맛이 좋다. 우여란 이 고장에서만 부르고 있는 웅어를 말한다. 멸치과에 속하는 우여는 주로 이른봄부터 한여름까지 산란을 위해 금강으로 왔다가 잡히는 물고기로 은빛깔이 나는 고기다. 갓잡은 우여를 각종 양념에 무쳐 회로 먹게 되는데,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고소하고 향긋하다. 이 밖에 복찜과 민물장어구이도 추천할 만하다.
팽나무집 (금강 하구둑)
웅어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에 오른다. 음력으로는 3월 중순부터 4월에 해당된다. 성질이 워낙 급하고 살이 연해 웅어는 그물에 닿기가 무섭게 죽어, 잡히는 즉시 머리와 내장을 떼어내고 얼음에 잰다. 먹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회로 먹거나 소금에 절여 젓을 담근다. 굽거나 매운탕으로는 먹지 않는다. 웅어는 익으면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금싸라기가 된 웅어회를 맛보려면 팽나무집을 찾으면 된다. 그 날 들어온 것은 그 날 다 팔리는데 몸에 좋다는 장어는 점심을 넘기기가 힘들고, 웅어는 저녁까지 유지돼 그런 대로 수용과 공급이 맞아떨어진다니 먼 곳에서 찾아온 이방인들에게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골계농장 (충남 논산군 연산면 화악리)
천연기념물 265호로 지정된 이곳 오골계는 가까운 계룡산이 원산지인 우리 고유의 닭이라는 설과 대륙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라는 두 가지 설이 전해 온다. 다만 이 마을에서 350년 전부터 오골계를 키웠다는 기록이 있고 닭의 생김새나 특성도 다른 오골계 종류와 확실하게 구별된다. 연산 오골계는 다른 오골계와 다르다. 몸집이 작고 깃털과 벼슬, 혓바닥과 근육, 뼈까지 모두 새까맣다. 육질도 다른 오골계와 매우 다르다. 그러나 약효와 영양가만은 《동의보감》에 수록된 대로 변함이 없다. 약재로는 황기, 당귀, 천궁, 오미자, 구기자, 하수오, 북원추, 마늘, 대추, 은행, 잣 등이 들어간다. 약재와 함께 붉은 고추와 대추를 넉넉히 넣은 것이 특이하고, 맛은 약재가 특이한 만큼 그 향기가 은은하게 풍기면서 신비감을 안겨 준다. 역시 별미면서 보약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 먹고 나면 온몸에 땀이 훈훈하게 배어나고 만복감이 넘치지만 속이 불편하지 않은 것이 또한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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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원도 지역의 음식 |
강원도는 한난류가 갈리는 동해와 접해 있고 태백산맥을 잇는 산과 골짜기, 분지가 어울려 있는 곳으로 영서지방과 영동지방에서 나는 산물이 다르고, 산악지방과 해안지방에서 나는 산물이 다르다. 산악이나 고원지대에서는 논농사 보다 밭농사가 더 발달하여 감자나 잡곡이 많이 난다. 산에서 나는 도토리, 상수리, 칡뿌리, 산채 등은 옛날에는 구황식물에 속했지만 지금은 일반음식으로 많이 먹는다. 해안지방에서는 멸치나 조개를 넣어 음식 맛을 내며, 동해안에서 생산된 오징어, 명태, 미역 등을 이용한 음식들이 많다. 강원도 음식에는 감자, 메밀, 옥수수와 도토리, 칡 등으로 만든 것이 많다. 동해안에서 나는 다시마와 미역은 질이 좋고, 구멍이 나 있는 쇠미역은 쌈을 싸 먹거나 말린 것은 튀긴다. 지누아리라는 해초로는 장아찌를 담근다. 예전의 주식으로는 강냉이밥, 감자밥, 메밀막국수, 감자수제비, 강냉이범벅, 감자범벅, 감자 막가리만두 등이 있다. 찬물에는 깊은 산에서 나는 산채와 표고, 석이, 송이, 느타리 등 버섯으로 만든 것과 나물이나 생채가 있다. 산나물, 취쌈, 더덕구이, 송이구이, 석이나물 등이 그것이다. 송이는 양양에서 나는 것이 으뜸인데 산지에서는 장에 재워서 장아찌도 담근다. 해산물 찬물을 보면, 오징어로는 고추장으로 양념구이, 순대 등을 만들고 회를 하거나 말리거나 젓을 담근다. 동태로는 찜이나 구이를 하고, 황태 덕장이 있는 횡계 부근에서는 북어찜이나 구이를 한다. 동태의 알과 내장으로는 명란젓과 창란젓을 담그며 함경도처럼 가자미나 동태, 청어 등에 조밥과 무를 함께 넣고 식해를 담근다. 떡은 시루떡, 경단, 개떡 등이 있는데 감잣가루에 무소를 넣어 송편을 빚고, 밀전병을 부쳐서 무나물을 소로 넣은 메밀총떡이 있다. 석이버섯은 고명으로 쓰지만 가루를 섞어 석이병을 만들기도 한다. 과자류는 산자(과줄), 약과, 송화다식이 있고, 잣은 홍천과 정선이 특히 유명한데 잣죽을 쑤거나 잣박산을 만든다. 강릉 지방은 예로부터 산자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음료로는 오미자화채, 당귀차, 강냉이차, 책면 등이 있다.
감자 부침과 감자 경단
감자는 보통 쪄서 먹지만 삭혀서 전분을 만들어 국수나 수제비, 범벅, 송편 등을 만들기도 한다. 감자부침은 날감자를 강판에 갈아서 파, 부추, 고추 등을 섞어 번철에 부친다. 강원도에서는 감자가 많이 나기 때문에 감자를 써서 만든 음식이 많다. 감자경단은 녹말 가루를 반죽하여 찐 다음 콩고물과 계피팥고물을 묻혀 경단을 만든다.
메밀막국수
메밀막국수는 지금은 춘천막국수로 알려져 있지만 인제, 원통, 양구 등의 산촌에서 더 많이 먹던 국수이다. 춘천 막국수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에 고춧가루, 파, 마늘, 참기름을 넣은 양념장을 무생채나 동치미 썬 것, 돼지고기 편육을 얹져 먹는다. 양념장에 비벼먹기도 하고, 김치 국물이나 동치미 국물을 부어서 먹기도 한다. 김치 국물은 양념을 많이 한 것보다는 맑은 김치 국물이 좋고 김치 국물과 함께 차게 식힌 육수를 넣으면 더 맛이 난다.
오징어불고기
동해안의 명물인 오징어를 갈라서 잔 칼집을 넣은 다음 양념고추장에 재웠다가 굽는다. 동해안 주변과 횡계에서 많이 먹어 오던 음식이다.
오징어순대
오징어 다리 삶은 것과 두부, 숙주나 버섯 따위를 양념하여 생오징어의 몸통에 채워 넣고 찜통에 쪄낸 음식이다.
올챙이묵
산이 유명한 강원도답게 묵요리 또한 유명한데 일반적으로 많이 만들어 먹는 도투리묵이나 메밀묵 외에 옥수수로 만든 묵이 독특하다. 덜 여문 옥수수를 따서 맷돌에 갈아 앙금을 얻은 후 그 앙금으로 죽을 쑤어 구멍이 뚫린 바가지에 넣고 누르면 뚝뚝 떨어지는 국물이 곧 묵이 된다. 그 굳은 형태가 올챙이모양과 비슷하여 올챙이묵이라고 불리우는데, 매끄러운 감촉과 구수한 맛으로 여름철 별미로 알려져 있다.
감자송편
감자송편은 감자를 갈아서 반죽을 하고 강낭콩을 소로 넣어 손가락 자국을 남기면서 큼직하게 빚는다. 다 찌고 난 다음에는 참기름을 발라서 따뜻할 때 먹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해물 김치
동해 바다를 끼고 있는 강원도의 특색 있는 김치인 해물김치는 동해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도루묵, 생태, 물오징어 등의 해물을 푸짐하게 넣어 담그는 단백질이 높은 영양 김치다. 무를 얄팍하게 썰고 여러 가지 해물을 많이 넣었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익어, 김장 김치가 익기 전에 담가 먹는다.
황태구이
명태는 많은 이름을 갖고 있다. 바다에서 갓 잡아온 것은 '물태' 또는 '생태'라고 하고, 꽁꽁 얼린 것은 '동태', 어쩌다 봄에 잡히는 것은 '춘태', 잡는 방법에 따라서도 낚시로 잡은 것은 '낚시태'라고 한다. 간혹 여름철 동해안 조류의 변화로 더러 잡히면 '하태' 또는 '여름태'라 부른다. 그 중 고랭지인 산간 덕장으로 옮겨 겨우내 얼려 푸석푸석하게 말린 것을 '황태'라고 부른다. 동태를 맑은 개울물에 하루쯤 담가 바닷물과 비린내를 말끔히 씻어내고 물을 흠뻑 먹인 다음 덕장에 매어단다. 그리고 겨울 동안 영하 30도에 가까운 강추위 속에서 질 좋은 진부령 황태로 다시 태어난다.
두릅나물(강원도 평창군 진부)
이른봄부터 진부장에 나는 두릅을 부지런히 사모아 큰 독에 염장한다. 두릅 따기가 끝나면 독 안에 염장해 두었던 것을 차례로 꺼내 소금물이 우러나도록 알맞게 울궜다가 건져 들기름과 깨, 마늘, 파 다진 것을 넣고 그대로 무친다. 씹히는 질감이나 향이 크게 바래지 않아 먹기에 좋다. 말 그대로 염장두릅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두릅을 데쳐 굵은 것을 반으로 짜개어 바위 등에 널어 말려 둔다. 귀한 손님이라도 오면 이것을 물에 불렸다가 묵나물로 볶아 놓는데 버섯이나 고사리가 무색할 정도로 쫄깃하고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이 마치 버섯을 씹는 것 같다.
숭어회
숭어는 동해뿐 아니라 우리 연안 어디서나 잡히는데, 특히 숭어는 큰 하천이 흘러드는 강 하구를 좋아하고, 동해안으로는 민물이 흘러드는 어항을 중심으로 떼지어 나타난다. 생김새가 미끈하고 은빛 비늘이 화려하듯 회를 떠놓아도 참돔이나 민물의 쏘가리처럼 빨간 살결이 뚜렷이 살아 있어 우선 눈 맛을 당기고, 유별나게 고소한 맛은 아니면서도 기름지고 씹히는 질감이 뛰어나 그런 대로 나무랄 데가 없다. 특히 횟감으로 쓰는 숭어는 낚시로 잡은 것이라야 쳐준다. 숭어는 성질이 급해 어쩌다 그물에 걸리더라도 금세 죽거나 탈진해 쫄깃한 질감이 떨어지고 제 맛이 안 난다. | |
2. 강원도 지역의 음식점 |
♣ 춘천의 명물 막국수와 닭갈비
춘천의 향토음식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막국수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그 발상지라 할 수 있는 음식이 닭갈비이다. 철판에 구워내는 닭갈비가 느끼하지 않고 매콤한 맛이 구미를 돋군다. 닭갈비는 고추장과 간장, 마늘, 생강, 설탕과 고춧가루 등 갖은 양념에 버무려 하룻밤 재운 후 뜨거워진 무쇠 철판에 구우면서 양배추와 고구마 썬 것을 함께 넣은 후 고기가 완전히 익으면 국수사리를 넣고 버무려 먹는데 이 맛이 또 다른 별미이다. 춘천에는 어디에 가나 유명한 막국수집과 닭갈비집이 있어 호반의 정취와 향토음식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남춘천중학교 앞에 위치한 닭갈비 원조격인 뚝배기집, 소양댐과 세월교 중간에 위치한 통나무닭갈비집은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다워 더욱 음식 맛이 난다. 도시인의 입맛에 맞는 막국수와 메밀부침이 일품인 부안막국수집, 막국수 만드는 과정과 맛이 옛날 그대로라는 평이 자자한 춘천역 건너편 우체국 골목의 별당집이 있다.
♣ 강릉의 영원한 향토음식 초당순두부촌
초당 할머니순두부 (강릉시 초당동) 강릉고등학교 정문 앞
20여 년의 세월을 두부요리를 이어온 솜씨로 이 일대에서는 순두부 할머니로 불리우는 박응순 할머니는 순두부의 전문가이다. 지금은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가업을 계승하고 있는데 국내는 물론 일본 NHK에서도 소개할 만큼 알려져 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비지장, 묵김치, 된장, 고추장아찌 등 5가지 밑반찬에 순두부백반, 순두부, 모두부, 두부찌개, 두부구이를 내놓고 있다.
소문난 집 순두부 (강릉시 초당동) 초당동 유화아파트 입구
3대에 걸쳐 순두부를 생산해 온 집인 소문난 집 순두부는 전통음식점으로 지정되어 있다. 가마솥에 장작불을 때서 직접 만드는데 부드럽고, 연하고 고소한 맛의 순두부가 맛깔스럽다. 또한 두부전골은 새우젓, 야채, 명태로 배합되어 맛이 개운하여 신선한 맛을 낸다.
구미식당 (동해시 발한동) 묵호역에서 강릉방향 직진 후 JC회관 근처
오징어요리가 다양하지만 불고기처럼 숯불이나 돌불판에 구워 내는 요리 방법은 흔하지 않다. 바다에서 직접 잡아온 싱싱한 산 오징어를 껍질 채 듬성듬성 썰어 양념간장에 무쳐 돌불판 위에 구워낸다. 얼마 전까지 석쇠에 얹어 숯불에 구웠으나 양념이 타고 연기가 나서 돌불판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썰어 놓은 오징어에 양념장을 부어 손으로 주무른 다음 연한 불에 은근히 구워 내놓는데 술안주로도 일품이다. 오징어불구이를 주문하면 해산물로 깔끔하게 만든 밑반찬 5∼6가지가 따라나온다.
♣ 속초시 대포항의 팔딱거리는 생선회와 오징어 물회
새벽에 작업을 나갔던 어선들이 아침 7시에 귀항하는 항구에는 그들로부터 각종 생선, 오징어, 명태 등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경매하는 어판장에 구경왔다가 경매하는 활어를 싼값에 사오는 손님들에게는 회를 떠주고 시원하고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도 준다. 겨울철에는 숙취에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적당한 생태지리와 오징어 물회를 내놓기도 하는데, 오징어는 연체 어종이라서 다소 질긴 맛이 있지만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오징어물국수회는 국수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잘게 썰은 오징어를 매콤한 고추장과 갖은 양념으로 비벼 물에 만 음식이다.
부일식당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 1리) 영동고속도로 하진부 I/C에서 진입
오대산과 계방산, 함병산에서 자생하는 각종 산나물만으로 차려진 식탁은 진귀함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이다. 양식이 아닌 산더덕, 산도라지, 고사리에 고비, 이름도 생소한 멍이누리배, 취나물, 산두릅, 버섯류, 특히 곰취나물은 이 집의 백미이다. 국거리도 물론 산채로 되어 있고, 이 집에서 나오는 순두부도 별미이며 된장도 재래식으로 장독에 담가 몇 해씩 잘 묵힌 것으로 그 구수함이 옛날 우리 먹거리의 향수를 자아낸다. 봄철부터는 생나물에 강된장으로 끓인 쌈장에 쌈을 싸먹게 하여 입맛을 돋구어 준다. 이렇게 푸짐한 산채백반(6,000원)에 생선류와 젓갈류를 올려 격을 높인 산채정식(8,000원)과 더덕구이(10,000원)가 있다.
민속떡집
'밥이 먼저냐? 떡이 먼저냐?' 밥과 떡의 기원을 물으면 대부분이 밥이 먼저일 것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실제로 옛 문헌과 유물, 유적지에 나타난 흔적들을 살펴보면 떡이 훨씬 앞서고 있다는 게 학자들의 이야기다. 곡물을 불에 익혀 먹기 시작한 초기 원시인들은 죽의 형태로 끓여 먹었다. 그래서 죽이 가장 먼저이고, 이후 시루 같은 토기에 곡물을 쪄서 먹었고, 그 과정이 오래 계속되다가 비로소 밥이 등장했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떡은 물론 아니겠지만, 아무튼 떡이 밥보다 앞이라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이후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르러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하게 된다. 『동국세기』등에 나오는 조선시대 떡 이야기를 보면 이미 인절미와 송편, 시루떡 등을 만들어 팔았고, 떡의 종류도 계절에 따라 설날에 먹는 떡, 단오의 쑥떡과 수리취떡, 한가위에 시루떡과 송편, 그리고 고사 때 팥시루떡 등 절기와 제례에 따라 떡이 달랐다. 그 종류가 무려 20여 가지에 이르렀고, 아기가 태어나 백일이 되면 백설기를 쪄서 백 집에 돌려야 한다는 풍습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밥에 비해 손이 많이 가는 만큼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는 말처럼 주로 제례나 잔치, 절식이나 기복의 의미로 일상의 주식과는 구별된 성격을 지녀왔다. 그래서 마을에 큰잔치라도 벌어지면 며칠씩 떡을 쳐 가까운 이웃에서 먼 일가 친척들에게까지 보냈고, 명절 때면 집집마다 떡을 해 온 동네에 돌려 "남의 떡으로 명절 샌다"는 것이 우리의 떡 인심이다. 강원도 양양군 서면 송천은 떡마을로 전국에 알려져 있다. 마을 전체 스물 아홉 집 중 열 여섯 집이 떡집이다. 마을에서 떡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이미 20년을 넘어 서고 있다. <민속떡집> 탁영길 씨 부부도 올해로 15년째를 맞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이 집의 소나무 떡판은 할아버지 때부터 대를 물려오는 1백 년이 훨씬 넘는 것이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떡은 주로 인절미와 송편이지만, 다양하게 맛을 내기 위해 수리취와 쑥을 넣기도 하고, 떡고물을 이것저것 준비해 놓아, 얼핏 4-5가지 떡은 되어 보인다. 특히 이곳 떡은 무공해떡, 진짜떡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마을 앞 9만여 평 논은 90% 이상 찹쌀만을 심어 인절미감으로 쓰는데, 열목어가 오른다는 맑은 물과 신선한 계곡 바람 탓인지 1년 내 농약을 단 한번도 주는 일이 없다고 한다. 더욱이 큰솥에 장작을 때서 뜸을 듬뿍 들인 찰밥을 떡매로 힘있게 쳐낸 떡이어서 도심의 기계떡과는 근본적으로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차츰 전화로 주문해 가는 가정들이 늘어가고 있어, 산골 오지 마을이지만 마을 사람들의 표정들이 한결같이 걱정이 없어 보인다.
용바위식당(인제군 용대 3리) 미시령과 진부령이 갈라서는 삼거리에서 진부령 쪽으로 300m.
황태구이 맛은 소문의 꼬리를 물고 이제 전국에 알려진 별미집이 됐다. 잘 마른 황태를 도마에 올려놓고 등 부분을 골고루 두들겨 등뼈와 잔가시를 모두 털어 낸 다음, 넙적하게 퍼진 황태를 따끈한 물에 잠시 불렸다가 머리와 껍질을 벗겨내면 노랗게 황금색이 나는 살만 남는다. 여기에 참기름과 파, 마늘, 고춧가루가 들어간 양념장을 바르면 마치 솜에 배어들 듯 양념발을 받는데, 구울 때는 번철이나 석쇠 어느 것이나 상관이 없다.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황태 특유의 향이 어느 누구의 입에도 맞는다.
납작식당
영동고속도로 제2터널을 벗어나 대관령까지 이어지는 강원도 평창군 일대는 평균 해발 700-800m의 고지대다. 주변으로 1000m급 준령을 10개나 거느리고, 한겨울 내내 눈이 쌓여 있어, 설산의 진경을 감상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곳 산간의 이름난 눈의 명소들 역시 고속도로의 출입구마다 이어지는데, 이들 중 속사에서 이어지는 방아다리약수길과 진부와 유천 출입구에서 연결되는 오대산 월정사 계곡, 횡계에서 들어가는 용평리조트 일대는 무릎까지 빠지는 눈발과 눈골의 신선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 겨울 산의 신선함과 넘쳐나는 생기는 5-6월 신록의 싱그러움과 맞겨룰 만하다. 용평스키장의 관문격인 횡계마을 <납작식당>은 그 내력이 이미 10여 년이 훨씬 넘어서고 있다. 그래서 매해 용평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횡계마을의 명물로 손꼽히고 스키장에 머물더라도 한두 차례는 들러가는 곳이 되고 있다. 그 얼큰하고 쫄깃한 맛, 그러면서도 담백하고 깔끔한 여운이 상큼한 설원의 분위기와도 너무나 잘 맞아떨어진다. 오죽하면 납작식당이란 이름도 어느 날 오대산에서 다녀간 스님 한 분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가면서 "이 집 오징어 불고기 맛이야말로 웬만한 벼슬과도 바꿀 만하다."며 '납작(納爵)식당'이라고 옥호를 바꾸자고 해 이후부터 그렇게 부른다는 곳이다. 이처럼 스님의 입맛까지 황홀하게 만든 횡계마을 오징어 불고기의 맛은 무엇보다 싱싱하고 먹음직스러운 오징어와 고추장 냄새가 물씬 풍기는 얼큰한 양념이 아니었겠나 싶다. 납작식당은 오징어는 날씨에 따라 그날그날 올라오기도 하고 며칠에 한 번 꼴로 강릉과 주문진에서 직접 사온다. 계절에 따라 오징어가 다소 작고 살이 엷을 때도 가끔은 있지만, 울릉도 등 먼바다에서 잡은 살이 두툼한 큰 오징어를 골라와 배추김치를 썰 듯 큼직큼직하게 썰어, 고추장과 마늘, 고춧가루를 듬뿍 넣고, 고소한 참기름으로 비벼 불판에 볶듯이 즉석에서 구워먹는다. 훈훈한 산골 음식점 분위기도 그렇거니와 창 밖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리고, 하얀 설원이 펼쳐지고 있으니 그 맛이 서울에서 먹는 맛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별당막국수 (강원도 춘천시 운교동)
호반의 도시, 춘천은 북한강의 수려한 풍광으로 관광객이 사시사철 들끓는다. 춘천은 풍광 외에도 맛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춘천을 찾는 사람 중에는 오로지 막국수의 진미를 맛보기 위해 오는 사람도 많다. 춘천시내에는 막국수집이 쉽게 눈에 띌 정도로 흔하다. 그 중에서도 <별당막국수>는 막국수 제조방법이 옛날 그대로여서 맛이 일품이며 오이생채 배추김치 썬 것을 차게 해 둔 동치미국물을 곁들이면 더욱 시원하다. 주문에 따라 비빔국수로 먹을 수도 있다. 막국수는 원래 임진왜란 이후 구황책(흉년 때 빈민을 도와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으로 심어 춘천지방의 겨울 밤참으로 긴 밤의 허기를 메우는 식품이었으나 동란 이후부터는 여름철에 먹는 주간식품이 되었다고 하는데, 쌀이나 보리쌀보다 영양가가 높고 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또 별당집의 별미로 '총떡'이라는 것이 있는데, 메밀전을 부쳐서 무, 양배추, 돼지고기 등을 갖은 양념을 해서 속을 넣고 동그랗게 만든 메밀전병의 일종으로 감칠맛이 난다.
복추어탕 (강원도 원주시 개운동 원주고등학교 맞은편)
오래 전부터 원주의 별미는 추어탕을 꼽아왔다. 원주고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복추어탕> 집은 27년의 전통을 지닌 원주 제일의 추어탕집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예로부터 원주지방에서는 추수를 마치고 살얼음이 깔릴 때 웅덩이의 얼음을 깨고 물을 퍼내 미꾸라지를 잡았다. 이 미꾸라지를 삶아 갈거나 아니면 통째 토장국을 풀어 넣고 끓여먹었는데 이 음식이 바로 추어탕이라는 음식이다. 대개가 식사와 함께 하는데 기호에 따라 산초를 넣어 먹으면 그 맛을 더할 수 있다. 또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추어탕을 먹으면 피로가 씻은 듯이 가시고 여기에 소주 한잔 곁들이면 숙취까지 확 풀려 날아갈 듯이 개운해진다. 늘 손님들이 붐벼서 뒤에 살림집을 개방해 영업장으로 쓰고 있으며 주말에는 근처 치악산을 다녀오다 귀경길에 들르는 단골손님들이 꽤 많은 편이다.
새원식당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
함경도 실향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는 강원도 최북단 항구도시 속초. 이 곳에서 설악산으로 이르는 입구 못미처 조그마한 어촌인 대포항이 있다. 지금은 대부분이 관광객을 위한 횟집으로 변모했다. 그런데 속초에는 언제부턴가 속초 명물 오징어와 함경도의 순대가 조화를 이룬 오징어 순대가 있어야 음식을 잘 차렸다고 할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다. 약간 설익힌 오징어 뱃속에 찹쌀, 시금치, 당근, 당면, 버섯, 우엉, 돼지살코기, 들깨, 참깨 등 풍부한 재료를 넣어 썬 오징어 순대는 오징어 특유의 독특한 맛과 향긋하고 상쾌한 입맛을 돋우는 감칠맛이 있다.
오신다집 (강원도 삼척시 월계동, 삼척군 농협 앞)
삼척은 우리 나라 최대의 탄전지대이며 곳곳에 명승지가 산재한 관광자원의 보고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죽서루와 삼척(후진), 맹방 등 해수욕장이 즐비해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이 몰린다. 삼척을 찾는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것이 삼보잡탕이다. 삼보잡탕은 명태, 소라, 새우, 홍어, 게, 오징어 등 8종 이상의 해산물과 신선한 야채를 넣어 끓여낸 해물탕으로 시원하고 상긋한 맛이 난다. 기호에 따라 면사리를 넣어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월계동의 삼척군 농협 앞의 <오신다집>은 삼보잡탕하면 삼척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업소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맛 또한 어디다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삼보잡탕은 약 90년 전 삼척에 8종의 해산물이 많이 잡혀 집집마다 자주 끓여먹게 된 것에 유래하여 삼보잡탕으로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송어의 집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상리)
평창에서 정선쪽으로 2km 지점에 '평창 송어 양식장'이 있다. 이곳은 1965년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미국에서 송어 알을 도입하여 자체 부화에 성공한 송어양식장이다. 송어는 냉수성 어종으로서 원산지는 미국 록키산맥의 깊은 계곡이며, 연어에 비하여 몸이 굵다. 또 신선하고 담백한 맛이 있는 고단백 영양식품이다. 보통 횟감으로는 700g-1kg, 길이 30cm 정도의 1년생 송어를 제일로 친다. 특히 이 양식장의 송어는 땅속에서 솟아나는 샘물로 길러서 맛이 독특하다. 여름철에는 옥외에 천막을 쳐놓은 마루상에서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즐기며 또 양어장에서 자라는 송어를 구경하면서 먹을 수 있다.
화암장식당 (강원도 정선군 동면 화암리)
아우라지의 고장, 정선은 수 년 전까지도 오지로 불렸던 곳이다. 그러나 동면 일대의 화암팔경 경관을 잇는 도로가 정비되고 비행기재가 뚫리면서 소요시간이 대폭 단축되었다. 화암팔경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화암약수. 이 곳 입구에 여관을 겸한 <화암장식당>이 있다. 이 여관 1층 식당에서 정선의 별미인 표고죽을 먹을 수 있다. 원래 정선은 산나물이 흔하여 산채 음식이 많다. 산채는 도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표고죽은 타지방에서는 흔히 맛볼 수 없는 이 지방의 별미이다. 연하고 부드러운 음식으로 담백하여 뒷맛이 개운하고 사계절 영양식으로 인기가 있으며, 요양중인 환자에게 권할 만하다. 특히 비타민D의 함량이 많아 위장병에 좋으며, 표고를 씹을 때는 꼭 쇠고기 안심을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식당을 찾는 사람은 대부분이 관광객이다.
◑ 버섯의 약효 버섯의 종류는 수백 종에 이르고 식용버섯만도 50종이나 된다고 한다. 이 중 송이버섯은 동의보감에 인후통을 다스리는데 좋다고 하며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등은 인공으로 재배되는데 성인병 예방, 항암 등에 효과가 있으며 인, 철분 등이 많이 함유돼 무기질을 보강해 주는 효과가 있다. |
논산횟집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거진리)
우리 나라 최북단 도시, 거진은 통일전망대, 화진포해수욕장, 알프스스키장 등이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여름철에는 오징어, 겨울철에는 명태잡이 어로의 거점이 된다. 거진항에는 7-8 군데의 횟집이 있는데 모두 타지방보다 양이 푸짐하고 값이 싼 편이다. 시내보스 종점 앞의 <논산횟집>은 30년의 전통을 지닌 맛깔스런 횟집 중의 하나이다. 수족관에서 잡아 올린 오징어의 내장을 빼내고 깨끗이 씻은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썬다. 여기에 초고추장, 상추, 깻잎, 무, 오이, 쑥갓 등을 보기 좋게 그릇에 담아 미역, 젓갈, 김치, 물김치, 생채나물 등과 함께 내놓는데, 그 맛이 담백하고 상쾌하여 한여름 시원한 식사로 안성맞춤이다. 이 밖에 회덮밥도 솜씨를 자랑하는 메뉴 중의 하나이다.
소영횟집 (거진항 방파제 쪽)
동해의 명태는 6·25 직후만 해도 미쳐 다 건져 올릴 수 없을 만큼 흔한 생선이었다. 동해안 어부들은 그 때를 회상하며 한참 명태 떼가 몰려들 때는 바다의 물빛이 달라졌고, 산란을 시작하면 그물에 명태알이 허옇게 묻어 오를 정도였다고 말한다. 일제 말기에는 일본 어선들까지 몰려와 이를 마구 잡아다가 급식용과 배급용으로 나눠주어, 지금도 일본의 일부 노인들은 명태를 물리도록 먹었다는 것이다. 언론인으로 맛의 달인이었던 홍승면 씨는 그 당시 동해안의 명태와 서해의 조기가 없었다면 그 어렵던 시절에 우리 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을 어디서 구했을지 의문이라며 필경 하늘이 우리 민족에게 내려준 '양식'이었으리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가뭄에 콩 나듯 한다지만 그래도 잡아 올리기만 하면 수익은 전보다 훨씬 높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선창가에 마구 쏟아놓던 명태였지만, 요즘은 하얀 스티로폴 상자를 미리 배에 싣고 나가 금덩어리를 다루듯 소중하게 담아온다. 거진항 생태찌개는 내용이 단순하면서도 맛은 별미다. 갓 잡아와 눈빛이 아직 살아 있는 생태 한 마리를 툭툭 토막을 내는데, 한 마리의 형체를 살려 냄비에 둥글게 안친다. 들어가는 양념도 따로 없다. 파와 무, 곱게 빻은 고춧가루가 전부다. 간도 소금으로만 맞춘다. 따라서 국물이 맑고, 맑은 국물에는 투명한 기름이 송송 떠오른다. 그런데 맛만큼은 대단하다. 소금과 생고춧가루가 들어가 칼칼하면서도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입에 감친다. 흰 살은 윤기가 돌면서 쫄깃하고 뒷맛이 달다. 국물이 시원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어느 생선찌개 맛이 이만할까 싶을 뿐이다.
영동횟집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대진리)
화진포해수욕장 북방 1km지점에 있는 대진항 부둣가에는 4-5 군데의 횟집이 있다. 대진항은 우리 나라 최북단 항구이다. 여기에서 제일 큰 3층 건물의 <영동횟집>은 전복죽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진 앞 바다에서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전복으로 끓여내는 전복죽은 담백, 고소하며 해물 냄새가 물씬 풍긴다. 전복죽은 다른 어패류 보다 지방질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병후 회복 및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유래는 이렇다. 옛날에 어느 효자가 수족을 쓰지 못하는 아버님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온갖 약을 다 구해 써보았으나 효험이 없었다. 그러자 전복이 좋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 추운 겨울 바다에 직접 들어가 전복을 따다가 죽을 끓여 100일 동안 아버님에게 드시도록 한 결과 전복죽의 효험으로 병이 완쾌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싱싱한 우렁, 도미, 가자미, 임연수어 등 잡어로 구워내는 생선구이도 해변답게 푸짐하고 값이 싸다.
함흥식당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주청리, 낙산해수욕장 앞)
속초에서 남으로 16km 지점에 위치한 낙산해수욕장은 울창한 송림을 두르고 있는 백사장이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낙산사와 의상대가 가까이 있어 더욱 유명하다. 의상대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동해안의 제일 큰 자랑이다. 또 이곳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따오는 해삼, 전복, 멍게 등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이 곳의 해삼, 전복은 물이 맑고 차가운 탓으로 그 살이 단단하고 씹는 맛이 일품이다. <함흥식당>은 의상대 밑에서 40년 넘게 전복죽 하나만을 끓여와 인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집이다. 함경도 전복죽이 허약자의 건강회복에 아주 좋다는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져 이제는 건강식품화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한다. 고향이 함흥인 주인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전복죽을 만들어 팔기 시작, 사실상 원조인 셈이다. 동해바다의 전복으로 조리한 전복죽은 담백하고 고소하며 해물 냄새가 물씬 풍겨 각별한 맛을 내며 이것이 미각을 자극한다.
항구식당 (남양동시장 근처)
초겨울 수수알처럼 굵은 알을 밴 도루묵이 생선가게마다 수북히 쌓였던 것이 아직 우리 기억 속에 생생하다. 그런데 최근 5-6년 사이 그 흔하던 도루묵이 생선가게에서는 물론 산지인 동해안에서조차 웬만해선 구경할 수 없는 귀물이 되었다. 가격도 동해바다에서 나는 생선 중 최고의 몸값을 누리고 있다. 이처럼 동해안에서 가장 값비싼 생선이 되어 버린 도루묵은 추석을 앞두고 연안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미 좁쌀 같은 알을 배고 있어 한창 기름지고, 맛이 일품이다. 추석을 지나면 알은 차츰 굵어지고, 11월부터 12월에 산란한다. 수심 1m 안팎의 해안가 수초와 바위틈에 산란을 하기 때문에 파도가 심하게 치는 날이면 모래밭으로 밀려나와 그냥 주워오기도 하는 것이 도루묵이다. 어떤 생선도 마찬가지지만 도루묵은 먹는 때가 따로 있다. 산란을 준비하고 있는 시기다. 살이 오를대로 오르고 기름지지만 비리지 않아 담백하고 고소하기 이를 데 없다. 게다가 가시가 연해 굽거나 조림을 해놓으면 가시 체 그대로 먹을 수 있다. 김장 때 생태 대신 속에 넣으면 김치 맛도 그만이다. 하지만 이런 진한 맛거리가 이제는 향수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지금 잡히는 것은 그 맛이 일본인들 식성에 딱 맞는다는 이유로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알이 성숙했을 때는 앞에서 백혈병 치료제를 추출한다고 해 역시 일본으로 수출한다. 이래저래 몽땅 일본으로 직송되는 것이 요즘의 도루묵이다. 더욱이 사람들은 도루묵 알이 암에 좋다는 소문 때문에 모조리 건져다가 쪄서, 우득우득 씹어 속물은 빨아먹고 껍질은 뱉어 버린다. 이러기를 4-5년 되풀이하는 사이 그 흔하던 생선이 멸종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닐 듯하다. 올해는 값이 더욱 치솟아 어민들도 먹어 볼 엄두를 못 내게 됐다며 아쉬워한다. 해안지방에 전해 오는 일화를 들어보면 도루묵은 본래 '묵'이라는 생선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시대 한 임금이 피난길에 수라상에 오른 묵을 먹고 하도 맛이 있어 이름을 은어(銀魚)라 고쳐 부르고 성인들은 먹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렸다. 그래서 지금도 함경도에서는 더러 은어라고 부른다고 한다. 임금은 환궁 뒤 다시 이 생선을 올리도록 해 먹었으나 전혀 그 맛이 아닌지라, 사에서 무리며 "도로 묵이라 부르라."했다고 한다. 정설은 물론 아니지만 이토록 제철 도루묵은 임금님도 탐낼 정도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요즘은 동해안에서 비교적 소비성향이 높아졌다는 삼척과 동해에서도 몇집 정도가 도루묵 요리를 낸다. 그나마 구이와 조림(찌개) 모두 크고 작은 것을 섞어 10마리 정도를 기준 해서 2만-2만5천 원 하는 비싼 식단에 든다. 삼척 시내 남양동 <항구식당> 주인 고옥출 씨는 "제철 도루묵 맛을 아는 손님들을 위해 내기는 내지만 값이 비싸 별 재미는 못 본다."고 한다. 어쩌다 값이 한 상자에 20만 원대로 내려갈 때는 그런 대로 넉넉히 담아낸다고 한다. 끓이는 방법도 옛날처럼 푸짐한 매운탕 냄비가 아니고, 예쁜 찜 냄비에 무와 감자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깔고, 양념장을 풀어 풋고추와 양파, 마늘 다진 것과 대파를 얹어 자박자박하게 조림을 해 내놓는다. 구이 역시 소금만 살짝 뿌려 양쪽으로 접는 석쇠에 물려 가스레인지에 구워 내는데, 입에서 녹는 듯한 질감과 담백하고 감칠맛이 이를 데 없다.
은하식당 (강원도 삼척군 원덕읍 임원리, 임원우체국 앞)
강원도 삼척군 호산천과 하곡천 하구 사이에 1km의 백사장이 있다. 이곳이 강원도에서 제일 남쪽에 있는 호산해수욕장이다. 수심은 고르지 못하나 담수의 조건이 좋아서 찾는 이가 많은 곳이다. 해수욕장 가는 길목 읍내 우체국 맞은편에 각종 생선회와 매운탕을 끓여내 놓고 있는 <은하식당>이 있다. 동해바다에 연해 있으므로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식당의 대명사 격은 역시 삼척지역의 향토 음식인 회덮밥, 찹쌀로 담근 몇 십 년을 내려온 초고추장 맛이 회덮밥의 맛을 한층 돋우어 준다. 또 밑반찬으로 내놓는 명란, 창란, 조개, 생선구이, 돌김 등은 보기만 해도 후한 인심을 느끼게 한다. 회덮밥은 오랜 옛날부터 동해안 일대에서 즐겨먹는 음식으로 비타민,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다. 해산물을 많이 먹어야 질병에 안 걸린다는 구전이 있어 이 고장 사람들이 즐겨온 음식을 이제는 이 고장을 찾는 관광객이 즐겨 먹기에 이른 것이다. 영양학자들도 이러한 음식이 진정한 영양식임을 일러주고 있다.
서울식당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
강원도 인제는 800m 이상의 높은 산이 200개쯤이나 솟아 있는 강원도 중북부의 대표적인 산악지대이다. 우리 나라 3대 폭포 중의 하나인 대승폭포와, 물이 맑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백담사 계곡, 12선녀탕, 백담사, 장수대 등 명승지가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한계령 입구 마을 일원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민박촌이 있고, 이 민박촌에서는 강원도 별미인 감자부침을 맛볼 수 있다. 원통에서 장수대로 들어서면서 4km 지점에 왼쪽으로 제일 첫 번째 식당인 <서울식당>이 길을 지나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다. 설악산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감자부침을 맛보았을 정도로 한계리 부근 및 용대리, 부평리 일원에 성황을 이루고 있다. 감자가 예로부터 주식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이제는 간식용으로 전환됨에 따라 감자 특유의 맛을 살려 감자전(부침)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감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동물성 식품의 산성을 중화시키고 인체의 피로회복을 도우며 녹말 및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대왕횟집 (강원도 강릉시 성남동, 중앙시장 2층)
강릉은 오죽헌, 선교장, 강릉향교 등 지방문화재가 시내 곳곳에 산재한 전통문화의 도시다. 또 경포대, 설악산, 오대산, 소금강 등 명승지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하여 연중 관광객이 들끓는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의 명물로 삼숙이라는 아주 못생긴 생선이 있다. 삼숙이를 반토막 낸 후, 칼자국을 내어 얼큰하게 끓인 삼숙이 매운탕은 강릉을 찾는 사람들에게 강릉의 별미로 잘 알려져 있다. 강릉시내 한복판 성남동 중앙시장 주변에는 삼숙이탕, 알탕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횟집이 많이 있다. '향토음식 1호 지정업소'란 간판을 내건 <대왕횟집>도 삼숙이탕을 잘 끓이는 집 중의 하나이다. 삼숙이탕은 쫄깃쫄깃한 살과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으로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를 제철로 보나 사계절 어느 때나 먹을 수 있다. 삼숙이는 동해안 주변에서 많이 서식하는 어종으로 연하고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궁전횟집 (강원도 동해시 묵호동)
동해시는 1980년 묵호읍과 삼척읍이 합쳐서 생긴 도시다. 동해는 노가리 산지로 유명하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되는 노가리는 전국 공급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에서는 노가리를 구워 먹지만 현지 사람들은 회로 먹기도 하고, 고추장을 풀어 매운탕을 끓이기도 한다. 원래는 오징어잡이 때 어부들이 날것으로 식용해 오다가 1941년 묵호항이 개항됨과 동시에 술안주로 오징어회를 내놓기 시작한 데서부터 발전하여 산 오징어 물회가 명물로 떠올랐다. 바다에서 직접 잡아온 싱싱한 산 오징어를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다음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별미다. 산 오징어물회는 오징어 고유의 모양과 색깔을 띠어 미각을 돋우며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남녀노소가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삼창횟집 (강원도 명주군 주문진읍 주문리)
1955년 강릉읍이 시로 승격됨에 따라 강릉시를 제외한 지역이 강릉군에서 명주군으로 바뀌어져 주문진읍, 묵호읍 등으로 발전되어 오늘에 이른다. 읍내에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검문소를 지나서 우측으로 <삼창횟집>이 있다. 이 식당의 횟감으로 유명한 것은 오징어이다. 오징어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때는 데쳐서 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곳에서는 꾸무럭거리는 산 오징어를 잘게 썰어서 날로 내놓는다. 오징어 특유의 스멀거리는 감촉과 기름기 없는 상큼한 맛이 여행의 피로를 씻어준다. 산오징어회는 고대부터 영동지구 해안에서 생활하는 어부들이 어려운 생활환경에서 어로 작업 차 바다에 나갈 경우 현장에서 포획한 오징어를 즉시 청정한 해수로 세척하여 고추장만으로 반찬이나 안주로 쉽게 이용하는 과정에서 세월이 흐르면서 확산, 발전되었다. 이외에 쥐치회, 광어, 도다리회 등도 싱싱하고 물이 좋다.
백담순두부집 (강원도 용대리, 백담계곡 매표소 부근)
1년 중 가장 좋은 모습만 고스란히 남아 있는 백담 계곡은 어쩌다 휴가를 놓친 직장인들에게 주말나들이로 나설만한 곳으로도 더없이 좋다. 뿐만 아니라 먹을거리도 1년 중 가장 풍성한 절기다. 햇감자와 옥수수가 수북수북 쌓이고 맛있는 햇콩이 밥에 얹혀 입맛을 돋우기도 한다. 그리고 백담계곡에는 오래 전부터 <백담순두부>라는 고유한 이름의 두부가 별미로 이어오고 있다. 이곳 손 두부가 그토록 알려진 것은 우선 인제군 내설악 일대에 전국에서 가장 질이 뛰어난 콩이 난다는데 그 이유가 있다. 콩알이 여물고 껍질은 얇으면서 윤기가 있고, 기름을 짜도 다른 고장의 콩보다 많이 나온다고 한다. 또 한 가지, 특이하게도 이곳에서는 두부를 안칠 때 간수를 쓰지 않고 바닷물을 쓴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백담순두부'의 고유한 맛이 다른 곳과 구별될 수밖에 없다. 용대리에서 가장 오래됐고 맨 처음 이 마을에 순두부를 뿌리내리게 했다는 백담순두부집의 주인 정경림 씨는 새벽 5시 30분이면 첫 두부를 안친다. 콩을 갈아 끓이고 순두부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간이 7쯤이다. 이렇게 해야만 시간에 맞춰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금방 건져낸 순두부를 맛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집의 아침식사는 7시부터 8시까지이고, 식사가 끝나면 주인 내외는 다시 점심 시간에 낼 두부를 챙긴다. 이렇게 하루에 세 번씩 두부를 새로 안친다고 한다. 이런 정성에 걸맞게 상차림도 깔끔하다. 순두부 한 그릇과 밥, 김치와 콩비지 된장, 그리고 짭짤한 젓갈과 장아찌가 곁들여 나온다.
천선식당, 진선미식당 (남대천 양양교 근처)
뚜거리(일명 뚝거리)는 다른 지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동해안 사람들에게는 오랫동안 친숙한 먹거리가 되어 온 남대천의 명물이다. 동해안 다른 하천에서도 잡히지만 남대천 것을 알아준다. 5-6cm 길이의 작은 몸집과 큼직한 머리, 얼룩무늬 등은 얼핏 내륙의 꾹저구(꾹적어)와 흡사하다. 비늘이 없어 미끄럽고 부드러운 촉감은 논의 미꾸라지를 닮기도 했다. 이른봄 4월이면 20여km 상류까지 올라와 산란을 하고 여름을 나다. 갈수기인 9월이면 하류나 바다로 내려간다. 특이하게도 배에 지느러미 모양의 흡착판이 달려 있어, 물살이 빠른 여울의 돌잔등에 다슬기처럼 붙어 있다. 물살에 떠내려오는 것을 닥치는 대로 삼키며, 심지어 모래에 붙은 이끼류를 먹기 위해 모래까지 삼켰다 뱉었다한다. 그래서 뚜거리의 밥주머니에는 닭의 모래주머니처럼 잔모래가 가득하다. 사람이 먹을라치면 그걸 손질하느라 꽤 품을 들여야 한다. 뚜거리는 차고 빠른 물살에서 서식하는 만큼 물에서 건져 놓으면 금방 죽는다. 따라서 잡은 즉시 한 마리씩 손질해 푹 끓여 체에 갈아놓는 게 상책이다. 이때 통마리 일부는 그대로 두었다가 뚝배기에 덜어내 다시 끓일 때 모양내기로 넣는다고 한다. 남대천 양양교 근처 천선식당의 뚜거리탕 끓이는 것을 보면, 뚜거리 국물에 파와 다진 마늘을 넣고 한소끔 끓이다가 당면을 넣어 건더기를 보충해 주고 달걀을 풀어 얹는다. 향신료는 추탕에 넣는 산초 대신 동해안에 흔한 제피가루를 넣는다. 미꾸라지가 없는 동해안에서 뚜거리탕은 추탕과 맞먹는 보양식이어서 삼복에 흔히 먹는다. 맛의 효력 역시 추탕과 흡사하다. 부드럽고 점액질에 싸인 육질과 걸쭉한 국물이, 모르는 이는 추탕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뼈 채 갈아서 마늘과 파, 제피가루를 얹고 뜨겁고 얼큰하게 먹는 법도 같다. 하지만 추탕보다 덜 기름지고 담백한 맛이 앞선다. 얼큰하고 제피냄새가 배어나 여름철 보양식으로 그럴 듯하다. 뚜거리탕에는 단백질과 칼슘이 듬뿍 들어 있다. 여름철 입맛이 없고 속이 더부룩할 때 뚜거리탕을 먹고 나면 몸이 풀리고 소화력을 거뜬하게 회복한다고 한다. 그래서 술꾼들은 술 먹으로 갈 때 들러가고, 술 먹은 다음날은 해장국으로 먹기도 한다.
산골식당(샘 나오는 집)
강원도 화천군과 경기도 포천군이 만나는 광덕고개 마루턱에 나물전을 펴는 광덕리 마을 아주머니들은 산에 더덕을 캐러 갈 때 가느다란 지팡이를 들고 간다. 더덕이 있음직한 계곡을 더듬어 올라가며 수풀을 툭툭 건드리면 막 실오라기처럼 돋아난 더덕잎은 금세 짙은 향을 뿜어내 자신의 은신처를 알려 준다. 더덕은 바람이 잎을 슬슬 건드리기만 해도 그 특유의 향을 내뿜어 주위를 향기로 가득 채운다. 특별히 곤충이나 짐승들의 후각을 자극해 자신을 방어하는 것도 아니면서 거의 숙명적으로 자신을 노출시켜 뿌리가 뽑혀 버리고 마는 변을 당하는 것이다. 나물꾼들은 이 같은 더덕의 속성을 활용, 광덕산을 비롯한 인근의 화악산과 백운계곡, 좀 멀리 있는 대성산까지 올라 더덕을 캐온다. 한참 더덕이 많던 시절에는 계곡 하나만 뒤져도 다 지고 내려오기가 힘들 정도로 포대를 가득 채웠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 더덕이 실하고 맛이 뛰어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서울과 경인지역에서 버스까지 대절해 캐러오는 통에 지금은 그것도 옛말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요즘은 야생식물 연구단체의 현수막까지 차에 걸고 수십 명씩 떼지어 산을 뒤져 채 자라지 않은 것까지도 모조리 뽑아 가는 바람에 더덕캐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한다. 덕분에 더덕 값이 치솟아 수익은 예전 못지 않다는 것이 나물꾼들의 이야기이다. 고갯마루에는 휴게소가 두 곳 있고, 휴게소마다 한쪽으로 나물과 잡곡류를 놓고 판다. 좁은 공간에 휴게소가 둘인 것은 한쪽은 강원도에 속하고, 또 한쪽은 경기도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갯마루에서 한 발짝 내려서면 민박촌과 식당들이 몇 집 있다. 제일 위쪽에 있는 <산골식당>, 일명 '샘 나오는 집'은 더덕이 한참 나던 10여 년 전부터 더덕구이를 전문으로 내고 있다. 물론 광덕산 명물인 자연산 더덕이다. 10년이 넘도록 나물을 대주는 마을의 나물꾼들은 더덕 중에서도 5-10년에 가까운 실한 것들을 따로 모았다가 가지고 온다. 그래서 맛과 향이 유별나게 좋다. 주인 조간난 아주머니는 더덕을 흙이 반쯤 담긴 항아리에 소중하게 담아 놓고 손님들이 주문을 해야만 꺼낸다. 손님이 보는 앞에서 껍질을 벗기고 칼자루로 자근자근 두들겨 결을 부드럽게 풀어 준 다음, 양념을 얹어 구이를 하거나 생채로 무쳐 준다. 미리 껍질을 벗겨 물에 담가 놓거나 양념을 해놓지도 않는다. 아무리 향이 강해도 껍질을 벗겨 놓으면 향이 달아나기 때문이다. 더덕은 향 자체가 풍기는 독특한 멋이 있어 아무리 바빠도 즉석에서 조리한다. 이 곳에서 더덕구이를 주문하는 손님들은 거의가 단골로 이 맛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어서 재촉하지는 않는다. 더덕을 요리할 때면 식당 안에는 더덕향이 가득 배어나고, 그 신선한 향에 머리가 맑아지는 듯하다. 빨간 양념이 밴 포실포실한 더덕구이가 상에 오르고, 입안에서 아삭아삭 씹힐 때면 쌉쌀하면서 단맛이 혀끝에 감치고, 그 향이 온몸에 배는 것만 같다. 마치 삼키기 아까운 귀물을 입에 담은 느낌이다.
이효석 생가
가산(可山)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한국 단편문학의 백미이자, 작가의 문학혼을 단 한 편에 농축시킨 수작이다. 1백 장을 넘지 않는 짧은 분량에 탁월한 묘사력과 절제된 미학이 완벽하게 형상화된 작품이다. 요즘도 이 소설의 무대였던 봉평은 문학독자의 마음속에 낯익은 고장으로 자리잡고, 늘 가보고 싶은 그리움을 자아낸다. 메밀꽃 한창일 때 봉평에 있는 효석의 생가는 메밀밭에 잠겨 있다. 가을 햇살이 화사한 그의 생가는 옛 모습 그대로이고, 지금 그 집을 지키는 새 주인은 찾아오는 손님을 가족처럼 맞아 준다. 1913년 당시 봉평 면장이던 효석의 부친은 아들 교육을 위해 이웃에 살던 지금의 주인 홍종률 씨의 증조부 홍명렬 씨에게 집을 넘겨주고 도회지로 떠났다고 한다. 그로부터 80연 년의 세월이 흘렀고, 홍씨 집안은 이 집에서 4대를 이어오고 있다. 홍씨 가족들은 옛 이웃의 정을 생각해 정중하게 사람들을 맞는다. 초가였던 지붕이 함석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집의 원형은 아직 여전하다. 불편을 견디면서 옛집의 모습을 지켜온 주인 덕이다. 집을 비워야 하는 농사철에는 손님들이 빈집에 그냥 다녀가는 것이 안쓰러워 마당에 잠시나마 앉아 쉴 자리를 마련하고 방명록을 놓아두기도 한다. 여러 해를 두고 꾸준히 찾아오는 이들은 이제 주인과 친척처럼 스스럼없이 음식을 나눠먹으며 정을 잇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부터는 이들의 간청으로 음식 뒷바라지까지 해준다. 가산문학선양회와 젊은 공무원들이 벌이는 메밀 심기에 참여해 직접 수확한 메밀로 전과 수제비를 만들어 내는데 맛이 일품이다. 아무 꾸밈이 없이 소박한 수제비는 멸치와 무, 파 등을 넣고 푹 삶아 조선장으로 간을 해 육수맛이 깔끔하다. 집에서 메밀을 갈아 반죽한 수제비에 김치 무친 것과 김을 얹어 주는데 거칠거칠하고 구수한 맛이 먹을수록 입에 당긴다. 옛날 효석의 식구들과 서로 오가며 함께 나눠먹던 맛 그대로라고 한다. 바람결에 하얀 메밀꽃 향이 은은하게 배어나는 생가 마당에 둘러앉아 먹는 메밀 수제비와 메밀전은 맛도 맛이려니와 작품의 주인공이 된 듯이 무대 속에 함께 어우러지는 듯한 정취가 그만이다. 작품에 그려진 대로 '이지러는 졌으나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는 달빛'과 '달빛에 한층 푸르게 젖은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도 감상할 수 있다. 승용차가 아니어도 강릉행 직행버스로 장평에 내려 봉평으로 오르는 버스를 이용하면 당일로 다녀올 수 있다.
검봉산 칡국수집
칡은 그 뿌리에 많은 전분과 적당량의 당분을 저장하고 있어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또 잎은 사료로 이용되고, 줄기는 갈포벽지의 재료로 쓴다. 이처럼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 예전에는 구황식량으로 한 몫을 했다. '칡국수' 또는 '갈(葛)국수'는 칡으로 만든 먹거리 중 가장 맛있는 별미다. 칡국수는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가 정성스럽다. 깨끗이 손질한 칡뿌리를 잘게 토막내 절구에 찧거나 맷돌에 갈아서, 발이 고운 소쿠리나 체에 받쳐 놓고 물로 여러 번 씻어 내린다. 밑에 받아낸 진한 물은 한나절쯤 지나면서 전분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위에 고인 까만 물은 쏟아내고 맑은 물로 갈아주기를 몇 차례 더 반복하면 물은 맑아지고 밑에 가라앉은 전분도 하얗게 된다. 여기에 밀가루를 알맞게 섞어 반죽한 다음 국수를 누르거나 전을 부쳐내면 칡향이 배어나는 별미가 된다. 전분이 감자나 고구마 전분과 마찬가지로 너무 차져서 밀가루를 넣는 것은 찰기를 다소 빼주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국수는 얼핏 메밀국수 같고 우리밀 국수 같기도 하지만 맛이나 질감이 전혀 다르다. 물론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까만 빛깔의 칡 국수와는 전혀 다르다. 제대로 만든 본래의 칡 국수는 까만 색깔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서울에서 가까운 경춘가도의 강촌마을을 찾아가면 칡국수집이 한 곳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경춘선 강촌역에서 1.5km쯤 들어가 있는 <검봉산 칡국수집>은 약 20년간을 칡 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주인 김복순 씨는 구곡폭포가 걸려 있는 구곡리가 고향이고, 마을에 전해 재려오는 칡 국수 만드는 법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다. 처음에는 인근 가평군 내의 칡으로 시작했지만,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요즘은 강원도 삼척에서 갈분을 내온다고 한다. 깔끔하게 말아내는 칡 국수는 칡 향기가 입안에는 배는 듯하면서 부드럽고 뒷맛이 깔끔하다. 더욱이 강촌마을은 이름 그대로 서울 근교에서 이름난 강촌(江村)휴양지다. 교외선 장흥과 경춘선의 대성리, 새 북한강 강변마을들과 함께 웬만하면 재학시절 한번쯤 가보았을 곳이다. 강, 산, 계곡과 폭포 등이 한껏 어우러지고, 교통편도 경춘선 열차가 마을 어귀에 닿아 있어 멋진 나들이를 보장해 준다. 또한 강가 산책로에 이어 폭포로 오르는 구간에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별도로 마련되어 자전거만 한 대 빌리면 자전거 드라이브로 낭만도 즐길 수 있다. 시원한 강바람, 산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는 경춘선 열차의 뒷모습, 강물이 내려다보이는 카페,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와 숲 속 오솔길 등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정경들이다. 말벗이 될 만한 친구나, 읽을 만한 책이라도 한두 권 들고나서면 하루쯤 묵고 와도 크게 부담이 없다. 가을빛이 감도는 강변은 저녁때가 되면 계절감이 더욱 넘쳐난다. | |
1. 제주도 지역의 음식 |
예전에 제주도는 아주 척박하고 험한 곳이어서 조선시대에 어떤 이가 귀향 가서 "가장 괴로운 것은 조밥이요, 가장 두려운 것은 뱀이요, 가장 슬픈 것은 파도 소리다."하고 지은 글이 있다. 지금은 천혜의 자연 자원으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손꼽힌다. 예전에 제주도는 해촌, 양촌, 산촌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양촌은 평야 식물 지대로 농업을 중심으로 생활한 곳이었고, 해촌은 해안에서 고기를 잡거나 해녀로 잠수 어업을 하고, 산촌은 산을 개간하여 농사를 짓거나 한라산에서 버섯, 산나물, 고사리 등을 채취하여 생활하던 곳이었다. 쌀은 거의 생산되지 않고 콩, 보리, 조, 메밀, 고구마가 많이 나고, 감귤과 전복, 옥돔이 가장 널리 알려진 특산물이다. 제주도에는 근해에서 잡히는 특이한 어류가 많다. 음식에도 어류와 해초를 많이 쓰며, 된장으로 맛을 내는 것을 좋아한다. 이곳 사람들의 부지런하고 소박한 성품은 음식에도 그대로 나타나 음식을 많이 장만하지 않고, 양념도 적게 쓰며, 간은 대체로 짜게 하는 편이다. 죽이나 범벅이 많고 찬물 중에는 국이 많은 편이다. 싱싱한 해물은 회로 먹으며, 바닷고기로 국을 많이 끓이고 죽에도 넣는다. 다른 곳에는 없는 자리돔과 옥돔, 오분자기 등이 잡힌다. 수육으로는 돼지고기와 닭을 많이 쓰며 겨울에는 꿩으로 만든다. 제주 돼지는 특히 뒷간에서 기른 똥돼지가 연하고 맛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없어졌고 대신 흑돼지가 맛있다. 한라산에서는 표고버섯과 산채가 많이 나고, 겨울에도 따듯하여 김장을 많이 담그지 않는다. 주식으로는 잡곡밥을 많이 해 먹고, 메밀이 많이 나와 이것으로 칼국수, 저배기, 범벅, 빙떡 등을 만든다. 죽엔 전복, 옥돔, 깅이(게), 초기(표고버섯), 닭, 매역새(미역)등을 넣어 끓인다. 찬물 중 국에는 몸국, 고사리국, 톨냉국, 갈치호박국, 옥돔국, 돼지고기 육개장 등이 있다. 싱싱한 어류는 거의 회를 치는데 특히 자리물회, 물망회, 전복회 등이 별미이고, 옥돔, 갈치, 자리, 상어 등은 구이나 찜을 한다. 그밖에 양애무침, 꿩적, 초기전, 두루치기, 돼지불고기, 톳나물, 동지김치, 자리젓, 오분자기젓 등이 있다. 떡은 빙떡, 오메기떡, 차좁쌀떡, 감자떡, 상애떡 등이 있고 약과, 닭엿, 보리엿을 즐겨 해 먹으며, 음료로는 밀감화채, 자굴차, 소엽차, 설록차 등이 있다.
몸국
제주에서는 잔치 때 빼놓을 수 없는 별식으로 돼지고기나 뼈를 삶은 국물에 내장과 몸을 넣어 끊인다. 특히 햇몸으로 끊인 국을 촘몸국이라 하여 별다른 맛으로 치기로 한다. 몸은 보통 모자반이라 불리 우는 길이가 1∼3m 정도 되는 가지가 많은 바닷말 해초류로서 지방질, 칼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연한 것을 채취해서 식용으로 이용한다. 몸국은 돼지고기의 진미가 우러나와 고기국물의 느끼함 보다 구수한 맛 때문에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몸국 만큼은 즐겨 먹을 정도로 그 맛이 독특하다. 특히 모자반은 지방을 흡수하고 비계의 역한 냄새를 없애 주므로 몸국은 많이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 영양이 풍부한 음식으로 많이 애용된다.
옥돔구이
제주도에서 "생선" 또는 "솔라니"라고 불리우는 옥돔은 일본근해와 제주도 연안에서만 잡힌다. 맛이 은근, 담백하여 한번 맛본 사람은 누구나 다시 찾게 되는데 옥돔은 뼈, 껍질, 눈의 영양가가 높고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허약 체질인 사람들의 병후 회복을 위해 죽으로 끓여 많이 이용해 왔다. 옥돔구이는 옥돔의 배를 갈라 넓적하게 펴서 약간 시들하게 햇볕에 말린 후 구어 먹는데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어서 옥돔 말린 것을 상자 단위로 포장하여 제주여행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으며, 제주도내 대부분의 향토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다.
자리회
자리로 만드는 음식종류는 자리물회, 자리마른회, 자리구이, 자리젓 등이 있으며 그 중 술안주와 식사를 겸할 수 있는 자리물회를 많이 선호하는데 자리의 비늘을 벗기고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한 후 잘게 썰어서 식초, 깨, 풋고추, 마늘, 참기름 등 양념을 하고 적당히 물을 부은 다음 얼음을 띄워 만든다. 자리마른회는 자리돔의 비늘을 벗겨내고 머리,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한 후 배속을 깨끗이 씻어내어 초장에 찍어 먹는다. 붕어 만한 크기의 돔으로 여름철 가장 인기가 높은 물회의 재료로 제주의 향토 미각을 대표하는 고기다. 5월부터 8월 사이에 잘 잡히는데 자리의 본고장은 모슬포 앞 바다로 이 곳에서 잡은 것이 부드럽고 연하다.
해삼물회
해삼은 영양가가 뛰어나 골격 형성에 필요한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며 발육기 어린이 특히 임산부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해삼물회는 해삼 2마리 정도를 잘게 저며 미나리, 배, 오이 등을 썰어 넣고 초된장에 버물려 갖은 양념과 함께 시원한 냉수를 넣고 잘 저은 후 얼음을 둥둥 떠놓아 보기에도 맛깔스러워서 군침이 절로 도는 음식이다.
흑돼지 요리 (구이, 돔배고기, 고기국수)
오래 전 제주에서는 집집마다 돼지를 길러 왔으며 경조사 때에는 집에서 키운 돼지를 잡아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풍습이 있었다. 제주의 상징이라면 상징일 수 있는 것이 똥돼지이다. 성읍민속마을이나 제주민속촌에 가면 제주의 옛 초가집들을 볼 수 있는데, 초가집의 한쪽 구석에 화장실로 쓰이던 곳이 있다. 이 화장실은 출입하는 문이 전혀 없고 지붕도 있는 곳이 있는가하면 없는 곳도 있다. 그리고 널빤지 두 개를 발판 삼아 앉아서 볼일을 보는데 그 밑에는 인분을 받아 먹으려고 까만 도새기(돼지)가 어슬렁거린다. 이때 옆에 있는 나뭇가지로 돼지를 쫓아내야 한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고 돼지의 몸 위에 볼일을 보면 몸에 뭍은 이물질을 털어 내려고 돼지가 몸부림을 치게 된다. 그것을 보고 아차하고 후회해도 때는 이미 늦는다. 온 몸에 묻은 인분 때문에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마음에 새긴 채 그 자리를 떠나야 한다. 이러한 영양가 있는 먹이(?)를 먹고 자란 돼지를 똥돼지라 부르는데, 맛이 그만이어서 예로부터 집안에 큰일이 생기면 잡아서 손님께 대접하곤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똥을 지저분한 것으로만 여기지만 돼지를 기르는데 필요한 사료 해결, 처치 곤란한 똥의 수거, 보리밭에 뿌려지는 돼지똥의 결합은 자연스레 똥돼지 문화를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똥돼지는 자취를 감추고 산에서 방목하고 기르는 흑돼지를 그 자리를 차지했다. 다른 지방의 돼지고기보다 제주의 돼지고기 맛이 특이하다고 하는 것은 옛날부터 집에서 돼지를 잡을 때 그을리기 때문이다. 제주말로 '그실린 도새기'라고 하는데 돼지털을 없앨 때 건초를 이용하여 태워 버리기 때문에 건초의 향이 고기 속에 배어 맛이 특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제주의 토종돼지는 털이 검어 '흑돼지'라고 하는데 들판에 자연방목을 하기 때문에 돼지비계도 씹는 촉감이 좋을 뿐 아니라 육질은 쫄깃쫄깃하고 영양이 많으며 돼지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 일반돼지보다 고기 맛이 아주 고소하다.
성게국
제주도는 섬 중의 섬이라 일컬을 만큼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섬이다. 또한 그 명성만큼이나 해산물도 거의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풍성하게 난다. 그래서 제주나들이는 계절에 따라 그 맛을 찾아 즐기는 재미가 그만이다. 겨울에 제주를 찾으면 가는 곳마다 내놓던 갈치회와 갈칫국은 이른봄 진달래와 유채꽃이 피어나면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제주의 명물인 옥돔이 봄의 미각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벚꽃이 지면서 보리이삭이 피어나 바람에 나부끼기 시작하면 이름난 맛집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성게국' 현수막은 내걸고 초여름 제주의 진미를 선사한다. 제주 성게가 제철을 맞는 시기이다. 성게는 5월말에서부터 6월 사이의 제주 바다에서 많이 잡힌다. 이 무렵에 가장 살이 오르고 맛이 들어 있어서 제주 해녀들은 바위틈에 붙어 있는 성게를 따낸다. 제주에서 자연 서식되는 성게는 보라성게로서 껍질을 깨어보면 노란 살이 있으며, 달콤한 맛이 있다. 미역과 함께 참기름으로 살짝 볶은 후 오분자기를 넣고 국을 끓어내면 성게알은 노란빛을 더하며 순두부처럼 엉키어 담백한 맛으로 제주를 찾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제주 사람들은 성게를 '구살'이라고도 불러 성게국은 '구살국'이라 부르기도 한다. 성게국은 웬만한 육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음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성게국은 제주에서나 맛볼 수 있을뿐더러, 그것도 초여름 한철이 제맛나는 계절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성게는 그렇게 흔하게 나는 것도 아니어서 고급 일식집에서나 담뱃갑만한 나무접시에 생으로 두어 점 내놓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요즘은 동해안 것은 거의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어 현지에서조차 구경하기가 어렵다. 가장 많이 잡힌다는 제주에서도 예로부터 산모의 산후식과 남자들의 술병을 치유하는 귀한 음식에 들었고, 바다에서 나는 생물 중 영양가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꼽혀 귀하기는 마찬가지다.
해물뚝배기
三多(삼다)의 섬 제주에는 신선한 해물로 만든 다양한 요리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제주사람들이 즐겨 먹는 것이 해물뚝배기다. 일명 작은 전복이라 부르는 오분자기와 조개, 성게알, 오징어, 새우등 다양한 해물과 두부, 쑥갓 등을 넣어 된장으로 맛을 낸 것이다. 바다 내음과 해산물에서 우러난 국물이 된장 맛과 어울려 얼큰하고 시원하다.
갈치호박국
갈치는 몸이 길고 납작한데다 은빛이 햇빛에 반짝이면 마치 번뜩이는 칼날 같아서 웬만한 고장에서는 갈치로 써놓고도 칼치라고 읽는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보면 '갈치의 모양은 긴 칼과 같고 몸집은 8-9', 이빨은 단단하고 빽빽하다. 맛은 달고 물리면 독이 있다. 이른바 꽁치의 종류나 몸이 더 납작하다.'고 했다. 서울의 골목길에서는 얼음을 듬성듬성 얹어 오는 갈치와 소금을 뿌려 약간 섭간한 것들이 생선차에 실려 온다. 차에 둘러선 주부들과 흥정이 이뤄지면 반쯤 접어 끈으로 질끈 매주거나 툭툭 토막내 비닐주머니에 담아 준다. 이것을 깨끗이 손질하고 소금을 알맞게 솔솔 뿌려 채반에 얹어 꼬득꼬득하게 말리거나 간이 제대로 배도록 잠시 덮어놓았다가 노릿노릿하게 구워 놓으면 그 맛이 독특하다. 겨울로 접어드는 11월부터 잡히는 갈치는 이듬해 2, 3월까지 이어지면서, 이때 잡힌 것이 1년 중 가장 기름지고 맛이 뛰어나 회로 먹을 정도로 알아준다. 갈치는 살이 연하고 기름져 약간 간을 해 구이를 해놓으면 그 맛이 일품이고, 도시 사람들이 가장 잘 기억하는 갈치구이다. 그러나 갈치를 직접 잡는 제주도에서는 갈치맛의 기준이 내륙지방과는 전혀 다른 데 있다. 갈치로 회와 국을 끓이고 찌개를 하고, 그 다음에야 구이로 낸다. 싱싱한 갈치는 가장 맛있는 횟감이고, 귀한 손님이 오면 물 좋은 갈치를 사다가 갈칫국을 끓여 주는 것이 제주도 사람들의 극진한 대접이다. 아직 갈치회를 먹어 보지 못했거나 이런 대접을 받아 보지 않은 도회지 사람들은 갈치회나 갈칫국이야기를 하면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그 맛을 보고 나면 생각이 쉽게 바뀌게 된다. 특히 제주도 갈칫국은 제주 사람들이 오랫동안 먹어온 토속음식이고, 산모가 아기를 낳으면 끓여 주던 국이기도 하다. 그러니 비린내가 날 리 없고, 그나마 요즘은 갈치가 옛날처럼 흔치 않아 더욱 별미로 꼽히게 됐다. 갈치는 단백질 함량이 많고 지방과 당질이 있어 고유한 풍미가 있다. 갈치는 다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칼슘에 비해 인산의 함량이 많은 산성식품이므로 채소와 곁들여 먹어야 좋다.
전복죽
←전복 제주바다는 거칠어서 전복양식을 할 수 없어 제주에서 나는 전복은 무공해 자연산이다. 옛날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에 좋다 하여 널리 구한 것 중의 하나가 제주전복이었으니 그 영양가를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최상의 건강식품이다. 전북은 제주도 해안가 곳곳에서 많이 잡히나 특히 성산포 전복죽이 유명하다. 전복죽의 조리법은 전복을 쌀과 같이 넣어 기름에 볶게 되면 전복의 연한 맛이 사라지기 때문에 우선 전복내장만을 골라내어 불린 쌀과 함께 참기름에 넣어 살짝 익혀 내는 것이 중요한 비법이다. 전복은 체내 흡수율이 좋아서 임산부, 비만증, 간경화증 환자 등의 영양식으로 좋으며 특히, 간 기능 회복에 특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개장
제주의 육개장은 타지방과 달리 쇠고기 양지머리가 아닌 돼지의 등뼈와 무릎뼈를 고아 삶은 고사리를 함께 넣어 끓이는 것이 제주의 육개장만이 갖는 특색이다. 제주 육개장이 제맛을 내는데에는 제주 고사리로 3월 4월 사이에 캔 고사리가 연하고 부드럽다. 맛을 볼 때 고기살인지 고사리인지 구별이 안가도록 질탕하게 만들어야만 제주 육개장의 별미스러운 맛이 된다. 또한 육개장에 메밀가루를 풀어 넣어서 걸쭉하게 끓인다.
꿩메밀국수
제주는 땅이 그다지 기름진 편이 아니어서 곡식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 연유로 메밀이나 차조를 이용한 음식들을 많이 만들어 먹었는데 산후음식으로 미역국보다 메밀국수를 먼저 먹었다. 제주산 메밀과 꿩고기 육수가 어우러져 별미를 내는 게 꿩메밀국수이다. 꿩메밀국수는 꿩고기 육수에 제주산 메밀로 만든 국수를 넣어 끓인 후 갖은 양념을 친 것으로 밀가루로 만든 음식에 비해 먹은 후 소화도 잘 되며 담백한 맛이 있어 겨울철 별미로 최고이다.
빙떡
메밀과 무로 만드는 빙떡은 7백년동안 즐겨온 제주의 전통 음식이다. 빙빙 마는 떡이라 하여 빙떡이라 부르는데 이 떡은 손에 들고 통째로 먹는다.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하여 후라이팬 등에 기름을 두르고 얇고 둥글게 부쳐, 팥고물이나 무 숙채를 양념하여 속을 넣고, 돌돌 말아서 속이 나오지 않게 양끝을 살짝 눌러 만든다. 빙떡을 만들어 먹게 된 유래는 정확치는 않지만 고려 때 몽고인이 제주에 들어오면서부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해오는 바에 의하면 몽고인들은 메밀이 독을 품었다고 여겨 토박이들을 죽이려고 메밀을 나눠줬는데 토박이들도 독이 있는 것을 알아 해독제로서 무를 넣어 먹게 된 것이라 한다. 메밀지짐이의 담백하면서도 텁텁한 맛과 돼지기름의 배지근한 맛, 무우무침의 삼삼하고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한번 먹어서는 맛을 모르지만 먹을수록 그 화려하지 않은 맛에 이끌리게 된다.
오메기술
좁쌀가루를 끊는 물에 반죽하여 떡을 만든 후 이것을 솥에 넣고 찌면 오메기떡이 만들어지는데 다시 이 떡을 손으로 주물러 으깬 다음 누룩가루를 넣고 따스한 아랫목에 두어 발효시키면 독특한 맛의 오메기술이 빚어진다. 오메기 술은 파는 곳이 많지 않아서 찾기가 쉽지 않은데 남제주군 표선면 성읍리 민속마을과 표선리 제주민속촌 구내 장터에 가면 도새기고기(제주토종 돼지고기)를 안주로 차려 놓고 이 오메기술을 만날 수 있다.
꿩토렴(샤브샤브)
꿩은 예로부터 귀한 야생조류로 주로 약용으로 쓰던 고기이며,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서 육질은 섬유소가 가늘어 연하고 소화흡수가 잘 되므로 건강식품으로 아주 좋은 식품이다. 제주 꿩은 타지방의 꿩보다 다소 작지만 깃털 빛깔이 유난히 아름답다. 꿩고기는 봄부터 맛이 있어지기 시작하는데 예전에는 겨울에 꿩을 잡아오면 눈 위에 그대로 두어 꽁꽁 얼렸다가 말려 육포를 만들어 술안주로 먹었다. 꿩고기의 대표적인 요리는 꿩토렴(샤브샤브)으로서 머리부분과 뼈로 우려낸 육수에 애호박, 미나리, 파, 표고 등 야채를 넣고 끓인 다음에 꿩의 가슴살을 발라낸 고기를 즉석에서 살짝살짝 익혀가면서 소스에 찍어 먹는데 소스의 독특한 맛과 함께 입안에서 녹는 듯한 부드러운 맛이 별미이며, 이 외에 꿩 전골, 꿩 메밀칼국수가 있다.
오분자기 솥밥
오분자기는 제주도가 전국전체의 약 70%를 생산하는 전복과의 패류로서 생산량이 감소 추세에 있는 고급 수산물로 영양분이 풍부하며 건강식으로 아주 좋은 식품이다. 전복과 오분자기는 그 모양새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전복은 오분자기에 비해 몸체가 크고 출수구(호흡구멍)가 4-5개인 반면, 오분자기는 몸체가 작으면서 출수구가 7-8개로 전복보다는 많다. 또 전복은 출수구의 모양이 껍질위로 나와 있는데, 오분자기는 밋밋한 편이다. 그리고 오분자기는 제주에서만 생산된다. 성장률 면에서는 오분자기가 빠르고, 맛에서도 다소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오분자기 돌솥밥은 전복의 새끼격인 오분자기의 오독오독 씹히는 맛과 향긋한 표고버섯 등이 어우러져 특색 있는 맛을 낸다. 영양식으로 좋은 오분자기 돌솥밥은 사골육수 국물에 보리콩과 오분자기를 넣어 만드는데 맛의 비결은 갖은 양념을 한 양념간장과 마아가린으로 입맛에 맞게 적당히 넣어 비비면 군침 도는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돋군다. 이 외에 해물을 넣어 만든 해물돌솥 비빔밥도 별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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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주도 지역의 유명 음식점 |
♣ 낭만과 추억,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어우러진 해안도로 카페촌
제주시를 중심으로 야경이 아름다운 해안도로변 카페촌은 용두암에서 시작되는 용담동 해안도로와 하귀의 해안도로로 나눌 수 있다. 이 지역 해안도로는 제주공항에 인접하고 있어, 비행기의 이착륙을 볼 수도 있고, 밤이면 환하게 밝힌 고깃배들의 전조등이 눈부신 바다를 볼 수가 있다. 최근에 다양한 형태의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이 들어서고 있어, 이 업소에서 뿜어 나오는 불빛이 하나의 거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아름다운 야경만큼이나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는지? 는 의문이다. 특히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는 업체들이 한결같이 카페나 경양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이니 한층 보고있는 이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그러나 야간 볼거리가 부족한 제주에서 정다운 사람들과 밤바다를 바라보면서 듣는 음악은 더없이 감미로울 것이다. 그리고 그윽한 한잔의 커피 향기 속에서 다가오는 고깃배의 불빛은 잊혀져 가는 현대인들의 고독한 인간성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 전복죽전문집
전복은 어패류 중에서 가장 귀한 것으로 옛날 진시황의 불로장생에 좋다 하여 널리 구한 것 중의 하나라고 전해진다. 예로부터 제주전복은 그 명성이 자자해 임금에게 바치는 진상품의 하나로 아직도 귀한 음식중의 하나이다. 전복은 체내 흡수율이 좋아서 어린이나 노약자, 환자 등의 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복은 씹는 촉감이 좋아 회로 바로 먹는 것이 좋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한다. 특히 제주에는 전복을 이용한 희귀한 음식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전복내장으로 담은 게웃젓은 필자가 먹어본 젓갈 중에서 그 맛이 가장 뛰어난 음식이다. 그리고 제주 하면 손꼽는 음식이 바로 전복죽인데 여는 지방과 만든 방법 자체가 다르다. 먼저 전복을 얇게 썰어 참기름에 살짝 볶은 후, 물에 불린 쌀을 넣어 죽을 끓이면 뽀얀 국물과 재료가 어우러져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나며, 여기에 게웃(전복내장)이 들어가 녹으면 푸르스름한 빛깔을 띠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전복죽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은 제주도에 많은데, 그 중에서도 종달리해녀의 집, 제주시 화진전복, 유빈식당, 서귀포 소라의 성과 해안가 해녀의 집에서 그 맛을 볼 수가 있다.
♣ 날개 달린 동물은 무엇이던지 요리할 수(?) 있는 집들
제주에는 날개 달린 동물은 무엇이던지 요리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토종닭, 오리는 말할 것도 없고 꿩, 청둥오리, 기러기까지도 요리하는 전문음식점이 있다.
♣ 기러기샤브샤브
기러기 샤브샤브는 사료를 쓰지 않고 자연에서 키운 기러기에 각종 한방약초를 가미하여 독특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별미음식으로 만천가든(제주시 노형동 노형주유소 옆), 원조기러기 농장가든(애월읍 고성리 서부산업도로 변), 산계원(안덕면 사계리 해안도로 변)에서 맛볼 수 있다.
1) 제주시 지역의 유명 음식점
비경회관 (제주시 용담3동) 용두암 서쪽 50m 해안도로변
용두암을 관광하고 난 뒤 해안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50m 정도 가다 보면 기암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는 집이 하나 보이는데 이 곳이 바로 제주시에서 유명한 비경회관이다. 식당에서 바라보는 제주의 바다가 워낙 아름다워 비경(秘境)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으며, 바다의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함께 먹는 방금 건져 올린 듯 싱싱한 활어회는 아마 이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추억거리일 것이다. 이 집의 별미 중 하나인 다금바리회는 희소성만큼이나 그 맛에서 살이 단단하고 맛이 담백하여 횟감으로는 으뜸으로 치며 요리하는 방법에 따라 여러 맛을 즐길 수가 있다. 요사이는 다금바리가 귀하여 사전에 예약하지 않는다면 제주까지 와서도 맛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제주시 탑동횟집촌 (제주시 탑동 부둣가)
제주시 중심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횟집들이 밀집해 있는 탑동이 있다. 부둣가와 인접해 있어 싱싱한 활어회를 맛볼 수 있으며, 망망대해 같은 푸른 바다와 함께 파도소리를 들으며 회 맛을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그리고 주변에 서부두방파제와 탑동산책로가 있어 식사 후 산책을 하면서 수협공판장를 들린다면 제주의 신선한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수가 있다. 최근에는 탑동광장에 놀이공원이 들어서 개구쟁이 아이들의 놀이천국이 되고 있으며, 야외음악당, 길거리 농구코트 등이 갖추어져 있어 청소년들의 휴식공간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고향포구 (제주시 연동) 신제주 주택은행 옆
제주시 신제주에 위치한 <고향포구>는 맛깔스러운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가 돋보이는 제주도 향토음식점이다. 갈치회는 신선한 갈치를 호박잎으로 비늘을 벗겨내고 포를 뜬 다음 포 안에 들어있는 가느다란 심줄을 꺼낸 후 회를 뜬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갈치회와 된장에 마늘, 고추, 참기름을 듬뿍 넣은 양념장을 곁들이면 고소함이 한층 더해준다. 갈치조림은 신선한 갈치를 토막내어 무, 감자, 고춧가루와 양념의 배합이 잘 어우러져서 매콤하면서도 담백하고 고소한 갈치 맛을 내는 것이 비결이다. 고등어회는 활 고등어를 사용하여 회를 뜨는데 고등어의 듬직하고 고소한 감칠맛 때문에 회를 즐기시는 분들이 즐겨 찾는 메뉴이다. 여러 가지 양념에다 강한 식초 맛이 들어간 소스를 곁들이면 그 맛 배가된다. 그리고 오분자기구이는 전복과 비슷한 어패류로 그 영양가와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두꺼운 팬에 참기름, 마늘 등으로 살짝 간하여 그 고유의 맛을 살려 입맛을 돋구는 음식이다. 회를 먹고 식사전의 중간 코스로는 최고급이다.
전원일기 (제주시 아라1동) 5.16 도로 목석원 근처
제주시에서 5.16도로(제1횡단도로)를 타고 서귀포를 가다보면 목석원 못 미쳐 원신아파트 근처에서 정가가 한껏 멋있는 집을 발견하게 된다. 이 집이 제주 토종흑돼지구이와 쌈밥으로 유명한 <전원일기>이다. 제주토종 흑돼지고기에 갖은 양념을 하여 구워낸 불고기나 생고기를 그대로 구워 소금장에 찍어 먹는 그 맛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내어 씹을수록 구미가 당기는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갖은 야채와 고소한 장맛이 어우러지는 쌈밥과 같이 나오는 제주돼지 오겹살과 오리고기는 이 집에서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음식이다.
화남일식 (제주시 일도2동) 일도동 서해아파트 맞은 편
제주산 싱싱한 활어를 맛볼 수 있는 정갈한 일식집이다. 예약을 하고 간다면 평상시 먹어보기 힘든 횟감을 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다금바리, 갓돔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생선이다. '고객을 최고'로 생각하는 주인 부부의 다정한 서비스와 싱싱한 활어회를 맛본다는 것은 제주관광에서 잊혀지지 않는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활어회 외에도 싱싱한 생선으로 만드는 [지리]는 매운탕의 자극적인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권할 수 있는 먹거리다. 지리는 식재료가 싱싱하지 않으면 제 맛을 낼 수 없는 관계로 신선한 식재료만을 이용하여 생선 본래의 담백한 맛을 우러낸다.
고도일식당 제주공항에서 신제주 쪽 도로 우측편
청둥오리를 전문적으로 요리하는 음식점으로, 청둥오리의 약리적 효과를 이용하여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청둥오리 맛은 일반 오리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은 데 색다른 음식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은 한번 들려볼 만하다.
제주향(구 중앙회관) (제주시 연동) 신제주 시장 안에 위치
40년 전통을 지닌 전주의 중앙회관이 제주에 선보이는 남도음식점으로 깔끔한 분위기와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관광객의 발길을 잡는다. 이 집의 주메뉴는 남도식 한정식, 전주 곱돌 비빔밥, 전주 육회 비빔밥, 사골 우거지탕, 전주콩나물국밥, 한방삼계탕, 순 녹두전과 순수 한우만으로 공급하는 한우 모듬고기 정식, 한우 등심고기, 한우 갈비살고기, 양념갈비, 불고기정식 등이 있다. 한국 외식업게를 선도한다는 자세로 새로운 향토음식을 발굴하여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특선정식를 선보이고 있다.
장춘식당 (신제주 KBS 건물 뒷편)
성게국을 전문으로 하는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알려져 있는데 공항에서도 가깝고 주위에 호텔들도 많아 알고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많다. 제주성게국은 반드시 미역을 넣고 끓인다. 생미역을 참기름에 약간 볶다가 물을 부을 때 성게를 알맞게 넣고, 소금으로 밑간을 약간 해서 끓인다. 한소끔 끓어오르면 성게에서 노란 물이 우러날 때 다시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가며 파를 약간 넣는다. 노란 알은 전체가 기름덩이 같지만 끓여 놓으면 기름이 뜨지 않고, 마치 달걀 노른자 풀은 듯, 노랗게 우러난 국물과 부드러운 미역이 어우러져 구수하면서 깊은 맛이 난다. 또 성게국은 따끈하게 먹어야 더 맛이 있고, 따끈한 국물 탓도 있겠지만 먹을 때 온몸에 땀이 은은하게 배어나 신비한 느낌마저 있다. 식약(食藥)의 효과를 실감하는 것만 같다. 곁들이는 밑반찬도 자리젓과 멸치젓, 톳나물 무침 등 바다냄새가 물씬 풍겨 더욱 바다의 별미답다.
큰돌섬 (제주시 연동 251-24번지, 신제주 제주일보 맞은편)
여름철의 별미 전복죽을 비롯, 갖은 전복요리로 이름난 집. 큰돌섬은 "전복 다루는 데는 따를 곳이 없다."면서 제주도의 특산 전복의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큰돌섬 식당은 온 가족이 운영하는 그야말로 가족식당이다. 신제주가 개발되고 제일 먼저 이곳 연동으로 이사온 제주토박이 집으로 20년 살아온 이 집을 개조해 아래층을 식당으로 꾸며 영업하고 있다. 전복 음식은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분야로 특히 구이는 전복껍질 채 참기름에 구어내는데 이미 바닷물로 간이 돼 있어 따로 간을 할 필요가 없다. 바닷 속에서도 미역이나 톳 등 고급 해초만 먹고 자라는 전복은 우선 비린내가 없고 고급스런 향미로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값비싼 해물, 회나 구이, 여기에 전복죽까지 몸보신에도 좋은 것으로 이름나 있다. "입맛 없을 때, 환후 허약해졌을 때" 전복죽 찾는 사람들이 특히 많다고 한다. 큰돌섬의 전복죽은 특히 끓이는 비법이 따로 있어 맛이 남다른데 전복에 참기름으로 끓이는 전복죽은 내장을 적당량 넣어 맛을 내는데 뽀얗게 노르스름한 죽이 특히 여름철에 맛이 좋다고 한다. 다른 음식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큰돌섬 사람들은 "값을 충분히 한?quot;고 자신한다. 그만큼 맛과 건강에 뛰어나다는 평이다. 제주에서 나는 전복으로만 8년째 요리해온 「모범음식점」 큰돌섬의 자랑메뉴는 이 전복죽과 구이외에도 전복물회, 전복과 오분자기, 소라 등의 모듬회, 그리고 성게국 등이 있다.
돌하르방 식당 (제주시 일도이동 사무소 남쪽에 위치)
돌하르방 식당은 전통 향토음식을 전문으로 해오고 있는 곳으로 각재기국과 멜국으로 유명하다. 각재기는 전갱이의 제주도 사투리이며 각재기국은 제주 특유의 해장국으로 그 개운함이 좋다. 너무 토속적이라 먹기 어려워하는 관광객들도 많다고 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생선을 썰고 배추도 송송 썰어 넣은 데다 된장, 파, 마늘 등으로 맛을 낸다. 약간 배릿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넘친다. 멜국은 멜(멸치)와 잔배추, 풋고추 등의 야채를 넣고 끓이고 제주토속간장으로 맛을 낸다. 국으로서 담백한 맛이 나며, 제주에서는 예로부터 즐겨 먹어온 음식이다. 주로 멜이 많이 나오는 봄과 가을에 많이 취급한다. 주인 할아버지(강영재)는 제주 향토음식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첫째, 바가지 없이 정직해야 한다. 둘째, 한번 온 손님은 다시 오도록 해야 한다. 셋째, 여행사는 맛있는 음식점보다는 거래음식점으로 관광객을 데려가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며 제주에서의 관광과 음식점 영업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분이시다. 겉으로 보기에는 허름해 보이는 식당이지만, 손님이 항상 넘칠 정도로 많다. 밑반찬으로는 돌병어찜, 쌈배우, 한치무침, 배추김치, 촐래, 고추, 된장 등 푸짐하게 나오는데 눈여겨볼 반찬에는 촐래가 있다. 촐래란 자리젓에 무나 고추를 넣고 끓인 것으로 쌈을 싸서 먹는데 그 맛이 독특하다. 그리고 이 식당의 특이한 점은 영업시간이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로 매우 짧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할아버지께서 돈보다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식당에 하루에 백명정도의 손님 중 70여 명 정도가 단골손님이라고 한다. 또, 눈여겨볼 만한 특징이라면 밥이 쌀밥이 아니라 콩과 보리가 많이 섞인 잡곡밥인데 그 맛이 일품이다.
도라지 식당 (제주시 제주시청 별관앞)
제주 토속음식 옥돔구이의 참맛 「도라지 식당」은 20여 년간 제주향토음식 개발에 앞장서 온 음식점이다. 음식의 모든 조리 방법을 전통 제주식으로 하여, 자연 그대로 원재료의 맛을 살려내고 있다고 정평이 나 있다. 국내산으로 최고의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제주 해역의 갈치는 구이 요리가 으뜸이다. 갈치와 호박은 음식 궁합이 잘 맞아 갈치호박국으로 끓여내기도 한다. 옥돔과 미역 역시 음식 궁합이 잘 맞아 옥돔미역국을 맛있게 끓여낸다. 특히 제주산 옥돔은 일본인들의 입맛을 매료시킬 정도로 맛이 아주 좋다. 또한 제주 해역에서만 잡히는 도미 중에는 어린 아기 손만큼이나 작은 자리돔이 있는데 자리돔으로 만든 자리물회는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내는 특징 때문에 여름철 제주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물회이다. 입안에 씹혀지는 연한 자리살의 구수함은 한여름 제주를 대표하는 맛으로 부족함이 없다. 중간크기의 싱싱한 자리를 바늘과 지느러미, 머리, 꼬리를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둔다. 등쪽으로 어슷썰기하여 약산의 식초에 재어 뼈가 부드러워지면 양념된장을 버무려 두고 오이는 채썰고 깻잎, 부추, 풋고추는 잘게 썰어 잘 섞는다. 시원한 생수를 알맞게 부은 후 얼음을 띄워 상에 낸다. 횟국이나 회무침에는 반드시 된장이 들어가야 비린내가 가시며 향기가 있다.
고수목마 (신제주 연동)
가게를 들어서는 순간부터 조랑말에 대한 많은 설명과 많은 벽화들이 말요리 전문점이라는 충분한 이미지를 주기에도 너무나 충분하다. 이 식당의 정식코스로는 준비된 식단을 보면 전식(마혈주, 마골분, 마제골)+마사시+육회+검은지름, 생간+야채말이+갈비찜+스테이크+불고기+말도가니탕+후식으로는 빙떡, 차가 준비되었다. 여기서 '마혈주'란 신선한 말피에 감초를 비롯한 8가지 이상의 한약제와 함께 발효시킨 마주이다. 또한 '마골분'이란 한 마리분에 백여만원을 호가하는 말사대를 주재료로 하여 한약재와 함께 분말화 한 특히 신경통, 관절통에 특효가 있는 식품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마제골'이란 20여 가지의 한약제와 말 한 마리분의 뼈를 60시간 이상 중탕하여 달여낸 스테미너의 보약이라 한다. 종업원들도 매우 단정한 차림이며 입가에는 항상 미소를 머금고 상당히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어딘가에서는 차분한 느낌을 받게 되고 흑돼지도 메뉴에 포함되어 말고기에 대한 혐오감이 있는 사람들은 흑돼지를 즐길 수 있지만 말고기에 대한 혐오감이 사라질 정도로 맛이 있고 그 곳의 분위기 때문에라도 말고기에 대한 혐오감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탐라정 (제주시 이도2동) 제주지방법원 뒤
제주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점인 <탐라정>은 물회를 가장 맛깔스럽게 만드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도 뼈를 발라낸 옥돔을 얇게 썰어 각종 야채와 양념으로 간을 맞춘 후 머리뼈로 우려낸 육수를 넣어 만들면 감칠맛 나는 국물과 담백한 옥돔물회 맛이 일품이다. 옛날부터 옥돔은 명절이나 제사 때가 되면 옥돔구이를 제삿상에 올리는 귀한 음식으로 전해왔다. 옥돔물회 외에도 한치물회, 자리물회, 소라물회, 옥돔미역국, 성게국, 보말국도 내놓고 있다.
유리네 (제주시 연동) 신제주 주택은행 앞 골목
제주의 전형적인 향토음식의 하나인 고사리육개장은 돼지 뼈와 고기를 푹 삶아낸 육수에 마늘, 고춧가루, 대파, 풋고추 등으로 갖은 양념을 한 후 메밀가루를 풀어 넣어 풀풀하게 끓여 내는데 그 맛이 담백하며 제주에서는 예로부터 즐겨먹던 음식중의 하나이다. 이 집은 고사리육개장 외에도 제주 향토음식점 하면 첫 손가락을 꼽는 집중에 하나이다. 메스컴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이 집의 메뉴로는 옥돔구이정식, 몸국, 갈치구이정식, 성게미역국 등 다양한 향토음식과 자리젓에 싸먹는 야채가 맛깔스러운 음식점이다.
한라식당 (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별관 앞
갈치는 단백질 함량이 많고 지방이 알맞게 들어 있어서 맛이 좋고 소량이나마 단맛을 내는 당질이 풍부한 생선이다. 옛날부터 제주사람들은 갈치를 구어서 뿐만 아니라 국으로 끓여 먹었는데 비릿하듯 하면서도 담백하여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 여는 국과는 다른 고유한 풍미가 있어 여름과 가을이면 즐겨 찾는 국거리중의 하나이다. 제주갈치는 낚시로 잡아서 특히 맛이 다른 지방의 갈치보다 맛이 더 있고 호박 또한 제주도만의 특징이 더 있다. 제주도에는 싱싱한 갈치가 다른 지방에 비하여 많이 잡히는 관계로 갈치전문음식점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갈치국을 많이 파는데 그 중에서도 갈치국하면 <한라식당>을 추천하고 싶다. 이외도 도라지식당, 유리네식당, 장충식당, 산지로식당 등이 제주향토음식점 하면 빠지지 않는 음식점이다.
한국관 (제주시 관덕정 주변)
지난 98년에 설립된 제주 한국관은 색과 향, 미가 살아있는 고기 맛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맛을 기본으로 격조 높은 실내와 200석 이상의 연회석과 가족석, 넓은 주차장 등 멋과 맛, 분위기를 갖춘 음식점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제주 한국관은 충청남도 청주에 있는 청정 한우 농가와 계약을 맺어 매일 신선한 일등급 암소 고기가 공급되어 연한 고기를 맛볼 수 있다. 한우 처녀우 속살이라는 특등육(속살구이)과 샤브샤브 등은 한정된 재료에도 불구하고 워낙 찾는 사람이 많아 사전 예약이 필수다. 고기를 먹은 후 꿩고기를 곁들인 꿩 냉면을 들면 입가심으로 아주 그만이다. 제주 한국관은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제주시 삼도동 퍼시픽 호텔 맞은 편과 신제주 그랜드호텔 부근에 각각 본점과 신제주점을 갖추고 있다. 한구관에는 제주도 특유의 억새 지붕과 황토벽, 진귀한 물건들로 장식된 찻집이 있어 고풍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청산유황오리 (제주시 이도2동) 법원사거리에서 삼양 쪽 우측 도로변
칼빌딩 뒷편에서 오리전문점을 운영하다가 현재의 위치로 옮겨와 오리요리만을 고집하는 오리전문음식점이다. 제주의 오리요리 붐이 이 집에서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집주인은 오리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다. 최근 성인병에 대한 염려로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오리고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오리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여 손님들에게 내어놓고 있다. 특히 유황을 먹여 길렀다는 유황오리를 이용한 유황오리구이는 이 집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1마리를 시키면 4인 한가족이 먹을 수 있으며, 구이를 먹고 난 뒤에는 살을 바른 뼈를 푹 고아 만든 탕에 녹즙을 넣어 만든 국수가 같이 나온다. 특히 갖은 한약재와 오리고기로 고아만든 [청산주]는 이 집의 별미인데, 주문할 때 '청산주 한 잔 주세요'하지 않으면 내놓지 않으니 이 집을 들릴 때는 필히 '청산주'를 곁들이면 좋다. 술이 아닌 것이 '청산주'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데, 그 비법은 주인만이 알고 있다고 하나 청산주를 마시고 술을 먹으면 다음날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2) 서귀포시 지역의 유명 음식점
서귀포시 부둣가 횟집촌 (서귀포시 천지동)
서귀포 부둣가에 위치해 있어 횟감들이 싱싱하며, 서귀포 앞 바다의 문섬과 범섬이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해안풍경과 함께 할 수 있어 회맛을 한층 돋구어 준다. 주변에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가 있으며 서귀포의 해안절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식사 후 서귀포 해안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으며, 서귀포항에서 출발하여 문섬과 범섬의 해양 생태계를 감상할 수 있는 해저잠수함이 이 곳에서 운항하고 있다.
삼보식당 (서귀포시 천지동) 서귀포 성심병원 동쪽 도로변
제주의 향토음식 중 타지방 손님들에게 추천할만한 음식 중 한가지가 바로 해물뚝배기이다. 육지의 된장뚝배기와 비슷하나 오분자기와 성게알, 조개, 새우 등 다양하고 신선한 해물과 두부, 쑥갓, 파 등 야채를 넣어 된장으로 맛을 내어 바다 내음과 신선한 해산물에서 우러나오는 국물이 된장과 어울려 시원한 맛을 내는데 그 맛이 또한 별미이다. 제주도에서 아니 전국에서 제주해물뚝배기의 맛을 가장 잘 내는 집을 꼽으라면 필자는 주저 없이 이 집을 추천할 수가 있다. 아들 3형제와 개인택시를 하는 주인의 구수한 사투리와 서비스를 경험한다면 이것이 바로 제주의 맛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필자가 추천하여 이 집을 방문하였다'하면 색다른 반찬거리 한가지를 더 추가하여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 옥돔구이정식, 한치·자리물회, 고등어조림 등 제주의 향토음식을 맛 볼 수 있는 향토음식점이다.
대유수렵장식당 (서귀포시 상예동) 중문에서 산방산 중간지점의 한라산 쪽
예로부터 궁중에서 즐기고 민간에서 약용으로 먹어왔던 꿩고기로 각양각색의 음식을 조리하는 전문 향토음식점인 <대유수렵장식당>은 대유랜드 안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는 사냥으로도 빼놓을 수 없는 고장으로 제주의 수렵장은 국내보다도 국외에 더 알려져 있을 정도여서, 수렵철이면 국내외의 사냥꾼들이 몰려온다. 한라산의 목장지대에 위치해 피크닉 기분을 내며 가족 동반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집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야산에서 자란 꿩고기는 무공해로 신선하여 찾는 손님이 많고, 특히 외국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꿩의 가슴살을 얇게 발라내어 끓는 물에 야채와 함께 즉석에서 데쳐먹는 꿩토렴(꿩샤브샤브)은 초장의 맛과 함께 입안에서 녹는 듯한 부드러운 맛이다. 꿩고기를 양념해서 철판에다 구워 먹기도 하고 버터를 발라 구워 내기도 하는데, 어느 것이나 꿩고기 특유의 맛을 내고 있다. 실내도 청결하게 시설이 잘 되어 있지만 조경이 잘 된 야외가 바로 피크닉 기분을 내주고 있다. 이외에도 꿩요리정식(우/보/원 3가지 정식), 꿩육회, 꿩도리탕, 꿩육수냉면, 전골, 꿩만두 등 꿩에 관한 요리는 다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집 외 꿩고기전문집으로는 신선백미(제주시 연동 크라운프라자호텔 뒤), 메밀촌(제주시 이도2동 학생문화원 맞은편), 원덕성원(서귀포시 정방동 서귀포천주교회 앞), 반석꿩식당(서귀포시 중앙동), 서원가든(북제주군 애월읍 서부산업도로 변), 옹포별장(한림읍 옹포리 옹포다리옆 도로변), 고우니가든(조천읍 대흘리 삼일교회 옆), 비자림식당(구좌읍 평대리 비자림 매표소 입구)이 있다.
대우정 식당
서귀포시가 지정한 향토음식의 하나인 오분자기 돌솥밥을 개발하여 도내 및 외지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이곳의 솥밥을 먹기 위해서는 15분에서 20분까지 기다려야 하 정도로 분주한 곳이다. 특히 7월에서 8월까지 관광객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자리가 더욱 모자란다. 시골육수국물에 보리콩과 오분자기를 넣어 끓인 솥밥은 오돌오돌 씹히는 오분자기와 향긋한 표고버섯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밥맛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영양식으로도 그만인 오분자기솥밥의 맛의 비결은 마아가린을 곁들인 양념간장에 있다. 돌솥에 뜨겁게 담겨진 솥밥에 마아가린과 양념장을 넣어 비비면 반찬을 먹을 겨를도 없지만 매일 바뀌는 오이김치나 백김치는 입맛을 상큼하게 해준다.
3) 북제주군 지역의 유명 음식점
♣ 토종닭 전문 음식마을 - 교래리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이 곳은 토종닭을 재래식으로 사육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하여 판매하는 전원풍의 음식점들이 많은 곳이다. 토종닭으로 요리한 닭샤브샤브와 닭백숙이 이 마을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돗두리 농원(북제주군 두모리), 상록가든(북제주군 협재해수욕장 근처)
제주도 토종돼지는 한번 먹어본 사람은 잊지 못할 정도로 맛이 좋다. 고기가 퍼석퍼석한 양돈과 달리 쫄깃하면서도 고소하다. 역한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제주에서도 순수 토종만 파는 곳은 드물다. 물론 서울 음식점에서 「제주도 흑돼지」라고 파는 것은 흑돼지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교잡종이다. 지난 86년 제주도 축산진흥원이 40여 가구에 흑돼지 1,100여 두를 분양했으나 대부분 양돈을 포기하고 지금은 10여 곳만 남았다. 북제주군 두모리 「돗두리농원」에서 토종흑돼지를 방목하는 김응두씨에 따르면 "토종은 번식력이 떨어지고 몸집도 교잡종의 절반에 불과해 채산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특히 방목 돼지는 예방주사를 쓰지 않아 새끼 돼지의 치사율이 30-40%에 달하고, 일반 돼지의 두 배 정도인 12-14개월이 돼야 식용으로 쓸 수 있다. 대신 맛은 양돈이나 교잡종과 비교할 수 없다. 방목한 토종돼지의 가장 큰 특징은 비계가 많으면서도 기름이 거의 흐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제주군 협재해수욕장 근처 「상록가든」의 여주인 양영일씨는 "손님들이 고기를 구어도 크기가 처음과 똑같은 것을 보고 신기해한다."고 말한다. 또 원래 돼지의 뒷다리는 너무 퍽퍽해서 소시지용으로나 쓰지만 제주 토종은 비계가 없어 서울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고 한다. 반면 미식가들은 비계가 많은 목살, 앞다리, 어깨살을 선호한다.
서원가든 (북제주군 고성리)
꿩은 예로부터 사냥감으로 첫손을 꼽는다. 사람과는 닭 다음으로 친밀해 야계(野鷄)라 불러 들판의 야생닭처럼 여겼다. 그리고 그 이름처럼 야성이 강해 닭과 맛이 판이하게 다르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돌, 사람들은 언제나 꿩을 닭보다 한발 앞세웠다. 닭은 사계절 언제나 먹을 수 있지만 꿩은 봄부터 여름까지가 산란기여서, 이때는 화려하던 깃털도 퇴색하고 살도 별로 없을뿐더러 고기도 별 맛이 없다. 그래서 여름에는 꿩이 집 근처에 내려와도 잡지 않는다. 그러나 산들바람이 일기 시작하면 그 진가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겨우내 이어진다. 꿩의 야성은 집에서 사육한 꿩이라도 마찬가지다. 살 속에 지방층이 거의 없는 상태고, 먹는 방법도 닭에 비해 독특하다. 육회를 비롯해 탕과 만두로 빚어 먹고, 튀김과 구이는 물론 육수를 내 꿩 냉면을 만들어 먹으면 그 맛이 기막히다. 수확을 끝낸 뒤 농한기로 접어들면 서서히 꿩사냥이 시작된다. 겨울날 꿩을 잡아오면 눈 위에 그대로 두어 꽁꽁 얼렸다가 가슴살을 저며내 육회로 먹었고, 포를 떠 찬바람에 꾸덕꾸덕 말려 육포를 만들어 술안주로 쓰기도 했다. 지금도 꿩은 육회로부터 시작해 부위에 따라 조리해 차례로 나오는데 음식점에 따라 무려 7-8 가지를 엮어 내기도 한다. 제주꿩으로 이름난 북제주군 고성리, 서원가든은 꿩을 직접 사육한다. 92년 문을 열어 주인 내외가 손수 음식을 다루는 이곳은 손님의 주문을 받는 즉시 사육장에 들어가 꿩을 잡아다 요리를 해낸다. 그래서 육회는 물론 모든 요리가 싱싱하기 이를 데 없다. 주된 메뉴는 육회와 샤브샤브다. 처음에는 육회와 무침이 나오고, 샤브샤브가 이어지면서 튀김과 만두가 나온다. 다음으로 한켠에 뼈를 넣고 보글보글 끓이던 육수에 만두와 메밀 칼국수를 넣어 전골을 만들고 이것을 다 건져 먹으면 국물에 야채를 넣고 밥을 비벼 준다. 통나무 원목으로 지어 분위기마저 넘치는 식당은 관광농원을 겸하고 있어 1만여 평의 농원을 기반으로 쾌적하기 이를 데 없다. 제주 특유의 조경도 아기자기하다. 마치 민속마을처럼 꾸며진 토속집은 모텔식 민박으로 꾸며, 미리 예약하고 가면 고향처럼 편안하게 쉬어 올 수도 있다. 기왕에 색다른 제주나들이를 엮어 보려면 비싼 호텔에 드는 것보다 민박을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꿩 먹고 알 먹고'란 실속어린 옛말을 실감할 수 있다.
4) 남제주군 지역의 유명 음식점
바스메 (남제주 표선면 성읍리) 97번 국도 동부산업도로 성읍민속마을 근처
옛날에 제주의 조랑말 고기육포가 궁중에 진상품으로 올려졌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말고기로 만든 음식은 다른 지역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이다. 음식문화가 세계에서 제일 까다롭다는 프랑스에서도 일찍부터 말고기에 대한 맛과 영양을 인정하여 오늘날에는 그곳 미식가들이 즐기는 음식의 일부분이 되었다. 그리고 가까운 일본에서도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스테미너식이며, 몽고에서는 오늘날 식용 또는 약용으로 말고기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말고기 육회는 질길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아주 연하고 부드러우며 다른 육류보다 소화 흡수율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건강식으로도 좋다. 이 집의 메뉴에는 말고기 햄버그스테이크, 말고기 육회, 말고기 로스구이, 말고기 갈비찜, 말고기 사골탕 등이 있으며, 뷔페식 말고기요리가 15,000원에 제공되고 있다. 이 집 외 말고기전문음식점으로 용마가든(제주시 봉개동), 연마을(제주시 연동 신제주수협 뒤), 고마갈비(제주시 이도1동 하니관광호텔 앞 골목), 경마식당(제주시 이도2동 학생문화원 후문 동쪽), 한라산식당(서귀포시 서홍동사무소 서쪽), 와본가든(성산읍 수산리 성읍 수산간 도로변) 등이 있다.
섭지 해녀의 집 (남제주군 성산읍)
섭지해녀의 집은 영주십경의 제1경인 성산일출봉과 기암괴석, 아름다운 해안절경이 펼쳐진 바다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드넓은 백사장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으며, 마을어장에서의 맛조개잡이 체험, 바다낚시 등 최고의 해안절경을 감상하면서 해녀들이 바다속에서 직접 잡은 싱싱한 해산물로 조리한 전복죽, 조개죽, 오분자기죽 등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해녀들이 직접 요리를 해준다.
시흥리 해녀의 집 (남제주군 성산읍 시흥리)
시흥리 해녀의 집은 차량으로 공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50여분을 달려가면 아름다운 바다풍경을 감상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제주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마을어장에서의 맛조개 잡이 체험은 물론 성산 일출봉, 바다위에 길게 누워 신비함을 더하는 우도 등 제주 최고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싱싱한 해산물로 해녀들이 직접 조리한 향토음식인 전복죽, 조개죽, 오분자기죽과 삶은 문어의 서비스까지 실컷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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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해도 지역의 음식 |
<황해도 음식 : 빈대떡, 고기전, 세아리밥, 되비지탕, 행적 등>
북쪽 지방의 곡창 지대인 연백평야와 재령평야는 쌀과 잡곡 생산량이 많고 질도 좋다. 특히 조를 섞어서 잡곡밥을 많이 해 먹는다. 곡식의 종류도 많고 질이 좋으며 이 양질의 가축 사료 덕에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맛이 독특하다. 해안 지방은 조석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낮으며 간석지가 발달해 소금이 많이 난다. 황해도는 인심이 좋고 생활이 윤택한 편이어서 음식을 한 번에 많이 만들고, 음식에 기교를 부리지 않으며 맛이 구수하면서도 소박하다. 송편이나 만두도 큼직하게 빚고, 밀국수도 즐겨 만든다. 간은 별로 짜지도 싱겁지도 않으며, 충청도 음식과 비슷하다. 김치는 그리 맵지 않고 시원하게 담그며, 겨울에는 동치미 국물을 넉넉히 마련하여 겨울에 냉면 국수나 찬밥을 말아서 밤참으로 즐기기도 했다. 김치에는 독특한 향의 고수와 분디를 넣는다. 고수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진한 향의 풀로 향유(香 ) 또는 호유(胡 )라고 하는데 강회나 생채로 무치거나 김치에 많이 넣으며 이곳 사람들은 물론이고 절에서도 즐겨 먹는 채소이다. 분디는 산초나무와 비슷한데 잎에서 진한 향이 난다. 주식으로 쌀밥 외에 잡곡을 섞은 세아리반, 잡곡밥, 김치밥, 비지밥, 남매죽, 수수죽, 밀범벅, 호박만두, 냉콩국, 씻긴 국수, 김치말이, 밀낭화 등이 있다. 찬류에는 돼지고기와 두부를 많이 쓰는데 김치국, 조기국, 되비지탕, 호박지찌개 등 국이나 찌개를 푸짐하게 끓이고, 행적, 고기전, 김치순두부, 잡곡전, 순대, 청포묵무침, 행적, 김치적, 붕어조림, 개구리구이, 돼지족조림, 된장떡 등과 젓갈의 일종인 연안식해가 있다. 떡은 오쟁이떡, 큰송편, 우메기, 잡곡부침, 닥알떡, 수리취 인절미, 우찌지, 경단 등을 많이 하고, 과자에는 무정과 등이 있다.
연안식해
조갯살을 쌀밥과 함께 엿기름에 버무렸다가 삭히는데 보통 식해와는 다른 특이한 식해이다.
승가기탕
[해동죽지]에서 해주내 명물로 소개되고 있는 승가기탕(勝佳妓湯)은 서울의 도미국수와 같은 것으로 맛이 절가(絶佳)하다 하여 승가기라 한다. 그러나 [조선요리학]에서는 "성종 때 허종이 의주에 가서 오랑캐의 침입을 막으니 그 주민들이 감읍해 도미에 갖은 고명을 다해 정성껏 맛있게 만들어 바쳤다. 그러자 허종이 승가악탕(勝佳樂湯)이라 명명했다."며 의주 기원설을 주장하고 있다. 아무튼 황해도 부군 서북부지방에서 발달한 음식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궁중연회식에 등장하는 '승가아탕(勝佳雅湯)'은 살찐 닭을 이용한 음식이었다.
김치말이
차게 식힌 닭국과 동치미국물을 섞은 육수에 동치미 무를 굵게 채썬 후 깨소금과 참기름, 그리고 찬밥을 말아 겨울야참으로 먹는다. 동치미국물에 무채 약간만 넣고 말아먹어야 제 맛이 난다.
남매죽
팥을 무르게 삶아서 어레미로 걸러 끓이다가 찹쌀가루를 물에 풀어 넣고 멍울이 지지 않도록 묽게 끓인다. 밀가루를 말랑하게 반죽하여 얇게 밀어서 썰어 칼국수를 만들고, 이것을 끓는 팥죽에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김치순두부
불린 콩을 갈아서 끓이다가 신김치를 넣고 끓인다. 요즘에 볼 수 있는 순두부와는 달리 두부가 엉겨 있다.
행적
배추김치와 돼지고기, 고사리, 실파를 대꼬치에 꿰어 밀가루와 계란 푼 것을 입혀 만든 지짐 누름적이다. 밥반찬이나 술안주로 좋으며 함경도 지방에서도 즐겨 먹는다.
석박지(섞박지)
통배추 김치가 익기 전에 먹는 지레김치로, 궁중에서는 배추의 겉잎과 속대는 떼고 가장 맛있는 부위인 중간 잎으로만 담갔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감칠맛이 나며, 재료를 썰어서 버무려 먹기도 편하다. 젓갈이 많이 들어가는 김치여서 빨리 시어지므로 조금만 담아서 먹는다.
호박지
늙은 호박과 김장하고 남은 배추 우거지, 무청을 절였다가 막고추가루와 젓갈로 버무려 담그는 황해도식 허드레 김치다. 호박에는 카로틴, 무청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여 채소가 귀한 긴 겨울철의 야채 반찬으로는 아주 그만이다. 특히 호박지는 겨울철 김치찌개용으로 아주 좋은데 호박을 절였다가 담그므로 익은 김치로 찌개를 해도 호박이 물컹하지 않고 오히려 아삭한 맛이 있다.
호박김치찌개
여름에 주로 나는 재료인 열무와 호박을 이용한 요리로 호박김치를 찌개 전용 김치로 담가서 먹는 것이 특징이다. 김치는 찌개 전용이기 때문에 양념은 약간만 한다. 찌개보다 국물을 조금 많이 넣는 것이 특이하다.
해주 비빔밥
해주 지방에서 오래 전부터 많이 해먹던 음식의 하나이다. 보통 비빔밥처럼 맨밥을 쓰지 않고 기름에 볶은 밥을 미리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 다음 그릇에 담는다.
신원 백설기
다른 지방의 백설기 만드는 방법과 큰 차이는 없으나, 다만 차이점이라면 떡갈피에 녹두를 넣는 것이다. 녹두를 맷돌에 타서 물에 불린 다음, 껍질은 흘려 내보내고 속살만 쓰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팥고물을 사용한 것과는 달리 설기떡의 흰색을 그대로 살릴 수 있으며, 맛 또한 더욱 구수해진다 한다.
장연 꽈배기
장연 지방 꽈배기의 특징은 밀가루를 반죽하여 두 가락으로 꼬아 타래를 짓고, 그것을 끓는 기름에 익혀낸 다음 엿물을 바르고 볶은 참깨를 뿌린 것이다. 이렇게 만든 꽈배기는 영양가가 많고 단맛과 고소한 맛이 함께 특이한 맛을 낸다고 알려졌다. 특히 참깨가 깨물릴 때는 참으로 기막힌 맛을 낸다고 해서 이 지방 사람들은 모두 서슴지 않고 황해 제1의 특산물로 꼽는다.
김치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
김치는 겨우내 반찬뿐 아니라 주식 또는 별식으로 애용되었다. 대개 농가에서 겨울은 농한기였기에 사람들은 겨울밤 모여 앉아 할머니, 할아버지의 구수한 옛날이야기를 듣다가 야참을 먹곤 했다. 밀가루를 갠 반죽에 김치를 잘게 썰어 넣고 전병을 부쳐먹거나 이가 시릴 정도로 찬 동치미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 뜨거운 방안에서 한 그릇씩 먹기도 했다. 매일 먹는 밥이 싫증나면 독에 그득히 담긴 김치를 이용하여 특별한 밥을 만들어 먹었다. 돼지고기 약간을 얄팍하게 썰어 냄비에 넣고 빛이 변할 때까지 볶다가 김치를 넣고 물을 부어 한소끔 끓인 다음, 쌀을 씻어 넣고 밥을 지어 양념장을 맛있게 만들어 비벼 먹으면 더없이 훌륭한 특별식이 되었다. 찬밥이 많아 처치가 곤란할 때에는 시원한 동치미국물에 찬밥을 말고 김치를 채썰어 얹은 다음, 깨소금과 참기름을 약간 넣어 훌훌 말아먹는 김치말이를 들곤 했다. 여기에 닭국이나 육수, 또는 고기고명이라도 곁들일 수 있다면 어떤 찬도 필요치 않았다. 이외에 김치만두, 김치찌개, 김치적 등 김치를 응용한 음식을 개발해내는데 우리 어머니들은 비상한 지혜를 발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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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평안도 지역의 음식 |
<평안도 음식 : 냉면, 어복쟁반, 녹두부침, 순대, 만두국, 온반, 노티 등>
평안도는 동쪽은 산이 높아 험하지만 서쪽은 서해안에 면하여 해산물도 풍부하고 평야가 넓어 곡식도 많이 난다. 예로부터 중국과 교류가 활발하여 성품이 진취적이고 대륙적이다. 따라서 음식도 먹음직스럽게 크게 만들고 푸짐하게 많이 만든다. 크기를 작게 하고 기교를 많이 부리는 서울 음식과 매우 대조적이다. 곡물 음식 중에는 메밀로 만든 냉면과 만두 등 가루로 만든 음식이 많다. 겨울이 특히 추운 지방이어서 기름진 육류 음식도 즐기고 밭에서 나는 콩과 녹두로 만든 음식도 많다. 음식의 간은 대체로 심심하고 맵지 않다. 평안도 음식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냉면과 만두, 녹두빈대떡 등이다. 지금은 전국 어디에서나 사철 냉면을 먹을 수 있지만 본고장에서는 추운 겨울철에 먹어야 제맛이라고 한다. 주식으로는 온반, 콩나물밥, 김치말이, 오복쟁반, 냉면, 온면, 만두국, 굴만두, 닭죽, 어죽 등이 있다. 찬물에는 황해도와 마찬가지로 콩과 돼지고기를 많이 쓴다. 국과 찌개로 내포중탕, 콩비지, 전어된장국, 고사릿국, 오이토장국 등이 있고, 축류 찬물에는 돼지고기편육, 순대, 고기전, 똑똑이자반 등이 있으며, 채소 찬물로는 무청곰, 녹두지짐, 두부회, 도라지산적, 더덕전, 백김치, 가지김치, 더풀장 등이 있다. 송기떡, 꼬장떡, 놋티, 뽕떡, 골미떡 등의 떡과, 과자에는 과줄, 엿, 태석 등이 있다.
어복쟁반
커다란 쟁반에 국수와 쇠고기 편육, 삶은 계란, 버섯, 배를 나란히 담고 뜨거운 육수를 부어 끓이면서 여러 사람이 한데 어울려 먹는 일종의 온면이다. 어복장국이 평양의 상가에서 발생하고 발달한 요리라는 점에서는 평양 출신 대부분의 의견을 같이 한다. 또 어떤 분은 평양상인들이 1전을 두고도 흥정을 벌이다 마치 적인 듯한 상황이 생기면 긴장을 풀고 흥정을 부드럽게 풀기 위해 어복쟁반을 든다고 했다. …… 무엇보다도 어복쟁반의 멋은 한 쟁반의 음식을 여럿이 나눠먹는다는데 있다. 의리 있고 인정 많은 평안도 사람들의 기질이 가장 잘 표현된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굴만두(굴린만두)
평안도 사람들은 정월에 떡국보다 만두국을 더 많이 끓여 먹는다. 배추김치와 돼지고기, 숙주, 두부 따위를 소로 준비하고 껍질은 밀가루로 반죽하여 둥글고 얇게 밀어 빚어서 더운 장국에 끓인다. 또 소를 지름 3cm쯤으로 둥글게 빚어 밀가루에 굴렸다가 물에 담그고 다시 건져 밀가루에 굴려서 옷을 입힌 다음 더운 장국에 넣어 만두국을 끓이기도 한다.
평양냉면
냉면은 한국 고유의 음식으로 평양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수는 고원에서 재배한 질 좋은 메밀과 감자를 재료로 만들며, 냉면 국물은 꿩을 삶은 육수를 으뜸으로 치지만, 보통 사골이나 쇠고기로 끓인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합하여 만든다. 국수 위에는 편육, 동치미 무 썬 것, 오이 생채, 채 설은 배, 삶은 계란을 얹는다. 평소 맵거나 짠 음식을 싫어했던 고종도 편육을 십자형으로 얹고 실백과 배만을 얹어 동치미국물에 만 냉면은 즐겨 드셨다고 한다. 왕위를 물리고 덕수궁에 계실 때에도 여염에서 냉면국수를 사오게 하여 곧잘 밤참을 드셨으며, 함령전 대청에 나인들을 불러 윷놀이를 시키고는 냉면을 먹이곤 했다고 한다.
되비지
불린 콩을 갈아서 돼지갈비와 함께 약한 불에서 서서히 끓인 일종의 찌개로 배추김치나 배추 절인 것도 함께 넣는다. 이것은 콩을 되게 갈아서 두유를 빼지 않았다고 하여 되비지라고 한다. 신김치나 김칫국을 넣어야 비지가 잘 엉기고 맛이 더 좋다.
내포중탕
내포란 돼지의 내장으로 허파, 간, 대창을 깨끗이 씻어서 푹 무르게 삶은 다음 김치와 숙주, 파를 넣어 다시 끓인 푸짐하고 구수한 맛이 나는 찌개이다. 웃기로 삶은 은행을 얹는다.
배추김치(평양식)
추운 지방 김치로, 짜지 않고 국물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김치 국물에 육수를 섞어 감칠맛이 나므로 냉면이나 밥을 말아먹어도 맛있다. 서울식 보다 속을 적게 넣는데 무채는 적게 하고 고추 가루는 많이 넣어 썰어 놓았을 때 마치 꽃이 핀 것 같은 붉은 색이 식욕을 돋군다.
백김치
백김치는 이북 지방의 배추 동치미다. 특히 이북에서는 겨울 밤, 김치 국물에 국수나 밥을 말아서 차게 먹는 풍습이 있는데 맛이 일품이다. 김치 담글 때 다진 마늘과 생강을 거즈에 싸서 넣으면 김치 국물 맛이 향긋하면서도 짜릿하다. 양념으로 산초를 쓰기도 하는데 냄새가 독특해서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동치미
평양에서는 동치미를 큰 독에 담아 땅속에 묻어두고 냉면을 말아먹는 국물도 애용한다. 긴 겨울밤, 늦은 밤참으로 살얼음이 낀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는 냉면 맛은 그 무엇에도 비길 데가 없다.
닭비빔밥
닭을 넣어 먹는 죽이나 밥은 북쪽에서 많이 만드는 푸짐한 음식이다. 고춧가루를 충분히 넣어 맵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닭을 파, 마늘, 생강을 넣고 50분 정도 무르게 푹 삶아서 뼈를 추려내고 살만 건져 가늘게 찢어 고춧가루, 국간장, 다진파, 다진 마늘, 참기름, 후추를 넣어 섞은 닭고기 양념에 버무린다. 닭국물은 고운 체에 걸러 기름을 없애고, 콩나물도 삶아서 양념을 해서 무친다. 그리고 애호박을 볶아 더운 밥 위에 고기와 콩나물, 애호박을 얹는다. 체에 걸러 기름을 없앤 국물은 국간장으로 간을 해서 밥을 먹을 때 이것을 조금씩 넣고 비벼 먹는다. 콩나물 대신 호박볶음, 버섯나물, 지단 등을 얹고서 비벼 먹기도 한다.
도라지 장아찌
산이 많은 지역이어서 도라지도 흔하다. 도라지장아찌는 도라지에 간장을 부어 놓았다가 며칠 지나 살짝 무쳐 먹는 밑반찬이다. 간장 외에 된장이나 고추장에 박아두었다가 먹기도 한다. 도라지 생것을 그대로 쓰면 물이 나와 장아찌가 질척해지므로 꾸득하게 말려서 해야 맛있다.
녹두지짐
녹두 간 것에 나물이나 김치, 고기를 골고루 섞어서 만드는 지짐으로 구수한 맛이 있다. 흔히 고기를 익혀서 지짐으로 넣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보다는 생고기 삼겹살을 지지는 것이 더 맛있다.
노치(노티)
찹쌀이나 기장쌀, 조찹쌀 가루를 익반죽하여 엿기름 가루를 넣고 삭혀서 지진 떡이다. 주로 명절 때 만들어 푸짐한 명절 음식상에 놓곤 하는 우리 나라의 고유한 떡이다. 노치는 그 맛이 달고 새큼하여 쫄깃쫄깃하고 먹으면 끈기가 있다.
평양어죽
예로부터 한 여름 더위를 가시고 몸을 튼튼히 하는데 효과있는 보양음식이다. 일반 어죽과 달리 물고기가 아니라 닭고기로 만든다. 오이냉국을 같이 내는 것이 제격이다.
평양 온반
온반은 뜨거운 밥 위에 갖가지 고명(양지머리나 사태를 편육으로 썬 것)을 얹고, 장국을 부어 내는 우리 나라 고유의 음식이다. 남한에서 발달한 국밥류와 형태는 비슷하지만 많은 차이가 있다. 북한에서는 각 지방에 따라 국물과 고명을 달리 쓰는데 그 재료에 따라 온반의 이름도 달리 붙인다. 닭고기 장국에 간을 한 다음 녹두로 녹말을 만들어 지단처럼 얇게 익혀서 채 썰고 또는 닭고기 지짐, 계란지단, 버섯 등을 채 썬다. 더운밥을 담고 위에 편육 무친 것과 지단, 실고추를 얹고 육수를 붓는다. 두부를 꼭 짜서 양념한 다음 보슬보슬하게 볶아 밥에 얹기도 한다. 주로 겨울철에 즐겨먹는 음식이며, 식성에 따라 간을 맞출 수 있도록 양념장과 김치가 곁들여 진다.
대동강 숭어탕, 숭어찜
대동강의 신선한 숭어에 쇠고기, 두부 등을 넣고 얼큰하고 감칠맛 나게 끓인 음식이 숭어탕이고, 손질한 숭어의 뱃속에 고기소를 넣고 쪄낸 것이 숭어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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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함경도 지역의 음식 |
<함경도 음식 : 동태순대, 가자미식해, 가릿국, 감자막가리만두 등>
함경도는 백두산과 개마고원이 있는 험한 산간 지대가 대부분이다. 동쪽은 해안선이 길고 여흥만 부근에 평야가 조금 있어 논농사보다는 밭농사를 많이 한다. 특히 콩의 품질이 뛰어나고 잡곡 생산량이 많아 주식으로 기장밥, 조밥 등 잡곡밥을 많이 짓는다. 동해안은 세계 삼대 어장에 속하여 명태, 청어, 대구, 연어, 정어리, 넙치 등 어종이 다양하다. 감자, 고구마도 질이 우수하여 이것으로 녹말을 만들어 여러 음식에 쓴다. 녹말을 반죽하여 국수틀에 넣고 빼서 냉면을 만들기도 한다. 음식은 큼직큼직하고 장식을 하거나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북쪽으로 갈수록 음식의 간이 싱겁고 담백하나 고추와 마늘 등의 양념을 많이 쓰기도 한다. 함흥 지방의 회냉면은 가자미 등의 생선을 맵게 회로 무쳐서 냉면국수에 얹어서 비벼 먹는 매운 비빔국수이며, 다대기는 이 고장에서 생긴 고춧가루 양념의 별칭이다. 주식으로 잡곡밥, 닭비빔밥, 찐조밥, 가리국, 회냉면, 감자국수, 옥수수죽, 감자막가리만두, 얼린콩죽 등이 있다. 찬물로 동태순대, 북어전, 원산 해물잡채, 순대, 닭섭산적, 다시마냉국, 이면수구이, 가자미식해, 북어식해 등이 있다. 이 지방의 떡 또한 수수, 구리, 메밀, 옥수수, 감자 등 이들 농작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북쪽 지방 대부분의 떡이 대개 그렇듯이 장식이나 기교가 없이 소박하며 구수한 것이 특징이다.
함흥냉면
평양냉면이 시원한 동치미국물에 말아 담백한 맛을 즐기는 것인데 비해 함흥냉면은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고추장 양념에 비벼먹는다는 것이 다르다. 특히 동해안의 신선한 생선회를 얹으면 별미로서의 제 구실을 톡톡히 해낸다. 함흥냉면은 이 곳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감자녹말(전분)을 주재료로 하여 쫄깃쫄깃한 국수로 만들어진다.
가릿국
정확히 표현하자면 가릿국밥이라 해야 한다. 이성우는 우리 민족의 식문화적 특성으로 국밥을 들면서 함경도는 추운 지방이라 더운 국물이 있는 국밥이 발달했을 것이라고 추렴했다. 가릿국은 얼핏 보면 서울의 국밥과 비슷하나 그보다는 호화롭다. 서울의 국밥은 밥에 쇠고기국물을 붓고 쇠고기를 썰어 넣지만, 가릿국은 밥에 육회 모양으로 다진 볼기살을 얹고 선지와 고기 찢은 것을 담아 뜨거운 육수를 부어만든다. 육수도 사골과 석기살을 고기가 찢어질 정도로 충분히 삶고 기름기를 걷어 내어 만든다. 그리고 먹는 방법도 여느 음식과 달리 숟가락으로 말끔히 퍼마시고 양념한 고추장에다 밥을 비벼먹었으니까 말이다.
동태순대
함경도는 동태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으로 특히 동태로 만든 순대가 유명하다. 동태를 절인 뒤에 입 쪽에서 내장을 빼내어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애고, 동태 내장과 두부, 삶은 숙주와 배추 등을 한데 섞어 다진 파, 마늘, 된장,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어 소를 만들어, 이것을 입 쪽에서부터 동태의 뱃속까지 꼭꼭 채워 넣고 입을 아무려 만든다.
감자국수
감자를 강판에 갈아 체에 밭여 건더기는 따로 두고 붉은 물이 없어질 때까지 여러 번 물을 갈아 녹말을 가라앉힌다. 체에 거른 건더기와 감자녹말 앙금을 섞어 손바닥만한 크기로 빚어 찜통에 쪄서 국수틀에 넣고 눌러 뺀다. 국물은 찬 동치미 국물이나 육수로 하고 웃기로 파김치를 얹는데 때로는 돼지고기 편육, 숙주나물, 무김치를 얹기도 한다.
가자미 식해
싱싱한 참가자미에 소금을 뿌려 절인다. 무는 굵게 채 썰어 절이고 좁쌀로 밥을 지어 식힌 다음 위의 재료를 섞어 고춧가루, 파, 마늘, 생강 같은 양념과 엿기름을 체에 쳐 거기서 나온 흰 가루만을 한데 버무린다. 김치를 담그듯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아 3,4일 삭히는데 점차 익으면서 물이 생기고 새큼한 맛이 난다. 식해란 음료가 아니라 생선과 곡류로 만든 일종의 젓갈이다. 가자미뿐만 아니라 도루묵이나 마른명태로도 한다. 이것은 맵지만 생선이 익어서 내는 독특한 맛이 별미이다.
동치미
동치미는 김장하기 몇 주전에 담근다. 동치미 맛은 가슴까지 찡하게 쏘는 듯한 시원한 국물 맛이다. 무가 많을수록 또 갓, 삭힌 고추, 파뿌리 등의 양념을 넉넉히 사용하면 한결 시원한 맛을 낸다. 특히 배를 반 갈라 넣거나 유자나 석류 등을 함께 넣으면 더욱 향기롭고 시원한 국물을 만들 수 있다. 동치미는 밥상에도 오르지만 떡을 먹을 때나 국수상, 또는 술상을 차릴 때 꼭 내놓는 김치다. 특히 떡을 먹을 때 곁들이는 동치미는 개운한 맛을 줄 뿐 아니라, 무속에는 '디아스타제' 라는 소화 효소가 들어있어 소화 작용을 도와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명태식해
소금에 절인 명태살과 무, 밥, 엿기름가루, 고춧가루, 파, 마늘 등을 섞어서 삭힌 음식이다.
감자 막가리 만두
감자가 많이 나오는 함경도 지역에서 주로 해먹는 음식으로 "감자를 막 갈아서 해 먹는 만두"라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다. 감자를 갈아 물을 부어 체에 거른다. 감자 건지는 씻어내고 체의 밑에 남은 물은 녹말을 가라앉힌 후 웃물을 따라낸다. 간 감자를 물기 없이 꼭 짜서 찜통에 찐 후 뜨거울 때 가라앉힌 녹말을 합하여 말랑하게 반죽하여 만두소를 넣고 반달모양으로 빚는다. 이것을 찜통에 쪄내어 간장 양념장과 곁들여 먹으면 된다. 생감자를 넣어 따뜻할 때 먹어야 맛이 좋다.
회냉면
함경도의 산간과 고원지방에서 나는 감자녹말을 반죽한 국수로 냉면을 만들고, 손바닥만한 크기의 가자미 날 것을 매운 고추장으로 무쳐서 국수에 얹어 먹었다고 한다. 지금은 홍어를 구하기 쉬워 초에 재웠다가 맵게 무쳐서 얹는다.
감자밥
쌀과 보리쌀, 콩, 감자 등을 밥에 넣어 구수하게 먹는 밥으로 여름철 별미이다. 감자는 소금기가 있어야 하므로 밥물을 부을 때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나중에 먹을 때 열무김치를 곁들이면 더욱 맛있다.
언감자송편
언감자로 가루를 만들어 익반죽하여 치댄 다음, 팥소를 넣고 송편처럼 빚어 찐 떡이다. 함경도는 가장 추운 산간 벽지이므로 특작물인 감자가 쉽게 얼게 되는데, 이것을 이용하여 만든 떡이다.
곱장떡
좁쌀가루를 익반죽하여 갸름하게 빚어서 가랑잎에 싸서 찐 떡이다. 남쪽 지방의 조와 달리 차진 북쪽 메조의 특징을 살려 만든 떡이다. 이 떡은 잘 변하거나 굳어지지를 않아 먼 여행길에 오를 때 식사 대용으로 준비했다가 먹기도 했다.
달떡
둥그런 흰떡에 나무판으로 가로와 세로로 줄을 찍어 참기름을 바른 떡이다. 이 떡은 혼례상에 올리기 위하여 만드는데, 상에 고일 때에는 놋동이에 여러 켜를 담은 다음 위에 꽃을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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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성 지역의 음식 |
한국의 음식 역사상 식품이나 음식에 관한 문헌은 고려시대까지 찾아 볼 수 없다. 왕과 왕비에게 올리는 진지를 뜻하는 '수라'는 고려 때 몽고의 영향으로 생긴 궁중어다. 경기도 음식은 소박하면서도 다양하나 개성은 옛 고려시대의 도읍지였던 까닭에 그 당시의 음식 솜씨가 남아 서울, 전주와 더불어 우리 나라에서 음식이 가장 호화롭고 다양하기로 이름난 고장이다. 경기도는 밭농사와 논농사가 골고루 발달했으며 서해안에서는 해산물을 얻고 산간에서는 산채를 얻어 여러 가지 식품원료가 생산되는 곳이다. 개성음식이 사치스럽기는 궁중요리에 비길만하고, 모두 공이 많이 들고 재료도 여러 가지를 고루 섞어서 만든다. 간은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서울과 비슷한 정도이다. 양념도 많이 쓰는 편이 아니다. 주식류로는 개성 편수, 조랭이 떡국 찬류로는 개성닭젓국, 홍해삼, 개성 무찜, 개성 보쌈김치, 신선로 병과류로 떡은 우메기, 약밥 과자류로는 개성약과와 개성 모약과, 개성 경단, 주악이 있다. 그 중에서도 보쌈김치, 편수, 설렁탕, 추어탕, 경단, 우메기, 약밥, 신선로 등이 알려져 있다.
조랭이 떡국
보통 떡국은 가래떡을 어슷 썰어 끓이는데, 조랭이 떡국은 흰떡을 대나무 칼로 밀어 누에고치처럼 만든 다음 육수에 넣어 끓여 먹는 음식이다. 누에는 정월의 '길'함을 표시함으로 한 해의 운수가 길하기를 기원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홍선표는 「조선 요리학」에서 고려의 수도가 개성이었기에 조선이 들어서자 고려에 대한 충성심에서 조선을 비틀어 버리고 싶다는 의도에서였다고 풀이하고 있다. 고려왕조를 무너뜨린 이성계는 고려 재건의 기미를 뿌리째 뽑고자 왕족은 물론 벼슬아치와 그 친족들까지 남자들은 모조리 거세하려 했다. 그래서 왕씨 성을 가진 남자들은 전씨 또는 옥씨 등으로 위장하고 시골로 낙향하거나 장사길에 나서게 된다. 이 같은 모진 탄압에 분개한 개성 여인들은 이성계에 대한 '한'을 한시도 잊지 못해 떡국을 끓이려고 조랭이떡을 썰면서도 이성계의 목을 연상하며 그 목이 떨어져 나가기를 기원했다는 것이다. '대칼로 목을 베어야 한다'는 개성지방의 욕설도 이때부터 유래한 것이다. 조랭이떡은 일반 떡가래처럼 길쭉길쭉 빗썰지 않고 동전을 포갠 것처럼 둥글게 썰어 그 가운데를 대칼로 문질러 마치 누에고치나 앵두 알이 두 개씩 겹친 것처럼 동글동글하고 예쁘게 빚는다.
개성편수 서울의 편수처럼 네모지게 빚는 것이 아니라 둥근 껍질에 아기 모자처럼 속을 많이 넣어 통통하게 만든다. 이것을 끓는 장국에서 익혀내어 초장에 찍어 먹거나 뜨거운 맑은 장국에 넣어 먹는다. 소로는 쇠고기, 닭고기를 모두 쓰고 두부, 배추김치, 숙주 등을 함께 빚는다.
개성 메밀만두
개성에서는 메밀가루를 더 자주 먹었다. 가을이면 메밀을 방앗간에 가지고 가서 상가루, 하가루로 나눠 빻아온다. 상가루는 껍질을 깨끗이 제거해 곱게 빻은 것이고, 하가루는 거무스름한 빛깔이 돌면서 좀 거칠게 빻은 것이다. 개성 여자들은 제사나 명절 때만 상가루를 꺼내 쓰고 보통 때는 하가루를 썼다. 또 메밀 껍질은 베개 속으로 이용했다. 개성에서는 돌아가신 조상님의 생일 제사를 조반 제사랄 해서 아침에 드리는데 이때 꼭 올리는 음식이 메밀만두이다.
개성차례비빔밥
제사에 사용한 나물로 만들기 때문에 차례 비빔밥이라고 한다. 차례비빔밥에는 무국이나 토란국이 잘 어울린다. 개성에서는 비빔밥에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를 섞어 비빈다. 또 볶은 다시마를 꼭 쓰는데, 튀각을 대신 넣어도 된다. 튀각은 다시마를 깨끗한 행주로 닦아 식용유로 튀긴 뒤 뜨거울 때 쇠절구에 빻아 가루를 낸 것이다. 이것을 비빔밥에 뿌려 먹는다. 튀각을 밀폐된 용기에 보관하면 1년을 두고 먹어도 바로 튀긴 것처럼 바삭바삭하다.
개성 보쌈김치
우리에게는 보쌈김치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개성 쌈김치는 <전국민속 종합조사보고서>에서도 그렇게 소개되어 있다. 아마도 보자기와 같은 넓은 배춧잎에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김치를 싸서 담기에 보쌈이라 불리는 것 같다. 그런데 개성 사람들 앞에서는 보쌈김치라 하면 음식을 모르는 사람 취급을 당하고 만다. 마해송이 <개성음식과 나라의 자랑>에서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 보쌈김치라는 말은 개성 본고장 말이 아니다. 어쩌다 보쌈김치라는 마리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개성에서는 쌈김치라 한다. 그런데 보쌈이라는 말 자체는 그리 탐탁치 못한 이름이다. 요즘도 그런 사람이 잇지만 옛날에는 자식을 낳으면 사주팔자를 보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양반집 딸의 사주팔자가 한 남편으로 종신하지 못한다든지 신랑이 일찍 죽는다든지 두 번 시집가야 할 팔자라 하면 보쌈이란 흉칙한 일이 벌어진다. 하인을 시켜 밤거리 어린 총각을 보자기로 훌떡 뒤집어씌워 어깨에 매달아오게 하고는 유괴된 총각에게 신랑옷을 입혀 팔자 사나운 딸과 하룻밤을 자게 하고는 날 새기가 무섭게 그를 죽여버린다. 이로써 그 딸은 액땜을 하게 되었는데 나쁜 꾀에 걸리는 것을 보쌈에 걸린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개성의 자랑이며 겨레의 자랑으로서 식품예술의 최고품인 김치에 하필이면 이런 망칙스러운 보쌈이란 이름을 붙이느냐 하는데서 쌈김치라 한다." 쌈김치만큼 호화로운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는 김치도 드물다. 배와 밤, 낙지, 생전복, 젓조기, 석이버섯 등 고급재료가 소로 들어가고 김치 하나 하나를 배춧잎에 싸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배추를 숭숭 썰어 담그는 김치와는 그 공력의 차이 또한 엄청나다.
개성 무찜
고기류를 세 가지(닭, 돼지, 소)를 쓴 점이 특이하다. 무에 세 가지 고기를 넣고 밤, 대추, 은행 등을 넣고 찌는 음식으로 무의 맛과 다양한 재료가 잘 어울린다. 개성에서는 큰 일을 칠 때 큰솥에 많이 두고 쓰는데 무에 고기 맛이 배어들어 무맛이 일품이다.
홍해삼
개성에서는 홍해삼이 제사상이나 폐백상에 꼭 오른다. 노란 달걀 옷 속에 까만 해삼이 보이는 것이 남자를 상징하고, 하얀 달걀 옷에 빨간 홍합이 어우러진 것은 여자를 상징한다. 재료를 다양하게 써서 솜씨를 부려 호화롭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원래 홍해삼은 주먹보다 좀 더 크게 빚는데, 이때 감자 전분과 감자 앙금을 섞어 반죽해 재료가 부서지지 않는다. 불린 해삼과 홍합을 고기로 싸서 뭉치를 만들어 짜서 다시 달걀 황백을 씌워 지진 것이다. 제사음식에 통째로 꼬치에 꿰어서 괴임을 하였다. 먹을 때는 얇게 썰어 담는데 안의 붉은 홍합과 검은 해삼이 노란색과 흰색의 달걀 옷과 매우 어울린다.
제육 전유어
삶은 돼지고기를 얇게 포 떠서 가루집에 넣어 부친 제육 전유어는 개성 특유의 제사 음식이다. 돼지고기로 전을 부친다면 이상할지 모르나, 출출할 때 구워 먹으면 녹두 빈대떡보다 훨씬 낫다. 제육전유어를 잘게 썰어 비빔밥에 넣고 비벼 먹어도 별미다.
우메기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조금 섞고 탁주와 설탕으로 말랑하게 반죽하여 직경 5cm쯤 되게 동그스름하게 빚은 다음 빨간대추를 네모반듯하게 썰어서 눌러 박아 넣고 기름에 지져 낸 떡에 집청꿀로 옷을 입힌 떡이다. 햅쌀이 나왔을 때 많이 만드는 간식을 이삼일까지 쉽게 굳지 않게 만든 떡이다. 떡이라기보다는 과자류에 가까운 우메기는 개성지방에서 많이 해먹는 명절 음식이다. 찹쌀과 멥쌀의 비는 2:1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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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북한 향토 음식점 |
5.1. 황해도 향토 음식점
풍년명절 (응암 5거리 3동사무소에서 개천 방향)
황해도 지방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특별한 메뉴는 없지만 정식만 시키면 이곳의 일품요리는 모두 맛볼 수 있다. 밥 짓는 쌀은 주문한 양만큼 무쇠솥에다 짓는다. 성질이 급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음식을 먹지 못한다. 왜냐하면 주문하자마자 그때 쌀을 앉히고 찌개를 끓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집의 요리는 정성과 맛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목동 (혜화동로타리 혜화파출소 바로 옆 4층 건물)
주인아주머니께서 김치와 만두는 상을 받으신 분으로 북한음식에 정통해 있으시다. 남한 김치와 달리 배추를 소금에 저리지 않고 볶은 소금으로 살짝 간만 맞춘다. 그래서 김치가 짜지 않고 삼삼한 맛이 난다. 만두는 기름이 없는 소의 대접살을 이용해 담백하다. 왕만두 크기의 이북만두를 한 입에 먹을 수 있도록 개량해서 만두국을 끓이고 있다.
이북만두 (서울시청 뒤편 코오롱빌딩 부근)
만두는 돼지고기와 쇠고기, 부추와 호박을 충분히 넣어 씹는 맛이 담백하고 전혀 느끼하지 않다. 크기가 워낙 커서 한입에 넣기가 어려우며 1인분도 혼자 먹기에 벅찰 정도다. 황해도 수육은 삶은 양지머리를 두껍게 썰어 푸짐하게 내고 있다. 주인 할머니의 손맛처럼 푸짐함을 자랑으로 하고 있다.
동신떡갈비 (강동경찰서 건너편 바로 앞 골목 70미터)
북한에서 겨울에 김칫국에 찬밥을 말아먹던 것을 국수를 말아 김치말이국수로 선보였다. 김치에 국물이 많아 그 맛이 시원하고 개운하다. 김치 만두에는 돼지고기와 쇠고기가 반반씩 들어가며 갖가지 야채가 들어가 느끼하지 않다.
5.2. 평안도 향토 음식점
옥류관 (북한)
각종 남북회담 및 교류와 남한의 옥류관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북한 제1의 식당이다. 능라도, 만월대가 바라다 보이는 모란봉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2층 한옥으로 총 건축면적은 5천 7백 평방미터이다. 대연회장, 소연회장 등 30여개의 방이 있으며 종업원 수는 요리사를 포함하여 3백여명에 달한다. 1천 5백 종의 요리가 가능하지만, 특히 평양어죽, 평양냉면, 뱀장어국, 평양갈비국, 잉어국, 숭어국 등이 유명하다. 북한에서 가장 비싼 음식점 중의 하나로 일반 주민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거의 이용하지 못한다.
영광거리 식당(북한)
평양시 중구역에 위치한 2층짜리 식당이다. 1층에서는 비빔밥 정식, 곰탕, 매운탕, 국수, 떡국, 된장찌개 등을 2층은 쇠고기 불고기, 돼지고기 불고기, 닭고기 불고기, 내장 불고기, 낙지 불고기, 조개 불고기 등을 전문으로 한다.
청류관(북한)
82년 4월 7일 김일성의 70회 생일을 앞두고 개관했다. 내부 설비와 규모 등이 북한에서는 가장 편리하고 현대적인 식당인데, 총 건축면적은 1만 2천 평방미터에 지하1층, 지상2층 건물이다. 지하층의 너비는 45.4m, 길이는 97.4m이며, 건물밖에는 야외식당도 꾸며져 있다. 야외식당은 6백석 규모이다. 실내의 좌석수는 1천 석이고, 1백명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식당과 함께 민족 음료실, 민족 당과실, 고급차실 등도 구비돼 있는데, 대개 1백석 규모로 꾸며져 있다. 특히 민족 음료실은 나팔꽃 모양과 우산꽃 모양의 분수가 있어 주위 조명과 잘 어울린다고 한다. 요리의 종류는 동, 서양식을 포함 1백 가지인데, 특히 신선로와 평양온반이 유명하다. 신선로는 고기, 물고기, 채소, 과일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음식감으로 볶음, 전, 회, 초대, 완자 등을 만들어 특수한 그릇에 담아서 닭고기 국물을 잘박하게 부어 끓여 내온다고 한다.
청춘관 (북한)
중국과 합작, 1990년 10월 27일 광복고리에 개업한 음식점이다. 이 음식점은 부지 면적 1만 평방미터, 좌석수는 2천석이며 북한과 중국의 유명한 민족요리를 기본으로 하여 운영한다.
남포면옥 (중구 다동 신라약국 쪽)
평양냉면 전문점으로 해방 전부터 이 곳에서 냉면 장사를 하고 있는 집이다. 3대째 내려오는 집으로 메밀을 제분하는 일부터 모든 과정을 직접 한다.
우래옥 (청계천 4가와 을지로 4가 네거리의 중간지점)
한번 온 손님은 다시 온다는 뜻을 갖고 있는 우래옥은 평양냉면 전문점이다. 소금구이나 갈비구이를 먹은 다음, 냉면을 시켜 먹는 맛이 일품이다.
필동면옥 (필동 중앙대 부속병원 옆)
정통 평양냉면을 내는 이 집은 의정부에서 평양면옥으로 장사를 하다가 서울에 분점 형태의 집을 낸 경우이다. 굵직굵직한 평안도식 만두국도 맛있다.
5.3. 함경도 향토 음식점
장수면옥 (마포 홀리데이서울호텔 맞은편 성지빌딩 뒤)
전라도 장수군 장계면 해발 600m 고랭지 고원에서 키운 쇠고기를 내놓기에 육질이 좋고 부드럽다. 특히 비싼 갈비안창살은 그 맛이 환상적이다. 고기와 함께 인기 있는 것은 냉면으로 고기 손님에게는 반 그릇씩도 판다. 냉면은 감자녹말로 면을 뽑고 매운 양념에 홍어나 가자미를 곁들이다.
함흥냉면 (명동 유투존 뒤)
명동 함흥냉면은 60년대 중반에 생긴 곳으로 옛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인기 있는 냉면집이다. 함흥냉면의 좋은 양념 맛을 내기 위해 원료를 직접 사서 참기름을 짜고, 고춧가루를 빻아서 양념을 만든다. 냉면에 사용되는 면은 함흥냉면인 전분을 사용하기에 쫄깃쫄깃하다. 육수는 사골 대신 꼬리고기를 24시간 고아 사용한다. 함흥냉면은 정통의 맛을 손상시킬까봐 체인점도 내
함흥냉면(동자동, 후암동 시장 밑)
3대째 냉면만 고집해 온 이 집은 고구마 가루가 들어가며 가스불이 아닌 연탄불에 불을 끄지 않고 계속 끓이는 육수가 맛의 비결이다. 항상 손님들로 북적인다.
함흥냉면 (씨네하우스 바로 건너편)
씨네하우스 맞은편에 있는 함흥냉면은 맛이 좋기로 이미 정평이 나있는 집이다.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이나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맞다. 낮이든 저녁이든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냉면과 함께 수육도 맛이 있다.
함경도 찹쌀순대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맞은편 서울은행 후문 앞)
험한 지형 탓에 함경도 음식은 대개가 모양이 크고 이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집에서 만드는 순대는 크기가 커 입이 작은 사람은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한다. 순대탕과 가자미식혜도 별미이다. 음식점 안에 이북풍경을 담아놓은 사진들을 걸어놓아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가족들 단위로 손님들이 많다.
진양횟집 (강원도 고성군)
함경도와 가까운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주인은 함경도 "아바이" 출신으로 함경도 아바이순대가 유명하다
단천면옥 (강원도 고성군)
갯배에서 내려 청호동 신수로 공사지역을 따라 청호동 마을로 계속 걸어 들어가다 보면 좁은 신작로를 따라 대문도 없이 닥지닥지 붙어 있는 청호동 특유의 주거형식을 볼 수 있다. 30m 정도만 걸어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단천면옥>이 있는데, 청호동 사람들이 즐겨 찾는 냉면집이다.
5.4. 개성 향토 음식점
궁 (인사동 경인미술관 정문 앞)
먹는 사람의 입맛에 따라 맛있니 맛없니 분분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 집의 맛은 아마도 오랜 세월 개성음식을 선보여온 그 집 주인장 할머니의 구부정한 어깨와 외소한 몸매에 걸맞지 않은 꾸준함과 깔끔한 맛일 것이다. 식당에 들어서면 홀의 한쪽 편에 할머니가 손수 만두를 빗는 공간이 있다. 두 명이 앉을만한 좁은 툇마루에 앉아 넙쩍한 이북식 만두를 빚는 할머니의 허연 머리카락과 소박한 차림새가 자꾸 눈길을 잡아끈다. 개성만두는 다른 만두와 달리, 속이 많고 크다. 몇 개만 먹어도 배가 불뚝 일어설 정도이다. 이 집에서는 만두국, 만두쟁반, 만두 전골 같은 만두요리와 함께 한때 TV 드라마 덕분에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조랭이 떡국'도 맛볼 수 있다. 눈사람 모양의 조랭이 떡국을 씹는 쫄깃함을 즐길만한 곳이다.
♣ 현재 북한의 식량 상황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의 식량난이 4년 전보다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5월 중 식량배급이 중단될 위기라고 밝혔다. 식량이 떨어진 북한 주민들은 사력을 다해 먹을 것을 찾고 만들어 낸다. 다음은 탈북자 장인숙씨가 북한에서 먹었던 '대용 먹거리'들이다.
풀떡
1997년 초여름에 나왔다. 단오 전의 모든 풀은 독초를 제외하고는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며 당국이 권장한 '식량'이다. 풀을 베어서 잘 분쇄해 우려내는데 밑에 가라앉은 것을'풀농마'라 한다. 제분한 풀에 '만경대 1호균'이라는 특수화학제를 첨가하는데 이것이 풀의 독성을 제거한다. 농마(녹말)와 풀찌꺼기를 각각 전분가루에 섞어서 풀떡을 해 먹으라고 한 것이다. 이것을 고안해 낸 연구자들에게는 훈장과 명예칭호 등이 수여되었다고 한다.
쑥떡
주원료가 쑥이고 거기에 약간의 전분(밀가루나 옥수수가루)을 섞어서 만든다. 쑥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떡쑥, 모기쑥, 물쑥, 제비쑥 등이 있는데 단오(북한에서는 양력 5월 5일) 전의 쑥은 푹 삶아서 하룻밤 물에 우려낸 다음 꼭 짜서 그것을 다시 절구에 찧고 거기에 전분과 섞어 가마에 찌고 그것을 다시 절구에 찧어서 떡을 빚는다.
옥깍지
옥깍지는 옥수수알의 껍질로, 옥수수알을 강냉이쌀(옥수수를 쌀 크기로 쪼갠 것)로 만들 때 나온다. 사료용으로 쓰이던 것이다. 옥깍지와 옥수수를 섞어 가루를 낸 다음 그것으로 국수(건면)도 하고 빵, 떡국 등을 해먹는다. 이것은 수준급의 대용식량이다. 그러나 옥깍지가 절반 이상이면 제분이 잘 안된다.
콩비지
두부찌꺼기인데 제일 좋은 대용식량이다. 나물이나 남새(채소)에 섞어서도 먹고, 거기에 전분 가루를 섞어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든다. 주로 비지떡을 해먹는다. 콩비지는 부식물이 아니고 주식에 속한다. 콩비지를 콩과 섞어서 된장을 담그기도 한다.
술죽
술찌꺼기를 말한다. 이것을 돼지에게 먹이면 창자가 얇아진다고 하여 겨에 섞어 조금씩 먹였던 것이다. 매우 시큼하기 때문에 물에 오래 담가 냄새를 제거한 다음 자루에 넣고 꼭 짜서 약간의 전분가루, 소금, 사카린 등을 섞어 빵이나 떡으로 만들어 주식으로 먹는다.
옥수수대속과 뿌리
옥수수대의 껍질을 벗기면 나오는 흰 속대와 뿌리를 깨끗이 씻어 말려서 이것을 옥수수와 적당량을 배합하고 제분하여 주식으로 먹는다. 당에서 이를 권장했다. 소가 밟으면서 잎을 뜯어 먹고 난 후에 그 옥수수대의 속을 사람이 먹으라고 하니 "소보다 못한 인생"이라는 한탕이 나왔다.
느릅국수
산에 흔히 있는 느릅나무의 뿌리 껍질을 벗겨 말린 뒤 찧어 갈아 옥수수가루와 섞어 국수를 만든다. 소화가 잘 되고 속이 편해 주민들이 그나마 즐기는 음식이다. 한국에서 탈북자들이 '별미' 건강식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지방의 특성에 따라 많은 것이 먹을거리가 되고 있다. | | |
첫댓글 오마나 우째 이리 길어요 ㅎㅎㅎ 날 잡아서 찬찬히 봐야겠네요 땡큐~~!!!!
에고머니나,,,운제 다 외우죠?? 클났다.친구 들어오면 댈꼬 갈라캤더니 은지 다 본다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