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목회자들로 구성된 '러브 강릉 기독교협의회(대표 김홍천 노암장로교회 목사)' 소속 김남일(송강장로교회) 목사 등은 지난 13일부터 '시장의 미신행위 근절을 위한 금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강릉시의 지역행사인 강릉단오제에 심기섭 시장이 제관으로 참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협의회측은 "이번 문제뿐 아니라 심 시장이 관용차를 새로 들여올 때마다 시청에서 고사를 지내고 비가 오지 않는다고 기우제를 지내는 등 '도를 넘어선' 미신 행위를 하고 있다"며 금식에 돌입했다.
협의회측은 또 심 시장이 지역행사를 빙자해 특정 종교의 포교활동을 하거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심 시장이 미신행위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할 때까지 금식 및 철야기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가 금식을 시작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논쟁도 뜨겁게 일고 있다. 춘천기독교연합회장 김유식 목사는 "개인이 아닌 공인으로서 그것도 사유재산이 아닌 청사내에서 빈번히 벌이고 있는 무속적인 일련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과잉 반응'이라며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강릉시 시민인 장용복 씨는 시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시장이지만 한 자연인으로서 특정종교를 믿고 비록 청사내 관사에서 종교행위를 한다는 것은 인정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또 "혹세무민하는 종교를 제외한 여타 종교에 대해서는 그 사안의 필요성과 공익성에 부합된다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시장의 입장을 두둔했다.
한편 강릉시측은 강릉시 관계자는 심기섭 시장이 단오제를 주관하는 관청의 장이기 때문에 제의의 제관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고 무속인에 대한 지원도 단오제와 관련한 무형문화재 지정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또 청사내의 무속행위에 대해서도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행사라서 현 시장의 의지와 관계 없이 이뤄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기섭 강릉시장이 강릉 단오제 행사에 순서를 맡은 것을 두고 ' 우상숭배'라며 반대하는 강릉시 일부 목회자들이 5일째 시청 앞에서 릴레이 금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강릉 단오제 때마다 강릉시장이 단오장을 맡아 초헌관을 하며 단오제를 주관하는 것에 대해 이를 미신행위라며 러브강릉협의회(회장 김홍천 목사) 소속의 일부 목회자들이 금식기도를 전개하고 있다.
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 집회는 현재 몇 교회 중심으로 소규모로 1-2인이 천막을 치고 금식기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금식투쟁이 강릉시내 교회의 전체적인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일부 단체가 진행하는 것이어서 지역 교회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 시민들과 대다수의 교회의 반응도 그리 따뜻하지만은 않다. 강릉시청 민원업무 소속의 한 직원은 "강릉 단오제가 유네스코에 등록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는데 교회에서 딴지를 거니까 당혹스럽다"고 전하며 "시민들도 매일 집회를 하니 좋지 않는 시선으로 기독교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강릉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 선교단체 간사도 "이 일에 힘을 빼는 것보다 전도 하는 데 더 집중하는 게 복음전파에 효과적일 것 같다"며 이 일로 인해 주민들이 교회에 대해 갖는 의미가 더 나빠질 것을 염려했다.
또 다른 목회자도 " 단오제 행사 자체가 우상숭배적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참여하는 연례적으로 치루는 문화 행사에 강릉시장이 관례상 순서를 맡은 것을 두고 우상 숭배 운운하며, 농성을 하는 것보다는 시민들에게 불화감을 조성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릉단오제 무슨 행사인가? 단오절, 단양절, 단양놀이, 단양굿등으로 불리우며, 고대 부족국가의 제천의식과 농경의례에서 비롯된 유구한 역사의 향촌제로서, 전래의 모습을 그대로 전승하는 전통민간 축제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온 시민이 한 뜻이 되어 풍요와 안전을 기원하고, 농악, 씨름, 그네 등 대대적인 민속놀이를 벌여 인보애향하는 우의와 협동을 다지는 뿌리 깊은 전통을 지니고 있다.
조선 세조때 남효온의 "추강집", 광해군때 허균의 문집 "성소부부고", 조선후기 강릉읍지인 "임영지"등에 그 내용이 전하며 강릉단오제의 유래는 천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단오는 대관령국사서낭신의 성황굿에서 부터 크게는 국태민안과 개인의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굿 등이 12거리로 진행된다.
강릉단오제는 신라의 명장 김유신으로 알려져 있는 "대관령 산신", 신라말 구산 선문 중 하나인사 굴산문을 창건한 범일국사인 "대관령국사서낭신", 강릉의 정씨 처녀를 호랑이로 하여금 데려오게 하여 아내로 삼았다는 "대관령 국사여서낭신" 등 3신에게 제의하는 차례를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유래를 갖고 있는 강릉단오제는 음력 4월 5일 "신주빚기"를 시작으로 단오제가 끝나는 음력 5월 7일까지 한달동안 열리며, 관심있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참가해 한층 분위기를 돋군다.
따라서 강릉 단오제는 문화행사이지만, 치열한 영적 싸움을 숨기고 있는 문화행사이다. 때문에 일부 목회자들의 금식 투쟁은 방법적 면의 옳고 그름을 떠나 기독인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하는 면은 있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