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을 쓰신 분은 제가 살고 있는 곳의 이웃마을에 사시는 분으로서 14년전 서울서 공무원 생활을 하시다가 시골에 정착하신 분입니다. 시골 생활을 하면서 겪는 일들을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느낌을 바탕으로 솔직 담백하게 그려 놓은글이라 생각되어서 옮겨봅니다.(제 블로그에 이분글 몇편이 더 있습니다.) 여 유 !
(지게를 지고 산으로 가는길에 우리집 강아지가 쫄랑쫄랑 따라 나섭니다.)
요즘의 생활이라는게 참으로 정신이 없다. 나는 이럴때면 어릴적 쫄무래기 시절이 생각난다.
내고향 산골 동내 어귀에는 원두막 비슷하게 지어진 정자가 하나 있었다. 사다리를 4~5계단 올라가는 그런 서너평 쯤 되는..마루바닥으로 된 정자 위에는 어김없이 동네 노인들이 바둑이며 장기를 두시곤 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삼베적삼에 부채를 부치며 한담을 즐기시던 노인들이 어린마음에 너무도 멋있어 보였다. 난간에 기대어 밑을 내려다보는 운치가 왜 그리도 좋았든지!
정신없이 놀다보면 어느새 어 흠! 할아버지 헛기침소리에 놀라 쫄무래기들은 죄지은 사람처럼 서로먼저 내려오느라 법석을 떨며 다른장소로 쫓겨가곤 했다.( 아마도 애들은 놀수없는 장소? 관습헌법? 하여튼 그랬다)
그때 어린마음에 부러워하든 그 할아버지들의 한가로운 모습...권위..여유... !! 그러나 막상 산골에 내려와 살다보니 말같이 쉬운것이 아니다.
경제라는것이... 살림을 꾸려간다는것이..녹녹치 않다. 농가부채! 농가부채 ! 난들 예외가 될수있겠는가? 결국 갱재란놈이 발목을잡아 여유를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오늘 큰 맘먹고 여유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때가되면 나만이 즐기는여유다... 우선 장화 단단히신고 벙거지모자 눌러쓴다음 톱을 챙겨 지게에 얹고 지게를 멘다. 지게작대기 뒤로돌려 양손에잡고 소나무숲 샛길을 지나 산골짜기를 따라 올라간다. 물론 이때는 반드시 나 혼자가 필수다.
나무하는 사람없고 나물철도 아니니 도통 산에는 나혼자 뿐이다. 국민의정부이래로 퍼주기 덕분에 무장공비 만날 걱정없으니 그 또한 고맙기 짝이없다. 잡다한세상 훌쩍 떠나 순간 딴세상온 기분이다.
갑자기 푸드득! 산까치가 놀라도망가고.... 그것은 순간 스치는 욕심일뿐....
이내 여유에 취해 ..주위 살필것없이 시원스레 소피를 보고 게춤 챙기며 가던길을 오른다. 이번에는 노래 한마디 해볼까? 원래 음치고 부르자니 가사하나 오이는게 없으니...옛다 ! 시조나 한수 읊어보자. 물론 자작시다. 우리집 황토방 처마밑에 쓰여있는..아주오래된 엉터리시다. 당시(현재도) tv 에도 가끔나오는 고위 공무원인 고향친구를 그리며 지은시다. 서로 방향은 달랐지만 피차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기 다 림
동창을 열어 놓고 목침베고 누우니
솔밭위에 조각구름 한가롭구나 친구야 나는 너를 기다리건만 너는 무엇이 그리 바쁘냐 ? 국장님 소리에 무척이나 바쁜가 보구나 나도 잠뱅이 밀짚모자 지게 목발에 앞산에 오르면 멧돼지 산까치가 시중든단다. 눈아래 굽어보는 천하가 다 내것 이란다. 진시황도 나만은 못했으리라 너 오늘 옛 초동(草童) 되어 돌아온다면 마누라가 진상한 동동주 곁들어 나누며 내 왕좌를 너에게 주마 !..........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얼마나 좋으냐 ! 구성지게 한수 읊다보면 어느듯 내 숲사이로 멀리보이는 앞산 계곡 까지도 그저 숲이요 잡목뿐. 인간의 흔적이 전혀보이지않는 그런곳 ! 오직 자연의 순수만이 숨쉬는곳! 그런 공간에서.... 먼저 계곡물 한움큼 움켜서 마신다. 이내 지게를 받쳐놓고 비스듬이 누워 상큼한 초동( 初冬) 바람에 실려오는 풋풋한 산향기를 실컷 드려 마신다.
하늘을 찌를듯이 곧게 뻣어있는 잣나무들의 아름다움에 취해 이내 행복감에 젖어든다. 어느듯 나도 그중에 한나무 , 나무라도 된것처럼 그대로 앉아 이 초겨울 의 고독을 즐긴다. 나무 해왔지!...아니 그걸 나무라고 지고 내려왔어요! 나참 ! 이사람아 하룻저녁은 충분히 땔수있어. 고금을 통해 풍월선생 마누라 실리적이 될수밖에...함께 풍월 읊다간 ? !! |
첫댓글 앞산에 오르면 멧돼지, 산까치가 시중들고.. 굽어보는 천하가 다 내것이다.. 참 이런 여유가 어딨나 싶습니다. 나는행복해님!~ 참 행복한 글을 올려 주셨군요. 좋은글에 감사드리며, 날씨가 참 많이 춥습니다. 따뜻하게 옷 챙겨 입으시고, 건강조심 하세요. 포근한 시간,,, 행복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나는행복해님☆★☆★△▶──‥‥‥‥Йaрру Ða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