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극우세력과 돈 사사카와 재단과 돈
10여년 전 이 사사카와 재단의 자금 100억원이 국내 모 사립대학에 ‘아시아 연구기금’이란 명목으로 지원되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50억원은 또 다른 사립대에 들어갔는데, 당시 사사카와 재단이 뿌린 자금 규모는 300억 정도로 알려졌다. 『한겨레 21』의 정위치는 바로 이런 자금을 받고 아직도 조선총독부 역사관이나 일본 극우파의 역사관을 전파하는 학자들을 추적해 보도하는 것이지 “이것이 진짜 고대사다” 따위의 가치전도적인 제목으로 조선총독부 역사관을 전파하는 역사테러를 자행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시절 100억과 50억을 받은 두 사립대 출신들 사이에서 갑자기 일본 유학 열풍이 인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자각이 뒤늦게 든다. 물론 그때는 사사카와 자금이 유입되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지만 지금 한국 사회의 현실을 생각하니 이 돈의 효과는 대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자금이 국내 우익학자들에게만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아직도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한국 사회는 ‘반일하는 척’하거나 죽은 친일파를 비판하면 영웅이 되지만 일본 극우파와 조선총독부 역사관을 진짜로 비판하거나 산 친일파를 비판하면 우익은 물론 짝퉁 좌익까지 총궐기해서 “저놈 죽여라”고 합작하는 사회다. 이 구조를 모르면 계속 속는다.
일본은 한때나마 제국을 운영해봤기 때문에 제국의 관점으로 사물을 본다. 우리는 아직도 식민지의 관점으로 사물을 본다. 대표적인 사람들이 학자들이고 언론들이다. 고 최재석 고려대 명예 교수께서는 이주한 한가람 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에게 “일본 가서 공부하는 것은 좋은데, 절대 역사학 학위 받을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라고 신신당부하셨다. 정부돈이든 민간돈이든 일본 돈은 공짜가 없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김현구 씨는 EBS 교육방송에서 자신이 일본 문부성 장학금으로 유학한 경험을 자랑스레 이야기했는데, 서희정이란 분이 그 녹취록을 올려주어 읽어보았다. 다음은 그 일부다.
김현구 씨의 와세다대 유학시절 지도교수였던 미즈노는 1세기부터 고대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였다고 주장하는 극우파 학자이다. 김현구 씨는 자신의 책에서 미즈노에 대한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토로한 적이 있다. 「귀국을 앞둔 어느 날 가족들을 데리고 인사차 지도교수 댁을 방문한 적이 있다. 오랜 지도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내 학문을 만들어주시고 많은 감화를 주신 분이기 때문에 내게는 부모와 다를 바 없는 분이셨다. 그분도 근 10년 가까이 지도했던 제자의 귀국에 감회가 새로웠던지 밤늦도록 여러 말씀을 해 주셨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의 인구는 1억 2천만 명쯤 되는데 일본은 땅덩어리가 작아서 잘해야 7천만 명분밖에는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5천만 명 분은 밖에서 벌어 와야 한다. 그런데 모든 것이 순조로운 지금은 구미에서 벌어오지만 어느 땐가 그것이 여의치 않게 되면 결국 아시아 쪽으로 눈을 돌릴 것이고 그 경우에 제일의 타깃은 한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하다가 김군과 내가 사제지간이 되었는데 다 같이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양국간에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는 말씀이다. 일본 사람들은 좀처럼 자기 속에 있는 말을 하지 않는다. 역사발전에서 인간의 의지를 도외시한 면은 있지만 이 말씀은 평생을 역사연구에 바쳐오신 분으로써 일본 역사를 자연환경과의 관계에서 거시적으로 보신 혜안이고 그분이 나에게 주신 ‘혼네’의 선물이었다(김현구, 김현구 교수의 일본이야기, 창작과 비평사, 1996년, 82쪽」
미즈노가 귀국하는 김현구 씨에게 일본이 아시아로 눈을 돌리면 “제일의 타깃은 한국”일 것이라고 말했을 경우 보통의 대한민국 학자라면 “일본 극우파들이 아직도 한국 침략의 꿈을 버리지 않았구나”라고 경계할 것이다. 그러나 김현구 씨는 이를 “일본 역사를 자연환경과의 관계에서 거시적으로 보신 혜안이고 그분이 나에게 주신 ‘혼네’의 선물”이라고 받아들였다. 사가카와 재단을 비롯한 일본의 극우파들이 한국학자들에게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것은 언젠가 “제일의 타깃”을 향해서 본격 행동을 개시할 때 한국 내 동조자를 만들기 위한 것임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조선총독부 역사관과 일본극우파 역사관을 ‘진짜’ 비판한다는 ‘진짜’ 한가지 이유로 나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이 겪는 수난은 일종의 ‘전초전’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기우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불길한 기우는 현실로 나타난 경우가 많은 것이 또한 역사다. 그나마 ‘성실한 감시자’와 ‘용감한 고발자’가 늘어나는 현실에 힘을 얻는다.
2010년 사사카와 재단은 프랑스·일본 수교 15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후원하려 했는데, 프랑스 정부가 공동후원으로 참여하기로 하자 파리 정치대학의 국제관계 연구소 카롤린느 포스텔 비네 박사가 반대성명을 주도해서 무산시켰다. 프랑스 외무부가 참여를 철회하자 사사카와 재단은 비네 박사에게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가 프랑스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했다. 비네 박사는 “일본재단에 관대한 한국은 의외다”라면서 사상과 학문의 자유를 누리는 학자들에게 주어진 책무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자신의 학문을 바탕으로 사회의 ‘성실한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과 잘못이 있을 때 ‘용감한 고발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2010년 당시 사사카와 재단과 비네 박사를 주축으로 한 프랑스의 양심적인 학자들 사이의 대립을 보도한 매체가 바로 『한겨레 21』이다. 지금 『한겨레 21』이 조선총독부 역사관을 추종하는 ‘무서운 아이들’을 대거 동원해 조선총독부 역사관을 비판하는 ‘성실한 감시자’와 ‘용감한 고발자’들을 죽이려고 끈질기게 시도하는 것을 보면 역사는 역시 돌고돈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한가람 역사역구소 이덕일소장 |
첫댓글 예전에 우리도 배웠고, 지금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한국사'도
친일파 이완용의 후손 이병도박사의 친일 사고에 따라 만들어진 진단학회에서 주도한 역사가 아닌가요?
단군조선을 신화로 여기는 모든 학자들이 바로 친일사관을 가진 사학자라 해도 무방하죠.
나라 역사를 바로잡지 않으면 결코 일본의 피지배 민족에서 벗어날 수가 없지요.
지금도 수많은 애국 애족 학자들이 친일본 역사학자들의 기세에 눌려
학계도 진출하지 못하고,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올바른 민족사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적인 역사회복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1인입니다.
의미심장한 글 잘 옮겨주셨습니다.
골드문트 선생님의 말씀 너무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너무 드물다는데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천리안님, 귀한 글을
올려 주셨습니다.
그러나 삶의 이야기 게시판은
자작글만 올리는 게시판입니다.
이 글은 사랑방 쉼터,
띠방 , 또는
역사탐방동호회의 후기ㆍ 역사이야기 게시판이 적합할 듯 하네요.
앞으로 님의 삶의 이야기 - 자작글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저런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덕일소장은 이시대의 독립군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1)위는 이덕일 박사(1961~,한국사 전공)의 개인 견해에 불과함.김현구 교수(1944~)는 일본사 연구 전공자이며, 故 최재석 교수(1926~2016)는 사회학 전공자로, 말년에는 고대 한일 관계사를 연구한 분.
*섣부른 민족 감정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고, 학문적으로 시시비비를 따져 보아야 할 듯
*검찰(김현구 고소)-이덕일 사이에 명예 훼손으로 형사 소송이 진행되었는데(1심:이덕일 유죄, 2심과 3심:이덕일 무죄),
대법원의 판단은 "학문 영역에서의 논쟁대상을 법정으로 끌고 와서는 안 된다"는 것임
2)과거나 현재(한국 정부는 돈이 없어) 국비 유학생은 극소수, 대부분 유학국의 장학금에 의해 상당수 교수들이 양성됨
현대사의 아픔으로 정체성이 헷갈리는 우리나라는 지금 우리가 시시비비를 가려 토론의 장을 만드는거 바람직하다고 봅니다만
이 나이되니 서로의 과거가 다 달라 자칫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줄수도 있는 분야라 가급적 카페선 다루지않았으면 합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고 말복 건강 챙기세요~~
역사 바로 알기는 중요한 사안 입니다만
나온유 방장님 의견에 한표 찍고 갑니다.
여기는 토론하기위해 모인 쉼터가 아니기 때문에.....
올려주신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