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이 죽었다고 했다.
장국영이 죽었을 때 만큼 충격이였다.(__*)
장국영...그는 내게 첫사랑과 다름없었다.
혼자 꿈꾸고 혼자 상상하며 그를 사랑했었다.
그의 영화와 노래를 보고 들으며 내 미지의 사랑을 꿈꾸게 했었다.
마이클 잭슨.
휴우.........!T.T
난 그의 노래 Ben 과 I'll be there를 들으며 초등학교를 다녔고
Billy Jean을 들으며 중학교 교실 바닥을 뒷걸음질로 청소하며 다녔다.
Thriller 뮤직비디오를 흉내내며 고등학교 수학여행도 무사히 마쳤고
대학시절 강남의 나이트에서 그의 노래 Bad에 맞춰 세상 무서울 것 없이 미친듯이 춤춰댔었다.
그는 그냥 멋있었다.
그의 춤과 목소리....촌스럽고 과장된 그의 옷차림마져도 너무 멋있었다.
그의 좋지않은 소문도 좋지않은 행동도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그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아무것도 기억되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는 정말....
멋.있.었.다. 그리고 슬펐다.
지원이가 뱃속에 있던 어느날, 아마 8개월쯤이었나?
마이클 잭슨이 한국에서 최초로 공연을 하였다.
오랜 바램이던 그의 공연을 보러 잠실 운동장 차가운 바닥에 부른 배를 움켜 앉고 지켜 보고 있었다.
그의 무대는 압권이였고 그는 어느 누구보다 위대해 보였고
나는 서서히 실성(?)해가며 임신말기중이라는 사실도 잊은채
의자에 올라 뛰며 그의 이름을 외치며 눈물을 흘리며 광분해 버렸다.
옆에 앉아있었던 사람은 아랑곳 없었다....왜냐하면 남편이였으니깐.(__*)
아마도.....
뱃속에 지원이만 없었더라면 그 공연이 끝나고 난 이혼당했을지도 모른다.ㅋㅋ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내게 마이클 잭슨 뮤직비디오 두개로 합의보고
겨우겨우 집에 왔고.
그 뮤직 비디오는 아직도 내 서랍 속에 고이고이 모셔져 있다.
그가 죽었다는 소리를 들었을때.....
난 내 기억속의 젊은 추억이 다 지워지는 느낌이었다.
내 젊음이....내 젊었던 순간에 사망선고가 내려진 느낌이었다.
흑백티비속의 곱슬머리 소년의 목소리도
내가 발바닥 비벼댔던 어린시절 교실 뒷켠도
화려한 조명아래 땀흘리며 발산했던 내 젊음도
모두모두 사라진 듯한 그런느낌....
이제는 어떤 새생명의 탄생보다
갑작스런 어떤이의 죽음이 더 가슴이 사무치고 떨리는 걸 보면 나도 늙나부다.
난....아직도 젊고 싶은데 말이다.
청소하다 말고
그의 뮤직비디오를 꺼내 보고 있자니
지익지익....화면도 고르지 못하다.
열악한 청춘을 지나 골골하게 늙고 있는 나처럼....(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