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생태건축을 위하여
이윤하(생태건축연구소 노둣돌 소장)
들어가며
먼 길 재촉하여 산사에 들면, 절집이 주는 종교적 안식 뿐만아니라 절집 공간과 주변의 자연 환경이 주는 위안으로 하여 그 의미를 더욱 더해준다.
풍광 좋은 오랜 자리, 품너른 넉넉한 배치, 올망졸망 질서를 가지고 자리해있는 건축물들, 다문다문 이마 맞대고 어깨를 내어주고 있는 사이좋은 오누이같은 지붕과 처마선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이자 자연과 인공의 조화로운 풍경으로 읽혀진다.
그리하여 자연이 인간에게 위안이 되고 인간이 자연을 배려하면서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생태주의의 시작이라 여겨진다.
생태건축은 자연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생태학적 인식으로부터 출발하여 합리화와 경제성의 가치숭상으로 빚어진 획일화, 비인간화, 생태환경의 파괴의 모순을 초래한 근대이후의 건축양상에 대한 반성으로 새로운 건축적 대안의 모색이라 할 수 있다
영월의 동강댐에 대한 정부와 시민단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지속되는 동안에 해당 지자체는 서강에 폐기물매립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해 첨예한 대립의 장은 장기화될 조짐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기서 "댐과 폐기물 매립장"이라는 혐오시설이 태생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밖에 없었던 현재문명과 사회 구조, 인간과 자연의 관계와의 대립함에 대한 사유를 시작해보자
데카르트, 뉴턴등 17세기 자연과학자와 사상가들에 의해 확립된 서구의 자연 정복을 통한 자연 지배관은 세계에 대한 기계론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근대 자연관의 연장선상에 영월의 동강과 서강의 운명이 놓여져 있듯이 우리의 주거환경의 미래를 예견케 한다.
그것은 인간에 의해 자연지배와 물질의 무한한 이용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이론으로서의 자본주의의 막강한 지원을 받으며 세력을 키워왔다. 산업혁명을 거치며 마치 전차군단처럼 무지막지하게 밀어부쳐온 이 자연지배관 위에서 진행된 근대화·산업화 과정은 일견 인류를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왔다는 식의 표피적 성과는 거두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생존을 위협하고 인류의 환경을 피폐화하면서 전지구적 생태위기를 초래했다.
한편에서는 "오래된 미래"를 위한 담론을 형성시키는 가운데서도 인류의 제동장치없는 욕망의 기차는 인류의 오래된 거처인 지구환경을 돌이킬 수 없으리 만치 변화시키고 있다. 동서간의 극한적인 정치적 대립속에서 잠시 묻혀져 있던 인류의 생태와 환경의 심각성이 전면에 대두되고 인류뿐아니라 모두 생명체의 존립마저도 위태롭게 할 정도에 이르렀다. 모두 지구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1972년 로마클럽은 인류의 보편적 과제를 제시하고있는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에서 현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지구의 성장은 100년이내의 한계라 예언한 바 있지만, 1992년 리우환경회의를 시작으로 논의의 확산을 가져왔으며 1997년 교토환경회의에서 유엔의 기후변화 기본협약에 대한 의정서가 채택되면서 바야흐로 실천단계에 이르렀다.
건축, 그 유감…예감
원천적으로 과소비적 형태를 지닐 수밖에 없는 건축적 현실은 인간성 단절과 생태계 역행 이라는 "불임 시대"를 낳고 말았다. 전세계 어디를 보아도 재앙을 예방할 조정력과 그 자기조절능력을 상실해 버린 지금, 문명사회 인간들의 교만과 투기성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으며 그 상징적 증상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미학이 되고, 주체할 수 없는 "주체의 해체"가 경향으로 문화를 생성해내는 우리 현실에서 "희망의 건축, 건축의 희망"은 가능한가? 하는 문제가 지금 건축계의 화두가 되어 전면으로 나서고 있다. 철학과 이성은 폐허가 되고 그 틈을 타 이미지화되고 꼴라쥬화된 상업적 요소들이 후기 자본주의의 소비성향을 부추기며, 공간 논리도 소비 양식에 의해 형성되어 유지, 관리된다.
건축가들도 이러한 공간 매카니즘에 편입되어 간다. 이는 사회주의라는 거대 프로젝트가 축소, 실패하면서 가속도가 붙었으며, 데카탕스한 경향을 보이며 혼돈과 허무의 현상을 보여왔던 세기말적 예측 속에서는 더욱 기승을 불리 조짐이다.
더 멀리 달아나기전에 이 시점에서 6·70년대를 통과하면서 건축 학습, 창작 활동을 해온 이미 제도화된 기성 건축가들의 가치 체계화 80년대를 통과하면서 획득된 청년 건축가들의 사회적, 건축적 가치 체계는 서로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가운데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건축가들의 변별점을 창조적으로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를 사는 건축가들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총체적 모습을 안고 있는 이 땅에 사는 것을 행복(?)하다고 생각해야한다. 분단 모순, 환경모순, 계층모순, 문화모순, 여성 모순 등등 우리가 사회적으로 극복하고 건축적을 풀어야 할 문제가 이렇게도 산적해있는 시대와 공간 속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만큼 우리의 연구와 창작 대상의 범위는 넓고 창작 주제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우리의 생태건축
동굴, 나무굴, 바위밑 같은 자연 지형물을 이용해 임시거처를 살던 인류가 초막을 짓고 살줄 알면서부터 창조적 노동으로부터의 첫 건축물이 지어진 이래 우리의 주거문화는 진화, 발전되어 왔다. 또한 살림집의 형태는 이미 고대사회에서 그 틀 거리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수천년 내려오면서 인간의 노동과 여가의 변화에 따라서 단지 주거요소와 체계가 자연스레 사라지거나 첨가되면서 주생활 문화로 정착과정을 겪었을 뿐이다.
그러나 공동체의 문명이 발전했다고 하여 인간적 삶의 질이 창조적으로 발전하였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부족국가에서 다국적 문명으로 이행되면서 교류하고 때로 충돌과정을 이행되었다고 볼 수만은 없을 터이다.
수 천년동안 주체적으로 진화되어 왔던 고유한 주거 문화는 19세기말부터 외세에 의해 격동의 시기를 맞게 변형의 절차를 거치게 된 것이다.
건축 양식과 재료의 변화와 건축교육과 기술의 서구화뿐만 아니라 삶의 여태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일탈과정을 겪으면서 우리는 지금, 심각하게 주거 환경과 삶의 질에 대한 회의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서구 건축문화가 이 땅에 인식되면서 건축소재, 건축미학 뿐만 아니라 건축을 받아들이는 수용자들의 의식까지 뒤바뀌었으며 건축문화에 대해 비판적 인식의 틀을 마련하지도 못한채 진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건축교육은 서구건축기술의 전도사 역할에만 매달려 제대로 된 수용체계를 마련하지 못하였고, 이 땅의 건축을 담당해왔던 전통목수들은 절 집이나 문화재나 보수하는 역할을 담당하여야 했다. 조선 톱을 잡았던 목수들은 일감이 줄어 철근콘크리트 거푸집을 짜거나 내장목수로 생계유지 방편을 바꾸어야 했고, 두레형식을 빌어 서로의 집을 짓던 공동체 문화는 산업이 세분화되면서 도시 지원 노동력으로 편입되면서 재래식의 공동체적 집짓기 형식은 전문가들의 손으로만 가능해지게 되었다.
또한 집에 대한 인식도 크게 변하여 공동체적 삶의 자연스런 산물이 되어야 할 집은 개인적 이기와 자본의 상징으로 왜곡되어 더불어 사는 이웃보다는 밀폐된 자아와 이기적 가족단위의 은둔의 의미로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일차적으로 산업사회로 전화되는 과정에서 여과없이 받아들이기만 한 우리의 인식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진정 버리고 온 인간적 삶과 자연친화적 건축에 대한 보급과 수용이 더디게나마 진행되고 환경보존형 주택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많은 분야에서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이 희망적인 움직임들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이런 새로운 건축적 모색의 전반을 일컬어 편의상 "지속가능한 생태적 대안 건축"이라 한다.
건축행위는 본질적으로 자연을 범하고 자연 환경을 침해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을 위한 소비형태를 갖는다. 현대사회에서의 공해문제나 과소비 문제를 언급할 때 산업사회의 상품 생산체계나 생산품의 사용에 대하여서만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건축으로 인한 본질적 환경소비에 대한 자연 파괴의 막대함을 외면해 온 것이 사실이다.
생태주의의 몇가지 흐름
생태사상과 생태주의의 관점이 되는 생태철학을 정초하려는 노력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의 갈래에 따라 진행되어 왔다. 그것을 "생태주의", "환경주의". "환경관리주의"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는 다분히 편의적인 구분인데, 생태주의는 생태계라는 보다 큰 영역을 문제삼는 데 비해 환경주의는 인간의 생존환경과 관련된 자연을 다루며 환경관리주의는 더 협소하게 대상화된 자연만을 문제삼는다.
첫째 생태주의적 경향은 새로운 형이상학을 주장한다. 이는 심층생태론(deep ecology)을 포함하여 생태계 전체론자들(holists)의 태도이다.
관습적인 윤리학을 포기하고 아리스토텔레스 식의 목적론적 자연관을 새롭게 해석한 요나스(Hans Joans)는 인간의 목적과 목적의 추구는 자연 속에 내재한다는 "목적론적 형이상학"을 주장한다. 자연에는 존재 그 자체를 위한 객관적 자연목적이 내재하기 때문에 자연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요나스는 미래에 대한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 생명의 이념"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레오폴드 역시 생물공동체의 완전성과 균형을 지탱하는 대지윤리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요나스와 다를 바 없다. 이와 같은 자연형이상학에 근거해서 사람들이 "사람을 수단으로 대우하지 마라" 대신에 "너희는 우주의 생명들 가운데에서 인간의 이념을 기억하라"는 생태학적 정언명령을 일상에서 내면화하려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렇게 되기 전에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환경주의는 대부분의 의식중심주의자, 생물(생명)중심주의자들로 응용윤리학의 방법을 통해 앞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경향이다.
패스모어(John Passmore)는 생태환경문제의 역사적 뿌리가 "인간을 자연의 목자로 보는 전통"에 있다고 단정하고, 이로부터 자연에 대한 지배자적 전통이 생겨났으며 그것이 근대의 진보이념으로 구체화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환경문제가 기독교와 진보에 관한 계몽적 이성 그리고 과학과 기술이 낳은 현대 산업문명의 원초적인 악에 기인한다고 보고,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윤리학의 범위를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셋째 환경관리주의자들은 "자연보호" 및 "환경보호"의 실제적인 정책, 법, 규칙을 구성하는 일이 환경도덕을 세우는 일보다 더 화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대체로 강한 인간중심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로서 전부 윤리학자는 아니지만, 맥클로스키(M.J.McCloskey), 카프라(Fritjof Capra), 오라이어단(O"Riordan), 그리고 지구환경보고서를 내고 있는 브라운(Lester Brown) 등과 환경운동가들에게서 두드러 진다.
생태계와 환경은 근본적인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아니며, 잘못된 "자연환경의 관리 때문"이라고 보고 과학과 기술을 잘 조직화하고 자연보호법, 환경관리법, 환경기술공학, 환경정책학 등의 이론과 원칙을 올바로 적용하는 것이 생태철학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야생동물 보호운동, 생물다양성 보호운동, 자연경관 보존운동 등은 기존 인간사회의 힘 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개인의 도덕적 판단에 호소하기보다는 "환경정책"이나 "환경사회이론"등 사회적인 시스템에 호소하는 것이 보다 직접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라는 것이다.
생태건축의 사회적 배경
생태건축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과 논의가 확대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의식이 확산되면서 더디나마 진행되고 있다. 같은 의미로 불리우는 지속가능한 개발(Environmental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ESSD)의 개념은 1972년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워드(Ward)가 처음 사용하였으며, 브룬트란트(Brundtland)는 "다음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건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개발"로 정의하였다.
이어 1996년에 이스탄불에서 제2차 세계인간정주회의가 열려 채택한 "헤비타트 아젠다(Ⅱ)"에서 정주지에 있어서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목표와 행동강령을 수립하고 국제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움직임이 국내의 경우에는, 지난 92년 리우환경회의 이후 교토의정서 채택으로 이어지면서 사실상의 그린라운드가 시작되어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할 정부와 민간분야의 실천 방안과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주거지 개발 분야에서도, 세계환경회의에서 마련한 적정주거 공급, 토지이용 계획 및 관리 증진, 환경 기초시설 확대등의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을 토대로 환경과 생태적 개념에 의한 건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즉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및 자원의 절감, 대체에너지 개발, 생태환경 오염방지 및 보존, 자원 및 쓰레기 재활용등 지구생태 보존에 대한 대응과 단지내에서의 녹지공간 확충 및 체계화, 소생물권(Biotop)조성등을 통하여 생태질서를 회복하려는 움직임들이 꾸준이 생겨나고 있다.
생태건축의 건축사적 기초 이해
생태주의란 생태학의 기본정신을 말하는 것으로, 그 정신에 입각해 건축문화를 주도하는 것을 생태건축이라 할 수 있다. 19세기 중엽 에른스트 헤켈(E.Haeckel)은 생태학을 "자연의 경제에 관한 지식의 총체"로서 정의하며 생물체간의 상호 의존성을 표현화 하였다.
20세기 건축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과학과 기술의 진보적 융화였으며, 그 속에서 표출된 기계미학적 건축이념이 주류가 되어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합의된 사실이다.
이러한 기계미학적인 이념은 소위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방법론들, 기술적인 건축재료들, 또 기계생산에 영향을 받으면서 건축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전 세계적 건축흐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 엄청난 합리주의 세력의 팽창속에서도 주류에 일탈한 건축이념은 꾸준히 자생력을 키워오고 있었다. 그 중에서 휴고 해링(Hugo-H?ing)은 "성공적인 건축물은 하나의 힘찬 조직으로 이해되며, 자연의 원천으로부터 유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논쟁의 일선에 나섰다. 1928년 CIAM 창립시 르꼬르뷔지에(Le-corbusier)의 라틴적 조형론에 대치되는 게르만적 유기적 건축철학을 주장한 그의 신건축 이론은 -1910년대 독일에 소개된 라이트(F.L Wright)에 영향을 받아- 30년대에는 사린넨(E.Saarinen)등의 건축가들의 작품에 투영되기에 이른다. 당시에 성행하던 기하학적 미학의 강요에서 벗어나 자연과 조화를 통한 상호 병존의 건축적체계를 확립하고자 시도하였다. 비록 이 경험주의적이고 유기적 건축철학은 대세로 나서지는 못하였지만, 아직도 풍토주의 건축가들은 그 맥락을 유지하며 자연환경과 인공환경의 열린 소통체계를 중시하며 새로운 주거환경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건축적 시도가 순수 건축적 형태나 공간에 대한 논의에 머물러버리고 더 이상의 삶의 철학과 사회적 인식의 공감으로 확대되지 못한다면 생태주의의 실현은 모호하게 되고 만다. 자본주의를 배후로한 이윤극대화의 상업주의 건축과 무차별한 개발논리로 점철된 근대건축 100년은 야산의 정수리를 올라타고 앉은 고층아파트의 몰염치함 만큼이나 졸렬하다.이는 우리사회의 환경윤리적 불감증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생태건축에 대한 사회적 인식전환과 대중적 공감의 문제는 사회적 합의와 함께 대안으로써의 새로운 문화적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될 때만이 그 가능성을 열어들 수 있다.
건축계 내부의 자성과 건축가의 윤리적, 생태적 창작활동뿐만 아니라 여타분야의 예술문화적 공감대를 가지고 거시적 시민문화 운동으로 사회적 담론으로 다가서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동감아래 생태주의 혹은 생태운동은 근래 모든 학문과 예술 장르에 걸쳐 가장 주목받은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과학, 인문과학속의 사회생태학, 녹색정치학 생태 아나키즘등이 그것으로 분류되며 왕성한 연구와 현실 발언이 진행되고 있다. 문학, 미술, 음악 등의 문예분야에서는 민주화 운동의 동참 경험으로 일정부분 사회와의 접속 괸계를 시, 소설, 평론 등의 문학부분에서는 생태의식과 세계관을 삶속에서 발견하는 생태문학이 꾸준히 생간되었고, 사회적 이슈와 더불어 성장해온 미술과 음악진영에서는 기획전을 중심으로 생태적 감수성을 예술적 상상력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시민 사회속을 향해 꾸준히 시도해 오고 있다.
대안건축은 생태적 관점에서 시작되어야...
최근들어 생태건축에 의한 마을 만들기에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연구되거나 진행되고 있다. 구조 방식에서부터 설비 및 재처리시설까지 자연친화적 환경을 조성하여 더불어 사는 공동체와 지속가능한 개발적 대안을 찾아가자는 의지인 것이다.
이와 같은 인식의 확대와 논의 결과를 모아 보면 ,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주생활 무대인 건축환경을 자연환경과의 소통체계를 구축하여 인위적 생태계와 자연적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통합시키려는 시도임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환경공생적 생태건축의 일반적 정의는 "지구환경을 보전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자원, 폐기물등의 면에서 충분히 배려하고, 또한 주변 자연환경과 친밀하고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게 하여 거주자가 주체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건강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주택 및 그 지역환경을 만드는 것" 이라고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제아래 합의된 대안 건축의 일반적 목표는 "건축물 시공과 유지관리에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의 수요를 최소화하고, 자연의 순환체계와 재생가능한 자원을 활용하며, 주거지 주변에 다양한 종의 동물과 식물 서식 가능케하여 궁극적으로 건축물을 주위 경관과 어우러지게 배치하여 건강한 주생활과 업무가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건축이 일방적인 소비 의존형 경제체계를 가지므로 초래되는 과소비와 환경오염을 경계하고 건축자체도 자연생태계의 일부로서 자연순환체계내에 편입시켜 상호간에 유기적 연계를 가지며 전체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다.
대안건축, 그 열린 가능성
생태건축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합의를 보이고 있는 사항들의 바탕으로 실행되고 있거나 실행 가능한 건축유형을 보면 주거를 중심으로 한 마을건축, 인텔리젼트 빌딩, 지중건축물, 에너지절약형 건축 등으로 그 분야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언급되고 있는 연구결과는 여러 가지의 경향성을 보이고 있는데 중요한 몇가지만 소개 하기로 한다.
첫째는 지역적 자연재료를 이용한 건축소재와 전통적 시공방법을 현대기술에 접목시키려는 시도이다. 환경친화적 생태건축의 우리식 해석은 "지역주의 건축과 전통건축의 맥락을 온전히 복원시켜서 서구적 생태건축의 접목 가능한 부분과 결합해 내는 것"이다.
지역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흙이나, 나무, 짚풀들을 이용해 집을 지었던 전통적 건축방식을 되살리고 시공상의 불편이나 내구성 부족들을 현대기술에 의존하여 보조재료 및 대체 기술을 적용 시킨다.
둘째는 건축 공급처리시스템을 자연 순환체계를 닮은 인공순환 체계로 재편성하려는 시도 이다. 이는 건축을 일종의 인공적 생태계로 구성하여 자연 생태계의 일부로 편입 시키고자하는 의도인데 열 에너지와 수자원, 폐기물 등의 순화체계를 건축물과 유기적인 관계로 해소하기 위함이다.
셋째는 건축 내외부 공간구성 및 건축과정에 사회 생태학적 개념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다.
건축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입주후 유지, 관리까지 수용자뿐만 아니라 참여가능한 이웃분야의 전문가들이 민주적인 방법으로 함께 참여하는 과정 속에서 창조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며, 기술공의 기회를 갖을수 있는 체계가 요구된다.
생태건축의 설계적 접근은 순환고리
기존의 건축어휘와 더불어 인간위주의 건축설계방법론의 회의에서 비롯된 대안건축은 개별건축물과 주변환경과의 상호간의 순환고리를 찾는데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에너지와 재료, 녹지와 더불어 대기와 물의 관계속에 건축물을 해석함으로써 지구와 외부환경에 부하를 절감하고 인간정주성을 쾌적하게 변화하려는 요구가 대두된다.
먼저 언급된 에너지의 순환은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로서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대안에너지를 위주로 한 저소비형의 건축계획과 미기후를 이용한 냉난방설계기법 등이 적용되며 단열성 조습성 등의 효율증대가 요구된다. 요즈음 그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태양광이나 태양열등 태양을 이용한 대체에너지나 바람을 이용한 풍력 그리고 조력, 파력등의 해양에너지를 이용한 대체에너지등이 있다. 그리고 지열을 이용한 보조에너지 차집과 동식물을 이용한 바이오 매스등의 재활용에너지, 소량의 물의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 발전등이 있다.
그리고 건축재료적 측면에서의 순환 고리를 찿아야 한다. 이는 나무와 흙등의 자연순환적 재료 채택 해야 할것이며, 인체에 해가되는 화학성 재료등을 대신하여 무해한 소재를 채택하고 선택할 건축 재료의 생산과 운송, 사용중에 산업에너지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재료가 선정된다. 또한 자원의 수요를 최소화하는 방안과 재생, 재활용의 소재를 구할것이며, 폐기물을 최소화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그 기준이 될 것이다.
다음은 주변 생태환경과 연계하는 녹지가 광역녹지와 건축물 사이에서 내외부적으로 유기적 관계 속에서 조성되어야 한다. 이로써 내외부의 녹지체계를 통합하고 생태적 순환체계속의 소생태계(Biotop) 요구되는 설계, 주위의 광역녹지체계와의 연계성 등을 고려한 조경계획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기후나 지형지세등의 자연조건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이용하기 위하여 녹지 및 공지를 체계화하여 순환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물과 공기 및 토양에 대한 오염방지와 순환성에 대한 배려이다. 물의 공급과 처리는 자연계의 물순환체계와 연계되어야 하며 빗물과 오수를 분리시켜 재사용 설비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외부공간의 우수는 토양밑으로 침투를 유도하여 수순환 체계를 확립한다. 여기에는 우수저장시설, 수질정화후 재활용시설등의 설치를 통해 수자원 절약을 도모한다. 또한 대기와 토양에 부담을 주지않는 범위내에서의 재료와 시공방법을 채택하고 에너지 소비에 의한 CO₂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계획이 요구되며, 내 외부에서 식물을 통한 자연적인 공기생산체계를 만들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다시 정리하면, 자연과 건축 환경이 공존 공생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인간의 주 생활무대인 건축환경-예를 들어 주택, 주거단지, 또는 도시-을 하나의 인위적 생태계로 구성하여 이를 자연생태계에 유기적으로 통합시키려는 최근 생태 건축의 움직임이다.
생태건축의 몇 가지 목표와 디자인 원리 찾기
생태건축은 1979년 P. und M. Krusche등이 공식 명명한 명칭으로 ‘자연환경과 조화되며 자원과 에너지를 생태학적 관점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건강한 주생활 또는 업무가 가능하도록 한 건축’이다. 즉 생태건축이란 자연생태계의 일부로서 자연환경에 해를 주지 않고 자연자원을 활용하며, 환경의 4대 요소(태양, 토양, 공기, 물)로 구성된 자연의 순환체계에 건축이 연계되어 자연생태계와 더불어 인간이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하는데 그 이상적 목표가 있다.
이런 바탕에서 건축 각 분야에서 생태 건축들이 시도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몇가지의 큰그림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선시 이야기되는 것은 건축에 유입되는 에너지, 자원수요를 최소화와 태양에너지 이용, 자연조건을 이용한 실내기후 조절, 식물을 이용한 외벽호등의 자연조건을 이용한 집짓기이다.
또한 외부로 배출되는 열과 폐기물, 폐수와 토양 포장을 최소화등으로 자원절약과 생태계에 대한 인간적 배려를 도모함에 있다. 그리고 대지나 건축물의 주변에 다양한 동물, 식물의 종들이 서식할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건축물이라는 인공환경을 주위 생태환경과 조화롭게 배치하여 사람들의 삶을 활기차게 한다.
이에 대한 생태건축 방법론의 다양한 디자인 원리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번째는 건축물의 계획단계로, 건축물이 들어설 부지가 정해지면 건축주와 건축가, 그리고 각 환경분양의 전문가와 함께 협력하여 건축할 건축물의 기본계획과 함께 방향을 설정하고 대략적인 건축배치가 정해지는 단계이다.
○ 최적 입지 선정 및 토지이용 계획
- 지역 기후 특성을 고려한 자연적 입지를 고려한다.
- 일사, 통풍의 잇점을 고려한 입지를 선정한다.
- 자연 지형과 미기후의 좋은 점을 고려한 건축물 배치
○ 인간 삶을 건축물에 반영 : 사람들의 개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차후 거주자의 생태를 고려한 그 사회의 문화적 특성을 표현하는 것도 포함한다.
- 건축가의 이념보다 사용자의 요구 중심의 설계를 지향.
- 설계 및 시공 과정에 거주자 참여.
- 사용자의 생애주기, 일일 사용주기를 고려한다.
- 건축물의 미래 사용자에 대한 고려.
- 커뮤니티 형성에 주력
- 사용자의 생활과 습성, 건강을 최우선으로 설계한다.
- 인간행동 능률을 최대화하는 동선계획을 한다.
두번째는 건설 준비 및 시공단계로, 건설을 위한 재료의 선택, 보관, 운송, 분배 및 가공 단계를 포함하여, 건축물을 대지에 건축했을 때 생태계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 자원 및 에너지 수요의 최소화
- 공기 및 시공의 합리화로 재료 운송 및 시공 시간의 최단화
- 사용연한이 길고 재활용 가능한 자재의 사용
- 재활용 가능한 폐건축자재의 재활용
- 규격품 사용
○ 지역 자연 생태계와 순환체계의 보존
- 건설로 훼손되는 동식물 생태계의 보상
- 다양한 목초의 식재로 생태계의 균형 유지
- 동물 서식지 마련 및 보호계획
- 지역 미기후 고려한 건물 구체의 형태 및 배치 결정
- 우수의 흡수와 지하수 보존을 위해 투수성 재료로 포장
- 훼손 토양의 보상을 위한 건축물 녹화 작업
○ 기존 대지 중심의 고려
- 기존 지형을 보존하는 배치 및 형태 구성
- 기존 대지의 역사성의 주위환경과의 맥락 고려
○ 생태학적 시공 재료의 사용
- 재활용품을 이용한 무독성 천연 재료의 사용
- 지역 특유의 천연 건축재료와 현대적 적용 기술의 개발
- 단열 및 통풍성이 우수한 건축물의 디테일 구성
세번째는 건축물 유지 관리단계로, 실제로 인간이 거주하면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질 및 에너지가 유입 및 유출이 관련되는 부분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 자연 에너지 이용
- 지역 기후 조건을 최대한 고려한 비소비성 자연 에너지원의 활용
○ 자연의 순환체계의 효율적 활용
- 건축물의 설비체계를 인공 생태계로 조성
- 오염 물질 방출의 최소화 및 정화 처리와 재활용
- 폐열 교환 및 다단계식 에너지 순환체계 구성
- 중수와 우수의 재활용 순환 시스템 구성
마지막으로 폐기 및 재생 단계로, 건축물의 기능과 수명 연한이 다하여 폐기되고 새로운 건축물을 세우게 되는 때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 건축물 및 건자재의 재활용
- 건축물의 renovation 등 건축물 재생의 총체적 개념으로 용도 전이 및 재활용
- 타 건축물의 신축과 시기를 맞춰 폐건자재의 재활용
- 폐건자재의 재활용 기술의 개발
○ 건축물 및 건자재의 폐기
- 폐기 후 대지 생태계의 복구
- 천연재료의 자연 분해
생태적 건축공간 만들기
생태학적 공간이란 자연환경 및 인간과 조화되며, 자원과 에너지를 생태학적으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한 경제적인 공간으로 건강한 주생활과 업무가 가능한 공간이라 정의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간이란 단순히 미학적인 공간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문화 환경사이의 "매개적" 제2의 환경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창의적이고 건강한 매개적 환경의 설계는 인간만, 환경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환경의 발전적인 공생적 상호관계를 이해한 후에 설계되어야 한다.
생태학적 건축의 가장 중요한 개념은 결국 "形"이 아니라 "삶"에 대한 관심이다. 건축 공간과 환경을 생명체로 보는 Gaia적인 사고로 물체적 사고를 탈피하는 것이고 생명체이기 때문에 정신이 있고, 지능이 있고 성장과 변화가 있고 따라서 건축 공간은 숨쉬는 환경, 즉 기가 흐르는 환경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형태, 공간이 아니라 에너지가 흐르고 지적인 환경인 것이다.
따라서, 건축가는 건축과 대지 역시 살아있고 작용하는 생태계이고, 그것의 구성요소는 그것의 모든 과정의 상호작용과 함께 전체적으로 고려되어져야만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1) 생태학을 적용한 공간의 목적
지구환경의 보전
주변환경과의 조화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창출
심리적 정신적 안전, 건강, 쾌적한 실내환경
- 내장시스템(오염물질 지양, 방음, 통기성, 조습기능, 축열 -살아있는 공간) 미기후 온도, 습도, 환기, 채광
(2) 생태학적 공간 디자인 요소
건축에서의 생태학은 자연의 현상에 순응하여 인간이 거주하는 공간의 최적상태를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생태계에 관한 근본적인 이해가 필요한데, 거기에 생태학적으로 대응하는 디자인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건축 공간을 디자인을 할 때, 건축 대지의 생태계와 그것의 구성요소가 첫 번째로 분석되고 연구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
공간적 상호의존성
생물권에서 생태계는 독립된 시스템이 아니라 공간적으로 서로 연결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부분과 부분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생태계 사이와 그 안에는 상호의존 관계의 그물이 있다. 따라서 비록 상호의존의 정도가 근소해 보일지라도 그 시스템의 어떤 한 부분의 변화는 전체 체계에 즉시 또는 오랜 기간 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것으로부터, 우리는 디자이너가 건축 대지를 더 큰 지리적 맥락에서 자연의 범주에 의해 한정되는 생태계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간적 이질성
한편 생태계는 공간과 시간 안에서 생물학적이고 물리적인 특성의 차이점을 포함한 공간적인 이질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생태계에서 다양한 식물과 동물군들이 지구의 표면위에 아무렇게나 위치하는 것이 아니고, 각 종들은 지질학과 기후에 의해 지리적 범위를 가진다. 이것으로부터, 우리는 건축 대지를 더 큰 지리적 맥락에서 자연의 범주에 의해 한정되는 생태계의 일부로 인식해야 하고, 동시에 생태계 자체의 자연적 가치와 진행과정, 자연적 기회의 고유한 배열, 다른 지역과 다른 모든 것에 주어지는 고려사항으로써 개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순환성
생태계의 순환성은 에너지의 흐름으로 대표되며, 이 흐름은 생태계를 존속, 진화시키며 구성요소들을 상호 연관시키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생태계의 에너지는 전체적으로 볼 때, 결코 상실되지 않으며 주기적으로 순환을 하게 되며, 이러한 순환적 흐름을 건축에 적용시키는 작업이 생태학적 건축이라고 할 수 있다.
생태계에서 순환적 흐름은 곧 에너지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인간의 주거환경 속에서 이러한 생태계의 순환체계를 이용한다면 보다 많은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인간은 이러한 생태계의 순환체계를 이해하고 이 체계에 순응함으로써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동시에 무한하고 깨끗한 에너지와 자원을 얻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인간생활의 본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3)생태학적 공간 디자인 원리
건축공간과 생태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시키는 생태학적 접근방법이 최선의 디자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자연형성과정의 이해와 적용이 건축 설계의 핵심적 기초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설계분야에 있어서 전통적 관습과 미학적 규범은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 물리적 변수와 조화를 이룰 때에 한하여 그 타당성을 인정받게 된다. 결국, 자연과 도시의 생태계에 발전적 변화를 줄 수 있고, 건축물 고유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디자인 원리만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따라서, 디자인과정을 통하여 이룩되어야 할 것은 "자연 생태와 문화생태의 통합", 즉 "인간 생태적 건축"이다.
생태적 공간 디자인 원리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여러 요인들을 통합하여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우리는 디자인 과정을 통하여, 다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이한 요소들을 서로 연관시킴으로써 새로운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건축에서 생태학이 내재하고 있는 잠재력은, 문화적 경제적 목표와 결부되어, 디자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논리적 기초로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앞에서 언급한 생태학계의 특성 및 생태적 진화과정에 근거하여 몇가지 생태학적 공간 디자인 요소를 도출할 수 있다.
인간 건축 자연의 총체성
과거에, 건축디자인에서 장소와의 총체성의 원리는 부지 환경과의 시각적인 총체성에 제한된 경향이 있었다. 생태학적인 고려는 거의 지역 기수의 고려에 제한되었다. 그러나 생태학적인 과정으로서 장소는 시각적이거나 기후적인 과정 이상이다.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장소는 지질학, 수문학, 토양학, 초목, 기후의 과정의 진화하고, 독특하고, 의미있는 형태이다.
장소는 "지형학", "생물 지리학", 또는 "생명의" 공동체의 일부로서 정의될 수 있다. 각 장소는 창조적인 진화 과정에서 본질적인 가치를 나타내고, 지역 고유의 식물-동물 사회와 결합된다. 그들의 형태들은 환경에 가장 적합하게 나타나고 물리적인 환경에서 생물학의 적응사이의 상징생물의 관계를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지역 고유의 토속건축의 형태는 기술, 자원, 그리고 사회적 조직으로 구성된 장소의 독특한 형태이다. 따라서, 생태학적 건축은 그 환경에 가장 "적합한" 건축이어야 하며, 그것은 각 장소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즉, 컨텍스트 및 지역의 문화적 자연적 특성이 건축에 나타나야 한다.
순환성
생태계의 순환적 특성을 건축에 적용한 생태학적 공간 디자인 원리라 할 수 있다. 생태학적 건축은 지구상의 생태계와 자원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극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디자인 시스템으로, 지구 생태계와 자원 및 에너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생태학적 건축은 생태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환경적 근원으로부터 시스템의 의존성에 이르기까지 에너지와 물질들의 순환경로를 추적해야 한다. 단지 각각의 디자인에 의해 결부되어진 생태계와의 의존성 및 상호관계의 확인에 의해서만이 생태계에 대한 부정적 영향들을 극소화하고 방지할 수 있다.
상호보완성
상호보완성은 효율과 자율, 주체와 객체, 매스와 공간의 개별성은 물론 통일과 동적 균형의 개별성과 이들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말해 주는 원리이다. 이것은 물질과 에너지간의 흐름과 상호보완적 원리를 보여준다. 건축에 이 상호보완적 원리가 적용되는 분야는 개념적 적용에 있어서 생각과 감정, 이론과 방법, 지식과 창조성, 이성과 직관, 형태적 질서와 기능 구조적 질서간의 상호보완을 들 수 있고, 경험적 보완에서 매스와 공간, 건물과 환경, 의미의 풍부와 표현의 명료성간의 상호보완 관계를 들 수 있다. 생태계의 모든 구성요소는 어느 하나도 생태계의 테두리로부터 완전히 독립되거나 자유로운 것이 아니며 상호의존 및 보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상호관련성으로 인하여 생태계에 오염 등의 무제가 발생하면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해결이 불가능하게 되는 속성이 있다. 사실상 건축에 있어서 환경은 물질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보다 내면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건축에 있어서 상호보완성은 단순히 형태적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공간적인 연결방식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다. 건축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상호보완성은 매스와 공허부의 상보성과 내부와 외부의 연속성으로부터 온다. 매스와 공간, 실내와 실외, 빌딩과 정원 사이의 상보성은 과거와 현재의 많은 건축물에서 나타나고 있다.
생태계의 특성으로 도출한 위의 세가지 생태학적 공간 디자인 원리는 생태학을 건축 공간에 적용하는 기본 틀로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건축의 모든 환경적, 공간적 자원들을 하나의 통합된 관리체계에 연계시킴으로써 에너지 절약, 주변환경과의 조화, 수자원 및 동 식물의 보전, 인간친화적이고 쾌적한 공간의 추구 등 각각의 자원이 갖는 고유의 잠재력을 적절하게 발휘시킨다.
마치면서
생태주의는 무엇보다 지구 생태계가 부분과 전체, 개체와 환경이 서로 유기적 통일체라는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에 우리의 새로운 대안으로써의 생태건축은 건축이 자연을 배려하고,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문명의 속도를 조절할 줄 알아야하며, 자연과 건축이 서로의 위안일 수 있는 새로운 관계맺기에서 비롯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앞서 언급된 생태도시와 생태건축 실현을 위한 좀더 광범위한 정의와 합의를 위한 나름의 몇가지를 새로운 관계설정의 선행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기존의 집중형 지배어휘로써의 거대도시, 도시화 구조를 다방향성이 인정되는 다원주의구조로 재구축되어야 한다. 인간과 자본, 권력과 탐욕의 집중화가 빚어낸 인간 중심주의적 도시화의 개념은 탈중심적, 다핵구조의 탈주의 언어개념으로 시스템을 전환하여 유기적 관계로 통합을 꾀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주의와 풍토성에 대한 주체적 독자성은 국제주의 이념과는 차별화되어야 한다. 풍토에 맞는 자연 생태계와 인간생태가 다양성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어야 하며, 그 독창적 환경속에서 꾸려진 인문적 생태성도 함께 존중되는 가운데에서 풍토주의 생태건축이 그 내재된 아이덴티티를 획득할 수 있다
다음은, 자연 착취를 통해 취득하는 자본주의적 경제성 논리는 미래적 가치로 평가기준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로 이행되는 무한경쟁의 시장경제 논리는 구조적 재편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공동 위험에 대처하고 지속가능한 인류의 가치 창출과 공동선의 가치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태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생태철학의 위상을 강화하고 생태사상이 사회적 복원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환경윤리와 기술문명과의 관계를 사회적 시민적운동 차원으로 확대하여 생태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한다. 순수 생태주의자들과 마르크스적 생태주의자들의 입장, 그리고 슘페터적 기술낙관주의자들의 이론적 배경은 관점에 따라 엄청난 차별성이 있어 철학적으로 차용하는데 큰 난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생태주의를 기반으로 건축활동을 하는 건축가 입장에서는 생태주의적 합리성과 기술주의적 합리성의 조화로운 접속이 창조적 결합되어 새로운 성격의 과학기술의 출현으로 유도해 나아가야 한다. 이 양자의 화해를 통해 새로운 건축문화와 건축미학의 틀거리를 견인해내야 함이 이 시대의 건축가의 또 다른 책무일 것이다.
지금 우리 건축계 내, 외부적으로 생태도시 만들기가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급속히 확산되어가고 있다. 동호회, 직능단체, 특정예술집단을 위한 생태건축이 곳곳에서 진행되면서 "건축의 진보적 사건이다" 라든가 "생태 개념으로 포장된 상업주의다"라며 논란의 여지를 남겨둔 상태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성의 건축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미래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담론으로써의 대안건축으로 생태건축이 그 자리매김을 새로이 정립해야할 때라 여겨진다.
"도시"와 "건축"이란 고유하고 거대한 살림살이의 장에서 "생태"라는 접두어가 덧붙여진 합성어인 "생태도시", "생태건축"이 아니라, 우리 사는 도시와 건축의 의미속에 환경윤리와 생태철학이 함의된 개념으로 창조적으로 해소 될 수 있는 사회환경과 건축환경을 위하여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댈 때라 여겨진다.
내년 봄에도 다시 꽃은 피고 아름다운 새의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내일 아침에 우리는 맑은 공기와 더불어 해맑은 아이들 웃음과 더불어, 더불어 더불어 잠자리에서 깨어 날 수 있을까? ...... 그리하여 알면 사랑한다고 했다. (끝)
○ 강사님은....
이윤하 (李允夏)
시인, 건축가, 건축비평가
생태건축연구소 노둣돌 건축사사무소 대표
우송대학교 건축과 겸임교수
한겨례 문화센터 생태건축학교 담임 강사
건축 평론집 [아홉 건축가 아홉 무늬]
편역 [설계사무소 만들기]
건축 작품
- 무주 푸른꿈 고등학교
- 세진당 외 생태주택 다수
- 한겨례신문사 옥상생태공원
- 조태일 문학기념관 등
■ 참고 문헌
- "생태주거단지의 설계과정개발 및 평가" (이남수,인하대,박논)
- "그린타운 개발사업" (김현수외, 한국기술연구원)
- "에코필로소피" (구승희)
- "사회생태주의란 무엇인가" (머레이 북친, 민음사)
- "생태건축 추구" (고주석,건축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