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쯤 신입일 때 월례회에서 권정생 선생님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전에 작가에 대해 잘 몰랐지만 참 마음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 조금이라도 선생님을 닮은 삶을 살아야하지 않나하는 죄의식마저 가졌던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이번 신입들은 참 어려운 주제를 함께 한 것 같다. 제목 올리는데만도 이리 고민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최근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에서 이원수 선생님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럼 이원수 선생님을 우리 10대 작가에 넣어 공부하는 우리는 어떤 의견인가”라는 의문들이 간간이 얘기되어왔고 개인적으로도 “어린이도서연구회는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회원 모두가 함께 생각해보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교육부 주최로 6월 월례회 주제가 잡혔던 것 같다.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라 이원수 작가의 시에 곡을 붙인 <씨감자>노래를(곡선정 이희선) 함께 부르고 <밤중에>라는 시도 윤애권 회원의 엄마같이 잔잔한 목소리로 들었다.
신입교육과 병행한 자리라 장명재 회원의 발제로 작가 이원수에 대한 이야기와 작품 <숲속나라>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나누었다.
10기 신입회원 중심으로 이야기가 되었는데 다소 부담되는 자리였을 것일텐데도 신입들은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잘 이야기했다.
▪ 작가 이원수는 알고 있었지만 우리 아동문학에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몰랐다.
▪ 재미나 완성도는 떨어지는 듯하다. 작가의 사회주의 사상이 드러난다.
▪ 숲속나라에서는 작가의 친일성향보다는 사회주의 사상이 강하게 드러난다.
▪ 민족, 어린이를 사랑한 작가인 것 같다.
▪ 자연 속 숲속나라가 아름다웠다.
<숲속나라>는 장편 판타지 동화로 해방된 조국의 이상향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다음으로 이은숙 교육부 모둠장이 경남대 박태일 교수의 논문을 중심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작가 이원수의 부왜문학 시와 수필에 대해 소개했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정리해 보면 이렇다.
▪ 이원수 작가는 우리 아동문학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작가이고 그래서 부왜문학 이야기는 큰 안타까움과 비판을 받는 것
같다.
▪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작가였다는 점에서 부왜활동은 비판받아야 한다. 프랑스, 독일의 경우 부역한 문학가에 대해
엄격하게 처단했다.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보더라도 역사의 옳은 평가가 있어야한다.
▪ 애정을 가졌던 작가라 친일이 더 충격인 것이 사실이다. 생전에 친일을 인정하지 않았고 한마디 사과도 없었던 것이 못내
안타깝지만 이원수 문학을 잘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섣불리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기념사업에 작가의 빛과 그림자 모두
가 있어야 한다는 이오덕 선생님의 생각에 공감한다.
▪ 허점 없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 아이에게 신중하게 책을 선정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 아동문학이라 작가의 삶이 더 걸린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혀주되 친일활동도 알려주어야 한다.
▪ 작가의 친일행적은 작품과 별개로 평가 받아야한다.
▪ 우리 회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 1939년 이후부터 광복까지는 문학계의 암흑기다. 친일에 걸리지 않는 작가가 없을 정도였고 그래서 연구도 없었던 것이
안타깝다.
장시간의 열띤 주장과 의견들이 오고 간 시간이었다.
그러나 작가 이원수가 우리 현대아동문학에 미친 영향을 생각할 때 자신의 부왜문학에 대해 생전에 어떤 형태로든 사과와 입장을 밝혀주지 않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회원 모두의 공통점인 것 같다.
올바른 평가를 위해서는 앞으로 작가 이원수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토론이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이번 월례회가 그 시작이 되었지싶다.
참석자: 김정록, 이미화, 우재영, 임지미, 박종경, 윤임경, 김혜경, 이명희,
박옥남, 신은영, 이은숙, 장명재, 박진영, 윤애권, 이희선, 김명숙,
김세영, 김태영, 조은미, 신미정, 박민옥, 윤정희, 박언애
김은희, 강현주 님은 혜당학교 책읽기 담당이라 참석 못 하셨어요. 수고들 하셨어요.
첫댓글 이제야 올립니다. 남은 말들이 많았을텐데...기다렸죠? 맘껏 올려주셔요. ㅎㅎ 밀린 숙제 하느라 냄비 살~짝 태웠네요~ㅇ
헉, 냄비꺼정... 6월월례회를 잘 정리해 주셨네요. 이번 이원수 작가에 대한 얘기를 회원들 모두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은 중앙이나 지부를 통해서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어요. 말씀하신대로 조금은 어려운 주제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시작이니까요. 앞으로도 이 문제는 다른지회 지부 또는 중앙을 통해 계속 얘기될 것으로 알고,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명숙씨! 깔끔한 정리 수고하셨습니당. 그래요 보다 더 많은 작품을 접해가면서 연구하며 의견을 나누는게 맞겠죠.
ㅎㅎ 명숙씨도 한 정리 하는 줄 알고 있어요. 게다가 아주 예쁘고 깔끔한 글씨체를 제가 늘 부러워합니다. 수고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