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재 선택법 및 학습지도안 작성법* 김 선 정(경북대)·허 용(한국방송대) <요약>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있어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학습 능력이나 수업 예정 시간, 학습 목적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 교재를 선택해야 한다. 좋은 교재는 수업 시간에 적극 활용될 수 있고, 교사의 수업 준비 부담을 덜 뿐 아니라 학습자의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교재를 선택할 때에는 교재 분석표를 이용하되 객관적인 사항뿐만 아니라 난이도 조절 문제나 연습 문제, 시간 배당 문제 등도 함께 파악되어야 한다. 수업의 실제 모델이 될 수 있는 학습지도안은 다양한 언어 훈련을 통하여 언어 기능을 고르게 향상시킬 수 있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학습 지도안은 교사가 계획하는 학습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해주고, 수업 후의 반성 자료로도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학습지도안은 마치 교실에서 일어나는 한 편의 드라마의 대본처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1. 머리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수요가 날로 급증함에 따라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관한 연구도 더불어 많은 성장을 이루어 왔다. 특히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의 증가와 함께 많은 교재가 편찬되어 수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서점에 나가 한국어 교재를 살펴본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했으리라고 생각되지만 훌륭한 교재를 고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논문은 1999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학술연구비에 의하여 지원되었음. 높은 학습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학습자 본인의 학습 욕구나 교사의 자질도 중요하겠지만, 학습자의 능력이나 학습 목적에 맞는 교재의 선택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가령 한국에서의 생활을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습자에게 대학에서의 학업을 목적으로 만든 교재를 선택하여 수업하게 한다면, 쉽게 실증을 내고 곧 흥미를 일어버려 끝내는 한국어 배우는 일을 포기해 버리고 말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교재를 고르는 방법에 관하여 논하고, 나아가 이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학습지도안을 구성하는 방법에 관하여 논하고자 한다. 이 글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재를 선택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자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교재 자체에 관해서는 깊게 다루지 않을 것이다. 2. 한국어 교재의 선택 방안 2.1 교재의 개념 및 구성 원칙 교재는 교사와 학습자의 수업 활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구성요소로 교과의 내용을 담은 수업 자료이다. 이러한 교재는 여러 가지 원칙에 의하여 구성되지만, 박경수(1995)가 제시한 언어 교재가 갖추어야 할 일반적인 원칙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극성(stimulus) 학습자에게 지적 자극을 줄 수 있는 교재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언어적이고 문화적인 양면이 고려되어 있어야 한다. 언어적으로는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문화적인 내용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좋은 교재가 될 수 없다. 거꾸로 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언어 교재는 학습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언어적이고 문화적인 면이 충분히 고려된 교재라야 한다. 둘째, 흥미성(interestingness) 학습자의 지적 수준과 시대적 화제에 관계되는 주제에 초점을 두어야 하고, 현실과 부합되는 신빙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최근의 대중 매체나 신문, 잡지, 영화, 사진 등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현실과 거리가 먼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담고 있거나 학습자의 수준에 맞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에는 학습자에게 흥미를 줄 수 없다. 셋째, 적합성(appropriateness) 학습자의 자아 성장이나 자아 실현을 위하고 사회적으로나 언어적으로 적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자와 학습대상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관한 합리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교재에 포함된 어휘나 언어 형태 등 언어적인 적합성도 요구된다. 넷째, 명확성(clearness) 교사나 학습자가 이해하기 쉽고, 애매 모호하지 않은 교재라야 한다. 전달될 내용이 분명하고, 교육 목표가 명확히 드러나 있는 교재라야 한다. 다섯째, 의사소통성(communicability) 학습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짜여진 교재라야 한다. 최근의 언어 교육은 무엇보다도 학습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언어의 정확성(accuracy)보다는 유창성(fluency)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여섯째, 효율성(efficiency) 수업의 준비 단계에서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효율성이 있어야 한다. 지나치게 비싼 교재나 복잡하게 구성된 교재는 좋은 교재가 될 수 없다. 또한 교사가 수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데 필요한 교수 방법의 적용에 무리가 없는 교재라야 한다. 2.2 한국어 교재의 일반적 특징 시중에는 이미 무수히 많은 한국어 교재가 출간되어 있는데 이들의 일반적인 특징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1) ① 통합 교재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학습자의 언어 능력이나 학습 동기를 고려하여 독본이나 작문, 한자, 회화 등의 종별 교재로 편찬되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통합된 형식을 취하는 교재가 대부분이다. ② 학습자의 등급이 세분화되어 있다. 한 권이나 상·하 두 권으로 되어 있는 교재도 있지만 대부분은 세 등급, 또는 여섯 등급 등으로 학습자의 언어 능력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다. ③ 개인이 편찬한 교재보다는 대부분이 대학 부설 기관이나 연구소, 단체 등에서 출판되었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기관을 갖고 있는 대학에서는 대부분 그들이 원하는 수업 방침이나 학습 목적에 맞는 교재를 편찬하여 사용하고 있다. ④ 교재의 대부분이 본문이나 예문은 한국어로 적고, 문법 사항이나 보충설명 등은 외국어로 적어 놓았다. 학습자가 좀 더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학습자의 모국어를 배려한 작업인데 영어로 되어 있는 교재가 대부분이지만 일본어나 중국어로 된 교재도 나와 있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불어나 독일어 모국어 화자를 위한 교재가 편찬되기도 한다. 이는 한국어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나아가 한국어 학습자의 층이 점점 넓어지고 있음을 뜻한다.2) 이 밖에도 한국인 언어학자와 한국어를 배워본 경험이 있는 외국인이 공동으로 지은 책들도 있고,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들도 있다. 2.3 한국어 교재의 분석 방법 교재의 분석 방법은 교재를 분석하는 목적이나 관점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재를 평가하여 봄으로 좀 더 발전된 형태의 교재를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의 자료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은 교재 분석의 목표를 한국어 학습자에게 좀 더 적절한 교재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준점을 제공하는 데 둔다.3) 교재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교재분석표를 이용할 수 있는데, 교재분석표 역시도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길시 (1998:54)는 교재 분석표의 한 예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표1] 교재 분석표
위에 있는 분석표는 교재가 학습 예정자로 삼고 있는 대상을 파악하는 데나 구성, 발행일 등의 객관적인 면을 분석하는 데는 적절하다고 생각되지만, 교재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교재를 분석할 때에는 [표1]에 제시되어 있는 사항 외에도 다음과 같은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난이도가 잘 조절되어 있는가 비교적 쉬운 내용은 앞에서 다루어지고, 좀 더 어려운 내용은 뒤에서 다루어져야 교사와 학습자 모두가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아주 기초 단계에 있는 학습자가 사용하는 교재에 “반갑습니다”라는 말대신 “처음 뵙겠습니다”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고 하자. ‘-ㅂ니다’라는 기본적인 문법 요소를 배우지 않고, ‘겠’부터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교재는 좋은 교재가 될 수 없다. 좋은 교재란 난이도가 잘 조절되어 있어 학습자가 어려움 없이 교재에 나와 있는 순서에 맞게 학습을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교재일 것이다. 둘째, 연습 문제가 흥미롭게 짜여져 있는가 연습문제는 말 그대로 언어 기능을 습득하기 위한 연습 자료이자 교수-학습 결과의 평가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왜냐하면 연습문제의 유형에 따라 수업의 내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습 문제는 교사가 수업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이끌 수 있도록 새롭게 짜여진 것이라야 한다. 비교적 오래 전에 발간된 책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복적인 문형 연습만으로 이루어진 연습문제는 학습자의 관심을 끌 수 없다. 물론 문형 연습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재의 본문이 어떻게 보면 지극히 일상적이고 틀에 박혀 있는 듯한 내용을 다룰 수밖에 없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는 반면에 연습문제에서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마치 게임이나 퀴즈를 하는 듯한- 내용을 다룰 수 있다. 잘 짜여진 연습문제를 담고 있는 교재를 선택하면 교사의 수업 준비 부담을 절대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수업 시간에 이루어지는 갖가지 학습 활동을 연습문제에서 다루어 주는 교재야말로 훌륭한 교재일 것이다. 셋째, 단원과 단원 사이의 연계성이 좋은가 단원과 단원 사이의 연계성은 내용 면으로나 문법 요소 면으로 모두 파악해 보아야 한다. 교재를 관찰하다 보면 가끔씩 주인공의 직업이 아무런 얘기 없이 바뀐다든지, 아니면 어떠한 문법 요소를 설명할 때에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자고 해놓고는 뒤에 전혀 다루어지지 않는 책들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실수는 교재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눈에 띄지만 학습 활동의 질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무시해버릴 일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작은 실수들이 그 책에 들여진 노력이나 애정의 부족을 나타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시간 배당이 적절히 되어 있는가 시간 배당이 적절히 되어 있는 교재는 교사의 수업 진행을 돕는다. 대부분의 언어 수업이 일정 기간(예를 들어, 한 학기) 동안에는 같은 틀로 운영되기 때문에 교재의 시간 배당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면 교사가 힘들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과는 내용이 비교적 간단하여 수업에 필요한 시간이 30분이면 충분하고, 또 어떤 과는 한 시간을 갖고도 모자라는 책이 있다면 이 교재는 좋은 교재일 수 없다. 다른 과와 비교하여 내용이나 문법 사항 등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면 연습문제에서 시간을 조절함으로 학습자와 교사를 배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교재는 교사로 하여금 수업 준비의 부담을 덜어주고, 보조 교재를 제작하는데 드는 시간적·금전적 노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2.4 교재 선택 시의 고려 사항 교재는 교수 방법과 수업 내용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됨으로 제한된 시간과 주어진 수업 현장에서 최대한의 학습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훌륭한 교재를 선택해야 한다. 학습 목적에 맞는 교재는 학습에 있어 교재가 갖는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상적인 교재는 학습 목표가 분명히 제시되어 있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교수와 학습 방법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는 교재일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적합한 한국어 교재는 어떠한 것일까? 첫째, 한국어의 체계와 어법을 이해하기 쉬운 교재라야 한다. 한국어 교재의 첫 번째 목표는 무엇보다도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쉽게 배울 수 있는 데 있기 때문에 한국어의 체계와 어법을 알기 쉽게 제시하고 있는 교재라야 한다. 둘째, 언어의 기능(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을 훈련하기에 재미있게 구성된 교재라야 한다. 한국어에 관해 아무리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는 교재라고 할지라도 재미없게 구성된 교재는 교사와 학습자의 관심을 끌 수 없다. 학습자가 배우기 재미있고, 교사가 가르치기 재미있게 구성된 교재라야 한다. 셋째, 한국 문화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는 교재라야 한다. 한국어 수업은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한국어 교재에는 한국인의 문화가 잘 나타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교재를 사용할 경우에는 교사가 별도로 문화에 대한 교재를 준비하고 가르쳐야 하는 부담이 있다. 넷째, 한국의 현실과 부합되는 신빙성 있는 교재라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 기관에서 발간한 교재라고 할지라도 오래 전에 제작한 교재를 내용의 보완이나 수정 없이 그대로 재판하여 사용하 교재는 시대적 현실과 맞지 않는 면이 많이 있다. 교재를 선택할 때에는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주관적이고 임의적인 요소보다는 객관적인 사항을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한국어 교재를 선택할 때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① 학습대상자(한국어 학습 능력, 연령, 언어적·사회적 배경 등) 학습의 주체인 학습 대상자를 파악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그 중에서도 학습자의 한국어 능력은 다른 모든 사항에 앞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말을 주고받는 데는 커다란 어려움이 없는 학습자에게 초급 과정의 한국어 교재를 선택하여 수업하게 한다거나, 한국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학습자에게 상급 과정의 한국어 교재를 선택하여 수업 받게 하는 일은 교재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게 하는 요인이 된다. 학습자의 연령 또한 고려해볼 사항이다. 특히 학습자의 취미나 관심 사항 등에 관한 사전 지식이 충분하지 못할 때에는 연령이 이를 추측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 대상자를 파악할 때에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점은 학습자의 언어적·사회적 배경이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학습에 학습자의 모국어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는 볼 수 없어도 어느 정도의 간섭현상이 있는 만큼 학습자의 모국어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학습자의 교육 정도나 직업, 취미 등을 미리 알아보는 것도 교재 선택에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② 한국어의 학습 목적 학습자가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유는 직업 때문일 수도 있고 한국학을 공부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대중 매체(TV, radio, 신문 등)를 접하거나 일상 회화의 필요성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단지 취미로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어의 필요성에 따라 학습자의 관심이나 학습 욕구가 달라질 것이고, 이는 한국어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므로 한국어 교사는 학습자의 한국어 학습 목적을 제대로 파악하고 난 후에 교재를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의 생활이나 취미만을 위하여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습자에게 한국에서의 유학이나 전문적인 연구를 위한 학습자를 대상으로 만든 교재를 택하여 사용하게 한다면 높은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③ 학습 예정 기간 교재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미리 학습자의 학습 예정 기간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3개월의 한국어 학습을 예정한 학습자에게 모두 6권으로 된 교재를 선택하여 처음 1-2권만을 학습하고 수업을 마친다면, 상·하 두 권으로 된 교재를 택하여 이를 모두 끝내는 것보다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다. ④ 교사의 지도 취향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은 외국어 교육의 한 분야이므로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에 의존하는 일반 수업과는 달리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주어진 수업 시간이 교사의 재량에 따라 얼마든지 자유롭게 운용될 수 있다. 따라서 교사의 지도 취향에 맞는 교재를 선택하게 되면 교재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사가 수업을 준비하는데 쓰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3. 학습 지도안 3.1 학습 지도의 원리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수업은 다양한 언어 훈련을 통하여 언어 기능을 고르게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활발한 학습 활동을 유도하여 학습자를 수업에 직접 참여시켜야 한다. 역할극(role play)이나 묻고 대답하기(response) 등의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에 의한 수업이 아닌 학습자가 직접 수업에 참여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외국어 수업은 학습자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느냐 하는 점에 따라 성공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오만록(1998)은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의 학습 지도 원리를 제시하고 있는데, 본래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학습자 중심의 교육관을 담고 있으므로 이곳에 인용하여 한국어 교육에 응용해 보고자 한다.4) 가. 자발성의 원리 학습의 수혜자인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도록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하게 하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교재의 수준을 학습자의 능력에 맞추어야 하고, 학습자로 하여금 학습의 목적을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습 환경을 학습자에게 맞게 구성해야 한다. 나. 개별화의 원리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각자의 요구와 능력에 맞는 학습 활동의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특히 높은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 학습자와 그렇지 못한 학습자가 섞여 있는 경우에는 학습자 개개인을 학습에 참여하도록 하는데 특별한 신경을 써야한다. 자칫 잘못하면, 수준이 낮은 학습자들은 소외된 채 수준이 높은 학습자들만을 위한 수업이 될 수 있다. 다. 사회화의 원리 현실적인 문제를 기반으로 학습 내용을 구성하여 학습자가 효과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국어 수업은 언어를 습득하여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에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야 함으로 현실성이 반영된 수업을 구성해야 한다. 따라서 시대 상황에 맞는 주제를 다루어야 하고, 어느 정도의 문화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라. 통합성의 원리 외국어 학습은 언어 기능의 네 가지 영역을 골고루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한 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물론 학습자의 언어 능력이나 학습 동기 등을 고려하여 어느 한 면이 약간 강조될 수는 있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어의 네 가지 면을 골고루 발전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 직관의 원리 언어 수업을 위해서는 관련된 구체적인 사물을 직접 제시하거나 실제적인 경험을 해보도록 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실물이나 사진, 슬라이드, 모형, Audio, Video, 단어카드, 그림카드 등의 시청각 교구를 이용하여 수업을 구성한다. 뿐만 아니라 요즘 들어서는 인터넷까지도 한국어 교육에 활용될 수 있다.5) 또한 주제에 따라서는 직접 현장 학습을 해봄으로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바. 목적의 원리 학습은 일정한 교육 목적을 이루기 위한 활동이므로 학습 활동은 교육 목적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학습자가 학습 목표를 분명하게 인식했을 때 학습자는 자발적이며 적극적으로 학습활동에 참여한다. 교사나 교육을 관할하는 소속기관의 교육 목표는 또한 교재를 선택하고, 실제적인 교육 활동을 통정하고 나아가 교육의 결과를 평가하는 준거가 되기도 한다. 정확한 교육 목표가 없는 수업에서는 효과적인 수업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효과적인 학습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학습 목표를 분명하게 인식하도록 하고 교사도 이에 맞추어 수업을 진행해야만 한다.
3.2 학습 지도안 작성의 목적 수업 전에는 반드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학습 활동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지도 경험이 부족한 교사는 실질적인 수업 진행 과정 전체를 계획해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교사가 계획하는 학습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없고, 때로는 수업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버릴 수 있다. 경험이 풍부한 교사라고 하더라도 학습활동이 밀도 있게 이루어지고, 정해진 시간에 예정된 학습 내용을 가지고 수업을 유익하고 재미있게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수업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계획을 세울 때에는 외국어 교수 방법에 관한 선행 연구나 학습자의 요구 사항 등을 참고한다. 자신이 받았던 외국어 학습 경험이나 지도 경험 등도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래야만 수업이 어느 한 쪽으로 편중되는 일이 없고, 정해진 시간에 가르칠 내용을 빠뜨리지 않게 된다. 뿐만 아니라, 미리 준비된 학습 계획안은 수업 후의 반성 자료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수업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3.3 학습 지도안 작성시의 주의 사항 학습 지도안은 학습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수업 계획안이므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학습 지도안은 외국어 교육 방법에 따라 작성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학습자가 단지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언어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으로 학습 활동을 끝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언어 훈련을 통하여 언어 기능의 모든 영역이 골고루 발전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학습 지도안에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학습 활동 계획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마치 우리가 드라마의 대본을 보고 하나 하나의 장면을 그려볼 수 있는 것처럼 학습 지도안은 교실에서 일어나는 드라마의 대본처럼 생생하게 작성되어야 한다. 3.4 학습 지도안 작성의 실례
아래에 있는 [표2]에 주어져 있는 학습 지도안은 다음과 같은 본문 내용(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1997)을 이용하여 학습 지도안의 실례로서 작성해 본 것이다. [본문] 제 11과 나는 어제 백화점에 갔습니다 나는 어제 백화점에 갔습니다. 백화점에서 옷을 샀습니다. 그리고 친구를 만났습니다. 영진: 누구를 만났습니까? 수미: 경주를 만났습니다. 영진: 몇 시에 만났습니까? 수미: 6시에 만났습니다. [표2] 학습 지도안 날짜: 2000년 2월 15일 담당: 단계: 초급
4. 맺음말 지금까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재 선택 방법 및 학습 지도안 작성법에 관하여 알아보았다. 수없이 많은 교재 중에 학습자와 교사에 맞는 교재를 선택하는 일은 수업 준비를 위한 첫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일 것이다. 교재를 분석할 때에는 교재 분석표를 이용하되 객관적인 사항만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말고 내용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교재를 선택할 때에는 학습대상자의 학습 능력이나 연령, 언어적·사회적 배경 등과 함께 학습 목적이나 학습 예정 기간, 교사의 지도 취향 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학습 지도안은 다양한 학습 활동을 통하여 학습자가 직접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하고, 언어 기능의 모든 면을 골고루 발전시킬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작성해야 한다. 이렇게 작성된 학습 지도안은 교사가 계획하는 학습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 김선정(Kim, Seon-Jung) 허용(Heo, Yong) 702-701 110-791 대구시 북구 산격동 1370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69 경북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한국방송대학교 방송통신교육연구소 Tel: (053) 950-4965 Tel: (02) 3668-4323 E-mail: kimsj@knu.ac.kr E-mail: yongheo@av9500.knou.ac.kr 참고 문헌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1991), 한국어 I. 김선정(1999)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자료”, 「한국어 교육의 방법과 실제」, 한국 방송 대학교 출판부, 559-600. 김정숙(1992) 한국어 교육 과정과 교과서 연구, 고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김중섭·이관식(1999)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개발에 관한 연구”, 「한국어 교육」, 제10권 1호, 국제 한국어 교육 학회, 61-81. 박경수(1995) 외국어 교수론, 형설출판사. 박경자·강복남·장복명(1994) 언어교수학, 박영사. 오만록(1998) 현대 교육학 개론, 형설출판사. 이병헌·노은호·강석원·임채식(1993) 교육학 개론, 형설출판사. 이해영(1999) “인터넷을 활용한 한국어 교육”, 1999년 전국 학술 대회 발표 논문, 이중언어학회. 전정태·이대석(1996) 교육학의 이해, 교육과학사. 진대언(1999) 한국어 교재 분석의 기준과 분석 요소 연구, 99년 여름 학술 발표 대회(제12회) 논문집, 국어교육학회, 61-73. 최길시(1998)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실제, 태학사. 홍순강·김학추(1997) 신교육학개론, 한올출판사. Ellis, R.(1985) Understanding Second Language Acquisition, Oxford University Press, (외국어습득론: 김윤경(역), 한국문화사, 19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