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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자료실 스크랩 지역사회 자원봉사 네트워크 구축 활성화를 위한 방안
고령화사회 추천 0 조회 229 08.06.28 15:0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지역사회 자원봉사 네트워크 구축 활성화를 위한 방안

구자행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사무국장

1. 네트워크의 의미와 환경

천재 엔지니어인 마크 와이저(Mark Weiser, 1952~ 1999)박사는 1988년에 우리사회는 조만간 제3의 컴퓨터 환경인 ‘유비쿼터스(Ubiquitous)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 와이저는 수백 명의 사람이 한대의 메인프레임(대형컴퓨터)를 사용하는 시대에서 한명이 한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pc시대를 거쳐, 수 백대의 컴퓨터가 한명의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는 20세기 초에는 하나의 모터가 하나의 기계에 동력을 부여했으나, 오늘날에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운전할 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동차 안에는 22개의 모터와 25개의 코일이 있어 각 모터는 유리창을 닦고 문을 열거나 잠그고 시동을 걸고 바퀴를 굴려 운전하는 인간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유로 수 십대의 컴퓨터가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마크 와이저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고도의 기술은 배경으로 숨는다‘라고 했습니다. 즉, 사람들은 휴대폰이나 컴퓨터 안에 어떤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지 모르지만, 고도의 기술이 숨어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주 편리하고 안전하게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빌 게이츠는 ’매듭 없는 컴퓨팅(Seamless Coumpting)'이라는 말로 표현했습다. 매듭 없는 컴퓨팅은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를 통해서도 정보를 다룰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말하며, 정보를 다룸에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는 환경을 말합니다.

마크 와이저와 빌게이츠가 말한 ‘유비쿼터스’나 ‘매듭 없는 컴퓨팅’과 같은 과학기술의 원리를 사회구성의 원리 또는 사회시스템의 작동원리에 적용시켜보면 아주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역사는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시대처럼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국왕을 위해 충성하는 시대, 한 명이 한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PC시대처럼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시대에서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협력하여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소외계층의 행복권을 보장해주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물질적 심리적 서비스를 제공해나가는 뉴거버넌스시대, 자원봉사활동의 시대로 이행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의 자원봉사활동, 사회복지, 시민사회활동도 이러한 원리에 따르는 추세입니다. 과거의 자원봉사활동이나 사회복지활동이 개별 자원봉사자 또는 개별기관 위주의 활동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최근의 활동추세는 통합서비스 활동이 하나의 추세인 것입니다. 즉,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관중심에서 서비스를 제공받는 수혜자 중심으로 사고가 옮겨지면서, 기관 및 시공간이 가지고 여러 가지 제약을 극복하고 수혜자들에게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여러 기관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이른 것입니다. 그러나 마크 와이저나 빌 게이츠가 말한 완벽한 유비쿼터스의 실현이나 매듭없는 컴퓨팅을 위해서 고도의 기술이 시스템 안에 내장되어 안전성과 편리성을 확보해야 하듯이, 체계적이고 신속한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활동의 유관기관들의 마인드에서 실무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해결해나가야 할 수 많은 과제들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자원봉사활동 및 사회복지기관,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가들이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의 강의는 이론보다는 강사가 해온 활동사례를 중심으로 네트워크의 구축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비록 경험적인 측면만 강조할 때 범할 수 있는 오류를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2. 정서적 공감대가 1차적으로 형성되어야 합니다

10년 전 대구에서 청주로 가는 관광버스에서 노래 한곡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사노라면 언제 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쭉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요즘은 노래방에도 등재된 “사노라면”이라는 노래입니다. 그런데 사노라면의 1절이 끝나니 분위기가 다소 썰렁했습니다. 워낙 노래를 부 사람이 음치인지라 노래를 너무 못 불러서 그런가 싶었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노래를 포기하기도 어려워 식은땀을 흘리며 2절을 불렀습니다.

비가 새는 판자 집에 새우잠을 잔데도

고운님 함께라면 즐거웁지 않더냐

오순도순 속삭이는 밤이 있는 한

한숨일랑 거두고서 가슴을 쭉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차안에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음치에 대한 격려의 박수이면서, 또한 가사에 대한 공감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차안에서 탔던 사람들은 영구임대아파트 주민협의회의 임원들이었고, 그 분들의 나이는 대부분 50대 60대였습니다. 그 분들은 사노라면의 1절 가사는 가슴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이라는 가사는 희망이 아닌 절망으로 받아들였던 같았습니다. 그런데 제2절의 가사 중 그 분들에게는 매우 좋은 가사였고, 희망으로 받아들였던 같습니다.

위의 이야기가 네트워크와 관련되어서 다소 비약될 수 있는 예가 될 수 는 있습니다. 그러나 자원봉사활동이든 사회복지활동이든 네트워크를 위해서 우선 필요한 것이 공감대의 형성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이념이나 당위성이 있는 사업과제라도 그 일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공감하지 않으면 네트워크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이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동의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환경을 조성해나가는 인내심 있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당위는 사람을 강제하고 압박할 수는 있어도, 자발성과 헌신성을 지속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최초의 사업이 중요합니다.

영구임대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주민활동을 할 생각은 처음에는 없었습니다. 대신 제 아내를 비롯한 몇 명의 후배들이 부녀회를 결성하여 영구 임대아파트 내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쓰레기 분리수거 및 주변 청소 등 흔히 아파트 단지 내에서 부녀회들이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내와 부녀회 임원들이 입술이 시퍼렇게 질려서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수 십명의 남자들이 자기들에게 온갖 욕설을 다하며 삿대질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결과 내용을 요약하면, 영구임대아파트에 입주하는 사람들 중 수십명이 ‘아파트 발전회’인가 이름도 분명치 않은 모임을 결성한 후 주민들에게 매월 1,000원씩 회비를 징수하여 자기들의 모임 운영비로 사용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기세가 등등하여 아무도 저항하지 못했고, 그러자 부녀회에서는 부당한 회비징수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부녀회 임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중이였습니다. 그러자 그 모임의 회원들이 부녀회원들에게 설문조사 중단을 요구하며 매우 거친 소리를 했던 것이었습니다. 참 난감했습니다. ----------------

부녀회원들의 구원요청을 받고 나가보니 건장한 사람들과 일부 장애인 등 20여명이 있었습니다. 결국, 단판을 하기로 하고 심야의 대 결판이 일어났습니다. 물론, 폭력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거의 3시간동안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그야말로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주민활동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영구임대아파트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습니다. 문제는 폭언과 폭력의 문화가 제일 심각했습니다. 어른들의 일부는 술에 취해 주사가 심했으며, 청소년들은 공공연하게 놀이터에서 싸움박질, 집단구타, 술과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이를 저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하여, 부녀회 임원들과 협의하여 단지 내 자율방범대를 결성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부녀회 임원들이 폐휴지 등을 수집하여 판매한 돈과 일부 지인들의 협찬을 받아 자율방범대 결성식을 정말 멋있게 했습니다, 물론, 관할 경찰서의 관계자들도 참석했으며, 동시에 주민들의 조촐한 잔치도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6개월간 청소년들과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벽 4시까지 쫓고 쫓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자 아파트 단지 내의 폭력의 문화가 적어도 겉으로는 사라졌습니다. 그 후 주민대표자협의회 결성, 학부모회, 단지 축제, 정기적인 대청소, 소식지 발간, 주민권리찾기사업, 공청회, 지역아파트대표자협의회 결성, 지역주민축제 등 후속 작업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주민들의 협조와 참여 속에 주민사업이 어느 정도 잘 진행된 것은 최초의 사업, 즉 주민들이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바랐던 폭력문화의 제거라는 최초의 사업이 주민들의 호응 속에 잘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일을 함께 할 대상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구임대아파트 주민활동을 시작하면서 최초에 함께 일할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눈에 쉽게 뜨이는 사람은 다름 아닌 저와 비슷한 처지로 학생운동 출신 중 경제적으로 어려워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후배들이 약 10명 정도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주민활동을 같이 하자고 했습니다. 물론,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처음에는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3개월 후 마음을 바꿨습니다. 이 아파트의 주인은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누구보다도 이 아파트 사람들을 서로 잘 알았으며, 자신들의 삶의 전부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저는 새마을과 통반장에 대한 일종의 부정적인 편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3개월의 활동과 고민 끝에 주민활동의 파트너는 학생운동의 후배들이 아닌, 바로 그들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편견은 내 중심적 사고였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것이 일반 분양아파트의 주민회의 조직을 흉내 내어 동대표자협의회를 구성하였으며, 그 회원들을 아파트 새마을 부녀회장, 지도자, 통․반장 등으로 했습니다. 몰론, 아파트관리사무소의 집요한 방해공작이 시작되었으며, 내부의 갈등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했듯이, 최초의 사업이 주민들의 호응 속에 추진되면서 흔들림 없이 주민대표자협의회는 명실상부하게 주민들의 대표조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주민들의 친구이며, 영구임대아파트의 터주 대감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5. 먼저 아낌없이 주어야 하고, 늘 2%가 비어있어야 합니다.

주민사업이든 네트워크이든 복잡하게 생각하면 일이 잘 풀리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모두가 협조하고 참여할 때 얻는 시너지효과를 먼저 깨달은 사람들이 자신의 것을 먼저 주고 헌신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정치인들은 이미지 플레이를 곧잘 합니다. 그리고 그게 대중들에게 잘 먹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이유는 대중들이 그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구체적으로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민활동과 자원봉사활동, 사회복지 분야는 경우가 틀립니다. 이미지플레이는 한 두번 정도 가능할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서로 잘 알기 때문입니다. 잘 아는 사람일수록 때로는 예민해지고 실망이 클 수가 있습니다. 하여, 먼저 주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먼저 주는 것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몇 년 후에는 몇 배가 되어 돌아옵니다. 물론, 내가 주었지만,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받으면 주는 다른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먼저 주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것저것 빼고도 남는 장사입니다. 왜냐하면 친구가 생기고, 협력자가 생기고, 감동과 인정이 흐르는 사람을 사귀는 맛도 있으며, 새로운 정보 등이 술술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의 성장과 더불어 상대도 성장합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네트워크의 효과가 깊은 장맛처럼 우러납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2%를 언제나 비워두어야 합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또한 상대가 아무리 못난 사람이도 각각의 특장이 있습니다. 그 특장들이 자신의 속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2%를 비워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안 되면 네트워크는 근본부터 흔들립니다. 특히, 이론과 실무에 능한 사람들이 명심해야 될 부분입니다. 실무의 준비과정은 102%를 목표로 일해야 합니다. 그러나 네트워크 사업 추진과정에서는 언제나 98%로 이하로 자신이 허술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낮추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납니다. 2%를 비울 수 있는 사람은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98%를 얻을 것입니다.

6. 누구나 갈등합니다. 문제는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힘입니다.

사람의 본성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이론과 실천논리는 정말 판이하게 수립되고 추진됩니다. 사람의 본성은 이타적인 측면과 이기적인 측면이 공존하며, 때로는 위태스러울 정도로 줄타기를 합니다. 이것 때문에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형성에 헛갈리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속성을 근본적으로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일의 추진과정에서 때로는 주도성의 문제로, 때로는 이해관계의 충돌로 갈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 갈등을 어떠한 관점에서 수용하는가의 태도와 가치의 문제입니다. 갈등을 갈등의 관점으로 해석하면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갈등을 통합과 소통의 관점으로 해석하면 갈등은 일정 해소되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관점은 개인의 성향으로 돌려서는 안됩니다. 물론, 개인의 성향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네트워크가 추진하는 목적과 방향, 기관의 사명이라는 큰 흐름을 읽고 그에 대한 이해력이 높아지지 않으면, 갈등이 갈등으로 점화되는 비생산적인 양상으로 발전합니다. 그러나 큰 흐름을 읽으면 갈등은 상호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로 전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큰 판을 읽어내는 힘을 길러나갈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노력해나가야 합니다.

7. 때로는 깊숙하게, 때로는 방임할 수 있는 조정력이 필요하다

- 공동목표(common goal) : 방향성을 잃지 마라

- 분업(division of labor) : 일을 나누어 줘라

- 통합(coordination) : 조정하고 협력해라

- 권한체계(hierarchy of authority) : 책임과 권한은 분명히 해라

단일조직이든, 네트워크 조직이든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위에서 열거한 목표, 분업, 통합, 권한체계를 실정에 맞게 잘 구성해야 합니다. 특히, 네트워크 사업에 있어서는 다양한 성격의 기관․단체가 모이고, 그 실무자의 개성도 각양각색이라 사업추진을 공동으로 하는 것이 보통 어렵지가 않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위에서 열거한 원칙을 근본부터 잘 세워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원칙이 현실에서 어긋나지 않기 위해서는 관여와 방임의 속도조정에 대한 감을 잡아 나가야 합니다. 지나친 관여는 독주와 참여의식의 결여를 불러옵니다. 그러니 네트워크가 되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지나친 방임은 책임의식의 결여로 주인 없는 네트워크가 되어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기주도력은 살리되, 자기기관의 주도성에 집착하지 않기 위한 실무적인 정교함이 뒤따라야 합니다.

8. 덧붙이는 말

1) 네트워크의 개념

조직 상호간의 이익추구를 위하여 자원이 교류되거나 거래가 이루 어지는 현상

2) 자원봉사활동와 네트워크

- 서비스를 매개로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운동

- 세대와 세대, 계층과 계층, 지역과 지역, 이념의 통합운동

-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여 지역의 주민들이 지역의 문제를 공동 으로 예방․해결해나가는 지역주민운동.

3) 자원봉사 네트워크의 체계

- 지원체계 : 자원봉사센터 및 활동처의 지원체계 및 내용

- 활동체계 : 자원봉사단체의 협력체계

- 공유체계 : 활동, 수요, 매개기관의 공유체계

4) 네트워크 방향, 내용, 방법

- 자원봉사자에 대한 정보의 공유

- 자원봉사자에 대한 공동의 활용

-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전 창출

- 자원봉사 네트워트의 중심기관의 역할과 내용

- 자원봉사 네트워크 활용기관의 역할과 내용

- 클라이언트의 의뢰 및 교환

- 서비스 교환(상담, 평가, 슈퍼비전, 치료, 재가보호)

- 정보교환(클라이언트 모니터, 클라이언트 정보교환, 정보공유)

- 인적교환 및 자금, 그 밖의 물적자원의 교환

- 자원봉사 진흥을 위한 제도 및 정책 개선을 위한 공동대변, 지지

-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은 누가 할 것인가?

- 네트워크의 허브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자원의 집결, 가공, 자원의 배분, 부가가치의 창출)

- 네트워크를 통해서 어떤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인가?

- 네트워크의 걸림돌의 요소들은 무엇인가?

- 개인네트워크인가? 기관네트워크인가?

- 네트워크를 위한 다양한 모임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 네트워크를 위한 협약체결의 방법과 내용은?

5) 자원봉사 센터․단체․관․시민사회단체의 역할 살펴보기

1) 시민운동단체의 역할

○ 최근 주창형. 대변형 운동과 서비스 공급 운동이 양극화 현상에서 벗어나 서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연대의 필요성(활동의 공유)을 제기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주창형 시민운동이든 서비스 공급 운동이든 서로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인식 없는 기계적 연대는 실패로 끝날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변화된 사회적 조건과 활동 역량을 토대로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과정이 공동의 노력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 상호에 대한 편견 없는 성찰은 연대의 첫걸음이다. 따라서 시민운동과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성과를 상호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운동의 방향성에 대한 총론적 또는 분야별 세미나를 공동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대중적 결합력이 부족한 시민운동과 전문성과 사회적 아젠다 형성능력이 부족한 자원봉사활동은 상호보완관계에 있다. 따라서 환경, 사회복지 등 이슈화될 수 있고 대중적 실천프로그램 개발이 가능한 영역에서 공동의 프로그램 개발과 공동의 실천 활동이 지역단위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 시민운동의 핵심 활동가와 자원봉사활동의 핵심 활동가는 실천과 인식의 지평을 넓혀 나가야 한다. 우선, 자원봉사활동의 핵심활동가들은 사회문제에 대한 총체적 인식능력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기능적이고 미시적 측면의 관리방법에 국한된 학습에서 탈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철학, 역사, 사회학, 경제학 등 학습의 지평을 넓혀나가야 한다. 반면에 시민운동의 활동가들은 자원봉사활동 영역에서 실천하는 사람과 활동내용, 클라이언트에 대한 이해와 정서적 접근이 필요하다.

2)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회)의 역할

○ 첫 번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직도 많은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추진자들은 자원봉사활동을 ‘선량한 시민들의 자선행위’라는 매우 저급한 수준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원봉사활동은 시민 운동적 측면만이 아닌 경영적, 행정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국가경영이나 지방자치단체를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정서적, 피상적 접근은 금물이다. 철저하게 (지방)정부의 경영개선을 위한 자원봉사관리체계의 접근이라는 정책적 일관성과 제도적 정착을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 즉, 어떻게 하면 주민의 부담을 더 이상 가중시키지 않고 공공서비스의 공급 비용을 절감하면서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주민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공급하느냐 하는 문제를 위해 자원봉사관리체계를 어떻게 확립할 것인가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 두 번째 자원봉사의 정책과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 중장기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자원봉사활동은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시민참여활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장의 눈에 띄는 특이한 프로그램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에 자원봉사자들이 얼마만큼 동원 되느냐는 식의 대증적이고, 미시적 접근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따라서 주민서비스 전달체계의 개편, 지방정부의 경영개선과 자원봉사제도, 공공부문 자원봉사관리체계, 자원봉사제도의 정착을 위한 효과적인 관리방법, 자원봉사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발전전략의 수립 등 체계적이고 거시적 접근이 있어야 한다.

○세 번째 관은 지원하되, 활동의 주도성은 민에게 위임하는 관계의 정립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자원봉사활동은 거버넌스 시대의 시민운동이다. 특히,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의 유기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성과 주도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재정적 지원에 따른 행정의 철저한 감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사업의 일관성, 계획성, 발전성, 시민참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원봉사 사업의 기획과 집행의 업무는 민에게 위임해주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거버넌스의 태동 자체가 정부나 지방정부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계의 인정은 자신에 대한 부정이 아니다. 오히려 타자의 능동성과, 타자와의 협력성을 통해서 자신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강점화 시키는 역할을 해준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는 평생을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고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헌신성, 전문성, 목적의식성을 적극 지지하고 인정할 때만이 자원봉사활동의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다. 예산의 지원은 예산집행의 감사에 대한 책무를 수반하는 것이지, 시민사회의 육성과 지역사회문제 해결의 수평적 동반자 관계를 종속적 관계로 떨어트리는 합법화의 장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3) 자원봉사단체(기관)의 역할

○ 자원봉사단체는 자원봉사운동에 있어서 심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심장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자기 노력들이 필요하다. 심장의 박동이 멈추는 순간 뇌와 기능도 정지되며 모든 생명활동이 정지된다. 따라서 자원봉사단체는 끊임없이 심장의 박동이 멈추지 않기 위해 운동이 필요하듯이, 단체의 활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기 점검 운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회원들에 대한 인정, 단체의 사명과 비전 창출, 지도자의 육성을 위한 교육․훈련 등 자체의 역량강화를 위한 노력들이 우선 되어야 한다.

○ 지역사회내의 관계형성과 지역의 자원봉사 인프라(시설)를 활용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자원봉사단체의 단점으로 곧잘 지적되는 것이 지역사회의 전체를 바라보지 못하고, 자원봉사 자체에 매몰되는 경향성이다. 물론, 자원봉사단체에 주어진 그리고 자원봉사단체의 고유 목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단체의 정체성과 생명력을 위해서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자원봉사단체의 궁극적인 역할은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과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서비스의 민간전달체계를 담당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에 존재하는 유사한 자원봉사단체나 기관과의 폭넓은 협력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비록, 현재의 역량이 부족하여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뒷심이 따르지 않는 한계는 있지만, 폭넓은 지역사회의 관계 형성 속에 서로 간에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역량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자원봉사단체는 자원봉사센터를 엄호하고 올바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자원봉사단체는 순수한 민간단체라면, 자원봉사센터는 반민반관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자칫 자원봉사센터는 한쪽으로 치우칠 위험에 항상 노출되고 있다. 즉, 관의 입장에 충실하면 민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민의 입장만 강조하면 관으로부터 일정하게 견제를 당해서 운영상의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자원봉사단체들은 이러한 자원봉사센터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적절한 협력과 견제의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자원봉사센터는 기본적으로 자원봉사단체의 성장을 위해서 그 존재의 의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원봉사단체와 자원봉사센터는 운명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자원봉사업무를 담당하는 집행기관인 자원봉사센터에 대한 엄호는 자원봉사단체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또 다른 엄호이기 때문이다.

4) 자원봉사센터의 역할

그동안 자원봉사센터의 역할은 무수한 논의를 해왔다. 그리고 그 핵심의 내용이 자원봉사활동기본법 시행령에 명시화 되었다. 따라서 자원봉사센터의 기본적인 역할은 무엇보다도 법 시행령에 충실히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자원봉사센터는 법 시행령에 명시된 시․군․자치구 지역의 기관단체들과의 상시 협력체계 구축, 자원봉사자의 모집 및 교육 홍보, 자원봉사 수요기관 및 단체에 자원봉사자 배치,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개발 보급 및 시범운영, 자원봉사 관련 정보의 수집 및 제공, 그 밖에 시군 자치구 지역의 자원봉사 진흥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원봉사센터의 종사자들은 반민반관의 특성에서 오는 장․단점 중 장점의 요소를 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즉, 민의 장점인 자율성, 능동성, 시민성, 지역사회와의 연계성과 관의 장점인 책임성, 투명성을 업무추진의 기본원칙으로 정립해야 한다.

○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활동의 허브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원봉사센터 관리자들의 업무태도와 철학이 중요하다.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사회자원의 집결, 배분, 가공,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적 태도가 확고하게 세워져야 한다. 자칫 집행기관이 빠지기 쉬운 업무집행의 편의성, 일방성, 효율성, 실용성은 지역사회의 연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원봉사센터는 자체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자원봉사센터의 관리자들의 재충전의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활동이 지역주민운동, 풀뿌리 시민운동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 및 시범사업 등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의 수많은 주민운동단체와 풀뿌리 운동단체의 활동을 컨설팅해주는 컨설턴트가 되어야 한다. 자원봉사자와 수요처와 연계라는 일반적이고 수동적인 역할에 안주하는 것은 자원봉사센터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지름길임을 직시하여 컨설턴트로서의 자기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자기노력이 시급할 때이다.

5) 공동의 역할

자원봉사센터, 지방자치단체, 자원봉사단체, 시민운동단체는 지역사회의 자원봉사활성화를 위하여 공동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각 활동주체의 특성에 따른 고유한 역할에 우선적으로 충실해야 하겠지만 다음과 같은 공동의 역할에 모두가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 지역사회의 서비스 향상이나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자원봉사활동의 비전과 역할을 공유하기 위한 모두의 노력들이 필요하다. 공동의 세미나, 워크? 등을 주기적으로 개최․참석하여 지역사회의 자원봉사활동 정책을 개발하고, 합의된 사항은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한다.

○ 차이는 인정하고, 상대의 강점을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자원봉사활동은 다양한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는 국민운동의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운동의 특성을 잘 헤아려 상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차이를 인정하여 협력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상대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공격은 자제하고, 상대의 장점을 배우는 의식적인 노력들이 필요하다.

○ 정보의 공유이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것이 정보 공유의 큰 강점이다. 자칫 폐쇄적으로 생각하여 자신만의 노하우나 인맥이 유출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는 공유한 만큼 부가가치가 커지는 효과가 있다. 자원봉사와 관련된 지식의 정보, 인적 자원의 네트워크의 구축을 위한 공동의 노력은 지역사회의 발전뿐만 아니라 , 활동주체의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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