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삼 섭 한국수출보험공사 환변동관리실 차장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때론 적극적인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매니지먼트(위험 관리) 역시 기업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요즘 수출업계의 최대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환 위험 관리다. 최근 원화 가치가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국내 외환 공급 우위 등으로 2004년에 비해 16.8%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 초에 비해서도 6.9%의 강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업체의 경쟁력 및 채산성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이러한 대세적인 위기 상황에 아무 대책 없이 기업을 내맡기고 있다.
한국수출보험공사가 최근 중소기업 287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의 54.1%가 환 위험을 관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59%는 환 위험 관리를 하지 않는 이유를 ‘환 위험 관리방법이나 수단을 몰라서’라고 답변했다.
그러면 이처럼 환 위험 관리 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환 위험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가장 간편한 환 위험 관리 방법은 환변동보험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수출보험공사에서 취급하는 환변동보험의 보험금 지급 현황을 보면 2004년 2,000억 원, 2005년에는 3,602억 원에 달해 급격한 환율 변동기에 수출업체에게 효과적인 환 위험 관리수단임이 입증되었다. 그러나 아직 동 제도에 대한 업체의 이해 부족으로 이용 중소기업이 1천여 개 사에 불과한 실정이다.
환변동보험(선물환 방식) 이용 방법 환변동보험은 수출 기업이 환율 변동으로 입게 되는 손실을 보상하고 이익을 환수하는 제도로 환율 상승이라는 기회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방지함으로써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이다. 기본 구조는 공사가 보장하는 환율과 결제시점의 환율의 차이에 따른 손익을 정산하는 것으로 금융기관의 선물환 거래와 유사하나 최장 5년까지 환 리스크 헤지가 가능하며 보험료 이외에 부대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자유로운 조기결제가 가능하며 외화자금의 실제 인도 없이 차액 정산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환변동보험은 금융기관 연체 등 신용상 문제가 없는 수출기업이라면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보험 대상 통화는 달러화, 엔화, 유로화 등 3개 통화다. 인수한도 책정을 위한 서류 제출을 제외하면 청약 및 결제 신청 등 모든 거래를 인터넷상의 사이버 수출보험을 통해 할 수 있으며 보장환율 및 손익현황 등의 조회 서비스 이용도 가능하다. 손익 정산 방식은 차액 정산 방식이며 손익 정산이 완료되면 해당 보험금액만큼 인수한도가 되살아나는 회전 방식으로 운용된다.
환율 하락 시기의 보장 사례 2004년 1월부터 꾸준히 환변동보험을 이용하고 있는 A사의 연매출은 122억 원 정도이고 수출실적은 1천만 달러 상당이다. A사는 2005년 1월 연간 수출실적에 해당하는 1천만 달러의 인수한도를 책정 받았는데 환율 하락으로 환차손이 발생해 2억 4천8백만 원을 보상받았다. 그 중 2005년 10월 27일자 청약 건을 살펴보면 2005년 1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월별로 50만 달러씩 청약하고 해당 보험료로 837,600원을 납부했다. 이후 2005년 11월 30일의 11월 결제물 결제 및 2005년 12월 26일의 2005년 12월~2006년 4월 결제물에 대한 조기 결제로 7천4백만 원의 환차손을 보상받았다. 이처럼 A사는 환변동보험을 활용해 수출대금 입금 스케줄에 맞춰 월별로 일정금액을 청약하는 장기적이고 정책적인 환 관리를 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2005년 12월에 2006년 7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매월 50만 달러씩 총 300만 달러를 청약해 1029.20 ~ 1031.30원의 환율을 보장받은 상태다.
환율 상승 시에는 조기 결제로 환차익 누려 최근 환율이 급락하자 환변동보험 상담이 늘고 있는데 작년 환율이 높았을 때 그 시점의 환율로 미리 보장을 받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또 현재 환율이 저점이라고 생각해 향후 환율이 오를 때 이익금을 환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련으로 환변동보험 가입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환율이 960원과 980원 사이에서 움직일 때 많은 중소기업이 환율이 오를 것으로 보고 환변동보험 가입을 꺼렸으나 현재 환율이 950원대로 하락해 큰 환차손을 입고 있다. 사실 환율은 전문가도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장래 환율을 섣불리 예단해 환변동보험 가입 여부를 결정하지 말고 환 위험은 무조건 헤지한다는 생각으로 환변동보험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환변동보험 가입 후 환율이 상승하면 조기결제 제도를 통해 환변동보험을 조기에 해지할 수 있으므로 환 차익에 대한 기대심리로 환 위험을 감수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안정적인 수익 관리를 위해 모든 수출거래는 환변동보험을 통해 헤지한다는 전략으로 환 위험을 극복하기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