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매도 하늘다리 등을 돌아보며>
관매도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의 일부로 관매리, 관호리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에는 “볼매도”였으나. 일본이 “관매도”로 고쳐 불렀다고 했다. 또한 관매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조도6군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섬으로 아름다운 절경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 제212호인 후박나무가 있는 곳이다. 최근 자연 풍란이 되살아나고 있어서 생태관광지로서의 가치도 높은 곳이다. 관매도는 관호마을의 벼락바위와 관매마을의 방아섬 양측을 날개로 매(鷹)가 나는 형상을 하고 있는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비경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에 처음 오는 사람이나 잘 모르는 사람은 관매도를 ‘매화(梅花)가 볼만한 곳’이라고 오해할 수 있으리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관매도 안내도>
관매리에서 운영하는 “관매사랑 민박식당”까지는 관매도선착장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그러나 여성들과 나이 많으신 분들은 이곳 추진위원장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갔고, 남은 사람은 걸어서 갔다. 관매사랑 민박식당은 바닷가에 있는 2층 건물로 1층은 식당이고, 2층 3칸은 숙소였다. 식당에는 일행의 점심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평생 처음으로 관매도에서 식사를 했다. 점심시간이 늦은 탓인지 이곳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주로 사용한 반찬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모두 식사를 맛있게 했다.
<관매도 관매리로 가느 풍경>
<관매사랑 민박식당으로 차를 타고 가는 일행>
<관매리 마실길 이정표>
<관매해수욕장 풍경>
<관매사랑 민박식당 전경>
오후에는 관매도 서쪽인 관호리를 돌아볼 계획이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분들은 숙소에서 쉬며 바다와 섬 주위를 구경하고, 일행 대부분은 걸어서 선착장을 지나 관호리로 향했다. 선착장 이정표 옆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그 아랫부분에는 나무가 화석으로 변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마 섬이 생성된 것은 오래전이고(중생대 백악기), 그동안 상당히 변화가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호리로 가는 도로 옆 전봇대는 바위들이 튀어나온 곳마다, 직선인 전봇대가 구부러져 있었다. 아마 오른쪽은 바다인 어항이고 왼쪽은 바위산이라, 전봇대를 지형에 맞춘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 일행의 목적지는 관호마을 중심을 관통해 섬 언덕을 넘어서 남쪽 해안 길로 가는 것이다. 이곳의 카페를 지나자, 마을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는 양옆의 밭마다 거의 전부 쑥을 심은 것이 특이했다. 돌아오다 알았는데, 이 쑥으로 막걸리를 만들어 이곳 특산품으로 팔고 있다고 했다.
<관호리 마실길 이정표>
언덕을 오르는 길은 경사도가 그리 심하지 않았다. 양쪽이 높은 산으로 둘러쳐져있고 능선 중 제일 낮은 곳을 오르자, 섬 남쪽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또한 이곳에 바람을 막는 돌담인 “우실”이 있었다. 먼저 올라온 사람들은 여기에서 시원한 바다와 주위의 풍경을 보며 뒤에 오는 일행을 기다렸다. 그러나 몇 사람들은 더 이상 올라오지 않고 막걸리를 파는 집에서 술을 마신다고 했다.
<관호리마을 "우실" 풍경>
<관호리 우실 앞 풍경>
우실은 관호마을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곳으로 재 냉기(재 너머에서 부는 바람)로 농작물의 피해가 많은 곳에 돌담을 쌓아 마을의 재앙을 막았던 시설이다. 이런 실용적인 기능 외에도, 우실은 온갖 재앙과 역신을 차단하는 자아경계이며, 마을의 경계의미도 갖고 있다. 우실의 문은 마을 주신이 마을 밖 산에 있는 상당과 마을 내부의 당산, 우물, 장승 등 하당을 이동하는 신의 길이다. 또한 마을에 상여가 나갈 때, 산 자와 죽은 자의 마지막 이별의 공간이기도 했다. 우실은 이렇듯 단순한 돌담이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문화의 총체이며 삶의 집합이었다.
<우실에서 본 관매도 꽁돌 등 남서쪽 풍경>
<우실에서 본 관매도 남쪽 풍경>
<우실 남쪽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1>
<우실 남쪽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2>
<우실 남쪽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3>
<우실 남쪽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4>
오늘 오후에 갈 목적지는 섬 서쪽에 있는 하늘다리까지였다. 관호리 어항에서 언덕으로 올라오는 길은 그리 심하지 않은 오르막이었지만, 우실에서부터 남쪽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까우나 급경사였다. 바로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은 나무계단이었으나, 지난 태풍으로 일부 망가져 막아놓았다. 우리는 어쩔 수없이 서쪽방향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갔다. 해안에는 관매8경 중 3경인 “돌묘와 꽁돌”이 있었다. “꽁돌”은 해안의 넓적한 바위 위에 홀로 외롭게 서있는 둥그런 돌이었다. 이 돌은 지름이 5m정도 되는 것으로, 돌에는 손바닥의 손금까지 새겨진 움푹 파인 자국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왕의 묘같이 생긴 작은 “돌묘”가 있었다.
<관매3경인 꽁돌 전경>
거기서부터 해안을 따라 하늘다리로 향했다. 모래와 돌들이 듬성듬성 있는 아늑한 곳에는 양식장에서 쓸려온 것 같은 플라스틱쓰레기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곳을 지나 나무들이 울창해 그늘이 진 곳을 서서히 올라갔다. 어떤 곳은 경사가 심한 곳도 있었으나, 대체로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올라가자 따라오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중간의 산 능선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고, 나무들이 없었다. 그곳은 약간 높은 곳이라, 전후좌우의 풍경이 모두 한 눈에 들어왔다. 바위 아래는 깎아지른 절벽이, 그 아랫도리는 파도를 시원하게 맞고 있었다.
<바닷가 모래밭에 밀혀온 양식장 쓰레기들>
<하늘다리로 가는 길 주위 풍경 1>
<하늘다리로 가는 길 주위 풍경 2>
<하늘다리로 가는 길 옆주위 풍경 3>
<하늘다리로 가는 길 주위 풍경 4>
<하늘다리로 가는 길 주위 풍경 5>
<하늘다리로 가는 길 주위 풍경 6>
다시 숲속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앞에 나무로 만든 별로 크지 않은 구조물, 관매5경인 “하늘다리”가 보였다. 길이가 10m쯤 되는 작은 다리였으나, 그 높이는 50m가 될 것 같았다. 양쪽이 깎아지른 듯 높은 절벽사이의 3m쯤 되는 틈으로 바닷물이 들락날락거리고, 그 위에 나무로 다리를 놓은 것이었다. 하늘다리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자, 좁지만 너무 깊어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그곳에서 서쪽을 바라보자 관매7경인 “다리여”와 8경인 “하늘 담(벼락바위)”이 나무와 안개에 가린 채 어렴풋이 보였다.
<관매4경인 하늘다리>
<하늘다리에서 본 서쪽 풍경>
<하늘다리에서 본 남쪽 풍경>
<하늘다리에서 본 북쪽 산 풍경>
<하늘다리에서 본 남쪽 바다 풍경>
하늘다리를 건너자, 그곳에는 올라온 사람이 쉴 수 있도록 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지금 이곳은 산에 가려 응달이 져서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온 사람들의 쉼터로 안성맞춤이었다. 의자에 앉아 잠시 땀을 식히고 있는데, 일행이 띄엄띄엄 올라왔다. 모두 올라오자, 하늘다리를 배경으로 단체기념사진과 개인사진을 많이 찍었다.
이제 오늘 보려고 한 곳은 모두 보았다. 되돌아오다 꽁돌을 배경으로 단체기념사진을 찍고, 우실을 거쳐 막걸리를 파는 집 앞에 왔다. 일행 중 하늘다리에 오지 않고 떨어져 술을 마시던 몇 명이 우리를 불렀다. 그곳에서 함께 쑥 막걸리를 한 잔씩 마셨다. 쑥 막걸리는 약간 검은 빛이었으나, 맛이 좋고 도수가 높지 않아 마시기도 쉬웠다.
첫댓글 산골에서만 살아서 바다와 섬에 대하여 자연 관심이 많치만 먼곳에 있고 이름도 자주 들어 보지 못했든 진도의 관매도를 구경하게 되어 큰 기대를 가지고 읽어었습니다가 자세한 설명과 사진을 보니 직접 구경하는것 같아 흥미 있게 구경 했습니다.
산죽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신 것만도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