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리대전 - 1 }
*** 성리대전 (性理大全) ***
*** 도(道)의 이치와 인간의 성리(性理)에 관한 문답 ***
*** 서운산 "오원자" , 유일명 원저 ***
(오원자 진인(悟元子 眞人)과 제자와의 선학론(仙學論))
"대청건륭임인중추지야월명성희"(大淸乾隆壬寅中秋之夜月明星稀)
때는, 대청국 건륭 임인년 중추일,
월광은, 교교하고, 별빛은, 희미한 밤이었다...
"오원자"(悟元子) 께서, 서운봉, 산마루에, 홀로 앉아서,
신선(神仙)경지에, 들어 있었다...
그 몸은, 허공(虛空)이요, 그 형체는, 적막한 허무경지(虛無境地)에 도달해서,
황홀하고 오묘한, 무아(無我)의 세계에서, 천계(天界)를, 살피고 있을 때 였다...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몇몇 제자들이, 시종(侍從)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밤은 깊어, 두번째 닭이 울고, 하늘은, 온통, 밝은 대낮처럼, 빛나고 있었다...
한 제자가, 선생께 물었다...
(1)
제자 : "스승님께서는, 몸의 움직임도 없으시고, 소리도, 호흡도, 끊어졌으니,
"도"(道)의 깨달음이, 그러하나이까?
앉아 있음을, 잊었나이까?"
제자가, 세 번 물었으되, 세 번 다,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제자가, 다시 물었다...
그러나, 스승은, 한 말씀도 없이, 마치, 마른 나무둥지 처럼,
돌로 만든 부처처럼, 요지부동의 자세였다...
이윽고, "오원자"(悟元子)께서, 옆을, 두루 살피다가, 겨우, 입을 열어,
조용히 말씀하시기를,
오원자 : 너희들이, 알 바가 아니니라...
(2)
제자 : "그러면, 그 까닭을, 저희들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한 제자가 간청했다...
오원자 : 내가, 이제, 하늘과 땅을, 거꾸로, 여행하려 한다...(吾將以 天地逆旅)
해와 달은, "천지간"(天地間)의 한 과객에 지나지 않으며,
"천하만물"(天下萬物)은, 한갓, 실오라기와 같은, "꿈의 환상" 이며,
사람의 "성리"(性理)는, 원수와 같은 것이며, 부귀는, 뜬구름과 같으며,
몸의 형체는, 질곡(桎梏)과 같으며, 육체와 사지는, 마른 나무토막과 같으며,
"육근"(六根 -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은, 텅 빈 구멍과 같으며,
"몸"과 "마음"은, 불 끼 없는 "재"와 "흙"과 같으니,
어찌, 움직임과 흔들림이 있으며, 소리를 내며, 숨을 쉬겠는가?
(3)
제자 : 그러면, 선생님의 하신 말씀은, 단 하나도, 가진 것이, 없다는 뜻입니까?
오원자 : 어찌, 가진 것이, 없다고 하겠는가?
(4)
제자 : 가진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오원자 : "도"(道)를, 가졌을 뿐이니라...
(5)
제자 : "도"(道)가, 하는 일은 없습니까?
오원자 : 어찌, 하는 일이 없으리오...
"도"(道)는,
"체"(體 - 본체.)가 있고, "용"(用 - 쓰임.)이 있고,
나아감(進)이 있고, 물러감(退)이 있고,
거슬림(逆)이 있고, 순행함(順)이 있고,
급함(急)이 있고, 완만함(緩)이 있고,
그침(止)이 있고, 만족함(足)이 있고,
처음(始)이 있고, 끝(終)이 있고,
먼저(先)가 있고, 뒤(後)가 있고,
효수(爻銖)가 있고, 차례(層次)가 있고, 변화(變化)가 있어서,
큰 일을 꾸며서, 크게 쓰임이 되도록 함에, 한계가 없다...
어찌, 하는 일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6)
제자 : 문도(問道)한지,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 많은 "단서"(丹書)를 보았으며, 또,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도(道)의 진리(眞理)를 물었으나, 아직, 진법(眞法)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오니,
스승께서는, 자비를 베풀어, 저희들의 막힘을, 열어 주소서...
오원자 : "도"(道)라는 것은, "천지의 비밀"을, 간직한 것이다...
그래서, 귀신도, 이를, 기피한다...
어찌, 함부로, 발설할 수 있으리오...
만일, "재계"(齋戒)하여,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지 않고서는,
나의 말을, 함부로, 들을 수 없으리라...
제자들이, 절을 하고 물러가서,
첫째, 온몸을, 목욕하고(身齋),
둘째, 모든 잡념을, 떨쳐내고(意齋),
셋째, 회광반조(回光返照) 하여, 눈의 정기를, 안으로 돌리고(眼齋),
넷째, 모든 소리를, 귀에서 떨쳐내고(耳齋),
다섯째, 모든 냄새를, 코에서 떨쳐내고(鼻齋),
여섯째, 옳고, 그른, 시비를 그쳐서(舌齋),
위의 여섯가지, "몸 닦음"을, 마친 다음에,
다시, 스승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물었다...
(7)
제자 : 여섯가지의 몸과 마음을 닦는 것 외에, 또, 더 닦을것이 있습니까?
바라옵건대, 스승님께서, 밝게, 가르쳐 주소서...
오원자 : 아직, "마음"이, 닦이지 않았느니라...
이 한가지 경계를, 닦지 않으면, 그 곳이 더럽혀져서, "육근"(六根)에 이르느니라...
"육근"(六根)은, 외적(外賊 - 도둑)과 같아서,
수시로, 몸 안에 침범하여, 들락날락 하며,
"마음의 경계"는, 내적(內賊)과 같아서, "마음" 안에는,
소위, "식신"(識神)이 거처하여,
만겁(萬怯)의 "윤회종자"(輪廻種子)를, 만들어 내게 된다...
이 "마음의 경계"(心境)를, 닦지 않으면, 여섯가지 "재계"(齋戒)가,
모두, 소용없게 되느니라...
제자들이, 크게 놀라서, 물러난 뒤에, 다시, 만가지 인연줄과 생각을 가다듬어,
몸과 마음 언저리에, 한 오라기의 가림과 번뇌도, 모두, 털어버린 다음,
그 마음은, 마치, 얼음처럼 차갑고, 털끝만한 잡념도, 몸에 붙이지 않은,
맑은 몸과 마음으로, 다시, 스승앞에 나와서, 꿇어앉아 울면서 물었다...
(8)
제자 : 스승님의 자비로운 말씀에 감동하여, 이제, 몸과 마음을, 다시 닦아,
털끝만한, 거리낌도 없이, 마음을, 텅 비웠습니다...
이제, 더 닦을래야, 닦을 것이 없으며, 더 닦고져 하나,
닦을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또, 무엇을 닦을까요?
오원자 : 너희가, 이제야, 닦을 바를, 아는 것 같구나...
이제, 닦을 것을, 다 마쳤으니, "도"(道)에 대해서, 물어도 좋으니라...
(9)
제자 : "도"(道)란, 대체, 무엇입니까?
오원자 : "도"(道)라는 것은, "선천계"(先天界)의 "모든 물질"을 만드는,
"으뜸의 기운"(祖氣)을, 뜻하는 것이다...
눈으로는, 그 형상이, 보이지 않으며, 귀로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으며,
손으로는, 잡을 수 없으며, 크기로 말하면, 하늘과 땅을 포용할 수 있고(包羅天地),
만물을 길러낼 수 있으며(生育萬物), 그보다, 더 큰 것이 없고,
그 보다, 더 작은 것이 없다...
이러한 것을, "유가"(儒家)에서는, "태극"(太極)이라 하고,
"도가"(道家)에서는 "금단"(金丹)이라 하고,
"불가"(佛家)에서는 "원각"(圓覺)이라 하나, 원래는, 이름이 없는 것이다...
억지로, 이름을 붙여서, "도"(道)라고 표현할 따름이다...
"도"(道)를 의심하면, 얻을 수 없고, 왈가왈부 하면, 잃어 버린다...
형체도 없으며, 그림자도 없고, 색깔도 없으며, 그렇다고, 비어 있지도 않으며,
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다...
만일, 어떤 색깔이나, 형상에 견주어 말한다면, 그것은, 곧, "도"(道)가 아니다...
(10)
제자 : "도"(道)라는 것이, 형체도 없고, 그림자도 없어서,
한 기운으로 뭉쳐 있다면, 어째서, 주역에는, "일음일양지위도" 라고 하였습니까?
오원자 : "일음일양"(一陰一陽)을, "도"(道)라고 표현한 것은,
그 "쓰임"을, 말한 것이요,
무형(無形)이니, 무상(無想)이니 하는 것은, 도(道)의 체(體)를 말한 것이다...
"태극"(太極)이, 아직, 갈라지지 않은 때는,
도(道)라는, 체(體)가, "음"(陰)과 "양"(陽)을, 같이 온전하게,
포용하고 있음을 뜻함이요,
태극(太極)이, 이미 갈라져서는,
"음양"(陰陽)을, 낳게 되는데,
만일, 음(陰)과 양(陽)이, 없을 것 같으면,
"도(道)의 기운"이,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다시, 사람의 몸 가운데로 들어가서, 굳게 뭉쳐서,
도(道)의 기운이, 오래 보존되어서(道氣長存),
만겁이 지나도, 부서지지 않느니라...(歷萬怯而不壞)
"선천"(先天)에 머무르면, "도"(道)가되고,
"후천"(後天)에 머무르면, "음양"(陰陽)으로 변한다...
"도"(道)라는 것은, "음"(陰)과 "양"(陽)의 근본(根本)이 되고,
"음양"(陰陽)은, "도"(道)를 나타내는 것이니,
이른바, "태극"(太極)이 갈라져서, "음양"(陰陽)이 되고,
음양(陰陽)이 합하면, 태극(太極)으로 합성된다...
그러므로, 하나가, 둘이되고, 둘이, 하나가 되는 이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