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징어를 다듬다가/ 유안진
네 가슴도 먹장인 줄 미처 몰랐다
무골호인(無骨好人) 너도 오죽했으면
꼴리고 뒤틀리던 오장육부가 썩어 문드러진
검은 피 한 주머니만 껴안고 살다 잡혔으랴
바닷속 거기도 세상인 바에야
왜 아니 먹장가슴이었겠느냐
나도 먹장가슴이란다
연체동물이란다
간도 쓸개도 배알도 뼛골마저도 다 빼어주고
목숨 하나 가까스로 부지해왔단다
목고개 오그려 쪼그려
눈알조차 숨겨 감추고
눈먼 듯이, 귀먹은 듯이, 입도 없는 벙어린 듯이
이 눈치 저 코치로
냉혹한 살얼음판을 어찌어찌 헤엄쳐왔던가
첫댓글 시낭송은 아니지만 시가 좋아 퍼왔습니다.()
물 묻은 하늘 보다가 시도 음악도 좋아서 한참 듣고 나갑니다.
네 김선생님 토요일 행사에 잘 들어오셨는지요. 저는 다음날 일정이있어 몰래 일찍 빠져나왔습니다. 조용히 들으면 시와 음악이 좋지요.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