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컨퍼런스를 하고 셀을 통한 사역을 하면서 진정 서로를 생각하고 섬기고 나누려는 스피릿이 심어져야함을 많이 느끼곤 합니다. 이 글은 그런 삶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나눔은 소유에 있지 않습니다. 마음에 있습니다.
제목 : 지혜 엄마의 답신
답신 1 (5월 13일 23시 54분)
용서하십시오.
두서없이 내 설움에 복받쳐서
그냥 무조건 누구에겐가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싶고 떼를 쓰고 싶은 심정으로
쓴 글을 그 많은 분들이 읽으시고 격려까지 해주시니
뭐라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혼자서 사하라 사막에 버려진 듯한
이 무서움의 한 가운데서
밭지기님의 답장 편지는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왜 이렇게 무서운 거죠?
대문 밖이 왜 이렇게 겁나는 걸까요?
한없이 작아진 마음을 어디에 의지해야 하나요.
겁나고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 시설(저희가 소개한 시설)이라 함은 어떤 곳인가요?
어느 한동안의 기간만 아이를 맡기는 곳인가요?
아니면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있을 수 있는 곳인가요?
혹 저가 잘못된다면
울 딸아이는 어찌되는 건가요?
울 딸을 어떤 시설에 보낸다는 생각은
꿈에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사실은 기가 막힙니다.
잘 살아보겠다고..
꼭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데리고 나왔는데...
내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갈 큰 병으로
이제 시설에 보내야 한다니 기가 차고 어이가 없습니다.
밭지기님...
..시설 말씀 고맙습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지혜를 위해 나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가를 고민하고 고민해서 전화 드리겠습니다.
혹시 지금은 제가 못 보낸다 하더라도
훗날 정말 저가 잘못될 경우,
그 때는 울딸 아이
훌륭한 의학박사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때까지만 살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 올려 봅니다.
모쪼록 오늘 하루도 완벽한 하루이길 바라며
정당한 내일을 맞이하십시오.
오늘을 살아내야만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이 순간이 소중하고 소중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답신 2 (5월 14일 11시 36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애쓰시는 밭지기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관심을 갖고 보내주신
걱정 어린 편지 잘 받았습니다.
궁금한 사항이 있어서 다시 자판을 두드립니다.
.. 시설에 입소를 하게 되면
엄마 아이가 만나고 싶을 때
자유로이 만날 순 있는 것인지요?
물론 .. 시설 규칙에 많이 벗어나지 않는 한도내서겠지요?
입소를 하게 되면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아이가 입던 옷가지며 책들은
다 가져가야 하는 건지요?
어떤 더 좋은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쩐지 자꾸만 불안하고 걱정이 앞서는군요.
저에겐 ..시설이
불안에서 안정으로 가는
천사의 손길인 듯 한데...
왜 이렇게 선뜻 결정이 되지 않는지
아이와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게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네요.
하지만 아이를 맡아줄만한
친인척도 없고 저가 수술한다고 확실히 낫는다는
보장도 없고 천만 다행으로
덤으로 세상을 더 살 수 있다 해도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건강한 몸이 아닐테니
.. 시설에 입소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신다면
그 방법이 최선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가 궁금한 몇 가지를 알려 주시고
입소를 하게 되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답신 3 (5월 15일 수술 전 아침 9시)
사람 마음이 참 그렇네요.
넘치는 사랑과 호의 그리고 친절...
모두가 내게는 과분한 사랑입니다.
사랑도 친절도 관심도
받아본 사람이 받는 것 같습니다.
그저 작은 채 바퀴 안에서
내가 베품을 받아본 일이 없어서
남에게 베풀지 못하고 남에게 피해 안주고,
나만 고통당하지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세상을 살아온 탓에
모르는 분께 관심을 받는다는 것,
베푸는 친절을 넘치게 받는다는 것 모두가
힘이 드는군요.
고맙습니다. 고맙기만 합니다.
그런데 참 하늘은 저를 버리지 않았는가 봅니다.
그런데 밭지기님...
저에게 희소식이 생겼습니다.
피차 너무 어렵게 살다보니
오라버니 계신 것도 잊고 살았거든요.
수술을 받기 위해
저의 주변과 살림을 정리하면서
어렵게 사는 오빠의 연락처를 찾게 되었고
연락을 했거든요.
그동안 혼자 수많은 나날들의 어려움에 대해
통한의 시간을 보낸 후
상의를 했습니다.
.. 시설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제가 치료받을 동안만이라도 보내고 싶다고
가슴을 떨며 복받쳐 오르는 설움을 삼키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오라버니 말씀이
네가 그렇게 힘들게 사는 줄 몰랐다며
너무나 씩씩하게 잘 사는 것처럼 보였기에 걱정도 안했는데
그런 힘든 일을 왜 이제사 얘기하느냐며 꾸짖고
비록 오빠가 가난하여 보태줄 순 없지만
지혜는 오빠 집에 지내게 하라고 했습니다.
이혼하고 아빠도 없이 지내는데
그 어린 것이 또 엄마까지 떨어진다면
자신이 아빠, 엄마한테
버림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시설에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오빠가 있는데 시설에 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며 많이 혼이 났습니다.
늘 어렵고 힘들게 살았기에
오빠에게 맡긴다는 것은
생각도 못해봤는데 지혜를 맡아 준다네요...
그동안 전 혼자가 아니었어요.
비록 다들 아등바등 살지만
오빠도 있었고 동생도 있었네요.
가족과 연락도 없이
20년을 떨어져 살다보니
형제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항상 끈 떨어진 운동화처럼
혼자서만 겉돌았네요.
등비비고 기댈 그 누구도 없다고
혼자서 원망을 가슴 밑바닥에 쌓아놓고 있었는데...
남편으로 인해 수많은 날들을
너무나도 힘겹게 보내면서
정작 가족에게는 힘든 내색 한 번 할 수 없었던
지난날이 야속하기만 했었는데 ...
그동안 혼자 서러워하고
어떤 누구에게도 신세지지 않겠다는
나의 교만이 내 자신을 가두워 버렸네요.
애 아빠가 창살 없는 감옥에
나를 가두었기에
둥지를 날아간 새 마냥 자유롭게 노래하며 누리고 싶었는데 ...
살고 싶었는데...
아니 자유 안에서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 보니 나 스스로
나를 또 한번 가둬버렸네요.
햇볕이 알맞게 따스한 날에도
구석진 어두운 곳이 더 좋았던 지난 날들...
병원에서 살아서 나온다면,
나에게 새 삶이 주어진다면,
내 마음을 열고 모든 이를 사랑하리라
마음 먹어봅니다.
남편까지도...
밭지기님,,,,
이제 한걱정 놓고 입원하려 합니다.
모든 이들이 걱정해주고 기도해주시니
그 빽 믿고 수술을 겁내지 않겠습니다.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항암치료도 이겨내겠습니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울딸을 위해서라도...
수술은 9시 30분에 들어갑니다.
그럼 수술 후에 뵐 수 있으면 합니다.
저에게 용기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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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밭 새벽편지에서 지혜 엄마에게...
지혜엄마...
이제 당신의 고통은 끝입니다.
이제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육십만이 넘는 사랑밭 새벽편지 가족이
당신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첫댓글 글을 올릴수없어서 이렇게 꼬리말에 쓰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93학번 최정현이라고 합니다. 상갑이 형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지금은 목사님이신가요? 만나서 반갑고요. 꼭 연락주세요.. 핸드폰 남깁니다. 016-283-0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