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철주야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힘쓰시는
교육감님의 노고에 찬사를 드립니다
저는 충북 영동의 미봉초등학교의 운영위원이며
세아이를 미봉초등학교에 의탁하고 있는 학부모입니다.
미봉초등학교는 전교생 39명의 초미니 학교입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운영위원이 되면서 교육현실에 눈을 떴습니다.
열악한 교육환경속에서 우리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지도해 주려고 헌신하시는 선생님들을 통해서
참 스승이 어떤것인가 하는 생각도 가졌고요.
내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야 이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할 수 있는 것인가.
교육을 통해서 특히 아이들의 심성이 거의 결정되는 초등교육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보가, 성적이 아이의 인생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고민도 해 보았습니다.
저 또한 성적 제일주의의 교육 속에서 대학까지 마쳤지만
제 인생의 진로에 대한 진지한, 처절한 고민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되기까지의 백수 생활 3년을 통해서 이루어 졌습니다.
그때 결심한 게 있었습니다.
난 내 아이들이 성적만으로 평가받게 만들지 말자
적어도 늘 진지하게 자신들의 삶을 고민하면서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자신의 인생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우자
공부는 자신의 인생진로를 열어가는 데 장애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시키자.
그래서 중학교 고 학년 정도가 되면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우자
20대 중 후반을 훌쩍 넘어 불면의 밤을 새우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허우적대는 아이를 만들지 말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시도하고 극복하는 아이로 키우자.
이런 생각을 가지고 결혼과 동시에 시골로 들어와 살았습니다.
아이들의 사교육도 과감히 버렸습니다.
아이들이 내가 자란 미봉초등학교로 보내
농촌학교에서 적어도 자연을 더불어 생각하고 고민하는 아이들로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아이들도 미봉초등학교에서의 학교생활을 재미있어 합니다.
미봉초 학부모들도 누구보다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는 학부모 주도의 여름 환경 캠프도 열었습니다.
교육은 잘 모르지만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자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학부모들이 고민해서 프로그램을 짜서
아이들과 1박 2일을 학교교정에서 보내면서 추억을 쌓았습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흘려 보내던 것들에 대한 감사와
주변의 자연,환경등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 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올 여름방학에도 여름 환경 캠프는 또 열릴 것 입니다.
이번엔 좀더 알찬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학부모들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알찬 학교로 만들어 보고 싶은 학부모들의 마음입니다.
오늘 참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엇 그제 운영위원장님과 어머니회장님이 교육장님과 점심을 같이 했는데
미봉초등학교가 양강초등학교와 통폐합된다는 통보의 장이 었다고 하네요.
학기 중에 그 시기도 올 12월까지로 해서 진행한다는 통보를 받았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오늘 교육청직원이 통폐합의 "좋은 환경, 질 높은 교육 우리의 과제입니다"란 유인물을 가지고
학부모를 개별 방문해서 통폐합 찬성을 설득하고 서명을 받아갔다네요.
낮에 어머니회장님과 몇몇 어머님들의 항의를 받고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믿고
학부모들은 바쁜 농촌일과 중 시간을 내서 모여서 폐교 등의 문제를 토론하려 했는데
야밤에 개별방문해서 폐교에 찬성하도록 설득하고 서명을 받아가려는 교육청 직원들과 만나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아니 교육당국은 폐교문제를,통폐합문제를 이렇게 쉽게 진행하는것입니까.
더 더욱 교육당국이 야밤에....
교육청 직원을 동원해서......,
실질적으로 통폐합이 무엇인지 폐교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등 등을 객관적으로 설명하지도 않고...
통폐합되면 얼마가 지원된다는 교육을 질이 좋아진다는 검증되지도 않은 자료를 열거하면서.....,
초등학생 39명중 약 20여명이 결손가정이라서
조부모등에 위탁되어 있는데
7-80을 바라보는 노인 등을 상대로 서명을 받겠다구요.
어머니회에선 이런 결손가정아이들이 학교생활에서
소외 당할까바 회비도 걷지 못하고
동문회 체육행사 등에 몸으로 봉사하여
일부를 남겨 아이들이 수학여행 등의 경비로 쓸 정도로 조심하고 있는데 ...
마른 하늘에 날 벼락 처럼 통보만 하고
야밤에 교육청 직원을 보내서 서명을 받아요.
통합에 아니 폐교에 찬성하라고
이게 21세기의 교육현실입니까.
이게 교육감님이 생각하시는 교육철학 이십니까.
농촌의 아이들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있다가
교육당국의 행정편의를 위해서 희생해야 하는것입니까.
다른 기관도 아닌 교육청의 수준이 이정도 밖에 않되는것입니까.
아니면 교육감님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이런 결과로 나타나는건가요.
시골, 농촌학교의 희생을 당연시 하고
질이 아닌 양으로 교육을 재단하려 한다면 충북 교육의 미래는 없습니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앞장서 훼손 하고도
당당한 교육당국이라면 더 더욱 교육을 논할 수 없습니다.
통폐합. 아니 폐교문제를 회피 하려는게 아닙니다.
좀 당당하게 공정하게 아이들을 위해서
지역 사회를 위해서
통폐합만이 살 길이라면 그 길을 가야겠지요.
그러나 이런 방법은 않됩니다.
후유증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진지한 고민을 같이 하면서
대안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선행 되야 합니다.
그래도 대안이 없다면 수용해야겠지만
이처럼 막무가내식의 진행은 새로운 갈등과 문제를 키우게 되고
이것은 고스란히 교육당국에 되돌아 갈 것입니다.
교육감님이 현명한 판단과 절차적 민주성을 담보해 주시지 않는다면
통폐합이전에 새로운 문제로,
불편한 모습으로 접하는 기회가 많아 지지 않을까 우려 스럽습니다.
불편한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댓글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동문회에서 무엇을 해야 도움이 될지...각 기수별로 회의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