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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글루>
1. 스피드글루의 구성과 원리
스피드글루의 원리는 러버시트의 고무의 분자 사이에 "브릿지"를 생성시켜 기본적인 러버의 장력(텐션)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피드글루가 스폰지를 부풀게 하여 러버의 텐션을 증가시킨다는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전혀 근거 없는 것으로서 접착제를 흡수하여 부풀어오른 스폰지는 장력을 증가시키는 효과는 없으며 반대로 더욱 부드러워져서 콘트롤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것은 사실은 스피드글루의 부가 효과이기도 한데 즉 러버시트는 장력이 증가하여 볼의 스피드와 스핀이 증대되는 반면 스폰지는 부드러워져서 공을 감싸는 시간이 증가하고 따라서 콘트롤이 향상되는 것이다.
스피드글루와 일반 접착제의 차이는 용제와 고무 성분의 비율이다.
일반 접착제는 고무 성분이 비율이 높으므로 강한 접착력을 가지나 스피드글루는 고무 성분의 비율이 극단적으로 낮으며 거의 대부분이 용제로 되어 있다.
고무의 성분이 낮을 수록 스폰지에 휘발성 용제가 쉽게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무성분이 많을 경우 스폰지에 용제가 흡수되기가 어렵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고무의 비율을 0으로 하고 100% 용제만으로 구성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러버를 블레이드에 붙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고무 성분은 포함시키는 것이다.
스폰지 안에 흡수된 용제는 공기 중에서보다 증발하는 속도가 늦지만 시간이 감에 따라 점차로 증발해 가는데 기화된 용제는 러버시트를 거쳐서 공기중으로 방출된다.
이때 러버시트에서 용제의 분자가 잠시 머무르게 되며 이때 러버 시트의 분자 사이에 걸치면서 일시적으로 브릿지를 형성한다. 이에 의하여 러버 시트의 고무 분자들은 서로 연결되어 "띠" 혹은 "그물"과 같은 구조를 갖게 된다.
서로 팽팽하게 연결되므로 장력이 매우 크게 되는데 이것은 타구음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장력이 높을수록 러버시트 구조물의 고유진동수가 증가하며 따라서 높은 소리를 내게 된다.) 부가효과로서 스폰지가 약간 부풀어오르면서 다소 부드러워지는데 이는 러버시트가 공을 더욱 잘 감싸안을 수 있도록 해 주므로 콘트롤이 향상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는 스피드글루의 본질적인 효과는 아니다.
스피드글루의 효과는 스폰지 안에 잔류하던 용제가 전부 증발할 때까지 이어진다.
즉 일시적으로 러버시트의 고무 분자 사이를 이어주던 용제 분자는 곧 공기 중으로 날아가고 다시 다음의 용제 분자가 그 자리를 채워 가는 것이 계속되며 용제가 모두 증발하고 나면 스피드글루의 효과는 끝난다. 지속 시간은 스피드글루의 종류에 따라서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스피드글루에 의한 효과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것은 2~3시간에 불과하다.
따라서 유럽의 프로 선수들은 대회에서는 매 경기마다 러버를 다시 붙이곤 한다.
그런데 일반 접착제는 스피드 글루 효과가 없는가?
그렇지는 않다.
일반 접착제도 접착 직후 잠깐 동안은 스피드 글루 효과를 발휘한다.
단 그 지속 시간이 매우 짧을 뿐이다. (10~30분?)스피드글루의 발견은 헝가리 선수들이 시합 직전에 급히 러버를 붙이고 시합을 했더니 타구감과 공의 스피드가 좋은 것을 느꼈던 것에서 비롯된다.
이때 사용한 것은 물론 일반 접착제였다. 용제의 비율을 높인 "묽은"접착제일수록 지속 시간이 길 뿐이다.
2. 스피드글루의 용법과 주의사항
스피드 글루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경기 직전"에 러버를 붙이는 것이다.
버터플라이의 "페어 책"과 같은 스피드 글루를 경기 전날 밤에 사용하고 다음날 시합에 나가 봤자 효과는 거의 없다.
용제는 이미 거의 다 증발한 후이기 때문이다.
스피드글루를 스폰지 표면에 골고루 칠한 다음 러버가 "축축한"상태로 (즉 다 마르기 전에) 블레이드에 붙이는 것이 기본이다.
접착력을 위하여 약간은 건조시켜 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번에 과도한 양의 스피드글루를 스폰지에 한꺼번에 칠하는 것은 금물이다.
스폰지 안에 용제가 골고루 분포하지 않게 되며 블레이드에 접착시키기도 어렵게 되는 등의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스피드글루를 칠할 때는 적은 양을 골고루 칠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스폰지 안에 용제가 깊고 균일하게 분포되게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여러 번 칠할 경우 표면에 접착 성문이 많이 남게 되므로 블레이드에 붙이기도 쉽다.
선수에 따라서는 러버쪽에는 스피드글루를 칠하고 블레이드 쪽에는 일반 접착제를 칠하기도 한다. 이것은 꽤 괜찮은 방법이다.
스피드글루를 여러 번 사용하다 보면 스폰지 표면에 피막이 생긴다. 피막이 쌓여야 효과가 좋다고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이다.
피막은 스피드글루의 "적"이다. 피막이 쌓이면 용제가 스폰지 안으로 침투하기가 힘들게 되므로 효과는 당연히 떨어진다.
따라서 스피드글루를 판매하는 업체에서는 이 피막을 제거하는 약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국내에서는 이를 구하기 힘들다.
스피드글루의 종류에 따라서 피막이 많이 쌓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버터플라이의 "페어 책"은 피막이 꽤 많이 쌓이는 편에 속한다.
피막이 거의 쌓이지 않는 스피드글루로는 야사카의 "가티앵 스피드클린"을 들 수 있다.
스피드글루의 문제점 중의 하나는 러버의 수명을 절반 이하로 단축시킨다는 점이다.
러버 시트에 강한 텐션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여기 대한 해결 방법은 없다.
또한, 최근 발매되고 있는 스피드 글루 효과 내장형 러버(하이텐션 러버)들의 경우도 일부를 제외하면 수명이 짧다.
3. 스피드글루에 적합한 러버(와 스폰지)
스피드글루를 사용하기에 적합한 러버는 기본적으로는 부드러운 스폰지를 가진 러버이다.
부드러운 스폰지는 내부에 기포가 많고 여기에 스피드글루가 잘 스며들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폰지가 딱딱할수록 스피드글루의 효과는 적어진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버터플라이의 스리버 "가와쯔끼"는 기포가 거의(전혀) 없으므로 스피드글루 효과는 0에 가깝다. 따라서 가와쯔끼 스폰지를 가진 러버를 스피드글루(버터플라이 페어 책과 같은~)로 붙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고 접착력만 약해질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폰지가 딱딱하면 다 효과가 없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중국 러버에 쓰이는 중국 스폰지는 딱딱함에도 불구하고 꽤 기포가 많기 때문에 의외로 스피드 글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 선수들은 중국 스폰지의 러버에 스피드 글루를 사용하고 있다.
사용률은 거의 100%이다.
발매되고 있는 러버들 중에 "소프트 스폰지"를 사용한 러버들이 있다.
버터플라이의 스리버 플렉스(FX), 스티가 멘도 에너지(= 참피온 르꾸 플러스), 도닉 바리오 소프트, TSP X''s F1V 등이 그것이다.
예를 든 것들 중 스리버 플렉스는 국내에서 구하려면 특별히 주문해야 하지만 다른 것들은 흔히 구할 수 있다.
소프트스폰지를 쓰는 이유는 이것들이 "부드럽기" 때문이 아니다.
물론 부드러운 데에서 오는 장점도 꽤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소프트스폰지에는 "기포가 많기" 때문이다.
스피드글루를 스폰지가 많이 흡수하면 할수록 러버의 파워는 더욱 커지게 된다.
르꾸 플러스에 스피드글루를 사용해 보면 칠하는 것을 스폰지가 거의 다 먹어 버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표면에 아무 것도 안 남는다.
이런 러버는 오히려 스피드글루를 과도하게 칠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접착력이 걱정된다면 스피드글루를 3~4회 칠한 후에 일반 접착제를 살짝 칠해 주고 약간 말려서 붙이면 된다.
스티가의 멘도시리즈(참피온 르꾸시리즈)는 개발 당초부터 스피드글루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러버로서 1967년에 나온 버터플라이 스리버와는 개념이 다소 다르다.
"멘도 에너지(르꾸 플러스)"가 아닌 일반 "멘도(르꾸)"로도 스피드글루의 효과는 충분하다.
그런데 버터플라이의 스리버의 경우 발매된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탁구에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물론 스피드글루로의 적응력도 뛰어나다. 스피드글루용으로 소프트스폰지를 사용한 스리버 플렉스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이 일반 스리버를 스피드글루와 함께 사용한다.
김택수, 프리모라츠, 레그 등의 선수가 스리버를 사용한다.
독일의 티모 볼 선수의 경우는 앞면에는 스리버, 뒷면에는 스리버 플렉스를 사용한다.
4. 웃기는 일 한가지
한 가지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 있다.
TSP의 X''s라는 러버에 관한 것인데 이 러버는 현재 세 가지 버전으로 발매되고 있다.
첫번째는 "X''s", 두번째는 이를 좀더 발전시킨 "X''s F1", 그리고 세번째는 스피드글루 사용에 적합하도록 소프트 스폰지를 사용한 "X''s F1V"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TSP 러버가 바로 이 "X''s F1V"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원래의 러버와 다르다는 점이다.
문제는 국내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X''s F1V"가 문제의 "가와쯔끼" 스폰지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물론 가와쯔끼 스폰지라고 해서 "하드 스폰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스폰지를 구울 때 가장자리 부분은 식빵의 가장자리처럼 단단하고 빈틈없이 구워지는데 이를 가와쯔끼(겉부분에 붙어 있는 것)라 한다.
따라서 경도 35도 정도의 소프트 스폰지에도 가와쯔끼는 존재한다.
"X''s F1V"의 가와쯔끼는 바로 이런 것이다. 이것은 한국 사람들이 가와쯔끼 스폰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온 특별 버전인 듯하다. 하지만 스피드 글루를 위하여 만들어진 러버에 가와쯔끼라~.
세상에 어떻게 이런 어리석은 러버가 존재하는가?
이 러버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이 러버가 원래 스피드 글루 전용의 러버라는 사실을 알고 구입하는지? 용품 공급업체에서는 알고 있는지. 처음에 "X''s F1V"가 우리나라에 발매되는 것을 알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러버 포장에 붙어 있는 "가와쯔끼"라는 글자를 보고 머리가 핑 도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세계의 탁구 흐름을 일반 동호인들이 알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 식의 한국 탁구 실정이 낳은 러버이다.
국내의 정보 부족 현상은 심각한 것으로서 코치고 선수고 간에 외국의 탁구 실정에 대하여 관심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탁구 해설자들도 하나같이 엉터리이다.
유럽 선수라면 아무나 아무때나 쓰는 기술이 나온 것을 보고는
"저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라고 어쩌고 저쩌고 하지를 않나~,
독일 챔피언인 티모 볼 선수가 김택수 선수와 경기를 할 때 "이번 경기는 편하게 즐기며 보실 수 있습니다"라고 하지를 않나~,
아시안게임에서 최경섭 선수가 김택수 선수와 대전할 때 멋진 양핸드 속공 플레이를 펼치자 해설자가 말한 것이 가관이다. "포기하고 아무렇게나 휘두른 게 잘 들어왔다~" .........
탁구 중계를 볼 때마다 해설자들이 보여주는 무식함은 정말로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시드니 올림픽 때 NHK의 중계를 보았다. 득점이 날 때마다 해설자는 타구 하나하나가 이어질 때마다 순간적으로 어떤 종류의 타구인지를 설명해 주었고 득점이 있은 후에는 슬로우비디오를 보면서 전술적, 기술적인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상황 상황마다 앞으로의 예측과 현재의 포인트의 의미 등 정말로 환상적인 해설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경기 해설이란 이래야 하지 않나 하고 느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우선 "X''s F1V" 러버의 참맛을 느끼려면 "가와쯔끼"라는 말이 안 붙어 있는, 기포가 많은 스폰지의 러버를 구입해서 스피드글루와 함께 써야 한다는 것이다.
5. 하이텐션 러버에 대하여
최근 많은 업체에서 "하이텐션 러버(적당한 용어가 없어서 일본에서 부르는 용어를 차용해서 쓰겠다)"를 발매하고 있다.
기폭제가 된 것은 버터플라이의 "브라이스"이고 이어서 나온 것이 독일 6개사의 러버들이다.
그리고 최근에 스티가의 "멘도 MP(참피온 미켈란젤로)"가 등장하였다.
이 러버들은 각각 다른 원리로 파워를 증대시키고 있으나 기본적인 개념은 모두 동일하다.
즉, 러버시트의 분자구조를 바꾸어 장력을 증대시킨다는 것이다. 단지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버터플라이의 브라이스의 경우는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는 대신 왠지 콘트롤이 좀 어렵다는 느낌을 준다. 사람에 따라서는 드라이브의 위력이 약해지기도 한다.
이것은 현대탁구 전용의 러버로서 80년대식의 타법에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속공형에는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 현재 동구권의 대다수의 선수들이 이 러버를 사용한다.
이 선수들은 과거에 버터플라이의 "스리버" 혹은 "에크립스"를 사용하던 선수들이다.
그러고 나서 세계 랭킹들이 대폭 올랐다.
한국 선수들 역시 이것을 써 볼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스리버를 사용한다.
그리고 랭킹은 예전 그대로이거나 떨어졌다. .......
이 러버로 스핀을 잘 걸기 위해서는 현대적인 타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익숙해지면 정말 쉽다.
하지만 여전히 이 러버를 사용하기 힘들다는 사람이 많고 이때문에 버터플라이에서는 소프트스폰지를 사용함으로써 콘트롤 능력을 향상시킨 "캐터펄트"를 신제품으로 내놓았다.
이 러버는 "브라이스"에 비해 파워는 떨어지는 반면 감각적으로 월등하므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가격도 브라이스보다 저렴하다.
스티가의 "멘도 MP"는 합성고무의 비율을 극한까지 증가시킴에 의하여 분자의 구조가 전체적으로 격자 구조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분자들이 연결되지 않고 흩어진 상태인 일반 고무에 비하여 내부 장력이 크게 증가되어 있다.
기술적으로 볼 때는 버터플라이의 브라이스보다 위라고 생각된다.
파워는 브라이스와 비교할 때 큰 차이는 없고 콘트롤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점까지 같다.
하지만 타구감은 확연히 다르다.
스웨덴의 피터 칼슨 선수와 프레데릭 호칸슨 선수가 이 러버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선수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3종의 러버는 모두 "Made in JAPAN"이다.
그러나, 최근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러버는 독일 6개사가 발매하고 있는 "Made in Germany"의 신형 러버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제 러버라는 것은 정말 생소한 것이었으나 이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얼마전까지 제대로 된 러버를 생산하는 국가는 일본, 중국, 독일 미국 뿐이었다.
최근 미국의 ASTI사가 러버 생산을 중단하여 러버 생산국은 3개국으로 줄었다.
독일에서 러버를 개발하고자 한 선구자는 Nicklas박사라는 사람으로서 일찌기 자신의 이름을 따서 "DO"ctor "NIC"klas 의 약자를 회사 이름으로 하는 "DONIC" 사를 설립하였고 요르겐 페르손, 미카엘 아펠그렌 등의 선수들과 계약을 맺고 다양한 용구를 개발해 왔다.
90년대에는 "BANDA"의 계약 선수였던 Jan-Ove Waldner(발트너)를 계약선수로 맞아들여 그 명성을 더욱 떨치게 되었다.
최근에는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러버 전문 연구소를 설립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ESN"이다. ESN은 독일에서 러버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 ESN에서 러버를 생산하여 DONIC, JOOLA, TIBHAR, Andro, Schidkrot, Shoeler-Micke의 6개사에 독일제 러버를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Nittaku에도 러버를 공급한다.
물론 이 사실은 메이커들로서는 그렇게 광고할 만한 것은 못되므로 물론 쉬쉬하고 있다.
이 ESN에서 만든 하이텐션 러버 시리즈는 버터플라이나 스티가의 제품보다 감각적으로 월등하며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처음에는 대단히 잘 튀어나가는 듯하나 사용하다 보면 콘트롤이 매우 우수한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이 러버들의 타구감이 매우 "부드럽기" 때문이다.
스피드글루를 사용한 것과 비슷한 타구감과 성능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
ESN은 모두 한가족이라고 할 수 있으나 성질이 약간씩 다른 러버시트와 스폰지를 여러 종류 구비하고 각 회사의 요구에 따라 적절히 조합하여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여러 회사들에서 모두 같은 러버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ESN의 하이텐션 러버가 일본제와 다른 점은 러버시트 뿐만 아니라 스폰지에까지 장력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러버가 둘둘 말리는 경향이 있다.(귀찮다) 그리고 잘못 붙이면 가장자리가 쉽게 떨어지기도 한다.
러버시트는 쉽게 찢어질 정도로 대단히 부드럽다.(그러나 물론 내부 장력이 증대되어 있다) 따라서 타구감이 굉장히 좋다.
현재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독일제 하이텐션 러버는 DONIC의 DESTO F1과 TIBHAR의 RAPID D.TecS, Nittaku의 MORISTO에 (최근엔 Palio의 Macro) JOOLA의 Tango EXTREME도 구입할 수 있다.
이 러버는 로스코프 선수가 사용하는데 안그래도 스피드글루 효과를 갖고 있는 러버에다가 또 스피드글루를 사용하여 파워를 증강시키고 있다.
이것은 사실 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이텐션 러버의 취지 중 하나는 "스피드글루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스피드글루는 현재 독성이 적은 공인 제품만이 사용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유기용매를 쓰는 만큼 몸에 해롭지 않을 리가 없다.
이는 "건강에 좋은 운동"이라는 탁구의 이미지를 크게 해치고 있다. 가와쯔끼 스폰지가 판을 치고 스피드글루가 별 의미를 갖지 못하는 한국의 일반인 탁구 세계에서는 별로 상관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나라 이외의 지역에서는 매일 2회 이상 러버를 스피드글루로 갈아 붙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선수들만이 아니라 일반 동호인들이라 해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정도의 레벨에 오르면 스피드글루를 사용하는 것은 상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스피드글루를 안 쓰도록 하겠다고 내장형 러버를 만들었더니 선수들은 거기다가 다시 스피드글루를 사용한다.
왜인가?
그것은 파워가 더욱 세지기 때문이다.
스피드와 스핀, 이는 탁구 선수라면 누구나가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더욱 세지는데 스피드글루를 사용하지 않겠는가? 나라도 사용하겠다.
RAPID D.TecS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선수인 류지혜 선수 역시 스피드글루를 부가하여 사용한다.
버터플라이의 브라이스를 사용하는 폴란드의 보와스티크, 크로아티아의 보로스 등도 마찬가지로 스피드글루를 사용한다.
그 무식한 파워의 러버에! 스티가의 멘도 MP를 사용하는 스웨덴의 칼슨, 호칸슨 역시 스피드글루를 사용한다.
하이텐션 러버에 스피드글루를 사용하면 러버의 수명이 극단적으로 줄어든다. 사방팔방 잡아당기는 것을 더 세게 잡아당기니 당연한 일이다. 이런 이유로 ESN은 스피드글루용의 하이텐션 러버 몇가지를 새로 발매하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이 DONIC의 DESTO F1S, JOOLA의 Tango Metalic 등이다.이 러버들은 기본적인 탄성을 약간 줄인 대신 스피드글루 사용에 대한 내구성을 증대시킨 것이다.
그런데 과연 선수들이 이것을 쓸지는 의문이다. 파워가 조금 약한데 과연 쓸까?
6. 스피드글루를 쓰고 싶다면?
스피드글루를 쓰고 싶은가? 그렇다면 써 보는 것이 좋다.
완전히 다른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그러나 일단 어느 정도의 기본 타법은 익힌 후에 사용해야 한다. "어느 정도"이다.
깊이 들어가면 스피드글루의 타법은 일반 타법과 다르다.
스피드글루는 기본적으로 바운드 직후를 잡아치는 드라이브를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게 치지 않으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스피드글루를 사용하면 "옆치기"가 잘 통한다.
아무리 강한 회전이 걸린 상대의 볼이라도 옆을 빗겨쳐서 전부 카운터로 먹여버릴 수 있다.
일반 상태의 러버보다 아주 쉽다.
그러나, 멀찍이 떨어져서 큰 폼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싶다면 스피드글루를 쓰나마나이다.
뭣하러 쓰는가?
그런 식으로 치려면. 스피드글루는 어디까지나 바운드를 잡아치는 초고속 탁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현대탁구이다.
현대탁구는 80년대의 탁구와는 스탠스도 다르고 공을 맞이하는 기본 개념도 다르다.
완전히 다른 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기본 스탠스를 어깨 넓이로 잡는가?
아니면 적어도 어깨의 두배 정도의 넓이로 잡는가? 많은 탁구장에서 코치들은 전자의 방식으로 "옛날" 탁구를 가르치고 있다.
유럽과 중국 선수들을 보라. 누가 그렇게 하는가? 일본 선수들 중에는 꽤 많지만.......
현대탁구는 최대한으로 벌리는 스탠스를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허리와 다리의 "비틀림"의 반동으로 타구한다.
유럽탁구의 파워는 체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포와 백의 전환이 빠르고 고속의 랠리에 쉽게 대응된다.
이렇게 해야만 스피드글루 사용이 의미가 있다.
빠른 피치로 치고도 파워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피드글루를 잘 쓰고 싶다면 그 메카니즘을 확실히 이해하라.
스피드글루는 마르면 끝이다.
두세 시간 이상 지나면 스피드글루의 효과는 거의 없다.
그리고 스폰지에 흡수되는 양이 곧 파워이다.
지나치면 콘트롤이 안된다.
스폰지에 고무가 쌓이면 공인된 약품으로 닦아내는 것이 좋고 그게 안되면 그 러버는 버려야 한다.
그리고, 스피드글루를 사용할 경우 러버의 수명은 1~2개월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심한 경우는 1주일에 망가지기도 한다.
스피드글루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는 2~3개월에 한번은 러버를 갈아야 한다. 러버는 소모품이다.
그것도 소모율이 대단히 높은 것이다.
한 번 붙이고는 잘 닦지도 않는 채로 몇 개월씩 러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말 한심하다.
자기 용구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가? 러버는 공기중에 놔두거나 먼지가 많이 붙어 있으면 쉽게 산화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러버의 수명은 1개월로 끝장난다.
감각을 유지하고 싶다면 많은 돈을 투자하여 러버를 자주 가는 것이 좋다. 마모된 타이어를 끼운 채로 차를 계속 몰고 다닐 것인가?
스피드글루를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앞에서 말했던 하이텐션 러버들이다.
귀찮게 하루에 몇번씩 러버를 갈아붙일 필요가 없는 것이 좋다.
만일 "파워"만을 원한다면 버터플라이의 브라이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값이 두배라고? 브라이스는 수명도 두배다.
(6개월 동안 전혀 이상없이 쓰는 경우도 있다. 경이적이다.)
가격면에서는 전혀 비싼 것이 아니다.
두배의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스피드글루 사용의 "감각"과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독일제 러버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감각면에서 이쪽이 월등하다. 버터플라이의 "캐터펄트"도 괜찮다.
참피온의 미켈란젤로는 감각면에서는 하이텐션 러버 특유의 감각이라고 말하기는 좀 곤란하다.
하지만 성능이 좋다. 탄도가 낮게 깔려 가며 상대가 받기 어려운 공이 날아간다.
(나도 콘트롤하기 어렵다.) 익숙해지면 가장 좋을 지도 모르겠다.
가격이 대단히 저렴하며 우리 나라 메이커의 제품이라는 점은 무엇보다도 큰 장점이다. Made in JAPAN이라고 쓰여 있는 것은 신경쓰지 말자.
유럽 메이커들도 Made in Germany인 하이텐션 러버와 기타 일부 러버를 제외하면 전부 Made in Japan인 제품을 생산한다.
공장은 전부 일본에 있는 것이다.
그뿐이다.
그것은 당당한 우리 나라 러버인 것이다.
그러나 일본제의 기존 러버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러버이다. 익숙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이보다 좋은 러버를 찾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이 러버는 스피드글루를 같이 사용하기에 오히려 좋다.
스피드글루를 사용하면 스폰지가 부드러워져서 콘트롤이 더 좋아질 것이다.
단, 버터플라이의 "페어 책"을 사용하지 말고 참피온에서 판매하는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페어 책과의 상성은 별로 좋은 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이텐션 러버에 관심이 없고 단지 스피드글루를 사용하고 싶으며 현재 "스리버"나 "X''s F1V"를 사용하고 있다면 우선 자신의 러버를 블레이드에서 떼어 스폰지에 기포가 있는가 보자.
뭐가 스며들 틈이 없다면 그것은 가와쯔끼 스폰지로서 스피드글루 효과 제로의 스폰지이다. 러버 포장을 갖고 있다면 거기에 "皮付き(Kawatsuki)"라고 쓰여 있을 것이다.
처음 할 일은 이 러버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상점에 가서 가와쯔끼 아닌 일반 스폰지를 달라고 하자.
처음에는 스피드글루를 약간만 붓으로 떠서 스폰지 표면 전체에 골고루 바른다.
그리고 스며드는 것을 확인한 후 같은 작업을 몇번 반복한다. 동시에 블레이드 표면에도 여러 번 발라 준다.
블레이드 표면에 여러 번 바르는 것은 접착력을 위해서일 뿐이다. 4~5회 바른 후에 롤러를 사용하여 러버를 블레이드에 붙인다.
그리고 나서 타구해 보면 소리도 다르고 파워도 다른 것을 곧바로 느낄 수 있다.
연습이 끝나면 곧바로 러버를 뗀다.
그리고 다음 연습하기에 앞서서 다시 붙인다. 이제부터 매일 이런 일을 해야 한다.
붙이는 방법은 선수마다 천차만별이다.
각자 자신의 이론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모두 동일하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여러 가지로 시험해 보아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스피드 글루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