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은 세상의 지배자
시계의 초침은 째깍거리며 원판을 돕니다. 단 1초도 쉬지 않고 째깍거리며 움직여서 360도 한바퀴를 빙 돌면 분침이 60분의 1을 이동하여 1분이 됩니다. 또 분침이 원판을 한바퀴 빙 돌아 360도를 회전하면 시침은 60분의 1을 이동하여 1시간이 되고 또 시침이 원판을 한 바퀴 돌면 하루가 지나갑니다.
시간의 움직임에 따라 하루가 가고 하루가 오며 또 한 달이 가고 새로운 한 달이 찾아옵니다. 시간의 지휘에 따라 만물은 잠에서 깨어나 세수하고 밥을 먹으며 학생은 학교로 직장인은 회사로 주부는 빨래하고 청소하며 집안 일을 합니다. 시계바늘은 째깍째깍 움직이며 모든 걸 지시하고 명령합니다. 일어날 때와 잠잘 때와 일할 때와 쉴 때를 지시하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잊지 않고 면밀히 체크하여 주선합니다,
시간은 모든 걸 지배하여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시각까지 일일이 통제하고 조정합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째깍거리며 움직이는 시간은 자신에게도 매우 엄격하여 술 먹고 헤롱거리지 않고 관광지에서 유혹에 빠지지 않고 나태함도 없이 규칙적으로 움직이면서 모든 걸 착오없이 지시하고 변화시켜 나갑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우주의 모든 것이 시간의 선로에서 생로병사(生老病死)하며 성주괴공(成住壞空)합니다. 봄이 오고 봄이 떠나고 여름이 오고 여름이 떠나고 가을이 오고 가을이 떠나고 겨울이 오고 겨울이 떠나 갑니다. 대지를 꽁꽁 얼어붙였던 서슬퍼런 동장군도 시간 앞에선 저항할 수 없고 훈풍이 부는 봄이 되면 얼었던 대지의 두꺼운 껍질을 뚫고 새싹들이 파릇파릇 움트며 무성하게 자라나서 꽃을 피우고 벌나비의 사랑속에 씨앗을 잉태하고는 갈색의 부석한 잎을 떨구고 죽습니다. 영원히 존재하고 싶겠지만 시간에 의해 모든 것은 생기고 변하며 소멸합니다.
시간은 새로운 하루 하루를 창조하며 천태만상을 세월 위에 조각하지만 그런데 기이하게도 한번도 똑같은 풍경을 반복해서 보인 적이 없습니다. 무량겁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내용의 설정과 창조적인 무대로 당면한 주제를 실감나게 연출하는 시간은 최고의 마술사로 재능이 무궁무진하여 가히 요지경입니다.
그의 지휘에 따라서 하늘에는 해와 달이 뜨고 산을 구비구비 돌아 강물이 흐르며 눈이 내리고 비가 옵니다. 넓은 초원에는 동물들이 뛰놀고 새들은 숲속을 날며 꽃들이 방긋방긋 웃습니다. 하늘에서 땅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눈빛을 벗어나지 못하며 때론 우렁차고 감미로운 음성으로 때론 아름답고 화사한 모습으로 때론 추악하고 괴로운 표정으로 빛과 어둠을 현란하게 연주하며 무한의 시공을 찰나찰나 드러냅니다.
시간은 절대적인 권능이 있어서 아무도 그를 이길 수 없고 그의 뜻을 거역할 수가 없습니다. 무엇이든 시간에 복종하며 살아갑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남자도 여자도 농부도 과학자도 사기꾼도 용맹한 장군도 시간의 귄능 앞에 무릎을 꿇었고 천하를 호령하던 제왕도 그의 눈짓에 사라져갔습니다.
시간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위대하여 세상 모든 것을 잉태하고 출산하며 변화시키고 죽음으로 끌고가서 소멸시킵니다. 찰나로 째깍거리며 그의 일사불란한 지휘에 따라 오묘한 화음을 이루면서 세상은 끊임없이 변해갑니다. 몸이 그렇고 눈에 보이는 형상이 그렇고 귀에 들리는 소리가 그렇고 느낌과 생각과 뜻과 인식이 그렇습니다.
그 누구도 시간을 멈추게 할 수 없고 그 무엇도 시간의 명령을 거역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 만물은 시간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간의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로 세상에서 최고의 권능을 가진 절대적 지배자가 바로 시간입니다.
그런데 만약 시간을 멈출 수 있다면 시간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다면 만약 그럴 수 있다면 그는 생사의 굴레에서 벗어난 더없이 위대한 불가사의 존재로 등극하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기쁘고 환희롭고 하늘을 나는듯 유쾌하고 행복할 것인데 그러나 그건 가능하지 않고 어쩜 불가능한 꿈일 수 있습니다.
절대로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을 정복하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괴롭고 슬프지만 그저 복종하며 고분고분 순종할 수밖에 없는데 이처럼 불가능할 것 같은 시간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는 진귀한 법이 사실은 세상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같은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시간에 복종하며 숙명처럼 날마다 죽음으로 한걸음한걸음 슬프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떠밀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시간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불가사의 기상천외한 법은 과연 무엇인가!!
다름 아닌 시간의 초침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째깍거리는 소리를 듣는 스스로의 성품입니다. 보고 듣고 아는 스스로의 성품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시간의 통제에서 벗어난 오직 유일한 물건으로서 어디에도 무엇에도 속하지 않으며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허공과 같은 깨끗한 자기의 본성입니다.
우리의 몸은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고 병들며 죽습니다. 우리의 생각이나 관념도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쉼없이 나타났다 변하고 사라집니다. 몸과 마음은 쉼없이 변하지만 그러나 사물을 보는 근본 성품은 변하지 않습니다. 소리를 듣는 근본 성품은 변하지 않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시간의 움직임과 지휘에 따라서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스스로의 본성은 시간의 지배에서 벗어난 세상에서 오직 유일무이한 것입니다.
아장아장 걸음마하던 아주 어렸을 때라든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라든가 혹은 기억이 나는 어느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때보다 세월이 흘러서 몸은 성장했거나 쪼글쪼글하게 늙었을 것이고 생각도 많이 변하였을 것입니다. 몸은 늙고 인식은 변하였지만 그러나 마음은 늙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입니다.
사물을 보고 소리를 듣고 인식하는 주인공은 항상하여 변하지 않는 것으로 누구나 평등하고 공평하게 가지고 있는 스스로의 참마음입니다. 참마음은 시간의 지배를 받지 않고 시간을 초월하므로 생사와는 무관한데 다만 분별심으로 죽음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깨끗한 거울은 세상 만물을 있는 그대로 비춥니다. 거울 속에 나타나는 모든 것은 변하며 사라지더라도 거울 자체는 그대로 듯이, 보고 듣고 아는 한마음(본성, 자성, 불성)은 조작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없앨 수도 없는 것으로 테가 없는 거울과 같다할 것입니다.
필부가 세상의 위대한 절대자인 시간의 권위를 묵살하고 시간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다는 황당한 말을 무슨 근거로 떠드는 것인지 얼토당토않게 생각할 수 있고 믿지 않고 부정하며 비웃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데 이것은 내가 처음 발견한 것도 처음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에 불로초란 없으며 다만 최고최상의 지혜의 법이 있으니 이천 오백여 년 전 지구상에 태어났던 석가모니가 인류 최초로 발견한 불생불멸의 가르침입니다. 그 길을 따라 수많은 선각자들이 시간을 초월하여 생사의 굴레에서 벗어났으며 나 또한 그 길을 걸어가는 한사람으로서 이미 증명되어 믿을 수 있고 현실에서 스스로 체험할 수 있는 법으로 석가모니와 그의 뛰어난 제자들에 의해 계승되어 전해오지 않았다면 난 결코 이러한 위대한 법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태고로부터 인류는 시간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죽음을 숙명이라 여기며 시간의 지휘에 어쩔 수 없이 순종하면서 날마다 죽음으로 끌려가고 있는데 죽음을 싫어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여 시간의 지배를 벗어나서 불멸의 존재가 되고 싶다면, 검은 고양이든 노란 고양이든 빨간 고양이든 하얀 고양이든 쥐를 잡는 것이 좋은 고양이라는 등소평 말처럼 자신이 어떤 신분이고 어떤 종교를 가졌고 어떤 소신을 가졌느냐 하는건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장애물만 될 뿐이므로 다 던져버리고 늙지 않고 죽지 않고 싶다면 오직 바른 법을 배우고 이치를 터득해서 증득해야 합니다.
누에는 입으로 명주실을 뽑아서 빈틈도 없이 꼼꼼하게 짠 하얀 누에고치를 만들어 그 안에 갖혀서 지냅니다. 누에는 자신이 만든 고치를 뚫고 나오지 않는 한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합니다. 사람도 욕망의 족쇄를 벗지 못하고 집착의 그물을 찟고 나오지 않는 한 영원히 시간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생사의 감옥에 갖혀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다가 죽으며 체바퀴 돌듯 끝임없이 육도의 생사를 윤회합니다.
굶주려 허기진 사람이 진수성찬을 앞에 놔두고도 먹지 않는다면 배고픔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죽을 병에 걸린 병자가 훌륭한 의사가 있고 치료할 수 있는 처방약이 있어도 약을 먹지 않고 의사의 치료에 따르지 않으면 병을 고칠 수 없고 죽을 수밖에 없지요.
그처럼 세상의 지배자인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법이 있음에도 믿지 않고 수용하지 않고 부정하면 영원히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나비가 허물을 벗고 아름다운 꽃밭을 너풀너풀 날아다니고 새가 알을 깨고 나와서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다니는 것처럼 몸과 말과 뜻을 단속하고 가꾸며 지혜를 증장하여 자신을 속박하고 얽어매는 탐욕과 성냄과 무지의 감옥을 깨부시고 나와서 무변의 광대한 우주를 품어야 합니다.
시간을 초월한 불사(不死)의 세계! 불사의 세계로 가는 것은 세상에 태어나서 노력한 것 중에 가장 보람되고 빛나는 삶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각우 윤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