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음방송] 이성택교무님의 정전강의- 사은(2) 천지은

[강미현(미현)]

사은 3월 16일~ 3월 28일

II 세부 내용- 천지은

1. 천지은 : 만물생존의 바탕

⑴ 피은의 강령 -없어서는 살수 없는 관계

만물이 생존하는 바탕이 천지이다. 그래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이다.

도와 덕이 있는데, 도는 자연적으로 운행되는 것이고 덕은 도가 운행되면서 나타나는 결과이다.

인도품에 도에 대해 설명*하셨는데, 사람 중에서도 교무가 가야 할 길이 있고, 공무원이 가야 할 길이 있다. 사회현상, 우리주위에 일어나는 사건을 볼 때 우리교리와 연결시켜 대조해서 봐야 한다. 그러면 일기거리가 술술 생긴다. 교리의 주체적인 강령을 생각하면서 주위환경, 일어나는 일을 보면 모든 것이 일기거리이다. 대종경은 대종사님의 감각감상집, 심신작용처리건이다. 28년간 제도사업하시면서 스스로 감각감상과 심신작용처리건을 말씀하신 것이다.

A. 천지 팔도

① 밝은 도: 대종경 천지의 식**이 있는데, 그 자체로 밝은 것이다. 옛말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고 했는데 천지에 식이 있어 밝기 때문이다. 밝아서 천지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살다보면 시비이해를 판단할 때 헷갈릴 때가 있지만 천지는 그렇지 않다. 하면 한 대로 그대로 지극하게 밝게 반응한다. ->> 밝은 도, 천지의 식, 인과보응의 신앙문

② 정성한 도: “성자誠者는 천지도야天之道也요, 성지자誠之者는 인지도야人之道也라”라는 말을 했었는데 천지 자체는 지극히 정성스러운 것이다. 즉 순서와 절차를 빼먹지 않는다. 우리는 더러, 아니 상당히 빼먹고 싶어 한다.

내 성격이 한번 한다고 하면 한다. 저녁마다 108배를 한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108배까지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이 생겼다. 하면 하는 거지 하는데 한번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쭉 한다. 하면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나도 안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예전에는 대각전에서 좌선을 다 같이 했다. 좌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리 아픈 것과 싸우는 것이다. 죽비를 치는 사람을 쳐다보고만 있는데, 죽비를 안 치니까 그렇게 미웠다. 그러다보니, 대각전을 보기만 해도 겁나고, 사람잡는 곳이라 했다. 그러면서 선배들이 교무가 되었다.

사람은 빼먹을 수 있지만, 천지는 빼먹지 않는다.

사시순환, 주야 바뀌는 것.. 모두 정성스럽게 반복해서 온다.

정성한 것은 순환반복이다. 이것이 천지의 모습이다.

③ 공정한 도: 증애(憎愛)에 끌리지 않는 것이다. 즉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에 끌리지 않는 것이다. 살다보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준 것 없이 미운 사람이 있다.

나도 예전에 “마음에 안 들어” 말을 많이 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옛말도 가까운 사람에 끌린다는 것이다.

내가 청년회 때 전국 하계 훈련을 총부에서 났는데 그 때 지역별로 배구시합을 했다. 내가 스파이크를 때렸는데, 심판이 파울, 네트터치라고 하였다. 그게 작전이었는데, 그 작전에 내가 넘어갔다. 그 심판을 지금도 안다. 지금도 그 사람을 보면, 내가 ‘스파이크할 때 파울 준 사람’으로 기억한다.

인간사회가 형성되면서 증애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그러나 천지의 도는 이렇지 않다. 아주 공정하다.

④ 순리자연한 도: 생활이 순리자연해지면, 그 사람은 공부 더 할 것 없는 다 된 사람이다. 물 흐르듯이, 굽은 곳을 만나면 굽어서, 곧은 곳을 만나면 곧게 흘러간다.

4대강사업을 할 때 반대한 이유가 순리적이지 않고 자연에 대한 훼손이기 때문이다.

서원관생활, 교단생활을 하면서 기초적인 생활패턴인 일과가 순리자연하게 돌아가면 된다.

좌산상사님께서 “일과에서 득력하라”고 하신 것이다. 순리자연하지 못 하니까 억지로 한다. 마음이 나서 하는 것과 마음은 없는데 몸만 하는 것은 하는 것은 똑같지만 천지차이이다.

천지의 도를 공부하면서 팔도를 잘 체 받아서 공부하면 공부 끝난다.

⑤ 광대무량한 도: 이 반대는 속 좁은 것이다. 속 좁은 사람 보면 꼴 보기 힘들다. 조그마한 것도 수용하지 못한다. 대종경에 큰 산에는 많은 짐승, 식물들이 의지해서 산다***고 하셨다. 큰 산이 광대무량한 산이다. 대종사님이 그래서 소태산이시다. 모든 것이 그 품안에서 산다. 속 좁은 사람은 상대방 하나를 수용하지 못하고 차단시킨다. 우리가 살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이런 경우가 생긴다. 사람의 마음이 좁아지면 한없이 좁아진다. 지푸라기 하나도 수용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대조해 봐야한다. 내가 수용을 잘 하는가, 배척을 하고 있는가를 대조해보면 자기의 마음정도, 포용력을 알 수 있다. 사람에게는 광대무량한 도를 포용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⑥ 영원불멸한 도: 천부경에 "일시무시일 일종무종일(一始無始一 一終無終一)"의 말씀이 있다. 하나로 시작했으나 하나로 시작한 바가 없고 하나로 끝났으나 하나로 끝난 바가 없다.

대종사님과 동양사상은 시작이 없고, 시작이 없으니 끝이 없다. 서양 기독교사상은 시작이 있다. 시작이 천지창조이다. 시작을 만들었으니 끝이 있다. 말세, 휴거이다. 끝을 기다린다. 서양사상은 모순이 많다. 모순 많은 것을 극복하기 위해 해석학을 동원한다. 그래서 논리가 발전한다.

동양사상은 원체 완벽하기 때문에 해석할 필요가 없어서 논리가 발전하지 않았다.

영원불멸한 도는 시작한 바가 없으니 끝이 없다. 무시무종(無始無終)이다.

인류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이론이 천지은에서 나올 수 있다.

⑦ 길흉이 없는 도: 천지는 모든 만물에게 똑같이 베푼다. 이해관계가 없다.

태풍이 우리나라를 피해갔다고 좋아하는데, 태풍을 잘 아는 사람은 태풍이 지나가야 한다고 한다. 제대로 태풍이 지나가면 바다가 완전히 뒤집혀서 새로운 생명력을 찾게 된다. 인간이 자기에게 직접 관계되는 이해관계로 판단하면 길흉이 되지만, 원차적으로 판단하면 길흉이 없다. 태풍이 절대 흉한 것이 아니다. 고인물이 썩는다고 하는데, 조직이건 자연환경이건 바닥은 뒤집혀지면서 생명력을 공급받게 된다.

⑧ 응용무념한 도: 천지팔도의 결론이다. 대산종사님께서는 이 도를 대시주의 위력****이라 하셨다.

예전에 서원관에 있을 때 남학생 120명들에게 잔돈을 모으라고 해서 전북대학교 공심야학에 불공했다. 공심야학에서 원불교 전무출신한 사람이 많다. 나상호 교무, 곽진영 한겨레 중고등학교 교장 등이 공심야학출신이다. 잔돈모아준 것이 공심야학에는 엄청난 위력이었다. 남에게 베푸는 것을 시주라고 한다.

천지는 시주를 하면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 내가 공심야학에서 전무출신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 것도 나 잘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보통은 give and take이다. 천지는 give and give 이다. 주기만 하는 것이다.

천지은의 결론은 대시주이다. 한없이 주면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대시주가 나타나는 출처는 천지이다.

*인도품 1장~2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이제 도덕을 알고자 하니 그 마음이 기특하나 도덕이라 하면 그 범위가 심히 넓어서 짧은 시간에 가히 다 설명할 수 없나니라. 그러므로, 그대가 이 공부를 시작하여 상당한 훈련을 받은 후에야 점차로 알게 될 것이나, 이제 그 궁금한 마음을 풀기 위하여 우선 도덕의 제목만을 대강 해석해 줄 터이니 자세히 들으라. 무릇, 도(道)라 하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곧 길을 이름이요, 길이라 함은 무엇이든지 떳떳이 행하는 것을 이름이니, 그러므로 하늘이 행하는 것을 천도(天道)라 하고, 땅이 행하는 것을 지도(地道)라 하고, 사람이 행하는 것을 인도(人道)라 하는 것이며, 인도 가운데에도 또한 육신이 행하는 길과 정신이 행하는 길 두 가지가 있으니, 이 도의 이치가 근본은 비록 하나이나 그 조목은 심히 많아서 가히 수로써 헤아리지 못하나니라. 그러므로, 이 여러 가지 도 가운데에 우선 인도 하나만 들어 말하여도, 저 육신이 행하는 도로의 선(線)이 어느 지방을 막론하고 큰 길 작은 길이 서로 연락하여 산과 물과 들과 마을에 천만 갈래로 뻗어나간 수가 한이 없는 것같이, 정신이 행하는 법의 길도 어느 세상을 막론하고 큰 도와 작은 도가 서로 병진하여 개인·가정·사회·국가에 경계를 따라 나타나서 그 수가 실로 한이 없나니라. 그러나, 이제 몇 가지 예를 들면 부모·자녀 사이에는 부모·자녀의 행할 바 길이 있고, 상·하 사이에는 상·하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부부 사이에는 부부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붕우 사이에는 붕우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동포 사이에는 동포의 행할 바 길이 있으며, 그와 같이 사사물물을 접응할 때마다 각각 당연한 길이 있나니, 어느 곳을 막론하고 오직 이 당연한 길을 아는 사람은 곧 도를 아는 사람이요, 당연한 길을 모르는 사람은 곧 도를 모르는 사람이며, 그 중에 제일 큰 도로 말하면 곧 우리의 본래 성품인 생멸 없는 도와 인과 보응되는 도이니, 이는 만법을 통일하며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여기에 근본하였으므로 이 도를 아는 사람은 가장 큰 도를 알았다 하나니라.

덕(德)이라 하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어느 곳 어느 일을 막론하고 오직 은혜(恩惠)가 나타나는 것을 이름이니, 하늘이 도를 행하면 하늘의 은혜가 나타나고, 땅이 도를 행하면 땅의 은혜가 나타나고, 사람이 도를 행하면 사람의 은혜가 나타나서, 천만 가지 도를 따라 천만 가지 덕이 화하나니라. 그러므로, 이 여러가지 덕 가운데에 우선 사람의 덕만 해석하여 본다 하여도 그 조건이 또한 한이 없나니, 부모·자녀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부모·자녀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상·하 사이에 도를 행하면 상·하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부부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부부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붕우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붕우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동포 사이에 도를 행하면 동포 사이의 덕이 나타나서, 개인에 당하면 개인이 화하고, 가정에 당하면 가정이 화하고, 사회에 당하면 사회가 화하고, 국가에 당하면 국가가 화하고, 세계에 당하면 세계가 화하는 것이며, 그 중에 제일 큰 덕으로 말하면 곧 대도를 깨달은 사람으로서 능히 유무를 초월하고 생사를 해탈하며 인과에 통달하여 삼계 화택(三界火宅)에 헤매이는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한 가지 극락에 안주하게 하는 것이니, 이러한 사람은 가히 대덕을 성취하였다 하리라.]

**변의품1장- 대종사 선원 경강(經講) 시간에 출석하사 천지의 밝음이라는 문제로 여러 제자들이 변론함을 들으시다가,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은 천지에 식(識)이 있다고 하는가 없다고 하는가.] 이 공주 사뢰기를 [천지에 분명한 식이 있다고 하나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무엇으로 식이 있는 것을 아는가.] 공주 사뢰기를 [사람이 선을 지으면 우연한 가운데 복이 돌아오고 악을 지으면 우연한 가운데 죄가 돌아와서, 그 감응이 조금도 틀리지 않사오니 만일 식이 없다 하오면 어찌 그와 같이 죄복을 구분함이 있사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러면 그 구분하는 증거 하나를 들어서 아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하여 보라.] 공주 사뢰기를 [이것은 평소에 법설을 많이 들은 가운데 꼭 그렇겠다는 신념만 있을 뿐이요, 그 이치를 해부하여 증거로 변론하기는 어렵나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현묘한 지경은 알기도 어렵고 가령 안다 할지라도 충분히 증명하여 보이기도 어려우나, 이제 쉬운 말로 증거의 일단을 들어 주리니 그대들은 이것을 미루어 가히 증거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통하여 볼지어다. 무릇, 땅으로 말하면 오직 침묵하여 언어와 동작이 없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다 무정지물로 인증하나 사실에 있어서는 참으로 소소 영령한 증거가 있나니, 농사를 지을 때에 종자를 뿌려 보면 땅은 반드시 그 종자의 생장을 도와 주며, 또한 팥을 심은 자리에는 반드시 팥이 나게 하고, 콩을 심은 자리에는 반드시 콩이 나게 하며, 또는 인공을 많이 들인 자리에는 수확도 많이 나게 하고, 인공을 적게 들인 자리에는 수확도 적게 나게 하며, 인공을 잘못 들인 자리에는 손실도 나게 하여, 조금도 서로 혼란됨이 없이 종자의 성질과 짓는 바를 따라 밝게 구분하여 주지 아니하는가. 이 말을 듣고 혹 말하기를 "그것은 종자가 스스로 생의 요소를 가지고 있고 사람이 공력을 들이므로 나는 것이요, 땅은 오직 바탕에 지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리라.

그러나, 종자가 땅의 감응을 받지 아니하고도 제 스스로 나서 자랄 수가 어디 있으며, 땅의 감응을 받지 아니하는 곳에 심고 거름하는 공력을 들인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뿐만 아니라, 땅에 의지한 일체 만물이 하나도 땅의 감응을 받지 아니하고 나타나는 것이 없나니, 그러므로 땅은 일체 만물을 통하여 간섭하지 않는 바가 없고, 생·멸·성·쇠의 권능을 사용하지 않는 바가 없으며, 땅뿐 아니라 하늘과 땅이 둘이 아니요, 일월 성신과 풍운 우로 상설이 모두 한 기운 한 이치어서 하나도 영험하지 않은 바가 없나니라. 그러므로, 사람이 짓는 바 일체 선악은 아무리 은밀한 일이라도 다 속이지 못하며, 또는 그 보응을 항거하지 못하나니 이것이 모두 천지의 식이며 천지의 밝은 위력이니라. 그러나, 천지의 식은 사람의 희·로·애·락과는 같지 않은 식이니 곧 무념 가운데 행하는 식이며 상 없는 가운데 나타나는 식이며 공정하고 원만하여 사사가 없는 식이라, 이 이치를 아는 사람은 천지의 밝음을 두려워하여 어떠한 경계를 당할지라도 감히 양심을 속여 죄를 범하지 못하며, 한 걸음 나아가 천지의 식을 체받은 사람은 무량 청정한 식을 얻어 천지의 위력을 능히 임의로 시행하는 수도 있나니라.]

***불지품 1장-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이 세상에 크고 작은 산이 많이 있으나 그 중에 가장 크고 깊고 나무가 많은 산에 수 많은 짐승이 의지하고 살며, 크고 작은 냇물이 곳곳마다 흐르나 그 중에 가장 넓고 깊은 바다에 수 많은 고기가 의지하고 사는 것 같이, 여러 사람이 다 각각 세상을 지도한다고 하나 그 중에 가장 덕이 많고 자비(慈悲)가 너른 인물이라야 수 많은 중생이 몸과 마음을 의지하여 다 같이 안락한 생활을 하게 되나니라.]

****대산종사법어 교리편 34장 대산 종사, 사중 보은(四重報恩)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천지은은 만물에게 응용 무념으로 덕을 입혀 주신 대시주은이시니 우리도 그 도를 체받아서 무념 보시를 하면 보은이 되는 동시에 우리가 곧 천지와 합일하여 덕화가 만방에 미칠 것이요, 부모은은 우리가 무자력할 때 자력을 얻게 해 주신 대자비불이시니 우리도 그 도를 체받아서 무자력한 노약자를 보호하면 보은이 되는 동시에 우리가 곧 사생의 부모가 되며 삼세의 대효가 될 것이요, 동포은은 우리에게 자리이타로써 대협동이 되었으니 우리도 그 도를 체받아서 서로 돕고 서로 북돋우면 보은이 되는 동시에 내가 곧 사생의 지친이 되어 일체 동포는 자연히 공생 공영할 것이요, 법률은은 지공무사한 법도로써 우리를 보호하여 주시니 우리가 그 도를 체받아서 법규를 잘 지키면 보은이 되는 동시에 우리가 바로 법주가 되어 대자유세계가 전개될 것이니라.」

# 정전 내용을 접하면서 그 내용이 나오게 된 배경을 항상 생각하면서 접근하면 본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⑵ 피은의 조목

① 하늘의 공기

코의 주역할은 냄새 맡는 것이 아니고 호흡이다.

공기는 생명보존의 첫째 원칙이다. 천지는 공기를 무상으로 공급해준다.

요즘 대두되는 문제가 미세먼지와 황사인데, 미세먼지는 인간들이 생활하면서 나타나는 자연계의 현상이자 재앙이다. 황사는 바람이 흙먼지를 일으키는 것이다. 황사가 많이 온다고 해서 황사관련제품을 많이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덜 발생해서 망한 곳도 있다고 한다.

풍욕은 바람목욕인데, 내 옆에서 사는 교무가 풍욕하는 매뉴얼을 휴대폰에 입력해서 30분정도 해야 하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안하고 있다. 자연의 공기와 인간의 피부가 서로 살갑게 맞닿아져야 한다. 춥다고 옷을 많이 껴입으면 바람과 차단된다. 차단되면 건강이 안 좋아진다. 되도록 옷은 가볍게 입어서 자연이 주는 혜택을 마음껏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상태에서의 공기가 나빠질수록 인간의 터전이 황폐해지는 것을 알아서 피은의 조목을 절감하여 공기를 안 좋게 하는 행위는 배은행위이다.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의 온난화현상이 된다. 예전에는 자연환경에 순응하여 살았지만, 지금은 자연을 활용하여 인간이 그 자연을 살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간다. 그 예가 냉장고, 에어컨, 비닐하우스 등이다.

마산에서 부산으로 버스타고 가면, 사방이 비닐하우스가 깔렸다. 천권시대에서 인권시대로 변화하는데, 천권을 배은하면서 인권을 활용하게 되면 우리에게 다시 재앙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늘의 공기는 땅과 자연 순환되어야 정화가 된다. 비닐하우스, 아스팔트 등은 다 덮는 것이다.

총부구내에 아스팔트 처음 깔 때 학생들 반대가 심했는데, 학생대표가 당시 교화부장이셨던 법타원님을 찾아가 말씀드리니, 법타원님께서 “우리의 후손은 이 아스팔트를 걷어내실 것이다.”라고 하셨다.

공기가 안 좋아지는 조건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배은이다.

② 땅의 바탕

땅의 바탕이 있어서 만물이 생존할 수 있다.

모든 식물이 흙이 있어야 산다. 보통 이끼처럼 끼는 것 말고 바위에서 식물이 자라는 것은 바위틈에, 바람에 날려온 흙이 쌓여서 그 위에서 자라는 것이다.

기암절벽의 소나무 자라나는 것이 최고의 정원수이다.

가끔 비온뒤 지렁이가 흙에서 나와 아스팔트로 기어가는데 왜 죽으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모든 생물들은 흙에 붙어살아야 한다. 흙에서 멀어지지 않는 1층이 제일 낫다. 장 발효할 때 아파트 고층에서는 발효가 되지 않는다. 삶의 형체를 그대로 유지하게 하는 것이 흙이다.

흙의 신봉자, 최철한할머니가 계시는데, 자기 황토방에서만 잠을 잘 수 있다. 흙의 기운이 멀어지기 때문에 황토방도 높이 짓지 않는다. 현대인의 병이 흙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내 주변 교무님이 하루 30분씩 흙을 만지고 작업을 하라고 한다. 흙을 가까이 할수록 병이 멀어지고, 방은 가까이 할수록 병이 생긴다고 한다.

최철한할머니 손은 정말 부드럽다. 도자기작업하는 흙은 미세하기 때문에 화장품처럼 피부에 흡수되어 미용에 좋다고 한다. 지금 90인데, 발로 물레를 찰 정도로 건강하시다. 그분의 유일한 낙은 흙과 사는 것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은 흙과 자꾸 멀어진다. 흙을 밝을 공간이 없다. 서울신문에 ‘흙이 우리에게 주는 것’이라고 칼럼*을 썼다.

③ 일월의 밝음

삼라만상을 구별하게 한다.

일월의 밝음이 있어서 청황적백 고저장단(靑黃赤白 高低長短)을 구별하게 한다.

눈이 안 보인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일조량이 부족하면 생물들이 자라지 못한다. 자연생태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자연이 주는 영양소중에서 제일 영양소가 햇빛이다. 사람들은 자외선차단제를 많이 바른다. 고 김대중대통령 발인식에 참석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을 알았다. 뉴스에 보면 자외선을 너무 많이 쐬면 피부노화가 생겨서 얼굴이 주름이 많이 생긴다. 하루에 20분씩 햇빛을 쪼이면 혈관을 확장시키는 좋은 역할을 한다.

모든 만물이 음양의 조화에 의해 자란다. 양은 햇빛, 음은 달기운이 조화가 되면서 만물들이 생성발육한다.

(흑인은 적도근처에서 햇빛을 너무 많이 쬐면서 세세생생 지나다보니 유전자가 변화가 된 것이다. 양기운이 성한 곳에서 자자손손 살아서 유전자가 그리 변했다.

백인은 햇빛이 나는 때가 별로 없어 지금도 햇빛만 나면 옷 벗고 햇볕을 받으려고 한다.

황인종은 적당하게 햇빛을 받았다. 여름에는 많이 받고, 겨울에는 덜 받는 사시가 분명한 곳에 있어서 황인종이 되었다.)

해별, 달별, 지구별-삼성(三星)이 서로 기운을 주고받으면서 음양의 조화를 일으키게 한다. 그 음양의 조화로 모든 생물들이 자라고 죽기도 한다.

대종사님 학력은 서당중퇴인데, 대종사님이 어떻게 이렇게 다 아셨을까?

④ 풍운우로(風雲雨露)의 혜택

우(雨): 예전에 가물어서 배추가 폼은 잘 잡았는데도 크지 못해서, 세숫대야로 물을 퍼서 주었는데, 일시적인 것이다. 하늘이 할 일은 하늘이 하고, 사람이 할 일은 사람이 해야 한다. 사람이 아무리 해봐야 하늘이 하는 일을 대행할 수 없다.

비가 한번 쏟아지면 천지의 기운이 달라진다. 옛날에 가뭄이 들면 물대기하다가 싸우다 살인난다고 했다. 옛날에는 저수지도 없고 수리시설도 없었으므로, 비와야 물을 대는데, 가물면 물을 대지 못하니 사람마음이 각박해지고 인심이 흉흉해진다. 가뭄이 들면,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가 마음을 잘 못 써서 그렇다는 속설이 있었는데, 우리 교단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일제시대에, 농촌으로 부임을 가신, 한문을 잘 하신 선진님이 가뭄이 드니, 천황에게 덕이 없어서 가뭄이 들었다고 상소를 보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

우는 천지기운을 돌리는 것이다. 가뭄이 들면 사람마음도 가난해지는 모양이다. 비가 내리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정산종사님도 지기훈몽운만리(地氣薰濛雲萬里)***라고 글을 쓰셨다.

풍운우로의 혜택, 바람불고 구름끼고 비오고 이슬내리는 혜택으로 만물을 장양시키는 위력을 천지가 나투고 있다.

자연이 인간, 모든 생물들에게 주는 3대 영양소: 1.햇빛 2.공기 3.물

이 세 가지만 잘 조절하면 모든 생물들이 건강하게 자란다. 땅은 바탕이 되는 것이다.

⑤ 무한 수(壽)

여기서의 무한 수는 현재의 생존하는 모습으로 무한 수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의 무한 수를 말한다.

조그마한 교당에서 초상이 나서 전화가 왔다. 할머니교도는 당신 남편이 돌아가셨을 때 유교식으로 3년상을 나셨던 분이고 7남매를 두셨는데 그 아들들은 유명한 교수들이다. 재를 원불교식으로 할 건데 그 교무가 혼자서는 겁나서 못하겠으니, 이재까지 참석하셔서 재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하였다. 보통사람들은 변화의 이치를 모른다. 나에게도 버스정거장에서 예수천당 이라는 전단지를 주려고 한다. 믿으면 천당간다고 하는 그런 수(壽)가 아니다. 우리가 죽고 나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돌고 도는 변화의 수, 게송의 지극하게 도는 이치가 여기에서 말씀하신 것이다.

우리가 교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삼대영양소에 대해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 육신이 건강해야지 정신도 따라간다. 육신이 건강하지 않으면서 정신이 잘 한다고 하면 안 된다. 건강한 육신을 가지기 위해서 3대영양소를, 피은의 조목을 공부하면서 항상 생각하고 3대영양소를 잘 조절하는 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천지 피은을 잘 받는 사람이 된다.

* 서울신문 [생명의 窓] 흙이 우리에게 주는 것/이성택 학교법인 원광학원 이사장 2010-08-14 22면

21세기 지식정보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흙을 밟거나 만지는 시간이 거의 없다. 하루를 보내는 일과를 조금만 돌아보아도 이런 현상은 바로 알 수 있다. 아무리 흙을 밟고 만지고 싶어도 그럴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별로 없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대 문명의 편리함을 마음껏 누린다고 생각한다. 또 흙을 만지지 않는 것을 오히려 잘 사는 삶이라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현대인의 모습에 내가 딱히 반기를 들고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최소한 흙이 우리에게 주는 것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 보자는 것이다. 나는 흙이 모든 생명체의 생명을 살려 주는 바탕이라고 여긴다. 나무가 자라고 동물이 사는 곳은 시멘트나 돌 위가 아니라 바로 흙이다. 기암절벽 바위에서 자란 나무도 결국은 바위 틈새에 흙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내가 사는 주변의 많은 길도 시멘트 포장이 돼 있다. 그런데 비가 온 후 길을 가다 보면 가끔 지렁이가 시멘트 바닥에서 말라 죽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저 녀석이 왜 흙속에서 나와 저렇게 스스로 죽음을 선택 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갖게 한다. 흙과 시멘트 포장은 이처럼 커다란 차이가 있다. 생명과 죽음의 갈림길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가 생명체를 보듬고 있는 것은 지구가 흙으로 돼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래서 흙이란 모든 생명체를 유지하는 기본 바탕인 것이다.

원불교에서는 우주의 기본 요소로 사대(四大), 즉 지수화풍(地水火風)을 말한다. 이 지수화풍 사대가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모든 생명은 변화한다. 사대가 모이면 생명체가 나타나고 사대가 흩어지면 생명체도 사라지기 마련이다. 사람도 바람이 먼저 나가고 다음에 화가 빠지고 물로 돌아가고 마지막에 한줌 흙으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사대 중 가장 기본이 되는 바탕도 바로 흙이다. 이 세상 모든 생물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 흙이 이만치 중요한데도 사람들은 흙의 고마움을 잘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다. 손에 흙이 좀 묻었다 싶으면 바로 털어내고는 씻느라 바쁘다. 이것은 현대 문명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큰 병폐 현상 중 하나다.

내가 사는 전북 익산은 주위가 온통 황토로 덮여 있다. 차를 타고 가다 보면 황토가 쌓여 있는 것을 여기저기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나는 그 황토를 보는 순간 팔을 걷어붙이고 주무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리고 가끔 도자기를 만드는 물레 위에 앉아 황토를 주무르며 성형을 하기도 한다. 물레를 차고 흙을 주무르며 도자기를 만든다는 즐거움에 시간을 잊기도 한다. 흙은 정직하다. 욕심 가득한 마음으로 만든 도자기는 탐욕스러워 보이고, 깨끗한 마음으로 만든 도자기는 당당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흙은 이처럼 정직하다.

우리는 흙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느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흙을 마구 파헤치고 시멘트 포장 밑에 깔아 버리는 행위도 삼가야 한다. “이 좁은 국토에 무슨 도로를 그렇게 많이 내는지.” 도로를 내는 일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흙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최소한의 도로로 만족할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다행히 요사이 웰빙 바람을 타고 여기저기서 황토의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집을 짓는 데도 황토로 짓고, 황토 물을 우려 마시면 지장수가 되고 그래서 건강에 좋다고 하니 이제야 황토의 중요성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흙을 사랑한다. 아니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흙을 사랑했으면 한다. 흙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흙에 감사한다. 그래서 흙이 가진 위력을 생각하여 흙에 불공한다. 흙을 부처님 모시듯이 섬긴다는 것이다. 우리 생명을 유지해 주는 흙, 모든 생명체의 바탕이 되는 흙, 없어서는 살 수 없는 흙 여기에 불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우리 모두 흙이 주는 의미를 깊이 되새겨 보자. 그리고 흙에 불공하는 마음을 함께 일깨워 가자.

** ⒜원불교학과, 원불교 인물과 사상 중에서- 원기 24년(1939) 마령교당 교무로 재직할 때에 일본이 패도정치로써 너무나 조선을 우린하는 행패에 분격하여 천황에게 '지금 조선민중이 도탄에 빠졌으니 정신을 차려 새로운 정책을 세우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써 보냈다. 진정서를 도중에 압수한 고등계 형사가 이 글을 쓴 범인을 잡기 위해 진안에 경로잔치를 벌이고 시회(詩會)를 열었다. 여기에서 필체가 발각되어 천황경죄로 피검되어 광주형무소에서 1년동안 옥고를 치뤘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소태산대종사는 일경에 불려가 이리경찰서에서 하루동안 심문을 받았다.

⒝원불교학과, 원불교 인물과 사상 중에서- 송벽조의 천황불경죄 사건

원기 24년의 가뭄은 대단했다. 벼가 다 자랐는데도 늦여름 가뭄으로 못 먹게 되었다. 농사를 애써 다 지어놓고 김제들과 만경들은 물론 모든 논바닥들이 쩍쩍 벌어져 버렸다.

진안(마령)교당 교무 구산 송벽조는 생각하기를 이 흉년이 들어 못 살게 되는 것은 위정자들의 덕이 부족해서 하늘이 재앙을 준 것이라 여겼다. 그리하여 조선총독부와 천황이 들어 이런 흉년이 든 것이니 물러나라 하였고, 그들의 연호인 소화(韶和)를 소화(燒火)라 표기하며 준열히 나무라는 내용의 투서를 무기명으로 부쳤다.

총독부에서는 이 투서를 보고 불온분자 색출 지시를 내렸다. 글도 잘 쓰고 문장이 잘 된데다 진안서 보낸 소인(消印)이 찍혔으니 필시 진안에 사는 유학자가 분명하다 단정하고 전북도경에 진상을 밝힐 것을 지시하였다. 그래서 진안경찰서와 진안군수 명의로 백일장 개최를 하니 내노라하는 선비들은 다 모였다.

송벽조도 백일장에 참석하였다. 여기서 필적 감정에 의해 송벽조는 붙잡히고 그 인적 사항을 들추다 보니 불법연구회 창립주인 대종사님의 사돈인데다 그의 큰 아들(정산종사)은 영광지부장, 작은아들(주산종사)은 교정원장이고 본인은 마령지부 현직 교무이니 불법연구회 전체를 장악한 집안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리경찰서에서 불법연구회 창립주 대종사님더러 출두하라는 연락이 왔다.

출두 내용인즉 ‘당신 제자가 다시는 천황을 불경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시말서를 쓰라는 것이었다. 서류상의 형식적인 절차라 도장만 찍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대종사님께서는 이를 거부하였다.

서장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하면서 왜 안 찍느냐 채근을 하며 한나절을 실갱이 벌였다.

그러나 대종사님께서는 태연부동 도무지 응하질 않으셨다. 이 모든 일을 뒤에서 잘 되도록 주선한 가봉(황이천)순사는 안달이 났다.

황이천의 회고이다.

대종사님이 안 나오시니 나는 걱정이 되었다. 그동안 제가 나쁜 일이 없다고 모두 보고를 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 안 나오시나 걱정이 되어 나도 안절부절 했다. 만약 허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면 나는 죽게 되어 있었다.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경찰서 아는 사람한테 전화를 했다. 거기 불법연구회에서 온 선생 왜 안 나오느냐고 물어 봤더니 그가 말했다.

“그 영감 농판이여. 아, 아무 것도 아닌데 도장 찍으면 그냥 나가는데 안 찍는다고 버티는 것이여.”

대종사님은 기어이 안 찍고 해가 거의 져서 나왔다.

나는 대종사님을 보자 화가 났다. 그래서 한 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 종사님 왜 이제 오시오.”

“글쎄, 그렇게 되었구먼.”

“아, 그렇게 되다니요, 도장 찍으라니까 안 찍었지요?”

“그랬어.”

“아, 그렇게 미련하고 갑갑해 가지고 어떻게 대중을 지도한다고 하시오. 도장 찍어도 아무 상관도 없는 것인데 얼른 찍고 오시제 그렇게 고생했습니까?”

“아먼, 그렇제. 내가 미련하고 갑갑하제.”

나는 대종사님이 미련하고 갑갑한 사람이라 자인을 하시었으니 속으로 승승장군이 되었다. 그래서 조실로 따라 가면서 불평을 하였다.

“이천, 내가 무엇이 그리 미련하고 갑갑할까?”

“생각해 보시면 알지요. 도장 그것 백 번 찍어도 소용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안찍고 하루를 고생하시니 갑갑하지 않습니까?”

“그럼, 거기에 도장을 찍으면 그렇게 되는 것인가. 다시는 그런 제자가 없게 하겠다고 도장 찍으면 그렇게 되겠는가 생각해 봐.”

“안 되지요. 안되어도 상관없는 일 아닙니까? 법적 책임이 없으니 말입니다.”

“안 되는 일을 된다고 도장 찍는 것은 양심을 속이는 것이야. 수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빰을 맞거나 행패를 당하는 것은 금시 고칠 수 있으나 남 몰래 자기 마음을 살짝 돌려먹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수양은 절대 할 수 없는 사람이야. 그래서 나는 징역을 가도 그것은 안 찍어.”

그러니까 범부가 그 때 대종사님 심경을 어찌 알겠는가? 이것이 대종사님께 배워야할 정신이다.

송벽조는 결국 천황불경죄로 1년 6개월의 옥고를 치뤘다. -원불교학과, 원불교 인물과 사상 중에서

⒞실시품 10장

한 제자의 사상이 불온하다 하여 일경이 하룻동안 대종사를 심문하다가 [앞으로는 그런 제자가 다시 없도록 하겠다고 서약하라.] 하는지라,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부모가 자녀들을 다 좋게 인도하려 하나 제 성행(性行)이 각각이라 부모의 마음대로 다 못 하는 것이요, 나라에서 만백성을 다 좋게 인도하려 하나 민심이 각각이라 나라에서도 또한 다 그렇게 해 주지를 못하나니, 나의 일도 그와 같아서 모든 사람을 다 좋게 만들고자 정성은 들이지마는 그 많은 사람들을 어찌 일조 일석에 다 좋게 만들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앞으로도 노력은 계속하려니와 다시는 없게 하겠다고 서약하기는 어렵노라.] 하시고, 돌아오시어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오랫동안 강약이 대립하고 차별이 혹심하여 억울하게 묻어 둔 원한들이 많은지라, 앞으로 큰 전쟁이 한 번 터질 것이요, 그 뒤에는 세상 인지가 차차 밝아져서 개인들이나 나라들이 서로 돕고 우호 상통할지언정 남의 주권을 함부로 침해하는 일은 없으리라.]

⒟대종경선외록 교단수난장 12절

원기 二十四년(己卯) 큰 가뭄 때 적지 않은 큰 사건이 진안(마령) 교당에서 일어나 교단이 큰 시련을 겪었다. 구산(久山) 송벽조 교무가 일본 천황에게 가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편지를 보낸 사건이다. 이 일로 하여 구산은 옥고를 치렀고, 대종사는 이리 경찰의 환문을 받아 대종경 실시품 十장의 법문이 생겼으며, 회가(會歌)가 고쳐지고 감시는 더욱 심해졌다.

*** 정산종사법어 기연편 5장 - 정산 종사 월명암에서 글을 지으시니 [地氣薰濛雲萬里 天心洞徹月中間]이라, 번역하면 [땅 기운은 구름 만리 훈더이 적시우고, 하늘 맘은 달 중간에 깊숙이 사무치다]라 하심이러라.

⑶ 보은의 조목

① 밝은 도 ; 밝은 도를 체받아서 사리를 연구해서 걸림없이 알아라!

->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의 일을 알아야 하는 것이 천지보은의 첫 번째 조목이다. 사리연구!

신앙문과 수행문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연관되어 있다. 신앙을 잘하면 수행을 잘하고 수행을 잘 하면 신앙을 잘 하게 되어있다.

밝은 도에 보은하려면 사리연구를 잘 해야 하고, 사리연구를 잘 하는 것은 대소유무의 이치, 시비이해의 일을 밝게 아는 것이다.

밝은 도에 보은하는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공부는 속이지 않는 것이다.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말아야 한다. 무기심(無欺心)*. 살다보면 이 실천이 절대 쉽지 않다. 자기가 자기를 속이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천지를 속이지 않는 것이 된다.

이 밝은 도에 보은을 잘 하면 천지처럼 밝아지는 것이다. 천지의 식이 얼마나 밝은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제초제를 쓰면 안 된다. 인삼밭에 풀이 수북하게 났는데 2~3일 지나니까 다 풀이 없어졌다. 제초제로 풀을 없앤 것이다. 이게 천지를 속이는 것이다. 귀찮더라도 풀을 베고 메어야 그것이 보은이다. 10평짜리 잔디밭 챙기는 것도 힘들다.

② 정성한 도 ; 이 정성한 도를 보은하려면 시종여일하게 간단없이 하라.

간단없이 한다는 것은 하다가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하기 싫어서 등등으로 하다가 끊어진다.

하다가 하기 싫은 생각이 나는데, 그 하기 싫은 마음을 극복하고 처음 시작했으면 간단없이 시종여일하게 실천하는 것이 정성한 도를 체받고 보은하는 것이다.

대산종사님께 보은 잘하는 거 하나 있는데, 바로 눈지압이다. 손바닥을 비벼서 따뜻해지면 눈을 지그시 눌러주는 것을 세 번 한다. 눈두덩이 누르면서 호흡을 내뿜는 것을 3번, 눈 밑을 누르면서 호흡을 내뿜는 것을 3번, 눈가운데를 누르면서 호흡을 내뿜는 것을 3번, 다시 손바닥 비벼서 따뜻해지면 눈을 지그시 누르는 것 3번 한다. 개운하다. 대학교 4학년 때 듣고 그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했다. 경북대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시력이 나빠진 뒤(시력 0.7정도)로 계속 그대로이다. 지금도 문자 등의 작은 글씨도 안경없이 본다. 또 하나 있는데, 호흡을 들이마시고 코를 막았다가 탁 내쉬면 귀가 뽕~ 뚫린다. 뉴스 등의 작은 소리도 다 들린다.

한번 하면 계속해야 한다. 50년을 하루도 안 빠지고 한다. 지금은 일어나면서 허리복근운동도 한다.

선을 할 때 허리의 힘이 주어져야 단전호흡이 된다. 어느 분이 한번 가르쳐준 것으로 계속 한다.

시종이 여일하라! 정성한 도는 이론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해야 한다.

중간에 안 하려면 처음부터 시작하지마라. 시작했다 하면 계속 해라.

③ 공정한 도 ; 원근친소(遠近親疎) 희노애락에 끌려서 공정한 마음이 흔들리지 말아라.

사람이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람이 생긴다. 이사장할 때 원광대학교법당, 보건대학교법당, 디지털대학교법당, 병원 법당 이렇게 4군데 있는데, 그중 한 법당 교무님이 가끔씩 과일을 챙겨준다. 다른 법당교무는 안 챙겨준다. 그 교무님이 이뻐 보이는 게 사람 당연한 마음이다. 이사장 그만둔 지금도 가끔 챙겨주니 더 이쁘다. 이렇게 원근친소가 있는 것은 당연하고 좋다. 원근친소에 끌려서 취사하면 보은을 못하는 것이다.

교정원장할 때 나랑 가깝게 산 교무들은 변두리교당으로 배치하고, 좋은 교당으로 배치하지 못했다.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나는 마음을 그렇게 먹었어도 상대방도 용납해야 가능한 것이다. 상대방이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상대방도 이해가 되어야 한다.

④ 순리자연한 도 ; 합리와 불합리를 분석해서 취사를 잘 해라.

합리는 될 일, 불합리는 안 될 일이다. 이것을 구별을 잘 해야 한다.

될 일이면 정성을 들이고, 될 일이 아니면 처음부터 정성을 들이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판단이다. 될 일인가, 아닌가, 합리인가 불합리인가를 명석하게 판단해야 보은을 할 수 있다. 지도자가 될수록 이 판단이 중요하다.

천지는 차서가 분명하다. 봄 오면 여름오고, 가을 오면 겨울 오는 차서를 잘 체받아야 하다.

분명한 순환의 차서, 순서를 잘 순응하는 것이 순리자연한 도에 보은하는 행이 된다.

⑤ 광대무량한 도; 편착심을 놓아라.

한번 마음이 편착되면 굉장히 좁아진다. 마음이 좁은 사람은 갑갑하다. 그 사람만 갑갑한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까지 갑갑해진다.

사람이 널널하게 살아야 한다. 편착심이 생기는 이유가 정성을 쏟으면 쏟을수록 마음이 기울여져서 쏠리는 것이다.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마음이 쏠리는 것이다.

천지 보은조목에 삼학공부가 다 들어있다. 천지가 광대무량한 것처럼 마음을 헌거롭게, 넉넉하게, 여유있게 쓰는 것이 보은을 하는 것이다.

⑥ 영원불멸한 도 ; 만물의 변태와 생로병사의 해탈을 얻어라.

인간사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은 일시적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만물의 변태, 생로병사, 안 좋은 관계 등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이다.

금강경에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이라 하였다. 일체 유위법(함이 있는 법)이 꿈과 거품과 그림자 같고 이슬과 번개같다. 일시적인 것이다.

인간사에 일어난 것, 즉 생로병사, 만물의 변태에 끌리지 말아라. 일시적 현상이고 한때 지나가는 경계임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영원불멸한 도에 보은하는 것이다.

⑦ 길흉없는 도: 길흉에 끌리지 말아라.

인간사에 일어나는 모든 길흉은 뜬구름같은 것이다. 안 좋은 쪽이 생기면 사람마음이 안 좋은 쪽으로만 기울어진다. 천지가 길흉이 없는 것처럼 원래 길흉이 없는 것이다. 길흉에 끌리지 않는 것이 길흉 없는 도에 보은 하는 것이다.

⑧ 응용무념한 도; 동정간에 응용무념을 양성하라.

천지 8도 전체를 요약하여 보은의 조목으로 한마디로 말하면, 응용무념의 도를 실천하는 것이다.

대산종사님께서 천지는 대시주의 위력을 베푼다고 하셨다. 우리도 대시주의 위력을 베풀고 살아야 하는데 그 방법이 응용무념하는 것이다. 하고나서는 잊어버려야 한다.

인간은 “give and take”이다. 주면 받아야 한다. 그런데 받은 건 기억을 못하면서 준 건 기억을 잘 한다.

보은조목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무한히 베풀고 살아야 한다. 정신‧육신‧물질로 무한히 베풀어야 한다. 살다보면 베풀어야 할 때가 생기는데, 충분히 베풀고 살아야 한다. 적어도 자기 주변사람에게 충분히 베풀어야 한다.

* 대산1집 수신강요1 115. 세계평화 사대운동 중에서

1. 인류개진운동(人類皆眞運動)

참을 길러서 오늘도 참되게 살자

내 마음을 속이지 않고 - 무기심(無欺心)

사람을 속이지 않고 - 무기인(無欺人)

하늘을 속이지 않고 - 무기천(無欺天)

** 금강경 32장 중에서

모든 함이 있는 법(有爲法)은 꿈과 같고 환(幻)과 같으며 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 같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관(觀)을 할지니라.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

⑷ 배은

피은을 모르는 것이 왜 배은인지 생각해 보면 안다.

내가 은영이에게 무엇을 베풀었는데, 은영이는 전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면, 내가 베푸는 것을 받는지도 모른다. 모르는 것 자체가 배은이다.

천지로부터 무한한 은혜를 입고 사는데, 그것을 모르는 것 자체가 배은이다.

사은 전체가 다 이렇다. 세가지 피은·보은·배은을 모르면 배은이다.

⑸ 천지 보은의 결과

정전 원문에 보은을 잘하면 4가지를 얻는다고 하셨다.

① 천지와 내가 하나가 된다.

② 천지같은 위력을 얻는다.

③ 천지같은 수명을 얻는다.

④ 일월같은 밝음을 얻는다.

보은하면 내가 천지처럼, 넉넉하게, 만 생령을 살릴 수 있다.

여러분들이 잘나서 사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스승님들, 어른님들의 대호렴의 덕택으로 살아간다. 그것이 느껴져야 한다. 금강경에도 ‘선부촉 제보살 선호념 제보살’*이라 하였다. 스승님들의 대호념이 천지의 위력과 같은 것이다.

* 금강경 2장 중에서 - 여래는 모든 보살을 잘 호념하며 모든 보살에게 잘 부촉하나니,

여래선호념제보살(如來善護念諸菩薩)하시며 선부촉제보살(善付囑諸菩薩)하시나니

⑹ 배은의 결과

피은을 모르면 왜 배은이 되는지 배은의 결과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천벌을 받는다고 하면 무서운데, 그 천벌 받는 내역을 보면, 나도 어떨 때 천벌 받고 있구나 싶다.

① 사리간에 무식하다: 무식한 것 자체가 천벌이다.

② 매사에 정성이 적을 것

③ 매사에 과불급한 일이 많을 것: 과불급한 일이 많은 사람의 옆에 있어면 옆의 사람까지 괴롭다. 과한 것은 너무 잘 하는 것, 불급하는 것은 못하는 것인데, 이 자체가 천벌이다.

④ 매사에 불합리한 일이 많을 것: 합리와 불합리를 구별 못하니 안될 일, 엉뚱한 일을 한다. 안될 일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⑤ 편착심이 많을 것 : 한 쪽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⑥ 만물의 변태와 인간의 생·로·병·사에 끌릴 것

⑦ 길·흉·화·복이 많아 흔들릴 것이다.

⑧ 덕을 써도 상에 집착한다.: 응용무념을 실천하지 못하여 내가 덕을 베풀었다는 상을 갖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덕을 안 베푼 것만 못하다.

결론은 우연히 돌아오는 고(苦)나 자기가 지어서 받는 고는 곧 천지 배은에서 오는 것이다.

현재 받는 고락을 과거 원인에 따라 분류를 한다. 그 분류가 우연히 받는 고락, 지어서 받는 고락 4가지이다.

우연히 받는 고락은 원인을 모르는 것이고, 지어서 받는 것은 원인을 아는 것이다.

원인을 아는 고락을 느낄 때 있는가? 알아야 한다.

고락에 대한 성가*에도 ‘우연히 받는고락 어디있으랴 알고보면 지어받는 고락이니라’ 라고 하였다.

자기가 모를 뿐이지, 반드시 원인이 있다.

천지은은 일원상 진리은이나 마찬가지이다.

천지 팔도를 알아서 팔도에 대한 보은의 조목을 하나하나 실행하면 신앙·수행이 그 속에 다 들어 있다. 엄청나고 무서운 배은의 결과를 밝혀주시니, 보은의 실천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 苦樂의 노래 (89장 괴롭다 즐겁다 하는 이들아 )

1. 괴롭다 즐겁다 하는 이들아 고락의 원인들을 생각해보라

우연히 받는고락 어디있으랴 알고보면 지어받는 고락이니라

2. 고락에 영원하온 고락이 있고 변하는 고와낙이 있음을 알라

변하여 고될 낙은 그른 낙이요 낙으로 변할고는 좋은 고니라

3. 불자야 그른 고락 오지않도록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를 하고

정당한 고락으로 무궁한 세월 법으로 길들여서 길이 즐기세

[김성길(영호)]

참! 열심히 사시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