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람문학회 문학기행 (2) ; - 의령 백산 안희제 선생 생가 의병장 곽재우 장군 생가
▣ 일시 ; 2011.05.28. ▣ 코스 ; 창원 주남저수지→ 창녕 우포늪 → 의령 백산 안희제 선생 생가 → 의병장 곽재우 장군 생가 → 이병철 선생 생가→ 일붕사
백산 안희제 의사 생가
그 숭고한 영혼은 어디로 가고, 말없는 건물만 잔설처럼 남았구나.
태고의 고독과 비애가 내려 앉은 터에 후세인들은 무심히 웃음으로 거니네.
님이 마시고 힘솟은 그 우물, 이제는 박제된 표본같구나.
앵두나무 우물가 장독대 엿 볼 수있는 이웃집 처녀있었을까? 역사의 무게를 꽃들이 경쾌하게 날려 버리네.
활기찬 오동잎 기세를 받아가자.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도, 매실 익어가듯 추억을 익혀가자.
역사를 회상하며, 심각한 수준으로 걷고 계시는 사무국장님.
선생님의 바스락 거리는 내면의 마음, 간절한 시선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계절 풍경은 잊자. 역사도 잊자. 디카에 클라우드에 다 넣어가면 그 뿐.
의령 백산 안희제 선생 생가
이 재 익
유년시절 뛰놀던 들판에 곱게 자라는 벼모종은 임이 힘쏟던 육영의 상징인가.
임 마시고 힘 솟은 우물은 박제된 표본 같고 오동나무 잎맥이 역사의 무게를 힘차게 날려 후세인은 무심히 웃으며 거닌다.
앵두나무 담장 너머 이웃집 처녀가 연모하던 옛사랑의 그림자는 매실향에 숨어 오늘도 옛집 터를 맴돈다.
독립정신 그 숭고한 영혼과 선구자의 고독한 비애가 말없는 옛집 건물에 잔설처럼 반짝인다. ------------
* 백산 안희제 선생 ; 1885년 경남 의령군 부림면 입산리(속칭 설뫼마을)에서 태어나, 근대 학교 육영사업과 신학문 보급에 힘쓰고, 부산에서 세운 백산상회를 통해서 벌어들인 재력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공급하는 애국활동에 헌신했다. 말년에 고문을 당하여 1943년 9.2. 향년 59세로 타계하셨다.
침묵의 비밀은 어디에 숨어있나?
멈추지 않는 탐구심.
백산고가는 의연히, 반갑게 맞아주어도, 정주고 떠나는 나그네의 발길은 붙들지 않는다.
환한 등불이 이보다 더 밝을까. 두 선생님의 미소와 내면의 미소.
작약인지, 모란인지, 행복하나, 외로움 하나, 누가 바라 보느냐에 따라서 꽃은 천의 얼굴을 한다.
애국의 들판이다. 백산선생 유년시절 뛰놀던 그 고향 옛터.
의령 곽재우 장군 생가
할 일은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 ‘진인사 대천명’의 숭고한 삶의 터전.
연민은 접어두자. 옷깃 여미며 역사 뜰에 서성여도 좋으리. 큰 공 세우고도 부귀영화를 초개처럼 사양한 임진년 의병장 곽재우 장군!
시향 묵객들에 밟히니 잔디도 기꺼이 환영합니다.
의령 곽재우 장군 생가
이 재 익
국가 존망 누란의 위기에 처한 임진 연간에 누구도 앞서기 어려운 위험 속에서 특출한 용기와 지략으로 큰 공을 세운 망우당* 장군.
누가 청사(靑史)를 위해 한 목숨 불태우랴 마땅히 할 일을 한 것뿐이라는 위연(威然)한 자세, 부귀영화를 초개처럼 사양하였다.
영고성쇠(榮枯盛衰) 역사교훈이 건물의 송목향(松木香)에 스몄으니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숭고한 교육터전이어라.
연민은 접어두고 옷깃 여미며 역사의 뜰에 서성여도 좋으리 임이시여, 호국영령이시여 오늘의 후세인들 나약함을 꾸짖어 인도 하소서. ---------
* 곽재우(1552-1617) 장군, 임진왜란시 공을 세운 의병장. 호는 망우당(忘憂堂). 홍의장군(紅衣將軍)
누구나 가진 것 모두 두고 미련없이 떠나야 하겠지만...
내 옆에 핀꽃, 내안에 핀 꽃.
역사의 자취는 멀고 깊고, 선생님도 오늘 역사공부 많이 하시네요.
영고성쇠는 건물의 송목향에 스몄구나.
노래를 부르랴, 시를 읊으랴. 아니 이대로 사색이 좋으리.
고달픈 인생 머리위에 내리는 흰눈같습니까? 어여뿐 여인의 얼굴에 바른 화장분같습니까? 나는 5~6월에 피는 이팝나무입니다.
이팝나무꽃
이 재 익
오뉴월, 희디 흰 작은 꽃송이 다발이 크고 푸른 잎사귀와 이루는 색상의 대비는 시원스럽기도 하여라.
옛적엔, 배고픈 민생들이 이 꽃을 보고 이밥*이라며 잠시 환상에 젖어 주림을 잊기도 했고....
때로는, 고달픈 일감과 끝없는 슬픔에 잠긴 민초들 머리 위로 흩날리는 흰 눈 같았다.
나는, 아름다운 여인의 화장분이 연상되어 스스로 화들짝 놀라 얼굴 붉어진다.
------------- * 이밥= 쌀밥
6월에는 밤꽃과 함께 산야를 흰눈처럼 덮어서 세상을 정화시킵니다.
의령 세간리 은행 나무
소상보 선생님이 탄복하셨습니다. 늦은 유채꽃과 이른 메밀꽃이 이렇게 만나서 절묘한 색조를 이룰 수있구나!!!
선생님은 아직 마음에는 파도 치고, 정열이 타지만, 이렇게 뒷짐을 지고 애써 눅이십니다. 이 메밀꽃 은은한 모습과 이미지가 딱들어 맞습니다.
세 분이 닮은꼴 같기도 하네요?
수백년 수령 세간리 은행나무, 우람한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
절제하고 양생을 잘한 인격체 같아요.
시백 선생님, 격동의 인생, 꿈꾼 인생, 현실에 안주하는 인생 모두 조용히 이 나무밑에서 곰삭여 가십니다.
의령 세간리 은행나무
이 재 익
수령 500년의 우람한 은행나무* 절제ㆍ양생을 잘한 인격체 같구나.
숙연한 마음으로 그 아래 서니 꿈꾼 인생, 격동의 인생, 현실에 안주한 인생..... 되돌아보는 인생 사념(思念)이 곰삭는다.
저 밭에는 철늦은 노란 유채꽃과 때 이른 흰 메밀꽃이 환상적인 색조를 이루어 젊은이 늙은이 어울려 조화롭게 살라는데 나무 그늘엔 노인들만 뵈니....
홀로 지켜 본 무상한 역사의 연장선에서 안타까운 몸짓으로 외롭게 흔들어댄다. 영성(靈性)이시여, 부디 마을의 번영 이끄소서. -------
* 높이 21m 가슴높이의 둘레 10.3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