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현실의 관찰
1. 일체의 구조
불교는 신이나 우주와 같은 초월적인 진리에서부터 설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인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현실 세계의 관찰로부터 시작한다
그 구체적인 현실 세계란 어떤 구조와 성질을 가진 것인가
1) 십이처설
인도에서 일체(sarvam)라는 말은 ‘모든것(everything)’이라는 의미로
우리들이 살고 있는 우주전체를 가르치는 말로 세계나 세간이란 말과도
같은 개념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생문 바라문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일체에 대해 묻자
일체는 십이처로 포섭된다.
십이처 : 눈-색, 귀-소리, 코-냄새, 혀-맛, 몸-촉감, 의지-법.
만일 이 십이처를 떠나 다른 일체를 시설코자 한다면 언설일 뿐 의혹만 더할 것이다.
열두 가지 이외의 것은 존재하지 않은 다는 입장이다.
그 열두 가지를 모든 것이 그 속에 ‘들어간다’는 뜻을 취하여
처(處)라 부르고 이 교설을 십이처설이라고 한다.
(1) 모든 존재를 인간의 인식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 인간에 의해
인식되지 않는 것은 일단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2) 십이처설에서 불교는 인간을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다.
육근 : 인식 주체가 되는 여섯 개의 감관
주체적인 인간의 특질을 ‘의지(manas)’
육경 : 인식 객체가 되는 여석 개의 대상 즉 환경
객체적 대상의 특질을 ‘법(dharma)‚
* 의지라는 것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와 능동적인 힘이 있는 것을 의미하며
법은 어떤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그에 상응한 결과를 나타내는 필연성을 지닌 것을 가르킨다.
2) 사대요소
물체는 몇 가지 요소로 분석되고 또 그것들을 화합하면 물체가 형성된다.
인간 또한 죽으면 몇 가지 물질적 요소로 분산되고 만다.
그렇다면 일체 존재에 대한 기본적인 물질적 요소는 무엇일까?
십이처 중에서 눈 귀 코 혀 몸의 오근(五根)과 색 소리 냄새 맛 촉감의
오경(五境)은 각각 사대로 분석된다고 설하고 그러한 사대가 화합한
것이 곧 색(色)이라는 것이다(잡아함 권13).
만일 오늘날 석가모니께서 탄생하셨다면 현대 자연과학의 원소설을 채택하셨음에 틀림없다.
3) 오온설
십이처 가운데 다섯 개의 감관과 그 대상이 이렇게 사대요소로 분석되고 그것이
화합한 것이 색 즉 물질적인 형체라면, 인간과 자연은 그 존재의 근저에 이러한
색을 갖고 있다고 말 할 수가 있다. 인간 존재 근저를 이루고 있는 이러한 물질적인
형체를 ‘색온(色蘊)‚이라고 부른다.
색은 사대가 화합한 것이고 온은 흔히 ‘쌓임(취(聚)‚이라고 번역되지
원말은 ‘근간적인 부분(branching part of the stem, part)‚ 이라는 뜻이다.
비물질적 기능의 존재성 설명
물질적인 색온 외에 다시 수 상 행 식이라는 정신적인 사온을 추가로 오온설을
제시하고 계신다 (잡아함 권3).
수 상 행 식의 사온은 물질적인 색온을 바탕으로 개체를 지속적으로 존속시키려고
느끼고(수(受) 생각하고 상(想) 작용하고 행(行) 식별하는 식(識) 정신적인 기능을
각각표현하고 있다.
인간 존재를 물질과 정신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다고 볼 경우 정신적인 부분은
생명활동이라는 측면에서 세분한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 십이처 : 일체 존재를 포괄하는 분류법
* 오온 : 새로운 차원에서 일체 존재에 대한 분류법
오온은 일체 존재를 가리키는 술어로 사용되고 인간 존재를 특히
한정적으로 지시하고자 할 때는 오취온이라는 말로 별도로 사용한다.
오온이 하나의 개체로 취착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오온과 오취온은 똑같은 것이라고도 못하고
다른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잡아함 권2)
오취온설은 물질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정신의 독자성을 분명히 하고
물질보다는 정신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육체와 정신의 관계를 생명 활동의 측면에서 관찰하고 있어
현실 세계의 현상을 정확하게 포착한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첫댓글 이제사 카페의 숨소리가 들리네요, 반야월보살님 그대 공부덕에 고물좀 묻혀 갑니다 . 감사 꾸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