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하늘 보고 의문을 내다
소태산대종사가 4살 되던 해,
마을 앞 노루목에 달이 떠오르면 어머니 등에서 "엄마, 달 잡으러 가!"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소태산대종사는 '저것이 무엇인가.' 한 번 잡아보고 싶어 했다.
어느 화창한 봄날에 하늘의 해를 붙잡으려고 집 뒷산인 옥녀봉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7세경부터 우주 자연현상의 신비에 대한 의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구도생활은 시작됐다.
'저 하늘은 얼마나 높고 넓은 것일까? 어찌하여 저렇게 맑고 깨끗할까?
저 하늘의 끝은 어디쯤일까?
거기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한 하늘에서
무슨 까닭으로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모여들고 사나운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것일까?
지금 저 해는 어제 떴던 해와 같은 것일까?
아니면 다른 것일까? 저녁에 서산으로 넘어간 해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달과 별은 왜 밤에만 빛나게 보이는 것일까?
달은 어째서 커졌다 작아졌다 없어졌다 하는 것일까?
땅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봄이 오면 파란 싹이 돋아나고 예쁜 꽃들이 피어나는데, 땅속에서 답답해서 어떻게 살아 있을까?….'
이러한 가지가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9세경에는 다시 인생에 대한 의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람은 무엇 때문에 살아가나?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죽은 사람은 땅속에서 살아가나? 아니면 하늘나라에서 살아가나?
사람은 죽지 않으면 안되는 것일까?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 없는가?
사람은 왜 천차만별로 살아가는 것일까?
다 같은 사람인데 무엇 때문에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 귀한사람, 천한사람,
착한사람, 악한사람, 잘생긴 사람, 못생긴 사람으로 차이가 많은 것일까?
나는 과연 누구인가?….'
소태산대종사의 구도생활은 자연현상과 인생에 대한 의문으로 더욱 깊어갔다.
소태산대종사는 10세경부터 부모님의 명에 의해 구호동에 있는 서당에 다녔으나
온갖 의문으로 가득 차 훈장의 가르침이 들어오지 않아
'하늘천(天)'을 가르치고, 다음 '따지(地)'를 가르치면 하늘천을 잊어버리고,
다시 하늘천 하면 따지를 잊어버렸다.
훈장이 "내가 수십 명 가르쳐보았지만 너같이 미련한 놈을 못 봤다.
책 갖고 집에 가거라"고 하자
"나도 마찬가지요. 나를 못 가르치고 가라하니
나를 못 가르치겠다는 훈장님한테 내가 배울 필요가 뭐 있겠소.
피차 마찬가지요. 나 갈라요" 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학동을 서당에 보낸 부모들은 훈장에게 선물을 했다.
그런데 소태산대종사의 부모님은 일이 좀 바빠서 선물할 일을 깜빡 잊었다.
훈장은 소태산대종사의 집에 감나무가 많은데도 감을 선물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약간의 사량계교가 있어 그해 동짓날 팥죽을 끓여 학동들에게 나누어 주며
소태산대종사에게는 팥죽을 나누어 주지 않았다.
며칠 후 훈장이 찾아온 친구와
'나는 담력이 강하고 기질이 호탕하여 하늘 한 쪽이 무너져 내려도 놀라지 않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주고 받는 이야기를 듣고
소태산대종사가 말했다.
"오늘 제가 해 떨어지기 전에 훈장님을 한 번 놀라게 해볼까요?"
"네가 감히 나를 놀라게 할 수가 있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
소태산대종사는 훈장의 아들에게 솔잎가지 더미에 불장난을 하도록 유도하여
마른 솔잎가지 더미가 삽시간에 불꽃이 솟아올랐다.
훈장은 소매가 넓은 도포를 벗어 오줌통에 적셔 허둥지둥 불을 껐다.
마을사람들도 뛰어나와 불길을 잡아 큰 피해는 없었다.
그리하여 서당 다니기를 그만 두었다.
소태산 대종사 탄생가 뒤 상여봉과 옥녀봉
소태산 탄생가의 감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