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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방식이 언어의 구조를 결정한다 1
‘미국사람들의 사고방식하고 영어하고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겠어’하고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나올 이야기들을 따라오다
보면 여러분들은 저절로 그들의 사고방식대로 생각하고 그들의 표현방식대로 영어를 구사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아, 이게 이렇게 중요한 것이었구나’하고 무릎을 치게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 영어를 있게
한 서양의 사고방식과 우리말이 있게 한 동양의 사고방식을 쉽게 비교해서 설명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동양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전체가 부분 즉 개체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우리 동양은 예로부터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우주가 기로 가득 차 있으며,
모든 만물은 기가 모여서 생겨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모든 사물들은 다 기에서 나온 것이므로
생긴 모습은 제각각 이지만 그 근원은 하나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개개의 사물들은 섬처럼 따로
독립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즉 모든 사물들은 생긴 모습이나 성질이 다르지만 다 기 안에서 한통속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각 사물들의 개체성은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만 의미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개체가 사라져 없어진다고 해도 전체는 변함없이 늘 존재합니다. 이것이 동양사람들의
사고방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을 할 때에도 항상 전체를 바탕에 깔고 말합니다.
‘우리’ 라는 말 자체가 울타리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전체를 상징하는 울타리가 바로
우리라는 말입니다. 동양의 사고방식은 전체는 부분들의 단순집합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커다란 날개모양으로 일정한 대형을 이루며 날아가는 철새들을 보면,
이것은 단순히 철새 한 마리 한 마리가 모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커다란 날개 모양의 대형이라는
것은 원래 철새 한 마리 한 마리와는 상관 없이 존재하는 것인데, 철새들이 이 날개 모양의
대형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모든 철새들은 이 대형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철새 한 마리 한 마리가 커다란 날개 모양의 대형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전체는 부분의
단순집합 이상이 되는 것입니다. 커다란 날개 모양의 대형은 철새들이 수 만리를 날아갈 수 있도록
해주며, 철새의 대형이 지닌 높은 효율성은 이미 공기역학적으로나 생태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전체가 가지는 대형의 구조에 의해 공기의 저항을 많이 받는 철새와 적게 받는 철새,
힘이 센 철새와 힘이 약한 철새들이 대형 안에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어 수 만리를
날아가는 모습에서 우리 동양사람들은 영감을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전체와의 조화를 이룰 것인가 하데 초점을 맞추어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말을 할 때도 항상 전체적인 상황 혹은 배경을 먼저 깔아 놓고 이야기 합니다.
나를 둘러싼 주변 상황, 여건, 배경이 자기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즉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전체가 개체를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에 늦게 들어간 핑계를 댈 때에도 ‘어제 10년 만에
우연히 친구를 만나서 하는 수 없이 술을 많이 마시게 됐어’라고 이야기 합니다.
장황하게 상황을 설명한 다음에 그와 같은 상황 때문에 자기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을 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방에 가서 책상 위에 있는
재떨이 좀 가져와라’라는 문장을 살펴보면 방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그 방안에 있는
책상을 이야기 한 다음에 그 책상 위에 있는 사물을 가져오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항상 전체적인 배경을 먼저 말한 다음에 구체적인 사물이나 개체는 제일 나중에 말합니다.
동양적 사고방식은 전체, 여건, 배경이 그 안에 있는 개체 혹은 개인을 결정하는 구조
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서양적 사고방식으로 넘어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서양의 사고방식은
전체라는 개념있기는 하지만 우리와는 많이 다릅니다.
그들에게 전체는 그냥 개체들을 모아 놓은 단순집합일 뿐입니다.
개체를 하나하나 빼어 버리면 결국에는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개체는 개체일 뿐, 전체와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 동양 사람들은
텅 빈 공간도 눈에 보이지 않는 기로 채워져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서양사람들은 허공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텅 빈 공간 조차도 하나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을 그들은 ‘nothing’으로 하나의 대상처럼 만들어 버립니다.
우리 동양사람들은 숫자 0(영)을 모든 숫자들이 생겨날 수 있는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숫자 0(영)은 모든 숫자 이전에 존재하는 숫자의 근원으로 생각하는 경항이 있습니다.
그러나 서양사람들에게는 숫자 0(영)은 숫자 1이나 2나 3과 같은 하나의 숫자일 뿐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아무것도 없는 것은 숫자 0(영)처럼 하나의 대상으로 보아 nothing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눈앞에 있는 개개의 사물들에 초점을 맞춥니다.
예를 들어 운동 선수들이 게임에서 승리하면 선수들끼리 서로 손바닥을 부딪치며 축하를 합니다.
이것을 영어에서는
‘하이 파이브(high five)’라고 합니다. 손가락 다섯 개를 높이 올려서 서로 마주친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초점은 다섯 손가락을 포함한 손바닥(전체)에 있지만
그들의 초점은 각각의 손가락(개체)에 있습니다.
그들의 시선은 먼저 손가락 다섯 개에 머무는 것입니다. 하이 파이브라는 표현은
우리같은 동양사람들은 결코 할 수 없는 표현인 것입니다.
그들은 항상 개체에서 시작합니다. 개체가 모두 없어지면 전체도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양의 사고방식은 개체가 전체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서양사람들은 의학도 마찬가지로 인체의 각 부분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통제할 수
있다면 몸 전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되고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에 가보면 외과,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방사선과…..수 많은 과를 만나게 된다.
그들의 초점은 언제나 전체가 아니라 부분, 즉 개체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개인을 구체적으로 통제하고자 합니다.
나는 군대를 카투사로 지원해서 미군부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이등병 시절 팀스피리트 훈련에 통역병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성남 비행장에서 헬기를 타고 오산비행장에 도착한 후, 팀스피리트를 위해 하와이에서
온 부대와 합류했습니다.
그들과 함께 오산에서 홍성까지 트럭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병력과 물자를 실은 차량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들의 물량과 장비에 깜짝 놀랐습니다. 훈련 한번 하는데 이렇게 많은
장비와 인력이 동원되다니 과연 부자나라는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나라는 언제나 저렇게 될까 하며 부러워했습니다.
팀스피리트 훈련은 한미 합동 군사훈련으로 청군과 홍군으로 나누어 가상 전쟁을 하게 되는데,
내가 속한 부대는 홍군이었습니다. 부대가 홍성에 도착하자 마자, 그들은 텔렉스와
같은 통신선을 제일 먼저 확보하고 기름으로 돌아가는 발전기를 돌리더니
순식간에 작전실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들은 전기가 들어오게 되자 수 십대의 노트북을 꺼내어 설치하고,
파일로 철해진 문서들을 보면서 뭔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궁금해진 나는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았습니다.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들은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매뉴얼을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 사람인 나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아, 이 사람들은 전쟁도 매뉴얼 대로 하는구나.’
그들은 이길 수 있다고 판단되는 전략을 수립하고, 그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플랜을 경우의 수를 생각하여 A, B, C로 세운다. 플랜 A가 실패할 경우 플랜B로,
플랜 B가 실패하면 플랜 C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들은 플랜대로 전쟁이 수행될 수 있도록
병사 개개인의 움직임과 각급 부대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면 전쟁에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분이 전체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서양적 사고방식입니다.
지금까지 동양적 사고방식과 서양적 사고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동양은 전체가 개체를 결정하는 반면에 서양은 개체가 전체를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사고방식이 언어의 구조를 결정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말의 어순과 영어의 어순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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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동양은 전체가 개채를 결정, 서양은 개체가 전체를 경정
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