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의 우리절 법당은 수업이 있는 주중 보다는 조금 한산하기 마련인데 오늘은 가는 곳마다 젊은 불자들이 줄지어 서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한불교청년회의 임원진 팔십여 명이 우리절을 방문 중이다. 오전 10시 40분 1진이 도착하여 총동문신도회 김상길회장님의 안내로 동문회실에 들러 잠시 환담을 나눈 후, 뒤 따라 온 일행과 합류해 세 팀으로 조를 나눈 뒤 우리절 순례에 들어갔다. 오늘 우리절 안내는 포교사단에서 맡아 주었다.
-총동문신도회장님의 안내로 동문회실에 들른 대한불교청년회 전국임원진 제1진-
대한불교청년회 80여 임원진이 우리절을 찾게 된 것은, 6월 23일부터 6월 24일까지 이틀에 걸쳐 열리게 되는 [제 26차 전국불교청년대회-대구대회]를 위한 준비모임이다. 청년대회 기간 중 6월 23일의 전야제 행사(우리절에서 일박)를 우리절에서 하게 되어 장소답사도 할 겸 회주큰스님을 친견하기 위해 오늘 우리절을 방문하게 되었다.
[사단법인 대한불교청년회]는 1920년 만해스님께서 만드신 [조선불교도청년연맹]을 그 모태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 뿌리 깊은 단체로 올해는 창립 87주년이 된다. 전국회장에 박법수님, 이번에 전국대회를 대구에 유치한 대구지구 회장에 이만희님.
무량수전을 시작으로 광명전, 옥불보전, 대웅전의 순으로 각 전각들을 둘러 본 일행은 12시 20분 다시 옥불보전 4층 대법당에 모여 스크린을 통해 미처 다 돌아보지 못한 우리절의 각 부서와 부대시설들을 다시 보는 시간을 가졌다.
-봉축의 여운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옥불보전 대법당-
-김상길 우리절 총동문신도회장님을 소개하는 대불청 박법수회장님, 김상길회장님은 대한불교청년회 대구지구 회장을 8대와 9대에 걸쳐 연임하신 대선배이시라고..-
● 그냥 된 건 아닙니다/큰스님 말씀
이어서 회주큰스님을 모시고 법문을 청해 들었다. “전국대회 전야제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말씀해 주시면 제가 답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한국불교대학 전체의 시설에 대해서도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해 주세요.”
큰스님의 말씀에 대한불교청년회 전국회장이며 이번 대회 대회장인 박법수님이 손을 들어 질문하길, 처음부터 계획을 세우고 이런 불사를 일으켰는지 아니면 하다보니 이렇게 커지게 되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큰스님께서는 통도사 행자시절부터 우리 불교에 대해 느껴온 바가 있었다는 말씀을 시작으로 불교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우리절의 발전사를 대입시켜 잘 설명해 주셨다. 우연히 대구를 지나다 운영상의 문제로 문을 닫게 된 어느 포교당 이야기를 전해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인수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불교대학의 현주소, 그리고 앞으로 천개의 분원도량을 이룩할 비전까지를 자세히 밝혀 주셨다.
어린이들의 교육시설인 옥불보전, 수행처인 대웅전, 복지시설인 무량수전, 지역아동센터가 들어서 있는 광명전 등을 소개하며 어린이 교육에서 납골당 시설까지 갖춘, 종교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아우른 불교타운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은 늘 처음처럼 감동적인 언어로 담아내신다.
-불교계에서의 청년의 역할을 짚어 주시는 회주큰스님-
-함께 자리해 주신 대공스님, 김상길총동문신도회장님, 신동호총동문신도회부회장님-
전북지구 회장님의 질문, 오늘 특별히 이곳을 둘러보니 다른 시설은 다 잘 되어 있는데 1,500명이 일박을 하게 될텐데 샤워시설과 잠자리에 필요한 모포는 준비가 되는지요?
답변: 네, 이곳은 상주하고 있는 대중스님들의 요사채 등은 시설이 완벽한데 수련회를 위한 장소로 지어지지 않고 일시에 예불을 올리고, 강의를 듣고는 일시에 다 빠져나가는 곳이라 신도님들을 위한 샤워시설은 없습니다. 특별한 행사가 없는 평일에도 수업 때나 재일 때는 이천명이 동시에 모이는 곳이라 화장실 사정은 그런대로 해결될 것 같은데 샤워시설은 당장 해결이 어렵겠고, 모포는 공문을 띄워 참석하시는 분들께 각자 모포를 지참하게 하든지 아니면 방석을 깔고 덮고 주무시든지, 주무시지 말고 철야정진하는 기분으로 토론도 좀 하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불자들이 회의는 또 좋아하지요? 결론도 안 나오는 끝도 없는 공사가 절 공사입니다. 여러분들도 끝없는 공사를 밤새도록 해 보시든지요.^^* 그렇게 하다보면 가끔씩은 하나 건질 것이 나옵니다. (이부분, 대구지구에서 모포를 준비하겠다고 했고, 샤워도 주위의 목욕탕을 이용해서라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공지..)
-이번에 전국불교청년대회 대구대회를 유치한 대구지구 회장 이만희님-
-샤워시설과 모포에 대해 의견을 내어 준, 전북지구 회장님-
● 오늘의 어록
. 청년들 중에서 많은 출가자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어디서 공부하나 마찬가지입니다. 경허스님 같은 분이 문중 때문에 경허스님이 되신 건 아니거든요.
. 저는 가진 돈은 없었지만 생각은 있었습니다.
. ‘저거는 맨날 고기묵고’ 그 책은 돈만 벌어온 게 아니라 신도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이곳은 동시법회, 동시강의 동시기도가 이루어지는 종합수행도량 대총림입니다.
. 사회적인 교육도 중요하지만 불교대학을 통한 재교육도 중요합니다.
. 청년들의 역할이 큽니다. 청소년법회의 지도선생님도 나와야 하고 사찰에 활기를 불어 넣는 역할을 해 주어야 합니다.
. 우리절에는 기수 포함 백개가 넘는 단체가 있지만 처음 만들 때만 절에서 조금 도와드리면 그 뒤는 저절로 알아서 조직이 굴러 갑니다.
. 제일 힘든 게 사람관리입니다. 돈은 오라고 하면 올 수도 있고 가라고 하면 갈 수도 있는데 사람은 그렇지 않지요. 저 사람 좀 안 나왔으면 싶은데 끝까지 애 먹이는 사람도 있고, 저 사람은 나와서 활동을 좀 해 줬으면 싶은데 또 그런 사람은 활동하지 않아요, 애 먹이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지요.
. 청년들은 객관적인 통찰력이 있지 않습니까? 보시고 좀 잘하는 불교집안이 있으면 외호도 해 주시고 선양도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원래 질문은 짧은데 답은 깁니다.
스님께서 말씀을 마치고 내려가신 뒤, 청년회 임원들은 지구별로 공지사항을 전달한 뒤, 행사준비와 관련하여 자체 질문, 답변 시간을 가졌으며, 대한불교청회가와 사홍서원을 부르는 것을 끝으로 오늘의 답사법회는 잘 마무리 되었다.
-오늘을 호흡하며 정진하는 젊은 불자 구도심 드높이고 자비손길 펼치며 부처님의 밝은지혜 일심으로 탐구하네 투철한 신행으로 진지한 구법자세 우리는 불제자 대한불교청년회~ 손뼉을 치며 대한불교청년회가를 부르는 청년회원들-
● 나눔으로 하나되는 열린 마음 열린 청년, 제26차 전국불교청년대회에 초대합니다.
향기로운 5월을 맞이하여 청안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불타는 신심, 힘찬 정진의 원력을 세워 출발한 대한불교청년회가 창립87주년을 기념하여 제26차 전국불교청년대회를 옛 화랑의 발상지이자 선비의 고장인 이곳 대구에서 개최합니다. 전국 청년 불자들의 행사에 바쁘시더라도 부디 참석하셔서 청년들과 함께 하는 희망의 시간이 되시고, 오셔서 밝은 빛을 뿌려주고 가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