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해서 알았습니다.
틈만나면 중얼거리며 입을 씰룩이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제 모습에서.
한 때, 지하철을 타면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몰랐습니다.
아가씨 짧은 치마가 눈 앞에 있으면 더더욱 그랬습니다.
빼곡히 들어 찬 지하철에선 손을 어디 두어야 할 지 몰랐습니다.
어쩔 수 없이 치한이 될까봐 짧은 두 팔 마냥 위로 뻗쳤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중얼거리는, 씰룩거리는 제 입 때문에
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헤쳐나갑니다.
좀 더 수월하게...
귀국해서 알았습니다.
틈만나면 중얼거리며 입을 씰룩일 때 새어나오는 뭔가를
미국 수도원 제대에는 마이크가 없었습니다.
혼자 중얼거렸어도 괞찮았는데
여기선 제대마다 성능 좋은 마이크들이 있어
다들 그 소리가 뭔지 궁금해 합니다.
저도 들었구요.
제 화살기도입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저희에게 구원을 주소서.'
화났을 때,
기쁠 때,
아무 생각 없을 때,
무시로...
한참을 하다보면 이젠 심령기도를 하는 것인지
뜻이 없는 소리가 휙, 획, 쉭, 쏵~~~
제겐 은총입니다.
그 모든 순간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준비하며
마음 모았습니다.
감사의 해를 살자고...
이제 씰룩이는 입 모습과 새어나오는 소리가
다르겠지요.
올해의 제 화살기도는
'하느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주님 저도 감사합니다. ^^
신부님, 저도 지난 해는 유난히도 화살기도를 많이 한 것 같아요. 절박한 상황에서도 주님의 은총임을 고백했어요... 아기예수님께는 감사의 경배를 드리게 되었어요. 저도 새해 부터는 무조건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겠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신부님, 저도 씰룩이며 살고 싶어요. 그런데 아들 녀석이 절더러 '혼자 말하기의 대가'라고 자꾸 놀려요. 기도 중이라고 말하는데도 자긴 그걸 본받고 싶지 않다나요? 참~
매 순간 주님과 함께 하심이네요.. 저도 오늘부터 기도 해보겠습니다. 매 순간 의식적으로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고...힘들때고 화날때도 그리고 기쁠 때도...감사합니다..*^^*
틈만 새기면 ......주님 감사합니다....신부님 감사합니다 .수녀님 감사합니다 자매님 형제님 감사합니다...올 일년 숙제로 매일매일 하겠습니다 ^^*살롬
어^^제 화살기도도 그건데요... ㅎㅎㅎ신부님 늘 주님안에서 행복하세요~~
투명한, 명경같은, 푸르른날 샘을 들여다 본 모습처럼 그렇게 생각된다면 저 마음도 조금은 맑은가요...? ㅎㅎ좋은말씀들에서 한아름 샘물 길어 갑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