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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제 기억과 인터넷 각종 자료를 종합하여 작성한 칼럼으로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재미로 읽어주세요.
오늘은 필리핀의 농구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최근 농구 월드컵에서 필리핀 농구의 위력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세계의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으로 접전 끝에 아쉬운 패배를 연이어 당하다가 결국 마지막 경기인 세네갈전에서 극적으로 승리를 차지했습니다. 저도 인터넷 방송으로 봤는데 필리핀 국민들의 열정이 넘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필리핀 농구팬들도 많이 보이더라구요. 우리나라가 1승했더라도 이렇게 눈물펑펑 흘리는 팬이 얼마나있을까 싶을 정도로 저도 감동받았던 장면이었습니다.
필리핀은 원래 농구를 못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아시아 농구 선수권대회 기준으로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우승을 차지한 나라가 필리핀입니다. 60년 첫 대회부터 73년까지 열린 7개 대회중 4회 우승 2회 준우승 1회의 3위로 100% 입상 실적을 보여온 필리핀은 이후 13년간 입상하지 못하다가 86년 다시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었습니다. 1954년에는 세계대회에서도 3위에 오른적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자랑했었지요.
하지만 이후 침체기를 거듭하며 2011년에는 다시한번 4강에 올랐으나 요르단, 대한민국에게 연이어 패하며 4위에 그치며 입상에 실패합니다.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때도 6위에 그치던 필리핀 농구는 2013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입니다. 귀화선수 마커스 다우잇과 제이슨 윌리엄, 오캄포, 알라파그 등을 앞세운 필리핀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고 개인기를 앞세운 농구를 통해 이란에 이은 2위를 차지하면서 농구 월드컵에 진출했습니다. 이후 필리핀은 국가적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안드레이 블라체라는 NBA 선수를 귀화시켰고 강팀과의 평가전을 많이 가지는 등 농구 월드컵에 모든 능력을 쏟아부었습니다.
이렇게 전 국민적인 지지를 얻고 출전한 필리핀 농구 국가대표팀은 이번 농구월드컵에서 1승 4패에 그치며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그 1승4패의 과정을 보셨다면 정말 감동의 스토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팀들과 상대로 경기 내내 접전을 펼쳤습니다. 첫경기였던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는 연장 접전끝에 3점차로 패했고, 그리스에겐 12점차로 졌으나 아르헨티나, 푸에르토리코라는 농구 강호들을 만나 접전을 펼치며 4점차로 석패했습니다. 이런 명승부를 보여주면서 아시아 내의 라이벌인 한국 팬들도 필리핀 농구의 팬이 되면서 필리핀의 승리를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필리핀은 세네갈을 맞아 승리를 펼쳤는데요. 이 경기또한 감동적인 명승부였습니다. 다 잡은 승리를 4쿼터 종료 33초를 남기고 3점슛을 얻어맞아 64:64 동점이 되고 이후 공격에 실패하며 연장까지 끌려간 필리핀은 설상가상으로 대표팀의 핵심인물인 귀화 센터 블라체가 5반칙 퇴장까지 당하고 맙니다. 그 때 남은 시간은 1분 55초, 69:69동점에서 자유투 2개까지 허용하며 69:71로 뒤진 상태가 됩니다만 이후 필리핀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더 뭉치는 계기가 되어 멋진플레이를 연속으로 보여주며 81:79로 극적인 승리를 따내고 맙니다. 필리핀의 극적인 승리에 감동받아 눈물을 펑펑 쏟는 필리핀 팬을 보면서 저도 울컥했습니다.
이렇게 필리핀이 농구 강국이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필리핀은 농구가 국기입니다. 전 국가적으로 농구는 최고의 스포츠이지요. 동남아시아 국가중 축구보다 농구가 인기가 많은 유일한 나라라고 하네요. 그래서 축구팀이 상대로 약하지요~. 예전 세부에 여행갔을 당시 충격받은 것중 하나는 빈부격차도 있었지만 웬만한 아이들이 다 농구져지를 입고 농구공을 가지고 놀았으며 심심치 않게 집 마당에 허름한 농구 골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게다가 필리핀은 농구 채널이 따로 있어서 24시간 농구만을 볼수 있지요. 그리고 필리핀은 미국,스페인에게 400년동안 지배를 받았으나 우리가 일본에 느끼는 감정과는 정반대로 고마운 나라라고 생각한다네요. 그래서 농구 스타일도 미국식으로 화려하게 플레이하며 룰도 NBA와 국제룰을 섞어서 쓴다고 합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필리핀 농구리그에는 PBA 10개팀 아래에 14개팀이 있는 Development-League라는 산하 리그를 하나 더 만들어 많은 선수들이 프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런데 14개팀이 있다고 보여지는데 올시즌 D-League에는 10팀이 참가했더라구요..
이렇게 많은 프로팀과 열정을 조합하여 필리핀 농구 리그는 엄청나게 흥행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는 1부리그팀들의 컵대회가 3번 있습니다. 그리고 D-League선수들의 컵대회는 최소 2회 정도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왔네요.
1부리그의 정식 리그는 PBA Commissioner's Cup, PBA Cup, PBA Governors Cup로 3개 리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4년에는 PBA 컵은 정규리그가 14경기를 했고, 나머지 2개 컵은 정규리그가 9경기씩 펼쳐지는데요. 여기서 특징이 있습니다. 이건 정말 저도 KBL이 본받을만하다고 생각되는데요. 필리핀 농구리그는 총 3개 컵대회로 구성됩니다만 Commissioner's Cup과 Covernors Cup은 용병제도를 택하고 있지만 PBA Cup은 자국 선수들만 출전하는 대회라는 점입니다. 이런 특이한 리그 구조덕분에 필리핀 농구팬들은 용병이 있는 화려한 경기와 자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메인을 장식하는 경기를 모두 볼 수 있게 되겠습니다. 그리고 용병에게 밀려서 벤치를 지키던 센터 선수들도 PBA컵에서는 날개를 단 듯이 활약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수에게도, 팬들에게도 모두 좋은 리그 구조라고 생각됩니다. 2014년에는 San Miguel Coffee Mixers가 3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는데요.. 아이러니한점은 각 컵 대회 정규리그 성적이 7승 7패, 5승4패, 4승 5패로 중위권에 머물렀다는 점입니다. 이쯤되면 토너먼트의 왕이라고 불러도 무방하겠습니다. 이처럼 필리핀 농구 리그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고 누가 우승할 것인지 전혀 예측을 할 수 없는 리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합니다. 토너먼트 결과도 모든 경기가 박빙이었으며 시리즈 전적도 2:1, 3:2, 4:3도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2011년부터 운영된 D-League는 Foundation Cup과 Aspirant's Cup두가지로 운영됩니다. 설립 이래로 D-League는 NLEX ROAD WARRIORS의 독주 체제였습니다. 7번의 컵대회중 2012-13 Foundation Cup을 제외한 6개의 컵을 독식했으며 못딴 컵대회마저도 준우승을 하는 등 엄청난 업적을 달성합니다. 2013-14 Season은 종료되었으며 이제 2014-15시즌을 앞두고 있다고 하네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필리핀 농구는 작년까지는 ASEAN League라고 불리는 동남아시아 연합 리그도 개최하여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각 리그 챔피언들이 모여 또 경기를 펼치는 것인데요 작년엔 팀당 22경기씩 할만큼 리그 규모가 상당했습니다. 여기서도 필리핀 농구팀인 San Miguel Beermen이란 팀이 정규리그 19승3패, 플레이오프도 우승을 차지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ASEAN League 원년 챔피언이었던 지금은 사라진 필리핀 패트리어츠에 이은 두번째 우승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슨일인지 올해는 참가하지 않더군요. 올해 아세안 리그는 인도네시아 2팀, 태국 1팀, 싱가포르 1팀, 말레이시아 1팀, 베트남 1팀 총6팀으로 구성되어 리그를 치르고 있다고 하네요..
이뿐만이 아니고 필리핀은 우리나라 과거 농구대잔치급으로 인기가 있는 UAAP라는 대학 스포츠 협회에서 운영하는 대학 농구리그가 있습니다. UAAP란 필리핀 대학 스포츠 리그를 말하는데 같은 시즌에 모든 종목이 같이 치러진다고 하네요. 이것도 프로리그 못지 않게 엄청난 인기가 있다고 하는데요. 1938년 창설된 이 대학농구리그는 2014-15시즌으로 Season 77을 맞이하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입니다. 8개 대학이 가입되어 있는 스포츠 리그이며 농구리그는 고등학생들의 리그인 Juniors, 여자 대학 선수들의 리그인 Women, 남자 대학 선수들의 리그인 Men 이렇게 세가지로 나뉘어 치러집니다. 올시즌은 아직 Men 종별의 정규리그가 종료되고 플레이오프를 앞둔 상태로 보입니다.
올해 리그는 신흥 강호인 Adamson University가 11승 3패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고 Far Eastern University, De La Salle University가 10승 4패로 2,3위 National University와 University of the East가 9승 5패로 공동4위를 차지하며 4위 결정전을 통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겠습니다.
여기 플레이오프는 좀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 상위 순위는 1번만 이기면 진출하게 어드밴티지를 줬네요. 정규리그 하위 순위팀은 2번을 이겨야 결승에 진출하게 되며 결승전은 3판 2선승제로 어드밴티지 없이 치러집니다.
남자부만 따지게 되면 Far Eastern University가 19회 우승으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고, University of the East, University of Santo Tomas가 18회로 뒤를 이었습니다. Juniors, Women, Men을 합친 우승 횟수는 University of Santo Tomas가 40회로 가장 많으며 최고 농구명문 학교로 불리게 되겠습니다.
이외에도 필리핀에는 앞서 언급했듯이 전국민이 농구를 좋아하여 길거리농구도 활성화되어있다고 합니다. 얼마전 7월에 열린 FIBA 3X3 마닐라 대회에서도 4팀이 나와 결국 필리핀팀인 마닐라 웨스트가 카타르 도하팀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결승에서 붙은 양팀은 예선에서 17:21로 카타르 도하팀이 이겼었는데 결승에서는 반대로 21:17로 필리핀팀인 마닐라 웨스트가 이기며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열정이 엄청난 농구의 나라 필리핀에서 농구를 못한다는건 상상도 할수없는데요.. 이런 필리핀도 90년대 농구 침체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곧 국제대회 성적으로 드러났구요 .. 다시 열기가 타오르는 현재 아시아 2위, 월드컵 승리 등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필리핀 국가대표팀.. 과연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비록 제가 필리핀을 경험한건 군대가기 전 부모님께 곧 군대간다고 동정심을 유발해 갔다온 세부여행 한번뿐입니다.. 나머지는 각종 인터넷 자료 등을 뒤져서 써내 글을 짜냈네요.. 제가 필리핀 농구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많이 부족한 글이겠지만 이 글을 다 쓰고나니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우리나라도 할 수 있습니다.. 필리핀처럼 대학리그,길거리농구가 활성화되고 KBL도 필리핀을 벤치마킹하여 국내 빅맨들이 살아날 방법을 찾아 나서야 빅맨 기피 현상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 대회만 앞두고 부랴부랴 준비하다가 농구팬들의 질타를 받기보다는 꾸준히 준비하고 세계 정상권 팀들과 정기적으로 평가전을 치르며 우리 선수들이 한수 배우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다가올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필리핀 농구 국가대표팀 모두 멋진 경기를 보여주길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