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배운 산맥은 산맥이 아니다.
풍수지리의 원리는 산의 정기가 용(龍)이라고 불리는 산맥(산줄기)을 통하여 혈에 전달되는 과정이다. 이는마치 인체의 심장에서 나온 피가 혈관을 통하여 온몸에 전달되는 과정과 같은 이치다. 인체 혈관이 절단되거나 막혀 피가 통하지 않는 다면 그 아래 신체 조직은 섞어 버리듯이 산맥도 중간에 끊기거나 잘린다면 산의 정기가 전달되지 않아 그 땅은 섞거나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오늘날까지 전국 어디에 있는 산이든 들판이 존재하고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산의 정기가 산맥(용, 산줄기)을 통하여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에서 배운 산맥 개념이 잘못되어 있다. 학교에서 우리 나라 산은 모두 백두산과 연결되어 있다고 가르치면서도 태백산맥이니, 소백산맥이니, 노령산맥이니 등으로 배운 산맥을 따라 가보면 중간 중간에 강을 만나 산맥이 끊기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 지리학의 핵심 원리인데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산맥은 이 원리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산맥의 명칭은 1900년부터 1902년까지 불과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일본 동경제국 대학 이학 박사이며 지리학자인 고또분지로(小藤文次郞)가 우리 나라 지형을 연구하면서 붙여 놓은 이름이다. 우리 나라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나라의 모든 산줄기가 백두산에서부터 시작하여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 정맥으로 나누어져 있고, 모든 산줄기는 끊김이 없이 모두 이어져 있다."고 파악하고 있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나 신경준의 산경표를 비롯해서 고려와 조선시대에 제작된 지도는 백두대간과 여러 정맥 그리고 거기서 분맥된 산줄기를 뚜렷하게 잘 그려 놓았다.
이러한 훌륭한 지리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정통 산맥은 무시되고 일본인들에 의해 그들의 식민지 통치와 일본 기업들의 국내 시장 침투, 그리고 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만든 지리를 지금까지도 그대로 교과서에 수록하여 배우고 있는 현실이다.
일본은 한일 합방을 전후하여 금을 비롯해서 조선의 광산물을 수탈해 가기 위해 한반도의 지질 및 광물 조사를 빈번하게 실시하였다. 그때 광물 탐사의 학술 책임자가 바로 일본의 지리학자 고또분지로(小藤文次郞)였다. 그는 땅위보다는 땅 속의 지질 구조에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지질학자 및 광산 기술자 등을 동원하여땅 속 구조를 치밀하게 조사하여 `조선 남부의 지세(1901년)` `조선 북부의 지세(1902년)`을 논문으로 발표하고 이를 종합하여 `조선의 산악론`과 `지질구조도`를 발표하였다. 그후 일본의 정치 지리학자 야쓰쇼에이(시진창영, 矢津昌永)는 고또분지로의 연구를 토대로 오늘날 장백산맥, 적유령산맥, 묘향산맥, 평안산맥, 함경산맥, 마식령산맥, 광주산맥, 태백산맥, 차령산맥, 소백산맥, 노령산맥이라 불리는 산맥도를 만들어 당시의 지리 교과서인 `고등소학대한지지(高等小學大韓地誌)`에 실었다. 이것이 지금까지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우리 나라의 지리 교육 현실이며 우리 국토의 산맥이다.
산맥이란 산의 정기가 맥을 통하여 전국에 이어지는 것을 뜻하는데 일제가 만들어 놓은 지도상의 산맥은 산줄기가 아닌 큰산과 큰산을 직선으로 죽죽 그어 놓았기 때문에 산줄기가 강을 만나 뚝뚝 잘린 부분이 많다. 이것이 어떻게 산줄기 산맥이 될 수 있으며, 모든 산이 백두산과 연결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땅위서 생활하는 인간을 위해 편리하게 제작된 우리의 정통 인문 지리서에 비해 일제가 그린 지리서는 땅속의 지질구조선을 기준으로 그렸기 때문에 땅위의 지형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지질이나 지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이 땅속 지질 구조를 분석하여 "시생대, 원생대, 고생대, 중생대 층의 분포와 화강암, 화강 편마암, 결정 편마암이 국토의 70%를 차지하며 퇴적암은 30%를 차지하고, 사질토가 많고 침식 분지가 많으며, 쥐라기 중엽과 말엽에 대 습곡 작용과 지각 운동에 의해 단층이 형성되었다." 등을 알아서 실재 생활에 얼마나 적용하여 살아가며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겠는가? 대부분 사람들은 땅속보다는 땅위 산줄기와 산 따라 흐르는 하천이나 강에 의해서 생활권과 생활 양식에 영향을 받는다. 즉 사람의 교류가 비록 직선 거리로는 가깝다할지라도 산 넘어 마을보다는 산줄기 따라 흐르는 강을 따라 같은 유역에 있는 마을과 더 활달하게 이루어진다. 고대 문명과 생활권이 한강 유역, 금강유역, 낙동강 유역, 섬진강유역 등으로 발전한 것처럼 인간의 삶과 문화는 땅위 산줄기와 강의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1)마천령산맥, 2)함경산맥, 3)낭림산맥, 4)강남산맥, 5)적유령산맥, 6)묘향산맥, 7)언진산맥, 8)멸악산맥, 9)마식령산맥, 10)광주산맥, 11)태백산맥, 12)차령산맥, 13)소백산맥, 14)노령산맥은 일제의 식민지 침략과 수탈의 잔재로 더 이상 한반도의 산맥일 수 없다. 우리 나라의 전통 산맥인 1대간(백두대간), 1정간(장백정간), 13정맥(낙남정맥, 청북정맥, 청남정맥, 해서정맥, 임진북예성남정맥, 한북정맥, 낙동정맥, 한남금북정맥, 한남정맥, 금북정맥, 금남호남정맥, 금남정맥, 호남정맥)이 진정한 우리의 산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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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우리 나라의 산맥
우리 나라 산줄기의 갈래를 알기 쉽도록 만든 지리서는 조선 후기 영조 때 실학자인 여암 신경준(1712-1781)의 산경표(山經表)를 비롯해서 고산자 김정호(?-1864)의 대동여지도가 대표적이다. 산경표에의하면 우리 나라 산줄기는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모두 15개다. 즉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 천왕봉까지 한반도를 세로 지르고 있는 백두대간을 기둥으로 여기서 분맥한 장백정간과 낙남정맥, 청북정맥, 청남정맥, 해서정맥, 임진북예성남정맥, 한북정맥, 낙동정맥, 한남금북정맥, 한남정맥, 금북정맥, 금남호남정맥, 금남정맥, 호남정맥이다.
대간, 정간, 정맥은 모두 주맥으로 어떤 것도 도중에 끊기지 않고 바다에 이르고 산맥 양쪽에는 산줄기 따라흐르는 강을 끼고 있다. 1대간, 1정간,13정맥에서 다시 가지를 친 산줄기를 지맥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크고긴 산줄기라 할지라도 바다에 이르지 못하고 강이나 하천을 만나 끝나고 있다.
1) 백두대간(白頭大幹)
백두산에서 시작해 원산(圓山) 두류산, 마대산, 원산(元山) 두류산, 백봉, 매봉산, 속리산, 영취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뻗은 한반도를 세로 지르며 뻗은 제일 큰 산줄기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도상거리 1625Km로 한반도의 모든 물줄기를 동서로 갈라놓는다. 현재 남북으로 분단된 상태에서 남쪽의 백두대간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향로봉까지 690Km다. 요즈음 산악인들 사이에서 백두대간 종주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 구간을 종주 하는데 보통 60일에서 7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도상거리라는 뜻은 25,000:1 지도나 50,000:1 지도를 놓고곡선자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한 것으로 오차가 있을 수 있으며, 산악인들에 의하면 실제 산행거리는 도상거리의 대략 2배정도 된다고 한다.) 장백정간과 13정맥은 모두 백두대간에서 분맥하여 산맥을 형성한다.
2) 장백정간(長白正幹)
백두대간의 원산 두류산에서 궤상봉, 관모봉, 고무산, 백사봉, 송진산 등 함경북도 내륙을 서북향으로 관통하여 두만강 하구의 섬 녹둔도 앞 서수라에서 멈춘 산줄기다.
3) 낙남정맥(洛南正脈)
백두대간의 끝 지리산(정확히는 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하여 옥산, 무선산, 봉대산, 천황산, 대곡산, 무량산,성지산, 영봉산, 대곡산을 거쳐 마산의 무학산, 김해 낙동강 하구의 분산에서 끝난 산줄기다. 북으로는 낙동강을 접하고, 서쪽으로는 섬진강을 보내고 진주 남강을 이끌고 끝에서는 낙동강을 접한다.
4) 청북정맥(淸北正脈)
백두대간의 마대산에서 서쪽으로 분맥한 산줄기가 낭림산에서 청천강을 사이에 두고 두 줄기로 갈리는데 청천강 이북의 산세가 서쪽으로 향하여 갑현령, 적유령, 구현, 대암산, 삼봉산, 우현령, 동림산, 단풍덕산, 비래봉, 천마산, 법흥산 등 평안북도 내륙을 관통하고 신의주 앞 바다 압록강구의 미곶산에서 끝나는 산줄기다.
5) 청남정맥(淸南正脈)
낭림산에서 서남쪽으로 흘러 청천강 이남으로 묘향산, 알일령, 용문산, 서래봉, 강룡산, 만덕산, 광동산, 청룡산, 오석산을 거쳐 서해와 접하는 대동강 하류 광량진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다.
6) 해서정맥(海西正脈)
백두대간의 원산 두류산에서 한 산맥이 서남쪽으로 뻗어 가다가 화개산에서 예성강을 사이에 두고 두 줄기로갈리는데 예성강 이북의 산맥이다. 곡산 대각산과 언진산, 오봉산, 천자산, 멸악산, 운봉산, 해주 수양산, 장연 불타산을 거쳐 서해 장산곶까지 뻗은 산줄기다.
7) 임진북예성남정맥(臨津北禮成南正脈)
임진강 북쪽과 예성강 남쪽의 산줄기로 화개산에서 개연산, 학봉산, 수릉산, 성거산을 거쳐 개성의 송악산까지 이어지고 서해와 접하는 임진강과 한강의 합수처인 개성의 진봉산까지 뻗은 산줄기다.
8) 한북정맥(漢北正脈)
백두대간의 추가령 근처 백봉에서 시작하여 한강 북쪽으로 백암산, 적근산, 대성산, 백운산, 운악산, 축석고개, 도봉산, 북한산, 노고산, 고봉산을 지나 서해와 접하는 임진강과 한강의 합수처인 교하의 장명산까지 뻗은 산줄기다.
9) 낙동정맥(洛東正脈)
백두대간의 매봉산에서 백두대간과 헤어져 백병산, 응봉산, 통고산, 백암산, 주왕산, 단석산, 가지산, 취서산,부산 금정산을 거쳐 부산 앞 바다 다대포의 물운대까지 뻗은 산맥이다. 낙동정맥은 낙동강 동쪽에 있으면서동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향했다.
10)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
백두대간의 속리산 문장대에서 시작하여 청주의 상당산성을 향하여 동쪽으로 돌아 좌구산, 보현산을 거쳐 죽산의 칠현산까지 이어진 산줄기다. 칠현산에서 북으로 한남정맥, 서남으로는 금북정맥이 갈라진다.
11) 한남정맥(漢南正脈)
칠현산에서 서북으로 향하여 칠장산, 백운산, 성륜산, 보개산, 수원의 광교산, 안양의 수리산, 소래산, 성주산, 계양산, 가현산을 거쳐 강화도 앞 문수산까지 뻗은 산줄기다.
12) 금북정맥(錦北正脈)
칠현산에서 서남쪽으로 향하여 뻗은 산맥으로 금강 북쪽에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칠현산, 안성 서운산,천안 흑성산, 국사봉, 광덕산, 차유령, 청양 일월산, 오서산, 보개산, 수덕산, 예산 가야산을 거쳐 서해 태안반도로 건너가 안흥진까지 이어진 산줄기다.
13)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
백두대간이 지리산에 이르기 직전 영취산에서 시작하여 장안산, 수분현, 팔공산, 성수산, 마이산, 부귀산을 거쳐 영취산까지 이어진 산맥이다.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이며 주화산에서 금남정맥과 곰재(곰치)에서 호남정맥으로 갈린다.
14) 금남정맥(錦南正脈)
금강 남쪽에 있는 산맥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화산(모래재 터널 북쪽 0.6Km 지점)에서 시작하여 운장산, 왕사봉, 대둔산, 천호산, 계룡산, 널티, 망월산, 부여 부소산, 조룡대로 달려 금강에서 끝나는 산줄기다.
15) 호남정맥(湖南正脈)
전주 동쪽 곰재(곰치)에서 시작하여 만덕산, 경각산, 내장산, 추월산, 무등산, 천운산, 제암산, 사자산, 일림산, 존제산, 송광산, 조계산, 도솔봉을 거쳐 남해의 섬진강 하류지역인 광양의 백운산과 망덕산에 이르러 멈춘 산줄기다. 동쪽은 섬진강이 남해로 흐르고, 서쪽은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이 서해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