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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그릴스의 맨VS와일드를 보자.
이 프로의 내러티브는 매회 거의 비슷하다.
생존을 위해서 1.끊임없이 움직이고 2.체온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 두 가지를 실행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에너지원의 보급 즉,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여, 베어그릴스가 괴기발랄한 음식(?)을 먹는 장면은 이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임팩트로 연출되고
이러한 계산은 어지간히 맞아 떨어져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로 어필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
우거 우거...
우워어어~~~~
그는 시종일관 걷고 뛰고 점프하고 기어오르고 매달리고 헤엄친다.
(물론 그런 장면을 다큐로 받아들일 나이와 경험은 우리 모두 한참 지났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을 찍기 위해서 실제로는 이렇게 먹어야 한다.
베어그릴스의 배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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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등산과 피로_03 에너지원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피로
우리는 산에서 굶으면 개고생 한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안다.
왜 그런지 저자의 설명을 보자.
천천히 걷는 것을 자동차에 비유하면 경제속도로 운전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경제속도로 운전하여도 연료가 떨어지면 엔진은 정지하게 된다.
인간의 운동에서도 같은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지칠 뿐 만 아니라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사고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먹는 일은 보기보다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本文 中)
1. 등산의 연료 : 탄수화물과 지방
체내의 탄수화물 및 지방 저장량의 관계.
그림에 표시한 수치는 중강도의 운동을 연속적으로 했을 때
각각의 연료로 계속할 수 있는 운동시간을 나타낸 것이다.
식물영양소(탄수화물, 지방) + 산소 -> 이산화탄소 + 물 + 에너지
여기서 다시 한 번 앞서 설명한 이 공식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본인의 연재를 정독한 친구들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부연설명을 덧 붙이자면 탄수화물과 지방은 톱니바퀴처럼 서로 상이한 특성이 맞물려 작용하며 우리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탄수화물의 특성을 보면,
-파워가 크다.
-저장량이 적다.
-산소가 필요 없다.
-근육 뇌 신경계의 에너지로 쓰인다.
-지방이 없어도 연소.
-젖산이 쌓여도 연소한다.
반면에 지방은,
-파워가 작다.
-저장량이 많다.
-유산소운동에만 이용 가능.
-근육의 에너지원으로만 쓰인다(기아상태에서는 뇌에서도 사용).
-탄수화물이 있어야 연소.
-젖산이 생성되면 연소되지 않는다.
이게 뭔 말인고 하니.
탄수화물은 지방을 연소시키기 위한 연소촉진제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래서 지방을 연소시키려면 탄수화물을 적극적으로 보급하면서 운동해야 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운동을 하면 피로할 뿐만 아니라 아울러 지방도 연소되지 않기 때문에 극도로 지치게 된다.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등산의 경우에는 사용하기 어려운 지방을 어떻게 원활하게 사용하는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탄수화물의 보급에 달려 있다. (本文 中)
요즘은 탄수화물 중독이다 뭐다 해서 매스컴에서 하도 떠들어대니, 탄수화물=비만 or 건강의 적!
뭐 이런 등식이 만연하는 분위기지만,
무엇보다 움직이려면 에너지원이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며 적당히 먹고 적당히 태워야 건강해 진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2. 먹지 않으면 뇌 활동이 떨어진다.
앞서 말한대로 탄수화물은 근육 뿐 아니라 뇌와 신경계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탄수화물의 고갈은 근육의 피로와 더불어 등산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운동능력과
사고력 판단력 집중력 의지력 등의 정신적인 능력의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
내 경험으로 봐서 일반적인 등산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산의 특징이 고도는 비교적 낮아도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암릉구간이 많아
민첩성, 평형성 같은 운동능력이 떨어지면 아차하는 순간 큰 사고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먹지 않아 비롯되는 이런 문제는 근육의 피로보다 더욱 중요한 지점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등산 중의 사고는 오전 11시와 오후 3시경에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이 시간대를 ‘마의 시간대’라고도 부른다.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침 또는 점심식사 이후 여러시간이 지나면서 탄수화물이 고갈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러한 시간대에 사고를 일으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멍한 상태로 걷고 있다가 넘어졌다’든가
‘넘어지기 전의 일은 전혀 기억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뇌 활동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本文 中)
지난 주 동문산악회에서 용봉산에 갔다가 모 선배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작년, 관악산 팔봉에서 추락하여 삼십분정도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한 쪽 팔이 완전 너덜너덜...
다행히 지나가는 등산객들의 도움으로 구조되었으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경험을 했었다고 한다.
선배는 추락 직전, 팔봉 바위 위에서 그냥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까지만 기억난다고...
무엇인가 연결이 되는 듯한 경험담이다.
3.먹지 않으면 근육이 손상된다.
여기서 잠깐...
아무 것도 먹지 못하여 기아 상태가 되면 신체가 점차 적응하면서 축적된 지방만으로
근육과 뇌를 활동하게 한다는 저자의 별도 설명이 있다.
그런데 우리 몸은 기아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 탄수화물이 고갈되기 전에 단백질을 먼저 분해하여 연료로 써버린다.
우리 몸에 단백질은 어디에 있을까?
가장 쉽게 떠오르는 거기...바로 근육이다.
등산을 해서 애써 키워 놓은 금쪽같은 근육을 도로 태워 등산을 하는 꼴이 되는 셈.
안 먹으면 말짱 도루묵!
4.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을까
본문에 소개된 전분류, 당류, 체중, 칼로리, 국제산악연맹권고안 등을 조목조목 열거할라치면...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친구들의 스크롤은 여기서 끝나게 될 것이므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간편하게 즐겨 먹는 음식을 준비하여 배고프기 전에 자주 먹으면 된다.
춥기 전에 입고 배고프기 전에 먹고 목마르기 전에 마셔라.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휴일에 근교 산에 각종 산악회다 뭐다 드글드글 산을 메운 아저씨 아줌마들 보면
삼삼오오 퍼질러 앉아 바리바리 싸온 음식을 잔칫상 수준으로 차려 놓고 먹어대던데
못 먹어 개고생이라니 이게 다 뭔 소린지 싶은 친구들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반적으로 아침밥 먹고 두시간 정도 산에 올라 푸지게 먹고 놀다가 한두시간 하산하는 산행에서 이런 얘기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뭐...그런 산행도 나름 즐거움은 있다.
하지만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고, 초보자도 자주 산에 오르다 보면 그런 먹자산행을 벗어나
남들처럼 불수사도북이니 북한산 12문 종주니 더 나아가 지리산, 백두대간종주 같은 것도 꿈꿔 보게 되는 법!
그리고 초보자가 적절하게 먹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등산 중에 소비하는 에너지는 예상외로 많다.
더욱이 등산처럼 장시간 지구성 운동을 하다보면 식욕이 억제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까닭에 등산 중에는 너무 많이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지 못하는 경우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평상시에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산에 가면 식사랑과 빈도가 많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습관상 많이(자주)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本文 中)
특히 한 여름 무더위, 한 겨울 맹추위, 궂은 날씨에는 더욱 먹기가 힘들어진다.
나도 재작년 여름에 멋도 모르고 북한산 쫓아 갔다가 총체적 고난의 행군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원인중 하나가 지금 생각해 보니 '안 먹어서'였다!
그러니 먹기 위해 오르건, 오르기 위해 먹건 간에...먹어야 한다.
#02 등산과 피로_04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아 나타나는 피로...는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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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막골리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그냥 알콜?
몰러 걍 먹던데로 머겅
참고로 지방은 거의 없을 듯. 막걸리 담글 때 지방은 산패의 원인.
막걸리와 라면은 내 산행의 목적이며 생체리듬 유지를 위한 필수품 !!!
치호야 다음편 기다리다가 목 빠지것다...2-4나 3탄을 어서 올려주게 ^^
역시 산에서는 막걸리가 진리.
한동안 괜히 바빠서 다음 편을 못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