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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일 대구지사 소속 기관사들의 봉사모임인 ‘아람회’는 소년소녀가장, 홀몸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아람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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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람회가 참여한 ‘천년의 미소를 간직한 경주에서의 아름다운 만남' 행사에서 어린이들과 회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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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는 아름다운 단어와 표현들이 너무나 많다. '아람'도 그 가운데 하나다. 국어사전은 아람을 "밤이나 상수리의 저절로 충분히 익은 상태 또 그 열매"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런 풍성한 마음을 담아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전하는 봉사단체가 있다. 바로 코레일 대구지사 소속 기관사들의 모임인 '아람회'다. 설수식(56) 아람회 회장은 "밤이나 호두 열매가 터질 듯이 열린 것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뜻에서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아람회로 이름을 정했다"고 얘기했다.
아람회는 코레일 대구지사 대구기관차승무사업소(소장 김종선) 기관사들이 모여 만든 봉사단체다. 1996년 결성됐으니 올해로 벌써 13년째를 맞았다. 대구지사 소속 기관사 270명 가운데 170명이 회원일 정도로 그 참여 열기가 뜨겁다. 늦은 밤 시간이나 새벽에 열차를 운행해야 하는 고된 근무환경에다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월급을 받는 기관사들이 봉사단체를 만들어 이웃사랑을 실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설 회장은 "당시 교회 장로를 맡고 계신 장병권 기관사 등의 주도로 기관사 몇명이 모임을 만들었다"며 "이웃을 돕자는 마음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아람회가 태어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아람회 창립 멤버인 설 회장은 2대 회장을 맡아 회장으로 12년 넘게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아람회 회원들은 매달 월급에서 1만원씩을 갹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회장을 비롯한 운영위원 이상 간부진들은 월 2만원씩 내고 있다. 이렇게 해서 매월 모이는 돈은 186만원. 이 가운데 매월 154만원을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에 기탁하고 있다. 어린이재단은 소년소녀가장, 저소득층 아동, 학대받는 아동, 장애인, 홀몸 어르신들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전문기관. 또한 사랑의 시야를 넓혀 북한 아동,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 중국 연변 아동의 교육비, 수술비, 생활비를 지원해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달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가 주관한 '천년의 미소를 간직한 경주에서의 아름다운 만남' 행사에 아람회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결연아동 40명과 아람회 회원 20명, 후원자 및 봉사자 30여명이 참여한 이 행사에서 코레일 대구지사는 새마을 열차편을 제공했고, 아람회 회원들은 어린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같은 달 대구 동구 제이스호텔에서 열린 결식아동돕기 행사에도 참여했다.
어린이재단에 기탁하지 않은 돈 32만원은 아람회 회원들이 직접 봉사활동을 하는 데 쓰이고 있다. 수년 전부터 대구 동구 덕곡동에 있는 안나요양원을 찾아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성금 전달 외에도 아람회 회원들은 요양원에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청소 및 목욕 봉사활동을 하고 친근한 말벗이 되어주기도 한다. 아람회 회원 가운데 20여명씩 참여하는 요양원 봉사활동은 두 달에 한 번꼴로 이뤄지고 있다. 박노진(48) 아람회 총무는 "기관사들은 한번 운행에 나서면 10시간가량 열차를 운전하는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렇지만 요양원에서 봉사를 하고 나면 마음이 뿌듯해진다"고 귀띔했다.
어린이재단 성금 기탁, 안나요양원 봉사 외에도 아람회 회원들은 다방면에 걸쳐 봉사활동에 열심이다. 농촌일손돕기를 하는 것에서부터 김장을 해 홀몸어르신들에게 전달하고 유조선 기름 유출로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에 기름띠 제거 봉사활동을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여름에는 물난리를 겪은 봉화지역에서 수해복구활동을 했다.
설 회장은 "봉사활동 초기에는 홀몸어르신이나 소년소녀가장을 직접 찾아 성금이나 생활필수품을 전달했다"며 "처음에는 서로 서먹서먹하기도 했지만 몇년째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족처럼 친해지고 정이 들게 됐다"고 했다. 박 총무도 "홀로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은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려하자 섭섭한 마음에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였다"며 "겉치레 봉사가 아닌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봉사를 하는 데 아람회 회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 아람회 회원은?
회장 : 설수식
총무 : 박노진
홍보담당 : 김일섭
운영위원 : 곽병옥 김길수 김원택 김창년 박대원 박진채 손경원 장성환 전상용 조영규 최동덕 연충흠 송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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