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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옷의 유물을 살펴보면 의료나 복식의 형태 뿐만 아니라 정교하게 바느질된 재봉상태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손바느질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재봉틀로 만든 것 이상으로 바늘땀이 더욱 세세하고 매끈하게 마무리되어 있고, 우물 중에는 직물의 올을 뽑아서 바느질한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원래의 직물과 봉재한 부분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바느질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특히 모시나 사로 만든 홑 옷류와 누비옷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부분적으로 바대를 대거나 주름을 잡은 것 하나도 체형의 상태와 옷감을 배려한 과학적인 바느질법을 이용하였으며, 이러한 점은 기계로 박아내는 요즘의 일률적인 바느질법과는 다른 큰 특징이다. 다음은 조선시대 유물에 나타난 부분적인 봉재법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본 것이다.
@ 깃 양식 : 조선 전기에 나타나는 이중깃을 깃나비의 중간 정도에 길이 방향의 박음질 선이 들어가서 마치 두 조각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는 것은 말한다. 겹옷은 깃의 겉감과 안감은 따로 재단하였으며, 홑옷은 겉감과 안감을 한 장으로 말라 깃 가장자리를 접어서 만들었다. 대개 이중깃을 만들기 위해서는 깃나비의 중간 부분을 0.2cm로 접어 고운 홈질로 선을 만들었다. 깃 상태는 솜옷이 겹으로 이루어진 경우와 솜을 둔 경우로 구분된다. 홑옷이라도 깃은 겹으로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솜옷은 깃에도 길과 마찬가지로 솜을 둔다. 그러나 겹옷의 경우에는 일상적인 겹깃 외에 깃에만 솜을 두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솜옷이나 깃에 솜을 둔 겹옷은 깃의 외측선을 0.5cm 나비의 도톰한 파이핑 효과를 얻기 위해 상침이나 고운 홈질로 둘러 박았다.
@ 동정 : 동정은 백색 명주천으로 부착한 것이 많이 나타나는데 요즘의 두꺼운 종이를 발라 만든 뻣뻣한 동정과는 차이가 있다. 동정의 끝부분도 각으로 처리하지 않고 사각으로 만들어 고운 홈질이나 세 땀 상침 등으로 고정시킨 봉재법이 발견된다. 동정은 의복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상침등으로 고정한 것은 실용성 이외에 장식적인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현재 동정 다는 방법과 같이 속에서 공그르기 형식으로 단 것도 있다.
@ 고름 : 조선 전기에는 겉깃의 끝이 거의 오른쪽 겨드랑점에 이른다. 겉고름은 우측 겨드랑 아래의 옆솔기 정도에서 매도록 되어 있다. 간혹 세 쌍이 달리는 경우도 있디만 대체로 겨드랑 옆선 길이 양끝으로 작은 고름을 두 쌍을 달았느넫 고름을 다는 방법에 있어서 옷감이 얇은 경우에는 직접 고름을 달지 않고 고리를 부착하고 고름을 고리에 걸어서 매는 식으로 간접 고름이 부착된 경우가 종종 보인다. 또한 고름의 색상은 대부분 짙은 자색 계통으로 길의 색상과 대조되는 색상을 사용하여 옷의 단조로움을 피하였다.
@ 고름바대 : 답호와 철릭에 고름바대가 보이는데 형태는 모두 같다. 고름바대는 고름을 달기 위한 지지대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선전기 포류에서 흔히 나타난다. 철릭의 고름바대는 금선이나 문단, 문사와 같은 고급직물이 장식적으로 사용하면서 고름바대 부분에 세땀이나 두땀으로 상침을 하는 장식이 표현된 경우가 많다.
@ 겁옷의 바느질법 : 안감과 겉감을 완전히 따로 만든 후 두 장을 붙이고, 가장자리는 거에서 5cm 정도 들어간 곳에 2땀 상침을 한다. 이는 겉감과 안감을 고정시키는 역할과 안감이 밀리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상침을 한 것은 겉으로는 거의 표시가 나지 않게 바느질하였다. 상침은 장식적. 실용적인 효과 두 가지를 다 충족시켜 줄 수 있어, 겹바느질한 옷에는 거의 대부분 상침이 되어 있다.
@ 철릭의 소매 : 철릭의 소매는 융복의 기능성을 살려서 제작한 것으로 한쪽이나 양쪽 소매가 탈착이 가능하게 만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길과 연결용 소매는 매듭단추와 고리로 소매를 연결시키는 방법, 홈질 양식으로 끼워 넣어 부착한 양식 등 실용선과 경제성을 최대한 고려한 봉재법이 보인다.
@ 철릭의 치마 주름 : 0.2 ~ 0.4cm정도의 촘촘하게 잡은 주름과 3~4cm의 큰 주름을 잡은 주름치마 형식의 주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름을 잡았는데 겉섶 자락과 겹쳐지는 안섶 자락의 치마 부분은 거의 한 폭 정도 주름을 잡지 않아서 외관상의 아름다움을 고려했다. 그리고 겹철릭의 경우 겉감은 0.2~0.3cm 간격으로 주름을 촘촘하게 잡으나 안감은 0.5~0.7cm간격으로 겉감보다 성글게 잡는다. 그리고 가는 주름을 펴지지 않도록 고정시키기 위하여 허리선에서 1.5~2.5cm내려온 지점에 조정시침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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