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죽시에서 부설거사는 세상 돌아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을 이야기했으나, 그 반대로 세상사는 것과 관계없이 본인이 주관대로 곧게 살아가는 굴원이라는 중국 전국시대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노래한 어부사중 실제로 와닿은 구절을 접시에 새겨 넣었습니다. ...."창랑이라는 강의 물이 맑으면 고귀의 상징인 갓끈을 씻으면 되는 것이고,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면 되지 않겠나..." .즉 세상이 변하면 변하는 대로 따라 가는 것이 사람들 사는 세상이라는 어부의 자세가 이 노래가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굴원의 강직성도 존경받아야 하겠지요.....글씨는 예쁘지가 않습니다....
어부사는 중국의 대표적인 '초사(楚辭..초나라 사람들의 노래)'가운데 하나로서 애절한 정조, 화려한 장식이 뛰어나는 글, 노래입니다.
굴원은 전국시대의 정치가이자 시인으로 초나라 회왕을 도와 눈부신 정치 활동을 하였으나, 간신의 참소로 호남성(湖南省)의 상수(湘水)로 추방을 당하였는데, 방랑 생활을 하다가 울분을 참지 못해 멱라수(汨羅水) 강물에 몸을 던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어부사는 세상과 타협않는 굴원의 강직한 성품과 세상 돌아가는 대로 살아가는 어부의 자세와 대조되어 더욱 작품을 빛나게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어부사의 전문(全文)입니다.
漁 父 辭(어부사) .....屈原(굴원)
屈原旣放 游於江潭 (굴원기방 유어강담)
굴원이 이미 쫓겨나 강가와 물가에 노닐고
行吟澤畔 顔色樵悴 形容枯槁 (행음택반 안색초췌 형용고고)
못가에서 시를 읊고 다니는데 얼굴색은 초췌하고 모습은 수척해라
漁父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 (어부견이문지왈 자비삼려대부여)
어부가 보고 묻기를 “그대는 삼려대부가 아니시오”
何故至於斯 屈原曰 (하고지어사 굴원왈)
무슨 까닭으로 이 지경에 이르셨습니까 하니. 굴원이 말하길
擧世皆濁 我獨淸 (거세개탁 아독청 )
세상이 다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衆人皆醉 我獨醒 (중인개취 아독성)
모든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 홀로 깨어 있었네
是以見放 漁父曰 (시이견방 어부왈)
이런 연유로 추방을 당했네, 이에 어부가 말하기를
聖人 不凝滯於物 (성인 불응체어물)
성인은 세상 사물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而能 與世推移 (이능여세추이)
세상을 따라 변하여 갈 수 있어야 하오
世人皆濁 何不淈其泥而揚其波 (세인개탁 하불굴기니이양기파)
사람들이 모두 탁하면 어찌 흙탕물을 휘저어 물결을 일으키지 않으며,
衆人皆醉 何不飽其糟而歠其醨 (중인개취 하불포기조이철기리)
사람들이 모두 취해 있으면 어찌 술지게미를 먹고 박주를 마시지 않으시오
何故 深思高擧 自令放爲 (하고 심사고거 자령방위)
어찌 깊이 생각하고 고결하게 처신하여 스스로 쫓겨남을 당하시오
屈原曰 吾聞之(굴원왈 오문지)
굴원이 말하기를, 내가 듣건대
新沐者 必彈冠 (신목자 필탄관)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관을 털어서 쓰고,
新浴者 必振衣 (신욕자 필진의)
새로 목욕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어서 입는다고 하였소.
安能以身之察察 受物之汶汶者乎 (안능이신지찰찰 수물지문문자호)
어찌 맑고 깨끗한 몸으로 더러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소
寧赴湘流 葬於江魚之腹中 (녕부상류 장어강어지복중)
차라리 상수에 몸을 던져 물고기 뱃속에 장사를 지낼지언정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 (안능이호호지백 이몽세속지진애호)
어찌 결백한 몸으로서 세속의 티끌과 먼지를 뒤집어 쓸 수 있겠소
漁父 莞爾而笑 鼓枻而去 乃歌曰 (어부 완이이소 고설이거 내가왈)
어부는 빙그레 웃으며 노를 두드리고 떠나가면서 노래하기를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 끈을 씻고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
遂去不復與言 (수거불부여언)
마침내 떠나가고 다시는 더불어 말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