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선행사
어제는 어버이날이고 오늘은 일요일이다. 화창한 봄날의 휴일을 맞아서 가족이 손을 잡고 산과 바다와 들로 즐거운 나들이에 나섰다. 속초에도 멀리서 찾아온 외지인들로 거리가 북적인다.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는 오후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차양막에 제비가 집을 짓는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열악한 조건임에도 집을 짓는 것이 가상한데 요즘 날씨가 좋아서 부지런히 공사를 진행하여 하루가 다르게 모양을 갖추어 이제 거의 완성단계다. 흙을 물고와서 부리로 콕콕 쪼아 보금자리를 지으며 지지베베 노래를 부르다가 제비부부는 훨훨 날아갔다.
손바닥만한 작은 화단에서 보라색 예쁜 꽃을 피우고 있는 야생화 매발톱을 들여다보다 방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즐겁고 유익하며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가부좌를 하고 침묵에 들었다. 침묵이야말로 어떤 부작용도 없이 자신을 거룩하게 정화하는 참다운 즐거움이다.
외출에서 돌아온 보살이 tv를 켰다. 불교방송에서 <부처님 오신 날>에 즈음한 축제행사를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있었다. 불교방송의 뉴스를 진행하는 예쁜 여자 아나운서와 이상벽씨가 함께 진행하고 있었는데 1부가 끝나고 2부를 진행 중이었다. 1부는 모르겠고 2부는 병들거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자선행사였다.
<부처님 오신 날>에 장충체육관에서 자선행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불우한 이웃을 돕는 자선행사야말로 참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산속에서 외부와 단절하고 화두를 탐구하고 염불이나 경전을 읽으며 공부해야겠지만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하며 십시일반 돕는 것은 복을 짓는 매우 중요한 수행이다. 마음을 고요히 맑히는 선정과 자비한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은 수행의 두 날개와 같다. 새가 두 개의 날개로 하늘을 날듯이 선정과 선행을 함께 병행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자선행사는 참으로 의미가 깊고 불교의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종교를 떠나 인간 본위의 바람직한 행사다. 부처님오신날은 거리에 연등을 달듯이 불우이웃돕기는 연례적인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회자가 장충체육관의 행사에 참석한 분들에게 핸드폰을 꺼내어 060-700-0011번을 누르라고 했다. 그러면 이천 원이 적립되어 병든 사람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꺼내어 060-700-0011번을 눌렀다. 우리집 인등보살도 핸드폰을 꺼내어 060-700-0011을 눌렀다. 전화가 폭주하는지 통화가 안 되어 한참 만에야 연결할 수 있었다.
백혈병으로 고생하는 분, 교통사고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있는 분, 정상적으로 호흡을 할 수가 없어서 호수를 꼽고 살아가는 분들을 영상으로 보여주었는데 저절로 얼굴이 찡그려졌다.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다. 간호하는 분은 어떤가, 밤잠도 제대로 못자고 환자를 돌보느라 몸은 마르고 쇠약한데 치료비가 없어 전전긍긍하며 사는 분들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라 그런 분들에게 미흡하지만 약간이나마 도움을 준다는 것은 좋은 일이며 복밭이 되리라 생각한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다는 환자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기적을 바라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소원하는 것처럼 세상에 기적이란 없는데 기적을 바라는 마음이 더욱 슬프고 안타깝게 했다.
가을 논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 황금들판을 이루고, 밭에는 싱싱한 채소가 출렁이고, 과수원에는 복숭아, 배, 사과, 포도가 주렁주렁 달려있는데, 그것들은 무질서하게 아무 인연도 없이 저절로 자라서 열매를 맺은 것이 아니다. 무릇 씨를 뿌리고 정성스럽게 돌보며 가꾼 사람이 있다. 그래서 함부로 벼를 베어가거나 과일을 따서 먹으면 안 되고 값을 치루지 않고 배추나 무를 뽑아가서 김장을 담그면 안 된다.
씨앗을 심고 가꾼 사람이 열매를 수확하는 것과 같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자기가 뿌린대로 거두는 법이니 만약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면 그것은 스스로 지은 나쁜 인연의 결과라 생각하고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
살아있는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말고 도둑질과 거짓말을 하지 말며 남의 부인을 범하지 말라. 특히 지중한 은혜를 입은 부모를 살해하거나 거룩한 성현을 악의적으로 욕하고 괴롭히며 해치지 말라. 탐욕과 증오를 버리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착하고 진실하게 살면 이것이 바로 기적을 일으키는 힘이니 고통의 세계에서 평안의 세계로 가는 지혜의 배다.
어떤 사람들은 이 세상 모든 것을 창조주신(여호와)이 만들었다고 한다. 만약 병과 괴로움을 어떤 신이 선물로 준 것이고 또 간호하는라 지치고 절망하는 것을 신이 그에게 운명으로 던져주었다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불가에선 살생을 첫째의 금기(禁忌)로 삼지만 난 세상을 잘못 만들어서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존재를 없앨 것이다. 못된 신을 죽이고 그에 대한 과보는 기꺼이 받을 것이니 나 하나를 희생하므로써 모두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다면 축복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창조주신이란 증명할 수 없는 관념이 만든 허상으로 모든 것은 원인(인)과 조건(연)을 따라서 전개되는 현상만이 흐를 뿐이다.
2010, 5, 12, 각우 윤철근
첫댓글 ()()()한달에 몇천원 이래도 보시할수 있으면.정말 보람될 것입니다.전에는 뭐라고 번호만 있으면 보내고 하였는데.
지금은 불교방송.동행.불자들이 하는 확실한 곳에만 보내고 있어요.돕는것이 타종교 따질것 뭐있나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작은 것이라도 확실하게 사용되어야지
교회건물 짓고.누락되어 뉴스에 나오는 그런곳에는 보내고 싶지가 않아요 십원도.ㅋㅋ인색 한가요?
축생에게 음식을 보시해도 공덕이 있다고 하는데
사람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요.
그런데 보시를 함에도
보시를 주고 받는 대상에 따라서 차이가 있습니다.
수행하는 분에게 보시하는 것이 제일이며
부처님이나 깨달은 성자에게 보시하는 공덕은
헤아릴 수 없는 큰 복을 받는다 하지요.
보시를 함에 대상을 차별하지 말아야 하지만
똑같이 보시를 해도 높고 낮음이 있으니
살펴서 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일 것입니다,, * ^_^
애고..
저는 집사람에게 부처님 앞에 불전 놓지말고...그 돈으로 불쌍한 노인들에게 드리는게 낫다고 입버릇처럼 잔소리 하는데..
이거 지옥 갈라나..
늙으신 부모님을 돌보고
병들고 불쌍한 노인들을 돌보는 것은
붓다를 공양하는 것과 같다고
석가모니께서 말씀하셨지요.
가난하고 불쌍한 노인들에게 보시했다면
부처님께 보시한 것과 같을 것입니다,,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