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감독 레지스 트렘블레이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내는 제주 강정 평화의 편지.
저는 다큐멘터리 ‘제주의 영혼들’이 세계 곳곳에 미치는 영향들을 보며 항상 놀라곤 합니다. 오늘은 강정마을로부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내달라는 요청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교황님이 8월에 한국에 오면 강정마을에 오길 바란다는 초대의 편지이지요. 강정마을의 평화활동가들이 교황님께 편지를 보내 강정에 오실 것을 염원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아래는 제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2014년 1월 26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한국 제주도의 강정마을 사람들은 교황님의 오는 8월 한국 방문을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평화적으로 그리고 비폭력의 방법으로 미국의 동아시아 전환 정책에 따른 대규모 해군기지가 지어지는 것을 반대해왔기 때문입니다.
7년 동안 강정의 농민들과 어민들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활동가들은 일주일에 7일간, 1년 365일간 저항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교구의 강우일 주교는 자주 강정을 방문하여 이 운동을 지원해왔으며, 제주교구의 신부들과 수녀들이 미사에 참석하도록 허락하였습니다.
한국의 예수회 신부들 역시 이 운동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여러 명의 신부들이 체포되었고, 벌금형이 내려졌으며, 투옥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강정마을에 있던 2012년 9월에 예수회 신부들을 직접 만나 친해지게 되었으며, 천주교회와 예수회 신부들이 강정의 평화와 정의를 위한 싸움을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흐뭇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전역에서 모인 헤아릴 수 없는 천주교 수녀들이 정기적으로 강정마을에서 이 공사에 항의하고 있으며, 마을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강정에서는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매일 미사가 열립니다. 저는 이전에는 이처럼 다양한 믿음과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강정마을의 투쟁은 전 세계 평화운동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왜냐하면 모든 문제들이 그곳에 다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마을주민들은 생계수단을 잃을 것이고, 500년의 역사를 가진 지속된 마을을 잃게 될 것입니다. 이들은 미국의 군대와 제국주의적 확장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이들은 수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며 점령하고 있는 것에 맞서 저항하고 있습니다. 인권이 유린되는 것에 맞서 싸우고도 있으며,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생태계가 신성모독 되는 것에 항의하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제주도는 2005년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1948년 미군에 의해 참혹한 학살사건이 저질러졌고, 많게는 6만 명에 이르는 남성, 여성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학살되었는데, 미군정과 한반도의 38선을 경계로 한 남북분단에 반대하던 양민들을 모조리 쓸어버리라는 초토화 작전에 의해 희생되었기 때문입니다. 잇따른 한국전쟁에서는 북한 지역에 대해 더 이상 공격목표가 남지 않을 때까지 융단 폭격과 네이팜탄 폭력이 자행되었습니다. 이때 역사상 처음으로 자유와 자결 그리고 기본적인 인권을 얻기 위해 싸웠던 지역 주민들에게 무제한 적인 폭력이 가해지는 것을 세계는 목격하게 됩니다.
저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 위해 2012년 9월 제주도에 가게 되었습니다. 애초엔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관한 짧은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곳에서 제가 배운 것들 덕분에 이 편지에 동봉하는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제주의 영혼들’이 되었습니다. 바로 얼마 전 이 영화는 오는 3월에 열리는 시카고세계평화영화제에 공식초청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러시아를 비롯한 10개 이상의 나라들에서 상영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한 번 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도 봐야 한다고 믿게 되면서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한국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일본어, 독일어 등 각 언어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제주도민들은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이 영화를 보내달라고 부탁해왔습니다. 한국에서 강정마을에 방문하여 마을주민들과 연대하여 함께 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요. 이 영화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한반도에서 관여해온 것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과 세계인들 그리고 한국인들 역시 이와 같은 역사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자신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통해 이 지역을 지배하려는 계획을 사람들 대부분이 잘 모르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가난한 이들과 지구적 평화와 정의를 위해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내오신 교황님을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세계 전역에서 전쟁과 군사주의 그리고 인권 유린에 항의해온 사람들이 교황님의 강정 방문을 통해 큰 희망을 얻을 것입니다.
교황님에 대한 존경과 깊은 희망을 갖고서
미국 메인 주 울위치에서 레지스 트렘블레이 보냄
Pope Francis to Visit South Korea
I continue to be amazed at the influence The Ghosts of Jeju is having around the world. Today, I received a request on behalf of the people of Gangjeong Village to send a copy of the film to Pope Francis, hoping that he will visit Gangjeong Village on his planned trip to South Korea in August. It seems that the peace activists in Gangjeong have engaged in a letter writing campaign directly to Pope Francis inviting him to Gangjeong.
Here is my letter to Pope Francis that will accompany a copy of the film. I would also encourage you to write to Pope Francis.
January 26, 2014
Your Holiness Pope Francis,
The people of Gangjeong Village on Jeju Island, South Korea await your announced visit in August with great anticipation for they have been peacefully, and non-violently protesting the construction of a large naval base to accommodate the U.S. pivot to Asia.
For seven years, these farmers and fishermen, and their peace activist supporters from around the world, have been protesting seven days a week, 365 days a year. The Bishop of Jeju, Peter Kang, has supported the protest with his frequent presence, and by allowing his priests and nuns to participate.
Your Jesuit brothers in South Korea have been at the forefront of this struggle. Several have been arrested, fined, and imprisoned. During my stay there in September of 2012, I got to know them well, and I was pleased to see the Catholic Church and the Jesuit Fathers leading the struggle for peace and justice. And, busloads of Catholic nuns from all over South Korea regularly go to Gangjeong to protest and stand in solidarity with the villagers.
Daily mass is celebrated in front of the main gate to the base. Never before have I witnessed the sense of community shared by people of all faiths and backgrounds.
The struggle in Gangjeong Village is important for the Peace Movement around the world because everything is in focus there. These people are farmers and fishermen who will lose their livelihoods and their 500 year old village. They a protesting against the military and imperial expansion of the United States; they are protesting the occupation of their country by tens of thousands of American troops; they are protesting against the violation of human rights; and they are protesting against the desecration of a pristine ecosystem, home to several UNESCO world heritage sites.
Furthermore, in 2005, Jeju was declared “The Island of World Peace” because of the horrible massacres, at the hands of the U.S. Army in 1948, where as many as 60,000 men, women and children were murdered in a scorched earth campaign to wipe out opposition to the American occupation and the separation of the country at the 38th parallel. What followed during the Korean conflict was the carpet bombing and napalming of North Korea until there were no more targets left. It was the first time that the world would see the unrestrained violence inflicted upon indigenous people fighting for freedom, self-determination, and their basic human rights.
I went to Jeju in September of 2012 to make a documentary film. I thought it would be a short story about the anti-base protest, but what I learned there inspired me to make the enclosed feature-length film, The Ghosts of Jeju, which just recently was named an official selection of the Chicago Peace on Earth Film Festival in March of this year.
The documentary has now been seen in more than a dozen countries, including Russia. It is being translated, by volunteers, into Korean, Russian, French, Japanese, and German because people who have seen it believe this story must be told.
The people of Jeju have asked me to send you a copy of the film in preparation for your visit to South Korea in hopes that you will visit Gangjeong Village to stand in solidarity with them. This film reveals the untold and hidden history of American involvement in Korea from the end of World War II to the present day. Most people in America and around the world, and most Korean people are not aware of this history, nor are they aware of the plans of the U.S. to raise tensions in Asia and to dominate by overwhelming military might.
Your Holiness, the entire world is looking to you as the most influential voice for the poor and for peace and justice around the world. A visit to Gangjeong will give hope to people everywhere who are opposing war, militarism, and the abuse of human rights.
Respectfully and with profound hope and respect for your papacy,
Regis Tremblay
Pax Tibi Productions
209 River Rd.
Woolwich, Maine 04579
USA
첫댓글 고무적인 편지네요. 번역 감사해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