般 일반 반
배 두들기다, 반하다, 반반하다
般의 갑골문
般의 금문 般의 고문 般의 전문
殳의 금문 殳의 전문 攴의 전문
般의 갑골문 및 금문자형은 舟[①표시요망]와 攴[②표시요망]의 합자이며, 전문은 攴이 殳[③]로 변경되었습니다. 殳는 직접적인 동작 행위로서 ‘두드리다’의 뜻인 반면, 攴은 강조, 피동과 사동의 어기를 나타내는 ‘치다’의 뜻입니다.
聲(소리 성), 殺(죽일 살), 毆(때릴 구) 등에 보이는 殳는 직접적인 동작행위의 ‘치다’인 반면, 敎(가르칠 교 ; 가르치다), 政(정사 정 ; 바르치다/바르게 하다), 牧(칠 목 ; 치다) 등에 보이는 攴은 강조, 피동과 사동의 어기로써 ‘치다’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갑골문과 금문의 攴이 전문에서 殳로 바뀐 이유는 般이 직접적인 동작 행위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의 舟는 옷감이나 천의로써의 ‘베’이며, 그 베를 두드려서 ‘반반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갑골문과 금문의 攴은 ‘치다’인데, 배달말에서 ‘치다’는 ‘~하게 하다/되다’의 어기를 만들어냅니다. ‘깨우다’의 사동형인 ‘깨우치다’는 ‘깨달아 알게 하다’의 뜻입니다. 갑골문과 금문의 舟와 攴의 합은 ‘베처럼 되게 하다’에서 ‘반반하게 되다’에서 배달말의 ‘반’ 및 ‘반반’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主人揖 先升阼階上 賓揖 升西階上. 賓西階上 北面再拜 主人般還曰辟. 主人已拜受矢 北面再拜 賓般還曰辟. 『禮記』
주인이 읍하고 먼저 동쪽 섬돌에 오르면, 손님도 읍하고 서쪽 섬돌 위에 오른다. 손님이 서쪽 계단 위에서 북을 면하여 재배하면, 반반히 돌며 ‘얼씨구’라고 외친다. 주인이 먼저 절하고 화살을 받고 북으로 면하여 재배하면, 손님이 반반히 돌며 ‘얼씨구’라고 외친다.
상기 예기(禮記)의 문장은 투호(投壺)할 때의 진행과정을 서술해 놓은 것입니다. 여기서의 般은 일반적으로 ‘돌다, 선회하다’ 등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다’는 뜻은 다음에 이어지는 還(돌 환)에 있으며, 般은 ‘반반하다(/구김살이나 울퉁불퉁한 데가 없이 고르고 반듯하다)’는 의미로 還의 방법을 설명해주는 부사어로 사용된 것입니다. 특별히 빠르게 움직이거나, 분명한 격식을 가진 동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돌며, ‘얼씨구, 얼쑤[辟]’라고 외치며 분위기를 돋우는 배달사람 고유의 춤동작과 추임새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로, 般師(반사)는 ‘군사를 돌이킴, 군사를 거느리고 돌아옴’으로 정의되고 있으며, 현대중국어에서는 ‘철군하다. 개선하다’로 정의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는 般의 ‘반반’이 가지는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던 나머지 班이나 返으로 본 풀이이며, 실제의 뜻은 ‘반반한 사단(師團)’으로 여기서의 ‘반반하다’는 ‘물건 따위가 말끔하여 보기도 괜찮고 쓸 만하다’입니다. 즉 오합지졸(烏合之卒)이 아니라, 갖추어야 할 것 다 갖추고 제대로 훈련받은 군대의 무리라는 의미입니다.
今國家閒暇 及是時 般樂怠敖. 是自求禍也. 『孟子』
이제 국가에 겨를과 여유가 있어, 이와 같은 때에 미쳐서 배 두들기며 즐거워하고, 태만하며 게으르다면, 바로 스스로 화를 구함인 것이다.
상기 예문의 般은 일반적으로 ‘즐거워하다’로 풀이하여, 般樂(반락)을 ‘크게 즐거워하다, 신나게 놀며 마음껏 즐기다’ 등으로 의역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般의 자형은 舟와 殳의 합자로, 글자 그대로 ‘배 두드리다(/생활이 풍족하거나 살림살이가 윤택하여 안락하게 지내다)’라는 배달말의 관용어를 시각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般자를 상고대 배달말에서, 직접 ‘배를 두들기다’라고 하였는지에 관해서는 더 숙고해 보아야하겠습니다. 배달말 ‘반’이 나타내는 어감을 갑골문에서 ‘배를 두들기는 모양’으로 시각화한 것입니다. 상기 맹자의 문장의 般도 ‘반반(/구김살이나 울퉁불퉁한 데가 없이 고르고 반듯하다)’의 어기입니다. 즉 ‘般樂’은 ‘반하게 즐거워하다’로 여기서의 ‘반’은 ‘특별히 모나지도 않고, 그냥 그렇다’는 어감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樂心一萌, 卽是般遊無度之漸, 故天現異, 以彰譴告. 『定宗實錄 1年 10月 8日』
즐기는 마음이 한번 싹트면 곧바로 빤빤히 놀며, 절도(節度)없음이란 것이 점점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하늘이 재이(災異)를 보임으로써 견고(譴告)를 밝힙니다.
상기 구문의 般도 ‘즐거워하다’의 훈(訓)으로, ‘盤遊(반유)’라고도 쓰며 ‘즐겁게 놀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놀다’로 정의하고 있지만, 실제 뜻하는 바는 ‘빤빤하다(/아무 일도 하지 아니하고 놀기만 하다)’입니다.
遊(놀 유), 즉 ‘놂, 놀러 다님’ 자체를 부정(不正)하게 여긴 적은 동서고금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도를 지나칠 경우, 즉 ‘빤빤할 정도’에 대한 계고(戒告)의 글입니다.
물론 앞 맹자(孟子) 구문에서의 般樂(반락)과 같이 ‘반하다’로 풀이도 같은 어기가 만들어집니다. 배달말에서 ‘반하다’는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에 마음이 홀린 것같이 쏠리다’의 뜻인데, 여기서의 ‘반’도 결국은 ‘빤/뻔’과 같이 ‘그대로, 온통’의 어기를 품고 있는 것입니다.
七般賤役(칠반천역 ; 조선 시대에, 천한 계급이 종사하던 일곱 가지 천한 구실. 조례, 나장, 일수, 조군, 수군, 봉군, 역졸의 구실을 이른다), 十八般武藝(십팔반무예), 彼此一般(피차일반), 百般(백반 ; 여러 가지나 온갖 것) 매一般(매일반) 등의 성어에서 般은 ‘가지’의 뜻을 나타내는데, 배달말의 ‘반’은 ‘가지’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반(/빤)대기’에서 ‘반’은 ‘얇게 펴서 다듬어 만든 조각’으로 ‘반을 짓다’란 ‘과자나 떡 같은 것을 둥글고 얇게 조각을 내어 만들다’의 뜻입니다.
또 ‘반기하다·반노누다·반놓다·반테우다·반하다’는 ‘잔치나 제사 후에 음식을 여러 군데에 나누어 담다’의 뜻인데, 여기서의 ‘반’도 ‘가지가지로 나누어 놓다, 하나하나의 단위’의 뜻입니다. 一般(일반 ; 특별하지 아니하고 평범한 수준), 諸般(제반), 全般(전반) 등의 성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搫 덜 반/옮길 반/터닦을 파
베보따리에 끼운 몽둥이를 잡다, 옮기다
반반하게 다듬다, 밀다
搫의 전문
搫의 전문 자형은 般과 手의 합자이며, 般의 ‘반반’에 手를 더하여, ‘반반하게 다듬다’에서 ‘밀다(/바닥이 반반해지도록 연장을 누르면서 문지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현재의 훈(訓) ‘터 닦다’는‘불도저로 야산을 밀다’의 예에서처럼 ‘허물어 옮기거나 깎아 없애다’의 뜻입니다.
또, 般을 ‘베보따리[舟]에 끼운 몽둥이[殳(몽둥이 수)]를 잡고 있는 손[手]’로 보아, ‘옮기다’, 즉 ‘運搬(운반)’의 뜻을 나타냅니다. 搬(옮길 반)은 전문 자형에 없으며, 후대에 搫에서 분화시킨 글자입니다.
긴 작대기에 보따리를 끼우고 물건을 옮기는 모습은 아주 전형적인 중국인의 모습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지형이 반반하고 편편한 곳에서나 가능한 것이며, 한반도와 같은 산악 지형에서는 지게와 같은 운반 도구가 더욱 편리한 것입니다. 삶의 터전이 되는 지형에 따른 방법입니다.
槃 쟁반 반
반반한 구조물, 원쳡
槃의 갑골문(盤과 통용)
槃의 금문 槃의 전문
盤의 주문
槃의 갑골문은 般과 口의 합자이며, 금문은 般과 통용되고 있습니다. 전문은 般의 아랫부분에 木이 덧붙여진 형태입니다.
갑골문에서의 口는 ‘맞다, 맞추다’의 어기를 나타내며, 전문의 木은 ‘구조물, 조형물’의 뜻을 나타냅니다. ‘반반한 구조물, 반반한 조형물’이라는 것에서 ‘원쳡(/쟁반)’의 뜻을 나타냅니다.
般의 갑골문은 舟와 攴의 합자인 반면, 槃에서는 攴이 殳[① 표시요망]로 변경된 것은 ‘직접 두들겨서 만들다’는 어기를 나타낸 것입니다.[攴은 직접적인 동작 행위의 의미는 없음] 주문은 아랫부분에 皿(그릇 명)으로 그 조형물의 용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磐石(반석 ; 넓고 평평한 큰 돌)에서 磐(너럭바위 반)은 전문 자형에 없으며, 후대에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般目 볼 반
반히/빤히 보다
般目의 전문
般目의 전문 자형은 般과 目의 합자이며, 般의 ‘반반’이 ‘반히(/바라보는 눈매가 또렷하게), 빤히’로 쓰여, ‘반히/빤히 보는 눈’의 뜻을 나타냅니다.
般黑 빛이낡을 반
빤들빤들하다, 뺀들뺀들하다
般黑의 전문
般黑의 전문 자형은 般과 黑의 합자이며, 般의 ‘반반’이 ‘빤들빤들, 뺀들뺀들’로 쓰이고, 黑은 黕(때 담)의 축약으로, 오래되어 때가 끼여 빤들거리는 빛에서 ‘빤들빤들하다, 뺀들뺀들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螌 가뢰 반/바퀴벌레 반
빤들거리는 벌레
螌의 전문
螌의 전문 자형은 般과 虫의 합자이며, 般의 ‘반반’이 ‘빤들빤들’로 쓰여, ‘빤들거리는 벌레’라는 것에서 ‘가뢰(/길앞잡이), 바퀴벌레’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幋 횃댓보 반
반반한 보자기, 횃댓보
幋 의 전문
幋의 전문 자형은 般의 아래에 巾이 놓인 모양이며, 횃댓보란 ‘횃대에 걸어 놓은 옷을 덮는 큰 보자기’를 말합니다.
벽에 죽 걸려 있는 여러 벌의 옷을 동시에 덮을 수 있도록 큰 보자기를 ‘반반한 보자기’로 표현한 것입니다.
媻 뽐낼 반
뻔뻔한 자세
媻의 전문
媻의 전문은 般의 하단부에 女가 놓인 모양입니다. 女는 姿(맵시 자)의 축약으로 ‘자세(姿勢)’의 뜻이며, 般의 ‘반반’이 ‘반반하다(/생김새가 얌전하고 예쁘장하다)’로 쓰여, 그러한 자세나 태도라는 것에서 ‘뽐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는 ‘奢也[사치하는 것이다]’라고 자원(字源)을 풀고 있는데, 배달말 ‘뽐내다’에 대한 중국어식의 풀이입니다.
어떤 경우에 媻을 [비틀거릴 반]으로 훈독(訓讀)하는데, 女자로 동작행위를 나타내는 것은 기존의 어법에 맞지 않습니다.
瘢 흉터 반
반반한 자국, 흉터, 주근깨
瘢의 전문
瘢의 전문 자형은 疒과 般의 합자이며, ‘흉터, 주근께’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아주 튀어나오거나 심하게 패이지 않고 둥그스럼한 자국, 즉 오래되어서 반반해진 자국의 ‘흉터’를 나타내며,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즉 반반하게 분포되어 있는 자국이라는 것에서 ‘주근께’의 뜻도 나타냅니다.
鞶 큰띠 반
반반한 가죽, 배에 대는 가죽, 뱃대끈
鞶의 전문
鞶의 전문 자형은 般과, 재질을 나타내는 革의 합자이며, 般의 ‘반반하다’에서 아주 꽉 죄는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죄는 끈으로 ‘뱃대끈(/여자의 치마나 바지허리 위에 매는 끈/마소의 안장이나 길마를 얹을 때에 배에 걸쳐서 졸라매는 줄)’의 뜻을 나타냅니다. 또 다르게는 ‘배[舟]에 대는[殳] 가죽[革]’에서 ‘뱃대끈’이 도출됩니다.
䰉 북상투 반
반반하게 다발지은 머리, 북상투
䰉의 전문
䰉의 전문 자형은 髟와 般의 합자이며, 般의 ‘반반하다’에서 반반하게(/둥글넓적하게) 올린 머리에서 ‘북상투(/낮게 올려 튼 머리)’의 뜻을 나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