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현 수 박사
평택대학교 부총장
피어선신학전문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주되심의 영성
사람은 본래 어느 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고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목표를 향하여 끊임없이 도전하는 존재이다. 성경은 영성을 나타내는 하나님 형상을 사람이 땅을 다스리는 사명과 연결한다(창세기 1:28). 사람이 땅을 다스리는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그것에 대한 절대 주권을 가지고 있는 하나님을 닮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스린다는 것을 위계질서 중심의 세계관에서 이해하는 이들이 있다. 존재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하나님은 세상을 다스리고, 영혼은 몸을 통제하며, 남자는 여자를 주관하고, 사람은 다른 피조물들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념은 하나님의 창조 원리와 거리가 멀다. 이 세상 모든 것은 그것을 지은 하나님의 것이다. 이것은 그것이 사람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쓰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쓰임 받도록 잘 관리하고 보존하는 청지기의 책임을 가질 뿐이다. 청지기는 스스로 독립적이지 않고, 피조물들을 돌보는 일에 있어서 하나님 앞에서 책임을 진다.
아담과 이브는 하나님으로부터 에덴동산을 잘 가꾸는 책임을 부여받았다(창세기 2:4-25). 이것은 한 마디로 문화적 사명, 곧 하나님을 위해서 땅을 다스리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문화를 발전시키라는 명령이다.
사람은 자신의 힘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더불어 그러한 문화를 이루어 가도록 부름을 받았다. 이러한 뜻에서 사람은 하나님의 동역자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문화의 실제(reality)가 하나님 나라이다. 하나님 나라는 정의와 평화가 실현된다. 그런데 이 나라의 최종적 실현은 미래에 있다. 종말에 하나님은 친히 그가 지은 모든 것들을 새롭게 하여 하나님 나라를 세울 것이다. 그런데 이 하나님 나라는 먼 미래에 있는 어떤 공상의 세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사람들에게 그것을 선택하도록 요구한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하나님과 더불어 이 땅에 정의와 평화의 실제인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갈 것인가 아니면 영원한 심판에 이를 것인가를 선택하도록 촉구하였다. 또한, 구약의 메시야 전통은 하나님이 모든 것들을 새롭게 할 날을 기다려야 할 것을 선포하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나라가 임박했다고 선포하고 또한 자신의 선지자 사역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이미 시작되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하나님의 미래 곧 모든 피조물들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최종적 하나님 나라를 기대할 수 있게 하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하나님이 미래에 모든 것을 다스리고 주관하실 것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그 하나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였다.
이와 같이, 회복된 하나님 형상으로서의 주되심의 영성은 하나님이 미래에 하실 일을 소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미래 약속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이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도 절대 주권을 갖고 있음을 확신하는 가운데 살고 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하나님이 결국은 승리할 것을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어떤 희생과 저항이라도 무릅쓰는 것이다.
하나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
사람은 야누스의 얼굴과 같이 이중적이다. 천사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악마의 모습도 있다. 이성적이면서도 이성적이지 않다. 자유로우면서도 속박되어 있다. 이웃을 돌아보고 사랑하면서도 이웃을 적대시하고 죽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현상을 철학의 역사는 서로 다른 눈으로 보아 왔다.
하나는 사람이 태어날 때 선하였으나 나쁜 사회 환경 때문에 악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사람이 본래 악한 존재로 태어났으나 남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그 악을 억누르게 되었다고 한다. <계속>
출처j...복음신문....피어선신학전문대학원 조직신학 교수...신 현 수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