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에는 벌에 쏘이는 일이 잘 없다. 하지만 명절 때 성묘하거나 벚꽃구경이나 단풍구경으로 야외로 나갈 경우 뜻하지 않게 쏘이는 수가 있다. 보통은 쏘인 자리가 아프고 붓는 정도지만 만약 벌독 알레르기가 있다면 쇼크에 빠져 생명을 잃을 수 있으므로 특히 조심해야 한다.
모두 다 그렇지는 않고 평소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이 벌독에도 알레르기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벌독에는 여러 효소와 단백질 성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며 이와 비슷한 예로는 페니실린 쇼크 등이 있다. 벌독 알레르기는 20세 이하 젊은 층이 많은데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개에 물려서 사망하는 경우보다는 벌에 쏘여서 사망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가벼운 증상으로 피부 두드러기가 있으나 심하면 저혈압, 의식불명, 천식발작, 호흡곤란, 복통 등이 나타나므로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법으로는 우선 땅벌에 쏘이지 않도록 세밀히 예방하는 방법이 최선. 구체적으로는 벌을 유인할 만한 향수, 화장품, 요란한 색깔의 의복을 피하고 야외에서 고기를 굽는다든지 하는 취사행위를 피하고, 벌이 가까이 접근하면 벌이 놀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피하여야 한다. 땅벌은 흙이나 썩은 나무에 집을 짓고 사므로 야외활동 때 실수로 땅벌집을 발로 찰 때 잘 공격한다. 일단 벌이 있으면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낮은 자세를 취해야 벌에 쏘이지 않는다.
야외 활동시에는 꼭 신발은 신고 벌집이 없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벌떼의 공격을 항상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벌독 알레르기, 특히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경험한 분은 벌에 쏘였을 때를 대비하여 비상약을 준비하여야 한다. 벌에 쏘이는 장소가 야외이므로 병원 응급실이 주위에 없는 경우를 대비하여 항히스타민제와 에피네프린 자동주사약, 지혈대를 항시 휴대하고 평소 사용법을 잘 익혀 놓아야 한다.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지혈대를 감아 벌독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방지하고, 자기 자신이 직접 에피네프린 자동주사를 시행하고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 후 가장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간다. 상기 방법으로 충분한 치료가 되지 않을 때에는 벌독에 대한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벌독 면역주사가 있다.
서울대 의대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교수는 "벌에 쏘였을 땐 우선 독침을 제거하고 가능하면 얼음찜질을 해 독액의 흡수를 줄이도록 하라" 고 말한다. 물론 증상이 심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조교수는 한번이라도 벌독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사람은 외출할 때 항상 휴대용 에피네프린을 가지고 가 벌에 쏘이면 바로 허벅지에 주사한 후 병원으로 가라" 고 조언한다.
[응급처치]
1. 벌침이 남아 있는 경우 핀셋 등을 이용하려 빼내지 말고 전화카드 등으로 밀어서 빠지도록 제거한다. 핀셋으로 집을 경우 독을 짜내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2. 통증과 부기를 가라 앉히기 위하여 찬물 찜질을 해준다.
3. 스테로이드 연고를 해당 부위에 발라 준다.
4. 통증과 부기가 하루가 지나도 계속되면 의사의 도움을 받는다.
5. 평소 알레르기 과민 체질인 사람은 벌에 쏘일 것을 예상하여 비상약을 지니도록 하고, 만약 쏘였을 경우 비상약을 주입하거나 먹은 다음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