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미뤄왔던 관암지맥의 마무리를 위해 동학사 계곡을 찾아 오른다.
서울서 내려 와준 자유인 동지들의 동행이 든든하다. 난 코스를 예상하며 어제 영알에 이어 조금 무리를 한다.
언제나 든든하고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기에 험로를 이어 가며 동행을 한지도 10여년이 훌쩍 넘었다.
얼마나 더 많은 미지의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을까..행, 불행의 삶이 산길 처럼 참 많이도 오르내렸건만..
아직은 이른 가을인가..점점 더워져 가는 기후의 변화 탓인가..단풍의 화려함은 맛볼 수 없지만, 긴 휴일의 끝날에
한가로운 등로가 매우 편안하게 느껴진다. 계룡산 휴일 등반치고는 너무나 한가롭다.
오늘 관암지맥의 첫 분기점인 쌀개봉 V 암봉이 멀게 느껴진다. 금남정맥길에 두어번 힘겹게 넘어 다녔던 쌀개봉이 아스라하다.
다시 한 번 당겨보며 오늘의 출발이 무사하기만을 빈다.
계단 오름길에서 은선폭포를 둘러보지만 여전히 가뭄이다. 물 마른 폭포의 슬픈 모습이다.
폭포위 쉼터에서 오랜만의 자유인 동행길을 즐거워 하며 간식으로 목을 축인다.
관음봉 갈림 능선길에 올라 서며 자연성릉의 자태를 감상한다.
동학사 계곡도 내려다 보고..
관음봉은 오늘의 길고 힘든 여정을 위해 생략하기로 하고...
쌀개봉 V 능선에서 이제 스틱을 접고 줄타기 준비를 한다.
암릉 줄잡이 오름길을 무사히 마치고 첫 관문을 잘 통과한 기분으로 쌀개봉에 올라선다.
통천문을 통과 하고, 이제 관암지맥 능선을 향해 마음을 다진다.
천황봉 천단을 바라보며 올 가을 단풍 좋은 날 머리봉 능선으로 찾아 보리라 약속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다시 자연 성릉도 감상하고..
이제 저 암릉을 타고 민목재를 향해 조심스런 발길을 옮긴다.
다시 쌀개봉을 뒤돌아 보고..언제 또 저길을 기어 오를 수 있을까..
천황봉아 잘 있거라..
자연성릉을 향한 길동무의 얼굴에도 이젠 주름살이 점점 늘어간다..무릎이 아프지 않아야 될텐데..
저 산길 처럼 힘든 길이 부디 아름다운 초원에서 편한 삶으로 마무리 될 수 있기를...
또 다시 손 흔들며 천단을 향해 보고..
쌀개봉도 많이 멀어 졌구나..
자연성릉길은 앞으로도 자주 걸을 수 있겠지..
여유롭게 쉬어 가며 지난 날의 정겨운 추억들을 되씹으며..
계룡산 신선봉길도 바라보고..
동학사도 내려다 보고..
천단쪽도 올려다 보고..
잘 생긴 바위 길에서 물 한모금 마시며 쉬어도 보고..
숨차게 걸어 온 인생길..이젠 조금씩 쉬어 가며 산천 구경이나 하며..그동안 힘든 기업을 잘 일으켜 세운 보람도 맛보며,
긴 밤을 새워 걸으며 동물들 울음 소리마저도 위로가 됐던 고난의 시절들도 추억으로 남겠지요..
이제 마지막 치개산을 넘으면 관암지맥 이어 걷기도 또 마무리를 하게 되겠지요..
관암지맥 갑하산 능선도 내려다 보고..
도덕산 구간도 바라보고..
저물어 가는 서쪽 하늘에 계룡산 마루금이 아름답다.
천황봉을 멀리 바라 보는 길동무의 마음 속에 오늘의 고된 걸음이 또 한 겹 쌓여가는 좋은 기운으로 남겨지길...
이제 저 아랫 동네에 무사히 내려서면 시원한 소맥 한 잔이 기다려 주겠지요..
첫댓글 연휴 마지막 날에 自由人들이 관암지맥1구간을 장시간 산행으로 마치고 대하구이+생선회+소맥,뒤풀이까지 세종시 출격은 즐산으로 연휴를 마감했습니다. 무릅상황이 조금 좋지않아 가벼운 산행과 세종시에서의 만남을 기대했으나, 약9시간에 걸친 오랜만의 거친산행도 마치게 되어 보람도 있고,무릅보호대를 장착한 무릅은 예상만큼은 악화은 되지않아 레이져치료등 관리로 안정이 되고 있습니다. 11월 세종시 출격을 기대해 봅니다.
잘 다스려 11월 초 단풍구경 합시다.
무릎 단디 관리하셔야 좋은산 오래오래 갑니다요 ㅎㅎ^^) 새벽부터 은석폭을 빡시게 올라 쌀개봉능선은 환상이었습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 다음달 천단에서 뵐때까지..
햐~~~~좋은덴 다 가시네요/... 머리봉-천단 공격 때 불러 주시지요...
올만에 뵐겸 이스리도 둘둘 말아서 ~~~원샷~~~
반갑습니다.
11월초 단풍 놀이 머리봉-천단-신원사 길 리딩 부탁합니다.
대전에 살던 시절에는 홀로 틈틈이
계룡산 곳곳을 탐방했건만
세종으로 이사온 이후로는 나이도 들고 홀로 산행하기란 쉽지않아
소홀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마음이 확 트입니다
언제 기회 되시면 좋은 길 안내 부탁드립니다.
간다간다 하면서도 간곳이 하필 관암지맥입니다.ㅎㅎ 오랜만에 회장님과 함께한 산길..어려움은 여전한데 자꾸만 높아지네요 ㅎㅎ^^) 돌이켜보면 무던히도 견디어낸 지나온길입니다.종종내려서서 산길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이젠 편한 길 섶에서 라면 한점과 이슬이 기울이며 즐길 수도 있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