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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산행코스] 호남의 산 천등산 706.9m·전북 완주
- 대둔산 못지않은 기암절벽…일출맞이 산행지로도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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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산촌으로 내려서는 암릉에서 올려다본 천등산 정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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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훤(甄萱)이 후백제를 세우려고 천등산 기슭에 용계산성을 쌓고 적군과 싸우고 있는데, 대둔산 용굴의 용이 닭이 우는 소리를 내고, 천등산의 신이 환한 빛을 내비쳐서 견훤이 승리한 뒤부터 하늘 천(天), 등불 등(燈)을 썼다는 설화가 있다. 하늘에 오른다는 의미로 오를 등(登)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천등산 주변에는 용계산성을 비롯한 신복산성과 700고지 등 3개 산성이 있는데, 위급할 때, 또는 마을 간에 긴급한 연락이 필요할 때 이 산성에 불을 놓아 서로 연락을 취하는 데 이용했다고 한다.
대둔산 못지않은 기암절벽을 자랑하는 천등산은 짙은 숲이 어우러진 돔형의 암릉으로 이루어져 천연의 요새가 연상된다. 봄에는 고사리, 여름에는 도라지꽃, 나리꽃이 아름답고, 가을에는 단풍과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인상적이다.
예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려온 대둔산의 명성에 가려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근 천등산이 대둔산과 함께 암벽산행과 기도처로 등산객과 무속인들에게 알려지면서 경향각지에서 찾고 있다. 특히 천등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오염되지 않은 시원한 계곡과 어우러진 폭포수, 기암괴석이 하늘을 찌를 기세로 산꾼을 맞이한다.
천등산은 맑은 계곡과 암릉산행, 그리고 일출산행으로 각광을 받는 반면 코스가 너무 짧아 한나절 산행으로 끝나는 것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는다. 따라서 주변의 대둔산 관광이나 전주한옥마을 체험, 또는 막걸리투어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산줄기는 금남호남정맥 완주 주화산에서 분기된 금남정맥의 산줄기가 남으로 호남정맥을 보내고, 북으로 뻗어가며, 연석산, 운장산 서봉, 피암목재, 장군봉, 싸리재를 지나 금만봉(730m) 분기점에서 두 갈래로 나눈다. 서쪽으로 금강과 만경강을 나뉘는 실질적인 금남정맥을 보내고, 산경표의 금남정맥이 북쪽으로 달리며 백암산(650m) 가기 전, 713.5m봉에서 서쪽으로 지맥 하나를 나뉜다. 이 지맥은 충남과 전북의 경계를 이루면서 선야봉(758.7m)을 넘어 북쪽으로 3.1km 지점인 무명봉(340m)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친 산줄기가 5.5km를 이어가는 곳에 천등산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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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정상 전망대에서 운해 사이로 내려다본 운주쪽 조망. [우]옥계천 취입보 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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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줄기는 옥계천(괴목동천)과 장선천을 통하여 금강에 살을 섞은 뒤 금강하구둑에서 서해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완주군 운주면 장선리와 산북리에 위치해 있다.
이번에는 1989년 천등산에서 창립한 천등산악회(회장 이정홍) 창립 18주년 기념으로 정상에 표지석 설치와 전북산사랑회. 호남지리탐사회(회장 김정길), 종남산악회(회장 김인천)와 합동으로 제1코스를 답사했다. 17번 국도에서 바라본 천등산 자락은 구름을 허리에 두르고 가을빛으로 서서히 물들고 있었다.
옥빛처럼 맑은 옥계천 취입보를 건너면 인삼밭 옆에 완주군농협에서 세운 노란 표지판이 들머리다. 정상에 세울 무거운 표지석, 시멘트, 물을 서로 지고 오르려고 하는 회원들이 무척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곧이어 넓은 등산로와 울창한 숲이 마중 나오고, 겨우살이 먹이를 준비하는 다람쥐가 정겹다. 호젓한 소나무 숲길을 걸으면 눈이 시리도록 계곡물소리와 산새들이 하모니를 이루며 즉석 산상음악회를 연다.
앙증맞은 거북이 형상의 돌을 만나고 무속인들의 기도처로 유명한 넓은 터와 돌탑, 암벽 사이로 2단의 하얀 물줄기를 뿜어내는 천등폭포가 눈길을 잡는다. 철제 가드레일에 의지하여 폭포 위 까마득히 높은 암벽을 지나면 또 하나의 천등폭포가 하얀 포말을 내뿜으며 세속에 찌든 산객의 마음을 씻어준다. 아쉬운 것은 경관이 좋은 곳마다 무속인들이 켜 놓은 촛불과 음식물들이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점이다(옥계천에서 20분 소요).
항상 산행안내와 쓰레기 줍는 데 솔선수범인 정대영 대장이 등산로에 선 커다란 선돌을 부여잡고 사찰의 당간지주 같다고 했다. 돌무더기를 이용해 만든 돌탑군을 지나면 장구한 세월을 지켜왔을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석굴을 지키며 고찰 분위기를 자아낸다(옥계천에서 1시간 소요). 석굴 앞에 넓은 돌을 이용해서 특이하게 4단으로 만든 돌탑을 구경하고 있으니 움막에서 인심좋은 아주머니가 약수로 목을 축이라고 권한다. 석굴을 이용해서 지은 움막의 아궁이에 지핀 장작불에서 고향의 정취가 물씬 묻어났다. 건너편 남릉의 암릉은 원장선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 천등산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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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천등1폭포. 2)느티나무, 움막, 석탑이 있는 석굴. 3)고산촌으로 내려서는 암릉뿐만 아니라 천등산 암릉 곳곳에 밧줄이 설치돼 있다. 4)천등산악회 회원들이 정상표지석을 설치하기 위해 제를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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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에서 너덜지대를 올라서면 전망대 바위가 마중 나온다. 구름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산들이 선계를 이룬다.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면 고산촌에서 오는 길을 만나는 주능선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0.2m쯤 가면 새해 일출과 조망대로 각광받는 정상에 닿는다(옥계천에서 1시간20분, 석굴에서 20분 소요).
정상에서 조망은 북으로 대둔산과 계룡산, 동으로 선야봉, 남으로 마이산과 만덕산, 서로는 운주와 전주 시가지, 동상저수지, 원등산, 종남산, 서방산 등이 조망된다.
심술궂은 가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가운데 이정홍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힘들게 운반한 표지석을 세우고 천등산 산신께 정성껏 산제를 올린 뒤 하산을 서둘렀다. 원래는 올 1월1일 전북산사랑회의 일출산행처럼 서쪽 암릉을 타고 원장선으로 가려고 했으나 비로 인하여 고산촌으로 코스를 변경했다.
석굴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 전망대 바위에서 운주와 전주 방면을 바라보면 구름바다에 떠있는 산들이 선경을 자랑하며 첩첩이 다가온다. 바위지대를 지나면 기암괴석들이 줄지어 나타나고, 소나무와 전망대 바위가 쉬어가라고 유혹한다. 북으로 대둔산의 아름다운 전경이 다가오고, 동북쪽으로 평촌과 고산촌이 내려다보인다.
거대한 암벽을 밧줄에 의지하여 내려가던 원로회원들이 오금이 저리다며 절대 나이 먹을 일이 아니라고 아우성을 치자 젊은 회원들은 스릴만점이라고 환호성을 쳤다. 암벽을 지나니 계절을 잃고 애처롭게 핀 진달래가 산객에게 고통을 호소했다.
등산로 주변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들을 바라보던 박영근 고문과 이정홍 회장이 무등산 입석대를 닮았다며 ‘천등산 입석대’라고 작명했다. 산죽지대의 급경사 내리막을 가면 또 하나의 거대한 바위가 나타나자 넘어지지 말라고 막대로 받쳐주는 회원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너덜지대 급경사를 지나면 굴참나무, 떡갈나무 등 수목이 울창하고 발길이 부드러운 흙길이 시작된다. 초목이 우거진 길을 북쪽 대둔산 절경을 감상하면서 내려가면 무덤이 나타나고, 상수도보호구역 표지판이 있는 수풀이 무성한 임도에 닿는다. 이곳에서 남쪽은 옥배 마을로 가는 길이므로 북쪽의 고산촌으로 내려가야 한다.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빨간 감들이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긴다. 고산촌 마을 앞 옥계천의 평촌교를 지나면 17번 국도변의 고산촌 버스정류소에 닿는다(정상에서 1시간10분 소요).
하산길에 옥계천의 시원하고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산행의 피로를 풀며, 주변의 식당에서 토종닭 백숙에 약주 한 잔을 기울이는 맛은 최고다. 또 시간이 허락하면 4km 거리에 있는 대둔산에 들러 케이블카를 타고 기암괴석과 절경을 감상하거나 경천저수지에 둘러 완주팔미의 하나인 참붕어찜을 맛볼 수도 있다. 원장선 마을(011-658-5683)에서 곶감, 감식초, 취나물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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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잡이
○제2코스 평촌~고산촌~북릉~정상~600m봉~암릉~원장선~천등산주유소 <총 5.2km, 3시간40분 소요> -
교통
대전→운주 직행버스 12회 운행. 38km.
전주→운주 직행 및 군내버스 12회 운행. 48km.
운주→고산촌 개인택시 이용, 5km.
드라이브코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금산 나들목-금산-17번 국도 진산-대둔산-평촌·고산촌 /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동부우회도로-17번 국도-봉동-고산-운주·평촌·고산촌
맛집
참붕어찜(약수가든·산수장·화산식당) 예부터 경천저수지는 참붕어로 유명해 주변에 식당이 많다. 이곳에서 나오는 자연산 토종 참붕어를 아낙네의 능숙한 솜씨로 맵시 있게 칼집을 내어 감자, 무, 시래기, 고추장 등을 넣고 40분쯤 졸인 참붕어찜이 완주팔미로 식도락가의 사랑을 받는다(문의 완주군 063-240-4114).
첫댓글 부장님의 이런 배려로 모든 산행이 즐거움과 행복감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 부장님과 함께 등산할 날이 기대 됩니다.
산행을 기다리게 하는 부장님 마음이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