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易 |
①바꿀 역 ②주역 역 ③쉬울 이 |
바꾸다, 고치다 새로워지다. 도마뱀 |
‘易’자가 눈에 익숙해졌다면 그것은 소위 ‘주역(周易, The Book of Changes)’의 공이 크다고 할 것인데 주역은 동양사회에 보편화된 인생철학으로 그 안에는 천변만화하는 인생의 군상들이 사례별로 가득 차 있어 가히 사람이 만든 것으로 보기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질은 세밀하고 양은 방대하다.
역사적으로는 주역이 있기 전에 하나라에 연산역(連山易)이 있었고 은나라에 귀장역(歸藏易)이 있었는데 이 모두 한국(桓國) 때 시작된 것으로 ‘한역(桓易)’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고 또 서기 1884년에 동방의 성인 일부 김항 선생님이 기존의 역을 바로잡아 ‘정역(正易)’을 만드셨으니 ‘易’의 역사 또한 우리 민족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동양의 심대한 인생철학을 단 하나의 글자로 대변하는 글자가 ‘易’자인데 ‘易’자를 만든 우리 선인들은 이 글자에 어떤 의미를 새겨 담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易’자의 풀이에 관련해서는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에 허신이 말한 몇 가지 설이『설문해자』에 소개되어 있으므로 이들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① 도마뱀설 : 석척(蜥蜴)이란 도마뱀이 있는데 이 도마뱀은 태양의 높이에 따라 시시각각 색이 달라지므로 이 도마뱀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자연현상을 나타내는 글자’를 만들었으며 ‘바꾼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易’의 옛글자인 ‘ ’은 도마뱀의 모습으로 보았다.
② 비서(秘書)설 혹은 일월음양(日月陰陽)설 : 육덕명(陸德明)의 참동계(參同契)라는 비서(秘書)에 따르면 밤낮이 바뀌듯이 천지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日과 月’로써 변화하는 자연현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따라서 ‘易’자는 ‘日’과 ‘月’자가 합해서 만들어진 글자다.
③깃발 설 : ‘易’자를 해인 ‘日’과 깃발인 ‘勿’의 합체로 보아 마치 태양아래 깃발이 나부끼는 것으로 풀이하였다.
‘日’ 아랫부분의 ‘勿(말 물)’자는 깃발이다.
무려 2천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주장 외에 최근 대종언어연구소의 박대종 소장이 새로운 의견을 발표하였으므로 이 주장을 추가하여 네 번째로 소개한다.
④박대종님의 주장 : 새의 깃털이 바뀔 무렵 털갈이하는 모습을 형용한 글자로 머리 부분의 ‘日’은 해가 아니고 새의 머리부분이며 아랫부분은 새의 몸통과 깃털을 표시하여 ‘바꾸다’, ‘바뀌다’, ‘새롭다’, ‘변화하다’ 등의 뜻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易’자와 관련해서 우리의 『한단고기』에 주목할 만한 기록이 있다.
「한역(桓易)은 우사의 관리로부터 나왔다. 때에 복희는 우사가 되어 여섯 가지의 가축을 기르게 하였으며 또 신용(神龍)이 해를 쫓는 것을 살펴 하루에 열두 번 색을 바꾸는 것을 보고 이에 한역을 만들었다. 한은 곧 희(羲)와 같은 뜻이고 ‘易’은 곧 옛날 용(龍)자의 본 글자다. 」(태백일사 소도경전 본훈 제5 太白逸史蘇塗經典本訓 第五)
‘易’자가 본래 ‘龍’의 본자였다는 『한단고기』의 이 기록은 고금문의 연구에서 용의 실체가 ‘누에’였음을 밝혀냄으로써 ‘易’자 풀이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龍’이 본래 ‘누에’가 변해서 된 것이라면 ‘易’의 본 자는 곧 ‘누에’라는 말이 된다. 누에를 다른 말로는 ‘하늘벌레(蚕)’라고도 하며 또 ‘잠(蠶)’이라고도 하는데 누에는 넉 잠을 자고 4가지 단계의 생태학적 변화를 거치며 마디가 13마디로 되어 있는 익충이다.
하늘의 중심을 자미원이라 하는데 자미원은 곧 ‘누에의 뜰’이며 자미원의 주인은 누에로 이름을 표시한 ‘뉘조’이며 또 우리말 ‘누이’, ‘누님’ 등이 모두 뉘조를 부르는 호칭에서 기원한 것이며 뉘조가 누에를 치면서 천문역법에 대하여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하니 고대사회에서 누에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것인가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만일 앞에서 든 네 가지 설 가운데 누구도 의심할 바 없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답이 없다면 ‘易’자는 ‘龍’의 본래의 모습인 ‘누에’를 나타내는 글자일 개연성이 크다.
문자로서 ‘一’과 ‘乙’을 넘나들며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것에서나 또 인간의 삶에 밀접한 것으로나 우리 문화 가운데서 누에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으로 볼 때 ‘易’자는 ‘누에’의 모습을 나타낸 글자라는 설이 설득력이 있다.
『한단고기』는 한민족의 역사와 이념이 담겨있는 소중한 책임에도 편견과 오만에 찬 무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데 순수한 마음으로 그 내부를 펼쳐 본다면 정말 다른 곳에서는 도저히 찾아 볼 수 없는 보배들이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첫댓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