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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향기(시조를 낚아보자, 그윽한 문향 속에)
강사 : 이광녕(문학박사)
1. 만남의 축복, 시조와의 만남,
1) 왜 시조를 만나야 하는가.
2) 不學詩 無以言, 시조사랑---시조의 국민시화, 시조의 세계화
3) 뒤늦게 깨달은 자(문학은 인생을 인생답게 하는 활력소)
2. 시조의 전통성
1) 향가기원설 : 1000년 이상의 고유 전통시, 고려중엽에 형성되어 고려말에 정립
2) 오직 유일한 우리의 전통시(일본의 하이꾸, 중국의 한시)
(명칭:“단가”, “시절가조”→ 영조때 이세춘(李世春)에 의해 “時調”)
3) 3행시의 파행 현실 → 정격 시조로 변환
3. 시조 창작의 첫걸음(조윤제의 정격 기준)
초장 : 3 4 3(4) 4 성불사 깊은 밤에(1구) / 그윽한 풍경소(2구) 先景
중장 : 3 4 3(4) 4 주승은 잠이 들고(3구) / 객이 홀로 듣는구나(4구) 〃
종장 : 3 5 4 3 저 손아 마저 잠들어(5구) / 혼자 울게 하여라(6구) 後情
고정 5~7가능
※ 3․ 4조를 바탕으로 하여 초․중장은 반복 기능, 종장은 전환적 기능(이단성)
※ 3장 6구 12음보 45자 내외(41자에서 50자까지 신축성 있음)
각 음보는 한두 자 가감이 가능함(단, 종장 첫 구는 위의 기준에 따름 : 전환적 기능).
※ 신축성의 예시)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속에 찬데 3 6 3 5
만리 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2 3 3 4
긴파람 큰 한 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3 5 4 3
- 김종서
※ 다음 글은 시조인가, 자유시인가?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꺾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 조지훈, 「승무」
4. 여백을 계산해서 먹을 갈라(計白當黑)
수평적 인간형과 수직적 인간형
5. 시조문학의 맛과 멋
1) 정서 압축의 멋,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가만히 오는 비가 낙수져서 소리하니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오마지 않는 이가 일도 없이 기다려져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못 들어 하노라.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자주 가더라. - 이조년 - 최남선,「혼자 앉아서」
* 하이꾸와 비교해 보시라.
가는 봄이여/ 묵직해진 비파를/ 껴안은 마음
(ゆく春やおもたき琵琶を抱きごころ) <요사부송(与謝蕪村)>
2) 풍류․가락의 멋----興於詩 成於樂.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어져 내일이여 그릴 줄을 모르더냐
산(山)절로절로 수(水)절로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있으랴 하더면 가랴마는 제구태여
그 중에 절로절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절로절로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 김인후 - 황진이
3) 비유․ 풍자의 멋---에즈라파운드는 ‘등가물’로, T.S엘리어트는 ‘객관적 상관물’로 대치
거짓말로 참말하기(유안진), 은유가 없으면 시가 아니다(오세영)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흘레라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일도 창해하면 다시오기 어려우니
석양에 홀로 서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 명월이 만공산 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 이 색 - 황진이
4) 촌철살인의 교훈과 비판의 멋
말하기 좋다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풍랑이 심하구나 흔들리는 이 지축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말 하는 것이 이훌랑은 열지 마오 입방정이 구렁인 걸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十(십자)를 ×(엑스)로 본다면 그대 입은 지옥문,
- 작자 미상 이광녕 「설화(舌禍)」
* 끌어당김의 법칙(더 시크릿)
5) 여유, 재치, 화답의 멋
북천이 맑다커늘 우장 없이 길을 나니 어이 얼어 자리 무슨 일 얼어자리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찬 비로다. 원앙침 비취금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얼어 잘까 하노라.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녹아 잘까 하노라
- 임제 - 한우
* 하여가와 단심가, 정철과 진옥의 화답시
6. 시조짓기의 효과적인 방법
※ 다음 두 글을 비교해 보자.
학교에서 친구하고 싸워서 짜증내는 나 생각을 멀리 하면 잊을 수도 있다는데
집에 가서 옆에 있는 엄마한테 화를 낸다. 고된 살음에 잊었는가 하다가도
엄마는 내 옆에 와서 토닥토닥 위로해주신다. 가다가 월컥 한 가슴 밀고 드는 그리움
- 엄마, 학생 작품 - 이영도 「그리움」
1) 모방을 통한 창작을 시도하라(처음엔 흉내를 내라).
창작은 모방(독서)에서 비롯되고, 모방은 독서에서 비롯된다.(讀書百遍義自見),
구양수(歐陽修)의 3다 : 多讀, 多商量, 多作,
러스킨(영국)--‘예술은 본래 자연을 모방하는데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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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돌려쓰기(비유)의 기법을 활용하라
투박한 나의 얼굴 두둘한 나의 입술
알알이 붉은 뜻을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힌 이 가슴 - 조운 「석류」
바람만 가득 찬 공은 / 다만 / 모나기를 거부한 존재 / 그렇기에 속 없이
이리 둥글 저리 둥글 / 떠돌이의 넋으로 구르다가 / 발길에 차이는 존재
하지만 / 네 넋에 단 하나뿐인 / 바람기마저 없다면 / 네 생명은 끝이다.
- 진의하, 「자화상」
* 고슴도치의 딜레마, 꽃뱀 * 밤과 대추는 후려쳐야 내년에 많이 열린다.
3) 낯설게 하기와 참신성(의성어,의태어 등의 활용)을 추구하라
고도를 기다리며(사무엘 베케트), 큰 먹구렁이가 굼실굼실 기어가듯(오영수 요람기),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이효석 메밀꼴 필 무렵), 풋정도 고인 맛에 아삭아삭 사랑인 걸(이광녕) 시인은 ‘나무 그늘의 뼈’까지도 발견해 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돌에서 피를 뽑아낸다’는 김수영의 말과 같이, 척박한 땅에서도 생명의 원형질을 추출해 낼 때 작품의 미적 가치는 올라간다.
살든지 죽든지 / 소리 없는 생명은 없나니 /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는
쌓인 미움 밟아 으깨는 소리이고 / 쌔액쌔액 아기 잠자는 소리는
고요 받아 먹고 키크는 소리이고 / 끼익끼익 브레이크 소리는 사망 권세 놀라
도망 가는 소리이고 / 풀벌레 소리는 가만가만- 사랑 속삭이는 소리가 아닐까
그러나 소리 중의 소리 / 참 생명 소리는 눈으로 가슴으로 말해 주는 살가운 당신의 여보 소리다.
- 이광녕,「소리는 생명이다」
4) 개성적 안목과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라
복음의 이삭 줍고 쌓아 두는 말씀 곳간
한잎 두잎 모아 두니 만석꾼이 부럽잖네
그러나, 아직도 보릿고개 배고프다 허허허
- 이광녕 「배고픈 수첩곳간」
5) 평범 속에 진실이 발견되는 글 쓰기(詩窮而後工)를 하라.
시장길 접어들면 우체통 하나 있지 내려갈 때 보았네,
괜스레 울먹이는 마음 하나 집어 넣고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뒤돌아 뒤돌아서면 따라오는 그리움 - 고은 「그 꽃」
- 안영희 「그리움」
* 때론 티 없는 동심의 세계를 표현해도 좋다.--- 식목, 식인,
6) 반복과 압축의 묘미를 즐겨라..
낙숫물 고인 자리 기왓장 넓이만큼 고향에 내려가니 고향은 거기 없고
하늘의 호통 소리 짊어진 업장만큼 고향에서 돌아오니 고향은 거기 있고
인간사 고달픈 길에 매듭진 인연만큼 흑염소 울음소리만 내가 몰고 왔네요.
- 함세린 「장마철에」 - 정완영,「고향은 없고」
7) 의미 부여와 아포리즘의 미학을 추구하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꽃
* 시인은 사물에 이름표를 붙여 주는 사람. 오탁번 모(큰 바위 얼굴)
말하기 좋다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은어라 불러주면 비늘조차 황홀하다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말 하는 것이 도루묵 불러내면 그 맛조차 텁텁하고.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얄궂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세상사가
- 작자 미상 - 변인숙, 「도루묵」
8) 재미성과 공감대의 형성을 도모하라
푹 삭힌 홍어 맛에 콧등이 쏴 하듯이
추위 속 가지마다 봄비에 눈물 맺혀
꽃망울 곤지 찍고서 필듯 말듯 웃었다.
- 이흥우,「꽃샘 추위에도 봄은 웃는다」
9) 적합한 시어의 선택과 활용에 노력하라.
찌는 듯 무더운 날이 길기도 ①무던 길다.
②고냥 앉은 채로 ③으긋이 배겨 보자
끝내는 제가 못 견디어 ④그만 지고 마누나.
- 조운, 「덥고 긴 날」
* ①을 ‘무지하게’로, ②를 ‘그냥’으로, ③을 ‘지독하게’로 ④는 ‘고대’로 바꾸면 어떨까?
* 의지 → 나무는 눕지 않는다.(제목), 숯골 고모의 수절 → 꺼지지 않는 숯불
순국 선열 추모 →가신님 꽃넋 기려, 깍쟁이→ 불여우, 유혹녀→ 꽃뱀,
10) 추상적 관념을 구체화, 형상화시켜라..---詩中有畵 畵中有詩
붙박여 살다 보면 더 오래 남는 허물
뼈를 휘어 짜 올린 시 한 마당 널어 놓다
욕정 다 날려보내고 건져 놓은 넋두리다.
- 박헌오, 「시의 몰골」
* 지나가던 구름이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작은 시내가 물방울을 굴리고---벤취 위엔 한낮에 소녀들이 남기고 간 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었다. ---퇴색한 성교당의 지붕 위에선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김광균, 「외인촌」 일부
11) 묘사와 설명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게 하라.
묘사(현상을 감각적 회화적으로 그려냄)와 설명(선언적, 고백적, 해석적 성격)
투박한 나의 얼굴 두둘한 나의 입술 」묘사.
알알이 붉은 뜻을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힌 이 가슴 」설명
- 조운 「석류」
12) 꽃말, 일화, 격언 속담 등의 활용하라.
몰랐다 내 몰랐다 나로 인해 새운 밤을
눈 속에 묻혀서도 꽃을 피운 간절함을
긴 긴 날 기도가 쌓여 이 하루가 따스함을.
- 조흥원 「복수초」
*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자란다.(도시학생의 질문)
7. 잘못된 시조짓기의 예
① 양장시 남산에 푸른 솔 북악에 검은 바위
세운 뜻 그대로 있는데 한해 간다 하더라.
- 주요한 송년
② 설명적 진술과 관념용어의 나열
언제나 위협적인 적군의 나쁜 행동
못된 말 속임수에 엄청난 군사 행진
오늘도 겁을 주면서 나쁜 짓만 또 하네.
③ 종장처리의 문제
바람은 어디서 불어와 흔드는가(×) 3. 3. 3. 4 목적어가 필요함
보이지 않는 고향을 꿈속에서 맞는다(×) 3 .5. 4. 3 의미 체계가 잘못됨
첫댓글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