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에서 자동차로 찌깜펙(Cikampek) 고속도로를 지나 일반 도로에 들어서면 수방(Subang)이란 작은 농업도시가 나옵니다. 이 도시를 지나자마자 기온은 선선해지기 시작하고 산을 오르는 경사진 길은 꾸불거리기 시작합니다. 곧이어 환상적인 녹차 밭 도로가 펼쳐지고 찌아테르(Ciater) 노천온천을 만나게 되는데 이 온천의 원류는 땅꾸판 푸라후(Tangkupan Perahu) 화산의 하단부입니다.
Tangkupan Perahu화산 주변에 관광객을 대상으로 형성된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
이 화산을 넘어 가면 반둥(Bandung)시의 외곽도시 렘방(Lembang)이 나오는데 이 도시는 고랭지 농업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특히 채소와 화훼를 주로 다루는 원예 시험장이 도로 옆에 있기 때문에 경관이 더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또 찌아테르 온천에서 렘방으로 쪽으로 넘어가는 언덕에 발달한 소나무 단지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곧고 시원하게 해 줍니다. 우리나라 소나무와 달리 이곳 소나무는 곧고 높이 자랐기 때문에 마치 대나무 숲을 연상케 할 정도입니다.
(소나무 밑을 낫으로 상처를 내 놓으면 송진이 흘러내려 땅속으로 스며드는데 이것을 캐내어 모은다)
우리나라에선 소나무가 산림녹화를 위한 목적으로 심겨져 있는 게 일반이지만 인도네시아의 소나무는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림을 한 게 다르다면 다릅니다. 일찍이 화란의 지배를 받을 때부터 그들에 의해 심겨지기 시작한 소나무는 이제 경제적 목적을 위한 조림지가 된 것입니다. 이곳 말고도 해발 고도가 꽤 되는 곳이면 어김없이 소나무 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각 소나무 별 송진 생산량을 날짜별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소나무는 한대 지방이나 온대 지방에서 잘 자라는 침엽수입니다. 상식적으로 침엽수는 인도네시아 같은 열대 우림 지역에서 자라기 어려운 수종입니다. 그러나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은 기온이 낮기 때문에 비교적 잘 자랍니다. 그것도 바람이 많지 않고 토양이 비옥하기 때문에 곧고 높이 잘 자랍니다. 우리나라 소나무가 이리저리 꼬이며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입니다. 우리의 소나무는 그저 하나의 구경거리만 제공하지만 인도네시아 소나무는 송진을 생산합니다.
(소나무 묘목을 재배하여 판매하고 있는 농민)
인도네시아 말로는 송진(Getah Pinus) 혹은 Gondorukem 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이 송진의 국제수요가 갑자기 증가하기 시작하자 지난 10일 인도네시아 산림부 산하의 뻐르후따니(Perhutani) 산림공사가 중국 정부의 기업과 협력하여 소나무 송진의 수출을 주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송진 생산국으로 2005년 한 해에 64만 톤까지 유럽으로 수출한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세계 송진 가격을 좌지우지하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1차 수집된 송진을 한데 모아 놓고 불순물 제거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은 세계 2위 송진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와 국제 가격 담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연간 1천 톤 밖에 생산치 못하는 인도네시아를 세계 송진시장의 동반자로 선택하고 나선 것입니다. 물론 인도네시아 송진은 중국산 송진에 비해 품질 자체는 상당히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량은 중국에 비해 미미하기 그지없습니다.
(솔방울을 따다 건조시키면 솔방울에서 솔씨가 터져 나온게 되는데 이것을 파종하여 묘목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중국의 권유에 못이기는 척 하면서 송진의 수출 단가를 톤당 US$900불 이상으로 합의했다고 전합니다. 지난 5월 초 중국산 송진의 국제 가격이 톤당 US$1,300불까지 간 적이 있었으나 한때는 US$840불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물론 단기간 저가를 유지하다가 결국에는 US$900불로 다시 정상 가격수준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세계 송진 수요는 급작스럽게 늘어 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일부 송진 생산자들은 가격 인상을 더 바라고 있기도 합니다.
(1차 수집된 송진을 걸러 내 플라스틱 통에 담고 있다)
한편 독일의 한 송진 수입회사는 중국산 송진 가격을 US$900 달러 미만 가격으로 네고 중에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중국은 인도네시아와 함께 US$900불 수준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에 연간 3,500톤 이상의 물량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소나무 단지들은 갑자기 불어 닥친 국제적 송진수요 증가로 농가 소득이 늘어 날 전망입니다.
첫댓글 인니에도 소나무가 있군요.
예, 인니뿐만이 아니라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해발 1,500m 이상되는 지역에는 소나무들이 있더라구요. 물론 송진을 채취를 위하여 대대적으로 조림을 하는 국가는 중국과 인니정도이구요. 안녕하시지요? 이달 중순경에 업무관계로 캄보디아로 출장을 갑니다. 11월 말경에 귀국하는데 연말 전에 얼굴 한번 뵈어야하는데 역시 한국에서 생활은 바쁘다는 핑계로 .....조만간 뵐 날이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