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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도량형 |
미터법 도량형 |
푼 |
0.303cm |
치 |
3.03cm |
자(10치) |
30.3cm |
길(10자) |
303cm |
보(5~6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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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기 (논 200~300평, 밭 100평 내외) |
1평=3.3㎡ |
묘(30평, 1/10마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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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0.01말=0.1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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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0.1말) |
약 1.8kg |
말(10되) |
약 18kg |
섬(10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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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10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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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가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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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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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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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10냥) |
375g |
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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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
육류 600g 야채류 375g |
관 |
3,750g |
지금도 여전히 시골서는 마지기, 말, 섬 등의 전통 도량 단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야 미터법을 권장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이 책에서는 전통도량단위를 쓰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해동농서(海東農書) 두번째 이야기
황무지 개간하기
“좌상이나 행상은 황무지 개간하느니만 못하다.”- 속담
산과 숲과 내와 못을 논밭으로 개간하려면 대개 7월에 풀을 베어 말리고 바로 불을 놓는다.
만일 큰 나무가 있다면 껍질을 벗겨 죽이고, 잎이 죽어 무성하지 않으면 밭을 갈고 파종한다.
3년 후에 뿌리가 말라죽고 줄기가 시들면 불로 태운다.
황무지 가는 것을 끝내면 쇠스랑이나 쟁기로 두루 써레질(땅을 고르게 한다) 한다.
기장이나 검은 기장을 파종하고 재차 써레질한다. 이듬해에는 곡식 심을 만한 땅이 된다.
습지를 개간할 적에는 3~4월 사이 수초가 무성할 때 윤목(輪木, 지금의 로터리 경운장치)을 이용하여
풀을 죽이고, 풀이 푹 썩기를 기다렸다가 늦벼를 심는다.
황무지를 분별하는 법은 흙을 1자 깊이로 파내어 그 맛을 보되 단 것이 제일 좋고,
달지 않거나 짜지 않은 것이 그 다음이고, 짠 것이 제일 좋지 않다.
밭 갈기(耕田)
밭 갈기는 봄가을을 불문하고 반드시 습기가 적당해야 한다.
건조할 때 밭을 갈면 흙덩이가 비만 오면 가루처럼 풀어지고,
습할 때 밭을 갈면 땅이 단단해져 수년간 좋지 않다.
습할 때 땅을 간다면 간 흙의 뒷등이 희어질 때 재빨리 괭이로 부셔야 흙의 손상이 없다.
봄갈이는 연이어 써레질(흙을 고르게 펴는 작업)하고,
가을갈이는 간 흙의 뒷등이 희어지길 기다렸다 써레질한다.
대게 가을갈이는 깊게 갈고 봄여름에는 얕게 갈아야 한다.
쟁기질은 곧게(일자로, 똑바로)하고 써레질은 두 번한다.
땅을 잘 일구면 가물어도 습기를 유지할 수 있다.
초벌갈이는 깊게 하고, 재갈이는 얕게 한다. 재차 갈 때 얕게 갈지 않으면 생땅이 올라온다.
띠풀(삘기)이 나는 땅은 소나 양에게 마음껏 밟게 하고, 7월에 갈면 풀이 죽는다.
가을에 밭을 갈면 땅이 거칠어져 풀이 적게 나고 김매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옛날 농사법은 쟁기질 1번에 써레질을 6번한다.
흙이 고와질 때 까지 써레질을 하면 뿌리가 흙에 올바로 착근하고 가뭄을 잘 견디고 병에도 강하다.
논밭에 거름주기
가을에 타작한 후 거둔 볏짚을 매일 소 발 밑에 두었다가 다음날 아침녘에 거두어 쌓아 놓는다.
겨울이 지나면 소 한 마리가 30수레 분의 거름을 밟아 만든다. 12월이나 정월 사이에 논밭에 거름을 준다.
거름은 묘분(苗糞)· 초분(草糞)· 화분(火糞)· 니분(泥糞)이 있다.
묘분(苗糞)은 녹두가 제일이고, 다음은 팥이나 참깨이고 잠두(蠶豆)―혹시 누에똥?―나 보리도 좋다.
5~6월에 메벼를 심고 7~8월에 쟁기로 갈아엎어 죽인다.
봄이 되어 곡식을 심으면 1묘(30평)에 10섬(1.8t)을 거두게 된다.
누에똥이나 숙분(熟糞)도 마찬가지로 좋다.
30평에 1.8톤을 거둔다면 이건 거의 녹색혁명인데요. 가능여부는 역시 실천이겠지요.
초분(草糞)은 초목이 무성할 때 베어서 땅에 묻어 썩힌 것이다.
또 김맨 풀과 흙을 섞어 물을 흠뻑 적셔 곡식 뿌리 밑에 깊이 묻어 푹 썩힌다.
오래되면 풀이 썩어 흙이 기름지고 좋아진다.
화분(火糞)이란, 짚, 시든 잎, 베어낸 풀, 말라죽은 뿌리, 씨를 쌓아 썩힌 다음 두루 펴서 불로 태우면 흙이 따뜻해지고 찰기가 없어진다. 초봄에 2~3차례 써레질한 논밭에, 구멍을 파고 덮어두었던 위의 기름진 흙을 뿌린다.
깻묵이나 겉겨 등을 화분과 함께 넣어 덮어두어도 된다.
화분위에 초목을 함께 쌓아 태운 후, 흙이 차가와지면 넓게 펴 보리나 채소를 심으면 좋다.
날짐승과 길짐승의 깃털이나 털을 못에 쌓아 거름을 만들면 초목보다 훨씬 낫다.
이것은 아마도 지금의 아미노산 액비와 같은 것 같네요.
지대가 낮아 밭에 습기가 강하면 석회를 뿌려 흙을 따뜻하게 한 후 씨를 뿌리면 싹이 잘 난다.
화분은 기운이 성해 썩지 않은 거름을 주거나 지나치게 많이 주면 열이 나서 작물을 태워 죽이니 주의해야 한다.
니분(泥糞)은 도랑이나 개천 안에 배를 타고 들어가 대나무 집게로 푸른 진흙을 건져내어 밖에서 물기를 빼고 건조시켜 화분과 섞어 사용하면 보통 거름보다 효과가 아주 높다.
흑토가 좋다고들 하지만 너무 비옥하여 싹은 무성하여 열매가 단단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불에 태워 간 흙은 나쁘다고 믿지만 거름흙을 주고 가꾸면 싹이 무성해지고 열매도 단단해진다.
비록 토양이 다르더라도 잘 다스리면 좋은 땅이 될 수 있다.
농가에서는 이것을 ‘분약(糞藥)’이라고 한다.
대개 농가에는 변소에 잿간을 설치한다.
뽑아낸 잡초를, 재나 쭉정이 그리고 짚이나 잎을 쌓아 태우고 거름물을 붓고 오래 쌓아둔다.
이것을 채로 쳐서 씨앗과 섞어 뿌리면 모든 작물이 잘 된다.
7월에 백양의 연한가지, 상수리나무 가지나 잎, 감탕나무가지를 마구간 안에 잘 쌓아두고
물을 부어 축축하게 한다.
이어 소나 말이 밟게 하여 뜨게 해서 거름으로 사용하면 여러 곡식이 무성해 진다.
특히 보리나 밀에 좋다.
모를 낼 때는 참상수리나무를 작두로 잘게 썰어 마구간 하수물이나 사람 오줌에 적셔
소나 말이 밟게 하여 뜨게 만들고, 할미꽃과 여러 풀을 섞어 뜨게 되면 사용한다.
면화씨와 마구간 오줌을 섞어 밭에 거름을 주어도 좋다.
오래 묵은 벽토(壁土) 깨진 것, 굴뚝 속의 재, 사초(莎草), 누에똥, 닭똥도 거두었다가 거름으로 사용한다.
농가에서는 외진 곳에 나무구유를 설치해 오줌을 받아 헛되이 버리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
가을보리는 봄이 지난 뒤에 똥재를 뿌리거나 오줌과 물을 섞어 날마다 두루 뿌려주면,
3차례 뿌려주기 전에 무성해지기 시작한다.
해동농서(海東農書) 세 번째 이야기
종자 저장하기
대개 오곡의 종자는 습하여 뜨게 되면 싹이 나지 않는다. 싹이 나는 것도 죽게 된다.
조, 기장, 검은 기장, 수수, 차조는 해마다 따로 수확하여 좋은 이삭을 골라 높이 메달아 놓는다.
이듬해 봄에 씨앗만 따로 골라내어 심는다.
씨를 심으면 항상 김을 매 준다. 김을 자주 매면 쭉정이가 생기지 않는다.
씨를 땅속에 묻어 두는 것이 메달아 놓는 것 보다 낫다.
우선 마당을 깨끗이 쓸고 땅을 파고 종자를 묻는다.
그 위에 볏짚으로 움을 만들어 덮은 후 심기 20일 전쯤에 흙에서 파내 물에 씻은 다음-
물에 뜨는 쭉정이를 건져내면 강아지풀이 생기지 않는다.―볕을 쬐어 말려 심는다.
곡식더미가 있는 곳으로 말(馬)을 끌어다가 몇 입 먹이고 발로 밟게 하면 야도충 등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또한 여름누에의 똥을 곡식 종자와 섞어 심어도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말(馬)의 뼈를 1섬을 잘게 부수어 물 3섬을 넣고 삶는다.
3차례 끓어오르면 걸러내어 즙을 내고 부자(附子) 5개를 3~4일간 담갔다가 건져낸다.
그 즙에 누에똥이나 양(羊)의 똥을 섞어 질척한 죽을 만든다.
곡식 파종 20일전에 종자를 그 물에 씻되 날이 가물고 건조할 때 씻어 바로 말려야 한다.
6~7차례 씻은 다음에는 잠깐 볕을 쬐어 말리고 축축하지 않게 저장해 둔다.
파종할 때 다시 그물에 씻어 파종하면 해충-누리-의 피해가 없다.
말뼈가 없다면 눈 녹인 물을 사용해도 좋다. 눈 녹인 물은 오곡의 정수로 농작물이 가뭄을 잘 견디게 해 준다.
겨울에 눈 녹인 물을 그릇에 담아 땅속에 묻어 두었다가 종자를 그 물에 씻어 준다.
이렇게 하면 수확이 갑절이 된다.
다음해에 어떤 곡식이 잘 될지를 알아보려면 곡식 종자를 각각 1되씩 포대에 담아 동짓날 움에 묻어둔다.
다음해 입춘일에 꺼내어 싹이 가장 많이 튼 곡식을 심으면 농사가 잘된다. 땅에 묻은 지 50일이면 싹이 튼다.
보리종자는 크고 강한 것을 골라 볕에 잘 말려,
보리 1섬에 쑥 한줌을 섞어 대나무 그릇이나 질그릇에 저장했다가 때가되면 심는다. 수확이 보통의 갑절이 된다.
보리를 거두어 타작하고 까불어 누에똥과 섞어두면 벌레의 피해를 막고 파종하면
그 땅의 지력(地力)이 좋아져 뿌리가 가뭄에 잘 견딘다.
메밀을 물에 담그는 법은, 우분(牛糞)이나 마분(馬糞)을 태워 재를 만들고 외양간 못물에 재를 섞어
종자를 담가두었다가 꺼내어 재속에 던져 재를 묻힌다.
벼 심기
벼는 3월에 종자를 심는 것이 제일이며, 4월 상순이 그 다음, 중순은 좋지 않다.
농서의 날짜는 음력입니다. 따라서 3월이면 4월쯤 되겠지요.
올벼는 2월 15일경에 심는 것이 좋다.
대부분 싹을 틔워서 무논 직파를 하기 때문에 모를 키우는 농가는 1달의 여유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만일 올해 올벼를 심는다면 못자리를 2월15일(음력으로 3월7일)에 설치하면 됩니다.
한도(旱稻), 산도(山稻)라고도 하는 밭벼는 높은 지역이나 물이 찬 곳에만 심기 좋다.
2월 상순에 밭을 갈고 3월 상순에서 중순까지 또 밭을 간다.
만약 땅이 척박하면 잘 썩은 거름이나 오줌재를 섞어 심는다.
또는 밭벼 3할, 기장2할, 팥 1할을 섞어 심는다.
이는 가뭄이나 장마를 대비해 전부를 잃지 않으려 함이다.
만일 모가 이양 시기를 넘겨 파리 똥 같은 것이 생기면
모 위에 마른 풀을 두텁게 덮어 불을 지른 후 물을 대면 다시 잎이 난다. 적당히 자라면 옮겨 심는다.
조심기
기장과 메기장은 3월에 서리가 내리지 않을 때 좋은 밭을 골라 심는다.
고운 모래와 검은 흙이 반반씩인 곳이 좋다.
기장이나 조는 높고 건조해야 심기 좋고, 낮고 습한 곳을 꺼린다.
우선 팥을 드물게 흩어 뿌리고 밭을 간 후, 들깨 1푼, 기장이나 조는 3푼을 섞어 심는다.
조는 숲을 베어낸 곳이 제일 좋고, 다음은 오래 묵은 곳,
가장 좋지 않은 곳은 보리 뒷그루(보리를 베어 낸 곳)다.
기장이나 검은 기장은 새로 개척한 황무지가 제일이고, 콩 심었던 곳이 그 다음이고,
곡식 심었던 곳이 제일 좋지 않다. 3월 상순이 적기다.
기장은 10월, 11월, 12월의 동수일(凍樹日)-나무가 어는 날-을 기억 했다가 심는다.
가령 전해에 어느 3일 날 나무에 서리가 얼어붙었으면 3월 3일 날 심는다.
10월에 동수일이 있으면 올기장, 11월에 동수일이 있으면 중기장, 12월에 동수일이 있으면 늦기장을 심는다.
메기장과 수수는 낮고 습한 곳에 심는다.
메기장은 2월 상순이나 밀이나 보리 뒷그루로 6월에 심는다.
수수는 심은 후 한 차례만 김을 매주어야 수확이 많다.
콩 심기(팥과 녹두도 포함)
콩(大豆)은 2월 중순이 심기에 적기다. 팥은 하지 10일 후에 심고,
녹두는 척박한 밭이나 황무지에 심되 드물게 심는다.
보리 심기(밀, 귀리, 메밀 포함)
보리 심는 땅은 맑은 날 밭갈이 한다.
비오는 날 밭을 갈면 땅이 굳어져 쉬 자라지 않는다.
밀은 9~10월에 심되 너무 늦지 않게 한다.
보리와 밀은 척박한 밭이라면 백로(白露) 때가 좋고,
중간 밭이면 추분 때, 좋은 밭이면 추분 10일 후에 심으면 좋다.
옛 말에 일찍 심으면 마디에 벌레가 생긴다 했다.
봄보리는 2월 햇살이 온화한 날 심는다.
습한 밭에는 곡식을 심어서는 안 된다.
서리가 내린 뒤 풀을 베어 밭에 깔고 팥을 심으면 팥이 아주 좋아하고,
이듬해 건조한 밭으로 변하여 목화 심기도 적당하다.
가을보리는 심고 200일이면 이삭이 팬다. 이삭 팬 후 50일이면 여문다.
그 성질은 습기나 바람을 두려워하고 건조한 것을 좋아한다.
귀리는 복(伏)날 심고, 메밀은 입추가 6월에 있으면 절기 전 3일 안에 7월에 있으면 절기 후 3일 안에 심는다.
메밀은 조밀하게 흩어 뿌린다. 드물게 심으면 수확이 적다. 무를 섞어 심으면 2가지를 다 거둘 수 있다.
보리나 밀은 반드시 삼복(三伏)일 볕에 말리고 도꼬마리, 여뀌와 같이 거두면 좋다.
또는 뜨거운 햇볕에 말려 뜨거울 때 거둔다. 또는 삼 잎을 섞으면 벌레 먹지 않는다.
메밀은 반쯤 검고 반쯤흴 때 베어 놓으면 단단해 지고 검어진다.
참깨 심기(들깨 포함)
참깨는 2~3월에 심는다.
민간에서는 반드시 부부가 함께 심어야 무성해 진다고 전한다.
참깨는 거친 땅을 좋아한다. 흰 토양이면 더욱 좋다.
보름 전에 심으면 열매가 실하고, 보름 후에 심으면 쭉정이가 많아진다.(슈타이너의 이론과 비슷합니다)
흰 참깨 3할에 늦팥 1할을 섞어 심거나, 녹두 2할에 참깨 1할을 섞어도 괜찮다.
들깨는 길가나 밭두둑에 심는 게 좋다. 그루 간 거리는 한 자로 한다.
반드시 비가 내릴 때 심는다.
해동농서(海東農書) 네 번째 이야기
작황 예측하기
농사를 짓다보면 잘되는 해도 있고, 못되는 해도 있습니다.
벼농사의 경우는 병해충의 문제와 날씨와 기온 등으로 흉년이나 풍년의 원인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간혹 병도 없고 날씨도 괜찮은데 농사가 잘 안될 때가 있습니다. 난감해 지지요.
뭣 때문에 농사가 이렇게 됐는지 알 수 없을 때 참 답답합니다. 그리고 불안해 지지요.
원인에 대한 파악이 돼야 이런 상황을 극복할 텐데 말이죠.
논농사는 식량의 문제라 농업당국에서 오랫동안 연구를 해 왔던 터라 밭작물보다는 덜 답답합니다.
밭작물에 대한 농업당국의 연구가 부족한 탓에 밭작물의 흉년에 대한 원인파악은 힘든 편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농사의 길일과 흉일 그리고 작황에 대한 예측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생명역동농법도 해마다 별의 주기에 맞추어 파종달력을 발행합니다.
우리 선조들도 작물별로 심는 날짜를 정해두었습니다. 상당한 공통점이 있지요.
절기별 작황예측
1. 입춘일(立春日)이 갑(甲)일이나 을(乙)일이면 풍년이 들고,
병(丙)일이나 정(丁)일이면 크게 가물며,
무(戊)일이나 사(巳)일이면 밭이 손상된다.
경(庚)일이나 신(辛)일이면 사람이 안정되지 못하고,
임(壬)일이나 계(癸)일이면 물이 넘친다.―
올해 입춘은 을(乙)일이네요. 농협 달력에 보면 간지가 잘 나와 있습니다.
2.입춘에 닭이 울 때 동북방 위쪽에서 누런 기운이 감돌면 콩이 잘 된다.
3. 봄의 상갑(上甲)일에 비가 내리면 천리 땅이 한재나 병충해로 황폐해진다.
여름 상갑일에 비가 내리면 배를 타고 시장에 들어간다.
가을 상갑일에 비가 내리면 벼이삭에 각반병이 생긴다.
겨울 상갑일에 비가 내리면 소나 양이 얼어 죽는다.―
3월의 갑일은 4, 14, 24일이고 상갑은 3월 4일입니다.
4. 하지에 바람이 남방에서 불어오면 풍년이 들고 어둡고 구름이 없으면 가뭄이 든다.
5. 춘분 추분 하지 동지 때 운기(雲氣)를 관찰하여 푸르면 벌레가 많아지고
붉으면 황폐해지고 검으면 비가 많이 내린다. 누러면 풍년이 든다.
월별 작황예측
가. 정월 1일 닭, 2일 개, 3일 돼지, 4일 양, 5일 소, 6일 말, 7일 사람, 8일 곡식의 날이 맑고 따뜻하면
잘 번식하고 기르기 편안하다. 바람이 불고 흐리거나 추우면 질병이 생겨 손해를 입는다.
나. 2월 초하룻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면 백성들에게 질병이 많이 생긴다.
초하룻날이나 곡우(穀雨)에 천둥 벼락이 치면 가물다.
다. 3월 안에 묘일(卯日)이 있으면 콩심기에 좋은 날이다. 없으면 깨나 보리를 심는 것이 좋다.
라. 4월 초하룻날 바람이 동쪽에서 불어오면 콩을 심는 것이 좋다.
남쪽에서 불어오면 기장을 심는 것이 좋다.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종일 불면 오곡이 풍년이 든다.
초파일(初八日)이나 13일에 비가 내리면 거둘 보리가 없다.
4월 중에 세 번의 묘(卯)일에는 깨를 심는 것이 좋다.
깨가 없어 보리를 심으면 거두지 못한다.
마. 5월 그믐날에 동쪽에서 바람이 반나절 불어오면 풍년이 든다.
상진(上辰)일이나 상사(上巳)일에 비가 오면 누리나 벌레가 비를 따라와서 벼를 먹어치운다.
그것을 시험하니 귀신같다.
바. 6월은 4월과 같이 점친다. 월식(月蝕)이면 가물다.
사. 7월 입추일에 바람이 남서쪽에서 불어오면 풍년이 든다.
서방에서 불어오면 가을에 비가 내리고, 남방에서 불어오면 가물다.
건방에서 불어오면 비나 한파로 곡식이 손상을 입는다.
아. 8월 초하룻날 흐리고 비가 내리면 풍년이 든다.
자. 9월 초하룻날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면 여름에 홍수가 난다.
차. 10월 초하룻날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면 여름에 홍수가 난다. 그믐에 비가 내리면 보리가 잘 된다.
카. 11월 초하룻날 바람이 불면 보리가 잘 된다.
동지(冬至)날 한밤중에 날이 맑으면 곡물이 잘 되지 않는다.
바람과 비가 내리고 차가운 바람이 정북(子)에서 불어오면 다음해 풍년이 든다.
서북간에서 불어오면 수확물의 손해를 입고, 서쪽에서 불어오묜 비가 많이 내리고,
서남간에서 불어오면 여름에 가물다.
타. 12월 초하룻날이나 그믐에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면 봄에 가물다. 그 밖에는 10월과 같다.
섣달 그믐날에 쌀가루를 반죽해 구멍을 10개 파되 윤달이면 1개를 더 파서 시루에 깔고 떡이 될 때까지 찐다.
만일 첫째 구멍에 물이 생기면 정월에 비가 내린다.
물이 많으면 비가 내리고, 많이 마른 경우는 그 달은 반드시 가물다.
풍작 기원하기
정월 초하룻날 오경(오전 3시~5시)에 향을 피우고 촛불을 밝힌 다음 술과 과일로만 제상을 차리고
온 가족이 산과 하천 토지의 오곡 신에게 제사를 지낸다.
2월 무(戊)일에 농가에서는 농구를 제물로 바치고 풍작을 기원하며 우왕(牛王)에게 제사를 지낸다.
10월 초하룻날 찹쌀로 떡을 쪄서 소뿔위에 얹어 놓아 소의 뿔이 이어지게 한 다음에,
뽕나무 잎으로 떡을 싸서 소에게 먹여 1년의 수고에 보답한다.
정(情)이 깃든 과학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농사의 신에게 예를 올리고, 고생한 소를 대접하는 것이 어쩜 당연한 일인데
요즘은 그저 아련하게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만 있을 뿐 흐릿하기만 합니다.
그나마 가끔씩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이는 모임이 위로가 됩니다.
농사 기술에 깃든 정(情)을 얼른 되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해동농서(海東農書) 다섯 번째 이야기
밭 갈고 씨 뿌리는 길일과 흉일
밭 갈고 씨 뿌리는데 길일(吉日)과 흉일(凶日)이 있습니다.
요즘에야 콩이랑 깨는 비오기전에 심어야 싹이 잘 나니 비오는 때맞추기도 어려운 판국에 날 받아서 심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지요. 슈타이너는 별의 위치에 따라 심으라 했고, 서호수 선생은 길일과 휴일을 정해 때에 따라 심으라 말씀하시네요. 다 그리하진 못하더라도 주작목만은 그리해봤으면 좋겠다 싶으네요.
밭가는 길일
밭가는 길일은 을축(乙丑), 병인(丙寅), 정묘(丁卯), 기사(己巳), 경오, 신미(辛未), 계유(癸酉), 을해(乙亥), 무자(戊子), 정축(丁丑), 무인(戊寅), 경진(庚辰),신사(辛巳), 임오(壬午), 을유(乙酉), 병술, 정해(丁亥), 기축(己丑), 신묘, 계사, 갑오(甲午), 병신, 정유, 기해(己亥), 경자(更子), 신축(辛丑), 임인(壬寅), 갑진(甲辰), 을사(乙巳), 병오, 정미(丁未), 기유, 계축, 갑인(甲寅), 병신(丙申), 정사, 기미, 경신, 신유, 병정(丙丁), 경신일이 길하다.
농사짓는 길일
농사짓(심)는 길일은 갑자, 을축, 정묘, 기사, 계유, 을해, 병자, 기묘, 경진, 계미, 갑신, 을유, 기축, 신묘, 임진, 계사, 을미, 병신, 무술, 기해, 경자, 신축, 임인, 계묘, 병오, 무신, 기유, 계축, 병진, 무오, 기미, 경신, 신유, 계해일이다.
오곡종자를 심는 길일은 기해, 기미, 성일(成日), 수일(水日)이 통용된다.
밭가는 흉일
밭가는 흉일은 임신, 계해일이다. 임계일은 다 흉하다.
농사짓는 흉일
구초일(九焦日)일에 곡식을 심으면 싹이 나오지 않는다.―진일을 중심으로 축일, 술일, 미일, 묘일, 자일, 유일, 오일, 인일, 해일에서 신일, 납일, 사일까지 구초일-또는 고초일(苦焦日)―이라한다.
갑인일(농신(農神)이 죽는다), 정해일(농부가 죽는다), 정미일(농사짓는 아낙이 죽는다),
을사일(밭주인이 죽는다), 계사일(후직(后稷)에 제사 지낸다).
이런 날들에 밭 갈고 씨 뿌리고 모내기 하는 것을 가장 꺼린다.
술일, 해일, 자일, 축일, 인일, 묘일, 진일, 사일, 오일, 미일에 씨를 뿌리면 거두는 것이 없다.
땅과 작물의 궁합
황백토에는 벼를 심는 것이 좋다. 흑분(黑墳)―빛깔이 검은 분토-이면 보리를 심는 것이 좋고, 붉은 흙이면 조를 심는 것이 좋고, 샘물이 더러우면 벼를 심는 것이 좋다.
밭이 거칠면 7~8월에 풀을 갈아엎는다.
이듬해 얼음이 풀리면 또 간다. 대개 가을에 갈고 겨울을 넘기는 것이 제일 좋다.
좋은 밭을 만들려면 우선 녹두를 심는 것이 제일이다. 팥이나 참깨를 심는 것이 그 다음이다.
5~6월 중에 심었다가 7~8월에 갈아엎어 죽여서 봄에 씨 뿌릴 곡전을 만들면 1묘(30평)에서 10섬(1.8t)을 거둔다.
이게 사실이면 한번쯤 해 봐야지요. 30평에 1.8t의 곡식을 거둔다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습한 밭은 서리가 내린 후에 풀을 베어 두텁게 덮어준 다음 밀을 심으면 아주 좋다.
이듬해에는 마른 밭으로 변한다. 목화를 심으면 좋다.
산과 늪은 다르기 때문에 지세를 살펴, 산에는 강한 모를 심어야 바람이나 서리에 견딜 수 있다.
택전(집근처의 밭)에는 약한 모를 심어야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린다.
좋은 밭에는 일찍 심거나 늦게 심어도 상관없지만, 척박한 땅은 일찍 심어야 한다.
눈 녹은 물을 큰 항아리에 담아 따뜻하게 묻어놓으면 얼지 않는다.
섣달에 눈을 거두어 저장하고 두텁게 거적을 덮어서 빗물이 흘러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곡식을 심을 때 종자를 담가둔다. 눈은 12월 8일부터 한 달간 거둘 수 있다.
나무의 성장과 곡식의 풍년
사광(師曠)(중국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의 악사로 맹인이었지만 소리를 잘 구분하고 거문고를 잘 탓다고 함)의 점술에 ‘오목이란 것은 오곡보다 우선한다.
그 나무를 골라 무성한 경우, 이듬해에 많이 심으면 틀림이 없다.’고 하였다.
『음양서(陰陽書)』에서 ‘조는 대추나무나 백양나무에 속하고, 벼는 버드나무나 백양나무, 보리는 살구나무, 밀은 복숭아나무, 기장은 느릅나무, 콩은 홰나무, 팥, 녹두는 배나무, 깨는 백양나무나 가시나무에 속한다.’
그 나무가 잘되면 이듬해 그 곡식을 심는다.
7가지 풀과 기후예측
냉이가 먼저 나오면 그 해는 만족스럽고, 두루미냉이가 먼저 나오면 그 해는 고생스럽다.
연뿌리가 먼저 나오면 비가 많고, 납가새가 먼저 나오면 그 해는 가물다.
다부쑥이 먼저 나오면 그 해는 끊임없이 비가 내린다.
바닷말이 먼저 나오면 그 해는 아주 나쁘다.
쑥이 먼저 나오면 그 해는 병이 많다.
매년 이 7가지 풀을 심어 정월(孟春)에 우선 나오는 것을 보고 점을 친다.
이상입니다.
절기가 낯설 수도 있지만 농협에서 발행한 달력에 잘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제일 좋은 달력은 수협 달력입니다. 물때까지 나와 있어 달의 움직임을 보다 면밀하게 살필 수 있지요.
그
해동농서(海東農書) 여섯 번째 이야기
각종 곡식 심는 길일과 흉일
벼를 심으려면 무(戊), 사(巳),사계(四季)일에 심는게 좋다.
(계절의 마지막 달의 초하룻날이나 18일이 계일(季日)이다.)
벼를 심을 때는 인일, 묘일, 진일을 꺼린다.
모내(모를 꽂는 일)는 길일은
시미, 계유, 경인, 갑오, 갑진, 을사, 병오, 정미, 무신, 기유, 을미, 신유일이다.
기장을 심는 길일은 무술, 기해, 경자, 경신, 임신일이다.
조 심는 길일은 기묘 신묘 을묘 정사 기미 그리고 3월의 3개 묘일이 제일 좋다.
메기장을 심을 때는 인일과 미일을 꺼린다.
찰기장은 기장과 비슷하고 알이 작으며 껍질이 검으며 쌀은 누렇다.
술을 빚으면 가장 좋다.
콩 심는 길일은 갑자, 을축, 오, 신, 병자, 무인, 임오, 임인일
그리고 6월의 3개 묘일이다.
콩과 팥은 묘, 오, 병자, 갑, 을 일에 심는 것을 가장 꺼린다.
콩과 팥은 갑, 자, 임일에 심는것이 좋다.
콩은 신, 묘일에 심는 것을 꺼린다.
보리는 자일에 심는 것을 꺼리고, 밀은 무일에 심는 것을 꺼린다.
보리와 밀은 자, 축, 무, 사일을 꺼리니 해, 묘일에 심는 것이 좋다.
보리를 심는 길을은 경오, 신미, 신사, 신묘, 자, 경, 술일이다.
8월의 3개 묘일에 심는 것이 제일 좋다.
또한 보리와 밀은 2개의 사일(社日)이 지난 다음에 심는 것이 좋다.
10월에 보리 사이에 풀이 나면 김을 매 준다. 수확양이 늘어난다.
보리종자 1말과 소금1되를 섞어 심는 것이 거름재에 섞어 심는 것보다 훨씬 낫다.
메밀을 심는 길일은 갑자, 임신, 신사 임오, 계미 일이다.
우분이나 마분을 태워 재를 만들고 외양간 못물(똥, 오줌물)에 종자를
반나절 담궈 두었다가 우분, 마분 재에 묻혀 심는다.
참깨는 흰 모래땅에 심는 것이 좋다.
농사직설에 참깨는 황무지에 심어도 좋고 백양(白攘)에 심으면 더욱 좋다고 하였다.
완두는 사일(社日) 전에 보리 심었던 주변에 심고 재거름을 고루 덮어 주되
반드시 김을 매 준다. 5월에 거둔다. 모든 콩 가운데 완두는 오래 묵힐 수 있다.
수확이 많고 일찍 익는다.
완두는 8월에 참깨와 함께 심었다가 함께 거둔다.
보리와 밀은 열이 있을 때 거두면 저장해도 2년간 벌레가 없다.
참깨 짚을 창고에 두면 쌀에 벌레가 나지 않는다.
이번 모내기는 손 없는 날, 고초일도 피하고 길일에 모내기를 해야 겠습니다.
콩도 길일에 심구요.
해동농서(海東農書) 일곱 번째 이야기
박과식물류 재배법
오이(외)
오이는 꼭지 가까운 곳에서 씨를 거두어 심으면 굽고 가는 오이가 나온다.
따라서 오이의 가운데 부분에서 씨를 얻어야 한다.
오이가 굽는 것은 땅바닥으로 안 떨어지려고 쪼그리는 거라고 누가 그러시던데, 아닌가 봅니다.
오이의 가운데 부분에서 씨받기! 명심
오이를 심을 때는 우선 깨끗한 물에 오이씨를 일어 소금과 섞어둔다.
미리 김매고 밭을 갈아 흙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그런 다음 말(斗) 아가리 만하게 파고 잘 썩은 거름을 2~3되 넣은 다음 흙을 한 치 정도로 덮어준다.
오이씨 4개와 콩 3개를 넣는다. 오이가 자라 잎이 2~3개 나오면 콩은 싹을 잘라낸다.
오이씨가 약하기 때문에 콩과 같이 심으면 흙이 일어나 오이가 잘 자란다.
콩대를 자르면 즙이 나와 땅을 윤택하게 하니 뽑아내지 않는다.
놓아두면 콩잎이 오이를 가려 오이가 잘 크지 못하고 땅이 푸석푸석해진다.
오이가 한자 정도 크면 웃거름을 주고, 새끼줄로 얽어 망을 쳐 준다.
오이에 벌레가 생기면 골수가 들어 있는 동물의 뼈를 근처에 두면 벌레가 뼈에 모여든다.
이렇게 해서 벌레를 잡는다.
오이를 따는 법은 받침대를 놓고 올라가 손을 뻗어 딴다.
오이가 빨리 무르는 것은 발로 밟았거나 잎이 뒤집혀서 그렇다.
수세미
오이와 동일하며 박속은 그릇을 닦거나 아이들의 천연두를 치료한다.
참외
참외는 감과(甘瓜) 또는 진과(眞瓜)라고 한다.
입하(立夏) 3~4일 전에 심을 수 있다. 중간의 씨를 거두어 소금물을 뿌린다.
심는 법은 오이와 동일하며 덩굴이 뻗으면 똑바른 가지만 남기고 곁가지는 잘라준다.
또 빽빽한 잎을 따내어 바람과 볕이 잘 들도록 해주면 열매가 많이 달리고 쉽게 익는다.
열매가 땅에 닿으면 쉬 썩으니 기와나 돌 위에 엊어 놓는다.
참외는 크기가 작은 것이 좋으며,
물에 잠겼거나 꼭지가 2개이거나 고리가 2개인 것은(꽃이 떨어진 곳) 독이 있다.
수박
수박은 서과(西瓜)라 불리는데 서역에서 전래되었다. 세간에서는 수박이라 한다.
수박을 크게 하려면 하 걸음(步)에 1그루를 남기고 1그루에 수박 1개를 남기고 덩굴이나 꽃을 따 준다.
그러면 3말 크기의 고리짝 만 해 진다.
수박은 모래땅에 심는 것이 좋다. 입하 3~4일 전에 심을 수 있다.
구덩이를 크게 파고 사토(沙土)와 잘 썩은 거름을 고르게 섞어 구덩이 안에 넣고 수박씨 4~5개를 심는다.
잎이 4개 나올 정도까지 기다렸다가 뿌리에 4~5차례 흙을 돋우어 주면 결실이 많고 크다.
그 성질은 향이나 사향을 싫어해 닿게 되면 한 개도 거두지 못한다.
대게 박과류는 사향을 싫어하는데 주변에 마늘이나 부추를 심어 놓으면 향노루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동아(冬瓜)동화
동아는 서리 내린 후 껍질 위에 흰 분 같은 것이 칠해지고 씨 역시 희기 때문에 백과(白瓜)라고도 한다.
심는 법은 담옆 그늘진 곳에 둘레 2자, 깊이 5치로 파고, 잘 썩은 거름과 흙을 섞어 넣어 2~3월에 심는다.
싹이 나면 나뭇가지를 기대어 타고 올라가게 한다.
가물면 물을 주고 8월에 그 열매를 따내어 1그루에 6개를 남긴다. 10월에 서리가 충분히 내린 뒤 거둔다.
껍질과 속을 파내어 버리고 겨자장이나 된장 속에 저장하면 좋다.
남과(南瓜)호박
호박은 남번(南番)에서 와서 왜과(倭瓜)라고도 한다.
호박은 기름진 모래땅에 심는다. 3월에 심으면 4월에 싹이 나고 덩굴이 아주 무성하게 뻗는다.
돼지고기와 함께 삶아 먹거나 꿀을 넣고 달여 먹어도 된다.
박
박은 호로(壺盧)라고도 한다. 호는 술을 담는 그릇이고 노는 음식을 담는 그릇이다.
3월에 좋은 밭 10묘(300평)를 갈아 사방 깊이 한자로 파고 절구 공이로 물이 고일 수 있을 만큼 땅을 다진다.
한 보에 구덩이 하나를 파고 박씨 4개를 심는다. 누에똥 1말과 흙거름과 섞어 넣어주고 물을 2되 부어준다.
물이 마르면 다시 부어준다.
박이 3개 달렸을 때 순을 잡아 덩굴이 뻗지 못하게 하면 열매가 많이 달린다.
박이 잘면 그 밑에 짚을 깔아 흙에 닿지 않도록 해 주면 깨끗한 표주박을 만들 수 있다.
손으로 박을 문질러 솜털을 제거하면 박이 두꺼워진다.
8월에 약간 서리가 내리면 거두어 땅에 1길(사람키 높이) 정도로 파고 1자 정도 짚을 깔고 그 위에 표주박을 넣고, 또 그 위에 짚을 깔고 표주박을 넣고 그 위에 흙을 2자 정도로 덮어 준 후 20일간 저장한다.
20일 후에 꺼내면 색깔이 누렇게 되고 쉽게 갈라지면 표주박을 만든다.
그 속으로는 돼지를 살찌게 기를 수 있다.
1그루에 박 3개씩, 한 구덩이에 박 12개, 1묘에서 박 2천 8백 8십 개,
10묘이면 대개 5만 7천 6백 개의 박을 딸 수 있다.
박 하나 당 10전이면 55만문의 이득이 생긴다.
큰 박은 2월 초에 심는다.
사방 4~5자 깊이로 땅을 파고 참깨나 녹두의 짚고갱이, 풀등으로 땅을 메운 후 위로 1자 이상이 되면 거름흙을 덮고 씨를 10개 정도 심는다.
싹이 난 후 좋은 가지 4개를 남기고 솎아낸다.
4줄기가 하나의 가지가 되도록 접붙인다.
박이 달리면 둥글고 반듯한 것 2개를 남기고 나머지는 따 내어 먹는다.
박을 구덩이에 심을 때는 2월 하순 날씨가 맑을 때 심는다.
기름지고 단단한 땅에 누에똥이나 생우분과 흙을 구덩이 속에 넣고 단단히 발로 밟아 물을 준다.
물이 마른 후 심으면 박이 단단해진다.
습하고 기름진 땅은 박이 연해 먹을 순 있지만 그릇으로 쓸 수는 없다.
처음 달리는 2개는 따내고 3,4,5번의 박을 키운다.
가물면 구덩이 주변에 물을 주되 뿌리에 직접 주어서는 안 된다.
땅에 닿으면 쉬 무르니 아래에 짚을 받쳐주거나 시렁이나 지붕위로 올려준다.
가지
가지는 낙어 또는 곤륜과 라고 한다.
9월에 익을 때 가지를 따서 가르고 물에 일어 가라앉는 씨를 거두어 볕에 말려 싸 둔다.
2월에 이랑에 심어 잎이 4~5개가 나온 다음에 비가 오면 진흙에 싸서 옮겨 심는다.
만일 비가 오지 않으면 물에 적셔 밤에 옮겨 심는다.
낮에 거적을 덮어 해를 보이지 않는다.
가지를 심을 때 처음에 뿌리를 보이는 곳(뿌리와 줄기가 갈라지는 곳)을 갈라 유황 한 방울을 바르고
진흙으로 북을 주면 열매가 배가 달리고 맛이 달아 사람에게 유익하다.
꽃이 필 때 무성한 잎을 따내고 재를 주변에 뿌려주면 열매가 많이 달린다.
특히 큰 박을 키우는 방법이 유익한 것 같습니다.
흥부네 지붕에 열리는 그런 큰 박은 요즘 구경하기 힘들지요.
위의 방법대로라면 큰 박도 가능할 것 같네요.
남쪽은 완연한 봄입니다.
벚꽃도 피고 온도도 20도 이상 올라가네요.
버찌가 익을 때쯤 모내기를 했는데 올해는 어찌될는지 모르겠네요.
밀 수확이 6월 20일 경이라 전년도 보단 모내는 날이 늦춰질 것 같네요.
해동농서(海東農書) 여덟 번째 이야기
채소류 재배법(무, 배추, 갓, 생강, 마늘, 부추 등)
무
무는 뿌리가 흰 것과 붉은 것 두 가지가 있고, 긴 것과 둥근 것 2가지가 있다.
무는 푸석푸석하고 부드러운 모래땅에 심는다. 2월 상순에 씨를 뿌리면 3월 중순에 먹는다.
겨울에 뿌리를 저장하려면 일찍 심어 여러 차례 서리가 내린 다음 캔다.
소금물에 절이려면 약간 늦게 심어 서리가 한 차례 내린 후 캐야 줄기와 잎이 모두 연하다.
모래땅에서 자란 것은 연하고 달며, 척박한 땅에서 자란 것은 단단하고 맵다.
무를 저장하려면 10월에 캐서 토굴에 넣어둔다.
저절로 노란 싹이 나오면 즉시 베어서 반찬을 만들면 아주 좋다.
만약 겨울을 나려면 뿌리 끝을 잘라내고 반치 정도를 남겨둔다.
그리고 무 머리를 평평하게 깎고 쇠로 달구어 찍으면 싹이 나지 않는다.
움집에 넣어두면 봄이 되어도 새로 캔 것같이 싱싱하다.
2월에 꺼내서 기름진 땅에 심으면 대가 뻗어 옅은 자색 꽃이 핀다. 5~6월에 그 씨를 거둔다.
순무
순무는 ‘무청(蕪菁)’, ‘채복(菜菔)’이라고도 하는데, 갓 종류에 해당된다.
순무는 오래된 터나 무너진 담터를 이용하는 게 좋다.
허나 이런 땅은 많을 수 없으니 높고 건조한 땅에 모래를 북돋우어 심으면 좋다.
순무를 심을 때는 그 씨를 뱀장어 즙에 담갔다가 볕에 말려 심으면 벌레가 나지 않는다.
6월에 심으면 뿌리는 크지만 잎에 벌레가 먹으며, 8월에 심으면 잎은 좋으나 뿌리가 작다.
다만 7월에 심는 것만이 뿌리와 잎이 모두 좋다.
봄에 심어 씨를 거둘 때는 무와 함께 씨를 거두어 기름을 짜서 반찬에 넣거나 등을 밝히면 아주 밝다.
씨를 볶되 참깨를 약간 섞어 볶은 후 기름을 짜면 참기름과 다를 바 없다.
배추
백채(白寀)라고도 한다.
습한 땅에 심는 것이 좋으며, 2월 상순에 씨를 뿌리면 3월 중순에 먹을 수 있다.
5월 상순에 씨를 뿌리면 6월 중순에 먹을 수 있다. 가을에 심을 때는 칠석(七夕)이 지난 후 심는다.
봄에 심을 때는 거둔 씨를 무와 함께 심으면 더 비대해 진다.
겨울 김치를 담그면 차고 맛있다.
갓
갓은 배추와 비슷하나 털이 나 있다.
맛은 맵지만 생으로 먹을 수 있다. 자주색 갓과 흰색 갓이 있다.
2~3월에 심으면 5월에 씨를 거두어 7~8월에 다시 심는다. 그 씨를 남겼다가 이듬해 봄에 다시 심는다.
기름진 땅에 심고 거름물을 주는 게 좋다. 서풍을 싫어한다.
갓씨는 노랗고 굵은 것이 좋다. 자주색이거나 검고 가는 것은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새로 씨를 거두어 7~8일간 밤이슬을 맞히면 맛이 쓰지 않다.
가루로 겨자장을 만들고 고기음식과 같이 먹으면 향이 좋다.
청개(靑芥)라는 것이 있다. 잎이 두텁고 대가 기름지며 짙은 녹색이다.
움에 뿌리를 저장해 두었다 봄에 뿌리를 심으면 여름에 씨를 거둔다.
초가을에 심어 늦가을 서리가 내리는 때에 대나 잎으로 겨울김치를 담그면 좋다.
쑥갓
흰 쑥과 비슷하며 홑꽃잎 국화와 같은 짙은 노란색의 꽃이 핀다.
2월에 심으면 언제라도 먹을 수 있다.
추사(秋社: 입추 후 다섯 번째 무일) 10일 전에 심으면 가을채소로 쓸 만하다.
유채
대개(臺芥)라고도 한다. 대가 쉽게 나와 그 대를 채취한다.
분지(分枝)가 많고 그 씨는 기름을 짤 수 있다. 때문에 유채(油菜)라고 한다.
2~3월에 심으면 연한 대를 자를 수 있다. 상치와 함께 날로 먹을 수 있다.
가을에 심은 것은 서리가 충분히 내린 후 거두어 겨울 채소로 쓴다.
생강
흰 모래땅에 심는 것이 좋다. 약간의 거름을 주고 갈아 잘 다듬어야 한다.
3월에 심는데, 1자 거리로 심고 2치 두께로 흙을 덮은 후 몇 차례 김을 매 준다.
6월에 갈대로 지붕을 엮어 덮어준다.
9월에 땅의 생강을 파내어 실내에 보관한다. 생강은 춥거나 더운 것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실내에 보관한다.
청명(淸明)3일 후에 심으면 된다.
누에똥이나 썩은 풀이나 거름재를 두텁게 덮어준다.
싹이 트길 기다렸다가 모강(어미뿌리)은 캐내어 쓴다. 시렁을 만들어 햇빛을 가려준다.
또는 이랑 남쪽에 아주까리를 심거나 갈대를 꽂아 그늘지게 한다.
우분을 담가 우려낸 물을 자주 준다.
서리가 내린 후 줄기를 자르고, 기름진 흙을 두텁게 덮어준다.
땅이 얼려고 할 때 캐어 토굴에 저장한다.
곡물의 겨나 쭉정이 목화씨를 많이 덮어 준다. 또 사이에 구멍을 내어 바람이 잘 통하게 한다.
파
2가지 종류가 있다. 실파는 여름에 말라죽고, 한파는 겨울에 말라죽는다.
망종(亡種)때 파 씨를 거두되, 축축하지 않도록 얇게 펴서 그늘에 말려야 한다.
8월 상순에 이랑을 다듬고 거름재를 씨와 섞어 뿌린다.
10월 초에 잎을 잘라낸다.
이듬해 3월에 쓸데없는 잔뿌리를 쳐 없애고 약간 볕에 말렸다가 옮겨 심는데, 줄은 멀리 띄우고
촘촘히 심으며 계분으로 북돋아준다.
봄에 심을 때는 2월에 파씨를 볶은 좁쌀과 섞어 심는다.
가볍게 뿌리고 흙을 덮은 후 거름재를 뿌려준다.
자총(慈蔥)
마늘과 비슷하며 작고 둥글며 껍질은 붉고 맛은 부추와 같으나 냄새가 심하지 않다.
10월에 이랑에 심고 마분(馬糞)을 펴 준다. 이듬해 5월에 캐서 말렸다가 종자로 쓴다.
관서와 호남 사람들은 7월 보름에 이 파를 심는다.
마늘
뿌리와 줄기 모두 작고 몹시 매운 것이 소산(小蒜)이고,
뿌리와 줄기가 다 크고 마늘쪽이 많으며 맵고 단맛이 나는 것이 대산(大蒜)이다.
마늘은 희고 부드러운 땅에 심는 것이 좋다. 3차례 밭을 갈아 이랑을 다듬어 9월초에 심는다.
2월에 김을 3차례 매준다. 잎에 노란 끝이 생기면 지붕아래 바람이 잘 드는 곳에 매달아 놓는다.
줄기 가운데 종자를 거둔다.
종자를 1년 심으면 홑마늘쪽이 되고 3년 심은 것이 대산이 된다. 그루는 주먹만 한데 일반 마늘보다 크다.
마늘을 옮겨 심으려면 매 그루 밑에 보릿겨를 뿌려준다.
봄에 날이 따뜻해지면 김을 매주고 대가 뻗어 나올 때는 물을 자주 준다.
기름진 땅을 골라 두둑을 만들고 2치 간격으로 구멍을 파고 심은 후 거름물을 준다.
또는 소짚신(소가 신던 짚신인가 봅니다)에에 종자를 담아 오줌물에 담갔다가 구멍 안에 거름흙에 넣어 심되, 거름을 너무 두텁게 넣어주지 않는다. 마늘이 사발 만하게 커진다.
겨울에 날이 추우면 곡물의 쭉정이로 덮어준다. 2월에 여러 차례 땅을 갈고 거름을 많이 덮어준다.
나무말뚝으로 땅에 구멍을 내고 한 그루씩 옮겨 심는다.
마늘은 옮겨 심어야 열매가 커진다고 합니다.
부추(韭)
부추의 줄기는 구백(韭白)이라하고, 뿌리는 구황(韭黃)이라하며, 꽃은 구청(韭菁)이라 한다.
2월 하순에 씨를 뿌리면 9월에 나누어 심는다.
10월에 볏짚 재를 3치정도 덮어주고, 흙도 얕게 덮어준다.
입춘이 지난 뒤 재속에서 싹이 나오면 잘라 먹을 수 있다.
따스한 2월중에 싹이 나 채소로 자라면 그 다음에 오래된 뿌리를 갈라내어
항상 남겨두었다가 나누어 심으면 씨를 뿌릴 필요가 없다.
잎이 3치정도 자라면 잘라내되 햇빛 속에서 자르는 것을 삼간다.
1년에 5번 이상 자르지 않는다. 씨를 거두려면 1번만 자른다.
8월에 꽃이 피고 무성해지면 소금에 절여 저장하였다가 먹으면 오래 산다고 하였다.
9월에 씨를 거두려면 축축해지지 않도록 그늘지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말린다.
겨울에 뿌리를 움 속에 옮긴 다음 마분으로 북을 주면 따뜻해져서 바로 1자 정도로 자란다.
바람이나 해를 보이지 않는다. 그 잎이 노랗고 연해서 구황(韭黃)이라고 한다.
부추 뿌리가 여러 해가 지나면 서로 얽히어 무성하게 자라지 않는다.
8월에 따로 이랑을 만들어 나누어 심는다.
나누어 심을 때는 늙은 뿌리는 쳐내고 연한 뿌리를 심는다.
염교
염교는 '창자’라고도 하며 부추가 큰 것을 이른다.
종자를 거두어 불에 쬐여 심기 때문에 화총(火蔥)이라고도 한다.
부드럽고 좋은 땅을 3번 갈아 심는다.
2~3월에 건조한 이랑에 1자 간격으로 심되 잎이 나오면 바로 김을 매준다. 김은 그 후로도 여러 차례 매준다.
8월에 뿌리를 심었다가 정월에 나누어 심되 기름진 토양이어야 한다.
한 그루에 가지가 여러 개가 나오면 뿌리가 커진다.
5월에 잎이 파랗게 되면 파낸다.
그 뿌리가 부실하면 식초에 담가 저장하면 좋다.
생강은 지붕을 만들어 주고,
마늘은 옮겨 심으면 사발 만해 지고,
불에 그슬린 부추는 염교라 하고…….
몰랐던 걸 많이 알게 됩니다.
해동농서(海東農書) 아홉 번째 이야기
채소류 재배법(고추, 상치 , 미나리, 표고, 두릅, 토란 등)
4월도 다 갔습니다.
5월엔 지금보다 더 따습고, 더 즐거워 질 겁니다.
고추
고추는 끝이 닳아 무디어진 붓 같고 색깔이 붉어야 볼만하다.
건조한 땅에 2월에 심으며, 4~5월에 비가 내리면 바람 막을 만 한 곳에 옮겨 심는다.
무와 함께 김치를 담그며, 부스러기는 간장에 절인다.
아욱
가을에 심어 겨울을 나고 봄까지 자란 것을 동규(冬葵), 정월에 심는 것을 춘규(春葵)라 한다.
자주색 줄기와 흰색 줄기 2가지 종류가 있으며 또 ‘압각규’가 있는데 오리다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심을 때는 반드시 볕에 쬐여 말린다. 축축한 것을 심으면 옴에 걸려 기름지지 않는다.
땅은 좋지 않아도 상관없기 때문에 거름을 얇게 주는 것이 좋다.
아욱은 반드시 이랑을 만들어 씨를 뿌린다.
상치
상치는 흰색과 자색이 있다. 삶아서는 안 되며 날로 먹는다.
주물러 즙을 짜내고 소금과 식초에 비벼 먹는다.
2월에 기름진 땅에 심어 4월에 대가 올라오면 껍질을 벗겨 날로 먹는다.
맛이 오이와 같다.
가을에 심는 것은 서리가 내린 뒤에 김치를 담글 수 있다.
미나리
미나리는 물 미나리와 밭 미나리가 있다.
붉은 것과 흰 것이 있으며, 2월에 싹이 자란다.
미나리는 뿌리를 캐다가 이랑에 심고 물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쌀뜨물과 소금물을 싫어해서 부어주면 죽는다.
집 근처 더러운 땅에 심되, 물이 충분한 곳을 골라 논을 만들고 2월에 거름을 주어 심는다.
미나리는 촘촘히 심어 곁가지가 뻗지 못하게 해야 한다.
7~8월 사이에 또 그 뿌리를 뽑아다가 다시 심어 미나리가 자라면 겨울 김치를 마련한다.
양하
양하 잎은 노랑머리 연꽃 같지만 보다 둥글고 그 줄기는 자색을 띠며 크기는 참취만 하다.
물이 흐르는 못을 만들어 양하를 심는다.
3~4월부터 7~8월까지 자라는 것을 ‘사박’이라하고, 맛은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달다.
서리가 내린 이후는 ‘괴박’이라 하고 떫고 약간 쓰다. 잘라다가 국을 끓이면 모든 나물보다 맛이 좋다.
아주까리
잎은 대마와 비슷하다.
2~3월 사이에 생강과 토란 심은 밭두둑에 심는다. 줄기가 길고 잎이 커서 햇빛을 가릴 수 있다.
연할 때 잎을 삶아 밥에 싸 먹는다. 열매는 기름을 짜서 등을 밝힐 수 있다.
구기자나무
봄에 싹이 자라며, 잎은 석류나무와 비슷하다. 연하고 얇아서 먹을 수 있으며 감채(甘菜)라고도 한다.
가을에 열매를 거두면 봄에 심는다. 휘묻이와 꺾꽂이가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무성해 진다.
줄기, 열매, 잎, 꽃, 뿌리, 껍질을 모두 먹는다.
먹으면 오래 산다.
표고
뽕나무, 닥나무 등을 흙 속에 묻고 쌀뜨물을 주어 표고가 자라나길 기다린다.
아무 나무나 가져다가 6~7개월간 멱둥구미(짚으로 만든 속이 깊은 용기, 주로 곡식을 담아둔다)를 덮어 물을 뿌려 항시 축축하게 해 주면 표고가 자란다. 도끼머리로 나무를 때려 울려주면 쉽게 자란다.
차조기
기름진 땅의 차조기는 잎의 앞뒤가 모두 자줏빛이다.
척박한 땅에서 자란 것은 잎면이 푸르고 잎등이 자줏빛이다.
2~3월에 심는다. 또는 묵은 씨가 땅에 떨어져 저절로 자란다.
4~5월에 비가 내린 뒤 옮겨 심는다. 잎을 따서 고깃국을 끓이는데 넣으면 아주 좋다.
닭이나 게의 독을 없앨 수 있다.
맨드라미
키가 5~6자이고 작은 것은 몇 치에 불과하다. 3월에 심는다.
곰취
산속에 저절로 자란다.3월에 곰취를 심고 잎이 피기를 기다렸다가 물에 씻어 밥을 싸 먹는다.
두릅
깊은 산중에 자란다.
초봄에 땅의 얼음이 풀릴 때 밭에 옮겨 심고 물을 준다.
10월 하순에 1자 정도로 가지를 잘라 실내의 화분에 꽂아두고 따스한 물을 주면 가지에서 순이 나온다.
신감채
신감채는 겨울에 움에서 기르는 당귀의 순이다.
10월에 당귀 뿌리를 캐서 움을 만들고 그 속에 심는다.
날마다 숯 3~4되를 불피워준다.
40일이면 은비녀 같은 순이 나오며, 꿀을 찍어 먹으면 아주 맛있다.
토란
밭에 심는 토란과 물에 심는 토란 2가지가 있다.
토란은 2월에 심기가 제일 좋다. 6~7치 거리를 띄어서 심는다.
토란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 3월에 여러 사람이 오가고 보는 눈이 많고
솥 닦는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는 알이 많이 달리지 않는다.
서리가 내린 뒤 거두며 겨울에 먹으면 병이 생기지 않는다. 그 나머지 달에는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
토란을 심는 구덩이는 사방 깊이 모두 3자로 하고 콩깍지를 가져다가 구덩이에 넣어 두께 1자 5치가 되도록 밟아준다.
구덩이 위에 축축한 흙과 거름을 섞어 1자 2치가 되도록 덮은 다음 물을 주고 발로 밟아준다.
토란 5알을 심으면 3자의 길이로 자라므로 구덩이 하나에서 3섬을 거둘 수 있다.
토란 종자는 둥글고 길며 끝이 흰 것이 좋다.
지붕 남쪽 처마 아래 구덩이를 파고 숫돌과 겨를 바닥에 깐 다음 종자를 넣고 짚으로 덮어 준다.
3월에 꺼내어 기름진 땅에 묻고, 잎이 3~4개 정도 나오면 5월에 물 가까운 곳에 옮겨 심는다.
이때 하니(개천의 진흙)나 재거름 썩은 풀로 북을 준다.
토란은 부드러운 흰 모래땅을 좋아하고, 간격을 넓게 해서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한다.
토란 그루는 깊이 심어야 뿌리가 크다. 봄에 심되 가을에 흙을 북돋아준다.
이때 상강(霜降)에 그 잎을 짜서 낸 액을 땅에 뿌려주면 클수록 토란이 기름지다.
토란은 이른 아침 이슬이 마르기 전이나 비가 내린 후에 김을 매주어야 한다.
만약 한낮에 김을 매면 시든다.
오곡을 심으면 풍년이 들거나 흉년이 들기도 하는데 이는 하늘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토란은 사람의 힘에 매여 있어 제 때에 거름과 북을 주면 큰 이득을 보고 흉년을 넘길 수 있다.
누리가 날아들면 초목의 잎이 남아나지 않지만 오직 토란은 먹지 않으니 널리 심는 것이 좋다.
참마
산약(山藥)이라 한다. 산 속에 자라는 것을 가져다 심을 수 있다.
한식(寒食) 전후에 흰 모래땅에 심는다.
구덩이는 길이 1길 이상, 깊이와 너비는 각각 2자로 판다.
잘 썩은 우분과 흙을 섞어 두께 1자 정도로 깔아준다.
기름지고 길며 위에 가시가 달린 산약을 골라 3~4치가 되도록 자른다. 이때 반드시 대나무 칼을 쓴다.
비늘같이 늘어세워 서로 가깝게 구덩이 속에 누이고 다시 거름을 5치 정도로 덮어준다.
대변으로 거름 주는 것을 삼간다.
가물면 물을 주되 너무 습하지 않게 한다. 싹이 크게 자라면 받침을 세워준다.
서리가 내린 뒤 땅이 얼면 캔다.
뿌리의 대가리를 따로 땅에 묻었다가 봄에 얼어 손상되지 않게 한다.
흰쌀알과 같은 것이 달린 뿌리를 골라 우선 씨를 거둔다.
길이 1길, 너비 3자, 깊이 5자 되는 구덩이를 파고 사방을 벽돌로 막아준다.
그래야 흙 속으로 뿌리가 뻗지 못한다.
그 구덩이에 거름흙을 채워 줄지어 씨를 심고 구덩이를 메운다.
싹이 나면 받침을 세운다.
1년이 지나면 뿌리가 아주 굵어져 1년은 먹을 수 있다.
종자는 1치 정도로 잘라 심는다.
고구마
홍산약(紅山藥)이라 한다. 외국에서 들어와 ‘번저’라고도 한다.
모래땅에 심되 12월 섣달에 밭을 갈고 대변으로 북돋아주었다가 춘분이 지난 다음에 심는다.
밭을 2자 깊이로 갈고 씨고구마를 길이 2~3치 길이로 잘라 심고 줄기가 뻗으면 그 줄기를 잘라 땅에 심는다.
종자를 남기는 법 중에는 고구마 말고도 줄기를 남기는 방법이 있다.
말린 볏짚이나 왕겨를 단지에 깔고 고구마 줄기를 둥글게 똬리를 틀어 단지에 넣고 그 위에 다시 볏짚이나 왕겨로 단지의 아가리를 막아준다.
다음에는 땅을 파 구덩이를 만들고 그 구덩이에 2~3치 정도 볏짚이나 왕겨를 깔고 고구마 줄기를 담은 단지를 거꾸로 구덩이에 넣고 흙을 4~5치로 북돋는다.
이듬해 청명이 지난 후 꺼내면 싹이 터 있을 것이다 이걸 심는다.
고구마는 2~3치마다 한 마디를 이루고, 그 마디에서 뿌리가 나와 고구마가 달린다.
마디에 흙으로 북을 주면 고구마를 얻을 수 있다.
남쪽 밭이면 동지(冬至)에, 북쪽 밭이면 상강(霜降)에 모두 캐야 썩지 않는다.
고구마의 13가지 장점
1. 1묘에 수십 섬을 거둘 수 있다.
2. 색이 희고 맛이 달며 모든 흙에 심기 좋다.
3. 사람에 유익한 것이 참마와 같다.
4. 도처에 자라며 줄기로 심을 수 있다.
5. 가지와 잎이 땅에 붙어 있어 바람에도 손상되지 않는다.
6. 미곡의 흉작에도 재해를 입지 않는다.
7. 변(제사 때 쓰는 그릇)에 가득 담을 수 있다.
8. 술을 빚을 수 있다.
9. 말려 가루를 내어 과자나 떡을 만들 수 있다.
10. 날로 또는 익혀 먹을 수 있다.
11. 심을 만한 밭이 적어도 소출이 많고 물대기가 용이하다.
12. 봄, 여름에 심으면 초겨울에 거두며, 잎이 무성해 잡초가 자라지 못한다.
오직 흙을 북돋아주면 된다.
13. 뿌리가 흙 속 깊이 있어 싹을 다 먹으면 여전히 다시 돋는다. 벌레의 해가 없다.
2월에 밭을 갈아 마분을 뿌리고 흙을 부드럽게 해 준다.
3월에 비온 뒤 개이고 2~3일 후에 심는다.
꼭지가 위로 향하게 하고 꼬리는 아래로 향하되 비스듬하게 해 준다.
덩굴이 자라면 매일 김을 매주고 흙을 북돋아준다.
5월에 비가 내려 흙이 축축하면 마디를 흙으로 덮는다.
7~8일이면 마디에서 뿌리가 내린다.
흙에 심을 때는 반드시 4마디에서 끊어주고 흙을 북돋아야만 뿌리가 고정되어 씨가 든다.
9월 서리 전에 캐서 좋은 것을 골라 씨톨로 삼는다.
토란이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고구마는 열매를 저장했다가 땅에 심어 그 줄기를 잘라 심는 게 보통인데,
선조들은 줄기를 단지에 넣어 땅에 묻어 두었다가 심었다니 놀랍네요.
해동농서(海東農書) 열 번째 이야기
과실류 재배법(대추나무, 복숭아나무, 자두, 매화나무, 살구나무 등)
오늘은 나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타 농작물의 주기가 1년이라면 나무는 최소 30년이지요.
열매가 늦게 달리긴 하지만 나무가 말라 죽을 때 까지 열매를 내니 또한 매력적입니다.
혹여 빈 땅이 있다면 아래의 방법으로 나무 몇 그루 길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도시에서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한 달이면 월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벼나 밀을 재배하는 사람은 1년이 돼야 보수를 받게 되지요.
허나 나무를 심는 사람은 족히 몇은 은 걸려야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삶의 순환구조가 달라지면 마음의 순환구조도 달라지겠지요.
그런 측면에서 나무는 사람들의 조급함을 포기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내일이 종말인 것처럼 살아야 한다는 분들도 있지만 전 왠지 삶이 영원할꺼라는
마음으로 사는 게 더 좋아 보여요.
나무처럼 무던한 인생을 살고 파요.
서호수 선생의 이야깁니다.
대추
대추는 큰 것을 조(棗), 작은 것을 극(棘)이라 하며, 계심(鷄心), 양각(羊角), 적심(赤心), 세요(細腰)의 명칭이 있다.
항상 맛좋은 것을 남겨 두었다가 심는다.
대추나무 잎이 나오기 시작하면 옮겨 심는다.
(옮겨 심을 때는 나무의 음지쪽과 양지쪽을 잘 기록해 두었다가 바뀌지 않게 한다.
나무가 큰 것은 무성한 가지를 베어내고 나무로 받쳐주어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해주면
쉽게 살아난다. 나무를 옮겨 심을 때는 모두 이 방법을 쓴다.
약간 큰 나무를 옮겨 심으려면 우선 해마다 나무의 뿌리를 잘라내고 사방에 물을 준다.
이듬해 흙과 함께 옮겨 심는다.)
3걸음에 한그루를 심고 줄은 서로 마주보게 한다.
(만일 심은 해에 싹이 나지 않을 때는 서둘러 뽑지 말아야 한다.
오래 있으면 다시 싹이 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심은 후에는 소나 말을 데려다가 밟게 해서 깨끗하게 해준다.
그래야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정월 1일에 해가 뜰 때 차례대로 도끼질하여 알록달록 찍어주는 것을
대추나무 시집보내기라고 한다.(12월 그믐날 밤에 해 주어도 좋다.)
지팡이로 대추나무 가지 사이를 두드려 지나치게 많이 핀 꽃을 떨어뜨린다.
꽃이 무성하면 열매가 달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추를 거둘 때는 전부 붉어지면 흔들어 떨어뜨리는 것이 제일 좋다.
만일 대추가 막 익으려 할 때 수확을 하려면, 잎과 가지가 달린 채로
대추나무를 꺾어다가 짚 한 층에 대추 한 층을 단지에 넣고 단단히 봉해둔다.
이듬해 봄이 되면 마치 물고기 비늘모양과 같아진다.(?)
5월5일에 도끼로 대추나무를 두드려 준다.
대추가 익으면 안개를 꺼린다.
어저귀(아욱과의 한해살이 풀)나 짚을 가지 사이에 흩어 매달아 놓으면
안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복숭아나무
복숭아의 품종은 다양합니다.
모도(毛挑), 털이 없는 승도(僧桃), 일찍 익는 유월도(六月桃),
울릉도(鬱陵島)의 중간가는 크기의 울릉도(鬱陵桃), 신라의 복숭아 감인도(甘仁桃),
이란의 복숭아 편도(扁桃)가 있다.
이 밖에 홍도, 벽도, 삼색도 등의 품종은 꽃의 색깔로 이름 지은 것 들이다.
복숭아를 심을 때는 씨에 살이 붙어 있는 상태로 심는다.
따뜻한 곳에 구덩이를 파고 복숭아씨를 묻는다.
이때 우분(牛糞)으로 씨를 감싸서 묻으면 좋다.
심을 때는 꼭지를 위로, 뾰족한 곳을 아래로 향하게 심는다.
봄에 싹이 나오면 흙을 붙여 옮겨 심고 땅을 단단히 밟아 준다.
감나무에 복숭아를 접붙이면 금복숭아(金挑)가 되고, 자두나무에 접붙이면
자두복숭아(李桃)가 된다.
매화나무에 접붙이면 무른 품종이 된다.
복숭아를 깨끗이 씻고 여자를 예쁘게 단장시켜 심게 하면 꽃이 곱고
열매에서 씨가 잘 떨어진다.
복숭아의 뿌리가 얕으면 가뭄에 약하다.
하여 1년이 지나면 그 나무를 잘라내고, 또 1년이 지나면 그 나무를 잘라낸다.
그리하면 나무의 뿌리가 땅속 깊이 들어가 가뭄에 잘 견디고 백년이 지나도
열매를 한결같이 잘 단다.
복숭아나무에 벌레가 생기면 돼지머리 삶은 물을 식혀 뿌려준다.
아충(蚜蟲)이라는 모기 비슷한 벌레가 생기면 대나무 등잔거리를
나뭇가지 끝에 매달아 주면 벌레가 저절로 떨어진다.
이 방법은 아주 효험이 있다.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는 1년이면 열매를 맺는다.
그 다음해에 필히 한그루에 꽃을 반만 남기고 따 준다.
그리하면 나무를 상하지 않고 항상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
과실이 모두 익었을 때 따 내면 근맥(根脈)이 수축되어
다음해는 나무가 무성해지지 않는다.
대개 북쪽으로 뻗은 가지가 대부분 말라죽어 열매를 맺지 못한다.
이때는 섣달 12월에 뿌리 곁에 흙을 파내고 보릿짚을 수북이 쌓아 태운 후 북돋아주면
남북 모든 가지에서 열매를 맺는다.
복숭아가 물러 저절로 떨어진 것은 주어다 항아리에 넣어 봉한다.
7일 후에 물러지면 씨와 껍질을 건져낸다.
3일이면 식초가 만들어지는데 먹을 만하다.
3월3일에 복숭아꽃을 따 술을 담아 먹으면 모든 병이 없어지고 안색이 좋아진다.
자두나무
자두는 노란자두와 자주색 자두가 있으며,
맛이 껄끄러워 먹을 수 없는 야생자두가 있다.
뿌리 위로 작은 가지가 나오면 옮겨 심는다.
줄지어 드물게 심되 기름지지 않은 땅에 심는다.
기름진 땅에 심으면 열매를 맺지 않는다.
복숭아나무에 자두나무를 접붙이면 열매가 붉고 달다.
자두나무의 수명은 약 30년이다. 늙으면 비록 나무가 말라죽어도 열매는 작아지지 않는다.
정월 1일이나 15일에 큰 돌을 나뭇가지 사이에 놓아두면 열매가 잘 달린다.
또 섣달 12월에 지팡이로 가지사이를 때려 충격을 주고 정월 그믐에 다시 때려주면
풍성하게 열매가 잘 열린다.
매화나무
매화나무는 살구나무의 한 종류이다.
꽃은 붉은 것과 흰 것이 있다 흰 매화는 대부분 화분에 심는데
꽃받침이 녹색인 것이 가장 훌륭한 품종이다.
붉은 매화는 땅에 심는데 열매가 그리 시지 않다.
매실을 심을 때는 속살까지 함께 심는다.
심은 지 10개월이면 7~8치 까지 자란다.
2년 10개월이 되어 2~3자로 자라면 옮겨 심을 수 있다.
구덩이를 깊이 파고 물을 주되, 못의 물을 주면 무성해진다.
거름물을 가장 싫어하며, 12년이 지나야 비로소 열매를 맺는다.
매실은 반쯤 노란 것을 따 연기에 그을어 오매(烏梅)를 만든다.
푸른 것은 소금에 담갔다가 볕에 쬐어 말려서 백매(白梅)를 만든다.
익은 것은 거두어 잼을 만든다.
살구나무
살구는 금행(金杏)과 백행(白杏)이 있고,
신맛이 나 먹을 수 없는 것은 산행(山杏)이다.
금행은 접붙여 만들어진 품종으로 열매가 크고 달다.
백행은 익을 때는 담황색이다.
살구를 심을 때는 과육과 함께 씨를 거름흙에 심는다.
4자 정도 자라면 옮겨 심는다. 옮겨 심지 않으면 열매가 적게 달리고 맛이 쓰다.
3월에 옮겨 심되 뿌리에 묵은 흙이 붙어 있어야 한다.
3걸음에 1 그루씩 심되 인가 근처에 심으면 좋다.
거름 준 땅은 피하고, 항상 물을 주면 열매가 달다.
또 정월에 괭이로 나무아래 땅을 찍어주어 양기가 통하게 해 준다.
2월에 나무 아래 풀을 매주고 불로 태워 연기를 쏘여서 꽃덮개를 보호한다.
(보통 과일나무는 모두 이 방법을 쓴다.)
큰 돌로 뿌리를 눌러 놓으면 꽃이 무성하고 열매가 단단해진다.
살구는 포를 떠 볕에 말려 먹을 수 있으며, 씨의 알갱이로는 죽을 끓일 수 있다.
어릴 적 외가 신작로 어귀에 아주 큰 나무가 있었습니다.
정월이 되면 나무에 오색 천으로 예쁘게 치장을 하고
반드시 가지 사이에 큰 돌을 끼워둡니다.
이걸 나무 시집보낸다고 그래요.
나무는 시집을 보내야 잘 크고 열매도 잘 달린다는 걸 이 책에서 깨닫게 되네요.
해동농서(海東農書) 열한 번째 이야기
과실류 재배법(배나무, 팥배나무, 밤나무, 개암나무 등)
배나무
배에는 청수(靑水), 홍수(紅水), 추향(秋香) 등이 있다.
작고 일찍 익는 것을 난리(爛梨)라 한다.
배나무를 심을 때는 배를 통째로 묻는다.
해가 지나고 봄이 되어 땅이 풀리면 옮겨 심되 잘 썩은 거름과 물을 많이 준다.
겨울이 되어 잎이 떨어지면 땅 가까이에서 베어 죽이고 잿불로 윗부분을 태워준다.
2년이면 열매를 맺는다.
(배에는 10개의 씨가 들며 그 중 2개만이 배나무가 되고 나머지 8개는 팥배나무가 된다.)
꺾꽂이 한 것은 더 빨리 열매가 맺는다.
배나무 접붙이기
1. 삽접법-줄기를 접붙이는 법
팥배나무를 쓴다. 팥배나무가 팔뚝 이상이면 마음대로 꽂아도 된다.
팥배나무가 큰 것은 배나무 가지 5개, 작은 것은 2개를 접붙인다.
배나무의 잎눈이 약간 싹트기 시작할 때가 제일 좋고, 잎눈이 피려고 할 때는 좋지 않다.
우선 팥배나무를 땅으로부터 5~6치 되도록 톱으로 자른다.
대나무를 비스듬히 깎아서 팥배나무의 껍질 부분과 흰 목질 부분에 찔러 넣어
공간을 만든다.
후에 배나무 양지쪽의 가지를 비스듬히 자르되 겉껍질은 벗겨준다.
이때 푸른색껍질이 손상되지 않게 갈색 껍질만을 벗겨낸다.
그런 다음 팥배나무의 껍질과 흰 목재부분 사이에 끼워 넣는다.
이때 각각 나무의 목재부분은 목재부분에 껍질부분은 껍질부분에 잘 맞추어 준다.
그 후에 그루의 껍질이나 뽕나무 껍질로 동여매 준다.
그리고 잘 섞은 진흙으로 봉해주고 위에 흙으로 북돋아 덮어준다.
2. 탑접법- 뿌리를 접붙이는 법
같은 굵기의 나무를 쓴다.
팥배나무를 뿌리로 하고 뿌리 윗부분의 배나무를 접붙인다.
두 나무를 쐐기모양으로 비스듬히 깎아 낸 후 올려 태우듯이 붙여준다.
그 후에 소똥을 진흙처럼 개어 싸매주고 흙으로 북돋아 보호해준다.
3. 의접법
뿌리로 쓰고자 하는 팥배 나무를 화분에 심어 큰 배나무사이에 걸어둔다.
각각의 나무의 줄기를 잘라 붙여 수액이 통하게 잘 묶어 둔다.
후에 상처가 아물면 큰 나무의 가지를 잘라내고 화분의 나무를 땅에 심는다.
팥배나무를 열십자로 쪼개면 실패한다. 나무의 수액이 모두 말라버리기 때문이다.
배나무가 자라고 팥배나무에서 잎이 나오면 모두 따낸다. 세력의 분산을 막기 위함이다.
꺾꽂이할 때는 원줄기 뿌리에서 나온 가지를 쓰는데,
나무 모양은 보기 좋으나 5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는다.
반면 비둘기 발톱모양을 한 늙은 가지는 3년이면 열매를 맺으나 그 모양이 보기 흉하다.
춘분 10일전에 지팡이 모양의 왕성한 배나무 순을 가져다가 양쪽 머리를 자르고
인두로 지져 진액이 빠지지 않도록 하고 땅에 뉘어 심으면 바로 살아난다.
춘분(春分)날 정자(丁字) 모양을 한 배나무 순
(정자丁字의 양쪽을 인두로 지져 뿌리로 삼는다.)을 가져다
깊이 2자 정도 묻으면 살아난다. 이 방법은 오직 춘분날에만 가능하다.
춘분 하루 전이나 하루 후에는 안 된다.
배나무는 돌배와 접붙이는 것이 좋고, 뽕나무에 접붙이면 맛이 더욱 달다.
또는 버드나무 가지에 접붙이면 두 나무 모두 산다.
대개 멀리 배나무를 옮길 때는 뿌리 아래쪽을 3~4치 불에 태우면
수백 리를 가더라도 살아난다.
배나무가 늙어 열매를 맺지 못하면 두꺼운 껍질을 벗겨내고
속대(骨)를 드러나게 하면 무성해지고 열매를 많이 맺는다.
배는 첫 서리가 내린 후 거둔다.
무와 배를 같이 저장한다.
또는 배의 꼭지를 깎아서 무 위에 꽂아 저장하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신 맛이 나는 배는 물에 푹 삶으면 맛이 달고 사람에 해가 되지 않는다.
팥배나무(당리棠梨)
붉은 것을 두(杜), 흰 것을 당(棠)이라 한다.
두는 떫고, 당은 달다. 산속에서 자라고 배나무보다 작다.
3월에 흰 꽂이 피고 열매를 맺는데 산사열매 만하다.
배나무와 접붙이면 아주 좋다.
밤나무(율栗)
큰 것을 판율(板栗), 작은 것을 모율(茅栗)이라 한다.
밤은 묘목을 심지 않는다. 묘목을 심으면 비록 살아나도 죽고 만다.
밤이 막 익어 벌어지려할 때 방송이 전체를 땅에 깊이 묻는다.
3월에 싹이 나면 캐어 옮겨 심는다.
수년 자란 것은 사람이나 가축이 가까이 하지 못하게 한다.
3년 이내일 때는 10월에 항상 풀로 싸매었다가 2월에 풀어준다.
밤을 심을 때는 알이 3개 든 밤송이를 심는다.
만일 하나만 실한 밤송이를 심으면 그 나무의 열매는 한 개만 든다.
밤송이를 땅에 묻을 때는, 우선 땅을 파고 밑에 기와를 깔아 뿌리가 뻗지 못하게 한다.
가을이나 겨울에 구덩이를 파고 잘 썩은 거름을 넣은 다음 흙을 덮고 표시해 둔다.
이듬해에 밤송이에서 싹이 나면 봄에 표시해둔 구덩이에 옮겨 심는다.
혹 싹이 난 연후에 쥐가 땅속의 밤을 갉아 먹으면 그 밤은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한다.
밤을 딸 때는 남김없이 따야 이듬해 나무가 무성해진다.
서리가 내려 저절로 떨어져 벌어진 밤은 오래 저장할 수 있으나,
벌어지지 않은 것은 그렇지 않다.
말린 밤을 저장하려면 볕에 말리고, 생밤을 저장하려면 축축한 모래에 저장한다.
그러면 초여름에도 햇밤과 같다.
개암나무
2가지 종류가 있다.
생김새가 밤나무 같고 알이 작으며 맛 역시 밤과 같은 것이 있다.
다른 하나는 잎이 여뀌 같으며 호두 맛이 난다.
밤나무와 함께 같은 땅에 심으면 흉년을 구제할 수 있다.
그 줄기와 가지를 태워 등을 밝히면 연기가 나지 않는다.
내(奈)
내는 빈파(頻婆 사과의 다른 이름)와 능금이라고 하며 한 종류의 2품종이다.
나무의 열매는 능금과 비슷하나 크고 흰 것, 푸른 것, 붉은 것 세 가지가 있다.
종자를 심지 않고 묘목을 심는다.(종자를 심으면 자라기는 하지만 맛이 좋지 않다.)
뽕나무 가지 휘묻잇법을 쓸 수 있고 능금과 접붙일 수 있다.
능금나무
내금(來禽)이라 한다. 금능금과 홍능금이 있다.
가지 휘묻잇법은 내(奈)와 같다.
능금의 씨를 심어 자란 것은 그 꽃은 예쁘고 능금과 같지만 열매는 작아 팥배만하다.
사과나무나 능금나무를 접붙일 때는 모두 이 나무를 쓴다.
능금나무에 송충이가 생기면 누에나방을 나무 밑에 묻어 놓거나
물고기 씻은 물을 부어주면 즉시 없어진다.
또한 능금나무에 벌레가 생겨 망을 치면 자단나무로 못을 만들어
벌레 구멍에 박아주면 없앨 수 있다.
또한 유황가루로 구멍을 매우거나 산초나무로 못을 만들어 구멍에 박아주면 벌레가 죽는다.
보통 꽃나무나 과일나무는 이 방법을 쓴다.
냉금단(冷金丹) 만들기
능금 100개를 꿀에 10일 담갔다가 꺼낸다.
후에 꿀 5근, 고운 단사(丹砂)가루 2냥에 넣어 섞은 후 진흙을 발라 봉해두었다
1개월 후에 꺼내 그늘에서 말린 다음 식후에 술 마실 때 1~2개를 먹으면 아주 좋다.
나무의 접붙이는 법과 해충 방제, 심는 법 등 다양한 이야기였습니다.
나무 한그루 심을 결심이 섰는지요?
해동농서(海東農書) 열두 번째 이야기
과실류 재배법(감나무, 고욤나무, 앵두나무, 석류나무 등)
감나무
둥글고 평평하며 과액이 많은 것을 수시(水柿),
붉지만 검은 얼룩이 있는 것을 월화시(月華柿)라고 하는데,
바로 옻나무와 접붙인 것이다.
자고 서리가 내리기 전에 먼저 익는 것을 조홍(早紅)이라 하고
또 고중(高中), 방혈, 소원, 장존 등의 명칭이 있다.
작고 녹색이거나 옻칠한 것 같은 것이 바로 돌감이다.
3월 사이에 검은 대추를 심고 접붙일 준비를 한다.
대개 비탈진 곳의 땅 안쪽에 줄지어 심는다.
감나무는 접붙이는 것이 좋고, 종자는 오직 수시(水柿)만 심을 수 있다.
잘 접붙이려면 연조(대추나무의 한 종류) 및 종자에서 자란 열시(劣柿)를
옻나무에 접붙이는 것이 좋다.감나무는 3번 접붙이면 씨가 없어진다.
양지를 좋아하고 바닷바람을 좋아해서 산을 의지하고 바다를 옆에 둔 땅에 심으면 좋다.
감이 물러지도록 익은 것을 연시(軟柿)라 하고,
반쯤 익은 것을 항아리에서 익힌 것을 홍시(紅柿)라 한다.
뜨거운 물에 담가 익힌 것을 임시(醂柿) 또는 침시(沈柿)라 한다.
반도 안 익은 것을 소금물로 껍질을 벗겨 가시나무에 꿰어 말린 것을 건시(乾柿)라 한다.
거두어 항아리에 넣어 하얀 분이 생기는데 이를 시상, 시화, 시설이라 한다.
고욤나무
모양이 대추와 비슷한데 이조(梨棗) 우내조, 홍남조라고 한다.
감이 생산되는 곳에 이것을 많이 심어 무성하다.
서리가 내린 뒤에 푹 익으면 먹을 만하다.
앵두나무
함도(含桃)라 한다.
가장 크고 단 것을 애밀(厓蜜)이라 하는데, 붉은 것과 흰 것이 있다.
2월초에 양지 것을 가져다 양지에 심고 음지 것을 가져다 음지에 심는다.
바뀌면 자라지 않거나 열매가 없다.
익을 때 거름을 나무 아래에 놓으면 열매가 일제히 익는다.
묘목을 심을 때는 닭털로 뿌리를 감싸서 심으면 열매가 기름지고 크다.
쌀뜨물을 뿌려주면 일찍 익는다.
가지가 무성하나 열매가 없으면 아직 잎이 자라지 않았을 때
뿌리 옆을 파 속이 뚫린 곳을 찾아 못을 땅에 박고 뿌리를 잘라주고 흙을 덮은 후
단단히 다져주면 열매가 커진다.
또한 옮겨 심으면 왕성해 진다.
4월에 비가 내린 뒤 손가락만한 가지를 기름진 땅에 꽂으면 살아난다.
앵두는 비가 내린 뒤 작은 벌레가 앵두 속에 생기나 물에 오래 담아두면
벌레가 모두 나오니 먹을 수 있다.
석류나무
안석류(榴)라고 한다. 안석국(安石國:페르시아)에서 왔기 때문이다.
석류는 달고 신 것 두 종류가 있다. 단 것은 먹고, 신 것은 약에 쓴다.
3월초에 엄지손가락만 한 가지를 1자 반으로 잘라 8~9개 정도를 묶는다.
그리고 아랫부분 2치 되는 곳을 태워준다.
깊이 1자에 지름 7치되게 구덩이를 파고 구덩이 두둑에 나뭇가지를 늘어놓는다.
가지 사이에 마른 뼈나 자갈을 놓고 흙을 넣어 다진다.
흙 1치에 뼈와 돌 1겹을 깔고 구덩이가 평평해지면 그만한다.
물을 주어 항상 촉촉하게 해 주면 바로 싹이 난다.
10월에 짚으로 가지를 싸 주고 2월에 풀어준다.
만약 가지를 얻을 수 없으면 휘무지를 한다.
가지가 묻히는 곳에는 뼈와 자갈을 넣어준다. 그래야 나무가 둥글고 보기에 좋다.
토란이나 순무 뿌리에 가지를 꽂아 심어도 된다.
자주 가지를 쳐주고, 기름지고 진한 거름을 뿌려주면 좋다.
만일 열매가 안 달리면 가지사이에 돌을 끼우거나 뿌리 밑에 돌을 놓아두면 열매가 열린다.
석류가 익으면 가지위에 석류의 위치 즉 위, 아래, 북쪽, 남쪽을 표시해 두었다
석류 알을 화분에 3~4개씩 심는다.
해를 등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흙(푸석푸석한 거름 흙)이 마르지 않게 물을 주면
곧 싹이 난다.
1치 정도 자라면 곧고 보기 좋은 것을 남기고 나머지는 솎아낸다.
7~8년 후에 열매가 달린다.
석류나무 잎이 피지 않았을 때 기름진 흙을 가지 중간에 싸매주면
뿌리가 자라면 잘라서 옮겨 심는다.
석류를 저장할 때는 모가 난 것을 푹 끓인 물에 담가두었다가
새로 만든 항아리에 담아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그러나 둥근 석류는 보관하면 썩는다.
귤나무
녹귤, 홍귤, 금귤이 있는데 제주에서 생산된다.
씨를 심거나 묘목을 심어 탱자나무에 접붙인다.
겨울에 열매를 거두고 재거름으로 북을 주면 꽃과 열매가 모두 무성하다.
건고하고 가물 때는 쌀뜨물을 부어주면 열매가 손상되지 않고 떨어진다.
나무에 벌레가 생기면 구멍을 뚫어 철사로 벌레를 파내고 흙과 유황을 섞어 구멍을 메운다.
죽은 쥐를 뿌리 가운데 묻으면 열매가 살찐다.
10월이 지난 다음 돌그릇에 금귤을 담되 깨를 섞거나, 녹두 속에 저장하면 썩지 않는다.
쌀 가까이 두면 바로 썩는다.
감자나무(柑)
귤나무와 잎이 비슷하나 가시가 없고 열매 역시 귤보다 크다.
감자나무가 벌레 먹으면 개미집을 나무위에 올려놓으면 벌레가 저절로 사라진다.
유자나무
호감이라고도 한다.
남쪽지방 것을 북쪽지방에 옮겨 심으면 잘 되지 않는다.
남쪽 사람들은 유자 씨를 심어 감자나무나 귤나무에 접붙인다.
해동농서(海東農書) 열세 번째 이야기
과실류 재배법(은행나무, 호두나무, 모과나무, 아가위 등)
못자리 설치를 끝내긴 했지만 당초 짓기로 했던 14마지기 논이 사라지는 바람에
급하게 논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산꼭대기에 정글이 되 버린 수렁논이 있다기에 오늘 오후에 함 보러 가려고 합니다.
워낙에 수렁논으로 고생한 터라 다시는 수렁논에는 눈길을 주지 않으리라 결심했습니다만, 논이 없다보니…….
그리고 자주재배(자연재배)에 적합한 논을 찾기 어렵다 보니 수렁논이라도 주변에 인근 논이 없다면 지어야 할 형편입니다.
아무것도 넣지 않는 농사법이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비료를 준비하고, 농약을 한 차씩 사 가는 주변 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논산은 예부터 논인 곳이 많아 자주재배가 잘 되는 편입니다.
밭을 논으로 만든 곳이야 수확량이 좀 떨어지겠지만
그것도 한 3년이면 평균치 소출이 나올 텐데, 자연재배 시장은 아주 적고
질 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시대이다 보니 맘 돌리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이제 4년입니다.
무작적 논에 유공관 묻고 암 것두 안넣고 농사지은 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논도 좋아지고, 맘도 편해지구요.
사설이 길렀습니다.
서호수 선생의 나무 이야기 이어 갑니다.
은행나무
백과(白果), 오각자(烏脚子)라고 하는데 잎이 까마귀 모양이라 그리 불린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있다. 수나무는 결실하지 않고 암나무는 결실한다.
암열매는 모서리가 2개이고, 수열매는 모서리가 3개다.
반드시 암수를 마주보게 심어야 결실이 있다.
혹은 암나무 밑에 수나무 토막을 묻으면 결실한다.
춘분 전후에 옮겨 심는다.
우선 구덩이를 깊이 파고 물을 섞어 흙을 죽이 되게 한 후 조나 보리 백여 알을 뿌린다.
(모든 나무는 이 방법을 따른다.)
그런 후에 씨를 심었다가 파내어 흙이 붙은 채로 새끼줄이나
삼끈으로 재빨리 동여매 흙이 떨어지지 않게 하여 옮겨 심는다.
2월에 정(丁)자 모양으로 가지를 잘라 그 양쪽 머리를 땅에 묻으면 산다.
자라 열매 맺기를 기다렸다가 나뭇가지에 접붙이면 열매가 무성해 진다.
그 씨를 갓난아기에게 먹이면 갑자기 정신을 잃는다.
굽거나 삶아 먹고, 기름을 빼면 좋다.
호두나무
호족 땅에서 온 것이라 호두다.
열매가 익어 저절로 떨어지면 좋은 것을 골라 땅을 3치 파고 기와를 깔고
거름을 넣은 다음 종자 1개를 넣고 단단히 밟고 물을 준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껍질이 갈라지면서 싹이 난다.
조금 더 자라면 옮겨 심는다. 이 나무는 자주 옮겨야 좋다.
옮기지 않으면 껍질이 두꺼워지고 속살이 작아진다.
모과나무(木瓜)
열매는 작은 박만하게 자란다.
씨를 심거나 묘목을 심어도 된다. 휘묻이 역시 가능하다.
복숭아와 자두나무와 같은 방법으로 심는다.
추사(秋社: 입추 후 다섯 번째 무일)전후에 옮겨 심는다.
봄에 심는 것 보다 낫다.
꿀에 모과 담그는 법: 우선 껍질을 썰어 물에 넣고 푹 삶아 시큼한 맛을 없앤다.
꿀로 달여 졸인다.
씨를 없애고 문드러지게 짜서 걸쭉하게 만들어 꿀과 생강을 넣어 겨울에 마시면 좋다.
아가위
적과자(赤瓜子) 또는 산리과(山裏果)라 한다.
산이나 숲의 풀이 무성한 곳에서 자란다.
초봄에 옮겨 심고 가을에 열매를 딴다.
9월에 익으면 껍질을 벗기고 속을 꺼내 엿이나 꿀을 섞어 아가위 가루떡을 만든다.
잣
신라송자(新羅松子)라고도 하는데 대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다.
잣은 잎이 5개가 나와 오엽송(五葉松)이라고 한다.
씨는 모서리가 3개이고, 2~3월이면 씨를 심거나 묘목을 심을 수 있다.
비자
적과목(赤果木)이라 한다. 아름다운 문양이 있고 잎은 삼나무와 비슷하다.
겨울에 노란 꽃이 피고 대추만한 열매가 열린다.
씨는 모서리가 없고 껍데기는 얇은데 속은 먹을 만하다.
2월에 씨를 심거나 뿌리를 나누어 심을 수 있다.
열매는 달고 껄끄러우나, 곡물을 잘 소화시키고 촌백충(寸白蟲)을 치료한다.
해동농서(海東農書) 열네 번째 이야기
과실류 재배법(도토리, 버찌, 식유수, 산초나무 등)
모가 크기만을 기다립니다.
기다린다고 얼른 커 줄 모도 아니지만 그래도 목을 기다랗게 빼고 기다립니다.
어제는 몇 년을 벼르던 둠벙을 팠습니다.
논을 사서 농사짓기 시작한 해부터 빠져서 손으로 심고, 손으로 베던 논이라
차라리 둠벙을 파서 하얀 연꽃도 심고 붕어나 미꾸라지도 넣어서
가을에 잡아먹어야겠다고 벼르던 차에 올해는 저질러 버렸지요.
손으로 몇 삽 파다가 도시 개갈이 안나, 포클레인 불러다 잠깐 팠습니다.
아산에 있는 연 기르시는 뿐께 연뿌리 얻고 근처 토종 붕어 기르는 분께
붕어 사다가 넣어 작은 연못이나 만들어 보려구요.
파라솔도 가져다 놓고, 솟대도 몇 개 깎아다 세우고, 일하다 땀나면 앉아 쉬기도 하게요.
일이 놀이가 되게 하는 출발로 삼게요.
오늘도 역시 나무 이야깁니다. 아마 나무 이야기는 이게 마지막일 듯싶어요.
그럼 서호수 선생의 이야기로 넘어 갑니다.
도토리
열매는 조두(皁斗), 나무는 낙(나무목 변에 즐거울 낙)이라 한다.
상수리나무는 열매를 맺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나무는 단단하지만 목재로 쓸 수 없고, 숯을 만들면 다른 나무가 따라오지 못한다.
4~5월에 노란 꽃이 피고 결실한다. 흉년일 때 따다가 밥을 짓고 가루를 먹는다.
풍년일 때는 돼지에게 먹여 살을 찌운다.
가을에 열매가 떨어지면 거두어 움에 넣고 겨울을 지나 싹이 나면 밭에 심었다가
여러 해 후에 옮겨 심는다.
다른 방법으로는 긴 도랑을 파고 조밀하게 심는다.
4~5년이면 중간되는 도끼로 땅 가까이에 있는 가지를 잘라낸다.
그 순을 기르면 중간 정도의 재목이 되고 열매도 거둔다.
버찌
소귀나무와 비슷하다.
껍질은 노랗고 반점이 있어 화촉을 만들거나 활을 싸맬 수 있다.
깊은 산 속에 자라며 정원에 옮겨 심을 수 있다.
나무는 아주 키가 아주 크고 웅장하다.
3월에 붉은색의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앵두와 동시에 익거나 약간 먼저 익는다.
일본에서는 앵화(櫻花)라 하여 중하게 여긴다.
식수유
살(樧) 또는 의(藙)라 한다. 오수유와 식수유는 1가지 종류의 2가지 품종이다.
오나라에서 나는 것으로 약에 넣는 것을 오수유라 하고,
식용으로 쓸 수 있는 것을 식수유라 한다.
나무는 가죽나무처럼 크고, 줄기 사이에 가시가 있고 열매는 고추처럼 맵다.
오래 저장해 간식으로 먹는다.
빈터에 심고 가을에 열매가 익으면 가지를 잘라주고 열매를 거두어 기름을 짠다.
가지는 한해 걸러 한 번씩 잘라준다.
산초나무
천초(川椒)라 한다. 수유와 비슷하나 작고 가시가 있다.
4월에 열매를 맺지만 꽃이 피지 않고 가지나 잎사이에 팥알 같은 열매가 맺히는데
둥글고 껍질은 붉은 자색이다.열매가 익을 때 검은 씨를 거둔다.
4월 초에 이랑에 심는데 사방 3치에 씨를 심고 흙을 채질하여 1치를 덮고
다시 잘 썩은 거름을 채질하여 흙 위에 덮어준다.
가물면 물을 주어 항상 촉촉하게 한다.
싹이 터서 2~3치로 자라면 여름에 계속 비가 내릴 때 옮겨 심을 수 있다.
우선 작은 구덩이를 3치 깊이로 파고 칼로 둥글게 산초나무를 깎아서
흙이 붙은 채로 옮겨 심는다.
5~6월 사이에 열매가 열리되 겉은 푸르지만 속은 검다.
이 때 따서 그늘에 말리면 껍질이 벌어져 씨가 나온다.
눈(目)은 제거하거 껍질이 열리지 않은 것은 먹지 말아야 한다.
독이 있을 수 있다. 잎은 거두어 그늘에 말려 겨울에 먹는다.
연밥(蓮子)
적(菂)이라 한다. 벌집에 벌이 들어 있는 모양으로 적이 들어 있다.
6~7월에 연한 것을 따 날로 먹는다.
6~7월이 되면 열매가 돌처럼 딱딱해지는데 이를 석련자 또는 연육이라 한다.
8~9월 중에 씨를 거두어 기와에 갈아서 껍질을 얇게 해 진흙으로 감싸준다.
이때 열매의 꼭지 쪽을 무겁게 해서 물에 던졌을 때 머리가 가라앉게 만들어 준다.
기와에 갈지 않으면 껍질이 두꺼워 싹이 나오기 힘들다.
연뿌리를 심을 경우는 초봄에 연뿌리를 파내고 바로 못 속에 심는다.
그 해에 바로 연꽃이 피고 연밥이 생긴다.
연밥은 몸을 가볍게 하고 기력을 북돋아준다.
연뿌리는 갈증을 해소시키나 혈(血)을 흩어지게 하니 늘 먹으면 좋지 않다.
2월에 못에서 연뿌리를 진흙이 붙은 채로 캐서 작은 연뿌리를 못의 얕은 물속에 심되
깊으면 안 된다. 무성하면 깊어도 상관없다.
거름을 주거나 콩깻묵을 거름으로 주면 무성해진다.
입하(立夏) 2~3일 전에 연뿌리를 파내어 술지게미를 발라 진흙 속에 심고
우분으로 북돋아준다.
붉은 연과 흰 연을 한 못 속에 심으면 안 된다.
흰 것이 성하면 붉은 것이 쇠하기 때문이다.
오동나무 기름을 싫어하며 칡을 싫어한다. 연못에 칡을 넣으면 대가 끊긴다.
포도나무
자색, 청색, 검은색의 포도가 있다. 수정(水晶)이나 마유(馬乳)라는 호칭이 있다.
2~3월 사이에 덩굴가지를 잘라다가 기름진 흙에 꽂는다. 덩굴이 자라면 시렁위에 올린다.
뿌리주변에 고기 삶은 물이나 거름 물을 뿌려준다.
열매가 달리면 무성한 잎을 잘라낸다.
비나 이슬이 내린 뒤 열매가 비대해진다.
겨울철에는 덩굴을 풀로 잘 싸서 얼지 않도록 한다.
2~3월 사이에 가지를 약 3자 정도 잘라 무를 묻은 2~3자 되는 흙 속에 꽂으면
뿌리가 자란다. 또는 5~6자 되는 가지를 잘라 양쪽을 불로 지지고 땅에 묻는다.
순이 허리에서 자란다.또는 정(丁)자 가지를 양쪽을 지져 심어도 좋다.
또 다른 방법은 덩굴을 화분에 묻어 뿌리가 자라면 가지를 잘라내 심는다.
쌀뜨물을 뿌려주면 좋다.사향을 그 껍질에 넣어주면 향이 난다.
감초로 침을 만들어 뿌리에 침을 놓으면 바로 죽는다.
포도나무 아래서 술을 마시면 안 된다. 벌레 똥이 사람을 상하게 한다.
덩굴을 끌어 남쪽으로 향하게 하고 고기 삶은 물을 뿌려주고,
3일후 반드시 맑은 물로 씻어준다.꿀물을 뿌려주면 열매가 달다.
시렁 아래 토란을 심으면 벌을 물리칠 수 있다.냄새 나는 거름 물을 싫어한다.
대추나무 주변에 심는 것이 좋다.
봄 사이에 대추나무에 구멍을 뚫어 포도나무가지를 그 구멍에 넣어준다.
포도나무가 자라 구멍을 메우면 가지를 잘라낸다.
포도나무 뿌리가 대추나무에 붙어 자라면 그 열매가 대추처럼 된다.
포도나무의 잎이 지면 덩굴을 돌돌 말아 뿌리위에 두고 멱둥구미로 덮어준다.
겨울에는 그 위에 쌓인 눈을 쓸어준다.
봄에 눈이 녹으면 꺼내 땅에 5~6일 두었다가 시렁에 올려주면
가지 하나도 시들지 않고 일 년 내내 벌레가 없다.
해동농서(海東農書) 열다섯 번째 이야기
채소의 파종과 보관(오이부터 토란까지)
열흘이 넘게 논산에 폭염 경보가 이어졌다.
폭염 아래서 김매기는 그야말로 노동이었다.
콩잎은 폭염에 용케도 견디고 있었지만,
잎은 말려서 이대로 2주 만 폭염이 계속된다면 고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 오늘 아침부터 비가 오기 시작한다.
곧 있으면 콩꽃이 필 텐데 어쩌면 이리도 시기를 잘 맞추어 비가 오는지
하늘에 고마울 따름이다. 밭에 나가보고 싶다. 활짝 웃는 콩을 보고 싶다.
해동농서는 이른바 생활의 백과사전이다.식물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나무와 주거, 음식, 건강법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요즘처럼 분업화되고 전문화 되어있는 시대에, 사실 백과사전은 인기가 없다.
그저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어야 읽을 만하다.
그러나 농사와 주거, 음식이 사실은 같은 근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사람을 이롭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세계를 통합적으로 보는 시각은 귀찮기는 하지만 올바른 관이다.
오늘은 채소의 파종과 그 보관법등을 소개한다.
오이 심는 길일은 갑자, 을축, 신사, 경자, 임인, 을묘일이다.
진일에 산이나 계곡에 심으면 좋다. 오이는 기름진 땅에 심어야 열매가 크다.
6월에 오이를 거두어 축축한 재를 묻혀 항아리에 보관하면 겨울에도 새로 딴 것 같다.
참외는 사향을 싫어한다.
참외 밭에는 마늘이나 부추를 같이 심으면 사향노루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
각기병을 앓는 사람은 참외를 피하고,
꼭지가 2개, 배꼽이 2개, 물에 잠겼던 것은 사람을 죽이니 먹지 않다.
대서가 되었는데도 익지 않으면
조기과 생선의 뼈를 참외의 꼭대기에 꽂아두면 쉽게 익는다.
항아리에 납설수(음력 섣달 눈 녹은 물)를 가득 담고 구리가루를 넣고 참외를 저장하면
색깔이 바래지 않는다.
동아는 축축한 짚재와 고운 흙을 섞어 땅에 깐 다음 호미로 땅을 파고 줄지어 심는다.
거리는 한 치로 하고 종자를 뿌린 후 고운 재를 채질하여 덮어준다. 건조하면 물을 준다.
싹이 나면 뿌린 재를 한낮에 걷어내고 재를 부수어 북을 준다.
10월에 동아를 거두되 높은 곳에 두어야 한다.
소금, 술, 식초, 청소비, 고양이, 개와 접촉하는 것을 싫어한다.
만일 꼭지가 구불구불하면 암컷이니 종자로 사용한다.
박은 길이 1치 정도 자라면 구덩이에 옮겨 심는다.
매일 아침 거름 물을 주되 가물면 아침저녁으로 거름 물을 준다.
덩굴이 자라면 시렁에 올려준다.
가지는 2월 하순에 심는다. 5월 중순이면 열매를 맺는다.
청명에 벼와 함께 물에 담갔다가 심는다. 2~3치 정도 자라면 옮겨 심되 드물게 심는다.
6월에 축축한 재를 묻혀 항아리 속에 저장하면 겨울에도 새로 딴 것과 같다.
무는 묵은 씨가 있다면 입춘 후에 심어도 된다. 5월에 뿌리가 주먹만 하게 든다.
또 6월6일이나, 소서, 칠석 이후에도 심는다. 다달이 심어 다달이 먹을 수 있다.
촘촘하면 뿌리가 작으니 솎아준다.
무는 목화밭에 씨를 흩어 뿌린다.
또 메밀과 섞어 심으면 둘 다 수확할 수 있다이슬이 있을 때 써레질하면
벌레가 생기니 주의해야 한다.
순무는 기름진 땅을 6~7차례 곱게 간다.
1묘에 씨 3되를 사용하되, 말린 뱀장어 즙에 씨를 담가두어야 한다.
처서부터 백로까지 심을 수 있으며, 순무 씨는 오래 묵어야 좋다.
겨자는 2~3월에 봄보리를 간 다음 10일 후에 파종한다.
칠석이후, 7~8월에도 심는다. 물을 자주 주되 구초일은 물을 주지 않는다.
쑥갓은 3월에 심고 5월에 씨를 거둔다.
생강 심는 길일은 갑자, 을축, 신미, 임신, 임오, 신묘, 계사일이다.
기름진 밭을 깊이 갈고 청명절이 지난 3일후에 심는다.
짚을 두텁게 덮고 참나무 잎을 깔아준다.
파 심는 길일은 갑자, 신미, 기묘, 신사, 갑신, 신묘일이다.
7월에 가을 파를 심는다. 조와 섞어 심어야 고르게 뿌려진다.
8월 하순에 불필요한 뿌리를 제거하고 심는다.
돼지, 닭, 오리 똥과 볏겨를 섞어 심는다.
사계총이 있는데 아무 때나 옮겨 심는다.
심을 때는 불필요한 수염을 제거하고 볕에 말렸다가 심는다.
마늘 심는 길일은 무진, 신미, 병자, 신사, 임진, 계사, 신축, 무신일이다.
일찍 추운 해는 8월 보름 사이에도 심는다.
싸이 나길 기다렸다가 자주 김매주고 뿌리 근처의 흙을 부드럽게 하고 거름 물을 준다.
대가 나올 때 김매면 마늘이 커진다.
부추는 게으른 사람의 채소다.
부추는 사람을 가장 이롭게 하니 항상 먹는다.
돼지, 닭똥으로 북을 주고, 생물고기 씻은 물이 좋다.
염교는 부추와 비슷하나 잎이 넓고 많이 희며 열매가 없다.
매우나 냄새가 없다. 오장에 이로워 도가(道家)에서 먹는다.
8~9월에 심어도 되며, 마늘과 함께 심는다.
상치는 줄기가 흰 것이 좋으며, 자색인 것은 그만 못하다.
2~3월 사이에 겨자와 함께 심고, 6월에 씨를 거두고 7월에 심는다.
맨드라미는 앉아서 심으면 키가 작아지고, 서서 심으면 키가 사람만해진다.
손으로 심으면 꽃이 이삭처럼 된다.
곰취는 기름지고 습한 땅에 심는다.
토란은 일면 토지(土芝)이고, 시골명은 토련(土蓮)이다.
심는 길일은 임신, 신사, 임오, 신묘, 경자, 무신, 임술일이다.
4월에 우선 한차례 김을 맨다.
또 새 황토를 덮어주고 김맨 후에 토란싹을 위로 향하게 촘촘히 줄지어 심고
풀을 덮어준다.
8월에 싹이 막 왕성하게 자랄 때 김매어 뿌리주면에 흙을 파 젖히고
기름진 진흙을 덮어준다.
또 줄기와 잎사귀를 바닥에 깔면 힘이 토란 뿌리로 돌아가 알이 커진다.
이상입니다.
틈틈이 공부해서 이것 저것 심을 때 꼭 할용합시다.
비료와 농약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