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신나게 싸우는 관우와 장비를
호기심가득한채 구경하던 유비는
관우의 호걸됨에 반했다
어떻하든 손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말장수로부터 거금의 로비자금을 받고
관우를 쫒아내야 하는 임무를 깜빡 잊을 정도로
관우는 호걸중의 호걸이었다
거렁뱅이 주제에도 인재를 아끼고 휘하에 두고싶은 생각이
간절한 것은 어쩌면 황실의 핏줄탓인지
제왕의 기질을 타고 났는지도 모를일이지만
결과가 좋아서 그리 평하고 있지
사실대로 평하자면 “꼴깝하며 놀고있네” 였다
며칠후 세사람은 유비 집에서 회동을 가졌다
춘색이 완연한 봄날
부담없이 즐기는 술자리인지라 화기애애한 분위기
제일좋은 술맛이 공짜술이고
더좋은술이 계집끼고 먹는 술이고
최고로 신선놀음이 계집끼고 먹는 공짜술이라는데
모임을 주최한 유비는 거렁뱅이 주제라
술상하나 준비도 못할 처지라
음식은 장비에게 준비를 시키는데
세명이 먹는데 얼마나 먹는다고
피를뿌려야 한다고 소를 잡게 했으니
유비는 남은 고기로 몇달을 배를 채웠다나 어쨋다나
또한 시중드는 색시 도우미는 유장에게 부담을 안겻으니
유비의 잘돌아가는 머리는 이때 부터 빛을 발하고 있다
어쨋거나 객지에나와 오랫만에 객고를 풀수있는좋은자리인데다가
그기다가 제일 이쁜 양귀비를
관우 자신에게 붙여주니
관우는 입이 귀에 붙는 형색이라
안그래도 술이 술술 넘어가는데
양귀비가 입에까지 부어주는 술인지라
수도꼭지 열은 것 처럼 관우의 배는 술로 채워졌다
그날의 술자리는 체면이 있어 표현은 다 못하지만
그야말로 요지경이었다
단속에 걸릴일이 없으니
계곡주에 유두주
물쑈 불쑈에 뱀쑈까지
완전히 꼭지가 돌아버린 장비는 라이브쑈까지
모두들 목구멍까지 술로 채워져
더 이상 눌러 넣기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을 즈음
유비가 장비의 옆구리를 쿡쿡질러 주의를 환기시켰다
제정신이 돌아온 장비가 세사람이 형제의 의를 맺자고 제안했다
유비와 장비가 사전에 모의가 있은줄도 모르는 관우는
세사람중에 자신이 제일 연장자니까 당연히 형님이 될줄알고
적극 찬동했다
그러나 일이 그리쉽게 풀리면 재미없는 삼국지 되지
사전에 모의를 한 장비는
유비가 황손이라는 핑계로 형님으로 받들자고
입에 거품을 무는 것이었다
세상에 뱃속에 있는 할아버지는 있어도
나이어린 형님이 어디있다더냐?
조폭세계의 성님이야 주먹으로 하는거니 있을수있다지만
허기사 무예로 한다해도 꿀릴거 없는데
관우는 분통이 터질일이지만
지금까지 마신 공짜술이랑
살살 간질러대는 양귀비의 써비스
녹초가 되어버린 관우는
시중드는 양귀비가 억지로 팔을들어 거수투표에 참여했는지
술김에 “ 니맘대로 하십시오” 했는지
통 기억이 안나게 모임이 끝났다
다음날 관우 자신도 유비를 형님으로 모시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는
자신의 일생일대의 실수에 땅을치며 통곡했고
술시중들며 자신을 인사불성되게 하고는
형제결의가 끝나자마자 사라져 버려
밤바람이 서늘한 평상에서 홀로 자게 만든
양귀비 같던 그 여자가 한없이 미워졌다
이날이후 관우는 여자를 절대로 신뢰하지 않았으며
결혼을 안한 것은 물론 전혀 가까이 하지 않았다
훗날 일이긴 하지만 이날의 형제간 순서 때문에
나이어린 유비를 평생 형님으로 모셔야 했고
유비는 황제가되어 여러 부인 거느리고 호의호식하는데도
자신은 전장터에서 죽는 운명이 맞게된 것이다
결혼도 못한채 말이지
내시의 아들인 조조도 황제가 되었는데....
아무튼 이날의 복숭아밭에서의 도원결의는
비록 천륜이 거꾸러된 형제결의였지만
이후 세사람은 친형제 이상의 결속력으로 세력을 키우게 되어
훗날 삼국지의 한축을 이루는 촉나라 생성의 원천이 되었다
<후기>
나는 삼국지를 좋아한다
몇 번을 읽었어도 다시 읽고 싶은 책이기도 하고..
그기에는 인생사 모든 일들이 다 나온다
모략도 배반도 충성도
애정도나오고
남자의 성공도 실패도
난세에 영웅들이 천하를 주름잡는 장쾌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계속 삼국지를 재미있게 뒤집어 보도록 하자